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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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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쪽 | A5
ISBN-10 : 8975278190
ISBN-13 : 9788975278198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양장] 중고
저자 남경태 | 출판사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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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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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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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사의 배후에는 반드시 역사가 있다!
남경태가 지휘하는 인류 문명사의 오케스트라!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시리즈《역사》. 한국사와 동양사, 서양사를 한데 뭉뚱그려 동시 진행시키면서 저자 특유의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과 평가를 시도한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철학>을 써낸 남경태는 역사의 무대 가운데로 들어와 역사 앞에서 지휘봉을 쥐고 인류 문명사라는 오케스트라를 자신만의 컬러로 지휘한다.

이 책은 ‘한국사 + 동양사 + 서양사’의 공간적 융합‘과 시대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간적 융합’을 꾀한다. 저자의 평가와 해석이 농밀하게 스며 있으며,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이 시대 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된다. 또한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을 과감히 생략하면서 거꾸로 거의 언급되지 않은 사건들을 비중 있게 다루기도 한다.

지은이의 관점에 따른 주관적 평가가 중심축을 이루며 진행되는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세계문명을 동양과 서양 두 개의 메이저 문명으로 나누는 근거를 제시하며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 문제에서부터 문명 이전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어본다. 이어 두 역사가 거의 무관하게 걸어온 시기와 문명이 마주치는 시기, 두 문명의 차이와 그 차이가 오늘날의 두 문명권에 미친 영향 등을 차례대로 살펴본다. [양장본]

CP 추천 | 이런 점이 좋습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동ㆍ서양 역사의 축약본이라기 보다는 두 문명의 성격과 차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문명의 걸어온 과정을 단순히 서술하거나 해설하려는 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저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살펴본다.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저자소개

지은이_남경태 dimeola@empal.com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인문학 분야의 책들을 쓰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스토리 철학』『개념어 사전』『철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종횡무진 한국사』『종횡무진 서양사』『종횡무진 동양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반 룬의 예술사』『비잔티움 연대기』『세상을 바꾼 문자, 알파벳』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역사를 평가해야 하는 이유
프롤로그- 글로벌과 로컬

제1부 탄생
역사의 시공간
역사 이전
두 개의 세계문명

제2부 성장
제국의 탄생
중심의 차이
닫힌 세계
신성과 세속의 분업
유일신양의 힘
중세의 틀
유라시아의 도미노
몰락라는 중화제국
각개약진 효과

제3부 만남과 섞임
복고의 절정
전쟁과 조약의 질서
최후의 제국
자본주의, 민주주의 - 영국의 경우
침략인가, 전파인가 - 제국주의
동아시아의 독자 노선 - 일본의 경우
시민의 등장
시민사회의 부재 - 파시즘
시민사회의 생략 - 사회주의
신개념의 제국 - 미국의 경우

제4부 차이
계약의 개념과 금융
대항해와 벤처 정신
법과 제도의 망령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뿌리
관료제의 두 얼굴
관 주도와 민간 주도
세금, 도시, 시민
예법의 허와 실
애국심과 통일

에필로그 - 분산과 통일의 변증법
세계사연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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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우구스투스는 신분상으로 로마제국의 최고 시민이자 경제적으로 최고 부자에 만족해야 했다. 천하의 주인인 중국 황제와 달리 그는 제국 내의 신민과 영토를 통째로 소유하지 못했다. 그의 유일한 동산은 황궁의 노예들이었고 유일한 부동산은 황궁 건물과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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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는 신분상으로 로마제국의 최고 시민이자 경제적으로 최고 부자에 만족해야 했다. 천하의 주인인 중국 황제와 달리 그는 제국 내의 신민과 영토를 통째로 소유하지 못했다. 그의 유일한 동산은 황궁의 노예들이었고 유일한 부동산은 황궁 건물과 그의 손으로 직접 정복한 이집트뿐이었다. 그런 탓에 변방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는 자기 돈으로 군대를 조달해서 파견했으며, 인기가 떨어지면 사재를 털어 시민들에게 검투나 연극과 같은 오락거리를 제공해야 했다. 황제가 신민들에게서 인기를 유지해야 하다니, 중국의 동업자가 들었더라면 콧방귀를 뀔 이야기다.
_「제국의 탄생」에서

