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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245쪽 | A5
ISBN-10 : 8956601437
ISBN-13 : 9788956601434
랜드마크 중고
저자 요시다 슈이치 | 역자 오유리 | 출판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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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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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깨끗한 상품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alle*** 2020.07.21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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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근교의 오미야 재개발 지구에 건설되는 35층짜리 거대 나선형 빌딩을 축으로 두 남자의 일상을 교차시키며 현대인의 깊은 고독과 위기를 그려낸 요시다 슈이치 장편소설 『랜드마크』.

규슈에서 상경한 지 2년째 되는 철근공, 햐야토는 빌딩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하야토는 어느 날 인터넷에서 남성용 정조대를 구입해 착용하고 기숙사 동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에 초조하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호코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빌딩의 설계사, 이누카이. 그는 자신이 설계한 거대 빌딩에 대한 붕괴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이 책은 일상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묘사하면서 그 속에 숨은 팽팽하고 불온한 긴장감을 담아낸다. '최첨단 기술에 의한 빌딩 건설 현장'이라는 현대를 상징하는 장소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이나 허무감, 희박한 인간관계 등을 객관적이고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신작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는 현재 일본 문단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1968년 나가사키(長崎) 현에서 태어나 호세이(法政)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1997년 《최후의 아들》로 등단했다. 제117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이 데뷔작으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2년 《퍼레이드》로 제15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같은 해 《파크 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야마모토슈고로상과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상을 잇달아 수상한 그는 새로운 순수문학의 형태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이을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파편》 《돌풍》 《열대어》, ‘공감도 200%의 러브스토리’라는 찬사를 받은 《동경만경》과 《일요일들》 《워터》 등이 있다.

역자 오유리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신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롯데 캐논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번역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련님》 《마음》 《인간 실격·사양》 《안녕, 기요시코》 《파크 라이프》 《워터》 《일요일들》 《오딧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등이 있다.

목차

Number 10
Number 9
Number 8
Number 7
Number 6
Number 5
Number 4
Number 3
Number 2
Number 1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저자의 말 무서운 속도로 변화해가는 거리의 풍경을 두 남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그린 작품이다. 무대는 사이타마 현 오미야. 그곳에 건설중인 나선형의 고층 빌딩을 설계사와 현장 작업원이 각각의 각도에서 올려다보면서 이야기가 움직여간다. 어떤 풍경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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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무서운 속도로 변화해가는 거리의 풍경을 두 남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그린 작품이다. 무대는 사이타마 현 오미야. 그곳에 건설중인 나선형의 고층 빌딩을 설계사와 현장 작업원이 각각의 각도에서 올려다보면서 이야기가 움직여간다. 어떤 풍경 속에 두 남자가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남자가 보고 있는 각각의 풍경이 읽은 후 겹쳐져서 하나의 풍경이 된다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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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해방인가, 붕괴인가!” 선명한 이미지와 독특한 구상, 압도적인 필력으로 현대의 위기를 말한다! 무라카미 류가 극찬한 최첨단 도시 소설 현재 일본 문단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 요시다 슈이치에게는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무라카...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해방인가, 붕괴인가!”
선명한 이미지와 독특한 구상, 압도적인 필력으로 현대의 위기를 말한다!

무라카미 류가 극찬한 최첨단 도시 소설


현재 일본 문단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 요시다 슈이치에게는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이을 차세대 작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재능 있는 작가’가 그것. 그런 그 스스로가 문학적 도약을 표명한 작품이자 무라카미 류가 극찬한 작품인 《랜드마크》가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랜드마크》는 도쿄 근교의 오미야(大宮) 재개발 지구에 건설되는 거대 나선형 빌딩을 축으로 두 남자의 일상을 교차시키며 현대인의 깊은 고독과 위기를 그려내고 있는 장편소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느끼고 있는 고독이나 허무감, 희박한 인간관계 등을 ‘최첨단 기술에 의한 빌딩 건설 현장’이라는 현대를 상징하는 장소를 무대로 냉정할 정도로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마다 마음에 공허함을 안고 버둥거리며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모습들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그려진다.

불안정한 나선형 빌딩을 축으로 두 남자의 아슬아슬한 일상이 교차한다!

