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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7.8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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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sam7.8
숨겨진독립자금을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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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글씨풍경
사는 게 뭐라고
| 규격外
ISBN-10 : 8960902292
ISBN-13 : 9788960902299
사는 게 뭐라고 중고
저자 사노 요코 | 역자 이지수 | 출판사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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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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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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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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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살게 된 뒤, 나의 일상은 더 명랑해졌다! 세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은 밀리언셀러《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저자 사노 요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기록으로,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담아낸 책이다.

마음먹고 또 마음먹어서 겨우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하는 사노 요코의 하루는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를 몽땅 냄비에 넣고 때로는 맛있는, 때로는 토할 것처럼 맛없는 요리를 한다. 밤새도록 한국 드라마를 보다 턱이 틀어지기도 하고, 엄청난 양의 DVD를 사 모으며 뒤늦게 재산을 탕진하기도 한다.

2년 뒤에 죽는다는 시한부 암선고를 받았음에도 ‘죽는 날까지 좋아하는 물건을 쓰고 싶다’며 당당히 쇼핑에 나서는 사노 요코. 이 책에는 아주 간단한 진실이 담겨있다.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 이렇듯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성적인 면이 뒤섞인 이 매일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소소하게 위로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사노 요코
저자 사노 요코佐野洋子는 1938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염소의 이사』를 펴내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학문 및 예술에 공을 세운 이에게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상인 시주호쇼紫綬褒章를 받았다.
주요 그림책으로 『100만 번 산 고양이』 『내 모자』(고단샤 출판문화상 수상) 『아저씨 우산』(산케이 아동출판문학상 추천)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이 있고, 산문으로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 『쿠쿠 씨의 결혼, 키키 부인의 행복』 『나의 엄마 시즈코상』 『문제가 있습니다』 등이 있다.
2010년 72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이지수
역자 이지수는 고려대학교와 사이타마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문학을 공부했다. 일본어 교재를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다가 번역가로 전향했다. 텍스트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옮기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꾼다.

목차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11
요리에는 기세라는 게 있다 27
아무래도 좋은 일 43
아, 일 안 하고 싶다 60
세계에서 가장 성격 나쁜 인간 77
특별한 건 필요 없어 94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
괜찮을까, 돈도 드는데 127
살아 있는 인간의 생활은 고되다 142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157
요코가 또 저런다 173
정말로 터무니없는 녀석 189
누구냐! 204
늙은이의 보고서 220
생활의 발견 235

해설 사카이 준코 247
옮긴이의 말 253

책 속으로

6시 반에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는데 믿을 수 없다. 일어나서 대체 무얼 하는 것일까? -11쪽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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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반에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는데 믿을 수 없다. 일어나서 대체 무얼 하는 것일까?
-11쪽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지 스스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14쪽

세상에는 대범한 요리와 좀스러운 요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계량스푼으로 정확하게 재어 만들어도 찔끔찔끔 옹졸한 맛이 나게 요리하는 사람이 있다. 겉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맛에 깊이가 없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내가 어떤 요리를 만드는지는 나도 모른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격차가 커서 나조차도 내가 만든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뱉어버린 적도 있으니까, 불안정한 인격이 요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18-19쪽

예전에 본 요리 방송에서, 그런 방송이 하도 많아서 어떤 프로였는지는 까먹었지만, 보다가 토할 것 같은 음식을 만든 적이 있다.
꽁치 오렌지 주스 영양밥이라는 요리였다.
물 대신 사각 종이 팩에 든 오렌지 주스를 콸콸 붓고, 꽁치 한 마리를 넣어 전기밥솥 스위치를 켠다. 완성된 오렌지색 밥 위에 꽁치 살을 발라내어 섞는다. 맛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속이 메슥거린다. 아, 메슥거린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얼마나 끔찍한 요리인지 어디 한번 먹어나 보자고.
-31쪽

내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 지나치게 많지만 사사코 씨에게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지나치게 많다.
-45쪽

어린애였던 나는 그때, 가장 비참한 것 속에 익살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51쪽

나는 공공 기관에 가면 반드시 싸움을 벌인다. 아니, 공공 기관 현관부터 시비 거는 태도로 들어간다.
-80쪽

살인자가 반드시 나쁜 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사람을 죽이게끔 부추기는 악한도 있는 것이다. 그런 녀석들은 10엔짜리 땜통 정도로 끝난 것에 감지덕지해야 한다.
-96쪽

