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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408쪽 | A5
ISBN-10 : 8990048524
ISBN-13 : 9788990048523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중고
저자 다우베 드라이스마 | 역자 김승욱 | 출판사 에코리브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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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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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책 잘 받았습니다. 구매확정 늦게 눌러 죄송해요. 5점 만점에 5점 ohappy*** 2021.03.05
16 깨끗한책으로 잘받았어요:) 5점 만점에 5점 mayan*** 2021.02.25
15 절판 되어 구하기 힘든 책인데 이렇게 새책을 얻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5점 만점에 5점 s271*** 2021.02.19
14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qmfpd*** 2021.02.19
13 상태가 괜찮아요~~~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j*** 2021.02.19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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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너 살 이전의 기억은 거의 없을까? 왜 수치스런 경험은 잊히질 않는 걸까? 왜 노인이 되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더 또렷해질까? 죽음에 임박해서 눈앞에 자신의 인생이 영화처럼 펼쳐지는 경험은 왜 일어날까? 정신적 외상은 우리의 기억력에 얼마나 치명적인가? 한번 보기만 해도 모든 것을 기억해내는 절대적 기억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비범한 계산 능력을 지닌 자폐증 천재-백치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왜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의문들을 품었을 것이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다우베 드라이스마 교수는 이 매혹적인 책을 통해 자전적 기억의 여러 문제들을 살펴본다. 그는 심리학, 문학, 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시적인 감수성, 예리한 관찰력으로 이 문제들을 요령 있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의 기억과 정신, 시간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북돋는다.

저자소개

목차

01. 기억은 마음 내키는 곳에 드러눕는 개와 같다
02. 어둠 속의 섬광: 최초의 기억들
03. 냄새와 기억
04. 어제의 기록
05. 내면의 섬광전구
06. 기억은 왜 거꾸로 돌리기가 안 되는가
07. 푸네스와 셰라셰프스키의 절대적인 기억력
08. 결함의 이점: 사방 증후군
09. 그랜드마스터의 기억: 톤 세이브란드스와의 대화
10. 외상과 기억: 뎀야뉴크의 사례
11. 리하르트 바그너와 안나 바그너: 45년의 결혼생활
12. "우리가 몰고 다니는 달걀형 거울 속에서": 데자뷰 현상에 대해
13. 회상
14.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15. 망각
16. "내 눈앞으로 인생이 섬광처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17. 기억 속에서: 정물이 있는 초상화

감사의 말
일러스트레이션 목록 및 출처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기억 심리학과 자전적 기억 심리학의 역사에서, 즉 1879년 빌헬름 분트가 라이프치히에 심리학실험실을 열었을 때부터 ‘기억’은 심리학의 주요 주제였다. 1885년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기억을 정확히 측량할 수 있는 방법론을 확립함으로써...

[출판사서평 더 보기]

