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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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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34976594
ISBN-13 : 9788934976592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리처드 도킨스 | 역자 김명남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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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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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61202, 판형 153x220, 쪽수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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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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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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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냉철하지만 더 없이 다정한 위대한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회고록 뜨거운 논쟁과 명료한 논쟁이 아이콘이자 우리 사회의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은 그의 첫 회고록이다.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기,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 과정과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 교육, 그의 과학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스승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는 언제부터 회의주의자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했는지, 그가 생물학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권에서는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도킨스의 어린 시절, 옥스퍼드 시절 이야기, 개성 있는 여러 조상들, 매력적인 부모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보냈던 목가적인 유년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옥스퍼드 펠로이자 강사로 경력을 쌓던 그가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은 것은 1973년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연구를 중단하게 되면서이다.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였다. 유전자를 두고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생물학계에 파란을 일으켰으며 진화의 단위로서 고안했던 ‘밈’도 우리 문화에 중요한 개념으로 살아남게 되었다.

저자소개

저자 : 리처드 도킨스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1941년 케냐 나이로비 출생,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2008년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에서 은퇴했고, 이후에도 뉴 칼리지의 펠로로 남아 있다. 왕립학회 회원이자 왕립문학원 회원이다. 왕립문학원상(1987), 왕립학회 마이클 패러데이 상(1990), 인간과학에서의 업적에 수여하는 국제 코스모스 상(1997), 키슬러 상(2001), 셰익스피어 상(2005), 과학에 대한 저술에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 상(2006), 영국 갤럭시 도서상 올해의 작가상(2007), 데슈너 상(2007),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니렌버그 상(2009) 등 수많은 상과 명예학위를 받았다.
대표작인 ≪이기적 유전자≫는 1976년 출간 이후 30년 넘게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세기의 문제작이며, 출간과 동시에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몰고 온 ≪만들어진 신≫(2006)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확장된 표현형≫(1982), ≪눈먼 시계공≫(1993), ≪에덴의 강≫(1995),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1996), ≪무지개를 풀며≫(1999), ≪악마의 사도≫(2003), ≪조상 이야기≫(2004), ≪지상 최대의 쇼≫(2009),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2011) 등이 있다.
2012년, 스리랑카에서 물고기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도킨스가 진화과학의 대중적 이해에 공헌한 바를 기려 새로운 어류 속명을 ‘도킨시아’라고 지었다. 2013년에는 <프로스펙트>지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지성을 뽑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역자 : 김명남
역자 김명남은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그 밖의 옮긴 책으로 ≪지상 최대의 쇼≫≪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특이점이 온다≫≪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등이 있다.

목차

1. 유전자와 피스헬멧
2. 케냐의 군인 가족
3. 호수의 나라
4. 산속의 독수리 학교
5. 아프리카여, 안녕
6. 솔즈베리의 뾰족탑 아래
7. 영국의 여름은 끝이 났으니
8. 네네강 옆 뾰족탑
9. 꿈꾸는 뾰족탑
10. 업계에 입문하다
11. 서해안, 꿈의 시절
12. 컴퓨터 집착기
13. 행동의 문법
14. 불멸의 유전자
15. 지난 길을 돌아보며

책 속으로

요컨대 나는 엘비스를 숭배했고, 특정 종교와는 무관한 창조자로서의 신을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집이 있는 치핑 노턴 마을에서 가게 앞을 지나다가 <나는 믿습니다>라는 노래가 수록된 앨범 <계곡의 평화>가 나온 것을 보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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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나는 엘비스를 숭배했고, 특정 종교와는 무관한 창조자로서의 신을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집이 있는 치핑 노턴 마을에서 가게 앞을 지나다가 <나는 믿습니다>라는 노래가 수록된 앨범 <계곡의 평화>가 나온 것을 보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졌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엘비스가 신을 믿다니! 나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흥분해, 가게로 뛰어들어가 음반을 샀다. 서둘러 집으로 가 재킷에서 음반을 꺼내고 턴테이블에 걸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들었다. 왜 아니겠는가. 내 영웅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볼 때마다 믿음이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는데. 내 정서도 정확히 그렇지 않은가! 그것은 하늘이 보낸 신호였다. 엘비스가 신을 믿는다는 사실이 왜 놀랍게 느껴졌는지 지금은 이해가 안 된다. 엘비스는 변변히 교육받지 못한 미국 남부 노동자 집안 출신이었다. 그가 어떻게 신을 믿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놀랐다. 그리고 엘비스가 뜻밖의 이 음반으로 내게 개인적으로 말을 건 것이라고 반쯤 믿어버렸다. 엘비스는 내게 창조자 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평생을 바치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아버지처럼 생물학자가 된다면, 그 일에 특별히 적합할 것이었다. 그러니 그것이 내 천직 같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신이나 다름없는 엘비스가 소명을 전달하지 않았는가.
_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192쪽

내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자. 내가 졸업 후에 무얼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때로 돌아가자.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보다는 옥스퍼드에 남아서 학위를 따고 싶다는 생각이 점차 짙어졌다. 학위를 딴 뒤에는 어떻게 할지, 정확히 무슨 연구를 하고 싶은지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피터 브루넷은 생화학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나는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여 관련 문헌을 공부했지만, 그다지 열의는 없었다. 그러던 중 니코 틴베르헌에게 동물 행동을 주제로 개인 지도를 받게 되었고, 그 순간 내 인생이 바뀌었다. 내가 정말로 씨름해볼 만한 주제가 여기 있었다. 그것은 철학적 함의를 지닌 주제였다. 니코도 내게 좋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학기 말에 칼리지에 제출한 평가서에서 니코는 지금까지 자신이 지도한 대학생들 중 내가 최고라고 썼다. 니코가 대학생 튜터 역할은 많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평가를 조금은 무색하게 만들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사기가 올랐고, 급기야 그에게 연구학생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으며, 그는 좋다고 했다. 그것은 당시는 물론이고 이후에도 생각할 때마다 기쁜 일이었다. 덕분에 적어도 향후 3년 동안 내 미래는 보장되었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사실은 평생이 보장된 셈이었다.
_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225쪽