나는 한 치 앞은 암흑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지금 지진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되도록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아 하는 성질 급한 인간이다.
-96쪽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
-113쪽

아아 당신도 잘 살아냈구나. 이 체온으로, 이 뼈로, 이 피부로. 사람은 사랑스럽고 그리운 존재구나.
-193쪽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212쪽

젊은 시절,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꼭 교태를 부리던 그 여자는 할머니가 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아양을 떨며 남자를 밝힐까. 만약 그렇다면 이 눈으로 보고 싶다.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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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안 야무지게 사는 편이 행복하다.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는다. 일흔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안 야무지게 사는 편이 행복하다.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는다.
일흔이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안다.
이렇게 시크한 여자(할머니)를 보았나!
-임경선(칼럼니스트)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타로를 남편으로 두었던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이다.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아무래도 범상치 않은 독거 작가 ‘까칠한 언니’의 일상을 살펴본다.

‘침대 반경 50미터 생활자’ 사노 요코의 하루는 마음먹고 또 마음먹어서 겨우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를 몽땅 냄비에 넣고 때로는 맛있는, 때로는 (말 그대로) 토할 것처럼 맛없는 요리를 한다. 가끔은 아침밥을 먹으러 카페에 가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고 반드시 우스운 점을 찾아내 “저런 걸 볼 수 있다니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호쾌하게 웃는다. 밤새도록 한국 드라마를 보다 턱이 틀어진다. 엄청난 양의 DVD를 사 모으며 ‘뒤늦게’ 재산을 탕진한다. 그러고는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어느덧 〈겨울연가〉 욘사마에게 푹 빠져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이섬 가로수 길을 걷고 있다. 욘사마가 묵었던 호텔방을 예약하곤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수십 종의 머플러를 선보이는 욘사마에 〈가을동화〉 원빈, 〈올인〉 이병헌, 〈호텔리어〉 김승우… 끊임없이 새롭게 사랑에 빠진다.)
암이라고? 2년 뒤면 죽는다고? ‘죽는 날까지 좋아하는 물건을 쓰고 싶다’며 쇼핑에 나선다. 예쁜 부츠를 충동구매하고 마음에 드는 잠옷을 잔뜩 사버렸다. 그러고는 다시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시한부 선고를 받자마자 상큼한 녹색 재규어로 차를 바꾸고 “아, 나는 이런 남자를 평생 찾아다녔지만 이젠 늦었구나” 한탄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의 생생함, 추함, 괴로움을 찬찬히 바라보다 이내 울적해지고, 우울해하는 것에 질려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친구들을 불러 ‘치매 예방’ 마작을 즐긴다.

시대에 뒤처진 노인들은 모두 이런 식이겠지. 이미 늙었으면서도 젊은이나 요즘 시대를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드는 노인은 볼썽사나워서 싫다.
-156쪽

이 책의 「해설」에서 사카이 준코는 “지금, 노인의 현실은 감춰진 듯합니다. 어쩌면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이 ‘생기’ ‘교류’ 같은 단어로 노인의 현실을 꾸며내 언젠가 자신도 늙는다는 공포를 잊으려는 것은 아닐는지요”라고 현재를 꼬집는다. 하지만 “독거노인, 스스로 원해서 홀몸이 된” 사노 요코는 누군가에게 기대지도, 삶이나 죽음, 늙어감 그 어떤 것도 우아하게 미화하지 않는다. “문득 돌아보니 나는 요즘 시대에 완전히 뒤처져 있었다.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나도 끝났다. 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제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이를 어쩌나. 하지만 내 심장은 아직까지 움직이고, 낡아빠진 몸으로도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고, 적는다.
결국 이 책에는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이 담겨 있다.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상적인 면이 뒤섞인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한바탕 뒤흔든다.