‘O-miya 스파이럴(spiral) 빌딩’은 찬합을 조금씩 엇갈려가며 쌓은 모양의 35층짜리 거대 빌딩으로, 완공되면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 자명한 건축물이다. 이 빌딩을 접점으로 해서 두 남자? 철근공 하야토(?人)와 설계사 이누카이(犬飼) ?의 에피소드가 각 장의 전반과 후반에 나뉘어 이야기된다.
햐야토는 규슈(九州)에서 상경한 지 2년째 되는 철근공으로, 도호쿠(東北) 지방 출신들로 가득한 O-miya 스파이럴 빌딩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주중에는 현장과 기숙사를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주말에는 도쿄의 라이브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야토는 어느 날 인터넷에서 남성용 정조대를 구입해 착용하고 기숙사 동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가며 하루하루를 지낸다. 이런 인생에 초조해 하는 것이 당연할 터이지만, ‘전혀 불안하지도 초조하지도 않으니까 이런 식으로 일부러 날 불안하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중얼거린다.
한편 이누카이는 이 신기한 빌딩의 설계사이다. 도쿄에 있는 집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귀찮아서 오미야에서 호텔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아내가 있는 도쿄와 오미야를 오가는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아내에게 특별히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호코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누카이의 아내는 이누카이의 외도를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지만 그녀의 이 같은 애매한 행동에는 쓸쓸함과 우울함이 묻어난다. 이누카이는 자신이 설계한 이 스파이럴 빌딩에 대해 늘 붕괴에 대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이 평범한 엘리트도 메우기 힘든 공동(空洞)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

카운트다운의 끝에는 과연 무슨 일이?
평범한 일상 속에 숨은 팽팽하고 불온한 긴장감


요시다 슈이치는 늘 무슨 일인가 벌어질 듯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대 사회의 ‘실제(實際)’를 특유의 외떨어진 시선과 유머를 통해 투명하게 드러내는 작가이다. 《랜드마크》에서도 역시 독특한 구상과 절묘한 문체로 현대인의 깊은 고독감과 위기를 적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랜드마크》는 처음부터 어딘지 불온한 긴장감이 흐른다. 드라마가 될 수 없는 현실, 그 일상을 그저 건조하고 담담하게 묘사할 뿐인데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진다. 위태로워 보이는 나선형 빌딩은 한 층 한 층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묘한 불안감은 서서히 격해진다. 여기에 느닷없이 첫 장부터 Number 10이 튀어나오고 이후 Number 1을 향해 카운트다운되는데, 불안감은 카운트다운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가속도가 붙는다.
남성용 정조대를 몰래 구입해 착용하고 지내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거듭되면서 하야토의 초조함은 격해지고, 이누카이의 주변에는 점차 사람의 기미가 사라져간다. 도중에 철근 콘크리트 속에 정조대 열쇠를 묻는 하야토의 주술 행위와도 같은 기행과 이누카이의 O-miya 스파이럴에 대한 붕괴 시나리오는 작품에 위기감을 증폭시킨다.
카운트다운의 끝에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야토의 기행은 언제 발각될 것인가, 이누카이의 붕괴 시나리오는 어디서 적중할 것인가 등의 의문과 높아져가는 불안감이 이야기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정점을 넘은 카운트다운의 말미에 독자는 기다렸던(?) ‘어떤 사건’과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그 사건의 실체는 당돌하게도 독자의 예상을 빗나가는 의외의 것이다.
내내 쿨하고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던 소설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냉랭한 시선을 보낸다. 소설 속 인물들 역시 사건은 그저 ‘남 얘기’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소설은 뚝 끊기듯 끝나버린다. 하지만 가볍고 쿨한 블랙 유머에 묻혀 희미하게 공존하던 고독과 황량함은 책을 덮은 후 극대화되어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무주공간(無柱空間) O-miya 스파이럴,
붕괴 위험을 내포한 그 거대 빌딩에 투영된 ‘현대의 위기’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 둘 곳 없는 두 남자가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한 남자는 몰래 정조대를 착용한 채 공동생활을 하며 철근 콘크리트 속에 정조대 열쇠를 하나씩 묻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남자는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해가며 거대한 첨단 빌딩을 기획하고 건축 과정을 지켜본다. 이 두 남자의 행위는 모두, 공허하고 고독한 일상에 어떤 표식(일종의 랜드마크)을 남기고 싶어 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희망은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미약한 것이거나 단번에 모든 것이 끝날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다.
출신, 생활수준, 직업 등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이 두 주인공의 접점은 ‘O-miya 스파이럴 빌딩’이지만, 두 사람은 소설 첫머리에서 잠시 시선을 마주칠 뿐 소설이 끝날 때까지 만나지 않는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두 사람처럼 ‘소통의 부재’는 소설 곳곳에 드러나 있다. 각각의 인물들은 나름대로 관계를 맺어가지만 인간적인 체온이 있는 만남은 생기지 않는다.
같은 방에 기거하면서도 어제 했던 이야기도 서로 기억 못하는 하야토와 마사카즈, 이쪽이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Good evening!’ 하고 받아 그제야 ‘벌써 밤이구나’ 하고 깨닫는 식의 대화가 오가는 이누카이와 아내, 자신의 외로움과 삶의 무게에 치여 동료와도 섞이지 못하고 안으로 곪아버린 요시하루.
이들에게서 보이는 소통의 부재는 ‘소통 불능(不能)’이 아닌 ‘소통 불요(不要)’에 가깝다. 소통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기보다 타인과의 소통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 소통이 단절된 소설 속 인물들에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동시대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인의 일상은,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無柱空間) O-miya 스파이럴처럼 가슴속에 깊은 공동(空洞)을 내포한 채 불안정하게 존재한다.
기둥이 없는 O-miya 스파이럴은 내부 철강을 보강하지 못하면 접합부의 볼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파열하고, 파열은 마치 도미노처럼 인접한 볼트로 옮겨가며 결국엔 천천히 뒤틀리다 붕괴하고 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 불안정한 랜드마크가 상징하듯이 두 사람 각각의 ‘현실’은 아주 사소한 실수로도 튀어나가 단번에 붕괴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 현대인의 ‘현실’, 더 나아가 현대 사회 역시 그렇게 붕괴되어 가는 것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이 소설 《랜드마크》를 통해 ‘현대의 위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형식으로 포장해 독자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마음 달랠 길 없는 쓸쓸한 여운과 함께 이야기의 수속을 독자에게 위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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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볼트 하나의 자긍심 | kj**nn | 2012.09.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
    *
    스파이럴은 불길하다. 위를 쳐다보든 아래를 쳐다보든 현기증이 인다. 그 현기증은 어쩌면 움직이기 시작한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예감일 지도 모른다. 스파이럴은 위로든 아래로든 치달을 것만 같다. 치닫는다는 것은 내가 달리고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속도가 나를 어디론가 돌진하게 하는 것이다.
     
