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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는 그 자리
276쪽 | A5
ISBN-10 : 8954619401
ISBN-13 : 9788954619400
너 없는 그 자리 중고
저자 이혜경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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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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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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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 괜찮을 거에요... 『너 없는 그 자리』는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이수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이혜경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집이다. 느리고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일상적 삶의 한 단면과 누군가의 아픈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작가가 지난 6년간 발표한 아홉 편의 단편을 모아 엮었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 속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괜찮지 않은’ 사람들에게 ‘괜찮을 거라고’ 안부인사를 전한다.

표제작 《너 없는 그 자리》는 타지로 떠난 남자에게 보내는 여자의 독백을 담고 있다. 연인에게 애틋한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하는 듯한 이 소설은 뒤로 갈수록 반전을 선사한다. 그밖에도 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듣게 된 여자의 이야기 《한갓되이 풀잎만》, 적금과 절약으로 모은 소중한 전 재산을 친구에게 사기당한 남자의 이야기 《북촌》 등을 통해 이혜경표 단편의 미학을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이혜경
저자 이혜경은 1982년 『세계의문학』에 중편소설 「우리들의 떨켜」를 발표하며 등단, 1995년 장편소설 『길 위의 집』으로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8년 소설집 『그 집 앞』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2002년 단편소설 「고갯마루」로 현대문학상을, 2002년 소설집 『꽃 그늘 아래』로 이효석 문학상을, 2006년 단편소설 「피아간」으로 이수문학상을, 2006년 소설집 『틈새』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장편소설 『길 위의 집』으로 독일의 주요 문학상 중 하나인 리베라투르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목차

너 없는 그자리ㆍ007
한갓되이 풀잎만ㆍ035
북촌ㆍ057
그리고, 축제ㆍ083
감히 핀 꽃ㆍ115
금빛 날개ㆍ141
꿈길밖에 길이 없어ㆍ169
검은 강구ㆍ191
해풍이 솔바람을 만났을 때ㆍ215

해설: 앎이라는 비극, 살이라는 축제_조연정(문학평론가)ㆍ247
작가의 말ㆍ272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저마다 혼자 건너야 할 강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삭상, 이수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혜경, 육 년 만의 신작 소설집 느리고 조용하게, 치밀하지만 따뜻하게 일상적 삶의 한 면을, 누군가의 아픈 마음자리를 가만히 더듬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저마다 혼자 건너야 할 강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삭상, 이수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혜경,
육 년 만의 신작 소설집


느리고 조용하게, 치밀하지만 따뜻하게 일상적 삶의 한 면을, 누군가의 아픈 마음자리를 가만히 더듬어보는 작가 이혜경의 새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틈새』(창비, 2006) 이후 육 년 만의 작품집이다. 육 년 그리고 아홉 편의 단편, 워낙 과작(寡作)인 작가의 유독 더딘 걸음이지만 그 발자국은 여전히, 보다 더 깊고 단단하다.

지난 책과 이번 책 사이의 긴 시간, 나는 약풀 되기를 감히 꿈꾸기는커녕 약풀이 절실히 필요한 영혼이었다. (……)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는 동안, 세상을 보는 내 눈에 덮였던 비늘 한 점이 또 떨어져나갔다. 언젠가는 이 시기에 스친 것들에 대해 쓸 수 있으려니, 그건 무엇보다도 큰 위로가 되었다._‘작가의 말’ 중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 작가가 옮겨놓은 그 한 발 한 발, 선명하게 남아 있는 발자국은 깊고 넉넉하다. 그것은 마치 어린 시절, 밤사이 큰눈이 내린 다음날 아침,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내어놓은 아버지의 첫 발자국과도 같다. 우리는 그가 찍어놓은 발자국 위에 내 발을 포개어놓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된다. 감당하지 못할 폭설이 아니어서, 재앙으로 이어지는 큰눈이 아니라서, 그것은 얼핏 별것 아닌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발자국 위에 제 발을 포개어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 앞서간 이가 내어놓은 그 발자국이 얼마나 다행한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더운 온기를 품고 있는 것인지.

당신, 잘 지내요?

