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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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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84075922
ISBN-13 : 9788984075924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중고
저자 애덤 니컬슨 | 역자 정혜윤 | 출판사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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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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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책 상태 아주 깨끗하고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jksbmn7***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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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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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4천 년의 시간을 관통하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서양에서 문자로 기록된 최초의 문학 작품이자 서양 정신의 출발점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이 책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의 저자 애덤 니컬슨은 중년이 된 어느 해 여름, 우연히 읽은 《오디세이아》에 운명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로부터 10여 년간 호메로스에 얽힌 수수께끼와 의미를 밝히기 위해 온갖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호메로스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럽 전역을 탐사한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이 책은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문학이 탄생하고 문화가 태동한 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을 마치 추리소설처럼 추적하면서, 두 서사시가 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떻게 다르고, 호메로스가 어떻게 유럽에 전파되고 서양 문학과 정신의 토대를 구축했는지, 그리고 번역과 오역에 얽힌 기나긴 논쟁과 호메로스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어긋난 평가들에 이르기까지 그 웅장하고 내밀한 역사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저자소개

저자 : 애덤 니컬슨
저자 애덤 니컬슨은 역사, 고전, 바다, 자연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영국왕립문학협회 특별회원이다. 북극과 에게 해 여행을 다룬 데뷔작 『변경Frontiers』으로 영국작가협회가 해마다 가장 훌륭한 작품을 내놓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서머싯 몸 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킹 제임스 성경의 역사를 추적한 『권력과 영광Power and Glory』으로 하이네만 상을 수상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정원 이야기를 파헤친 『시싱허스트Sissinghurst』로 영국왕립문학협회 온다체 상을 수상했다. 호메로스가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을 탐사한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Why Homer Matters』는 영국과 미국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선데이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텔레그래프」 『커커스 리뷰』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이 책은 새뮤얼 존슨 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튼 칼리지에서 왕실장학생으로 수학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다. 「선데이 타임스」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저널리스트로 근무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문예지 『그랜타』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렸다. BBC에서 호메로스, 킹 제임스 성경, 17세기 문학, 크레타 섬, 대서양 바닷새 등을 다룬 TV와 라디오 시리즈를 다수 만들기도 했다.

역자 : 정혜윤
역자 정혜윤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거주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패멀라 폴의 『작가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서문
1. 호메로스를 만나다
2. 호메로스를 이해하다
3. 호메로스를 사랑하다
4. 호메로스를 찾아가다
5. 호메로스를 찾다
6. 낯선 존재 호메로스
7. 호메로스의 실재
8. 청동무기의 영웅
9. 초원의 호메로스
10. 갱과 도시
11. 호메로스의 거울
12.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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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이 책의 중심에는 서로 연결된 한 쌍의 질문이 놓여 있다. 바로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아득한 옛날에 지어진 시가 다소 버겁고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운명이 우리 인생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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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중심에는 서로 연결된 한 쌍의 질문이 놓여 있다. 바로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아득한 옛날에 지어진 시가 다소 버겁고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운명이 우리 인생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나 냉혹한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이고 그것은 또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실존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르는 것인지에 관해서 호메로스의 시가 풀어놓는 전쟁과 고난의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지는 수수께끼다.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쯤이었을 청동기시대 지중해 동쪽에서 품었던 생각들이, 다야크족만큼이나 낯설고 바누아투만큼이나 먼 곳에서 유래한 이 시가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발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체 무슨 연유로 그토록 머나먼 곳의 이야기가 이다지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_11쪽

호메로스에서는 두 세계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따른 절박한 느낌이 묻어나며, 언제까지나 변치 않을 것처럼 확고부동해 보였던 원칙들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음들에 직접 응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분명치 않아진 것이다. 개인과 공동체, 국가와 영웅,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인생은 변함없이 무한한 가치를 지닌 그 무엇인가, 아니면 그저 찰나적이고 가망 없이 무가치한 것일 뿐인가? _13쪽

