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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로 일기(문명텍스트 3)(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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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쪽 | A5
ISBN-10 : 8935663034
ISBN-13 : 9788935663033
가게로 일기(문명텍스트 3)(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미치쓰나의 어머니 | 역자 이미숙 | 출판사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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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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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10607, 판형 148x210(A5), 쪽수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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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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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에서 펴낸「문명텍스트」총서 제3권『가게로 일기』. 이번 출판의 목표는 문명의 핵심 고전을 통하여 인류문명의 보편성을 발견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한국의 새로운 인문 정신을 모색ㆍ정립하는 데에 있다.『가게로 일기』는 10세기 후반 일본 헤이안 시대의 일기문학 작품이다. 아들의 이름을 빌려 ‘미치쓰나의 어머니’로 불렸던 한 여성이 20여 년에 걸친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가나 문자로 기록하였다. 남다른 문학적 재능과 자의식을 갖고 있었던 저자는 일부다처제 혼인제도 아래 겪어야 했던 고뇌에 대해 진솔하게 토로한다. 뒤이어 등장한『겐지 모노가타리』 등 일련의 여성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현존하는 일본 최초의 여성 산문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 문명 고유의 과도기적인 양상을 고찰할 수 있으며, 당시의 문화생활 및 일본인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미치쓰나의 어머니 道綱母, 936년경~995
일본 헤이안 시대 중류귀족 후지와라 도모야스(藤原倫寧)의 2남 4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당시 귀족여성들이 그러했듯 자기 이름을 지니지 못하여 친정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을 빌려 후지와라 도모야스의 딸 또는 미치쓰나(道綱)의 어머니로 불린다. 19세 무렵(954), 훗날 최고 권력자가 되는 권문세가의 자제 후지와라 가네이에(藤原Ⅱ家)의 아홉 명의 부인 가운데 두 번째 부인이 되었다. 헤이안 시대의 유명한 와카(和歌) 가인을 일컫는 36가선(三十六歌仙)의 한 명으로 꼽히며, ‘본조 삼미인’(本朝三美人)이라 불릴 만큼 미모로도 이름 높았다고 전한다. 하지만 남다른 자의식을 지녔던 만큼, 일부다처제였던 헤이안 시대의 혼인제도 아래 끊임없이 갈등을 겪어야 했다.
『가게로 일기』는 미치쓰나의 어머니가 구혼을 받던 때부터 남편과 사이가 멀어져 결국 혼인이 해소되기까지 20여 년간의 결혼생활을 회상하여 풀어 쓴 삶의 기록이다. ‘가게로’(かげろふ)는 이처럼 허무하게 느껴지는 반평생을 ‘아지랑이’에 비유한 말이다. 한 여성이 일기문학 형식으로 자기 삶과 고뇌를 진솔하게 토로한 이 작품은 뒤이어 등장한 『겐지 모노가타리』(源氏物語) 등 일련의 여성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현존하는 일본 최초의 여성 산문문학 작품이다.
미치쓰나의 어머니는 남편과 헤어지고 20여 년 뒤인 60세 무렵 세상을 떠났으며, 가네이에의 다섯 아들 가운데 둘째인 외아들 미치쓰나는 배다른 형제들과 달리 대신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정3위 대납언(大納言)에 머물렀다.

주해자 이미숙 李美淑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일본어과에서 『가게로 일기』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도호쿠 대학 문학연구과에서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으로 공부하면서 『겐지 모노가타리 연구』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10~11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의 고전여성문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한국외대와 이화여대, 숭실대, 건국대, 명지대 등에서 강의했고, 한국외대 대우교수 등을 거쳐 현재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화여대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源氏物語硏究―女物語の方法と主題』가 있고, 함께 쓴 책으로 『모노가타리에서 하이쿠까지』 『이민자 문화를 통해 본 한국문화』 『일본인의 삶과 종교』 『그로테스크로 읽는 일본문화』 『王朝文넥と東アジアの宮廷文넥』 『女性百年―떫育·結婚·職業』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일본 고전문학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목차

