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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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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쪽 | 규격外
ISBN-10 : 8984371432
ISBN-13 : 9788984371439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중고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 역자 조동섭 | 출판사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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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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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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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의 삶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빅 픽처》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이 소설은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1부와 2003년을 배경으로 한 2부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누구의 딸'로 더 알려진 삶을 살던 한나가 부모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고자 서둘러 결혼하고 익명성과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시골마을에 정착한 뒤 남편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1부, 딸의 실종과 동시에 30년 전 단 한 번 외도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며 큰 파문에 휩싸이는 중년이 된 한나의 이야기를 담은 2부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가야 할 길을 찾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이끌며 매스컴의 총아가 된 아버지와 뉴욕갤러리에서 매년 개인전을 열 만큼 널리 인정받는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스스로를 부모와 달리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면서 자라온 한나는 졸업도 하기 전에 댄과 결혼해 곧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다. 그러나 곧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은 채 우울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댄이 시아버지 임종을 보러 고향에 간 사이 한나는 아버지로부터 젊은 급진주의자 토비어스 저슨을 집에서 지내게 해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받게 된다. 한나는 남편 댄에게 그런 사실을 전화로 이야기하고 그를 집에 머물게 한다. 대화 상대라고는 없이 외로운 생활을 해오던 한나는 저슨의 유혹에 넘어가 이틀 동안 열정적인 섹스에 탐닉한다.

시카고 국방부청사를 폭파한 범인들을 숨겨준 혐의로 FBI의 추격을 받던 저슨은 한나를 이용해 캐나다로 도주하려 한다. 저슨과의 외도가 발각될 경우 더 이상 아들 제프리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인 한나는 결국 저슨을 국경 너머 캐나다까지 피신시킨다. 그 일이 있은 지 30년의 세월이 지나고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던 한나의 삶은 다시 위기의 격랑 속으로 빠져든다. 유부남 의사와의 실연에 절망한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저슨과의 외도가 저슨의 책을 통해 공개되면서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매스컴은 물론 가장 힘이 되어주어야 할 가족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한나는 친구 마지의 도움을 받아가며 부당한 폭로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더글라스 케네디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는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런던, 파리, 베를린, 몰타 섬을 오가며 살고 있다.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고, 2009년에는 프랑스의 유명 신문《피가로》지에서 주는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한때 극단을 운영하며 직접 희곡을 쓰기도 했고, 이야기체의 여행 책자를 쓰다가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지부터 시작해 파타고니아, 서사모아, 베트남,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세계 40여 개 나라를 여행했다. 풍부한 여행 경험이 작가적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탐구, 치밀한 구성,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스토리가 발군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고 있다. 2009년 국내에서 출간된《빅 픽처》는 최고의 화제를 끌어 모으며 국내 주요서점 최장기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어 있다.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은 반전운동과 히피문화가 활기를 띠었던 6,70년대로부터 신자본주의와 소비문화로 가족해체의 위기를 맞게 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회에서 파생된 세대 간의 갈등, 가치관의 변화, 이념대립, 문화적 충돌 등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생동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주요작품으로 《파이브 데이즈》,《더 잡》,《리빙 더 월드》,《템테이션》,《행복의 추구》,《파리5구의 여인》,《모멘트》,《빅 픽처》,《위험한 관계》등이 있으며 격찬을 받은 여행기로 《Beyond the Pyramids》,《In God’s Country》등이 있다.

역자 : 조동섭
역자 조동섭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영화학과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매진》 수석기자, <야후 스타일〉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번역가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이브 데이즈》,《더 잡》,《템테이션》,《파리5구의 여인》,《모멘트》,《빅 픽처》,《파리에 간 고양이》,《프로방스에 간 고양이》,《마술사 카터, 악마를 이기다》,《브로크백 마운틴》,《돌아온 피터팬》,《순결한 할리우드》,《가위 들고 달리기》,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일상 예술화 전략》,《매일매일 아티스트》,《아웃사이더 예찬》,《심플 플랜》,《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스피벳》,《보트》,《싱글맨》,《정키》,《퀴어》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제2부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며칠 전, 마침내 용기를 내 집을 나가겠다고 말했어. 내가 더 이상 부부로 지내지 않겠다는 말을 들은 네 엄마의 반응이 이상했어. 사실 난 길길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 거라 생각했는데 고요한 침묵만 흘렀지. 네 엄마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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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마침내 용기를 내 집을 나가겠다고 말했어. 내가 더 이상 부부로 지내지 않겠다는 말을 들은 네 엄마의 반응이 이상했어. 사실 난 길길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 거라 생각했는데 고요한 침묵만 흘렀지. 네 엄마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이유를 묻지도 않았어. 몰리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묻지 않았어. 네 엄마는 그저 ‘금요일까지 짐을 싸서 나가.’라고 말했을 뿐이야. 그 뒤로 이틀 동안 네 엄마를 거의 보지 못했어. ‘빈 방에서 잘 테니까 내 물건에는 손대지 마. 다음 주에 내 변호사가 전화할 거야.’라고 쓴 쪽지를 남겨두고 나를 피했지. 그러다가 어제 저녁 여섯 시쯤 집에 들어와 보니 네 엄마가 차고에 세워둔 차 안에서 쓰러져 있는 거야. 처음에는 차안에 연기가 가득해 네 엄마가 안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어. 차창 틈에 테이프까지 붙였더구나. 일을 제대로 하려고 작정한 거지. 내가 15분만 늦었더라도 네 엄마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됐을 거야. 네 엄마를 간신히 차에서 끌어낸 다음 911에 전화하고 구급차가 올 때까지 인공호흡을 했어. 곧 구급대가 도착해 네 엄마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단다.”
아빠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가 떼고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의사가 말하길 네 엄마가 차의 시동을 걸기 전 신경안정제를 스물다섯 알쯤 먹었을 거라고 하더구나.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단다.”
-52p