호메로스의 시는 또한 밀려드는 비애감, 시련과 고통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맞닥뜨린 자의 필사적인 고뇌 및 죽음과 마주한 자의 쓰라림이라는 정서적 추동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시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점에 관한 이야기며, 이처럼 곤경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을 향한 애잔한 마음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된 동력이다. _18쪽

우리 문화에서 호메로스가 차지한 자리는 이제 거의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나로서는 그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호메로스를 알아가고 그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경험들이 내게는 일종의 바닥짐 역할을 해주었다고. 호메로스는 하나의 기념비로 우뚝 선 아름다운 바윗덩어리, 크고 조금쯤은 잘못 알려진, 남성적이고 믿음직스런 아버지 같은 존재다. 친구도 애인도 아내도 아닌 그는 그보다 훨씬 더 기저에 있는 것으로, 특정한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신의 한 형태다. 괴테는 유럽이 성서가 아니라 호메로스를 경전으로 삼았더라면 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고 그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_42쪽

호메로스는 진리와 아름다움의 주춧돌이고, 키츠는 기꺼이 ‘우리’가 그의 시를 상상했다고 말했다. 호메로스는 당신의 삶을 확장시켜줄 것이다. 인간의 시간을 가로질러 넘어오는 광대함이자 인간 마음의 최대치인 호메로스는 동참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살아 있다. 호메로스적인 것은 인간적인 것이다. 리치먼드 래티모어는 1940년대 후반에 훌륭하게 번역한 그의 『일리아스』 번역본에서, “호메로스의 번역본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미 답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호메로스에 관한 책을 하나 더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산책은 왜 하는가?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춤은 왜 추는가? 왜 존재하는가? _64쪽

호메로스는 절대 거기에 없다. 그는 언제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버리고 마는 위대한 부재다. 그는 밀랍덩어리 위에 떨어진 한 방울의 수은과도 같다. 그에 관한 이야기라면 신뢰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 그가 태어난 장소, 부모, 인생 이야기, 연애, 심지어 그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의 여부조차도 말이다. 그는 한 사람의 시인이었을까, 아니면 두 사람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여러 사람이었을까? 혹시 여러 호메로스는 여자들이 아니었을까? _97쪽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호메로스가 더 기이해 보인다. 덕분에 말도 안 돼 보이는 일들이 넘쳐난다. 그리스어를 읽지 못했던 중세 이탈리아 사람들은 『일리아스』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운을 비는 뜻으로 책에 키스를 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자신이 『오디세이아』 번역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그리스어 교수들과 달리 자신은 “많은 사람들을 죽여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에 피를 묻혀보지 않고서는 호메로스를 읽어봤자 얻을 게 없다는 것이다. _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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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데이 타임스,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 “스릴러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소네트처럼 섬세하게 짜인 책” 4,000년에 걸친 서양 문화의 탄생과 궤적을 추적한 역작!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선데이 타임스,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

“스릴러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소네트처럼 섬세하게 짜인 책”
4,000년에 걸친 서양 문화의 탄생과 궤적을 추적한 역작!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2014 이코노미스트, 선데이 타임스, 커커스 리뷰, 텔레그래프 ‘올해의 책’
2014 아이리시 타임스, 스펙테이터, 뉴스테이츠먼 ‘올해의 책’
2014 새뮤얼존슨상 후보작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
이야기가 탄생하고 사유가 시작되고 문명이 태동한 순간에서
원전이 구전되고 번역되고 서양 정신을 형성하기까지
그 4,000년의 시간을 관통하다!

