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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 이순신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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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쪽 | A5
ISBN-10 : 8958831022
ISBN-13 : 9788958831020
불패: 이순신의 전쟁 중고
저자 황원갑 | 출판사 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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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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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이순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이순신 장군 탄생 467주년을 앞둔 시기에 새롭게 조명하는 이순신의 전기소설 『불패: 이순신의 전쟁』. 중견소설가이며 역사연구가인 저자가 이순신의 54년간의 파란만장한 일생, 위기 극복의 지혜와 리더십을 재조명했다. 불세출의 명장 이순신의 일대기를 1인칭 독백체 소설로 엮었다.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 승리로 마무리될 무렵 적탄에 맞은 이순신이 상선 지휘소 갑판에 쓰러져 눈을 감기까지 지난 고행 같은 일생을 되돌아보는 형식이다. 또한 사료 분석과 고증을 바탕으로 이순신의 죽음과 원균의 재조명에 대한 실상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리더십 부재시대라고 불리는 오늘의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저자소개

저자 : 황원갑
저자 황원갑(黃源甲)은
강원도 평창 출생
춘천고등학교 졸업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중앙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 수료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1982년)
신동아 복간기념 논픽션 당선(1983년)
한국일보 기자(1982~1985년)
서울경제 사회문화부장(1985~2002년)
현재; 한국소설가협회·한국문인협회·대한언론인회·단군고조선학회·고구려발해학회 회원
저서; 소설집 『비인간시대』 『나를 여왕이라 부르라』 『연수영』,
역사서 『역사인물기행』 『인물로 읽는 한국풍류사』 『한국사 제왕열전』 『한국사 여걸열전』
『고승과 명찰』 『인물로 읽는 삼국유사』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 등

목차

서장 노량대첩
제1장 출생과 성장
제2장 북동풍
제3장 남서풍
제4장 전라좌수사
제5장 개전
제6장 한산대첩
제7장 고난행
제8장 삼도수군통제사
제9장 백의종군
제10장 명량대첩

후기-천추의 한

책 속으로

마침내 동쪽 하늘이 허옇게 밝아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적함이 치열한 접근전에서 불타고 부서졌다. 그러나 적군은 우리보다 수적으로 거의 2배나 되는 500여 척의 대함대였다. 관음포에서 도망칠 물길이 막히자 적군은 최후의 발악을 했다. 선봉에 섰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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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동쪽 하늘이 허옇게 밝아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적함이 치열한 접근전에서 불타고 부서졌다. 그러나 적군은 우리보다 수적으로 거의 2배나 되는 500여 척의 대함대였다. 관음포에서 도망칠 물길이 막히자 적군은 최후의 발악을 했다.
선봉에 섰던 나와 진린의 전함이 번갈아가며 적선들에게 포위당했다. 그때마다 나와 진린은 포위망을 뚫고 서로를 구원하는 한편, 적선을 한 척 한 척 계속 격침시켰다. 나는 쉴 새 없이 북채를 들어 둥둥둥둥! 전고를 울리고 독전기를 휘두르며 전투를 지휘했다.
나는 적선 가운데 한 층각선(層閣船) 위에 적장 세 놈이 타고 지휘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 적선에 접근하여 활을 들어 적장 한 놈을 쏘아 죽였다. 그러자 그때 진린의 배를 포위 공격하던 적선들이 층각선을 구출하기 위해 한꺼번에 이쪽으로 몰려왔다.
전투는 더욱 격렬하게 이어졌다. 단 한 놈의 왜적도 살려서 돌려보낼 수는 없다! 나는 더욱 힘껏 전고를 울리고 독전기를 휘둘렀다.
그러던 어느 순간, 홀연히 날아온 탄환 한 발이 나의 왼쪽 겨드랑이를 관통하여 심장 가까이에 박혔다.
치명상을 당한 나는 갑판에 쓰러지면서도 전투를 걱정했다. 맏아들 회와 조카 완(莞), 몸종 금이(金伊)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내가 입을 열었다.
“방패로 내 앞을 가려라.”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
“싸움이 급하다. 내가 죽더라도 알리지 마라.”
그것이 나 이순신의 최후의 명령이요 유언이었다.
나는 대장선 지휘소 바닥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아, 모든 것이 이제 이렇게 끝나는구나! 나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지나온 54년의 일생이, 그 장면 장면들이 쉴 새 없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 ‘서장 노량대첩’ 중에서