괴상하면서 웃긴, 짠하면서 박력 있는 글
그야말로 멋진 아티스트의 몹시도 ‘부정적인’ 일상 철학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상쾌하게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의 기분을 도대체 모르겠다. (27쪽)
늙은이는 공격적이고 언제나 저기압이다. (81쪽)
성격은 병이다. (88쪽)
아, 지구는 망해가고 있다. (196쪽)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쪽)
좁은 집구석에서 남자한테 홀딱 반하기도 하고 미친 듯이 화를 내기도 하며 행복하다. (196쪽)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212쪽)
전철을 타고 둘러보면 젊고 예쁜 여자 앞에는 반드시 할아버지가 서 있다. (230쪽)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240쪽)

『사는 게 뭐라고』에는 화장실에 붙여놓고 싶은 인생의 한 줄 명언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불쾌하면서 유쾌하고, 음울하면서 통쾌한 다층적인 매력을 뽐내는 사노 요코. 그녀는 좁게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넓게는 천하를 논하며 속 시원하게 독설을 퍼붓는다. 작가가 역설하는 ‘삶이란 생각처럼 멀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읽는 이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부끄러운 과거, 자기 성격의 어둡고 나쁜 부분을 보기 싫어서 앞만 바라보려고 하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노 요코에게는 뒤쪽을 직시하는 강인함이 있다. 자신의 바닥까지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확실하게’ 추궁하다 벌컥 화를 낸다. 그러고는 밥을 지어 먹고,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 다시 벌떡 일어난다.
사노 요코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자기혐오에 빠지며 암에 걸리는 등 책 전편에 걸쳐 심신의 상태가 나쁘다고 호소한다. 말하자면 몹시도 부정적인 일기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가 우울해지는가 하면, 아니다. (사자마자 까마귀 똥으로 뒤덮인) “너덜너덜해진 재규어를 타고 힘차게 후진해 나가는 듯한” 두근거림이 남을 것이다.

정말로 다들 훌륭하다. 화창한 날씨에 읽고 있자니 우울해졌다. 어째서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일까. 우울해하는 것도 질려서 참았던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갔다. 도저히 멈추지 않는, 정말로 기나긴 오줌이 나온다. 졸졸졸졸, 끊임없이 나온다. 이제 끝났나 싶어 배에 힘을 주면 또다시 졸졸졸졸. 졸졸졸졸이라도 오줌이 나오니 다행이다. 한 번에 어느 정도 나오는지 재보고 싶다.
-61쪽

시크한 독거노인 작가의 마음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따뜻해지는 순간들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
-113쪽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 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243쪽

아무래도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사사코, 성깔 있는 장애인 노노코, 온화한 고집쟁이 페페오, 욘사마에 흠뻑 빠져 남이섬에 동행한 편집자, 착실한 주정뱅이 토토코, 껑충한 시체가 걷다가 바람에 날리는 모양새인 싱글벙글 씨, 심약한 인격자의 탈을 쓴 요지부동 옹고집쟁이 남동생, 치매 걸린 외계인 천사 엄마,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모모 언니…. 까탈스러운 자신의 주변에 ‘남아준’ 친구들을 사노 요코는 한 명 한 명 정성껏 소개한다.
‘돈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를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먼저 가서 터 좀 닦아놓으라는 싱글벙글 씨를 바라보면서는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는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찾아올 때 의미를 가진다”며 “그럴 때면 죽을 자신이 없어져서 곤란하다”고 이야기한다. 내로라하는 독설가 사노 요코의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말들이 차갑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어쩔 수 없는 따뜻함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들은 이런 나와 어울려준다. 모두들 나를 참아가며 어울려주는 것이다. 모두들 아, 또 저런다, 요코가 또 저런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겠지. 남이 어떤 의견을 말하면 나는 반드시 휙 하고 반대편으로 날아가버린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이상 열을 올려 말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게 어른의 태도겠지. 나는 어른이 덜 된 것일까. 나는 일평생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듯하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
아아, 이런 게 정신병이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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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삶은 담대하게 | qu**tz2 | 2018.09.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아직은 젊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매순간 죽음을 인식하고는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오늘이...

    아직은 젊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매순간 죽음을 인식하고는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출근길 자전거 페달을 밟다가 달려오던 차량이 빨간 신호등을 무시한 채 날 칠 수도 있다며 소름끼쳐 한다. 막연한 두려움은 가까운 지인의 부모님 등의 장례 소식을 접할 때면 구체적인 무언가가 되어 날 덮친다. 혹자는 삶이 끊이지 않고 영원히 지속된다면 의미가 없을 거라며, 죽음이야말로 삶에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매듭과도 같은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진정 죽는다는 사실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 그처럼 죽음 앞에서 담대해지기 위해서 난 무얼 해야 한단 말인가!