서양에서 문자로 기록된 최초의 문학 작품이자 서양 정신의 출발점으로 일컬어지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 두 서사시의 작가로 여겨지는 호메로스에 대해서도, 그리고 이 두 작품이 서양사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학교 그리스어 시간에 처음 만난 호메로스는 따분하고 멀게만 느껴졌고, 시험이 끝나자마자 기쁜 마음으로 호메로스와 작별했다. 변화가 찾아온 건 시간이 한참 지나 그가 중년이 된 어느 해 여름. 배로 거친 북대서양을 항해하다 우연히 읽은 『오디세이아』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운명과 인간의 조건에 대해, 그 어떤 책에서도 읽어보지 못했던 손상되지 않은 진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깨달음이 그를 후려쳤다. 인생의 안내서를 만난 그는 그로부터 10여 년간 호메로스에 얽힌 수수께끼와 의미를 밝히기 위해 온갖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호메로스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럽 전역을 탐사한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운명이 우리 인생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나 냉혹한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이고 그것은 또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실존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르는지에 관해서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풀어놓는 전쟁과 고난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속삭인다.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지중해 동쪽에서 품었던 생각들이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발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체 무슨 연유로 그토록 머나먼 곳의 이야기가 이다지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이 책은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문학이 탄생하고 문화가 태동한 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을 마치 추리소설처럼 추적하면서, 두 서사시가 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떻게 다르고, 호메로스가 어떻게 유럽에 전파되고 서양 문학과 정신의 토대를 구축했는지, 그리고 번역과 오역에 얽힌 기나긴 논쟁과 호메로스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어긋난 평가들에 이르기까지 그 웅장하고 내밀한 역사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출간 시 영국과 미국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이코노미스트, 선데이 타임스, 커커스 리뷰, 텔레그래프 등에 의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이 책은 호메로스에 대한 찬미이자 운명과 인간의 실존에 대한 해설이다. 문학, 역사, 예술, 고고학, 지리학, 신화학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서술을 바탕으로, 욕망, 광기, 명예, 폭력, 사랑, 죽음, 모험, 비극, 복수, 정의 등 서양 문학을 규정하는 가치들의 원형을 탐색한 이 책은 하나의 문학 작품이 어떻게 현재 유럽인의 사유 방식과 문화를 일구어냈는지를 유려한 문체로 증명하고 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기원은?
호메로스에 얽힌 오해와 진실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8세기 전후에 창작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저자는 호메로스 서사시에 들어 있는 다양한 언어의 흔적들과 고고학적 증거를 들어, 호메로스의 기원은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던 기원전 2000년 전후 수세기에 걸쳐 생겨난 것이라고 본다. 호메로스의 작품은 유라시아 초원지대의 반(半)유목민적 문화의 특성인 영웅주의 문화가 중심인 세계와, 지중해 동부의 중앙집권적이고 체계가 잘 잡힌 세련된 도시문화가 중심인 세계가 만나서 초기 그리스 문명이 탄생하던 순간에 생겨난 이야기로, 상반된 두 문화의 충돌로 인해 기존의 원칙들이 흔들리면서 생겨난 질문들에 대해 직접 응답하고자 한 의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두 서사시는 호메로스라는 한 개인이 쓴 작품이라기보다는 수세기에 걸쳐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이야기가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창작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다양한 기록들을 제시하면서 호메로스에 관한 일치하지 않는 의견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기원전 2세기경 서사시의 번역과 보전을 맡은 알렉산드리아의 학자들에 의해서 호메로스가 어떻게 편집되고 변형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호메로스에 관한 이야기라면 신뢰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 그가 태어난 장소, 부모, 인생 이야기, 연애, 심지어 그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의 여부조차도 말이다. 예를 들어 19세기의 번역가 새뮤얼 버틀러는 호메로스가 젊은 여자였음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인 사항들에 관한 설명이 너무 정교하다는 이유와 또 『오디세이아』에는 ‘배의 키가 양쪽 끝에 두 개가 달려 있다’는 언급이 두 번 나오는데 이는 여자가 저지를법한 실수가 분명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호메로스가 맹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지만, 이것도 호메로스란 단어가 레스보스 섬의 방언에서 맹인이란 뜻을 가진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말도 안돼 보이는 일들이 넘쳐났다. 그리스어를 읽지 못했던 중세 이탈리아 사람들은 『일리아스』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운을 비는 뜻으로 책에 키스를 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자신이 『오디세이아』 번역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그리스어 교수들과 달리 자신은 “많은 사람들을 죽여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에 피를 묻혀보지 않고서는 호메로스를 읽어봤자 얻을 게 없다는 것이다.

