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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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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쪽 | A5
ISBN-10 : 8954603041
ISBN-13 : 9788954603041
입술 중고
저자 이명랑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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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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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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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랑의 첫 소설집!

장편소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슈거 푸시>의 작가, 이명랑이 등단 십 년 만에 펴낸 첫 소설집. 1999년에 발표된 <미니 초코파이>를 제외하고 모두 2004년 이후에 발표된,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영등포시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주로 그린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시장'을 다룬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을 함께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 수록되었지만,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비열한 세상을 향한 '적의'가 아니라, 그러한 세상과의 '화해'와 '용서'이다.

불치병으로 몸이 뒤틀린 채 죽은 도련님에게도 생의 의지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차가워진 몸을 주물러주는 <사령>, 숨길 수 없는 화냥기로 자신의 유년을 얼룩지운 어머니를 용서하는 <연이 떴다> 등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왜소하지만 화해와 용서를 통해 '생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저자소개

이명랑
서울 영등포에서 태어나 1999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문학 무크지 『새로운』에 「에피스와르의 꽃」 외 두 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장편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를 펴내며 소설가로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슈거 푸시』가 있다.

목차

널래 날래 까우리로 까이라?
그림 앞의 장미와 꽃병
누군가 목덜미를 잡아챘다
미니 초코파이
사령(死靈)
고양이가 간다
정직한 너에게
연이 떴다
하현(下弦)

해설 | 하현(下弦)의 어둠 속에서 찾은 희망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영등포시장의 왁자한 삶의 활기를 구성진 입담으로 들려주던 소설가 이명랑이 등단 십 년 만에 첫 소설집을 펴냈다. 1999년에 발표한 「미니 초코파이」를 제외하면 모두 2004년 이후에 발표된, 총 아홉 편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영등포시장의 소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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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시장의 왁자한 삶의 활기를 구성진 입담으로 들려주던 소설가 이명랑이 등단 십 년 만에 첫 소설집을 펴냈다. 1999년에 발표한 「미니 초코파이」를 제외하면 모두 2004년 이후에 발표된, 총 아홉 편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영등포시장의 소멸 속에서 작가가 새롭게 찾은 문학적 영토를 보여주는 이번 소설집은 이명랑 소설세계의 터닝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영등포시장, 소멸하다

이명랑은 처음으로 ‘영등포시장’을 문학공간으로 끄집어낸 소설가이다. 그녀의 장편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은 내용과 방식을 달리할 뿐, 모두 영등포시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다. 영등포에서 나고 자란 그녀에게 영등포시장은, 실제 고향일 뿐만 아니라 문학 그 자체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개발사업으로 재래시장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장의 위기’는 이명랑에게 있어 ‘소설의 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모두 빠져나가 텅 비어가는 영등포시장은 대중에게 외면당하는 소설에 다름아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소설집은 크게 ‘시장’을 다룬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로 나눠볼 수 있다. 「누군가 목덜미를 잡아챘다」와 「하현」이 전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누군가 목덜미를 잡아챘다」의 주인공 ‘나’는 영등포시장에서 살다가 근처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 소설가이다. 변해가는 영등포시장에 대한 소설을 구상하던 ‘나’는, 소설의 구체화를 위해 1970~1980년대부터 영등포시장을 제 집 안처럼 드나들던 고물장수 영식이 아저씨를 만난다. 하지만 영식이 아저씨는 시장의 변모보다 자신의 인생을 한 꺼풀 벗겨내기에 여념이 없고, 그 와중에 ‘나’는 죽은 정아 아버지 대신 기꺼이 정아네 가족의 삶을 등에 짊어지기를 택한 영식이 아저씨의 삶을 엿보게 된다.
「하현」에서는 오랜 방랑 끝에,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찾아갔던 식당으로 다시 돌아온 아들이 등장한다. 아이의 눈에 비쳤던 “어둠 속에서 불 밝히고 서 있는 그 식당은 더없이 아늑해 보였”지만, 오랜 세월 후에 다시 찾은 그곳에서는 “먼지와 바람만이 드나드는 빈집의 냄새”만 날 뿐이다. 재래시장이 사라지면서 살아 꿈틀거리던 식당의 활기도 소멸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식당 여자는 여전히 남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아들 또한 아비를 집어삼킨 바다로 다시 돌아왔다.
결국 「누군가 목덜미를 잡아챘다」에서 죽은 자의 삶 뒤에 자신의 삶을 이어붙인 영식이 아저씨나 그런 영식이 아저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 「하현」에서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식당 여자와 다시 돌아온 아들은, 시장의 소멸을 등지는 대신 오히려 그 소멸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운명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냉혹한 세상으로 화해의 손을 내민 사람들