     

    사노 요코는 나이 칠십을 바라볼 무렵 <사는게 뭐라고>라는 책을 썼다. 매일 쓴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은 설렘에 취해 나는 책장을 넘겼다. 그만큼 문장이 유쾌했는데, 내용만을 놓고 보자면 모두가 금기시 여기는 것들이 참으로 많았다. 일단 그녀는 암 환자였다. 하루가 다르게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통에 결국 삭발을 감행하고야 말았다. 미용사는 암환자니 머리를 밀겠다는 그녀의 말에 어찌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상책이라는 식의 태도로 하루를 살았을 따름이다. 심지어 시한부 선고에 환호라도 하듯 차량을 재규어로 바꾸기까지 한다.

    그건 직시도, 외면도 아니었다. 이와 같은 태도가 가능했던 건 일찌감치 세상을 떠난 이들이 그녀 곁에 참으로 많아서였던 것 같다. 유독 큰 눈을 지녔던 그녀의 오빠는 결코 어른이 되지 못했다.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음에도 자신보다 훨씬 어리고 연약한 모습으로 기억 속에서만 살아 있는 오빠를 되새기며 그녀가 느꼈던 감정은 복잡했을 것이다. 그런 죽음들 앞에서 나이 듦을 한탄하는 것은 일종의 사치와도 같았기에 그녀는 죽음을 기쁘게 맞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야기 속 그녀는 운이 좋았다. 암은 그래도 정신이 올곧다. 정신줄을 놓는다는 건 통증의 극심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자신의 엄마가 나날이 어린 아이로, 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확실히 사람이 아닌 존재로 변해가는 것을 목도했던 그녀였기에, 차라리 암은 축복이었다.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건망증에 치매를 의심하면서도 정작 암에 대해서는 별말 않는 그녀의 태도는, 평소 그녀가 지닌 암에 대한 거부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엄마는 매일매일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사람이 아닌 존재로 변해간다. 엄마는 치매에 걸리고 나서 고와졌다.

    신기하게도 기품마저 생겼다.

    치매에 걸리기 전 엄마는 난폭하고 거친 데다 기운이 넘쳤다. 그때 나는 엄마의 옹고집 때문에 괴로웠다. 엄마가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자, 비로소 엄마를 용서했다. 정상일 때 용서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사람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왠지 나만 이득을 본 것 같다.

    -p140~141

     

    글은 한류 열풍에 편승했던 그녀의 모습이 담겼을 때 유쾌함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동안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드라마에 홀딱 반한 나머지 드라마 촬영지를 방문하고 배우나 가수의 팬미팅 현장을 급습(?)했다는 소식을 자주 들었다. 그 때마다 나는 아무리 이웃나라지만 도통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기 바빴는데, 소위 덕질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한국 드라마 DVD를 사 모으고, 배용준, 원빈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와 닮은 꼴이었다. 유치하면 또 어떤가. 원래 사랑은 유치한 것인 것을.

     

    책의 뒷날개에는 동일 저자의 <죽는 게 뭐라고>라는 제목의 책에 대한 소개가 새겨져 있었다. 어떤 책이 먼저 쓰여졌을까. 순서는 사실 중요치 않다. 그녀가 끝까지 당당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 절망에 맞서는 박력 | wi**gen77 | 2018.02.0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나는 깨달았다.사람을 사귀는 것보다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더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 아니라고 버럭 하...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 아니라고 버럭 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요즘 한반도는 참 재미없다. 북한의 높아져만 가는 핵과 미사일 능력 앞에 트럼프는 내심 안절부절 못하며 입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고, 김정은 역시 ‘당신만 드립칠 줄 아느뇨!’하며 ‘미국 늙다리’를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전쟁’ ‘비상식량’ ‘전술핵 재배치’ 등 마치 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당시를 떠오르게 하는 오래된 단어들만 만지작거리며 역시나 안절부절.