기억 심리학과 자전적 기억 심리학의 역사에서, 즉 1879년 빌헬름 분트가 라이프치히에 심리학실험실을 열었을 때부터 ‘기억’은 심리학의 주요 주제였다. 1885년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기억을 정확히 측량할 수 있는 방법론을 확립함으로써 기억 심리학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 의미 없는 단어를 외우고 얼마 후 그것을 다시 시험함으로써 기억 능력과 망각 정도를 측정하는 이러한 실험심리학은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기억에 관해 갖는 많은 의문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1970~80년대부터 기억을 연구하는 많은 심리학자들은 에빙하우스가 정확성을 위해 희생시켰던 것, 즉 기억의 의미와 내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기억 중에서 개인적인 기억이라 부를 수 있는 부분을 ‘자전적 기억’이라 명명하고, 이것의 신비를 파헤치는 것을 자신들 연구의 목적으로 삼았다. 자전적 기억은 자서전처럼 우리 머릿속에 기록된 우리 삶의 연대기다. 그러나 자전적 기억은 수수게끼 같은 자기만의 법칙을 따른다. 그것은 우리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은 너무나도 자세히 기억하면서, 우리가 꼭 기억하고 싶어하는 순간에서는 희미해지기 일쑤다. 어떤 냄새 때문에 30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 생각나 우리를 깜짝 놀라게도 한다. 1997년 8월 31일에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전혀 대답할 수 없지만, 그날이 바로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숨진 날이라는 힌트가 주어지면, 그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의 상황이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생생히 떠오른다. 이 책은 이런 자전적 기억의 여러 수수께끼에 답하려 시도한다. 저자는 심리학의 역사를 통틀어 물음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여러 실험들뿐 아니라, 각종 시와 저작들, 철학자와 정신의학자, 생물학자와 신경학자의 연구 데이터까지도 모두 동원해 이 물음들에 답하려 한다. 그의 설명은 때로는 과학적이고, 때로는 문학적 은유로 가득 차 있다. 어떤 경우이든 우리의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한다.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한 해가 또 갔구나! 지난 1년 동안 뭘 했지? 뭘 느끼고, 뭘 보고, 뭘 이룩했지? 어떻게 365일이 겨우 두어 달처럼 느껴지는 거지?”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개인적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간이 점점 빨리 흐르기 때문에 한 해 한 해가 자꾸 줄어든다. 마흔 살, 쉰 살 생일이 지나면, 열다섯 살이나 스무 살 때에 비해 1년의 길이가 훌쩍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빨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신비한 현상. 한 시간과 하루의 길이가 옛날과 똑같은 것처럼 보이는데도 1년이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이제까지 이런 신비한 현상을 많은 사람들이 설명하고자 시도했다. 인생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은 시간에 대한 온갖 환상들 중 일부다. 시간의 길이와 속도는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다. 즉 우리의 시간감각의 핵심에는 기억이 있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반주 삼아 우리 내부의 시계에 맞춰 똑딱거리며 사라져간다. 시간과 기억에 관한 최근의 연구에서 학자들은 세 가지 메커니즘을 발견해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 망원경 효과telescopy다. 망원경을 통해 사물을 보면, 그 물체가 아주 선명하고 자세하게 보이기 때문에 그 물체까지의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때도 마치 망원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사건들이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거리가 축소되고, 그 사건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대중적 사건들을 실제보다 더 최근의 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 흉악범죄의 죄인이 최근 석방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 사람들은 “아니, 형기가 벌써 끝났단 말이야? 그럼 그 사건 이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둘째, 회상 효과reminiscence effect다. 일반적으로 어떤 단어를 제시하고 그것에서 연상되는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가장 최근의 기억이 제일 많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즉, 더 어린 시절에 관한) 기억은 급격히 줄어드는 그래프를 보인다. 이것이 이른바 정상적인 ‘망각곡선’이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해보면, 전체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만, 유독 20세를 전후로 한 약 10년간의 시기에 기억의 양이 불록 솟아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노인들의 회상에서 특히 이 시기에 기억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가리켜 회상 효과라고 한다. 사람들은 기억 속의 사건이 일어난 날짜를 알아내려 할 때 자기만의 어떤 시간의 표식을 사용한다. “내가 P의 밑에서 일하고 있을 때” “내가 Q에 살고 있을 때” 식으로 말이다. 따라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스무 살 때 일을 더 쉽게 기억해내는 현상, 즉 회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그 시기에 적용할 수 있는 시간의 표식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처음으로 ……했을 때” “내가 처음으로 ……을 시작했을 때” 등이 모두 이 시기의 전형적인 시간의 표식들이다. 그리고 이처럼 어떤 시기를 회고하면서 많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다면 기억을 별로 떠올릴 수 없는 시기보다 그 시기가 더 길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중년 이후에는 시간의 표식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억 속에 빈틈이 생기면서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셋째, 생리적 시계다. 우리 몸속에서는 수십 가지의 생리적 시계들이 똑딱거리고 있다. 호흡, 혈압, 맥박, 호르몬 방출, 세포분열, 수면, 신진대사, 체온. 이들은 모두 고유한 주기를 갖고 있으며, 우리 삶에 리듬과 박자를 부여해준다. 체내의 모든 시계를 통제하는 주인 역할을 하는 것은 시상하부 교차상핵SCN이다. 만약 SCN에 문제가 생기면 체내의 모든 시계가 고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SCN의 세포 수가 감소하고, 그것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시간감각에 중대한 문제가 일어난다. 미국의 신경학자인 맹건Mangan은 노인들에게 하나, 둘, 셋 이렇게 세는 방식으로 3분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추정해보라는 실험을 했다. 젊은이들은 3초밖에 오차가 나지 않는 반면, 노인들은 평균 40초나 더 경과했다. 무언가 다른 일에 몰두하게 하면서 똑같은 실험을 하자, 노인들은 거의 2분에 가까운 시간이 더 흐른 뒤에야 비로소 3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으면 사람은 느리게 가는 시계로 변해버리는 것 같다. 전체적인 속도가 그냥 느려지는 것이다. 젊은이의 생체시계는 대개 노인의 생체시계보다 빨리 움직인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만 나이를 먹으면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짧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현실 속의 시간을 헤아릴 때, 무의식적으로 생리적 시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간, 즉 시계에 표시되는 시간은 계곡을 흐르는 강물처럼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 인생의 초입에 서 있는 사람은 강물보다 빠른 속도로 강둑을 달릴 수 있다. 중년에 이르면 속도가 조금 느려지기는 하지만, 아직 강물과 보조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러 몸이 지쳐버리면 강물의 속도보다 뒤처지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제자리에 서서 강둑에 드러누워 버리지만, 강물은 한결같은 속도로 계속 흘러간다.” 데자뷰는 왜 일어나는가 “우리 모두 가끔 우리를 덮치는 이런 느낌을 경험한다. 