    *
    뉴타운 한복판 스파이럴 타워라는 직접적인 상징, 10부터 1까지, 카운트다운처럼 만든 챕터, 그리고 원래 은근히 시작해서 막판에 한 방 먹이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요시다 슈이치라는 작가. 그러니까 파국은 예상되어 있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어떤 파국일까 궁금해 하며 읽으면 된다.
     
    *
    스파이럴 타워 건설을 중심으로 엮인 등장인물들은 소통 불능의 상태로 방향성조차 없이 절박하게 치닫고 있다. 문명의 희생자라고도 볼 수 없고 딱히 가해자라고도 볼 수 없는 인물을 창조하는 것은 어쩌면 요시다 슈이치의 세계관인 것 같다. 쌓아 올릴 동안은 욕망을 함께 하지만, 쌓아 올린 후 깨닫는 것은 부품이었다는 것. 부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은 공사 중은 강철콘크리트 속에 자기 존재를 증명할 것을 묻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콘크리트 속에 흔적 없이 묻힐 뿐이고, 왜 그런 짓을 하냐는 질문에는 이런 짓이라도 안 하면 당신들하고 똑같잖아 라는 대답 밖에는 할 수 없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
    랜드마크는 필연적으로 사람에게 두 종류의 자리 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협조하는 사람에게는 부품의 자리를, 협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볕이 들지 않는 그림자의 자리를. 도시가 랜드마크로 채워진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랜드마크와 랜드마크의 그림자만으로 채워진 세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니, 주인공이 느끼는 것처럼 도시가 늘 사람을 경멸하는 듯한 소리로 가득 차 있는 것은 당연하다.
     