내 책은 잘못된 집단선택 이론이 아니라 엄밀한 자연선택 이론에 기초할 것이었다. 아드리와 로렌츠, 그리고 당시 많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들이 끼친 피해를?다큐멘터리들이 이 오류를 하도 널리 퍼뜨렸기 때문에,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는 집단선택의 오류를 ‘BBC의 정리’라고 불렀다?바로잡는 것이 내 야심이었다.
나는 진화적 낙천주의와 집단선택의 오류에 익숙했다. 대학생 때 매주 에세이를 쓰면서 접했기 때문이다. 대학생이었던 나 또한 자연선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종의 생존이라고 보는 그릇된 시각을 내 글 여기저기에서 표출했었다(튜터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침내 ≪이기적 유전자≫를 쓸 때, 나는 그런 상황을 일신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내 책이 아드리의 책만큼 훌륭하게 씌어져야 하고 로렌츠의 책만큼 많이 팔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조금은 기가 죽었다. 나는 농담 삼아 집필 중인 책을 ‘내 베스트셀러’라고 불렀다. 정말 그렇게 되리라고 믿은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조차 반어적이라고 느끼는 표현으로 무모한 야심을 드러내본 것뿐이었다.
_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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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소개 “우리가 도킨스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지성, 통찰, 명료한 사고, 문학성, 간간이 도발적인 발언까지.” _스켑티컬 인콰이어러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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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가 도킨스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지성, 통찰, 명료한 사고, 문학성, 간간이 도발적인 발언까지.” _스켑티컬 인콰이어러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 아프리카에서 보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의 교육, 과학 인생에 결정적 여행을 끼친 전설적인 스승들, 과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저작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그 운명적 사건에 대하여.
도킨스는 언제부터 회의주의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는가? 그가 생물학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출판사 리뷰

1.
뜨거운 논쟁과 명료한 논증의 아이콘,
지적으로 냉철하지만 인간적으로 더없이 다정한 한 위대한 과학자의
생동감 넘치는 회고록!


‘똑똑하고, 열정적이고, 명료하고, 무례한’ 논쟁의 대명사이자,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첫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생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을 모르지 않을 것이고, 도킨스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이기적 유전자≫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처음 알려준 이 책은 출간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수많은 학자와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인생을 바꿔놓은 책’으로 회자되며 20세기 최고의 과학서로 평가받는다. 또한 2006년에 출간된 ≪만들어진 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생물학자이자 회의주의자, 시대의 문화와 대화를 바꾼 세기적 과학자로 평가받는 그이지만, 의외로 이 두 권의 책 외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그는 어떻게 생물학자가 되었을까? 이기적 유전자 관점을 제안한 것 외에 그가 과학계에 기여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을까? 나아가 사생활에서 그는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좀 더 개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도킨스의 첫 회고록이다.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편은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그리고 생물학계에 일대 지진을 일으킨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목가적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의 교육, 그의 과학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스승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2권 ‘나의 과학 인생’ 편은 ≪이기적 유전자≫ 출간 이후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생물학자가 된 인생 후반부를 다룬다.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들, 그의 인생을 수놓은 유명 과학자와 학자들, 탁월한 저서들과 그 저서를 관통하는 위대한 과학적 통찰과 해설,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의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담겼다.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그의 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더없이 다정하고 인간적인 이 자서전이 조금 낯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태연하게 말했듯이, 자서전에서 감상적인 말을 할 수 없다면 대체 어디서 하겠는가. 깊은 재치와 넓은 박식함, 시적이지만 결코 정확성을 잃지 않는 문장,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얻는 영감과 기쁨, 신랄한 유머와 재치, 모든 것이 이 두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도킨스의 일대기와 주요한 사건을 포착한 풍부한 컬러 화보가 최초로 공개된다.

2.
“나는 왜 생물학자가 되었는가?”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


도킨스는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에서 그동안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 지적으로 깨어나는 시기였던 옥스퍼드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성 있는 여러 조상들, 매력적인 부모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보냈던 목가적인 유년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사람들은 내게 아프리카에서 유년기를 보낸 경험이 생물학자가 되는 데 도움 되었느냐고 묻곤 한다. 그에 대한 답이 ‘아니다’임을 말해주는 증거는 전갈 사건만이 아니다. 같은 결론을 시사하는 사건이 또 있었는데, 털어놓기 좀 창피한 이야기다. 월터 부인의 집에서 살 때, 그 근처에서 사자떼가 사냥에 성공했다. 온 동네가 다 함께 구경 가자는 제안이 나와서, 우리는 사파이리 차로 현장에서 10미터까지 접근했다. 사자들은 먹이를 갉아먹고 있거나, 벌써 배불리 먹었다는 듯이 늘어져 있었다. 어른들은 흥분과 경이감에 빠져서 꼼짝 않고 좌석에 앉아 구경했다. 그러나 어머니에 따르면, 윌리엄 월터와 나는 장난감 자동차에 홀딱 빠져 차 바닥에 엎드린 채 부릉 부릉 앞뒤로 움직이면서 놀기만 했다. 어른들이 몇 번이나 흥미를 끌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우리는 사자에게는 추호도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_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60쪽