우리가 오래전에 지금과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한 적이 있다는 느낌. 아주 오래전에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물건들, 똑같은 상황들에 둘러싸인 적이 있다는 느낌. 마치 갑자기 기억이 난 것처럼,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 확실히 알고 있다는 느낌.” 디킨스는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입을 통해 데자뷰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는 데자뷰의 정체에 대해서는 무수한 가설이 있었다. 전생의 기억이라거나 우리 삶이 똑같은 형태로 한없이 반복된다는 증거라는 의문을 더하는 주장들이 있는가 하면, 꿈속에서나 그밖에 과거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데자뷰 현상을 우리가 불러낼 수 있는 방어기제 중 하나로 보는 정신분석학적 해석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비교적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견해들이다. 첫째, ‘이중 이미지’ 가설. 우리 뇌의 두 개의 반구는 서로 번갈아가며 활동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좌반구와 우반구는 세심한 조화 속에서 번갈아가며 활동하기 때문에 감각기관에서 받아들이는 정보가 모두 통합적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한쪽 반구가 활동을 멈추기도 전에 다른 쪽 반구가 활동을 시작하면 일종의 ‘이중 이미지’가 나타난다. 눈앞에 보이는 장면 속에서 먼저 활동하던 반구의 희미해져가는 이미지가 계속 깜박거리는 것이다. 따라서 마치 이 장면을 두 번째로 경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똑같은 장면에 대한 데자뷰는 결코 한 번 더(즉 세 번째로)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뇌의 반구는 2개이지 3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헤이만스Gerard Heymans의 가설. 그는 최초로 데자뷰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데자뷰, 탈개인화(데자뷰와 반대로 낯익은 것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 단어 소외 현상(친숙한 단어가 갑자기 아무 의미 없는 소리로 느껴지는 것)이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데자뷰는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는 바람에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정보와 관련된 연상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서 현실이 어렴풋한 기억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단어 소외는 어떤 단어와 의미론적 기억이 연상을 통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단어가 그냥 소리로만 인식되는 것이다. 탈개인화는 연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서 단어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친숙한 느낌을 잃어버리는 현상이다. 셋째, 1930년대에 캐나다의 신경학자인 와일더 펜필드Wilder Penfield는 간질 환자들의 측두엽의 특정 부위를 전극으로 약하게 자극하면 시간 지각이나 기억과 관련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환자들은 전에 같은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느낌을 받거나(데자뷰) 순간적으로 전혀 낯선 환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탈개인화). 데자뷰는 편도체, 해마, 측두엽의 일부가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신경회로에서 발생한다. 측두엽은 현재의 경험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해서 그 결과를 해마에 전달한다. 그러나 전기 자극에 의해서든 간질 발작에 의해서든 해마가 동시에 활성화되면, 해마는 새로 들어오는 정보를 기억으로 해석한다. 그 기억이 ‘언제’의 것인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빠져 있지만(그것이 진짜 기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뇌가 처리하고 있는 모든 정보가 한데 합쳐져서 환자는 지금의 경험이 친숙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친숙하다는 느낌은 해마와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환자는 곧 종말이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측두엽의 활동 부위가 조금만 달라져도 해마와 편도체가 현재의 상황에서 연상되는 친숙함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을 완전히 낯설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물에 빠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 가까스로 생존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이제 죽는구나 하고 생각한 그 짧은 순간, 자신의 인생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죽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파노라마 기억panoramic memory이다. 수많은 생각들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과거의 일들이 눈앞에 나타나고, 너무나 평화로운 기분이 드는 이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자들을 조사한 결과 파노라마 기억의 공통된 특징을 찾아냈다. 파노라마 기억은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경험이었다.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이미지들은 선명하고 자세했다. 모두들 자신이 ‘바깥’에 있는 구경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지들이 나타나는 속도에 자신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홀린 듯이, 그러나 수동적으로 그 이미지들을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기분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어렸을 때의 기억들이 많이 떠올랐고, 사람들이 눈앞에 전개되는 이미지의 일부로 자신을 인식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까지의 뇌의 생화학적 연구와 간질 연구, 해마의 활동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런 파노라마 기억의 메커니즘을 설명해주는 이론을 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충격과 경악을 처음 경험하는 순간 대량의 아드레날린이 방출된다. 뇌는 극단적으로 활성화되며, 여러 가지 생각과 반응들이 빠른 속도로 연달아 나타난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길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 통증, 산소부족 등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로 인해 엔도르핀이 생산된다. 그 덕분에 통증이 완화되고, 감각기관이 둔감해지며, 본능적인 공포로 인한 정신적 동요 대신 차분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처럼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과정에서 기억 및 시간인식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해마, 편도체, 그리고 측두엽의 다른 부분들에 있는 뉴런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면서 일련의 이미지들이 아무렇게나 조합되어 의식 속에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나게 된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이 이미지들을 지켜보는 사람이 망연자실한 상태이거나 완전히 행복감에 도취해서 모든 것을 온화하고 고요하게 바라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런 이미지들을 보면서 마침내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잃지 않는 경우에는 통증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이미지들은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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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시간은 흐른다. | re**370 | 2007.04.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처음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한번쯤 의문을 가져 보았을 질문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을 해주...

