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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Me Befo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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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52227824
ISBN-13 : 9788952227829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중고
저자 조조 모예스 | 역자 김선형 | 출판사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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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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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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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을 것 하나 없이 다른 둘이 만나 하나의 꿈을 꾸다!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Me Before You)』. 꿈같은 삶을 산 남자와 꿈을 선물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 괴팍하리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 환자와 간병인의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삶과 인간의 본질,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영국의 작은 시골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카페에서 6년째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루이자는 어느 날 갑자기 카페 문을 닫는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백수가 된다. 그러던 그녀에게 ‘사지마비환자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라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녀는 최저임금을 훨씬 웃도는 시급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간병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끊임없이 까칠한 남자 윌 트레이너에게 익숙해질 무렵 루이자는 그의 무섭고도 감당할 수 없는 비밀을 알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조조 모예스
저자 조조 모예스는 런던에 있는 로얄 홀로웨이 대학(RHBNC)에서 공부했고, 시립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배웠다. 홍콩의 영자 신문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서 1년, 영국 「인디펜던트」에서 10여 년간 일했다. 그 후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그녀는 『미 비포 유』로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미 비포 유』는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소재와 내용 덕분에 독서 클럽과 SNS, 언론 매체에서 토론이 벌어지는 등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잇따라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국가를 막론하고 뜨거운 관심과 감동적인 리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읽고 나서 ‘내 삶이 바뀌었다’는 독자들의 증언은 이 책이 평범한 로맨스 소설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훌쩍 뛰어넘어 묵직한 감동과 끝없는 울림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증명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영어 외 34개 언어로 번역 출간이 확정되었고, 곧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녀는 현재 저널리스트 남편인 찰스 아서와 세 딸과 함께 샤프론 월든 근처에서 살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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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미안해, 루이자.” 이야기를 마친 후 그가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호주로 돌아가기로 했어. 우리 아버지 상태도 별로 좋지 않고, 성에서도 아예 매점 사업을 시작하는 게 확실해 보이고 말이야. 벽에 공지가 붙어 있더라고.” 생각해보니 내가 진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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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루이자.” 이야기를 마친 후 그가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호주로 돌아가기로 했어. 우리 아버지 상태도 별로 좋지 않고, 성에서도 아예 매점 사업을 시작하는 게 확실해 보이고 말이야. 벽에 공지가 붙어 있더라고.”
생각해보니 내가 진짜로 입을 떡 벌리고 앉아 있었던 모양이다. 프랭크는 내게 봉투를 주며 다음 질문이 내 입술에서 미처 튀어나오기도 전에 대답부터 해주었다. “있잖아, 공식적인 계약 같은 걸 한 적은 없지만 너를 잘 돌봐주고 싶었어. 석 달 치 봉급이 들어 있어. 우리 가게는 내일 문을 닫을 거야.”
_16쪽

방 안으로 들어가자, 휠체어를 탄 남자가 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 밑에서 올려다보았다. 그 눈길이 내 시선과 마주쳤고, 잠시 무서운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피마저 얼어붙게 만들 듯 소름끼치는 신음소리가 났다. 그는 입가를 씰룩거리더니 한 번 더 이 세상 소리 같지 않은 비명을 질렀다. (……) 나는 움츠러들지 않으려고 애썼다. 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모로 꼬아 어깨에 처박은 채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기괴한 외모였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얼룩진 얼굴이었다. 가방을 움켜쥔 내 손등에서 핏기가 하얗게 가셨다.
아 하나님, 나는 생각했다. 저 이 일 못 해요. 못 하겠어요. 꿀꺽, 세게 침을 삼켰다. 남자는 아직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뭐라도 하길 기다리는 눈치였다.
“저, 저는 루라고 해요.” 어울리지 않게 부들부들 떨리는 내 목소리가 침묵을 갈랐다. 손을 내밀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어차피 잡지도 못한다는 생각이 나서 그냥 힘없이 흔들기만 했다. “루이자를 줄인 애칭이죠.”
그러자 놀랍게도 그의 얼굴이 밝아지더니 머리도 어깨 위에 반듯이 자리를 잡았다.
_46~47쪽