시장이 사라지면서 왁자하던 활기도 함께 빠져나가버린 탓일까. 이번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무겁다. 주인공은 아기를 갖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조차 버림받자 방에 처박혀 세상과 절연하고(「미니 초코파이」), 남편이 정신병원에 감금된 후로 자신을 쫓아내려 하는 작은처와 아들들에게 대신 복수해주기를 바라며 밤마다 고등어를 들고 도둑고양이들을 찾아다닌다(「고양이가 간다」). 또한 태국의 소수부족과 우리 민족 간의 유사성을 연구하다가 이름난 논술강사로 전향해버린 전남편의 논문 주제로 여봐란 듯이 책을 내기 위해 태국까지 건너가지만 무너져가는 소수부족들의 전통을 확인할 뿐이다(「널래 날래 까우리로 까이라?」). 자본주의의 논리로 재래시장들을 밖으로 내몰았던 세상은, 상처받은 인물들이 내미는 손마저 매몰차게 뿌리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소설집에서 궁극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비열한 세상을 향한 ‘적의’가 아니라, 그러한 세상과의 ‘화해’와 ‘용서’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왜소하지만, 불치병으로 몸이 뒤틀린 채 죽은 도련님에게도 생의 의지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차가워진 몸을 주물러주고(「사령��」), 유년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글로 적어내거나 구슬을 꿰는가 하면(「그림 앞의 장미와 꽃병」), 숨길 수 없는 화냥기로 자신의 유년을 얼룩지운 어머니를 용서(「연이 떴다」)한다. 그리고 이들을 화해와 용서로 이끄는 것은 바로 생의 의지이다. 작가 이명랑이 우울과 무거움 속에서 캐내고자 했던 것은 또다시 생의 의지인 것이다.

또하나, 이번 소설집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문체이다. 작가가 그 동안 발표해온 장편들이 서사에 무게를 실었다고 한다면, 이번 소설집은 시적인 이미지를 끌어온 「그림 앞의 장미와 꽃병」에서 볼 수 있듯이 문체에 대한 작가의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서사를 놓지 않았으니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헛되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
이명랑이 등단하면서부터 천착해온 소설은 결국 ‘이야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제목 ‘입술’은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저 ‘삼인칭의 세계’에서 만날 수많은 이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작가의 새로운 각오이기도 하다. 그 멀고먼 길 앞에 선 이명랑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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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입술 | su**93 | 2015.08.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랑 작가를 알게되면서 그녀의 책을 계속 읽고 있다. 이번이 세번째다. 이명랑 소설가의 책을 읽는 것은 무척...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랑 작가를 알게되면서 그녀의 책을 계속 읽고 있다. 이번이 세번째다. 이명랑 소설가의 책을 읽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삼오식당>, <사춘기라서 그래?>, <입술>.

    입술은 9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이해가 되는 작품은 더 재밌었다. 교훈적인 느낌도 좋았고 솔직담백한 인생에 대한 표현도 마음에 와닿았다. 이해가 안되는 작품도 있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내 지적능력의 한계 때문이다.

    또 좋았던 것은 김종욱 평론가의 해설이 9편의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었다. 마치 빗물이 땅 속에 스며들도로 해주는 느낌이었다. 작가의 말도 상큼하다. 분노의 칼 끝이 감사와 용서로 바뀌었다는 한 중년 남성의 표현을 빌려쓸 때 내 분노 역시도 내려놓고 싶었다. 누이 같은 작가를 알게 돼서 무척 기쁘다.

     

    내 체격이 왜소하니 작가와 포옹한다면 내가 안기는 모양새일 것이다.

    외로움이 안겨서 따뜻함이 되고 분노가 안겨서 용서가 되고 욕망이 안겨서 자애로움이 되고 불안이 안겨서 평안이 되었으면 한다. 수많은 상처들을 제 몸의 주름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 살아간다는 것, 나이 먹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표현이 인상깊다.

    도대체 왜 사는 거야?

    왜 이렇게 불안한 거야?

    왜 사는 지 묻는 것이 고루하다. 왜 글을 쓰냐고 작가에게 묻는 것은 살례다.

    안아보고 안기고 울고 웃고 싶다.

