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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스타벅스에 가다(개정판 2판)(인사 갈마들 총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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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쪽 | A5
ISBN-10 : 8959061034
ISBN-13 : 9788959061037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개정판 2판)(인사 갈마들 총서 1) 중고
저자 강준만 |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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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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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커피는 한국인에게 안정된 미학을 보여주는 음료가 아니다. 뭔가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는 효용은 있었을지 몰라도 좀 들뜬 분위기가 늘 커피 주변을 맴돌았다. 물론 지금은 상징이 아닌 실체로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한국의 커피의 역사는 그랬다. 커피는 수입품이었지만, 이 지구상에 둘도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커피 문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왜, 한국인은 커피에 매료되었을까? 거기에는 커피가 단순한 음료일 수 없었던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있다. 한국인에게 커피는 서구화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사교행위를 가능하게 해주는 주요 매개 수단이었다. 이 책은 '고종황제'에서 '스타벅스'에 이르기까지 110년 간에 걸쳐 이루어진 커피와 다방의 역사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개정판]

저자소개

목차

머리말 1: 커피는 보약이었다
머리말 2: 커피에 미쳐 지낸 시간들

제1장 '개화'와 '근대'의 바람을 타고(1896∼1944)

고종의 커피 사랑 | 커피는 서양문물의 상징 | 일본식 다방의 등장 | 카카듀가 퍼뜨린 「다방 취미」 | 영화배우 복혜숙의 「비너스」 | 문화예술인을 위한 「멕시코다방」 | 「모던 보이」, 「모던 걸」의 활약 | 소설가 이상의 다방 편력 | 「휘가로」의 「글루미 선데이」 사건 | 「다방의 푸른 꿈」 |

제2장 '사랑방'에서 '다방'으로(1945∼1959)

'C레이션'과 봉선화다방 | '마돈나'와 '모나리자' | 다방은 '거리의 항구' | 리어카 노점에 등장한 미군부대 커피 | 커피라는 물건의 정체 | 커피 회충약의 추억 | 사랑방을 대체한 다방 | 커피 요금 줄다리기 | 이희승의 「다방」 | 다방은 '고등 룸펜'의 피난처 |

제3장 '커피 단속'에서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까지 (1960∼1969)

실업자와 사기꾼이 들끓는 다방 | 공적(公敵)으로 지목된 커피 | '혁명 분위기'를 위하여 | 커피는 귀물 중의 귀물 | 기(氣) 죽지 않기 위해서 | '모닝커피'의 시대 | 다방 출입에 한(恨) 맺히다 | 펄 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 | 다방의 전성시대 |

제4장 「찻집의 고독」에서 '맥스웰 하우스 커피'로(1970∼1979)

인스턴트 커피가 변화시킨 다방 문화 | 마담과 레지의 활약상 | 음악 전문 다방과 DJ의 탄생 | '퇴폐다방'의 인기 | 다방이 모두 없어진다면? | '고고 열풍'과 '해장 커피' | 가정방문 교사들의 고통 | '커피와 행복' | '꽁초 커피'와 '톱밥 커피' | '프리마'와 '커피믹스'의 탄생 | 커피 자판기의 탄생 |

제5장 안성기의 미소, 자판기 커피의 전성시대(1980∼1989)

'맥심'과 '상카'의 탄생 | '손님 접대' 꼭 커피로 해야 하나 | 안성기가 등장한 '분위기 광고' | 법정으로 간 커피 자판기 | 여대생 아르바이트의 등장 | 음악다방·화랑다방·심야다방 | '노땅다방'과 '음란다방' | 커피 안 마시기 운동 | 커피 전문점의 등장 | 동서식품과 네슬레의 한판 승부 |

제6장 커피 전쟁과 커피의 고급화(1990∼1999)

동서식품과 네슬레의 광고전쟁 | 중·고교생의 과도한 커피 애용 | 자판기 커피에 사랑을 담아 | 커피의 프랜차이즈 문화 | 캔커피 돌풍과 맥심의 이미지 | 티켓다방의 확산 | 스타벅스의 등장 | 커피와 대중가요 |

제7장 '국민음료'로 등극한 커피(2000∼2005)

'사랑'과 '일' 사이에서 | 한국은 인스턴트 커피 대국 | 티켓다방의 번성 | 에스프레소와 테이크 아웃 문화 | 미국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 | '미국적인 취향'을 찾아서 | '워킹커피' 혹은 '패션커피'의 등장 | 커피와 대중가요 |