     

    그렇담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라고 말하실 분도 있겠다. 물론 옆에서 한반도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은 재미있겠지. 하지만 당사자들은 재미있을 리 없잖아! 우리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전혀 재미있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여기에 더 재미없게 만드는 이들이 정치인들이다. 자유당(줄임말이지 조롱조는 아닙니다. 흥!)은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정해 미친 듯이 떠들고, 자신들이 폭망 시킨 안보 상황을, 언제나 그랬듯 죄다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다. 기억력이 금붕어만큼도 안 되는 이들이다. 언어구사력과 염치만 없는 줄 알았더만, 애초에 지능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정부와 여당 역시 무력하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나름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청와대와 여당 내에 여전히 펄펄 살아 숨 쉬는 친미사대 세력들은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게 아웃소싱할 수 있다는, 실로 대단하고 담대한 착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미국의 무기를 사준다면 우리의 안보가 굳건해질 것이란 믿음은, 물론 개소리일 뿐이다.

     

    일부 확인되지 않은 북한 소식통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어차피 미국과의 전쟁이 터지면 모두 죽을 것임을 잘 알고 있고, 거의 자포자기한 상황이라고 한다. 지방급 간부들이나 금을 모아두고, 비상사태시 어디로 도망갈까 궁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남이나 북이나 결국 일반 시민들만 전쟁의 1차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 재미없다. 있는 것들이나 비상식량이나, 금붙이 따위를 모아두고 삽질하는 것이다.

     

    이러니 재미없다. 긴 명절 연휴, 많은 국민들이 오랜만에 쉴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연휴 기간 중 언제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해올까 불안해하는 마음도 함께 장착하고 지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우린 인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나 역시 용빼는 재주가 없으니, 이 재미없는 상황을 재미없게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나를 구원해주신 분이 바로 사노 요코 할머니였다. 이 기기묘묘한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아, 나의 이 우울함은 절정에 이르렀을 것! <사는 게 뭐라고>를 시작으로, <죽는 게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는 안 되지> <이것 좋아 저것 싫어>까지 내리 요코 할머니의 글에 빠져 지냈다.

     

    얼핏 읽으면 그녀의 글은 조금 까칠하고, 뻔뻔하고, 예의 없고, 무뚝뚝하다. 뭔 불만이 그리 많으신지, 세상 맘에 드는 게 한 개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수도국 직원과의 전화 대혈투 장면은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 정도다. ‘으, 우연이라도 만날까 두려운 할머니셔!’라는 엄청난 박력.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거기에다 탁월하다고 표현하기에도 부족할 만큼 멋진 글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문장. 에세이스트, 동화작가로서 사노 요코는 거대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매력은 하찮아 보일 수도 있는 것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지극한 관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과, 그것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또 한 명의 일본 에세이스트 요네하라 마리 역시 사소함을 사소함으로 만들지 않는 매력과 힘을 가지고 있는데, 요코 여사 역시 그렇다. 그리고 때론 낄낄댈 수 있는 웃음과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그 길로 재규어 자동차를 사버린 담대함. 암 치료를 받다가 집에 돌아와 줄담배를 피우며, ‘내가 포기할 줄 알았지?!’ 외치는 패기, 자신이 병원의 진단보다 더 오래 살자 “흠. 생활비를 다 써버렸는데, 큰일이군”하며 난처해하는 귀여움의 소유자.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가 바로 요코 할머니다.

     

    그녀는 죽음 앞에서도 그야말로 시크했다.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으니, 크게 낙심할 것도, 위로를 받으려 할 것도 없다는 투다. 그리고 남겨진 삶을 당당히 씩씩하게 살아낸다. 죽음 앞에서 그야말로 태연자약할 수 있는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사람과 이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라고. 그녀가 아무리 시크하고 까칠하고 때로 뻔뻔해보여도,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있었다고 믿는다. 그런 바탕이 있었기에 그녀는 치열하게 삶을 즐길 수 있었고, 죽음마저 그녀를 흔들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사랑하는 형제들이 가난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 본 그녀는 때문에 자신의 죽음에도 초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는 쉽게 눈물을 쏟아내던 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녀가 “세상은 아름다워”를 노래한 이는 아니었다.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잘못된 과거와 현재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미국 등 초강대국의 어이 상실 퍼포먼스에도 냉소를 날렸다. 과거 한반도를 유린했던 일본의 잘못을 반성하며, 만날 때마다 일본을 비난하는 한국인 지인에게 ‘네, 아무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를 연발하던 이였다.