기숙학교를 다닐 때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반에서 거의 종교적인 체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교 예배당에서 기도 시간에 무릎 꿇기를 거부함으로써 회의주의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간간이 자극이 되는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그의 지적 호기심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 것은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였다.
1959년, 옥스퍼드에 들어간 도킨스는 동물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있던 몇몇 전설적인 스승들과 뛰어난 튜터 제도를 경험했다. 도킨스는 바로 그 독특한 교육 제도가 자신을 지적으로 일깨웠다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적 가르침을 안기기보다는, 그들 스스로가 엄밀한 질문을 던지고 도서관에서 최신 자료를 뒤짐으로써 몸소 학자가 되어보도록 장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과서만 파고들지 않았다. 도서관에 가서 옛날 책들과 새 책들을 살펴보았다. 연구자들의 논문을 추적했다. 그래서 결국 그 주제에 관해서는 일주일 만에 가능한 한 최대한의 수준으로 거의 세계적 권위자에 가깝게 통달했다(요즘이라면 이런 작업을 대부분 인터넷으로 할 것이다). 주 단위로 진행된 개인 지도 덕분에, 우리는 불가사리의 수관계에 대해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주제든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동안 나는 불가사리의 수관계와 함께 먹고 자고 꿈꿨다. 감은 눈 뒤에서 관족들이 행진했고, 차극이라고 불리는 수력학적 구조들이 꿈틀거렸고, 꾸벅꾸벅 조는 내 뇌 속에서 바닷물이 맥동했다. 보고서 작성은 카타르시스였고, 튜터의 격려는 일주일의 노력에 대한 충분한 이유였다. 그리고 다음 주가 되면 새로운 주제가 왔다. 도서관에서 수집해야 할 새로운 이미지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우리는 정말로 교육받았다…. _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214쪽

옥스퍼드의 펠로이자 강사로서 경력을 쌓던 그가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은 것은 1973년이었다. 심각한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한동안 끊기는 바람에 컴퓨터를 쓰는 연구를 잠시 중단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자연선택을 오해한 ‘집단선택’ 개념이 널리 퍼진 데 대해 자극받은 것, 그리고 윌리엄 해밀턴, 로버트 트리버스, 존 메이너드 스미스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계기였다. 그는 농담으로 그 책을 “내 베스트셀러”라고 불렀다. 물론 그것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였다.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를 중심에 두고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생물학계에 일대 지진을 일으켰으며, 문화적 진화의 단위로서 고안했던 용어 ‘밈’도 우리 문화에 중요한 개념으로 살아남았다.
도킨스의 개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이 첫 번째 회고록은 진화생물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신론자인 그가 회고한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또한 많은 사람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는 책을 쓰기까지의 사연을 최초로 소개한다.

3.
“나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는가?”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열정 가득한 지적 모험들과 과학적 통찰,
‘무신론’의 경전이라 불리는 ≪만들어진 신≫에 대하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화려한 지적 인생을 깊이 파고든다. 그것은 과학, 문화, 종교에 대한 새로운 대화를 나서서 개시했던 삶이었으며, 또한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을 쓴 삶이었다.
“현재 살아 있는 최고의 논픽션 작가 중 한 명”(스티븐 핑커)이자 “프로 복서”(<네이처>)라고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에서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과 활동을 돌아본다. 기념비적 저작 ≪이기적 유전자≫ 출간 후 경험했던 여러 학문적 탐구 및 스타덤의 전당들을 되밟아보며, 그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학계, 출판계, 방송계를 풍자한다. 그러면서 더글러스 애덤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존 메이너드 스미스, 데임 미리엄 로스차일드, 네이선 미어볼드, 리처드 리키, 캐롤린 포르코, 필립 풀먼 등 그가 사귄 대단한 인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잔뜩 뿌려놓는다.

네이선 미르볼드가 우리집에 묵던 때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기술 책임자이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창의적인 괴짜로 꼽히는 그 유명한 인물 말이다. 수리물리를 전공한 네이선은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케임브리지로 옮겨서 스티븐 호킹에게 배웠다. 당시 호킹은 아직 간신히 말할 수 있었지만, 가까운 동료들만이 그 말을 알아들었기 때문에, 그런 이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위한 통역자 역할을 했다. 네이선은 까다로운 자격을 갖춘 자만이 가능했던 그 통역자들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유망한 장래성에 걸맞게, 지금은 최첨단 기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상가가 되었다. 아무튼 그래서 나와 랄라는 마침 레드먼드와 벨린다의 초대를 받자 손님이 묵고 있다고 말했고, 호의 넘치는 그들은 언제나처럼 손님도 데려오라고 말했다.
네이선은 나서서 대화를 독점하기에는 너무 예의 바른 사람이다. 아마 긴 탁자에서 그의 곁에 앉았던 사람들이 그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대화가 끈 이론을 비롯한 현대 물리학의 심원한 영역에 대한 토론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문학계의 식자들은 홀려버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늘 그러듯이 옆 사람들과 아포리즘 같은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의 물결은 네이선의 자리에서 시작되어 식탁 반대편 끝까지 잦아들지 않고 퍼져나갔으며, 그날 저녁은 현대 물리학의 기묘함을 논하는 비공식 세미나로 둔갑했다. 그날의 손님들처럼 뛰어난 지성인들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는 으레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2쪽

도킨스는 자신이 실험실로부터 문화, 종교, 과학의 교차점으로 관심을 돌린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솔직하게 밝히며, 또한 이른바 “제3의 문화”라고 불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에서 주도적으로 활약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묘사한다.