사건사고가 차고 넘치는 요즘, 뉴스거리와는 (다행히) 상관없는 우리의 일상은 일견 무탈해 보인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 지나가고, 또 내일도 다르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면서 우리는 잠이 든다. 하지만 바로 같은 순간에, 늘 같아 보이는, 평온해 보이는 그 일상과 함께 자라나는 불안과 상처의 자리 역시,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고개만 돌리면 환한 햇살인데, 그 한 발짝을 내딛지 못해 그늘에 갇혀 있어야 하는 날들이 있다.
_「그리고, 축제」

그런 날들이 있다. 그 한 발짝을 내딛지 못해 스스로를 그늘 안에 가둔 날들. 그것은 때로 무사한 일상에 날아든 뜻하지 않은 사고가 아니라, 어느새 한켠에 자리를 잡아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늘이기도 하다. ‘무사’하지만 ‘안녕’하지는 않은 날들의.
이혜경의 소설을 읽는 것은, 이런 일상의 한가운데서 문득 건네받는 안부인사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당신, 잘 지내요?’ 작가의 밝은 눈은, 우리 안의 그늘과 상처와 허기를 미리 보고 더듬어, 오히려 우리를 조용히 무너뜨린다. 하루하루가 다르지 않은 일상, 잠들기 전이면 또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가슴 쓸어내리는 동시에,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한숨 쉬는 날들.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 위에 드리워진 그늘 안에서 우리는 늘 흔들리고 불안하다. 단단하게 발붙이고 있는 듯 보이는 두 다리는 실은 늘 가늘게 떨리고, 일상이라는 바닥이 과연 안전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때문에, ‘무사’한 하루중에 누군가 문득, 당신 잘 지내요? 안부를 물어오면, 우리는 때로, 그대로 무너져버리고 싶다. 그제야 우리가 ‘안녕’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해서, 이혜경의 소설이 건네는 이 안부인사는 입밖으로 내지 않은 더 많은 말들을 삼키고 있다. ‘알아요, 당신. 괜찮지 않다는 거. 쉽지 않다는 거. 지금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발버둥치며 울고 싶다는 거. 하지만 당신,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우리.’

세상 밖으로 달아나던 오후, 시장에서였다. “내 손이 이렇게 커지는 걸 보니, 아가씨가 무척 허기졌나보우.” 그러면서 떡장사가 내민 떡은, 치른 값의 두 배가 되는 양이었다. 그 떡이 간식이 아니라 일용할 양식임을, 어떻게 알아본 걸까. 사람의 허기를 눈 밝게 알아보고 어루만지는 손, 내가 쓰는 글이 그런 것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그런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오래전 작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길 위의 집』 작가의 말) 소원한 대로 그는 무탈한 일상에도 상처를 입는 우리에게 더운 손이 되려 하고 ‘약풀’이 되려 하지만,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그는 어쩌면 알고 있는 것이다. 그 위로와 공감의 말이 어차피 제대로 가 닿지 않을 것임을. 함부로 입밖으로 내놓은 위로의 말이 오히려 또다른 독이 될 수도 있음을. 한 걸음 햇살 안으로 걸음을 떼어놓는 건 결국, 우리의 몫이다. 다른 누구의 손에 이끌려서는 그늘과 맞닿아 있는 그 얇은 ‘금’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대신 그는 그렇게 별뜻 없어 보이는, 무심해 보이는 안부인사 한마디로 온기를 전한다. 그 자리에 그렇게 흔들리며 견뎌내는 것이 우리의 삶일지 모른다고. 저마다의 앞에 놓인 그 강은 결국 혼자 건너야 하는 것이라고.

불가항력을 딛고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 불가항력에 한 발을 내어준 채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짜 삶다운 것이라고, 그리고 그 삶다움을 재현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문학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려는 듯하다. 제 자신의 불행을 모른척하기 힘들다는 앎의 불가항력,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삶의 불가항력, 그리고 어떤 위로나 공감으로도 좀처럼 완벽해질 수 없다는 관계의 불가항력. 작가는 이 모든 불가항력을 디딘 채로만 우리 삶이 언젠가는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_조연정(문학평론가)

작가의 문장들은 아무 멋부림 없이, 섣부른 위로의 몸짓 없이,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던져져 있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한 편 한 편이 이미 어떤 ‘틈새’를 드러내고 ‘파문’을 만든다. 그것은 결국 호수의 저 끝까지 닿은 뒤에야 다시 고요한 수면으로 되돌아온다. 그것은, ‘무사’한 일상을 흔드는 모든 불가항력을 깨닫게 함으로써 오히려, 우리를 위로한다. 옴 샨티 샨티 샨티 옴.