     

    세상이란, 삶이란, 상상처럼, 바람처럼 휘황찬란하거나 황홀한 것이 아님을, 멋진 세상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녀는 말과 행동으로 그리고 직설적인 문체로 보여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사소한 것들이 자칫 무시되고 천대받는 시대다. 온갖 거대 담론들이 판치고, 정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사소한 것으로 분류되기 일쑤다. 북미 간 말 폭탄이 오가는 그 어디에서도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나 핵무기의 위력은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로 인해 종말을 맞을 우리들의 모습은 좀처럼 인식되지 않는다. 실은 그 반대가 되어야 함에도 말이다.

     

    때문에 나는 사노 요코 여사의 소소한 위로가 더욱 고맙다. 그리고 소중하다.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전문가도 그녀와 같은 위로를 전해주지는 못한다. 어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담론이나 정의, 당위가 아니라, 사소한 위로일지 모른다. 그 사소한 위로로 우리는 비로소 삶을 이어갈 수 있다.

     

    따뜻한 사람의 독설은 때로 힘이 된다.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의 분노는 공감을 얻는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사랑의 기적을 믿는 이들은 영원히 아름답다.

     

    매일 매일 살벌하고 우울한 소식만 전해지는 지금, 까칠한 요코 할머니의 이유 있고, 뼈대 있고, 재미와 감동까지 더해지는 독설로 위안을 얻어 보는 것도 쾌히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삶의 작은 기쁨이 될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피곤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다. 나 역시 그 피곤에 절어, 게으름에 무너져, 내적 방황과 모순에 부딪쳐(뭐?), 이 땅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다시 한 번 절망하여(웃기고 있네), 어쩔 수 없는 존재의 회의감에(죄송합니다. 그만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한 것 같다. 뭐 눈치를 채신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다시 또 죽이 되던 밥이 되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보다 더 성실하고 근면하게(영 믿음이…) 해봐야겠다. 넵, 그렇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평안하게 시절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진심이에요.

  •   제목부터 맘에 들었고 책 표지도 ㅎㅎ 그리고 SNS에서 종종 보여지길래 나도 구매.   현재는...

     

    제목부터 맘에 들었고 책 표지도 ㅎㅎ

    그리고 SNS에서 종종 보여지길래

    나도 구매.

     

    현재는 고인이 되셨지만 일흔(?)의 나이로 요로코롬

    귀엽고 재미지게 글을 쓰다니 역시 대단하다.

     

    특별할 것 없는 사는 이야기이고 큰 사건(?) 없이

    소소한 이야기들이 참 좋다.

     

    나도 나의 이야기를 저렇게 글로 쓸 수만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되는데 이 죽음을

    이렇게나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다니

     

    유방암이지만 여전히 그녀는 담배를 폈고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채 세상의 순리를 받아들인다.

     

    작은 사소한 말들이 내 생각과 많이 일치해

    좋다,

     

    돌아가셨다는게 괜히 섭섭하고 슬프다.

    너무 늦게 알아버린 책.

     

    어릴 적부터 사람은 때가 되면 죽는다고 믿어 왔지만,

    요즘은 때가 되어도 죽지 않는 듯하다.

     

    나는 점점 소신이라는 걸 가질 수가 없다.

    하지만 같은 하늘 아래,

    오빠와 마찬가지로 맥없이 죽어가는 아이들도 셀 수 없이 많다.

  • 사는 게 뭐라고 | ke**006 | 2016.08.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100만번 산 고양이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100만번 산 고양이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요코

    트레이닝복 같은 빨간 잠옷을 입고

    요리 방송을 보면서 꽁치 오렌지 주스 영양밥을 만들어보고

    투병중에도 원고마감을 하고

    똑바르게 걸으려고 신경 쓰고

    시한부 선고 받고 바로 자동차를 재규어로 바꾼다

    그렇다고 나이 드는 것을 애써 우아하게 미화하지도 않는다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개탄하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없어져가는것은 사람들이 없어지게끔 자신이 변했기 때문임을 직시하는 용기도 가진다

    니이가 들어서도 그녀처럼 끝까지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고 싶다

    죽음에 초연하고 건전하지 않고 싶고 할머니가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하고 싶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한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저자

    이집저집 사는게 똑같은 것 같다

    남자가 아니래도 비닐봉지 쓰레기로 쌓이는것을 보면 여자도 똑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는게 뭐라고 ,,,

    모두가 사람 방식이 거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다름도 있지만

    조금의 차이이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거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저자는 불쾌하면서도 유쾌하게

    짠하게 박력있는 날들을 기록한 것이다

  • 사는 게 뭐라고 | ap**t | 2016.07.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마음산책 출판사전이 열리고 있는 땡스북스 홍대점에 다녀왔다.가면 꼭 한 권씩은 사게 되는데 이번엔 이 책과 Axt 7호를 샀다...