내가 감히 바라는 것은,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시작으로 출간된 내 책들이 스티븐 호킹, 피터 앳킨스, 칼 세이건, 에드워드 O. 윌슨, 스티브 존스, 스티븐 제이 굴드, 스티븐 핑커, 리처드 포티, 로런스 크라우스, 대니얼 카너먼, 헬레나 크로닌, 대니얼 데닛, 브라이언 그린, 두 명의 M. 리들리(마크와 매트), 두 명의 션 캐럴(물리학자와 생물학자), 빅터 스텐저 등의 책과 더불어, 그리고 그 책들이 일으킨 비평가들과 언론인들의 웅성거림과 더불어, 우리 문화의 지형을 바꾸는 데 기여했기를 하는 것이다. 과학을 일반 대중에게 설명해주는 과학 저널리스트들의 일도 물론 훌륭하지만, 내가 말하는 책은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과학 전문가가 제 분야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해서 쓴 책, 그렇지만 일반 독자들도 어깨 너머로 함께 읽을 만한 문장으로 씌어진 책이다. 어쩌면 나도 그런 ‘제3의 문화’를 여는 데 한몫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3쪽

열 번째 책이자 “진실을 알리는 우렁찬 트럼펫 소리”(매트 리들리)와도 같았던 ≪만들어진 신≫ 출간 후, 도킨스는 지식인계의 스타에서 일약 유명인사에 다름없는 사상가로 도약하여 크리스토퍼 히친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과 더불어 무신론의 ‘네 기수’로 알려지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에서 독자는 ≪만들어진 신≫의 출간과 내용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에 대한 도킨스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만들어진 신≫에는 통계적 불가능성이라는 중심 논증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종교의 진화적 기원, 도덕성의 근원, 종교 경전의 문학적 가치, 종교에 의거한 아동 학대를 다룬 대목도 있다. 가끔 이 책을 성마르고 거친 비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유머 있고 인간적인 책이라고 여기고 싶다. 어떤 유머는 비아냥이고, 조롱에 가까운 것도 있으며, 그런 유머의 표적이 된 대상들이 부드러운 조롱과 혐오 발언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피터 메더워에게 배운 교훈 하나는 목표를 정확하게 겨냥한 풍자적 조롱은 저속한 욕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적 의도를 지닌 비판자들은 그 차이를 분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심지어 누군가는 나더러 투렛증후군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가 정말로 책을 읽었을 거라고는 믿기 어렵다. 아마도 그는 그냥 제 표현에 반했을 것이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564쪽

그뿐 아니다. 도킨스의 분주한 삶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던 탁월하고 영향력 있는 저서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그 책들을 잇는 주요한 과학 개념들을 살펴보고 그 기원을 알아볼 수도 있다. ≪확장된 표현형≫≪눈먼 시계공≫≪지상 최대의 쇼≫≪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등의 저작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탁월한 과학적 탐구, 인간과 생명에 대한 진정성 넘치는 도킨스의 사유가 풍부히 드러난다.

4.
과학의 경이로움과 위대함을 밝히기 위해 평생 달려온,
과학과 사랑에 빠진 멋진 인간의 멋진 회고담!
우리 시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현대 과학계에서 자신이 기여한 바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 있다면,
심지어 약간의 승리감마저 느껴도 좋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리처드 도킨스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서평을 위와 같이 밝히며, 도킨스가 현대 과학에 끼친 영향력에 찬사를 보냈다. 그렇다면 장장 두 권이나 되는 한 과학자의 자서전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
논쟁적이고 도발적인 문체에 익숙한,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다정하고 인간적인 도킨스의 또 다른 이면이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길 것이다.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도킨스의 생생한 글은 문학적으로도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과학이 선의와 다정함으로 북돋워질 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성취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한 과학자의 입을 통해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지만, 어쩐지 마음에서는 그가 영원히 청년으로 느껴졌다는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도킨스는 이제 일종의 아이콘이 되었다. 진화의 유전자 중심 관점을 상징하는 아이콘, 우리 시대 대중 과학서를 상징하는 아이콘, 회의주의와 무신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무릇 아이콘의 숙명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숭배와 조금은 억울한 비난을 둘 다 과하게 받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되고, 여러 오해와 실수가 영구히 박제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런 아이콘의 자리를 지킬 게 분명한 도킨스이기에, 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이 자서전이 너무 늦기 전에 출간된 건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우리에게는 만족스러운 일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첫 장으로 다시 돌아가며 끝을 맺는다. 도킨스는 뉴 칼리지에서 열린 자신의 일흔 번째 생일 축하 파티에서 100여 명의 동료 학자, 소설가, 방송인, 음악가, 출판인들을 앞에 두고 짧은 시 한 편을 읊으며 주마등처럼 스치는 일련의 장면들을 회상한다.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에서 나른하게 나는 큰 나비들과 함께 보낸 유년기, 솔향기 가득하던 짐바브웨 붐바산 속 기숙학교, 옥스퍼드의 첨탑들 사이에서 소녀들을 꿈꾸며 보낸 대학 시절, 과학에 대한 흥미와 과학만이 답할 수 있는 심오한 철학적 의문들에 대한 흥미가 싹텄던 시절, 첫 책 ≪이기적 유전자≫를 출간하던 때…. 그 순간을 회상하며 성경의 시편, 셰익스피어, 키츠를 패러디한 시의 구절구절은, 시대를 풍미한 한 위대한 학자의 순수하고 고귀한 과학관, 그리고 열정과 위트가 넘치는 인생관의 결정체, 바로 그것이었다.