    *
    그래서 작가는 파국을 유일한 위안으로 제시한 것일까. 볼트 하나가 빠져나간 것이 연쇄적인 뒤틀림을 일으키며 스파이럴 빌딩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것. 그것이 볼트 하나가 가질 수 있는 자긍심이란 뜻일까. 충분히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
  • 요시다 슈이치 <랜드마크> | ji**ufn | 2009.06.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09.06.10 <요시다 슈이치> - 은행나무  ...
     


    09.06.10

    <요시다 슈이치> - 은행나무  \9,400


     <파크라이프> 다음으로 읽게 된 <랜드마크>.. 이 작품의 ‘공간’에 대한 평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파크라이프>의 ‘공원’과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에선 요시다 슈이치의 ‘차가운 시선’이 어떤 곳을 보여주고 있을지, 그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지 궁금해 하면서 <랜드마크>의 책장을 펼쳤다.


    요시다 슈이치 특유의 ‘차가움’이 잘 드러난 작품..

     <랜드마크>는 요시다 슈이치스러운 것들이 잔뜩 들어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 속에서 나타나는 그런 차가운 감정들.. 그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내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이 ‘차가운 속성’의 감정들을 고층 빌딩 즉, 랜드마크가 건축되고 있는 도심을 배경으로 담아내고 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아니 우리 역시 포함된 도심 속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드러나는 ‘단절’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요시다 슈이치가 보여주는 것..

     하지만 요시다 슈이치는 절대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35층짜리 대형 건물을 세우는 동안 같은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말 한마디 나눈 적 없고 다른 장소에서 마주쳐도 금세 떠올리지 못하는 이누카이와 하야토의 모습, 정조대를 하고 다니는 기행을 일삼지만 아무도 거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 거리에서 살인이 행해지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뒷모습과 같은 기묘한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의 풍경 같지만 <랜드마크>를 읽다보면 이렇게 단절된 것 같은 풍경들이 묘하게 겹쳐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넓게만 느껴지는 도심 속의 사건들이 ‘사람’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겹쳐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이러한 ‘겹쳐짐’을 거부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관심 없음’으로부터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단절이 그 공간을 마치 각각 다른 공간인 것처럼 어긋나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이 ‘어긋남’을 콘크리트 공사판이라는 차가운 공간에 덧입혀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역순의 구성이 주는 효과..

     <랜드마크>는 Number10에서부터 1까지 이어지는 역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지상에서 먼 곳(하늘에 가까운 곳이 아닌)에서부터 지상으로 서서히 내려옴을 의미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작품의 내용이 점차 지상과 가까워질수록, 우리도 작품의 ‘알맹이’에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과정이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은연중에 그 알맹이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암담했기에 마지막부분에 가서는 좀 더 희망적인 모습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지만 요시다 슈이치는 그 기대를 철저히 비웃는다. 마지막 부분의 그 알맹이는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한 인물의 죽음에도 그 인물이 누군지, 왜 그런지 에는 관심이 없고 헛된 몽상만 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절, 그 철저한 단절의 순간 속에서 독자들의 ‘랜드마크’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우리를 경멸하는 듯한 ‘삐로리로링’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과 함께..


     요시다 슈이치는 작품을 통해서 항상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보여주기’를 통한 것이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의 눈으로 ‘인간’을 본다는 것.. 그 시선을 잠시 훔쳐본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이것이 작가의 ‘마력’(?)이 아닐까. 나도 그런 마력을 지닐 수 있도록, 존재하지만 제발 좀 봐달라고 소리치고 있지만 내가 미처 보지 못하는 그런 곳들을 보기 위해 여러 작가들의 눈을 꾸준히 빌려야겠다.