“당신만큼 지독한 속물은 처음 봤어요, 클라크.”
“뭐예요? 내가?”
“혼자서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정해놓고 온갖 경험들을 아예 막아놓고 있잖아요.”
“하지만 진짜 아닌 걸요.”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이 남자가 어떻게 나 같은 사람 기분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줄 수 있을까? 아예 이해도 해주지 않으려는 그가 서운하고 원망스러워서 삐치고 싶었다.
“해봐요. 마음을 열어요.”
“싫어요.”
“왜?”
“불편할 테니까. 왠지…… 왠지…… 사람들이 다 알 것 같단 말이에요.”
“누가? 뭘 알아요?”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챌 거예요.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내 기분은 어떨 것 같소?”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클라크, 요즘 나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다 못 올 데를 온 것처럼 쳐다봐요.”
음악이 시작되자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다. 윌의 아버지는 복도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고 한 풀 꺾인 웃음소리가 아득히 먼 데서 들리는 것처럼 별채로 스며들어왔다. “장애인 출입문은 저쪽입니다.” 경마장의 여자는 그렇게 말했다. 꼭 그가 별종의 인류인 것처럼.
나는 CD 커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같이 가주면 갈게요.”
“하지만 혼자서는 가지 않겠다.”
“절대로.”
그가 이 말을 곱씹는 사이 우리는 말없이 앉아 있었다.
“빌어먹을, 당신은 진짜 사람 귀찮게 만드는 데 뭐가 있어.”
“그거야 그쪽한테 날마다 듣는 말이라서.”
_225~226쪽

그는 잠깐 휠체어를 정지시키고 빙글 돌려 초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게 놀라워요.” 그가 말했다. “어렸을 때 말이에요. 우리 삶의 궤적도 어디쯤에서는 겹쳤을 텐데.”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우리는 사실 비슷한 무리에서 활동한 건 아니니까. 그리고 어차피 그쪽이 장검을 휘두르며 유모차를 타던 시절에 나는 아마 갓난아기였을 거예요.”
“아. 자꾸 잊어버리네. 난 당신한테 대면 완전 영감탱이지.”
“여덟 살 연상이면 분명히 ‘나이 많은 남자’ 축에 들 자격이 있죠.” 내가 말했다. “심지어 10대 때도 우리 아빠는 ‘나이 많은 남자’와는 절대 데이트를 못하게 했어요.”
“자기 소유의 성이 있어도?”
“뭐, 물론 그렇다면야 상황이 좀 달라지겠죠?”
_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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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까지 읽은 것 중 최고에요.” _Maegan “거실에서 아기처럼 울고 말았습니다.” _Mirza Annisa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 괴팍하리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

[출판사서평 더 보기]

“지금까지 읽은 것 중 최고에요.” _Maegan
“거실에서 아기처럼 울고 말았습니다.” _Mirza Annisa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
괴팍하리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
맞닿을 것 하나 없이 다른 둘, 그들은 어떻게 만나 하나의 꿈을 꾸게 되었을까?

루이자 클라크, 재수 없는 남자를 만나다

2009년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스물여섯 살인 루이자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카페에서 6년째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카페 문을 닫는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직장을 잃는다. 특별한 기술도, 자격증도, 능력도 없는 그녀는 ‘망할 세계 경제 침체’를 탓하며 하루하루 백수로서의 삶에 몸서리친다. 그런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는 ‘사지마비환자의 6개월 임시 간병인’.
간병인으로서의 소양 따위는 요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그녀는 가족들의 비웃음을 뒤로하고, 최저임금을 훨씬 웃도는 시급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간병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첫 출근 날, 그녀는 왜 그렇게 시급이 센지 뼛속 깊이 깨닫게 된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준비된 그림 같은 성의 별채에는, 검은 휠체어를 탄 기괴한 외모의 남자가 살고 있었다.

윌 트레이너, 짜증나는 여자를 만나다
2007년 영국 런던, 윌 트레이너의 하루는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시작되었다. 밀크캐러멜 빛깔의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그녀와 격정적인 밤을 보내고,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방을 나섰다. 세상을 덮고 있는 빗줄기에 욕을 좀 하고, 당장 처리해야 할 계약 때문에 사무실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택시를 잡기 위해 뛰듯이 길을 건넜다. 끼이이익 급정거 소리. 폭발이 일어나고 모든 게 산산조각났다.