죽음의 사신의 활 너머로 나는
경고의 사격을 날리겠다. 나는
인생의 심판이 내게 아웃을 선언하도록,
‘레그비포’나 ‘코트앤드볼드’를 선언하도록 놔두진 않겠다,
적어도 내가 정말로 늙어서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날까지는(우리가 알기로 어떤 여행자도
그로부터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 목적지에).
그 깔끔한 여관(매리엇 수준은 아니지만)
시간의 날개 달린 전차가 예고하는 그곳에.

아직은 내게 어두운 밤을 순순히 길들일 시간이 있다.
세상을 환히 밝힐 시간이 있다.
또 하나의 새 무지개를 풀어버릴 시간이 있다,
영원한 안식에 들기 전에.

책속으로 추가

어느 날 뉴 칼리지에서 점심을 먹을 때, 옥스퍼드의 이론물리학 교수 로저 엘리엇(지금은 경)이 내게 책을 쓴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어떤 책이냐고 물었다. 내가 시도하려는 바를 살짝 이야기했더니, 그가 흥미를 보였다. 알고 보니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대의원이었던 그는 고색창연한 그 출판사의 해당 분야 편집자 마이클 로저스에게 말을 넣었고, 마이클이 내게 작성된 부분을 보고 싶다고 청했다. 나는 그에게 원고를 보내줬다.
그리고 회오리바람이 불어 닥쳤다. 마이클이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전화에 대고 다짜고짜 외쳤다. “지금까지 잠도 못 자고 보내주신 원고를 다 읽었습니다. 제가 그 책을 꼭 내야 되겠습니다!” 그런 식의 설득에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 마이클은 내게 어울리는 타입의 편집자였다. 나는 계약서에 서명했고, 한층 다급한 마음으로 책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_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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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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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대단한 요행으로 여겨도 좋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항상 어려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대단한 요행으로 여겨도 좋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항상 어려웠다. 어떤 부분은 어려워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고 읽고 난 후에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만큼 과학에 대한 아름다움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관을 통해 종교를 비판하는 일은 어려운 일임을 느꼈다.
     
    이 책은 교수님의 책 중 가장 쉽고 재밌게 읽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자서전이라서가 아니라 소설 형식의 문체와 전개방식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숙사 생활을 했던 학창시절의 묘사는 헤르만 헤세의 '수래바퀴 아래서'를 떠올리게 했다. 함께 공부하고 부대끼며 자랐던 교우들과 학교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건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선생님들을 묘사하는 부분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자서전인지 문학작품인지 헷갈리게 했다.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생한 묘사와 이야기를 엮는 힘은 훌륭한 고전문학을 읽는 느낌을 갖게 한다. 평소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는 교수님의 엄청난 문학적 내공이 느껴졌다.
     
    조상, 유전자, DNA에 대한 설명을 하는 부분에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대단한 요행으로 여겨도 좋다."라는 말이 나온다. 힘들고 고달픈 인생이라도 내가 태어난 것은 엄청난 확률의 운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교수님은 항상 인간에 대한 희망과 따뜻한 시선을 갖고 계시는 분이다. 현재 집필중이라고 하신 책도 국내에 빠른 시일내에 발간되길 바란다.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1』 어느 과학자의 탄생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옮긴이: 김명남 펴낸이: 김강유 펴낸곳: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1

    어느 과학자의 탄생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옮긴이: 김명남

    펴낸이: 김강유

    펴낸곳: 김영사

     

    도킨스는 이제 일종의 아이콘이 되었다. 진화의 유전자 중심 관점을 상징하는 아이콘, 우리 시대 대중 과학사를 상징하는 아이콘, 회의주의와 무신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무릇 아이콘의 숙명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숭배와 조금은 억울한 비난을 둘 다 과하게 받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의도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되고, 여러 오해와 실수가 영구히 박제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런 아이콘의 자리를 지킬게 분명한 도킨스이기에, 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이 자서전이 너무 늦기 전에 출간된 건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우리에게는 만족스러운 일이다. (옮긴이의 말)

     

    리처드 도킨스. 현존하는 몇 되지 않는 과학계의 석학 중의 한 사람이라 불리는 그를 알게 된건 몇 년되지 않는다. 그동안 과학에 관심을 갖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진화론에 대한 확실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윈으로부터 시작된 진화론에 대한 과학계의 최신 동향도 알지 못할 뿐더러‚ 누군가 진화론에 반박을 하고 창조론의 설계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머리부터 아프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쓴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종교에 대한 기대를 이미 접은 상태였기에 그가 쓴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을 보면서 고개를 절로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지적인 설계자에 의해 창조된 세계에 대한 조목조목 지적한 그의 책에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알게 된 리처드 도킨스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최근에 드러나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쓴지 4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한다. 책 한 권이 현대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 책을 읽지 못했다. 사실 이미 이 책보다 더 깊이있고 논리로 무장한 분자생물학이라는 영역이 발전하고 있기에 오래된 고전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고전은 고전대로의 의미가 있기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읽어봐야겠다.