    마음산책 출판사전이 열리고 있는 땡스북스 홍대점에 다녀왔다.
    가면 꼭 한 권씩은 사게 되는데 이번엔 이 책과 Axt 7호를 샀다.

    죽는 게 뭐라고, 자식이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 시리즈가 잘 보이는 매대에 올라있었다.

    제목만 보고는 살 마음이 없었는데 띠지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쓴 작가의 책이라고?

     

    한겨레 아동문학 작가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된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이다.
    수업 중에 원종찬 선생님이 읽어주셨는데 맨 앞자리에 앉아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듣다가 왈칵 눈물 흘릴 뻔했다.
    주인공 고양이가 우는 장면에서 나도 그렇게 울고 싶었더랬다.
    그리고 바로 샀다. 너무 갖고 싶어서.
    거기 나온 그림이 너무 좋아서 따라 그리기도 했다.

    그 작가가 쓴 책이라니 살 수밖에.


    세 권의 '뭐라고' 시리즈 중에서 ‘사는 게 뭐라고’를 골랐다.
    표지 색도 내가 좋아하는 마젠타 계열이잖아.
    금방 읽었다. 요즘 제대로 완독한 책이 한 권도 없어서

    사놓기만 한 책을 찜찜하게 바라봤었는데 이건 정말 부담없이 금방 읽었다.


    일기에도 썼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이 요코 할머니에게 정이 들었더랬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읽긴 했지만

    그 사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더욱 진한 슬픔으로 다가왔다.
    더 오래 살았으면 '태양의 후예'도 보고,' 또 오해영'도 보고 좋았을텐데...하면서.

     

    겨울연가를 본 후 남이섬에 다녀간 이야기며
    한국인 친구들과 있었던 일들도 인상깊었고
    젊은 의사를 두고 쓴 부분도 재밌었다.
    나도 그러는데.. 하면서 킥킥거렸다.

     

    그나저나 이 할머니 성격은 참 괴팍한 듯 했다.
    나 유난 떠는 사람 굉장히 싫어하는데
    100만 번 산 고양이 때문이었을까?
    치매 때문이었을까?
    죽음 앞이라서였을까.
    요코 할머니에게만은 관대해지더라. 막상 당하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난 정말로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제일 싫다.
    그들의 성격은 흉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치매 앞에서,
    죽음 앞에서 의연한 모습이 읽는 사람을 참 머츰하게 만들더라.

    그가 여자라서, 독신이라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사촌 언니인 모모 언니와의 대화는 캐공감이다.

    마음산책은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인데
    최근에는 유독 사놓고 괜히 샀다고 후회한 책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 걱정했는데 이 책은 다행히 내 마음을 산 책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럴 거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재규어를 샀는데 그 재규어가 너덜너덜하게 타고 다닌 부분이
    인상적이고 재밌었다고.
    나는... 이 말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고독하지만 행복했다.
    모든 걸 품고 있는 말 같다.


     

     

    아버지는 패전 후에도 아기를 만들었다. 아무리 계산해봐도 그 시기다. 어이가 없다.
    굶으면 굶을수록 인구가 늘어난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p55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p14

     

    어슬렁어슬렁 커피숍을 나오자마자 방금 무슨 샌드위치를 먹었는지 까먹었다. 흘끔흘끔 ‘동지 할머니’ 관찰에 열중해서 그런지, 치매에 걸려서 그런지 모르겠다.
    p14

     

    내 지능은 네다섯 살 아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네다섯 살의 뇌세포는 자라나는 뇌세포다. 반면 내 죄세포는 떨어져 나가기만 한다. 요즘은 익숙해져서 슬프지도 않다.
    p15

     

    자랑은 아니지만, 아니 자랑이지만 내 리버 페이스트는 일품이다.
    p16

     

    내가 어떤 요리를 만드는지는 나도 모른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격차가 커서 나조차도 내가 만든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뱉어버린 적이 있으니까, 불안정한 인격이 요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p19

     

    구메 히로시는 자기 머리가 좋다는 사실과 양복이 어울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게 티가 난다.
    p25

     