나 이순신은 을사년(인종 1년, 1545년) 3월 초여드레 자시(子時, 밤 11시에서 이튿날 오전 1시 사이)에 서울 건천동에서 덕수 이씨(德水李氏) 정(貞)과 초계 변씨(草溪卞氏) 부인 사이에서 4형제 중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나의 자는 여해(汝諧). 이름자의 신은 항렬이며, 순은 고대 중국의 전설상 인물인 순 임금을 가리키니 곧 ‘순 임금의 신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같은 의미에서 맏형은 희신(羲臣), 둘째 형은 요신(堯臣), 아우의 이름은 우신(禹臣)이니 모두가 중국의 복희씨(伏羲氏)와 요·순·우 등 이른바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나의 자 여해도 『서경』에 나오는 순 임금의 말인 ‘왕재여해(往哉汝諧)’, 곧, ‘네가 가서 화평케 하라’는 구절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내가 태어난 자리에는 현재 보잘것없는 기념석 하나가 세워져 있다. 목멱산 남쪽 기슭 건천동­마르내골 이웃은 묵사동­먹절골이고 그 동네에서는 뒷날 영의정을 지낸, 나보다 세 살 위의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이 살고 있었다.
- ‘제1장 출생과 성장’ 중에서

나는 왜란에 대비하여 거북선 연구에 침식을 잊다시피 했다. 다행히 부하 중에는 조선(造船)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나대용(羅大用)이란 군관이 있었다. 나대용은 나의 전적인 신임을 받고 오로지 거북선 건조에만 심혈을 기울였다. 거북선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 거의 완공 단계에 있었다. 나는 그 모습과 성능에 대하여 당포해전(唐浦海戰)에서 승리한 뒤 장계를 통해 이렇게 보고했다.
“신은 일찍이 왜적의 침범을 염려하여 별도로 거북선을 건조하였습니다. 앞에는 용두(龍頭)를 만들어 달고, 그 아가리로 대포를 쏘며, 등에는 쇠못을 박았으며, 안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비록 적선 수백 척 속이라도 능히 뚫고 들어가 대포를 쏘게 되어 있습니다.”
거북선이 완공된 것은 왜군이 부산포에 상륙하기 불과 이틀 전이었다. 거북선을 비롯한 전함 건조와 더불어 힘을 기울인 것은 해전에서 사용할 각종 화포와 화약의 제조와 비축이었다. 특히 당시까지는 해전에서 주병기로 사용하지 않던 천·지·현·황 등 각종 포와 거기에 사용할 대장군전·장군전·화전 및 철환 등과 화약 준비에 큰 힘을 기울였다.
- ‘제4장 전라좌수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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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도 떨고 한 번 휘둘러 소탕하니 산하도 피로 물든다 三尺誓天山河動色 一揮掃蕩血染山河 이순신 장군 탄생 467주년을 앞둔 시기에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이순신 전기소설 『불패-이순신의 전쟁』이 출간되었다. 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도 떨고
한 번 휘둘러 소탕하니 산하도 피로 물든다
三尺誓天山河動色 一揮掃蕩血染山河


이순신 장군 탄생 467주년을 앞둔 시기에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이순신 전기소설 『불패-이순신의 전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절세명장 이순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1인칭 독백체 소설로 엮은 것이다.
철저한 사료 고증, 정확한 문장 구사,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다수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중견소설가이며 역사연구가인 황원갑은 이 책을 통해 이순신의 고행과도 같았던 54년간의 비상했던 일생, 탁월했던 위기 극복의 지혜와 출중했던 리더십을 재조명한다.
오늘과 같이 국난에 버금가는 국내외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정신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이순신 정신, 즉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길이 열린다.’는 그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전쟁에 임해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필승의 신념과 비상한 전략 전술로 백전백승한 불세출의 명장 이순신, 그는 마지막 싸움인 노량해전에서 고귀한 한목숨을 바칠 때까지 조국에 대해서는 지극한 충성심으로 헌신했고, 가정에서는 극진한 효성과 자애를 다했으며, 부하들은 너그러운 포용력으로 감싸주고 창의력을 길러주는 등 참다운 삶의 길을 제시해 준 겨레의 큰 스승이었다. 이순신은 단순히 명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열세를 우세로, 수세를 공세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탁월한 지도자이기도 하였다.
소설은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에서 시작한다. 해전을 승리로 마무리 지을 무렵 적탄에 맞은 이순신이 상선(대장선) 지휘소 갑판에 쓰러져 눈을 감기까지 자신이 지나온 54년간의 고행 같은 일생을 되돌아보는 형식의 구성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빌어 이렇게 강조한다.
“지금 우리는 이와 같은 불굴의 이순신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비상한 시기를 맞았다. 난국을 넘어 또다시 국난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언제 어떤 양상으로 돌변할지 모르고, 경제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국민의 고통지수도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지역 간, 세대 간의 갈등에 겹쳐 진보니 보수니 하는 남남갈등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두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뒷걸음질을 치고 있으니 어찌 이를 두고 난세요 국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난제가 켜켜이 쌓여만 가고 시국이 이처럼 어지러운데도 오늘 이 시대를 리더십 부재시대라고 한다. 시절이 이처럼 수상하기 그지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 살리기에 주력하기보다는 허황한 공리공론과 시리사욕에 매달려 허송세월을 하고 있으니 리더십 부재시대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살고자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이긴다.’는 이순신 정신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다. 이순신과 같이 탁월한 지도자의 출중한 통솔력과 살신성인한 구국 정신이 더한층 절실한 것이다.”