    “그 모습은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기보다 마네킹을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듯 보였다.” - p25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하늘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평평한 지면에서 멀어진다.” - p61


    “누가 하고 싶어서 거짓말했는지 알아요? 얘네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하게 만든 거라고요!” - p89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문들이 이 밤하늘에 떠 있는 것일까. 그 가운데 어느 문을 열면 나의 집이 보일까. 그 가운데 어느 문을 열면,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줄까.” - p103


    “저기, 저 사람들 말이야, 돈을 받으니까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는 건가? 그럼 반대로 우리들은 돈을 지불하니까 아무 짓도 하지 못하게 되는 건가?” - p133


    “각자 지그재그로 다른 이들을 피해 걷는 것도 아니다. 사전에 코스를 미리 정하고 걸을 리도 없다. 모두들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면서도 마주 오는 사람들을 완벽하게 피해 지나간다.” - p137


    “인간이란 존재는, 어쩌면 아무 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생물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어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나 해서 결국 필사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 게 아닌가..” - p166


    “주어진 자리에 만족할 수 없는 게 인간의 본성일까 아니면 주어진 자리가 못마땅해 불평을 하면서도 끝내는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현재를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내일을 위해 살아나가는 걸까 아니면 하나하나 만족하기 때문에 오늘을 살 수 있는 걸까?” - p167


    “예를 들어 내가 갑자기 없어져도 말이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내가 세운 빌딩만 거기 남는 거야. 어때? 좀 상상을 해봐. 슬프지 않아?” - p204

  • 얼마전 도서관에서 '랜드마크' 를 읽었다. 책은 오미야에 특이한 모양으로 새로 건설되는 'O-miya 스파이럴 빌딩’&n...

    얼마전 도서관에서 '랜드마크' 를 읽었다.

    책은 오미야에 특이한 모양으로 새로 건설되는 'O-miya 스파이럴 빌딩’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하야토와

    이 빌딩 설계자인 이누카이,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들려주고 있었다.

     

    하야토는 규슈에서 상경한 지 2년째 되는 철근공으로 도호쿠 지방 출신들로 가득한 건설현장에서 일한다.

    평일에는 공사장과 기숙사를 오가고, 주말에는 도쿄의 라이브하우스에 가는

    단조롭기 짝이 없는 일상 중 하야토는 어느날 인터넷으로 정조대를 구입해 착용하고 다닌다.

    공사장 동료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던 하야토는 결국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확신이 들자

    정조대 열쇠를 수십벌 복사하며 건설중인 스파이럴 빌딩 각 층마다 하나씩 묻으면서 쾌감을 느낀다.

     

    이누카이는 도쿄의 집에서 오미야까지 출퇴근하는 것이 귀찮아

    오미야에서 호텔 생활을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아내에게 다정하고 일도 열심힌 이 남자는 사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나호코와 바람을 피고 있으며,

    자신이 설계한 스파이럴 빌딩의 붕괴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책을 읽을수록 단조로운 삶의 반복이 조금은 지루한 감도 있었다.

    게다가 책은 마지막에 가서 허무하게 이야기가 뚝 끝나버린다.

    마치 이 책에서 주인공들이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는것처럼

    이 책은 끝까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채 방관하며 끝나버린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하야토와 마사카즈는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며 함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다.

    하지만 둘은 서로 어제 이야기한 것도 금방 잊어버린다.

    설계자 이누카이와 하야토는 서로 닮은점이 하나도 없지만 한명은 스파이럴 빌딩 설계자이고

    한명은 그 건물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그들은 단 한번 스쳐지나갈 뿐 서로 어떠한 '소통'도 나눠본 적이 없다.

    이누카이와 아내 또한 가끔 얼굴을 보이고 전화통화도 하지만 단지 서로의 이야기만 형식적으로 나눌뿐 무언가 이상하다 생각해도 그뿐, 해결하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아내는 그의 바람을 알고 있는 걸까?

    아내 있는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나호코의 불안과 미안함도 해결해주지 못한 채 자신만의 이야기만 떠들어대는 이누카이,

    요시하루가 가족 문제로 힘들어 하는 걸 알면서도 도울 생각은 하지 않는 건설팀 동료들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불행을 떠안고 타인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하루하루를 불안불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야토의 정조대는 언제 들킬 것인가?

    이누카이의 불륜의 끝은 어떻게 될까?

     

    책 속 나호코가 좋아하는 드라마 ost 에서 따온 목차를 보면 긴장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숫자 10에서 1까지 카운트다운되는 목차를 보면 그들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비록 결국 둘에게는 아무 일 없이 소설은 끝을 맺지만 과연 진정으로 둘에겐 아무런 일이 없었을까?

     

    그냥 이렇게 살다가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기억을 못할 것 같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는 하야토.

    그의 청혼은 받아들여졌을까?

    그리고 결혼 후에 그는 정말 행복했을까?