그날 이후 그는 ‘C5/6 사지마비환자’가 되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맹수들의 싸움터 같은 M&A의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던 젊은 사업가는 죽었다. 빌어먹을 휠체어가 그의 삶을 규정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남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런 비참한 삶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도 명확해졌다. 그런데 짜증나는 여자가 나타났다. 루이자 클라크, 남자의 마지막 6개월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

여자에게 미래를 선물하고픈 남자,
남자의 시간을 붙잡고 싶은 여자

차라리 공포에 가까웠던 첫 만남 이후, 남자는 끊임없이 까칠했다. 홍차 한 잔 드릴까요? 하는 루이자의 단순한 질문에도 사람을 잡아먹을 것처럼 면박을 주고,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저승사자라도 본 것처럼 한기가 피어올랐다. 루이자는 한 순간이라도 둘만 남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지만 그를 돌보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다. 남자는 이유 없이 여자를 미워했고, 여자는 그런 남자가 끔찍하게 싫었다. 하지만 둘이 함께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늘어나고, 여자는 남자의 까칠함에 남자는 여자의 엉뚱함에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는 남자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남자가 모든 정성과 시간을 쏟아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무작정 도망치려던 그녀는 다시 한 번 그의 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았다. 한없이 웅크리고, 한없이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그 비밀 속으로 용감하게 몸을 던졌다.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미 비포 유』 한국 출간
『미 비포 유』는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후 출간된 독일에서는 밀리언셀러로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3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책이다. 스웨덴에서는 마들렌 공주가 신혼여행에서 읽은 책으로 유명해졌고, 꼭 영화로 보고 싶다던 독자들의 바람도 MGM사를 통해 곧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조 모예스를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미 비포 유』. 로맨스 특유의 재미와 가벼운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토록 감동적이고 울림을 주는 책은 만나보기 쉽지 않다. 조조 모예스는 끝없는 유머와 가벼운 대화, 가족과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준다.
이 책에는 기적 같은 이야기,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독자들의 가슴에 평생 살아남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라도, 사랑에 메말랐든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든, 평생 사랑과 죽음의 무게 따위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라도, 무조건 추천한다.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eb4ulove

책속으로 추가

“루이자? 루이자“루이자? 루이자, 어디 있어요? 왜 그래요?”
나는 한쪽 구석에, 최대한 덤불숲 아래 기어들어가 있었다. 눈물에 흐려 눈앞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두 팔로 온몸을 꼭 감쌌다. 난 나갈 수가 없었다. 영원히 여기 처박혀 있게 될 터였다. 아무도 날 찾지 못할 것이다.
“윌…….”
“어디……?”
그런데 그가 나타났다, 바로 내 앞에.
“미안해요.” 온통 일그러진 얼굴로 올려다보며, 내가 말했다. “미안해요. 나 도저히…… 못 하겠어요.”
그는 5센티미터 가량 손을 들어올렸다. 아마 그에게는 최대치였으리라. “이런 세상에, 대체……? 이리 와요, 클라크.” 그는 앞으로 다가오더니, 답답한 얼굴로 자기 팔을 내려다보았다. “이 뒤질 물건은 쓸모라고는 하나도 없군……. 괜찮아요. 그냥 숨을 쉬어요. 이리 와요. 그냥 숨만 쉬어요. 천천히.”
나는 눈가를 훔쳤다. 그의 모습을 보니 공포심이 차츰 잦아들었다. 일어나서, 휘청거리다가, 얼굴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미안해요.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폐소공포증 있어요?” 내 얼굴에서 겨우 몇 센티미터 거리까지 바짝 다가붙은 그의 얼굴에 또렷하게 근심이 새겨져 있었다.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았는데. 그냥……. 난 또 당신이 그저…….”
나는 눈을 꼭 감았다. “이제 가고 싶어요.”
“내 손 꼭 잡아요. 우리 밖으로 나갑시다.”
몇 분도 안 되어 그는 나를 데리고 나왔다.
_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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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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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미 비포 유_00727 | j2**on1 | 2019.03.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지마비 환자가 등장하는 이야기 하면 연상되는 신파도 없고,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으면서 현실적이고 세련된 마무리를 ...

    사지마비 환자가 등장하는 이야기 하면 연상되는 신파도 없고,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으면서 현실적이고 세련된 마무리를 보여주는 균형감각이 뛰어난 작품이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읽는 이로 하여금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게 잡아끄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가이다. 여성작가라면 경계해야 할 쓸데 없는 수다나 시시콜콜한 만연체의 문장도 없을 뿐더러, 기발하고 재치있는 표현과 맛깔스러운 문장이 독서를 즐겁게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간병인도 자신만의 매력을 지닌 아름다운 아가씨이고 남자 주인공도 불구의 몸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엄친아라는 설정때문에 우리는 어른의 동화처럼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만약 매력 없는 뚱뚱한 흑인 여자 간병인과 돈만 있는 무식하고 흉한 몰골의 환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라면 어땠을까? (이런 설정이 훨씬 더 현실을 반영하지 않느냔 말이다.)