이 소설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이순신의 죽음과 원균의 재조명에 대한 실상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기에서 작가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순신의 죽음에 대한 진상, 즉 자살설과 은둔설의 허구성은 물론이고, 원균을 재조명한다는 미명 아래(이른바 원균 명장론) 자행되고 있는 이순신에 대한 인격적 비하와 전공의 평가절하 등에 대해 철저한 사료 분석과 고증으로 통렬한 반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왜적보다 아군 장수들을 더 많이 제거했던 ‘엽기적인 국왕’ 이균(선조)이 무슨 이유로 이순신을 극도로 증오하며 심지어는 죽여 없애려고까지 했는지 극명하게 밝히고 있다.
실로 이순신이 우리에게 남겨준 정신적 유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출중한 위기관리 능력으로써 유비무환의 교훈, 거북선으로 상징되는 탁월한 창조 정신, 『난중일기』로 대표되는 기록의 중요성, 철저한 사전 정보수집과 분석을 통해 아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 그리고 부하들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한편, 군율은 엄하게 시행하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이 비상한 시기에 작가가 새삼 『불패-이순신의 전쟁』을 출간하는 이유이다.

<책속으로 추가>
이번 한산도와 안골포 해전에서 나는 병력과 전함에서 적군에 비해 상대적 열세였으며, 지리적 이점도 얻지 못했으나 불리함을 딛고 적의 대함대를 여지없이 무찔렀다. 해전이 끝난 뒤에 보니 아군의 피해는 전사 19명, 부상 114명이었다.
이튿날인 7월 11일부터 적군을 수색하며 항해하여 가덕도와 한산도를 거쳐 13일에는 여수 본영으로 회군했다. 나는 여수로 돌아오자 전과 같이 전사자들은 구휼법에 따르도록 하고, 부상자들도 치료에 최선을 다하도록 조치했으며, 유공 장병들은 전공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하여 후히 포상했다. 그리고 나머지 전 장병에게도 그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제3차 출동에 따른 한산도와 안골포 해전을 합쳐 뒷날 한산대첩(閑山大捷), 또는 견내량대첩(見乃梁大捷)이라고 불렀다. 이 한산대첩으로 남해를 거쳐 서해로 북상하여 수륙병진하려던 왜군의 기도는 물거품으로 돌아가 버렸으며, 수군의 참패 결과 평양성을 점령하여 지원군을 기다리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마침내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산대첩은 이후 임진왜란 해전의 양상을 변모시켰다. 왜군의 대표적인 수군 장수가 모두 참패함으로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수군에게 “조선 수군을 만나면 싸우지 말고 해안에 성을 쌓고 수비만 하라”는 해전금지령을 내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 ‘제6장 한산대첩’ 중에서

나는 이처럼 난리가 나면 도망이나 치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공론이나 일삼는 엽기적인 임금과 대신들의 아우성에 따라 해임되고 ‘조정을 속이고 적을 치지 않았다’는 터무니없는 죄목을 뒤집어쓴 채 선전관에게 잡혀 올라가게 되었다.
나는 후임자인 원균에게 군사·무기·군량 등을 정확히 인계하고 그 달 26일 돼지우리 같은 남거에 실려 수많은 백성과 군사가 비통하게 울부짖는 가운데 서울로 끌려갔다.
내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붙잡혀 서울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퍼지자 수많은 군사와 백성이 길가에 쏟아져 나와 앞길을 가로막고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통제사 대감! 저희를 두고 어디로 가십니까?”
“사또! 이제 앞으로 우리 백성들은 어찌 살라고 하십니까?”
내가 서울로 압송된 것은 3월 4일이었다. 나는 그날 저녁에 바로 의금부 옥에 갇혔다.
나의 죄명은 조정을 속이고 임금을 업신여긴 죄, 적을 놓아주어 나라를 저버린 죄, 남의 공로를 빼앗고, 남을 죄에 빠뜨린 죄 등 네 가지였다.
조정을 속이고 임금을 기망했다는 죄목은 이균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것이고, 적을 놓아주었다는 죄목도 전적으로 허구에 불과했다. 또 남의 공을 빼앗았다는 말은 부산포의 왜군 진영에 불을 지른 것과 개전 초의 전공이 모두 원균의 것인데 내가 가로챘다는 것이니, 네 가지 죄목 모두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고 황당무계하기 그지없었다.
- ‘제9장 백의종군’ 중에서