해제│헤이안 시대 한 여성의 삶과 기록·5

상권
서문│옛이야기와는 다른, 내 결혼생활을 풀어쓴 일기·47
가네이에와 결혼, 친정아버지의 지방관 부임·51
미치쓰나의 어머니 19세 추정(954)
가네이에의 거친 구혼·51
그 해 가을, 결혼이 성립되다·55
결혼 직후 가네이에와 주고받은 증답가·58
친정아버지의 지방관 부임·61

미치쓰나의 탄생과 마치노코지 여자의 등장·67
미치쓰나의 어머니 20세(955)
한숨 내쉬며 나 홀로 지새는 기나긴 밤·67

삼월 삼짇날 행사·73
미치쓰나의 어머니 21세(956)
복사꽃 가지 오늘 꺾은들 무엇 하리·73
도키히메도 찾지 않는 가네이에·76

마치노코지 여자의 출산과 영락, 가네이에와 장가 증답·83
미치쓰나의 어머니 22~26세(957~961)
마치노코지 여자의 출산·83
와카를 매개로 한 두 사람의 관계·86
마치노코지 여자의 영락·90
장가 증답을 통해 마음속 생각을 풀어내다·91

노리아키라 왕자와 가네이에의 교류·99
미치쓰나의 어머니 27세(962)
실의에 빠진 가네이에와 보낸 평온한 나날·99
노리아키라 왕자와 와카 증답·101

노리아키라 왕자 댁의 억새·109
미치쓰나의 어머니 28세(963)
행복했던 노리아키라 왕자와의 교류·109

불안정한 부인 자리와 친정어머니의 죽음·113
미치쓰나의 어머니 29세(964)
생각대로 되지 않는 부부 사이·113
친정어머니의 죽음과 가네이에의 배려·115
친정어머니의 사십구재·118

친정어머니의 일주기, 언니와의 이별·123
미치쓰나의 어머니 30세(965)
친정어머니의 일주기·123
언니를 눈물로 떠나보내다·125

병중 남편과 행복했던 한때·129
미치쓰나의 어머니 31세(966)
병석의 남편과 주고받은 정·129
가모 마쓰리에서 도키히메와 나눈 증답·134
황폐해져가는 집과 소원해져가는 부부 사이·136
이나리 신사와 가모 신사 참배·138

상류귀족들과의 교류·143
미치쓰나의 어머니 32세(967)
새알을 쌓아 후시에게 보내다·143
정치적 변동과 희비 엇갈리는 사람들·144

도시와 나눈 정과 하쓰세 참배·149
미치쓰나의 어머니 33세(968)
도시와 쌓은 정·149
하쓰세 참배·154
우지로 마중 나온 가네이에·159

■상권 발문│아지랑이처럼 허무한 여자의 일기·165

중권
서른 날 낮밤은 내 곁에·169
미치쓰나의 어머니 34세(969)
새해 첫날의 바람·169
아랫사람들끼리의 증답·171
미나모토 다카아키라의 좌천·173
유서를 쓰다·174
다카아키라 부인에게 보낸 장가·179
후지와라 모로마사의 쉰 살 축하 병풍가·186
비바람도 개의치 않던 옛날과 발길 멀어진 지금·193
미치쓰나의 어머니 35세(970)
궁중 활쏘기 시합에서 활약한 미치쓰나·193
밤에 본 것은 서른여 날, 낮에 본 것은 마흔여 날·196
가라사키 불제·199
모자지간의 정·204
이시야마데라 참배·209
여전한 남편과의 거리·216

내 집 앞을 그냥 지나쳐 가시지 않는 세계를 찾아·223
미치쓰나의 어머니 36세(971)
깊어만 가는 가네이에와 오미의 사이·223
친정아버지 집에서 기나긴 정진을 하다·225
내 집 앞을 그냥 지나쳐 가시지 않는 세계를 찾아·231
나루타키 한냐지에 도착·235
이모와 여동생의 방문·239
사람을 보내 하산을 종용하는 가네이에·243
가네이에와 주고받은 편지·246
문안 온 친척들·250
미치타카와 친정아버지의 방문·253
가네이에에게 끌려 하산하다·255
다시 발길을 끊은 가네이에·259
다시 떠난 하쓰세 참배·262
칩거 후의 조용한 일상과 변함없는 가네이에의 태도·267