    처음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한번쯤 의문을 가져 보았을 질문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을 해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우리의 고민을 다 해결해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이론들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오묘하기 그지없는 인간의기억과 심리상태를 알아보고자 한다는 데서 매우 흥미롭다.

    처음 읽기 시작한 부분부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귀가 있었다.

    "기억은 마음 내키는 곳에 드러눕는 개와 같다'

    어찌나 기억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해주었는지 다시 읽어봐도 마음에 와 닿는다.

    정말 꼭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바람결에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려 희미한 영상만 남게 하고, 이 일은 정말 내 기억 속에서 싸악 지우고 싶었던 순간들은 어찌나 세세하게 잘 기억하는 지, 기억과 마음이 다 미울 정도이다.

    기억은 이렇듯 우리를, 나를 애태우는 장치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기억상실증에서 시작해 거의 기억상실증으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또한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은 길게 기억하면서 노년으로 갈 수록 시간은 한없이 빠르고 짧게 느낀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역시 요즘 시간이 왜 이리 빨리 흘러가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점차 반복되는 일상이 나를 노화시키는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음이다.

    그리하여 삶에는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필요하다고 한다.

    운동을 새로이 시작하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워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11장에 리히르트 바그너와 안나 바그너 ; 45년의 결혼생활  역시 흥미로웠는데 베를린에서 살았던 바그너 부부는 1900년에 결혼식을 올린 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기들의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로 보냈다.

    그 자료가 보관되어 책으로 엮이게 되어 우리가 보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들을 보면 매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인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부부의 노화되는 모습, 생활정도, 건강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짠해졌다.

    몇년전부터 사진 찍기를 일단 거부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나이 들어가는 내 모습이 낯설고 보기 싫어서였다.