맺는말: '근대화'의 상징과 '사교'의 매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왜, 한국인은 커피에 매료되었을까? 왜 한국인은 커피를 즐겨 마실까? 아니, 매료의 수준을 넘어 커피 중독까지 되었을까? 한국인의 식생활과 커피는 궁합이 맞지 않았는데 한국이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들 중의 하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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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인은 커피에 매료되었을까?
왜 한국인은 커피를 즐겨 마실까? 아니, 매료의 수준을 넘어 커피 중독까지 되었을까? 한국인의 식생활과 커피는 궁합이 맞지 않았는데 한국이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들 중의 하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는 커피가 단순한 음료일 수 없었던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있다. 한국인에게 커피는 서구화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사교행위를 가능하게 해주는 주요 매개 수단이었다. 이 책은 '고종황제'에서 '스타벅스'에 이르기까지 110년 간에 걸쳐 이루어진 커피와 다방의 역사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조선에 커피는 어떻게 등장했을까?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으로 들어온 시기는 대략 1890년 전후로 추정된다. 1888년 개항지인 인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과 슈트워드호텔이 생겼고 여기에 커피를 파는 부속다방이 들어섰는데, 이게 바로 우리나라 다방의 선구가 되었다.
그러나 커피의 전파 경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러시아인이 전했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일본 사람이 전했다고도 한다. 당시는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이권 쟁탈전을 벌이던 때였으므로 외국의 상품들이 물밀 듯 밀려들어온 시기를 반영하는 쟁론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1895년에 발간된 유길준의 『서유견문』은 커피가 1890년경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되었다고 적고 있다. 또한 1892년 구미 제국들과 수호조약이 체결되면서 외국 사신들이 궁중에 드나들면서 궁중과 친히 지냈던 알렌이나 왕비 전속 여의(女醫)였던 호튼 등이 궁중에 전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카카듀가 퍼뜨린 '다방 취미'
카카듀는 우리나라 사람이 경영한 최초의 다방으로 볼 수 있다. 기존의 다방이 일부 특권계층이나 유한계급 사람들로 출입이 국한되었다면, 1927년 종로 관훈동 입구 3층 벽돌집 1층에 '카카듀'라는 다방이 문을 열게 되면서 서구에서와 같이 우리나라도 커피가 예술가들의 삶 속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 다방의 주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감독이자, 소설과 동화를 쓴 이경손이었다.
이후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방들이 늘면서 1930년대가 되면 문인들도 다방을 운영하기 시작하는데, 특히 이상의 다방 편력은 화려했다. 이상은 서울 광교에 '식스 나인'이라는 이름으로 세 번째 다방을 열면서 종로 경찰서의 허가를 받았다. 종로경찰서는 69의 의미를 모르고 허가를 내주었지만, 다방이 개업하기 2∼3일 전에 이상을 호출하였다. 뒤늦게 69의 뜻을 알게 된 경찰은 이상을 보고 "경찰을 우롱하는 나쁜 놈"이라며 갖은 욕설을 다하고 허가를 취소하였다.

커피는 회충약이었다
다방 등을 통해 정식으로 커피를 접하게 된 엘리트 한국인과 달리 일반인들이 커피를 접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에피소드가 뒤따랐다. 특히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많은 미군들이 주둔하면서 보급물자를 통해 커피를 대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큰 냄비에 커피를 가득 넣고 끓여 마시면서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시골 학교에서는 미군의 레이션 박스 속에 담겨 있던 커피를 먹고 사람들이 줄줄이 설사를 하게 되자 그게 뱃속에 있는 회충이 죽어서 생긴 일인 줄 알고 커피가 회충약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래서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다 뱃속이 이상하다 싶으면 커피 회충약(?)을 먹곤 하는 일도 있었다.

다방, 한국인의 이중적인 문화를 웅변하는 곳
이젠 나 홀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한동안 커피는 사람들과 더불어 마시는 음료였다. 다시 말해 만남의 매개였다. 이제는 역사의 퇴물로 전락했지만, 다방이 오랫동안 한국인들의 최대 공론의 장이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다방은 예술인들의 아지트였고, 사업가들의 연락처였다. 권모술수 논의에서부터 선남선녀의 맞선과 미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 다방에서 이루어졌다.
공론장으로서의 다방은 한국의 독특한 2중적인 문화를 웅변한다. 그건 공(公)만 공(公)이 아니라 사(私)가 더 공(公)일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공적 논의는 의례적인 것이고 실질적인 결정은 사적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다방 문화다.

세상에 둘도 없는 한국의 독특한 커피 문화
커피는 한국인에게 안정된 미학(美學)을 보여주는 음료가 아니었다. 그건 차분한 성찰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언가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는 효용은 있었을지 몰라도 좀 들뜬 분위기가 늘 커피 주변을 맴돌았다. 한국인에게 커피는 곧 '인스턴트 커피'를 의미한다 할 만큼 기형적인 인스턴트 커피 대국이 된 건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관련된다. 다시 말해 초고속 압축성장의 상징이자 흔적이라는 것이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울부짖던 한국인은 서양을 목표로 삼아 잘살아 보기 위해 늘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급히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었고, 커피 문화도 그런 절박성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한국의 독특한 커피 문화는 한편에서 한시라도 빨리 잘살아 보겠다며 '삶의 전쟁화'를 추구했던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와 관련된다. 바로 그 '빨리빨리 문화'의 한복판에 한국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 온 인스턴트 커피가 있었다. 커피는 수입품이었지만, 이 지구상에 둘도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커피에 울고 웃은 한국 근현대사
한국에서 근대화는 곧 서구화를 의미했고, 커피는 늘 서구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커피가 다수 한국인에게 가져다준 건 늘 '분위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좁은 국토, 많은 인구, 빈약한 부존자원을 갖고 있는 한국인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늘 해외로 눈을 돌려야만 했고, 그 결과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70%가 넘게 되었다. 커피가 '국민 음료화'가 된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은 늘 서양과 소통하고 싶어했고, 그런 열망은 커피 사랑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커피는 귀한 손님에게 꼭 바쳐야만 할 예물처럼 간주되던 시절도 있었다. 교사들의 가정방문 에피소드가 말해 주듯이, 커피는 음료라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수십 잔의 커피를 마시고 밤에 잠들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다 하더라도 그런 성의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또한 커피나 다방도 유행의 물결을 타면서 시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곤 했다.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 국수주의적 절약 바람이 불기만 하면 커피가 몰매를 맞곤 했던 것도 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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