■중권 말미│법석대는 세밑 행사와 동떨어진 내 신세·275

하권
올해는 아무리 미운 사람이 있어도 한탄하지 않으리·279
미치쓰나의 어머니 37세(972)
차분한 연초의 마음가짐·279
대납언으로 승진한 가네이에의 당당한 풍채·281
눈 오는 날의 상념·285
미치쓰나의 장래를 꿈꾸다·287
버려진 가네이에의 딸을 양녀로 들이다·289
가네이에와 양녀의 부녀 상봉·293
이웃에 난 화재와 가네이에의 위문·296
야와타 마쓰리와 참배, 끊이지 않는 화재 ·301
미치쓰나가 야마토 여인에게 와카를 보내다·307
무료한 나날·310
죽음을 의식하다·314
태정대신 후지와라 고레마사의 서거·319

가네이에와 인연이 다하다·323
미치쓰나의 어머니 38세(973)
거울을 보니 참으로 보기 싫은 내 모습·323
가네이에의 멋들어진 모습과 처량한 내 신세·326
가네이에의 마지막 방문, 히로하타나카가와로 이사·331
꿈속 길도 끊어진 채 한 해는 저물고·334

한 해가 저물듯 내 인생도 저물고·339
미치쓰나의 어머니 39세(974)
미치쓰나가 우마조로 임관되다·339
도노리가 양녀에게 구혼해오다·342
집으로 찾아온 도노리의 멋진 자태·346
뜨거워지는 도노리의 구혼과 가네이에의 입장·349
여전한 도노리의 열의·355
가네이에에 대한 계속되는 미련·358
갑작스레 끝난 도노리의 구혼·361
미치쓰나가 천연두에 걸리다·367
태정대신 가네미치가 뜻밖에 보내온 와카·369
임시 가모 마쓰리 때 본 가네이에의 모습·372
미치쓰나와 야쓰하시 여인의 증답·373

■하권 말미 겸 일기의 대단원│
해를 보내며 서울 변두리에서 일기를 마치다·383

권말
가집
미치쓰나의 어머니가 남긴 와카들·387

연표·407
이 책의 등장인물·421
주요 인물의 가계도·424
헤이안 경 주변 지도·426
참고문헌·429
옮긴이의 말│아지랑이 같은 한 여인의 삶을 복원하며·435
찾아보기·439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문명의 씨줄과 날줄을 엮다’ - 한국의 새로운 인문학을 구상함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는 다양한 문명을 비추어 줄 수 있는 인문학의 고전들을 번역하고 주해하여 ‘문명텍스트’ 총서를 출판하였다.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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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씨줄과 날줄을 엮다’
- 한국의 새로운 인문학을 구상함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는 다양한 문명을 비추어 줄 수 있는 인문학의 고전들을 번역하고 주해하여 ‘문명텍스트’ 총서를 출판하였다. 또 한편 분화된 인문학 영역 사이의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하여 ‘문명공동연구’ 총서를 출판하였다. 이번 출판의 목표는 문명의 핵심 고전을 통하여 인류문명의 보편성을 발견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한국의 새로운 인문 정신을 모색ㆍ정립하는 데에 있다.