“34년 전, 이 호수로 여름캠프를 왔었어. 여름캠프에 함께 온 백인 여자아이들이 나를 유대인이라고 무시해 잔뜩 화가 났지. 그해 여름, 호수 저편에서 첫 섹스를 했어. 한창 섹스에 몰두하다 여름캠프 지도교사에게 발각되었지.”
“상대는 누구였어요?”
“모리스 핀스커, 하필이면 모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한테 처녀를 주어버리다니! 모리스는 지금 뉴저지에서 유명한 치과의사가 돼있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반 년 전,《뉴욕타임스》에 모리스의 딸 결혼식 소식이 실린 걸 보고 알게 됐어.”
“백인 학생들만 모인 캠프라 유대인은 엄마밖에 없었다면서요?”
“바로 옆에 유대인 남학생 캠프가 있었어. 엄마들이 알았더라면 딸이 유대인 남학생들과 어울려 노는 걸 반대했겠지만 우린 캠프파이어를 하며 그들과 함께 즐겼어.”
“엄마는 어떡하다 그 유대인 남학생을 따라가게 됐어요?”
“캠프파이어를 하며 춤추다가 그 남학생이 숲으로 산책을 가자고 꼬드겼어. 어쩌다가 그냥 따라가게 됐지만 섹스까지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여름캠프에서 처음 만났다면서요?”
“그래, 숲으로 간 지 10분도 안 돼 모리스가 내 속옷을 내리는 걸 내버려두었어.”
“지금 저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는 이유가 뭐죠?”
“인생이 얼마나 허망하게 결정되는지 증명해주는 좋은 예니까. 그때 이후 여긴 처음이야.”
-106p~107p

“누구나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지 않나요? 다만 종교는 너무 손쉬운 길을 제시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요. 신이 다 해결해준다거나 믿음이 깊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쉬운 해법 아닌가요?”
“종교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믿고 의지할 뭔가를 찾아 헤매죠.”
“당신의 종교는 혁명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저는 제 자신을 믿고 싶어요.”
“무슨 뜻이죠?”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불평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 정치혁명을 꿈꾸는 저슨의 눈에 내 불평은 한낱 무기력한 주부의 하소연으로 비칠 수도 있을 테니까. 아이를 안고 앉아 내 인생이 덫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런 하소연이 어디 있을까?
“저도 다른 삶을 경험해보고 싶긴 해요. 그렇지만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제 삶을 찾아 떠난다는 건 생각할 수조차 없어요.”
“누구나 다 트로츠키처럼 행동할 수는 없겠죠. 사회의 통념이나 관습의 벽을 허문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죠. 아이가 있는 경우 더욱 결단을 내리기 힘들겠죠. 그렇지만 현재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줄 수는 있잖아요.”
“가령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결혼서약이나 주변의 기대어린 시선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정말이지 비극이라 할 수 있죠. 일상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시도해 봐요. 당신의 뛰어난 능력을 사장시키지 말아요.”
“제가 어딜 봐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거죠?”
-152p~153P

침실 문이 열리고 저슨이 들어왔다. 양손에 와인글라스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저슨이 잔 하나를 나에게 건네며 속삭였다.
“와인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고마워요.”
내가 잔을 받자마자 저슨은 몸을 숙여 키스했다. 나는 키스를 받아들였지만 저슨은 거부의 느낌을 받은 듯했다.
“괜찮아?”
“괜찮아.”
“다행이네.”
저슨이 내 목에 키스했고,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여기서는 싫어.”
거실로 나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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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 다른 사람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너의 길을 가라! -전 세계 30여 개국 독자들이 공감한 바로 그 소설! -《빅 픽처》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 무려 200주 이상 국내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등재된《빅 픽처》를 비롯해 출간하는 ...

[출판사서평 더 보기]

1. 다른 사람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너의 길을 가라!
-전 세계 30여 개국 독자들이 공감한 바로 그 소설!
-《빅 픽처》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장편소설!