옴 샨티 샨티 샨티 옴. 보딩패스를 건네는데, 난데없이 내 입술이 가볍게 달막인다. 옴 샨티 샨티 샨티 옴. 옴 샨티는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뜻해요. 그걸 세 번 반복하는 건, 정신의 고통과 육체의 고통, 그리고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때문에 생긴 고통에서 풀려나 마음의 평화를 얻으라는 뜻이지요._「그리고, 축제」

인생은 참 이상해요. 언제 등 뒤에 감춘 도끼를 치켜들지 아무도 모르죠._「너 없는 그 자리」

어쩌다 배신당하지 않고 꿈을 이루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나 이루어진 꿈은 이미 빛을 잃은 채 일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_「한갓되이 풀잎만」

말은 입밖에 나오는 순간 새롭게 살아난다. 죽어가던 나무에 새잎이 돋게도 하고, 듣는 이의 가슴에 환한 꽃다발로 걸리게도 하고, 때로는 못으로 박혀 파상풍을 일으키기도 한다._「한갓되이 풀잎만」

여자의 마음이 그 집 언저리에서 서성거리는 게 보였다._「북촌」

존재 자체가 남에게 폐가 되는 삶을 살다보면, 그 삶이 자기를 파고들어 그나마 남아 있는 무언가를 갉아버린다._「금빛 날개」

■ 수록작품 발표지면 ■
● 너 없는 그 자리 ‥‥‥‥‥‥‥‥‥‥‥ 『문학동네』 2007년 여름
● 한갓되이 풀잎만 ‥‥‥‥‥‥‥‥‥‥‥ 『세계의문학』 2006년 가을
● 북촌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강, 2009
● 그리고, 축제 ‥‥‥‥‥‥‥‥‥‥‥‥‥『문학과사회』 2008년 겨울
● 감히 핀 꽃 ‥‥‥‥‥‥‥‥‥‥‥‥‥『문학수첩』 2008년 여름
● 금빛 날개 ‥‥‥‥‥‥‥‥‥‥‥‥‥‥ 『작가세계』 2010년 봄
● 꿈길밖에 길이 없어 ‥‥‥‥‥‥‥‥‥‥『대산문화』 2009년 여름
● 검은 강구 ‥‥‥‥‥‥‥‥‥‥‥‥‥‥ 『문예중앙』 2007년 가을
● 해풍이 솔바람을 만났을 때 ‥‥‥‥‥‥ 『유역』 2007년 봄?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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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너 없는 그 자리 | to**to4335 | 2012.12.2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호응하지만 막상 진실은 그와 반대일때 황당함을 넘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호응하지만 막상 진실은 그와 반대일때 황당함을 넘어 이런 반전이 숨어 있었나 싶어 함부로 쉽게 판단을 하거나 호응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 없는 그 자리'는 조금은 우울하고 어두운 느낌의 내용들이다.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어느 한 것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깊이가 느껴지는 책 임에는 틀림이 없다.
     
    '너 없는 그 자리'는 한 여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의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떠난 남자를 그리워하며 하루라도 빨리 남자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을 절절히 느끼게 해주는데 서울 한 복판에서 우연히 아프리카로 떠난 남자를 보게 되고 이후 남자가 들려주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반전의 묘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감히 핀 꽃'에서는 같은 여자로서 아내을 접고 어머니로만 살아야 했던 여인에 대한 안쓰러움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화자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전화를 통해서 병을 얻어 죽을 곳을 찾아 들어 온 시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 언니의 수다로 시작한다. 그녀는 허우대 멀쩡한 시아버지란 존재로 얻었던 결혼 초 충격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자 평소에 연락도 하지 않던 아내에게 들어오며 그런 남편을 미우면서도 자신을 찾아온 것에 은연중 안심하는 시어머니의 태도에 놀라면서도 이해되는 마음... 더군다나 늙으막히 자신을 간호하는 아내를 생각해서 들인 단정한 간병인의 모습에 가족 모두 마음을 열어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낄새도 잠시 이윽고 밝혀지는 간병인의 본모습과 이를 보면서 서로의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느 누구도 탓하기 힘든 마음에 흔들리는 언니의 고백은 같은 여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갔다.
     