    허나 바그너 부부의 사진들을 보니 이제부터라도 매년 세월따라 변해가는 나의 모습을 저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전히 나만의 자료가 될테이니까...

    이 밖에도 풍부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져 있는 책이라 간만에 아주 맘에 든다.

    최초의 기억들, 냄새와 기억, 사방증후군, 회상, 데자뷰 현상, 망각 등등 1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의 장도 놓치기 아쉬울 정도로 좋은 책을 만났다.

    어렵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맛깔스럽게 엮인 인문학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주저없이 권하고 싶다.

     

     

  • 기억에 대하여 | mi**u | 2006.08.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시간, 세계, 기억. 이런 단어는 어린 시절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했던 주제였고, 여러가지 논문이나 책이란 것이...
     

    시간, 세계, 기억. 이런 단어는 어린 시절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했던 주제였고, 여러가지 논문이나 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던 그 시절에 나름대로 빈약한 논리와 추리로 여러가지 가설을 세워보려 애썼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곧 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복잡한 일들에 정신이 휘말려 언젠가부터 그런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 사라졌던 것 같다.

     

    무작정 '그러게, 왜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지?' 라는 호기심에 들춰본 이 책은 기억과 회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자체가 내게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사실이 왠지 재밌다. 어릴 시절 처음으로 떠오르는 추억. 그것이 대부분 시각적 이미지로 구성된다는 구절을 읽는 순간 벼락처럼 내 머릿속을 후려치는 이미지 하나. 밤에 잠들기 전 무서운 생각이 들 때면 늘 떠오르는 주름이 많은 마녀의 영상이 있다. 영문도 모르고 그 영상을 쫓기 위해 눈을 뜨고 있어야 했었는데.. 그 추억이 문득 예전 엄마가 설명해주던 어린시절의 내 모습과 겹쳐진다.

    "너 업고 마당에 있을때 옆집 할머니가 곁에 오시기만하면 자지러지게 울었단다. 그러면 할머니가 '너도 늙은것은 보기 싫으냐..' 라고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

    지금껏 연관시키지 않았던 두 개의 기억. 그 옆집 할머니를 보고 울었던 기억은 내게 없다. 하지만 사실은... 어릴 때 무서워했던 그 영상은 옆집 할머니였을까?

     

    생애 최초로 떠오르는 기억, 데자뷰 등과 같이 흔히 왜 그럴까 라고 호기심을 떠올릴 수 있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 이런 기억과 관련된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한 재밌는 사례와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대해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너무 연구에 치중해서 모르는 용어를 나열하지도 않고, 흥미 위주로 사례만 늘어놓아 결국 남는 게 없는 책과도 달랐다.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지적으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 하지만 제목은 상업적으로는 100점, 언어영역 적으로는 빵점이랄까? 정작 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한 챕터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챕터들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엉뚱한 기대를 품게 해서 읽고 난 다음에 아쉬움을 남긴달까?

     

    [기억에 대하여] 라는 심심한 제목을 붙여주고 싶다는 사소한 충동을 갈무리하며 책을 덮었다. 하긴.. 그런 제목이었다면 이 책을 읽지도 않았을 확률이 크겠지?