  • 5월 초에 읽었음에도, ‘나의 피투성이 연인’의 리뷰와 함께, 살짝 미뤄두고 있었다. 내내 머릿속으로 흐릿한 영상을 그리면서,...

    5월 초에 읽었음에도, ‘나의 피투성이 연인’의 리뷰와 함께, 살짝 미뤄두고 있었다. 내내 머릿속으로 흐릿한 영상을 그리면서, 어떤 식으로 풀어야할 지 고민을 거듭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이번이 (실질적으로)처음이다. 슈거 푸시란 책을 구입했던 기억이 있는데, 읽다가 말았던 과거가 있다. 그때는 공감 코드를 발견하지 못했던 걸지도. 알라딘에서 소개를 우연히(의식적 우연인가, 새로 나온 책 코너는 늘 기웃거리니까/) 발견하고 궁금하여 얼른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2007년 4월 26일 아침 매장 신간코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확인하고 찜해두었다가, 동행들이랑 헤어지고 나서 (누가 가져갈 세라) 냉큼 구입하고서 집을 향해 갔다. 그때, 동생이 선물로 주었던 문화상품권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0426~0505)기간 동안 하루에 단편의 반쯤, 혹은 단편 하나까지 읽을 때도 있었다. 느릿느릿 읽을 수밖에 없었던 단편이 있고, 후딱 해치운(?)단편도 있다. 더러 공감하거나, 눈동자가 데굴데굴 구를 정도의 솔깃한 표현을 찾고 환호하고, 나름 세심하게 밑줄 긋기 기록을 하면서 집중했다. 그리고 이미 밑줄 긋기 등록은 마쳤다. 리뷰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아서, 심적 부담이 컸다.
    뒤의 해설 부분에서는 작가의 문학적 변화가 엿보인다는 이야기를 바탕에 깔아두었다. 사실, 작가의 이전 작품을 접하지 않아서 그것까지는 파악이 안 되었으나, 일단, 변화라는 영역 안에서는 내가 끌어갈 수 있는 단서를 하나 찾았다는 생각이다. 제자리에 머물기보다, 무언가 탈출구를 찾듯 뚫고 나갈 수 있는, 부지런히 움직일 수 있는 소설을 적극 선호하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참 반가운 타입의 작가다.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단편집을 낼 터이고, 여러 번 파고들 수 있었으면 바라고 있다. 주목하는 작가 리스트에 포함되었음은 물론이고, 조만간 슈거 푸시를 통해 그녀의 세계를 재차 탐험해볼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은 단편은 [미니 초코파이]. 또한 개인적 판단으로 구성이 돋보였던 소설은 [누군가 목덜미를 잡아챘다] 한 문장, 거푸 되짚으며 읽었던 단편은 [정직한 너에게]. … 다 풀어낼 수 없는, 정리할 수 없는. 각각 단편들은 각양각색의 이미지로 다가왔으며,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

    - 아직 포장의 리본을 풀지 않았을 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니야, 아니야, 부정할 수도 있고, 그렇지만으로 시작되는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고, 어제 연필로 휘갈겨 쓴 영어 단어 위에 오늘치의 영어 단어를 붉은색 볼펜으로 휘갈겨 써 어제의 시간을 지워버리듯 선물상자 바닥에 몇 번이고 다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 넣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누군가 내 앞으로 부친, 발신인이 분명하지 않은 그 선물상자를 앞에 놓고 나는 그 속에 들어있을 알맹이를 상상하며 상자 바닥에 밑그림을 그려 넣곤 했지.(199~200쪽)

    미래는 구불구불 미로처럼 까마득하고 이렇다하게 정해진 것이 없기에, 몇 번이고 밑그림 수정이 가능하다. 나 또한 어릴 적 모험을 꿈꾸는 아이에서, 지금은 현실에 적응하고, 부당하다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시기도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인생이 펼쳐질 지 장담하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하여 스케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 흥미진진하게 도전하고, 배움의 묘미를 깨달을 생각이다. 이 열정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 믿고, 어디든 언제까지나.

    - 흘러간 것들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떠나간 시간을 저토록 아파할 수 있다면 아직 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36쪽)

    나도 아직은, 싸우고 있는 중이다. 나뿐 아니라, 내 주위 친구들, 그리고 혹 이 글을 보고 있을 여러분들도. 그리고 나에게 비상구랄 수 있는, 대학 때부터 쓰기 시작했던 소설, 작가의 말처럼 왜 쓰는지 더는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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