    알콜중독자와 콜걸의 사랑을 다룬 <리빙 라스베가스>가 생각난다. 사랑하는 사람이 파국으로 치달을 때, 연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랑에 대한 영화다. <미 비포 유>는 연인의 선택을 바꾸어 보려는 애처로운 사랑, 그리고 죽음을 앞둔 남자가 연인에게 보여주는 의연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자 영화다. 만약 사랑으로 연인의 선택을 바꾸는 소설은 그야말로 최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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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출입문은 저쪽입니다." 그녀가 '장애인'을 어찌나 또박또박 말했는지 무슨 발음 경진대회라도 나온 사람 같았다.

    중산층의 특징이 있다. 그들은 안 보는 척하면서 본다. 예의를 알아서 대놓고 뚫어져라 쳐다보지는 않는다. 그 대신, 시야 내에 윌을 포착하고 있으면서 절대로 제대로 '보지 않으려' 결연히 애쓴다. 그가 곁을 지나칠 때면, 그 찰나의 순간에 그들의 눈길이 그를 향해 번득인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그러면 무례한 짓이 될 테니까.

    저는 휠체어 신세가 된 지 8년째인데, 내 삶은 끊임없는 굴욕과 좌절의 연속입니다. 정말로 그 사람 입장이 되어 생각할 수 있나요? 도우밍 없이는 배변조차 못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앞으로도 영원히, 영원히,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먹지도 입지도 바깥세상과 소통하지도 못하는 게 어떤지 알아요? 다시는 섹스를 할 수 없다는 건요? 욕창과 병과 심지어 호흡기까지 달 수 있다는 가능성은요?

    "그저 타이밍이 이상적이지 않다는 얘기에요., 윌은 굉장히 상처받기 쉬운 입장이에요. 우리 모두 그 애가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데... 당신이 이러면..."

    "제가 뭘요? 감히 직장 밖에서 제 인생을 살아서요?"

    "루이자, 난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어요. 이...이 일을 막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인 일을 당신도 알잖아요.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은 그저, 그 애가 당신을 아주 좋아하니까, 그렇게 그 애 눈앞에서...대놓고 행복...행복을 과시하기 전에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줄 수는 없었느냐는 얘기에요"

    ...그리고 왼쪽 길 쭉 내려다보면 라르티장 파르퓌메르라는 가게가 보였으면 좋겠는데, 이 편지 읽고 거기 들러서 파피용 엑스트렘(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네)인가 하는 향수를 꼭 시향해 봐요. 늘 당신이 쓰면 굉장히 멋진 향이 날 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게 끝입니다. 당신은 내 심장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클라크. 처음 걸어 들어온 그날부터 그랬어요. 그 웃기는 옷들과 거지 같은 농담들과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숨길 줄 모르는 그 한심한 무능력까지.

    ------------------------------------------------------------------------------------------------------------------------------------------------------------------

    윌 트레이너(사지마비 환자) / 네이선(물리치료사) / 루이자 클라크(간병인) / 패트릭(루이자의 연인) / 카트리나(루이자의 여동생)

  • 아무 제약 없이 숨을 쉬고, 걷고, 먹고, 자는 것이 당연한 우리에게 어느 순간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는 사지마비 환자의 삶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우선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불행하고 비관적인 생각만 든다. 당연시 여기던 많은 것들을 한순간에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간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럼에도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값지게 살아나갈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은 아무에게나 생길 수 없다. 나라도 아마 비관적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분명 나의 가족들은 끝까지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겠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180도 바뀐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그래서 그런 고통속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말을 차마 할 수도 없다. 그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나로서는 절대 알 수 없을테니 말이다. 수많은 로맨스 소설처럼 사랑의 힘으로 과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사랑의 힘을 믿지만 그럼에도 난 확실히 답을 내릴 수 없었다. 
     