  • 지루한 시험기간,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시계 바늘이 '째깍' 소리를...
    지루한 시험기간,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시계 바늘이 '째깍'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간격은 고정되어 있건만, 그 고정된 시간이 때론 고무줄처럼 늘어나기도 하고 또 때론 아쉬움에 입맛을 다셔야만 할 정도로 줄어들기만 하는 까닭은 왜일까?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10대에게 있어서 인생의 속도는 시속 10km/h 이고, 20대에게는 20km/h,... 이런 식으로 인생의 속도는 빨라진다던... 시간을 둘러싼 많은 의문들을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어 집어든 이 책에서는 시간 그 이상의 심오함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인간의 뇌처럼 견고하면서도 허술(?)한 존재도 아마 없으리라. 의학이 발달하고 이제는 뇌의 어느 부분이 무엇을 담당하는지, 어디에 이상이 생기면 어딜 어떻게 치료해 주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뇌는 복잡하기만 하다. 왜 특정 장애가 발생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인간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을 돌리며 문장을 적어나가는 나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 나의 뇌이지만, 고도의 사고력을 지닌 듯하면서도 가끔씩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유치한 실수를 하는 것 역시 나의 뇌이다. 숱한 지난 경험들을 차곡차곡 저장했지만, 막상 현실에서 뚜껑을 열어보았을 때 그 선명도는 현저히 떨어지다 못해 때론 정말 잊고 싶지 않았던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제발 잊었으면 싶은 것만을 취사선택한 것 역시 나의 뇌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뇌에 대한 것이 아닐까? 지능이 낮고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듯한 사람들에게 허락된 단 한 가지의 재주 역시 뇌로부터 야기된 것이고, '데자뷰'라 불리는 현상을 둘러싼 의문 역시 뇌의 작용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그 신비감을 잃을 테니 말이다. 모든 일을 기억하되, 순차적으로 기억토록 명령하는 것도, 특정 기억에 대해서 유독 지독할 정도로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역시 뇌가 아닐지... 어린 시절, 모든 것은 처음 경험하는 낯선 것이기에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은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듯 느껴진다는 이야기. 그것은 뇌의 착각일까 아니면 새로운 것을 보다 많이 접해 인간 세상에 빨리 적응하라는 뇌의 배려일까?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어떠한 신체적, 물리적 충격보다도 강하게 다가온다는 환희의 빛, 죽음마저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던 그 순간은 마지막까지도 자아를 보호하려는 뇌의 본능일까 아니면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이 그제서야 뇌의 상실된 통제력을 뚫고 발현된 것일까? 사진 속 비슷비슷한 표정을 하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남자와 여자, 그들을 통해 내가 느끼는 시간의 의미가 이미 오래 전 고인이 되어버린 사진 속 인물들에게도 같은 의미였을지, 이미 노인이 되어버린 화가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면서 굳이 지금 아닌 과거, 젊었던 어느 시절을 선택했던 까닭은 무엇일지 그리고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은 그토록 길기만 했을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는 독서의 과정은 실로 많은 시간을 내게 요했다. 그만큼 심오하고도 난해한, 뇌에 대해 그리고 시간에 대해 묻는 작업은 인간의 삶 전체에 대해 묻는 작업과 같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나의 시간은 앞으로 어떠한 속도로 흘러갈 것인지 혹은 나의 뇌가 그 시간의 속도를 어떻게 인지할 것인지... 시간 속에서 뇌를 가지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어쩌면 영원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으리라. 또 다시 아침이 시작했다. 오늘은 어떤 속도로 하루를 살게 될까? 그 속도가 빠름 혹은 느림이 되었건 간에, 그 순간들을 내 소중한 기억들로 채우는 것만은 나의 몫이길... 아무리 시간이 빠르거나 혹은 느릴지라도, 결국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인간, 즉 우리 자신일테니 말이다.
  •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지긋하게 연세 드신 할아버지들이나 중년의 아저씨들이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오곤 했었...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지긋하게 연세 드신 할아버지들이나 중년의 아저씨들이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오곤 했었다. “그 책 어디서 샀어요?”, “나도 그 책 사고 싶었는데... 내용이 어때요?”또는“아가씨, 젊은 나이에 일찍부터 준비 잘 하는군”.... 그 분들은 아마도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삶의 지침서와 같은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따라서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도 많을 테니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정말 나이와 시간의 흐름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흘러가는 청춘이 아쉬워서 그렇다고도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학사 교수답게 그 원인을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는 우리의 기억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에른스트 윙거, 윌리엄 제임스, 장 마리 귀요, 프루스트 등이 남긴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대한 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우리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따라 시간은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간을 인식하는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 째가 망원경 효과, 둘 째가 회상 효과, 셋 째가 생리적 시계의 리듬과 관련된 현상이다. 과거를 돌아 볼 때 커다란 화제가 되었거나 강렬한 경험으로 기억되는 일들은 마치 망원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사건들이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거리가 축소되고, 그 사건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망원경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면 수많은 희생자를 낸 쓰나미 사건이 일어난 것이 그리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데, 2004년 12월에 일어났다고 하면“벌써 그렇게 되었어?”