교황의 위상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비유는 오늘날의 UN이다. 현대의 UN은 회원국/비회원국들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조정자로 끼어들며, 비상사태를 맞으면 다국적군을 소집해 물리력으로 사태를 해결하기도 한다. 물론 UN의 조치에 반발하는 회원국/비회원국들도 있지만, 적어도 UN이 지니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은 어느 나라도 부인하지 않는다. …… 이 모든 면에서 UN은 중세의 교황과 매우 비슷하다. 십자군 원정 이후 교황은 서유럽 세계의 각 군주들 간에 벌어지는 온갖 문제에 개입하며, 또 군주들도 교황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외교상으로, 또 명분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애쓴다. 14세기 아비뇽 교황청과 교회 대분열은 그런 역관계가 빚어낸 골치 아픈 부산물이다.
_「중세의 틀」에서

세계제국이었던 당의 비참한 말로를 똑똑히 목격한 조광윤은 새 제국이 건강하고 장수하려면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자신이 무장 출신으로서 집권했던 만큼 더 이상 ‘군인이 지배하는 세상’은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다시는 이 나라에 본인과 같은 불운한 군인이 없도록 합시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의 길을 다져놓고 2년 뒤에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전역식을 치르면서 박정희가 한 말이다. 결국 칼로 일어난 그는 칼로 망했지만,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또다시 쿠데타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조광윤은 개국 초부터 문치주의를 원칙으로 삼았다.
_「몰락하는 중화제국」에서

독일산 벤츠와 이탈리아산 페라리가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강력한 힘과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자전거용 수동 브레이크조차 없다. 질주 본능에 사로잡힌 그들은 제동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물론 시민들은 두 나라에도 있지만 시민사회는 없다. 오히려 두 나라의 시민들은 국가의 질주에 박수를 보낼 뿐 자신들이 제동장치의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프로이센과 영방국가의 시민들, 이탈리아 반도의 시민들은 그동안 자동차가 없어 설움을 받았다는 생각뿐이다. 통일국가가 수립되자 이제 우리도 고속도로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는 자부심에 국가를 견제하기는커녕 전폭적으로 국가를 밀어준다. 레이스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어 조급한 마음뿐이다. 초조한 레이서들은 조만간 대형 사고를 칠 게 뻔하다.
_「시민사회의 부재: 파시즘」에서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도덕적 개념으로 여기지만 그 원천은 도덕이 아니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귀족이라고 해서 죽음이 두렵지 않을 리 없다. 죽음을 각오하고 전장에 나가는 자세는 단순히 개인적 용기에서 나온 게 아니다. 물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참다운 귀족은 높이 찬양받아 마땅하지만, 근원을 보면 그 고귀한 정신은 귀족 개인의 용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신분에 따라 사회적 역할이 주어진 역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동양 사회에서 지금까지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부족한 원인은 도덕성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역사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_「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뿌리」에서

진경산수화는 예송논쟁과 북벌론으로 이어지는 그 시대의 지배적 관념, 즉 소중화 사상의 연장선이다. 중국이 중화의 중심일 때는 중국의 산수를 이상적인 풍경화의 주제로 여겼지만 이제 중화세계가 조선으로 옮겨온 만큼 조선의 산수를 그려야 마땅한 것이다. …… 그런 시대의 추세는 미술만이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판소리, 탈춤 등 전통 문화의 대표적인 예술들은 예외 없이 18세기에 확립되었다. 물론 그것들은 특별한 창안자가 있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존속해왔지만 체계화되고 정리된 시기는 모두 18세기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_「예법의 허와 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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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연속과 단속, 연장과 단절이 관철되는 역사의 시공간은 일상적인 시공간과 다른 측면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오늘의 기억이 가장 생생히 남아 있는 날은 내일이 되겠지만, 역사에서는 한 사건의 정체가 수백 년 지난 뒤에야 온전하게 드러나는 일도 많다. 성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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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과 단속, 연장과 단절이 관철되는 역사의 시공간은 일상적인 시공간과 다른 측면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오늘의 기억이 가장 생생히 남아 있는 날은 내일이 되겠지만, 역사에서는 한 사건의 정체가 수백 년 지난 뒤에야 온전하게 드러나는 일도 많다. 성서에 나오는 에덴의 실제 장소는 중세 초기부터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비교적 정확히 추측할 수 있게 된 것은 20세기 말인 최근의 일이다. 1800년에 조선의 정조가 기록에서처럼 병사한 것인지, 소문에서처럼 암살된 것인지는 지금보다 더 나중에 밝혀질 수도 있다. _「역사의 시공간」에서