    리처드 도킨스의 개인적 이야기가 최근에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고 하기에 함 읽어보고 싶었다. 그가 집필한 십 여 권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자서전을 읽는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역으로 그가 어떤 성장을 하고 과정을 거쳤기에 <이기적 유전자>라는 엄청난 책을 쓸 수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자서전은 몇 개 읽어보지 않았다. 자서전이라고 할때는 자기자랑이 거의 대부분이기에 마치 용비어천가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몇 년 전 스티브 잡스의 자서선을 읽은 후에는 자서전이라고 해서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괴짜 과학자 중의 하나인 그가 쓴 자서전을 읽어보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잘 골라읽으면 되는 것이기에...괴짜 과학자라고 했는데, 자서전을 보면 절대 괴짜가 아니다.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보면 보통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단지, 부모님의 열정적인 교육열이 그를 옥스포드로 이끌었다고 한다. 꼴찌로 입학했음을 숨지지 않는 리처드 도킨스. 역시 그 다운 말이다.

     

    1,2부로 나뉘어진 그의 자서전은 엄청난 분량이다. 읽기에도 버거운 양이지만 내용도 그리 재미나지고 쉽지도 않다. 1권의 경우, 약 1/3이 도킨스 집안의 소개로 점철되어 있다. 마치 족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중간 쯤 지나야 도킨스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나오고 대학에 들어가서야 본격적인 학문의 길에 접어들고 그의 활약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동물행동학 분야를 전공한 학자로서 그의 논문이야기들과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하기 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또한 그는 다른 과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인정하는데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상당히 쿨한 성격인 것 같지만 사실 과학자로서 쿨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가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하기 까지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학지로서의 성과 등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 <이기적 유전자>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과학자이기에 책 후반으로 갈수록 동물행동학의 논문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 부분은 건너뛰어도 좋을 것 같다. 나같은 사람은 오히려 더욱 읽기가 어려워지기에...^^


    평범한 아이에서, 보통 학생으로, 꼴찌로 옥스퍼드대학에 합격한 대학생으로 성장한 그가 옥스퍼드대학이라는 곳에서 어떻게 공부했기에 위대한 과학자의 반열에 올라섰는지에 대한 답이 있다. 214쪽에 답이 있으니 배움의 길에 있는 이들은 꼭 읽어보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어서 2권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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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 jh**ung62 | 2017.01.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이라는 책 제모깅 매우 영감적이었습니다. 어느 과학자의 탄생이라는 제목에서부터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이라는 책 제모깅 매우 영감적이었습니다. 어느 과학자의 탄생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습니다. 과학에 사랑에 빠진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정말 책 자체 내용이 즐거웠고,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과학에 사랑에 빠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 준 이 책이 정말 좋았고, 한 때 어렸을 적에 과학자의 꿈을 꾸고 있던 제게는 더없이 아주 좋은 책이었습니다.

    만약에 어렸을 적 꿈에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아주 즐거운 선물 같은 책이 아닐까...??생각합니다.

    과학에 사랑에 빠진 리처드 도킨스 작가의 감정에 이입하고, 제가 작가인 것 처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어른들에게 추천합니다.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 re**woman | 2016.12.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린시절 과학자를 꿈꿔본적도 있지만 중학교 시절 생물과 화학 수업으로 과학자는 천재들이 하는것으로 명명하고 수업시간 졸지 ...


    어린시절 과학자를 꿈꿔본적도 있지만 중학교 시절 생물과 화학 수업으로 과학자는 천재들이 하는것으로 명명하고 수업시간 졸지 않는것으로 만족하면서 살았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뉴스에서나 노벨상이나 SCI 논문 이야기가 나올때만 반짝 관심을 갖게 되는데 나에게도 익숙한 과학자가 있으니 바로 리처드 도킨스이다. 그러나 이름외에, 한두줄로 말할뿐인 업적외에는 별로 아는 정보가 없고 주변에서도 크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없어 나눌 이야기가 없는데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으로 한사람의 인생이야기, 그리고 위대한 과학자의 탄생과 업적이 한권의 책으로 펼쳐져 틈틈이 읽게 되어 영광이었다.

    생각보다 부유하게 자라고 이런 저런 교육환경도 좋았기에 유명해 지는것은 자신의 노력만 있으면 충분하게 되겠구나 생각도 들긴했다. 정유라처럼 넘치는 부모의 돈과 부정 입학 조력에도 해외도피를 하는 범죄자의 신분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도킨스는 주로 책을 가까이 한듯 보인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라,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라는 말을 종종 하거나 어린시절 들어왔기에 당연하게 생각은 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책읽는것이 마냥 좋은것은 아니다 도킨스는 책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아가는 계기를 맞이한다.  그것은 훗날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같은 업적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면서 도킨스는 조금더 부드럽고 솔직하고 사적인 내용들을 담아내는데 별로 정보가 없던 나에게는 그저 재미있고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느끼게 된다.  역시나 명문 옥스포드 대학교의 연구활동이 그에겐 좋은 경험의 시간이자 성장기였고 나도 열심히 해서 이런 학교에 들어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럽기까지 했다.  또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도킨스를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랄까 교육 방식, 생활 방식이 남다름을 느꼈다. 어쩌면 별것 아닌것일수 있지만 내겐 정말 따라해 보고싶은 그런 면들이 많아서 따로 메모를 하고 싶을 정도 였다. 누구나 훌륭한 아이들의 뒤에는 남다를 부모들이 있었다. 그것은 돈으로 해결할수 있는것들은 아니다. 도킨스는 부유했지만 그의 부모들은 달랐다.