호메로스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것
세계관의 충돌과 인생의 지침서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흑해 북쪽 초원지대의 영웅주의와 지중해 동부의 중앙집권적인 도시문화의 충돌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은 두 서사시의 차이도 설명한다. 『일리아스』에서는 트로이에서 일어난 전쟁과 좌절과 궁극적으로는 화해를, 『오디세이아』에서는 유연성과 통합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서 우리는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두 서사시는 두 세계의 충돌로 인해 확고부동한 원칙이 흔들렸을 때 이에 대해 응답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기도 하다. 개인과 공동체, 국가와 영웅,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인생은 변함없이 무한한 가치를 지닌 그 무엇인가, 아니면 그저 찰나적이고 가망 없이 무가치한 것일 뿐인가?
호메로스의 시는 또한 밀려드는 비애감, 시련과 고통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맞닥뜨린 자의 필사적인 고뇌 및 죽음과 마주한 자의 쓰라림이라는 정서적 추동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시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점에 관한 이야기며, 이처럼 곤경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을 향한 애잔한 마음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된 동력이다. 그런 점에서 호메로스는 고전기 아테네인들에게 일종의 지침서로 사용되었다. 예컨대 위대한 남녀에 관한 이야기, 고결함이 위기에 빠진 이야기,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깊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해야만 하는 선택에 관한 이야기로 다뤄졌다. 말하자면 호메로스는 도덕적 선택에 관한 하나의 백과사전이었던 것이다.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선 저자가 『오디세이아』 구석구석에서 인생에 대한 거대한 은유의 점철을 발견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저자는 고백한다. “오디세우스는 지중해가 아니라 한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욕망을 항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들은 저 멀리 있는 창조자가 아니고 우리 안에 있는 요소들이었다. 분별력의 결핍으로 인한 무자비함, 변덕스럽고 일시적인 흥미, 무심함, 시시때때로 튀어나오는 이기심, 기만, 땅이 뒤흔들릴 정도로 쿵쿵거리며 걷는 것, 이 모든 것들이.” 그런 점에서 그는 『오디세이아』를 자신의 죽음을 관통해서 항해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로 읽기도 한다. 또한 실수투성이에다 제멋대로이고 허영덩어리인 인간의 실체를 아는, 그러면서도 고결하고 진실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자각의 한 형태를 그 안에서 발견한다.

호메로스의 의미
역사적으로 호메로스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시몬 베유는 『일리아스』가 무력을 꿈꾸는 자들의 쾌락을 대변한다는 가혹한 비평을 했고, 알렉산더 포프는 ‘『일리아스』에서 지나치게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잔혹한 정신’에 충격을 받았고, 윌리엄 블레이크는 호메로스가 유럽을 전쟁으로 황량하게 만들었다며 그를 비판했다. 계몽주의를 옹호했던 조엘 발로우는 어떻게 호메로스가 시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유럽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자신의 주된 강의 주제로 삼기도 했다. 반면 괴테는 유럽이 성서가 아니라 호메로스를 경전으로 삼았더라면 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며 그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고, 시인 존 키츠는 자신이 처음 호메로스를 만난 충격적인 인식의 순간을 「채프먼의 호메로스를 처음으로 읽고」라는 자신의 시에 기록했다. 또한 수전 손택은 현실을 이해하는 합리적인 시선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호메로스의 암울함이 불가피하다고 고찰했다.
호메로스가 잘못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다는 점이, 미덕을 향해서 제식대로 삐뚜름하게 서 있는 특정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의 핵심이다. 저자는 말한다. 호메로스의 위대함은 감춰진 생생함을 폭로함에, 삶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냈음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메로스는 그리스인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반짝거리는 빛이다. 그는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권위에 굴복해야만 하는 걸까? 스스로를 낮추는 게 옳은 일일까? 자아에 몰입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일은? 폭력을 장려해야 하는 걸까? 꼭 사랑해야 하나? 호메로스는 그런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현실을 극화劇化해서 우리에게 들려준 뿐이다. 그는 바다에 떠 있는 배의 끓어오르는 활력과도 같이 생기 있고 복잡한 삶의 공기 속에서, 그리고 그가 반복해서 말하듯이 당신의 등 뒤에서 활기를 찾아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찬란한 자취 속에서 숨 쉬고 있다.