[1]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 한국적 인문학의 의미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다양한 문명을 수용하여, 그 문명에 내재된 보편성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와 문명을 꽃피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 편향적인 가치관을 갖게 되고, 문명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일은 소홀히 하게 되었다.
인문학은 우리의 삶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 학문의 분화와 함께 인문학 역시 점점 더 세분화되었다. 학문은 분화될 수 있지만 우리 삶은 그렇지 못하다. 삶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 삶의 문제를 둘러싼 총체적인 이해를 점점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서구 중심적인 학문체계를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우리 문화와 학문의 특징인 다양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제 서구 문명의 일방적인 수용에서 벗어나 한국적 인문학을 모색하고 이를 토대로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전망을 내놓을 시기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인식 아래 ‘총서’의 기획은 다양한 문명에 대한 한국적인 해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건 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해당 사회만이 겪은 역사적 경험이라는 특수성과 세계적으로 축적된 문제의 결과라는 보편성 모두에서 연유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이 ‘총서’가 지향하는 다양성과 보편성, 보편성과 특수성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해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문명텍스트’ 총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의 고전은 물론이요, 서양의 고전과 몽골, 아랍, 아프리카 등 때로는 주목받지 못했던 세계 여러 문명권의 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주해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번역과 주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는 첫째, 고전이란 당대의 문화와 문명을 형성하는 데 뿌리가 되는 핵심적인 텍스트로서,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유의 단서를 던지며 생명력을 발휘해왔으며, 현대 문명을 비추어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에도 힘을 갖기 때문이다. 둘째, 인문학이 인류가 남긴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확장된 인식을 새로운 텍스트에 담아내는 학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2] 다양한 문명 연구를 통한 새로운 인문학의 첫걸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은 학제연구를 위한 절호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과의 연구자들이 모여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지식을 쌓은 이들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깊은 안목으로 접근하며, 동시에 그런 눈들이 모여 전체를 조망함으로써 더 깊고 더 넓게 문명을 이해하는 창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연구 영역과 학문 분야의 다양성이야말로 문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훌륭한 토양이 되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화를 추구했기에 공동연구가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함께 공동의 주제를 앞에 놓고 논의하며 끊임없이 그 새로운 해석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사업단의 총서 출판에는 그런 노력의 결과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므로 ‘문명텍스트’ㆍ‘문명공동연구’ 총서의 특징은 책의 출판이라는 연구 결과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문학 연구는 각 분과 학문의 울타리에 갇혀 있었고, 설사 공동연구를 진행시킨다고 하더라도, 개별 연구자들이 단독으로 연구한 것들을 모아 놓은 ‘일련의 연구 성과’라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HK문명연구사업단은 ‘문명텍스트’ 주해 작업을 수행하는 ‘근간조직’과 학제간 ‘문명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가변조직’을 운영하면서 정기적인 학술행사를 통하여 개인적인 연구와 공동의 연구를 조화시켜 왔다.
근간조직은 각각 동양고중세 분과(동아시아 고중세 문명의 형성과 사상적 교류 연구), 동양근현대 분과(동아시아 전통의 자기 혁신과 근대화 연구), 한국문화 분과(교계지로서의 한국문화의 정체성 연구), 서양고중세 분과(서구 고대문명과 중세 문명의 형성과 변화 과정 연구), 서양근현대 분과(서양 근대문명의 기원과 정체성 연구)로 나뉘어 지난 3년간 매주 문명텍스트 콜로키움을 통하여 신랄한 토론과 의견교환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로 출간된 것들이 ‘문명텍스트’ 시리즈다. ‘가변조직’은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주제 중심으로 자유롭게 모여서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상호견제와 비판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중에서 이번에 출간된 것이 ‘문명공동연구’ 시리즈다.
‘문명텍스트’가 다양한 문명에 대한 개별 연구로서 특수성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문명공동연구’는 이러한 개별연구를 묶어주는 큰 틀로서 보편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문명텍스트’ 시리즈가 현재를 떠받치고 있는 누적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씨줄 놓기라면, ‘문명공동연구’ 시리즈는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날줄 얽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문명텍스트’와 ‘문명공동연구’는 첫째, 문명에 대한 추상적인 공론에 머무르는 대신에 동서고금을 망라한 문명의 텍스트들을 주해ㆍ역주함으로써 문명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모습을 소개한다. 둘째, 전통적인 인문학의 분야인 문(文)ㆍ사(史)ㆍ철(哲)을 넘어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학제적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다양한 문명의 총체적인 이해를 시도하고, 이에 기초하여 미래지향적인 문명론을 모색한다. 셋째, 동서고금 문명에 대한 다각적인 학문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넓고 깊은 문명론을 제안함으로써 한국 인문학의 ‘허브(hub)’로서의 기능을 맡으려 한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과 (주)도서출판 한길사는 이 원대한 목표를 향해 그 역사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 우리는 다양하고 성실하면서도 전문적인 연구가 바로 ‘한국의 인문학’이라는 큰 탑을 이루어내는, 작지만 단단한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모여서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보편적인 인문 정신을 구현하는 ‘한국의 새로운 인문학’이 출현하기를 우리는 함께 꿈꾸고 있다.