    솔직한 어린시절의 이야기, 학교 생활이야기등은 영국의 시대상도 엿볼수 있었고,  유전자이야기에서는 과학적 지식도 얻게되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고싶을 만큼 재미있게 일상생활과 연과되어 풀어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유전자 이야기가 책의 주류는 이루지 않는다 . 요즘 내가 정말 재미있게 빠져들엇다 설민석의 역사관련책이 있었다. 그 책은 지금 베스트셀러일 만큼 인기를 끄는데 이 책으로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도킨스의 책 역시 과학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선물하기도 하고 추천해 주지만 이런 자서전을 읽게 해주는것도 좋겠다 싶을만큼 인생과 지식을 모두 생각해볼 좋은 책이다.

  • 책읽기 삶읽기 282 영국에서 과학자 한 사람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리처드 ...

    책읽기 삶읽기 282



    영국에서 과학자 한 사람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리처드 도킨스 글

     김명남 옮김

     김영사 펴냄, 2016.12.2. 19500원



      여기 과학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녁은 심부름꾼을 여럿 거느린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식민지 공무원’인 아버지하고 함께 살다가 영국으로 건너와서 학교를 다닙니다. 이녁 아버지는 오랫동안 ‘영국 식민지’인 곳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는데 어느 날 문득 ‘꽤 큰 재산’을 물려받아요. 이런 큰 재산이 없어도 넉넉한 살림이었다는데, 이녁 아버지하고 어버이는 꽤 큰 재산(땅과 집)을 물려받은 뒤 ‘식민지 공무원’ 살림을 접기로 하고, 꽤 높은 연금도 안 받기로 합니다. 이러면서 영국에서 꽤 일찌감치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살림으로 바꾸었다고 해요. 어린 도킨스는 어버이 곁에서 낡은 기계로 들일을 할 적마다 으레 거들었다고 합니다.


      정규 수업에 예배가 있는 학교를 다니던 이녁은 어느 날 버틀란드 러셀이 쓴 책을 한 권 읽었대요. 이 책을 발판으로 삼아서 ‘하느님(신)’은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슴에 품습니다. 이 생각은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랍니다. 책 한 권 읽었을 뿐이니 어쩌면 먼지처럼 사라질 만한 생각일 수 있으나, 이녁은 차근차근 과학자라는 길을 마음에 담습니다. 천천히 과학자라는 길을 가면서 ‘하느님은 없다’랑 ‘종교는 모두 거짓이다’는 생각을 과학 논증으로 풀어내는 다윈 진화론을 퍼뜨리는 몫을 맡습니다. 이러면서 이녁이 써낸 책이 《이기적 유전자》하고 《만들어진 신》입니다.



    마콰팔라에 살 때 (네 살이던) 내가 오후에 혼자 놀면서 이런 말을 중얼거리면 부모님은 옆에서 귀를 기울였다. “바람이 분다 / 바람이 분다 / 비가 온다 / 추위가 온다 / 비가 온다 / 매일 비가 온다 / 왜냐하면 나무 때문에 / 나무의 비니까.” (72쪽)



      《이기적 유전자》하고 《만들어진 신》이라는 대중과학서를 쓴 이는 리처드 도킨스 님입니다. 1941년에 태어났으니 어느덧 일흔 고개를 넘었습니다. 바야흐로 이녁 삶자국을 돌아보는 책을 손수 쓰기로 했으며, 영어로는 2015년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해요. 두 권으로 나온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김영사,2016)은 ‘다윈 진화론을 바탕으로 무신론을 과학으로 입증하는 과학자’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자랐으며 어떻게 배웠고 어떤 생각을 키운 끝에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과학 연구를 할 수 있었는가를 차분하게 풀어냅니다.



    우리가 과거의 아이와 현재의 성인이 같은 ‘인간’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기는 하다. 아이의 몸을 물리적으로 구성했던 분자들 중에서 수십 년 뒤까지 살아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알아도, 어쨌든 우리 기억은 오늘에서 내일로, 나아가 지난 10년에서 다음 10년으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137쪽)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첫째 권을 보면, 리처드 도킨스를 낳은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어떤 어린 날하고 젊은 날을 살았는가 하는 이야기가 꽤 꼼꼼히 나옵니다. 리처드 도킨스 님으로서는 이녁 어버이 어린 날을 ‘알 수 없’지만, 두 분이 알뜰히 적어 놓은 글하고 책이 있고, 또 두 분이 살뜰히 건사한 숱한 기록이 있어서 두 분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었다고 해요. 또 이녁 어머니는 너덧 살밖에 안 된 어린 리처드 도킨스가 재미난 말을 노래처럼 읊을 적마다 이 말을 꼼꼼히 적어서 모았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 님은 ‘알 수 없’고 ‘떠오르지 않는’ 지난날이라 하더라도, 두 분이 남겨 준 멋진 글하고 책을 바탕으로 이녁 자서전 첫머리를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강의의 목적은 정보 전달이어서는 안 된다. 그 목적이라면 책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요즘은 인터넷도 있다. 강의는 생각을 고취시키고 자극해야 한다. 훌륭한 강사가 내 눈앞에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어떤 생각에 도달하려고 애쓰고, 가끔은 난데없이 나타나 멋진 생각을 잡아내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이다. (209쪽)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은 자서전인 만큼 앞선 대중과학서처럼 과학 이론이나 논증은 거의 안 펼칩니다. 그래도 이녁이 살아온 나날을 되짚으면서 몇 가지 과학 이론이나 논증을 살며시 곁들여요. 이를테면, 중·고등학교 과정을 밟는 동안 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하고 모진 따돌림이나 괴롭힘이나 체벌을 놓고, 어떻게 그때에 그런 바보짓을 일삼을 수 있었고 눈감을 수 있었을까 하고 뉘우치는데요, 오늘날 도킨스 님으로서는 그런 바보짓은 더 안 한다지만 어릴 적에는 이녁뿐 아니라 영국 사회가 통틀어서 그 같은 바보 문화가 널리 있었다고 해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 유전자 얘기를 붙이지요. “아이의 몸을 물리적으로 구성했던 분자들 중에서 수십 년 뒤까지 살아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137쪽)”을 말이에요.