라고 반응하는 식이다. 회상효과는 과거 어느 때를 돌아볼 때 그 시기를 근접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표시해주는 기준점(콘웨이) 또는 이정표(슘)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A가 우리랑 같이 일하고 있었을 때니까 그 사건은 1993년 이후에 일어났어. 하지만 이웃집 사람들이 이사 가지 않았을 때니까 1995년 전 일일거야. 하지만 Z가 아직 집에 살고 있을 때니까 1994년 9월 이후일거야. 하지만 그날은 아주 화창한 가을날이었어. 그러니까 1994년 10월 무렵일거야. 그래, 맞아. 우리가 가을 휴가를 떠나기 전날 그 일이 일어났어”이런 식으로 기준이 되어주는 표식들 때문에 시간의 축을 오가며 범위를 좁혀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어떤 시기를 떠올렸을 때 기억이 많은 사람들일 수록 그 시기가 더 길게 느껴진다. 그러므로 생애 최초의 경험, 기억할 만한 사건들이 많은 젊은 사람들일수록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중년이후에는 시간의 표식이 줄어들어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요인들에 대해서는 1930년대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미국의 심리학자 호글런드는 체온의 변화에 따라서도 시간이 빠르거나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체온뿐만 아니라, 호흡, 혈압, 맥박, 호르몬 방출, 세포분열, 수면, 신진대사 등도 시간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시계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움직임도 느려지면서 이러한 생리적 시계들도 느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빨라진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이 세 가지 현상 중 시간을 인식하는 우리의 기억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것은 회상효과와 생리적 시계의 리듬이라고 한다. 결국, 시간은 단 한 번도 그 흐름의 속도를 바꾼 적이 없는데, 우리의 기억이 그것을 다르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나이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것처럼, 인간의 정신은 때에 따라 상황을 왜곡하거나, 저장해 두었던 정보를 잘 못 꺼내주거나,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데자뷰 현상이나 파노라마 현상, 회상, 망각 등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어떻게? 왜?’라는 의문이 생겼던 기억에 대한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는 마냥 신비롭기만 하던 정신 현상들이 조리 있게 설명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으며, 기억의 불완전함, 어설픔 같은 것이 느껴져서 재미있기도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통제 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인식의 기능들을 통해 다시 한번 인간을 창조한 신의 섭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다. 특히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파노라마 현상이 충격적인 상황에서 공황상태와 정신의 분열로부터 의식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윈슬로의 이론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더욱 그랬다. 이렇듯 지금까지 심리학, 신경학, 정신의학, 생물학, 생리학, 철학과 문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정신을 다룬 글들은 많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겠지만, 신의 영역에 속하는 이 부분을 완벽하게 해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적 탐구는 계속 되고 있을 것이며, 머지않은 미래엔 지금보다 더 많은 인간의 생명, 정신에 대한 수수께끼의 해답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세월 참 빠르네~~~" 누구나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학...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세월 참 빠르네~~~" 누구나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학교 다닐 때까 엊그제 같은데..." 등등. 나이 들수록 시간은 왜 빨리 흐를까? 이 책을 보는 순간 궁금해 졌다. 그래서 냉큼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하게 왜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지 설명한 책이 아니라 심리학에 대한 이해와 사람들의 두뇌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과 실험을 소개하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제공된다. 난 그 중에 반 덴 힐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자서전을 썼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자서전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서전을 통해 그 당시 나의 심리 상태와 감정의 기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사람들에게 특정 시간을 가르쳐 주고 그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해보라고 하면 20대 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기억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또 대부분의 사람은 언어 능력을 구사하기 이전의 기억은 거의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이 책에서 소개는 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어려운 부분이 우리 사람의 심리엔 참 많은 것 같다. 단지 현상이 이렇다는 정도만 알 수 있다. 그럼 왜 시간은 나이 들수록 빨리 흐르는 것 처럼느낄까? 이것에 대한 대답도 어디까지나 이론이나 학설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수긍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일단 망원경 효과라는 것이 있다. 망원경은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볼 수 있다. 사람의 기억도 망원경 효과가 있어 오래전 일을 마치 얼마전에 일어 났던 것 처럼 기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해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실제 사건이 발생한 시점보다 늦은 시기을 답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 밖에 회상효과 등 다른 이유에서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사람의 심리와 기억, 추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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