    친정으로 간 이누카이의 아내는 다시 이누카이에게 돌아왔을까?

    스파이럴 빌딩은 과연 무사히 완공이 되었을까?

     

    그들이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안심할 것은 없다.

    매일매일 수많은 타인과 부딪히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서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책 속에 하야토와 이누카이처럼 같은 공간에 있어도 무관심한채 자신의 불안을 감추며

    그럭저럭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의 부재에 대한 경고를 하는 듯 하다.

    타인의 불행을 끝으로 뚝 끝나버린 이 책은 그 결말도 그 주제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쓸쓸함이 느껴지는 책의 마지막 장이 아쉬운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 랜드마크 | Ho**y | 2007.06.06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랜드마크 / 요시다 슈이치 / 은행나무 / 2006.2   이름만으로도 손길을 붙잡는 요시다 슈이치. 그의 그 유...

    랜드마크 / 요시다 슈이치 / 은행나무 / 2006.2

     

    이름만으로도 손길을 붙잡는 요시다 슈이치. 그의 그 유명한 소설 <랜드마크>.

    내가 접한 그의 첫 작품 <랜드마크>는 어쩐 일인지 읽어내리기에 편치가 않다.

    Number 10에서 시작해서 1로 거꾸로 접근하는 소설 구성방식이 낯설어서 였을까.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남 얘기같이 않아서였을까.

     

    도쿄 근교의 오미야 재개발 지구에 O-miya 스파이럴이라는 거대한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

    그 규모가 엄청날 뿐 아니라 층마다 몸을 조금씩 뒤틀며 올라가는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그리고 그 빌딩 속에는 서로 다른 인간군상들이 몸을 부비며 살아가고 있다.

     

    기괴한 일상을 꾸려가는 철근공 하야토.

    너무나 평범한 삶이라 뭔가 긴장할 꺼리를 찾아헤맨다는 그.

    이러저러한 거리의 삶을 전전하지만 한 곳에 정착하고자 하는 외로움이 엿보인다.

     

    또 한 명의 인물, 설계사 이누카이. 도쿄에 있는 아내를 두고 같은 사무실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다.

    그들의 관계 또한 피상적이고 위험하긴 마찬가지.

    끊임없이 새로운 긴장 관계를 시도하지만 그럴만한 담력도 없는 무기력한 사람들일 뿐이다.

     

    빌딩이 한 층 한 층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붕괴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간다.

    그렇게 엄청난 빌딩 속 각 층 바닥마다 열쇠를 묻는 하야토는 자신의 미약한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빌딩의 붕괴를 걱정하는 설계사 이누카이의 두려움은

    그의 아내와의 관계, 가정의 붕괴를 염려하는 마음과는 무관한 것이었을까?

     

    결국 하야토와 함께 일하던 동료가 스파이럴 빌딩에서 목을 매어도 잠시 항간의 호기심을 끌다가 잊혀지는 그 곳.

    그 곳에서 사람들은 별 기대도 감흥도 없이, 한 층 한 층 빌딩을 쌓아올리고 하루 하루 삶을 살아내고 있다.

  • 랜드마크 | ru**71 | 2007.03.26 | 5점 만점에 1점 | 추천:0
    '일요일들'까지가 한계인 것일까. 최근 발표한 그의 신작은 실망스럽다. 현대인의 도시적 허무와 고독을 그려내고 싶었다고는 하지...
    '일요일들'까지가 한계인 것일까. 최근 발표한 그의 신작은 실망스럽다. 현대인의 도시적 허무와 고독을 그려내고 싶었다고는 하지만 '파크라이프'에서 보여준 밝은 노랑색 느낌과 '퍼레이드'의 발칙함을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동경만경'에 이은 이 작품의 칙칙함에 진절머리가 난다. 작가가 생각하는 허무와 고독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일상에 변화를 주기위해 사내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다던가, 인터넷에서 남자 정조대를 구입해서 차고 다니고, 그 열쇠를 수 십개 복사해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빌딩공사장에 한 개씩 묻는다던가, 타인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무례하다던가.하는 것이라면 잘못 짚어도 한참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혼자서 진탕 술을 마시고 흥에 겨워 비틀거리는 취객을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요시다 슈이치. 에쿠니 가오리에 이어 질릴대로 질려버린 작가 리스트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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