      그러고 보면 이 글을 쓰는 제 몸을 이루는 분자구조 가운데 열 해나 스무 해쯤 앞선 때 내 몸을 이루는 분자구조는 하나도 없다고 할 만해요. 열 해나 스무 해뿐 아니라 서너 해 앞선 때 내 몸을 이루던 분자구조는 오늘 나한테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고, 고작 한두 달 앞서라든지 서너 주 앞선 때 분자구조조차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하고 오늘 나는 틀림없이 ‘같은 나’라고 여깁니다. 다섯 살, 열 살, 스무 살, 서른 살을 살던 나하고 마흔 살을 사는 나는 ‘다른 나’라고 여기지 않아요. 아니 몽땅 ‘똑같은 나’이지는 않을 테지만 틀림없이 ‘나’인 대목이 있되, ‘다른 나’로 거듭나면서 살아가는 ‘새로운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는 정확한 복사본의 형태로 불멸을 누릴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유전자와 성공적이지 못한 유전자의 차이가 정말로 중요하다. 그 차이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상은 세상에 존재하는 일에 유능한 유전자들, 여러 세대를 거쳐 살아남는 유전자들로 채워진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체가 번식할 때까지 살아남는 데 필요한 조건을 갖춘 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다른 유전자들과 협동하는 유전자다. 몸이야말로 유전자가 임시로 거주하는 장소이자 유전자를 후대로 넘겨줄 운반체이기 때문이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는 생물 개체를 ‘생존 기계’라고 불렀다. (341쪽)



      도킨스 님은 이녁 자서전 첫째 권 뒤쪽으로 갈수록 과학 이야기를 더 다룹니다. 아무래도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과학자로 일할 무렵 이야기를 적으니, 유전자 이야기를 안 쓸 수 없을 테지요. 그리고 우리가 도킨스 님 책을 읽는다고 할 적에는 바로 이 유전자 이야기를 헤아리려는 마음일 테고요.


      ‘유전자’로서는 ‘우리 몸’을 그저 ‘유전자가 담기는 그릇’으로 여긴다고 해요. 우리는 아이들한테 몸이 아니라 유전자를 물려주며, 무엇보다도 ‘유전자가 새롭게 진화하도록’ 마음을 기울일 때에 사람도 사회도 참말로 ‘진화를 이룬다’고 해요. 이 같은 이야기를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에서 읽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우리가 도킨스 님 자서전을 읽는다면, 이 자서전에 깃든 이녁 발자취를 ‘지식으로 알거나 외우려는’ 뜻은 아니지 싶어요. 과학자 한 사람이 어떻게 ‘다윈 진화론’을 과학 이론에 맞추어 논증하는가를 살피려는 뜻으로도 이녁 책을 읽을 테고, 참말로 유전자란 무엇이고 우리 몸(생체)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이루는 삶하고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으로 이녁 책을 읽지 싶습니다.


      한국말로는 “이기적 유전자”로 옮겼는데, 유전자로서 본다면 ‘나 혼자만 아는’ 유전자라기보다 ‘나를 사랑해서 아이한테 이 사랑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인 유전자이지는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밖에 모른다’고 할 만한 ‘이기적’ 유전자라기보다는 ‘나를 참다이 사랑하면서 아낄 줄 아는 숨결을 새로운 아이들한테 이어주고 싶은 마음’이 깃드는 유전자일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할아버지에게 클로드 섀넌과 정보이론에 관해 말씀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꿀벌, 새, 심지어 뇌의 뉴런이 사용하는 소통 원리가 다 같다는 사실을 알려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39쪽)



      도킨스 님은 이녁이 파고드는 과학 연구와 이녁이 쓰는 과학대중서가 이렇게 많이 팔리며 읽힐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녁이 외치고 싶던 ‘다윈 진화론’이 널리 알려지려면 이녁 책이 데즈먼드 모리스 님 책처럼 많이 팔려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대요. 그리고 참말 그처럼 도킨스 님 책은 많이 팔리고 널리 읽힙니다.


      도킨스 님 두 어버이는 도킨스 님이 어린 날 ‘예배 거부’를 하든 어떤 모험을 하든 서글서글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모두 다 어린 도킨스한테는 기쁘며 새로운 ‘배움’이 될 만하다고 여겼다고 해요.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도 도킨스 님 어버이처럼 아이들이 새롭고 기쁜 ‘배움’을 몸소 겪거나 치르면서 홀가분하고 너른 숨결을 과학으로도 인문으로도 정치로도 문학으로도 펼칠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답겠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과학자가 쓴 자서전 한 권은 우리한테 바로 이 대목을 건드려 줄 수 있지 싶어요. 자유로운 터전에서 자유로운 생각이 싹트고, 평화로운 보금자리에서 평화로운 생각이 움트며, 사랑스러운 나라에서 사랑스러운 생각이 자란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2016.12.22.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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