무려 200주 이상 국내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등재된《빅 픽처》를 비롯해 출간하는 소설마다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든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출간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2010년《빅 픽처》를 필두로 2014년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까지 국내독자들에게 모두 합해 10권의 소설을 선보였다. 작가의 소설은 유머러스하고 위트가 넘치는 문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치밀한 묘사, 누구나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매혹적인 스토리로 시종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선보여 왔다. 풍부한 여행 경험이 바탕이 된 생생한 묘사, 재기발랄한 입담도 작가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두드러진 매력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이력은 독특하다. 뉴욕 맨해튼 출신이지만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쌓은 곳은 유럽이다. 파리, 런던, 더블린 등지에 거주하며 작가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지금은 30여 개국에서 소설을 출간하고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이먼앤슈스터>사에서 전 작품을 재출간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뉴욕의 오프오프브로드웨이에서 연극대본을 쓰며 글쓰기를 시작했고, 초창기에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본 여행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기를 쓰다가 소설 집필에 뛰어들었다. 프랑스에서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한편 프랑스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으며, 영국에서도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다. 2013년에는 소설 두 편 -《빅 픽처》,《파리5구의 여인》-이 프랑스판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개봉돼 작가를 좋아하는 다수 독자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빅 픽처》를 필두로 《위험한 관계》,《모멘트》,《파리5구의 여인》,《행복의 추구》,《템테이션》,《리빙 더 월드》,《더 잡》,《파이브 데이즈》,《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이르기까지 총 10권으로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출간하는 작품마다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다. 이 소설의 1부는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 초반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며, 2부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이 시작되는 1966년은 미국에서 베트남전 반대운동이 한창 거세게 전개되었던 때다. 주인공 한나 래덤의 아버지 존 윈드럽 래덤은 반전운동을 이끌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학교수다. 미국에서 1960년대 중반과 1970년대 초는 격변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기성세대의 관습과 통념, 가치관을 부정하며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창한 히피문화가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급진주의와 결합돼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던 때였다. 주인공 한나와 친구 마지가 홀치기염색 옷을 입고 부풀린 머리를 하는 것, 버몬트대학교 학생들이 대마초에 빠져 있는 것 등은 모두 당시 미국 젊은이들의 히피문화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한나는 베트남전 반대운동의 핵심인물이었던 아버지와 자기중심적이며 리버럴한 사고를 하는 예술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자라는 동안 은연중 부모와는 배치되는 삶을 추구하게 된다. 한나의 부모는 가정보다는 사회활동에 주력했고, 쌍방의 외도 문제로 불화가 잦다.
한나의 부모는 딸이 대학에 들어가면 사회 경험도 풍부하게 쌓고, 해외여행도 해보고, 이성교제도 충분히 해보길 원하지만 한나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의대생 댄을 만난 이후 다른 일에는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한나가 독립적인 여성의 삶을 꿈꾸면서도 댄과 서둘러 결혼하게 된 것은 부모 특히 엄마로부터 한시바삐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한나 자신이 부모처럼 유명인사가 될 수 없다는 잠재적 열등감이 결혼을 서두른 원인이기도 하다.
한나가 결혼해 정착하게 된 메인 주의 시골마을 펠험은 조용하고 인심 좋은 곳이 아니었다. 이방인에게 배타적이고, 남의 집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탓에 소문이 무척이나 빨랐다. 지식인 가정에서 자라고 대학교육을 받은 한나에게 익명성과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펠험의 삶은 힘든 육아문제와 맞물리며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는 한편 남편 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2부는 30년을 훌쩍 뛰어넘어서 시작된다. 한나는 어느새 장성한 아들과 딸을 둔 중년여인이 되었다. 포틀랜드 고급 주택가에 자리한 집에서 의사로 성공한 남편과 살고 있으며, 아들 제프리와 딸 리지는 이미 분가했다. 하루 열일곱 시간씩 병원에 나가야하는 댄은 여전히 바쁘고 집에 있을 때도 서재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길 좋아한다. 한나는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한편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겉으로 보자면 완벽할 만큼 안정된 가정이다. 남편은 성공한 의사, 한나 자신은 존경받는 교사, 아들 제프리는 안정적인 변호사, 딸 리지는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고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이다.
잘난 부모 때문에 열등감에 사로잡히곤 했던 한나는 이제 자녀 문제로 난관을 겪는 엄마가 되었다. 한나의 딸 리지는 욕망의 사다리 맨 위까지 오르려고 하지만 결국 스스로 허무와 공허를 이기지 못하고 쇼핑중독에 빠지고 유부남과의 연애에 매달리다가 급기야 어디론가 실종된다. 변호사인 아들 제프리는 가족 이기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에 빠져 자기와 종교관과 정치관이 다를 경우 엄마든 할아버지든 동생이든 가리지 않고 배척한다.
딸의 실종으로 상심해있던 한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0년 전 단 한 번 외도한 사실이 상대방 남자가 쓴 책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커다란 파문에 휩싸인다. 딸의 실종문제와 한나의 외도문제가 한 묶음으로 매스컴의 조명을 받게 되면서 한나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매스컴은 물론 가장 힘이 되어주어야 할 가족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한나는 친구 마지의 도움을 받아가며 부당한 폭로에 맞서 결국 진실을 밝혀낸다. 한나는 이미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한다. 독자들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길을 가려는 한나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2.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생!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마주하라!

더글라스 케네디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말한 적 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미국 여학생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였지만 현재 그 중 60퍼센트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죠.”
6,70년대는 기존 질서에 반대해 자유와 평등을 주창하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간 히피문화의 영향으로 여성해방의 기치를 내건 페미니즘운동 또한 폭넓게 확산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한나는 진보적 지식인 부모 밑에서 자라 페미니즘을 몸소 체득하고 있지만 오히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기존 질서 안으로 스스로 백기를 들고 투항한다. 파리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접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박차버리고 의대생 댄과 결혼하는 것은 한나의 부모뿐만 아니라 친구 마지에게도 상당히 실망스러운 선택이었다.
한나의 예에서 우리는 이상과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다. 6,70년대에 대학을 다닌 미국의 여학생 60퍼센트 이상이 전업주부가 되었다는 사실은 결국 무엇을 증명하는가? 그만큼 여성의 사회활동과 독립적인 삶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반증하는 실례이기도 할 것이다. 한나 역시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가 이어지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돼 있었다. 그럼에도 한나가 교사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그 일마저 포기하게 될 경우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전업주부’라는 말을 끔찍이 싫어한 탓이었다. ‘전업주부’라는 말은 어머니가 한나를 비꼴 때 즐겨 사용한 말이었으니까.
한나가 갓 스물을 넘긴 나이에 댄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노골적으로 앞세웠던 말 또한 ‘전업주부가 되려고?’였다. 한나의 삶은 한 평범한 여성이 독립적인 삶을 이루기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삶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한나가 마지막 장면에서 파리공항에 내려서는 모습은 바로 독립적인 길을 가려는 결연한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사랑하는 딸 리지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이혼한 남편과의 감정이 여전히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지만 한나는 결국 파리에서 반년동안 살기로 한 결심을 굽히지 않는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삶과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이 무려 30년 전 스캔들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한나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리라 생각했던 남편과 아들이 황색 저널리즘의 보도에 편승에 그녀를 비난했을 때 무엇을 느꼈을까? 어느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삶이야말로 구원이라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3.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가야 할 길을 찾는 이야기!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줄거리 요약!