    루이자 클라크는 6년간 일한 카페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가족의 생계를 거의 책임지고 있다시피 한 루이자에게 실업이란 가혹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카페에서 일하는 것이 행복했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당장 일할 곳을 찾아 보았지만 탐탁지 않았다. 그러던 중 6개월이란 한시적인 자리지만 보수가 괜찮은 간병인 일을 소개 받았고, 루이자는 그렇게 윌 트레이너의 간병인으로 일하게 된다. 윌은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환자가 되었다. 그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살시도를 했지만 미수에 그쳤고 결국 존엄사가 가능한 스위스의 병원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에게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했고, 루이자는 그런 윌의 자살시도를 감시하고 마음을 되돌리게 할 마지막 보루로서 채용된 것이다. 마음을 굳게 닫고 있던 윌이지만 루이자만의 특유의 발랄함과 특별함에 그 역시 서서히 루이자에게 마음을 열고, 루이자 역시 윌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루이자는 윌의 마음이 바뀔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계획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과연 윌의 마음은 바뀔 수 있을까? 둘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사랑의 힘으로 모든 걸 극복해 내는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의 시간이 있고 병자의 시간이 따로 있다. 시간은 정체되거나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고 삶은, 진짜 삶은, 한 발짝 떨어져 멀찌감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독특한 패션 감각과 통통 튀는 말투, 가식 없는 모습의 루이자는 여자인 내가 봐도 매력적이다. 어떻게 보면 기울어진 가세를 위해 희생하고 고생하는 힘든 상황임에도 나름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녀지만, 그래도 루이자는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았다.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된 간병인 일에 고용주인 윌은 까칠하기만 하고 자신이 사실은 윌의 자살을 감시하고 막기 위해 고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혼란스러워지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점점 윌을 사랑하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윌도 루이자가 가진 특별함과 매력에 훨씬 밝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루이자가 윌에게 많은 긍정적인 기운을 준 건 사실이지만, 읽다보면 그 무엇보다 윌이 루이자의 삶을 더 넓혀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녀가 가진 잠재력과 능력, 그리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윌은 조금씩 조금씩 심어준다. 어떻게 보면 윌은 자신은 휠체어에 속박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살아가야 하는 삶이지만, 루이자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랐을 것이다. 루이자 역시 현실에 안주하고 머물기만 하던 삶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윌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알아가게 된다. 자신의 속박된 삶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윌이기에,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랑하게 된 루이자만큼은 그런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을 나역시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투석기로 발사된 돌덩이처럼 완전히 다른 삶 속에 처박히게 되면, 아니 적어도 얼굴이 유리창에 닿아 찌부라질 정도로 심하게 등 떠밀려 남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볼 수 밖에 없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읽는내내 내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수차례 했던 것 같다. 존엄사는 지금도 논란이 많고 어느 한쪽의 의견을 수용하기엔 너무나도 복잡해 선뜻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내가 환자일 때, 그리고 내가 보호자일 때 두 입장 모두를 생각해봐도 사실 명확하게 답을 내리기가 힘들다. 루이자와 윌의 가족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사실 그 무엇보다 당사자인 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마지막엔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도 크지만, 당사자가 그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고통스럽다면 그 삶을 살아가는 당사자도, 가족들도 모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는다면 아마 절대 느껴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기에 함부로 누구의 말이 맞고 누구의 말이 틀렸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저 윌처럼 마지막까지 곁을 지켜주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보다 더 비참한 상황과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 녹록치 않은 페이지수지만 그럼에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던건 루이자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흔한 듯하면서도 뭔가 다른 스토리,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주제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았던 윌, 그리고 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게 된 루이자. 루이자는 윌의 삶과 생각을 바꿔주고 싶었지만 사실 윌이 루이자에게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기에, 아마 윌의 멈춘 시간이 루이자의 새로운 시간이 되어 둘의 삶은 그렇게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순간을 살면서 윌 역시 나처럼 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다. 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했다.
     
  • Me Before You | fl**elover | 2018.10.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기본적으로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내용은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저자 Jojo Moyes를 처음 만나보는데 그녀의 다른 책들...

    기본적으로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내용은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다. 저자 Jojo Moyes를 처음 만나보는데 그녀의 다른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난다..)
    'Heartbreaking, but ultimately uplifting'이라는 책의 소개가 딱 들어맞는다.

    Will은 멋진 삶을 살았다. 운동도 잘하고, 사업적으로도 성공해서 부유하고, 매력적인 여자친구도 있었고 젊고 잘생기고 재치도 있다. 어느 평범한 하루, 평소와 같이 집 앞에서 그저 건널목을 건너던 중, 오토바이 사고가 난다. 사고 후 그는 사지가 마비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사람으로. 그는 그의 잃어버린 것들에 회상하며 하루하루 괴로움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다, 결국 존엄사를 선택한다. 그러던 중, Will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여줄 만한 도우미, 남은 생이라도 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도우미로 Louisa Clark 가 고용이 되며, Will의 선택이 바뀔 수 있을지 기대감, 희망이 생긴다.