    인터넷이란 특수한 공간 속에서 이루어진 사람에 대한 호의.... 진정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섰던 사람과 이를 이용하는 못된 남자의 모습은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다채로운 카페들이 운영되는 현실에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면이 있었다. 남자에게 아낌없는 마음과 금전적 도움을 주웠던 여자의 주도면밀한 보복은 한편으론 속 시원했다.
     
    이 책에서 가장 안쓰럽고 마음 아프게 읽었던 소설은 '꿈길 밖에 없어'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부탁을 충실히 지키고 싶었던 맏형의 모습이 마치 오래전에 많이 보아왔던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동생들의 사고를 수습하기에 바쁜 인생... 그런 그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계획한 일이 해외여행이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상태가 좋아질수록 자신이 결코 이겨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마지막에 내몰린 남자의 선택이 안타까웠다.
     
    쓸쓸함이 드는 이야기는 공감하면서도 그들이 마주한 현실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느낀다. 하루하루 아무일 없이 지나가는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임에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저자 이혜경씨의 소설로 전부 이루어진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다. 그녀의 다른 책도 이 책과 같은 느낌인지 궁금해 읽어봐야겠다.
  • 너 없는 그 자리 | hs**705 | 2012.11.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책을 읽기 전, 운이 좋게도 이혜경 선생님을 직접 뵐 기회가 생겼다. 어린 시절 초/중학교 때 한번쯤 만나본 인자한...




    책을 읽기 전, 운이 좋게도 이혜경 선생님을 직접 뵐 기회가 생겼다. 어린 시절 초/중학교 때 한번쯤 만나본 인자한 담임선생님과 같은 모습에 홀딱 반해서 책에 대한 소개도 제대로 읽지 않고(사실, 나는 독서 전엔 그 어떤 소개나 리뷰도 보지 않는다.) 무작정 ‘선생님의 미소만큼 아름답고 따뜻한 내용 이겠구나.’하고 생각을 했더랬다. 그리고 그 기대는 주말사이 무참히 깨졌다.

    주말 동안 책을 읽다가 표지 사진과 함께 트윗을 적어서 올렸다.

    「읽는 내내, 있지도 않았던 오래된 연인과 이별한 듯하여 맘이 참 별났다. 주말을 택해 가져오길 다행이란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그러자 몇 시간 뒤 갑자기 리트윗 물살을 타더니, 많은 분들이 순식간에 즐겨찾기를 했단 알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그랬거니 하는 뿌듯한 마음과, 막연하게 ‘다른’ 기대를 했으면 어쩌지? 싶은 걱정이 교차해 조금 곤란하기도 했다.

    (p.49) 일 년 만에 1급 속기사 자격증을 따고 배신과 사기, 음모와 속임수로 채워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녹음을 풀었다. 녹음되고 기록될 것임을 알았다면 뱉지 않았을 말들이 와글거렸다. 약속은 어긋나고 믿음은 배신당하는 게 오히려 정상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깨끗하게 정비된 도시의 맨홀로 들어가 하수구를 헤매는 것 같았다. 「한갓되이 풀잎만」 中

    9편의 단편이 빼곡하게 들어찬 이 책 중, 책의 리뷰에 하필이면 두 번째 단편의 한 구절을 발췌한 이유는 ‘배신’이라는 메인 소재에 대한 감상이 가장 절실하게 와 닿은 대목 이래서였다.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 속해 있는 세상이 어떤 곳이냐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마음.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완전 절실하게 느껴졌다. 물론, 9편의 단편 중 내 기준에서는 ‘배신’이라고 명확하게 말하기 힘든 내용들도 더러 있었다. 상대가 요구하지 않은 것을 일방적으로 제공해놓고, 그에 상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배신’이라니……. 하지만 더불어 떠올린 것은 ‘나는 그런 적이 없었나?’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속이 쓰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따금 예기치 못한 문제를 직면할 때면 항상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결국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또 받는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제까지 내게 그런 불신이나 편견을 무의식중에 심어준 사람들처럼, 이 책도 당분간은 내게 두려움이나 망설임을 남겨두게 될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그를 수용하는 것도 그런 가치관을 마음에 심는 것도 나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면, 극복하는 것 역시 내게 남겨진 과제가 아닐까 싶었다. 책을 덮을 즈음엔, 이제껏 해오던 고민 중 일부에 조금은 태연해지고 너그러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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