그 해 9월 16일 명량해협에서는 바다의 일대 혈전이 벌어졌다. 왜 수군이 133척의 대함대인 반면 조선 수군은 전선이 겨우 13척, 여기에 전함이라고 할 수 없고 어선이나 마찬가지인 탐망선 32척이 고작이었다. 게다가 얼마 전에 전멸하다시피 대패한 뒤라 장수나 군사들이나 겁을 먹고 제대로 싸우려 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 별진군(別進軍)이 보고하기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선이 명량해협을 거쳐 바로 우리가 진치고 있는 우수영을 향해 들어온다고 했다.
명량해협으로 들어온 적선은 133척이었지만, 해협 남쪽 넓은 바다에는 500여 척에 이르는 왜 수군 본대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선봉대 133척이 조선 수군을 격파하고 물길을 열면 그 즉시 해협을 통과하여 서해로 북상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적선 출현 보고를 받는 즉시 출전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바다로 나가자마자 이내 적의 함대에게 포위당했다.
휘하 장수 모두가 압도적인 전력 차이에 지레 겁을 먹고 주춤거렸다. 미리 도망치려고 기회를 엿보는 자들도 있었다.
선두에 나섰던 통제사의 상선(대장선)이 먼저 적선들에게 포위당했다. 나는 몸소 기를 휘두르고 전고를 울리며 독전했다. 목이 터져라 하고 소리쳤다.
“두려워 말라! 왜선 백 척이라도 우리 배를 당할 수 없다!”
“쏴라! 쉬지 말고 쏴야 이긴다!”
화포수들은 쉴 새 없이 천자포·지자포를 발사했고, 사수들은 빗발처럼 화살을 날렸다. 나는 겹겹이 포위한 적선 사이를 뚫고 손수 활을 쏘며 전투를 지휘했다. 그리고 영기(令旗)를 흔들어 뒤처져 있는 아군 전선들을 불러냈다.
거제현령 안위(安衛)와 중군장 김응함의 배가 먼저 달려왔다. 나는 칼을 휘두르며 목청껏 소리쳤다.
“안위야!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친다고 어느 곳에서 살 줄 아느냐?”
그 소리를 들은 안위가 급히 적진 속으로 돌격했다.
“김응함아! 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네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적세가 급하니 우선 공을 세우게 하리라!”
김응함이 또한 이내 적진 속으로 돌격했다.
이를 보고 있던 왜군 대장이 휘하의 전선 2척으로 하여금 안위의 배를 공격하게 했다. 적선 2척이 안위의 배에 바짝 붙어 왜병들이 개미떼처럼 배에 오르려고 악을 썼다.
안위와 그의 부하들이 죽을힘을 다해 창검과 몽둥이로 치고, 수마석 덩어리를 던지는 등 힘껏 싸우다가 그만 지쳐버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안위의 배 옆으로 대장선을 몰고 가서 빗발치듯 포와 활을 마구 쏘아 적선 3척을 거의 다 섬멸했다.
- ‘제10장 명량대첩’ 중에서

“이렇게 되다니, 기가 막히는구나!”
이순신이 죽은 뒤 회가 탄식하자 완이 이렇게 받았다.
“지금 만일 곡성(哭聲)을 내었다가는 온 군중(軍中)이 놀라고 왜적들이 다시 기세를 얻을지 모릅니다.”
“그렇다! 그리고 또 시신을 온전히 보전해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전쟁이 끝나기까지는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회와 완은 터지는 울음을 참고 이순신의 시신을 선실 안으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지휘대로 나와 전고를 울리고 독전기를 휘두르며 전투를 지휘했다. 그래서 전투가 끝날 때까지 적군은 물론 아군도 이순신의 전사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심지어는 대장선에 같이 타고 있던 이순신의 심복 군관 송희립(宋希立)도 몰랐다.
그렇게 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날 정오 무렵이 되자 노량해전도 마무리가 되었다. 관음포 해역에 들어온 300여 척의 적 함대는 200여 척이 불타거나 부서져 격침되고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내며 전멸하다시피 대패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적장 시마즈 요시히로는 남은 배 50여 척을 이끌고 사천 쪽으로 달아났다. 예성의 고니시 유키나가도 노량해전이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는 틈을 타 직할 함대를 이끌고 멀리 남해를 우회하고 칠천량을 거쳐 부산으로 도주했다.
처절한 해전이 끝난 그날 11월 19일 남해 관음포 해상은 조명 수군 장졸의 통곡으로 떠나가는 듯했다. 전투가 대승으로 끝난 뒤 통제사가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바다는 온통 비통한 울음소리로 울렁거렸다. 조선군은 물론 진린을 비롯한 명나라 장수와 군사들도 울었다.
- ‘후기-천추의 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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