한나 래덤은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이끌며 매스컴의 총아가 된 존 윈드럽 래덤 교수와 뉴욕갤러리에서 매년 개인전을 열 만큼 널리 인정받는 화가인 도로시 래덤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한나는 자기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누구의 딸’로 더 알려져 있다. 한나는 스스로를 부모와 달리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면서 부쩍 자신감을 잃는다.
한나는 제발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학에 가기를 원하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집에서 가까울뿐더러 아버지가 교수로 재직 중인 버몬트대학교에 진학한다. 당시는 히피문화와 함께 베트남전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때로 학생들 사이에서도 홀치기염색을 한 옷과 대마초가 유행하던 때이다. 한나는 이제는 세상에 나가 경험을 쌓으라며 등을 떠다미는 엄마의 소원대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다. 한나는 곧 의대생 댄을 만나 교제를 시작한다. 엄마는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보라고 권유하지만 한나는 댄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히피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던 당시 대학 문화에서 보자면 한나는 모든 걸 지나치게 일찍 선택하고 결론을 내린 셈이었다.
한나는 댄이 멀어질까 봐 두려워 파리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차버렸고, 사회적 경험을 쌓을 기회를 스스로 차단한다. 한나가 졸업도 하기 전에 댄과의 결혼을 발표하자 어머니 도로시 래덤은 평생 ‘전업주부’로 살려고 하냐며 딸을 비꼰다. 한나는 부모의 우려와 친구 마지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댄과 결혼해 곧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다. 한나는 자신이 부모가 우려하던 대로 덫에 걸렀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남편 댄이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게 된 메인 주의 시골마을 펠험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원래 들어가살기로 한 아파트의 배수관이 터지는 바람에 병원건물에 딸린 집에서 살게 된 것도 불만이지만 이방인이라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마을사람들의 집요한 시선과 어떤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소문이 너무 빨라 한나로서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한나는 사생활과 익명성이 조금도 보장되지 않는 펠험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남편 댄에 대한 불만을 키워간다. 차라리 남편과 헤어져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싶지만 아들 제프리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는 실정이다. 하루하루 우울한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그나마 펠험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게 된 게 자그마한 위안이다.
그 당시는 베트남전 반대와 함께 터져 나온 사회변혁의 움직임이 활발하던 때이다. 남편 댄이 시아버지 임종을 보러 고향에 간 사이 한나는 아버지 래덤 교수로부터 뜻밖의 부탁을 받게 된다. 아버지가 알고 지내는 젊은 급진주의자 토비어스 저슨이 현재 여행 중인데 여건이 허락한다면 집에 재워주었으면 한다는 말이었다. 한나는 남편 댄에게 그런 사실을 전화로 이야기하고 토비어스 저슨을 집에 머물게 한다. 그 당시 한나는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은 때였고, 대화 상대라고는 없이 외로운 생활을 해오던 때라 저슨의 유혹에 넘어가 이틀 동안 열정적인 섹스에 탐닉한다.
알고 보니 저슨은 시카고 국방부청사를 폭파한 범인들을 숨겨준 혐의로 FBI의 추격을 받는 입장이다. 저슨의 목적은 한나를 이용해 캐나다로 도주하는 것이다. 한나는 저슨을 국경 너머 캐나다까지 태워다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범인 은닉죄로 처벌받아야할 입장에 처한 셈이었다. 게다가 저슨과의 외도가 발각될 경우 더 이상 아들 제프리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인다. 결국 한나는 저슨을 캐나다까지 피신시키고 돌아온다.
그 일이 있은 지 30년의 세월이 지나간다. 댄은 <메인 메디컬센터>의 정형외과 과장이 되어 있고, 아들과 딸은 성장해 각자 독립생활을 하고 있다. 한나는 메인 주 포틀랜드의 고급주택지의 저택에서 살고 있으며 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해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가정이지만 삶은 한나를 평화롭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남편, 잘못된 종교적 신념에 경도돼 매사에 배타적인 아들, 의존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딸은 한나를 끝없이 불안하게 한다. 유부남 의사와의 실연에 절망한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30년 전 저슨과 벌인 단 한 번의 외도가 상대 남자의 책을 통해 공개되면서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된 한나의 삶은 다시 위기의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데…….

4.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에 쏟아진 언론의 찬사!

러시안룰렛 게임처럼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는 클라이맥스는 가히 폭발적이다. -더 타임스

새벽 3시까지 뜬눈으로 읽게 되는 책.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인물들이 뛰어나게 묘사된다.
-선데이 타임스

더글라스 케네디는 우아하지만 곤경에 처한 여성들의 삶을 그려내는 데 있어 탁월한 천재다. 이 소설의 한나 역시 감동적이고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데일리 미러

아주 영리한 소설, 계속 독자의 눈을 끌어당긴다.
- 인디펜던트 일요판

책에 매료되어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다.
- 선데이 익스프레스

1960년대의 미국은 급진주의의 시대였다. 인권운동과 반전운동, 프리섹스 주의가 활기를 띠던 때였다. 기성세대와 구시대적 질서에 대한 반감도 대단히 높았다.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의 보수적 가치에 반항해 싸우고자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한나 버컨은 예외였다. 한나는 급진주의자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에게 크게 실망해 당시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사회변혁운동에 앞장서기보다 의사 애인과 결혼해 작은 마을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메인 주의 이름 없는 시골마을에서 의사 아내로 정착한 한나에게 권태가 찾아온다. 그러다가 뜻밖의 사건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한나는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기고 만다.
흠 잡을 데 없는 한나의 생활에서 그 한 번의 실수는 조용히 덮인 채 수십 년이 흐른다. 그러나 미국의 분위기가 9.11사태 이후 보수적으로 흐르기 시작하고, 한나의 비밀이 터져 나오면서 그녀의 삶은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은 인생과 사랑과 가족에 대한 깊이 있고 매혹적인 소설이다. 두 가지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두 시대는 놀랍도록 닮아 있다. -아마존 영국

쓴웃음을 자아내는 유머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 사이를 흥미롭게 오간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뛰어난 통찰과 커다란 재미를 다 갖췄다.
- 메일

블록버스터급 소설들은 감동과 지적인 재미가 부족하여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은 예외적으로 아주 뛰어나다. - 인디펜던트

최고의 소설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스릴러 작가로서의 능력을 선보이는 한편 한 여자의 일생을 디테일한 감정까지 세세히 그리며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 마리 클레르

매혹적이고 흡인력이 강하다.
- 레드

책속으로 추가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아. 그놈은 떠났고, FBI가 너를 뒤쫓고 있지도 않잖아. 댄은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빌리라는 사람은 너와 친구로 머물러 있고 싶을 테니까 절대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네 아버지가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부녀간에 용서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 너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마지가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
“너는 벌써 다 극복했구나.”
“내가 뭘 다 극복했다는 거야?”
“너 스스로 잘 알 거야. 다 극복했다는 걸.”
“그렇지만 앞으로 그 일이 내 발목을 잡으면 어떻게 해?”
“네가 일부러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너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한 그것 때문에 영향 받을 건 아무것도 없어.”
“그런 기억을 머리에 꼭꼭 눌러 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
“한나, 그건 아주 간단해. 그냥 살면 돼.”
“그냥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니까.”
“너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이야?”
“그래,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해야 돼.”
-218p