[3] 문명텍스트에 대한 소개
이번에 ‘문명텍스트’ 총서에 포함되어 출판된 책들은 대부분 우리말로 아직 소개되지 않은 고전들이다. 예컨대 중국 청대 초기에 새로운 정치윤리를 제시하고자 했던 황종희의 『맹자사설』, 독일 인문주의를 열었던 헤르더의『새로운 역사철학』, 그리고 영국 내전 중에 경제적 평등과 종교적 박애를 주장한 제라드 윈스턴리의 『자유의 법 강령』 등은 과거 역사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소통의 노력으로 읽을 수 있다. 한편 남성 중심 문명에서 여성의 시각에 의해 만들어진 조선의 『내훈』과 일본 최초의 여성 산문 문학작품 『가게로 일기』는 남성적 독해가 아니라 여성적 독해를 통해 본 문명의 모습을 알려준다. 남성 중심적 전통의 지리학을 비판하면서 대안적인 페미니즘 지리학을 모색하는『페미니즘과 지리학』도 그런 맥락에서 문명 간 소통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몽골 유목민의 문학을 이해하게 해주는 장편 영웅 서사시 『장가르』는 정착 문명에서 접하지 못했던 유목 문명의 독특한 구전 문화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것은 정주민과 유목민의 소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게로 일기』 아지랑이 같은 내 인생
10세기 후반 일본 헤이안 시대의 일기문학 작품이다. 아들의 이름을 빌려 ‘미치쓰나의 어머니’로 불렸던 한 여성이 20여 년에 걸친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가나 문자로 기록하였다. 남다른 문학적 재능과 자의식을 갖고 있었던 지은이는 일부다처제 혼인제도 아래 겪어야 했던 고뇌에 대해 진솔하게 토로한다. 뒤이어 등장한 『겐지 모노가타리』 등 일련의 여성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현존하는 일본 최초의 여성 산문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 문명 고유의 과도기적인 양상을 고찰할 수 있으며, 당시의 문화생활 및 일본인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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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인생의 좆 같은 점은 먹고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만약 잘 먹고 잘 싸는 것만으로 인생이 충분하다면, 이 세...
    인생의 좆 같은 점은 먹고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만약 잘 먹고 잘 싸는 것만으로 인생이 충분하다면, 이 세상에 불행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의 기아들이 있기는 하다. 나 역시 노예로 부리기 안성맞춤인 그 깜둥이들을 알고는 있다. 유명인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하면, 항상 깜둥이들에 대한 댓글이 달리니까.

     

    “아프리카에 있는 기아들을 한 번 생각해봐라. 고작 우울증으로 자살하냐? 거기 있는 애들은 당장 밥 먹기 힘들어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연예인이라 돈 쉽게 버니까 인생을 쉽게 아는거지. 죽어도 싸다.”

     

    그래, 어쩌면 이게 정말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 아프리카 깜둥이들이 굶어 죽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다. 씨발, 그리고 도대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당장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해도 내 기분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난 여전히 병신처럼 살아갈 것이다. 인정한다. 나는 굶으면서 살고 있지는 않다. 말하자면 난 오늘 점심에 육개장 사발면 하나를 처먹긴 했다. 하지만 그걸로 정말 괜찮은걸까? 정말 그걸로 삶을 의미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 정말 인생은 그걸로 끝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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