독특한 향기 가득한 ‘남경태표 역사책’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읽을 수 있는 역사서는 이미 많이 출간되었다. 통사도 있고 각종 부문사도 있고, 특정한 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도 있는가 하면 세계사 전체를 한 권으로 엮은 책들도 있다. 이 역사서들의 공통점은 역사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은이의 ‘향기’가 묻어나는 역사책은 찾기 힘들다.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출간 이유는 바로 그 독특한 지은이의 향기에 있다. 역사란 ‘과거의 이야기’이므로 누구의 눈에나 똑같이 보일 듯하지만, 지은이인 남경태가 이 책의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역사는 연속과 연장만이 아니라 단속과 단절을 또 하나의 축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E. H 카는 역사를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사관과 해석으로 규정하지 않았던가?
사관과 해석이 대중의 공감을 얻으면 독창성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편견에 사로잡힌 색안경으로 격하시키기 일쑤다. 그런데 남경태는 이 색안경을 굳이 벗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경을 통해 인류 역사 전반을 조망함으로써 유니크한 향기를 내뿜는다. 그래서 이 책은 통사의 외양을 취하고 있지만, 일반 통사와는 달리 지은이의 관점에 따른 주관적 평가가 중심축을 이루며 진행된다. 한 마디로,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지은이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몸짓까지 그대로 담아낸 ‘향기로운 통사’다.

‘공간적 융합’과 ‘시간적 융합’을 꾀하다!
국사, 즉 ‘national history’란 거의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개념이다. 반면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역사는 국사가 아닌 지역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역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역사는 국사이기에 앞서 동아시아 지역사의 일부고 나아가 세계 문명사의 일부인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서술한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한국사와 동양사, 서양사를 한데 뭉뚱그려 동시 진행시키면서 지은이 나름의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과 평가를 시도한다. 남경태는 이런 방식을 일러 ‘접시돌리기’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이 세 개의 접시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골고루 힘을 배분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힘은 아마도 그가 10여 년 전부터 문명사적 관점에서 한국사와 동양사, 서양사에 관한 통사를 펴낸 경험과 경력이 없었다면 몹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평가와 해석이 농밀하게 스민 역사책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은 시대 순에 구애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역사 연대표에서는 고대 그리스 문명이 로마제국보다 앞서지만 이 책에서는 중국의 한제국과 공존했던 로마제국의 성립 과정을 먼저 짚고 넘어간 뒤 그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고대 그리스가 나온다. 또한 역사교과서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이 이 책에서는 과감히 생략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르네상스와 프랑스혁명의 경우다. 이는 역사 전반의 흐름과는 다소 유리되어 있으며, 사실 서양사 고유의 영역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교과서에 거의 언급되지 않은 사건들도 이 책에서는 비중 있게 다룬다. 동유럽사, 예수회와 중국문명의 접촉, 두 차례에 걸친 유라시아의 민족대이동이 바로 그것들이다. 서양과 동양이 만나 새로운 역사를 낳는 부분, 즉 서양사와 동양사가 연접되는 부분을 대개의 역사서들이 세심하게 다루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한국사+동양사+서양사의 공간적 융합’과 시대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간적 융합’을 꾀하고 있다.

우리 시대 최고의 르네상스맨, 남경태
지은이인 남경태는 1급 저자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문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20여 년간 한국사와 동양사, 서양사, 현대 철학에 관한 책들을 썼고 역사와 철학, 심리학, 고고학, 문화사, 미술사 등 다방면에 걸친 수많은 책들을 쉬지 않고 번역해왔다.
15만 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인문 베스트셀러 『개념어 사전』과 『철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에서 보여주었던 자유분방하면서도 논리정연한 필력이 이번에는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에 투영되었다. 동시에 그는 역사의 무대 밖 진행자로 머물지 않고 역사의 앞에서 지휘봉을 쥐고 인류 문명사라는 오케스트라를 자신만의 컬러로 총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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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보석 같은 책이다. 600 페이지 이상 되는 분량조차 짧게 느껴질 정도로 저자 남경태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부터 느껴지는 저자의 내공과 카리스마에 이끌려 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다. 이 책이 내게 보석 같은 이유는 책을 읽는 재미,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깨달음 그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왜 반드시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놀랍도록 호소력 있게 설득하고 있고, 역사를 볼 때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수많은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으며, 역사를 앎으로써 누릴 수 있는 가치- 예컨대 통찰력을 키우는 연습, 현시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힘 등- 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가르침은 단순한 지식에 그치지 않고 역사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해 준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이 책이 지닌 그 이상인 것 같다.   ...
       보석 같은 책이다. 600 페이지 이상 되는 분량조차 짧게 느껴질 정도로 저자 남경태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부터 느껴지는 저자의 내공과 카리스마에 이끌려 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다. 이 책이 내게 보석 같은 이유는 책을 읽는 재미,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깨달음 그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왜 반드시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놀랍도록 호소력 있게 설득하고 있고, 역사를 볼 때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수많은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으며, 역사를 앎으로써 누릴 수 있는 가치- 예컨대 통찰력을 키우는 연습, 현시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힘 등- 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가르침은 단순한 지식에 그치지 않고 역사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해 준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이 책이 지닌 그 이상인 것 같다.
     