그때 리지는 말했다.
“남자에게 의지해서 살기는 싫어요. 요즘은 교사도 살기에 빡빡하잖아요. 물론 고귀한 직업이지만 저는 그렇게 살아가긴 싫어요. MBA과정을 마치고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할 거예요. 30대 중반이 되기 전에 저축을 많이 해두고, 그 뒤로는 내 멋대로의 삶을 살고 싶거든요.”
나는 리지에게 인생은 절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지만 소용없었다. 리지는 자기 목표에 충실했다. 다트무스대학교의 MBA과정은 미국 최고 등급이었으므로 리지는 졸업하자마자 보스턴에 있는 뮤추얼펀드 회사에 픽업되었다. 첫 연봉이 놀랍게도 15만 달러였다. 리지는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그 정도 연봉을 받는 사람은 부지기수로 널려 있다고 했다.
리지는 취직한 첫해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받아 보스턴에 아파트를 구입했고, 디자이너 가구로 실내를 장식했다. 작년에는 미니 쿠페를 샀고, 2년 동안 해마다 네비스나 캘리포니아 주 바자에 있는 값비싼 리조트에서 며칠씩 휴가를 즐기고 왔다.
겉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듯했지만 내가 보기에 리지는 문제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뮤추얼펀드 회사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뮤추얼펀드에 투자해 고객의 돈을 불려주는 일을 일차원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리지에게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만 그럴 때마다 이제 돈을 많이 쓰는 생활에 익숙해져 높은 급여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리지는 아파트 대출금을 다 갚으려면 아직 예닐곱 해는 보너스를 받아 챙겨야 한다고 말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
“그 뒤로는 내 멋대로 살 거야.”
-238p~239p

“간밤에 리지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데 그래요?”
“우린 커먼광장 바로 옆 포시즌호텔 바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리지가 얼굴에 이상한 웃음을 흘리며 나타났죠. 리지는 자리에 앉기 전,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저에게 진한 키스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큰소리로 떠들어대기 시작했죠. 우리 사이가 잘될 줄 알았다, 내가 영혼의 짝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이를 갖고 싶으니까 얼른 방을 잡고 올라가자 등등……. 제 말이 거짓말 같아요?”
“난 단지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에요.”
“사람들이 보고 있어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인내심을 발휘해 리지에게 차분하게 설명했어요. 아내와 아이들 때문에 부득이 헤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 유부남들이 여자들을 떼어버릴 때 단골메뉴로 사용하는 말이라는 건 저도 알지만 어쩌겠어요? 사실이 그러니까 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잖아요. 예전에 리지에게 우리 둘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요. 그 말 때문인지 리지는 제가 가정을 깨고 나올 거라 믿었죠. 리지에게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어요. 제 딴에는 리지에게 최대한 부드럽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고 했어요. 몇 번인가 연습까지 해가며 리지가 받을 충격을 최대한 완화시켜주려고 노력했죠.”
-304p

《나는 더 이상 데모하지 않는다 : 다시 태어난 어느 급진주의자의 회고》
제목 아래에 저자의 오래 된 사진이 나와 있었다. 긴 머리의 급진주의자들이 모여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었다. 맨 앞에 역시 긴 머리인 저슨이 서 있었다.
저자 소개란 위에 저슨의 또 다른 사진이 나와 있었다. 뿔테안경, 단정한 슈트, 넥타이 차림으로 부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저슨의 사진이었다. 두 사진에 나온 저슨의 모습 중 어느 쪽이 더 싫은지 판단할 수 없었다.
담배가 몹시 피우고 싶어 사무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나는 머리를 창밖으로 내밀고 말보로라이트에 불을 붙였다. 바람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냄새를 풍기지 않기를 바라며 얼른 한 개비를 피웠다.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교칙위반이었다. 끝까지 담배를 피우고 나서 창틀에 눌러 끄고 꽁초를 창 아래 수채 구멍을 향해 던졌다.
-362p~363p

오래된 부부의 가장 좋은 점은 안정감과 편안함이다. 보통 때는 그 장점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소중한지 모른다. 갑작스러운 위기가 밀어닥치고 모든 걸 빼앗기기 직전에야 그 장점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위기를 무사히 극복했을 때 댄이 과연 내 옆에 남아 있을까?
냉장고를 열어 미니어처 크기의 보드카 두 병을 마셨다. 텔레비전을 켜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폭스 뉴스> 채널에서 내 얼굴과 마주쳤다. 새벽 1시 뉴스였다. 금발의 여성 앵커 뒤쪽으로 리지의 사진도 보였다.
금발의 앵커는 다급한 목소리로 숨가쁘게 말했다.
보스턴에서 실종된 리지 버컨 씨 소식입니다. 리지 버컨 씨는 지난 4월 4일 유명 피부과의사인 마크 맥퀸 씨와 보스턴 시내 모 호텔에서 심각한 말다툼을 벌인 끝에 행방이 묘연합니다. 보스턴경찰은 마크 맥퀸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출국정지 명령을 신청하고 여권 압수 처분을 내렸습니다. 마크 맥퀸 씨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화면이 바뀌고, 50대 남자가 기자들을 앞에 두고 코멘트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화면 아래쪽에 ‘버나드 캔튼 : 마크 맥퀸 씨의 변호사.’라는 자막이 떠 있었다.
-430p~4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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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죄악으로 번영하는 사람도 있고, 선행으로 몰락하는 사람도 있다.' - 셰익스피어, <법에는 법으로>, 2막 1장....

    '죄악으로 번영하는 사람도 있고, 선행으로 몰락하는 사람도 있다.' - 셰익스피어, <법에는 법으로>, 2막 1장.

     

    '인간은 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사랑을 선택하는가?'라는 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던지는 메시지니까.

     

    제프리는 곧 내 몸에도 토했고,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라고 외치듯 크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야말로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였다.

     

    최고급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노라면 파바로티의 좌심실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듯했다.

     

    부모란 자식이 잘못을 저지르면 혼자 남몰래 자책하는 존재이다.

    가끔 부모가 된 걸 크게 후회한다.

    자식이 없었다면 지지고 볶고 부대끼며 함께 어우러지는 삶은 없었겠지만 훨씬 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의문이 떠오른다.