    이 책은 건강한 사람 입장에서, 우리가 삶을 살며 지금까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주 건강하고 나름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불구가 되고 옆에 사람에게 짐이 된다 생각이 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책 안에 Will의 심정 묘사를 너무 잘 해서, 중간중간 울컥하게 된다. Will이 만약 나였다면, 우리 신랑이었다면, 우리 아들딸이었다면, 난 어떤 심정으로 대하고 삶을 살아갈까에 대해 상상하니, 지금 옆에 건강히 숨만 쉬어주어도 감사하단 생각이 단연 든다. (울 아들, 숙제 안 하고 장난 많이 치고 코딱지 파서 아무 데나 버리거나 대놓고 먹고 있어도, 눈이 뒤집히듯 화를 그만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엄사라... 너무 무거운 소재이다. 결국 Will의 마음을 바꾸지 않았을 때, 급 허걱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현재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나 그의 가족들에게 어떻게 이 소설이 다가갈지... 괜히 미안해지는 마음까지 든다. 소설 속의 Will은 재력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었지.... 돈이 없으면 그땐 가족에게 미안할 일만 남는데... 이런 상황은 어쩌나.... 란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렇기에 이 소설이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로 인해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어두움을 감지해야 했기에 감정적으로 무거웠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인생에는 결국 해피엔딩이 없는 건가... Will을 생각하며 찹찹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사실 마음속에선 벌써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차마 입에 담기 조심스러워서 그렇지...

    지금 가진 나의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잘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힘들다고 투덜대는 요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건강함이 무기라는~) 

  • [서평] 미 비포 유 | qm**qjt | 2018.10.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미비_1~1.JPG


     

    2014년 1월 초에 읽었던 <미 비포 유>를 4년이 지난 후 다시 한번 만났다. 역시 감동은 여전.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슴 아픈 사랑에 마음이 저릿했다. 확실히 <미 비포 유>는 <언터처블>과 <청원>을 연상하게 한다. 내가 두 작품 역시 너무나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두 작품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세 작품 모두 주인공들이 사지마비환자. 정상인인 내가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다쳐서 조금만 신체를 쓰지 못해도 불편하고 힘든 것을 떠올리면, 그들의 고통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청원> 그리고 <미 비포 유> 두 주인공의 선택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가 있었다. 만일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4년만이라 전체적인 내용은 대략 알아도 자세한 이야기는 희미해서 그런지 이번에도 폭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눈물도 주르륵. 아.. 정말. 내가 클라크였더라면 어땠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남자를 이렇게 잃어야 하는 그녀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서로를 깊이 사랑하기에 서로의 생각을 반대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그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는 일이라 슬프고 속상했다.

     

    다가오는 정리해고 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한 아빠, 중풍에 걸린 할아버지와 동생 카트리나가 20살에 낳은 아이 토머스를 돌보느라 바쁜 엄마, 꽃집에서 일하는 돈으로 토머스를 키우기에 벅찬 동생. 그 때문에 클라크는 자신의 주급으로 집안의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20살때부터 6년 동안 일했던 카페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 상태가 되어버린다. 실직한지 24시간이 되었을 뿐인데 부모님과 동생, 7년을 사귀어온 패트릭은 당장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그녀의 등을 떠밀기만 한다. 처음으로 실업 수당을 신청하고 구인구직센터를 방문한다. 여러 가지 일을 전전하며 일을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금방 그만두기 일쑤인 클라크에게 구직 담당자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설득하며 추천한 일자리는 6개월만에 그녀의 인생을 뒤바꾸게 된다.

    2년전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윌 트레이너의 간병인으로 6개월간 고용된 클라크. 의학적 부분을 담당할 전문 간호사로 네이선이라는 남자가 있었고, 그녀의 역할은 그를 보조하거나 그가 없을 때 윌을 돌보며 친구가 되어주는 일이었다. 윌과 클라크의 첫 시작은 삐걱되었지만, 서서히 서로에게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클라크는 윌이 합법적으로 자살을 하기 위해 디그니타스 병원을 가기로 했고, 가족들이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협상으로 얻어낸 것이 6개월의 기간이라는 것, 이미 끔찍하게 자살을 시도했던 윌이 다시 일을 벌이게 하지 않기 위해 감시자격으로 그녀가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이에 클라크는 일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지만, 트레이너 부인의 설득으로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기로 마음먹는다.