    역사를 왜 알아야 하는가. 과거를 통해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모범답안이 있지만 그건 내가 찾아낸 답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와 닿지 않았다. 그래도 그 모범답안을 믿고 역사를 알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는 있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는 요약되고 단순 나열된 과거의 사실일 뿐이었고, 그런 역사에 흥미를 붙일 계기도 별로 없어서 그나마 역사를 알고 싶은 소망이 생긴 것도 오래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흥미롭게 쓰여진 역사책이라고 해도 소설 같은 과거의 이야기였고 그를 통해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어내기란 나의 지식과 내공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 수준이 되려면 역사를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 걸까 하고 지레 겁을 먹고 오르지 못할 산마냥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내게 이 책은 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다.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 용기를 주었고,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향과 여러 방법들을 제시해 주었다.
     
    역사는 현재진행형인 큰 흐름이고 우리는 그 흐름 가운데 있다. 항해를 잘 하기 위해서는 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 그를 위한 온갖 지식과 경험을 과거의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있다. 항해를 잘 한다는 것은 배가 난파되지 않고 길을 잃어 헤매지 않고 식량이 떨어지기 전에 육지에 무사히 도착하여 다음 항해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로서 항해를 잘 해서 전쟁 등의 비극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제도 등을 되도록 줄이고 피해서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 정의나 선-를 끊임없이 찾고 나아가야 하는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동양이 패배한 건 어쩌면 그런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가치를 새롭게 찾아내려고 하지 않고 유교이념에 얽매여 있었고, 역사를 변화하는 흐름으로 보지 않고 모순과 부패가 만연한 가운데서도 제국주의 체제를 고집하며 머물러 있다가 썩어졌다. 게다가 그들은 오만하기까지 해서 역사의 흐름을 무시한 채 버티고 섰다가 그 흐름이 점점 커져 걷잡을 수 없이 되어 버리자 무참히 난파되어 휩쓸려 가버렸다.
     
    서양사를 알아야 하는 건 서양문명이 승리(저자의 표현이다)하여 세계문명이 되어가고 있고 현재 우리 인류가 몸담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의 물결로 급작스러운 변화와 함께 침략과 수탈의 고통을 겪었던 동양은 그런 아픈 근현대사를 겪고 서양문명에 편입했다. 저자가 역사에는 지름길은 있어도 생략이나 비약은 없다고 했던가.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같은 서양사의 결실만을 받아들이고 과정을 함께 하지 않은 우리는 그것들이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부재나 생략이 파시즘이나 잘못된 사회주의를 불러오고, 부족한 신용의 개념이 불안정하고 투기 위주의 주식시장을 만든 것과 같이 희생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동양사를 알아야 하는 건 우리나라나 중국 등이 현재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을 진단해야 해결할 수 있고, 동양문명에서 취할 수 있는 가치를 취해 인류사에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현재 입시병폐의 원인을 과거제에서 찾고, 정치의 부정부패를 왕권과 사대부의 책임 전가하기 로부터 파악하고, 서양에 비해 기부문화나 사회적 참여가 부족한 이유를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비해 왕이나 귀족이 누리는 특권을 하늘로부터 받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동양의 문화, 다시 말하면 사회적 신분이 역할의 차이를 가져왔던 서양과 귀천의 차이만을 나타냈던 동양의 차이로부터 찾아내고 있다. 그런 통찰력이 참 놀랍고 흥미로웠고 역사를 통해서 현 상태를 이렇게까지 파악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 이런 식의 진단이 가능하다면 물론 역사 깊숙이 뿌리 박힌 의식을 바꾸기가 쉽진 않겠지만, 원래 동양인이 비합리적이다 도덕성이 부족하다 따위의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그 병의 뿌리를 캐낼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600 페이지로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 시리즈로 나왔으면 싶다. 저자가 서문에 적었듯이 이 책은 모든 세계사의 사실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차례대로 순서대로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의 단편적이고 짧은 역사 지식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고 아주 재미있게 읽힌 데에는 글의 뛰어난 구성과 통찰력이 번득이는 내용,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듯한 유려한 필체 덕분이다. 내 머릿속에 역사의 큰 흐름을 뻥하고 뚫어준 듯 하다. 당분간은 남경태 선생님이 만들어준 역사의 실마리를 붙잡고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어 나갈 수 있을 듯 하다. 정말 이 책 덕분에 역사를 알고 싶어졌다.
     
    역사와 철학은 알아야 한다고 누가 그랬었다. 남경태 선생님께서 쓰신 철학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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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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