    왜 인간은 평생 고통을 겪으면서도 부모가 되어 자기 자신을 옴짝달싹 못하는 존재로 만드는 걸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p8 존 윈드럽 래덤, 교수, 부친

    p9 마지, 친구

    p9 댄 버컨, 남편

    p22 토비어스 저슨, SOB

    p73 제프리 존 버컨, 아들

    p94 에스텔 번, 펠햄 도서관장

    p123 한나 버컨, 나

    p223 실라 플래트, 보수주의자

    p230 새넌, 제프리의 아내, 며느리

    p230 리지, 딸

    p241 마크 맥퀸, 피부과 의사, 딸의 연인

    p532 빌리 프레스턴, 펠험 친구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ga**hbs | 2016.08.2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빅 피처』를 통해서 전세계적인 인기작가가 된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후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였고, 『스테이트...

     

    『빅 피처』를 통해서 전세계적인 인기작가가 된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후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였고,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는 그의 신작으로 이야기가 1,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1부는 1966년부터 1973년까지이며, 2부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기 시작되는 1966년은 미국 내에서 베트남전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던 때로 주인공인 한나 래덤의 아버지 역시도 그 반전운동을 이끌어서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1부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사회적으로 혼란하던 그 시기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특히 히피문화가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한나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반대운동으로 주목받지만 가정에서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부족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어머니도 그에 못지 않아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가정은 최우선이 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에도 문제가 있어서 각자가 외도를 하기도 한다.

     

    그런 부모를 보고, 겪으면서 한나는 자라게 되고,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대학 입학과 거의 동시에 의대에 다니는 댄이라는 남학생을 만나 그에게 빠져든다. 행복하다고 할 수 없었던 그녀의 생활은 빨리 부모님에게서 독립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고, 이는 댄과 빠르게 결혼하게 만든다.

     

    부모에게서 벗어나고자 빨리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녀가 결혼 후 살게 된 펠헴이라는 시골마을에 한나는 십게 적응하지 못하는데...

     

     

    2부의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03년으로 이미 갓 결혼했던 한나는 아들과 딸, 의사로 성공한 남편 댄을 둔 중년여성으로 펠헴이 아닌 포틀랜드의 고급 주택에 살고 있다. 그녀 역시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남들이 봤을땐 자녀가 변호사(아들),와 펀드매니저(딸)로 성공한것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둘 모두 한나에겐 순탄치 않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30년 전 그녀가 딱 한번 저질렀던 외도의 상대방이였던 남자가 책에 그 내용을 쓰게 됨으로써 외도 사실이 알려지고, 딸의 문제와 함께 그녀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남편이 시아버지의 임종 때문에 집을 비웠을때, 아버지의 부탁으로 집에서 잠을 재워주게 된 급진주의자였던 토비어스 저슨이라는 남자와 외도를 했던 것이다. 그 당시 남편이 고준보건의로 근무하게 되었던 펠엄에서의 생활에 지쳐있고,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이였는데 그 일이 시간이 흘러 자신의 삶을 파괴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장 큰 나락으로 떨어진 한나의 상황이 사필귀정이겠지만 언론은 그녀를 지나치게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잘못은 했지만 결국 그 일은 사회가 판단하기에 앞서 그녀의 가족들만이 비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 한 순간의 실수가... | ss**um | 2015.12.1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실수. 이 단어를 떠 올릴때마다 4년 전 입사한 회사에서 생활했던 2년 동안의 시간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분명 ...
     실수. 이 단어를 떠 올릴때마다 4년 전 입사한 회사에서 생활했던 2년 동안의 시간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분명 좋은 추억도 많은데 문득문득 지금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실수했던 순간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일했던 곳에서 떠나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은 주부로 살고 있음에도 그때의 기억은 공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나를 낯 뜨겁게 만든다. 여전히 부끄러운 실수라고 해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한 행동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는 실수라면 과연 내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을까? 이 책 속의 한나가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혼외정사를 한 것도 모자라 범법자를 국외로 도망치게 도와준 일 모두 한 순간의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외간 남자를 딸의 집으로 보냈던 아버지의 실수. 그런 외간남자와의 욕망을 이기지 못한 실수.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자신의 삶은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던 실수. 다른 이유로 다가온 사람을 의심하지 못할 정도로 순진했던 실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어 저질렀던 그때의 실수는 30년이 훌쩍 지난 뒤 한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다.

      한나는 빠듯한 생활의 시골의사 부인에서 존경받는 교사로 재직하고 있고 의사로 성공한 남편, 나름 반듯하게 자라 준 아이들과 어설프고 혼란에 빠져있던 초보주부가 아닌 어엿한 중년의 모습으로 나름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부간의 뜨거운 열정도 없고 장성한 아이들과 끈끈한 유대감은 없지만 현재 주어진 환경과 일에 자긍심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가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가정사가 있다는 말처럼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는 한나의 가정사도 그다지 완만해 보이지는 않았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속을 몰라 모호할 때가 많은 남편, 잘못된 신앙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아들, 펀드매니저로 성공한 듯 보이지만 늘 타인에게 의존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딸까지 한나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은 늘 있었다.

      1부에서는 한나가 자라온 환경과 결혼생활, 저슨이란 남자와의 잠깐의 외도와 그로 인한 협박과 범법자를 도운 뒤 그간의 불만을 정리하고 가정에 충실하겠다는 다짐 등 1960년대의 한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당시 사회적인 모습도 상세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저슨이란 남자와 저지른 외도와 신혼생활에 대한 불만을 배우자 탓으로 돌리는 모습에 격한 동조를 할 순 없지만 저슨이 좀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있었다. 오글거리는 로맨스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추억 속에 담아둘 한때의 사랑을 갈구하는 것도 아니지만 숨통을 조여오던 시골 의사 아내라는 위치와 엄마라는 역할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주었던 게 저슨과의 대화였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사회의 혼란을 보여주는 낯선 정치적인 내용과 통쾌하게 웃을 수 없는 유머가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 속에서 문학 얘기가 많이 나와 흥미로웠다. 마음이 잘 맞는 이성을 만나면 흥분되고 금방 마음을 빼앗기듯이 한나가 저슨에게 잠시 흔들렸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외도를 한 행동은 그녀의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2부에서는 유부남과의 스캔들 후 실종 된 딸로 인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시점에서 저슨은 한나와의 외도한 내용이 포함된 책을 출판해 그녀를 더 곤경에 빠뜨리고 만다.