     

    €두 사람의 선택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란 힘들다. 사실 그 옳고 그름이라는 기준도 누가 정해놓은게 아니니까. 그래서 클라크도 윌도 더 힘들어했던게 아닐까? 하지만 내가 클라크였더라도 윌의 선택을 지지해줬을지 의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락사라는 방법을 떠나보낸다는걸 그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 클라크의 사랑이 하필이면 그런 상황에 놓였다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내가 윌이었더라도 내 선택을 끝까지 고수했으리라. 아마도 윌은 사랑하는 사람을 평생 힘들게 만들게 뻔한 사지마비환자로 살아가는걸 스스로 용납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자신의 선택을 고집했고, 대신 그녀의 앞날에 길을 터줬을 것이다. 자신이 살아있더라도 해줬을 그 일을. 안락사를 선택한 사람들이 외국에서 안락사를 시행하는 병원을 찾아 절차를 밟는다는 이야기를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본 적이 있다. 내 죽음을 내가 선택한다는 것. 그것도 그들 스스로의 선택이라 생각하기는 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또 모르겠다. 그 무엇도 옳다 아니다를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입장에서도 어렵기만 하다. 선택을 존중하나 지지하지는 못할 듯 하다. 클라크처럼. (어쨌든 그녀는 억지로 찬성한거니까.)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로맨스 소설. 다시 읽어도 좋은 로맨스 소설이다.

  • 자살해도 될까?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살림, 535쪽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자살해도 될까?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살림, 535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다산책방, 451쪽 

       

    죽음의 공포를 이기려면 얼마만큼의 위로가 있어야 할까?

    독일 동부에 있는 바이마르는 괴테와 실러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괴테는 이곳을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도시로 만들었다. 실러하우스, 괴테가 설계한 일름 공원 외에도 안나 아멜리아 도서관, 크라나흐의 건물이 멋진 곳이다.

    그러나 바이마르에 어울리지 않는 장소가 한 곳 있다. 바로 부헨발트 수용소이다. 나치가 1937년에 건설한 이 수용소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의 무대였으며 본 회퍼도 잠시 이곳에 수용되었다. 수용소 관리소장의 아내인 엘자 코흐는 부헨발트의 마녀로 알려졌다. 유대인들의 피부에 새겨진 문신을 오려내어 기념품으로 만드는 게 취미였던 잔인한 여자였다.

    독일을 여행하면서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 “사람은 죄값을 치른다.”는 말이 적혀있는 정문을 지나 줄지어 이어진 수용소 터에 들어서면 온갖 생각이 든다. 아내와 아이들은 화장장을 보고는 더 이상 못 보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시체를 쌓아두던 곳, 가스로 사람을 죽이던 곳, 유대인들 신발과 물건을 전시한 곳, 생체실험의 증거자료를 보여주는 곳을 다니며 이곳에서 포로들이 느꼈을 공포가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면 머리가 하얘졌다.

    수용소 한가운데 지름이 거의 1미터쯤 되는 참나무가 밑동이 잘린 채 남아있다. 나무 위에는 돌이 수북이 쌓여있다. 나치가 수용소를 만들 때 모든 나무를 베어버렸지만 이 나무만은 베어내지 않았다. 나무 아래에서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삭막한 수용소 한가운데 서있는 나무는 포도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언젠가 푸르른 나무 아래에서 평화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오리라는 희망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괴테의 참나무19448월 연합군 비행기가 투하한 폭탄에 맞아 죽고 말았다. 나치에게 잡혀온 포로들을 위로하던 나무를 연합군이 죽였으니 묘하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수용소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며 올려놓은 돌이 그때의 기억을 지금도 전하고 있다.

     