    아버지는 패전 후에도 아기를 만들었다. 아무리 계산해봐도 그 시기다. 어이가 없다.
    굶으면 굶을수록 인구가 늘어난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p55

     

    “여름은, 발견되길 기다릴 뿐이란다.”
    p109

     

    결심에는 강한 의지와 행동력이 필요하다.
    p128

     

    고독하지만 행복했다.
    p129

     

    “그거 압니까? ‘구다라나이’<하찮다, 시시하다>라는 뜻은 ‘백제에 없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p131

     

    아줌마들은 외롭다. 할 일이 없다. 인생은 이제 내리막길이다. 집에는 꾀죄죄한 아저씨가 늘어져 있다. 어중간한 애정으로 또는 부모가 권한 맞선을 보고 결호˃서 미처 타오르지 못한 꿈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에 골인했더라도 뜨거움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제는 남편과 자기도 싫고, 섹스라면 지긋지긋하다. 남편뿐 아니라 그 누구와도 자기 싫은 것이다. 설령 잔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전개를 꿰뚫어 볼 정도의 지혜는 충분히 지녔다. 몸이라면 어 이상 안 써도 괜찮다. 귀찮고 성가시다.
    p135

     

    나는 아줌마다. 아줌마는 자각이 없다. 미처 다 쓰지 못한 감정이 있던 자리가 어느새 메말라버렸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서야 그 빈 자리에 감정이 콸콸 쏟아져 들어왔다.
    p137

     

    엄마는 짧은 중국어로 손짓 발짓을 동원해가며, 자식들을 앞세워서 “남편이 전쟁터에서 죽었고 자식이 다섯이나 있다, 처지가 매우 곤란하다”고 절실히 호소했다. 중국인은 우리를동정해서 전구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5분 뒤에 전쟁터에서 죽은 아버지가 휘적휘적 돌아왔다.
    p140

     

    그러던 중 감기에 걸렸다. 감기니까 당당하게 잤다.
    p142

     

    양파의 닷맛에 오이의 청량한 맛, 피망의 향이 혼연일체를 이루고, 지긋이 음미하다 보면 가지 맛도 옅게 느껴진다. 나는 매일 채소를 물에 집어 넣으며 생각한다. ‘기특하기도 하지……’.
    p143

     

    모모 언니는 남의 뒷말도 텔레비전이나 영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요전에 밖에서 좀 비싼 음식을 먹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봤더니 아줌마들뿐이더라. 서너 명씩 짝지어서 말이지. 그걸 보니까 열 받지 뭐야. 남편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다고.”
    p170

     

    지금보다 서른 살 젊었다면, 20년만에 만난 잘생겼던 남자를 현관에서 “잘 지냈어?”하며 껴안지는 못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변태 중년 여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싫었고 행실에도 신경써야 했으며 태도도 분명히 해야만 했다.
    p193

     

    “이 부분이요?” 젊은 의사는 허벅지 부근을 어루만져주었다. 깜짝 놀랐다. 남자가 무릎을 만지는 게 도대체 몇십 년만이낙.
    그리웠던 손길은 한순간에 끝났다.
    p199

     

    나고 자란 환경 탓이겠지. 나보다 나이도 한참 어리고.
    성장 환경이란 중요하구나. 그건 노력해봤자 몸에 배는 게 아니다.
    사람은 나고 자란 원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났다고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 물질이 몇십 년 전부터 몸에 밴 냄새처럼 주변으로 뭉게뭉게 퍼져 나간다.
    p208

     

    ‘애 낳는 기계’라는 말을 듣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건 여자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네네, 맞아요, 남자는 단순한 종마랍니다, 기계보다 못하지요, 모쪼록 힘내세요, 하고 웃으면 될 일을.
    p209

     

    ‘아, 살아 있으면 이렇게 재미난 구경을 할 수 있단 말이지.’
    p238

     

    그러자 나를 시기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요코한텐 재규어가 안 어울려.” 어째서냐. 내가 빈농이 자식이라서 그런가. 억울하면 너도 사면 되잖아. 빨리 죽으면 살 수 있다고. 나는 일흔에 죽는 게 꿈이었다.
    p242

     

    내가 너무도 건강하고 쾌활하니까 “요코가 제일 오래 살 것 같아”라는 말도 가끔 듣는다. 그럴 때면 죽을 자신이 없어져서 곤란하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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