     

      한나가 위험에 처할수록 책장은 쉼 없이 넘어갔고 벼랑 끝까지 몰린 그녀의 처지가 답답했지만 오히려 더 차분해져갔다. 나름 평탄했던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이 순식간에 무너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안 좋은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수많은 일들에도 이상하게 흥분된 분노가 일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나가 저지른 과오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아 인과응보라고 냉철하게 말하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다. 왜 한나에게 그런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지, 누군가 한나의 인생을 망치기로 작정한 것만 같아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한나를 온전히 옹호할 수도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무조건 나쁘다고 비방할 수도 없었다. 한나도 한 번의 외도를 저질렀지만(어쨌든 수긍할 수 없는 실수지만) 이후로 가정과 일에 충실했고, 한나가 가장 힘들 때 비겁한 방법으로 그녀 곁을 떠났다 다시 용서를 구한 남편,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나와 인연을 끊었다 잘못을 뉘우친 아들, 유부남과의 떠들썩한 스캔들로도 모자라 낙태, 쇼핑중독, 의존적인 사랑에 찌들어갔지만 그 모든 혼란 속에서 자신의 부족한 면을 인정하고 다시 인생을 시작해보려는 딸까지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았기에 온전히 미워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딸의 실종, 언론의 마녀사냥, 남편과의 이혼과 아들의 절연까지 모자라 직장까지 잃고 베스트프렌드는 암에 걸린 그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한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란 근거 없는 차분한 확신이 들었다.

      폭탄처럼 터지는 일련의 사건 속에서도 한나의 편이 되어주던 아버지와 절친이 있어서 그녀는 견뎠는지도 모른다. 딸의 행방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형사의 등장과 변호사와 함께 저슨의 거짓말과 맞서기로 다짐했을 때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많은 오해가 풀렸고 애타게 찾던 딸의 소식도 들려오고 아들과 남편의 사과도 받고 직장에도 복귀되었지만 예전과 같은 삶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그러기엔 한나와 그의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깨져버린 믿음 속에서 새롭게 깨달아가는 삶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맛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후회되는 게 뭔지 아니? 내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만들지 않았다는 거야. (355쪽)

      한나의 엄마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에 한나에게 쏟아낸 이 말이 한나에게도, 이 소설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한나의 엄마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없고 한나도 결국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결혼생활도 그러했음을 인정하게 되었지만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만들 기회가 이제야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고 잔인해서 한나는 물론이고 보는 이들까지 허망하게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한나의 힘들었던 신혼시절 유일하게 이야기가 통했던 마을의 도서관 사서가 ‘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게 되는 가장 두터운 장벽은 사실 스스로 쌓은 장벽이라고 하잖아요.’ 라고 했던 말이 다시 곱씹어지는 건 한나 스스로도 그런 장벽을 어느 정도 쌓고 살아왔기에 세상과의 장벽을 한꺼번에 마주하게 된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조금은 식상하게 보이는 소재들이 등장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내가 책의 말미에서 잠시 눈물을 흘릴 정도로 나를 훑고 간 감정의 변화들은 다양했다. 결혼 2년차인 나도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면 배우자 탓을 하기 일쑤였고 아이를 키우고 또 다른 아이를 잉태하고 있어서인지 한나의 장성한 아이들이 전혀 다른 존재인양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지나칠 수도 없었다. 강경할 정도로 배타적이고 한나를 비난하던 아들이 자신을 못 보게 하겠다던 저슨의 협박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에게 자식은, 자식에겐 부모가 무언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보니 부부가 다정다감하기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양육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늘 느끼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공감하지 못했을 많은 부분들이 느껴져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이제부터라도 어떤 일이든 행복해질 수 있는 일들을 만들고 싶다. 결과를 바라기보다 시작부터 행복한 일들. 사실 그게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상에 잠식되어 나를 가둔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껏 실천하기가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든 소설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통속적인 내용에 지적 허영마저 ...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든 소설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통속적인 내용에 지적 허영마저 살짝 얹어 채워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용뿐만 아니라 내용 안에 포함되는 각종 문화와 관련되어 있는 소재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영화, 문학작품, 음악 등 작품 속 인물들이 다양한 문화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상대방을 예측하거나 자신을 알려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작품을 다 재미있게 읽은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작품도 있었다. 이번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아쉽게도 재미가 살짝 떨어진다. 생각해보니 남자가 주인공인 작품에 비해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재미가 덜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소설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대중문화 영역에 있던 인물이 한참 잘 나갈 시점에 뒤통수를 맞고 추락한 후 다시 우연한 기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너무 통속적이지만 그 맛으로 봤다. 대중문화 속 인물들이 등장하여 소재를 선보이고 서로 이야기할 때 나도 그 작품을 읽어 봤다는 동질감과 나도 그 음악을 알고 작품 속에서 언급하는 다양한 문화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괜한 지적허영을 채우며 읽었다. 이런 통속적이며 지적 허영을 채워주는 작가는 기욤 뮈소도 있다. 기욤 뮈소는 최근에는 살짝 지겹다. 반복되는 내용에 너무 뻔한데 그나마 아직까지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전히 내 허용을 채워준다.


    이번에 읽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여자 주인공 입장에서 서술되었고 좀 답답한 면이 많았다. 비록 뜻하지 않게 나락으로 떨어졌어도 갖고 있던 재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되었을 때 다시 올라설 수 있는 운을 거머지는 모습을 읽으며 쾌감을 느끼며 읽었는데 이번 책은 그런 면이 없었다. 물론 이번에도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모든 것을 잃었지만 자신의 무죄가 전부 밝혀지며 갖게되지만 통속적인 쾌감은 아니다.

    소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 개방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한나는 원칙적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다. 진보적이며 전쟁을 반대하는 교수 아빠와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미술화가 엄마사이에서 자라 우연히 만나 의사 남편과 임신을 하게 되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작은 마을로 간다. 남편이 집을 비웠을 때 아빠의 주선으로 온 매력적인 남자와 며칠 보내며 감정에 충실하지만 곧 제 자리를 찾고 생활한다.