    자살하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뮌헨에 있는 다하우 수용소와 바이마르의 부헨발트에서 본 장면은 충격이었다.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똑똑히 보았다. 내가 만약 이곳에 잡혀왔다면 오늘만 살아남자는 생각 외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 같다. 팔다리를 동상에 걸리게 했다가 뜨거운 곳에 옮기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실험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스스로 죽기도 힘들었다. 나치가 죽이기 전에는 죽는 권리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포로들에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면 유대인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리스도인들은 자살을 살인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살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조금씩 자살하는 사람이 이해가 되었다. 이러다가 어쩔 수 없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조조 모예스는 어쩔 수 없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작가이다. 미 비포 유의 주인공 윌 트레이너는 잘생기고 멋진 억만장자이다. 윌은 유능하고 활발하며 승승장구하던 젊은 사업가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최고급 와인을 마시고, 온갖 스포츠를 즐겼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죄악이라 생각하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며 살았다. 그러나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사지마비 환자가 되어 간병인의 돌봄이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이 되었다. 대소변을 튜브로 받아내야 하고,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다. 갑자기 찾아온 통증 때문에 발작하고 합병증에 시달린다. 결정적으로 현대 의학으로는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윌은 제발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윌의 부모는 윌에게 6개월의 말미를 주며 새로운 간병인을 구한다. 미스 클라크는 윌이 죽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저 돈을 벌기 위해 간병인이 되었다. 이미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까칠한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클라크는 윌을 도와주려 애쓰지만 오히려 윌에게 새로운 삶을 도전해보라고 떠밀린다. 그런데 이후에 전개되는 이야기가 뒤통수를 쳤다. 535쪽이나 되는 긴 이야기를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앵무새 죽이기만큼 재미있고, 이상하게 따뜻한 이야기였다. 교사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자살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에 대해 토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오베라는 남자

    오베도 자살하고 싶어 한다. 오베는 까칠함의 극치를 달리는 아저씨다. 유대인의 율법을 모르지만 바리새인과 다름없는 사람이다. 규칙을 정확하게 지키는 즐거움 외에 아무 기쁨이 없는 사람 같다. 오베는 날마다 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정확하게 따른 분량의 커피를 마시고, 거주 지역 내에 자동차가 들어오는지 확인하며 시찰한다. 밤사이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차고를 점검한다. 방문객 주차구역에 24시간 주차 시간을 넘긴 차량이 있는지 조사한다. 이런 식으로 쓰레기통, 자전거 보관소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오베는 자기 일을 자기가 책임지는 사람이다. 라디에이터, 자전거, 창문과 지붕 무엇이건 자기가 고친다. 이런 일을 하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날마다 호통을 치고 머저리들 사이에서 찡그린 인상으로 살아가느니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오베가 부드럽게 대하는 유일한 사람, 오베의 말에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내뿐이다. 그러나 한눈에 반해서 결혼한 아내가 죽고 나서 오베는 자신이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이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자살시도. 천정에 고리를 걸고 올가미를 만들어 목을 맸다. 물론 바닥에는 비닐을 깔아 자신이 죽은 뒤에 사람들이 마루에 흔적을 남기지 않게 준비했다. 그러나 고리가 빠져서 살아났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차에 들어오도록 호스를 연결하고 자동차에 앉았다. 총으로 자신을 쏘려고도 했다. 그때마다 방해꾼이 나타난다. 고리를 걸려고 천정에 구멍을 뚫을 때 방금 이사한 멀대와 이란 여자가 렌치를 빌리러 찾아왔다. 오베의 까칠함에도 굴하지 않는 두 사람은 계속 오베의 삶에 간섭한다.

    바리새인 같은 사람의 눈에 평범한 이웃은 모두 머저리로 보인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자기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멍청이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평범한 이웃은 라디에이터를 고치지 못하고, 자전거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지만 바리새인 같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삶의 비밀을 알고 있다. 오베가 일상의 신비를 알았다면 아내가 없다고 깔끔하게 죽어버리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는 죽고 하나는 남는다.

    오베라는 남자는 가볍고 재미있다. 미 비포 유는 깊고 심각하게 재미있다. 오베가 자살하려 한다면 말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베가 정을 느끼도록 가까이 다가가면 될 테니까. 물론 오베의 지적질을 수없이 들어야 하지만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면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윌에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단순히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논리로는 윌을 말리지 못한다. 이 말을 받아들이기엔 윌이 겪는 삶의 고통이 너무 크다. 단순한 사람이라면 참고 살아가겠지만 윌은 생각이 복잡하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윌은 죽어야 하는 이유를 더 설득력 있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견뎌내야 하는 고통보다 삶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면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 가족은 삶에 커다란 의미를 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더 큰 고통도 이기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은 해답을 바로 앞에 두고도 한 발을 내딛지 못해 끙끙대는 존재이다. 영원한 삶보다는 당장의 고통과 좌절을 더 크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엉뚱한 결정을 한다.

    두 책은 오랜만에 읽은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재미와 감동을 보장한다. 둘 중 하나는 죽고 하나는 남는다.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는지 직접 확인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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