    몇 십년이 지나 모든 것이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딸이 실종한다. 딸은 유부남 의사를 잊지 못해 사라졌는데 이를 계기로 언론에서 관심을 갖게 되고 때마침 옛날에 만났던 그 남자가 책까지 펴내며 하루아침에 나쁜 여자로 방송에 나가게 된 한나는 도망칠 곳이 없을 정도였다. 이 때 보수적인 아들도 믿었던 남편도 등을 돌린다. 한나는 보편타당한 정서에 입각한 사고를 가졌다고 믿었지만 온갖 사람들에게 매도당한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며 진실은 당사자 이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진실을 밝힌 사람이 나타나며 모든 사람들은 한나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는다. 아들은 자신이 지나쳤다며 연락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미안한지 연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자신이 가고 싶었던 파리로 반 년동안 가려고 할 때 죽었는지 알았떤 딸이 연락이 온다. 파리로 갈 것인가 망설인다.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 떠나는 것이 맞다며 이야기는 끝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난 한다. 많은 것을 자식을 위해 해 줄 수 있지만 무엇이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난 그저 자식은 자식의 삶이 있는 것이고 부모는 일정 시기까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만 도와주면 된다. 그 후에 자식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자식은 자식 삶이 있는데 그걸 부모가 일일히 방향을 제시하고 간섭할 필요도 이유도 권리도 책임도 없다.


    굳이 작품 속 내용에 의미를 두자면 의미가 있겠지만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에게 원하는 것은 아니기에 <더 잡>과 같은 작품에 비해서는 재미는 덜 했다. 그래도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은 참 대단하다싶다. 늘 작가들이 이야기 전체를 풀어내는 능력은 감탄스럽다. 아귀가 딱딱 맞게 앞에서 한 내용이 뒤에 가서 기가 막히게 이어질 때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내린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자심 쉬어가는 작품으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조금은 덜 익사이팅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


    저자의 다른 책

    http://blog.naver.com/ljb1202/205697563

    http://blog.naver.com/ljb1202/198385790

    http://blog.naver.com/ljb1202/195975320



  •  어떤 일이든 가능하고, 어떤 일이든 불확실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픽처]를 정말 재미있게 ...

     

    어떤 일이든 가능하고, 어떤 일이든 불확실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픽처]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만큼.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보고 싶어 두 번째로 읽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00쪽 가까운 책의 두께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이야기 속에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안 좋은 점은 심하게 몰입한 나머지 내 마음이 엄청나게 동요쳐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일어났다는 정도.

     

    1부 1966~1973

    한나 버컨은 1960년대 반전운동의 정신적인 지도자 역할을 하던 아버지 래덤교수와 냉소적이며 모성애보다는 자존심이 더 강한 엄마의 딸로 태어나 자랐다. 그녀는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버몬트 대학에 들어가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던 중 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를 따라 포틀랜드의 펠험이라는 작은 동네로 이사가 아이를 낳고 살게 된다. 그러던 중 예전에 잠깐 아버지를 따르는 젊은이라고 하는 토비어스 저슨이라는 인물이 찾아오고 남편이 없는 사이 그와 잠자리를 갖고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다 그의 계략에 휘둘렸다는 사실을 앍고 분개한다.

    2부 2003

    그리고 30년.. 한나는 변호사 아들 제프리와 잘 나가는 뮤추얼펀드에 다니는 딸 리지, 그리고 메인 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병원<메인 메디컬센터>의 정형외과 과장으로 일하는 남편 댄과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고 있다. 지난 25년간 교사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고 커다란 대지에 자리잡은 2층 집 꾸준히 나가는 독서모임 등 한나는 그저 자신의 삶이 이렇게 순탄하게 흘러가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딸 리지가 유부남 마크와 만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불안한 목소리로 통화를 하던 리지는 마크의 집에 침입해 행패를 부리고는 사라졌다. 실종된 뒤 이 사건이 기사화되고 설상가상 토비어스 저슨이 뒤늦게 회개하고는 자서전이라고 낸 부분에 자신과의 불륜 행각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이 사실이 한 블로거에 의해 낱낱이 파헤쳐진다. 모든 미디어는 딸 리지의 유부남과의 불륜에 정신이상행동 실종을 엄마인 한나의 읽과 얽어 매일 떠들어대고 한나의 가족의 삶은 파탄에 이르게 된다.

     

    오랜만에 책을 장시간 집중해서 본 지 오래되었는데 이 책은 밤잠을 안 자고 새벽까지 봤다. 그래서 더욱 빠져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고 그 재미를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와 닿는 문장들을 직접 종이에 써 가면서 읽었더니 책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사건이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빅픽처의 경우도 - 평범할 것 같은 한 사람을 둘러싼 인생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어지는지 조곤조곤 풀어 놓지만 극적인 긴장감을 계속해서 주는 작가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책을 읽고나서 내 삶에 대해, 부부관계에 대해,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서 심히 고민할 수 있었던 계기도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베껴 쓴 문장이 더 많긴 하지만 몇 개 간추려 보면..

     

    p14 플로베르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은 소설가야.

          누구에게나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있지. 나 역시 가끔 삶이 지겹다고 느낀단다.

     

    p67 우리의 인생 자체가 덫인지도 모르지. 우리는 스스로 덫을 놓는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상황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p88 내가 바라는 건 오직 한 가지였다. 남편이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며 다 잘될 거라고 위로해 주는 것이었다.

     

    p 263 사람들은 마치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삶이 유한하다는 것. 즉, 우릭 어느날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와 애써 이루어 놓은 성취들이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진다는 걸 깨닫는 순간마다 우리는 몸서리치며 자기 자신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건 아닐까?

     

    p430 오래된 부부의 가장 좋은 점은 안정감과 편안함이다. 보통 때는 그 장점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소중한히 모른다. 갑작스러운 위기가 밀어닥치고 모든 걸 빼앗기기 직전에야 그 장점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p 568 우리과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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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가장 와 닿았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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