■ 기타 이 책에서 논의되는 내용들

ㆍ 호메로스는 실존 인물인가? 맹인인가?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
ㆍ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누구의 작품인가?
이를 밝히려는 기나긴 역사적 추적들
ㆍ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세계관은 어떻게 다른가?
두 서사시의 해설과 비교
ㆍ 호메로스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어긋난 평가
그 팽팽한 긴장과 충돌의 순간들
ㆍ 거장들에 드리워진 호메로스의 자취
상상력과 표현력의 계승
ㆍ 호메로스는 어떻게 유럽에 전파되었는가?
그 경로와 숨은 공로자들
ㆍ 『일리아스』 최초 판독본의 발견이 가져온 흥분과 파장들
그리고 오랜 논쟁의 시작
ㆍ 호메로스 번역과 오역의 역사
완벽한 번역을 위한 학자들의 노력과 비판
ㆍ 다층적인 호메로스 언어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섬, 바다, 파도, 바람, 해변, 배, 새, 말, 무덤 등의 의미와 상징
ㆍ 이야기는 무엇을 담는가?
절제된 고결함, 두려움과 욕망, 도전과 선택, 자연의 역설, 필사적인 고뇌, 현실의 비애, 죽음을 마주한 쓰라림, 이기심과 기만, 불굴의 신념, 영혼의 불덩어리 ……
ㆍ 호메로스의 의미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모든 것

“피가 끓고 내장이 꿈틀대며,
인정사정없이 앙갚음하고픈 욕망과
강렬한 운명의 힘이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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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는 학교에서 일종의 지침서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예컨대 위대한 남녀에 관한 이야기, 고결함이 위기에 빠진 이야기,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깊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해야만 하는 선택에 관한 이야기로 다뤄졌다. 말하자면 고전기 아테네인들에게 있어 호메로스는 도덕적 선택에 관한 하나의 백과사전이었던 것이다. _109쪽

반복되는 시적 비유를 통해서 호메로스는 삶은 부서지기 쉽고, 사랑은 마음에 상처를 주어 고통을 겪게 만들고, 죽음은 어김없이 찾아오고야 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또한 잔디밭에서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양이 우유를 생산해내며 안개처럼 자욱한 새 잎들이 겨울 숲의 어둠 속에서 막 숨을 쉬기 시작하는 봄의 언덕에 올라서 있는 순간이, 살육당한 적들로부터 무기를 거둬들이거나 적의 아내를 강간하는 일보다 훨씬 더 값지다는 사실도 안다. _202쪽

그들은 침묵 속에서 서로를 응시한다. 서로를 경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장면이야말로 『일리아스』의 승리다. 프리아모스는 도시의 선함을 아킬레우스의 마음에 가져다주었다. 이제 헥토르는 자신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고 도시 바깥에서 경건하게 묻힐 것이다. 그렇게, 트로이는 전쟁에서 이겼다. 평원에서 온 남자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가 전한 지혜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아들을 죽인 남자를 존중할 수 있는 초인간적인 능력의 아름다움을 빨아들였고, 서로 함께 그런 지혜를 나누는 용기를 발휘한 덕분에 먼 미래에는 도시와 평원이 멋지게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머지않아 아킬레우스는 죽을 것이고 트로이는 곧 멸망할 것이다. 트로이인들은 모조리 살해당할 것이고, 누구보다도 프리아모스는 바로 아킬레우스 아들의 손에 죽을 것이며, 여자들은 능멸당하고 노예로 끌려갈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시는 잠시나마―혹은 사실상 영원히― 보다 나은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_351쪽

이어 160행에 걸쳐서는 폭풍이 휘몰아쳐 너울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이리저리 요동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이 대목에서 문장은 영웅에게 아무런 위엄도 부여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전개된다. 악의에 가득 찬, 거의 아무런 형태도 없는 파괴만이 반복된다. 베르길리우스에서 오비디우스까지,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위대한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상상력에 등장하는 폭풍을 지지해주는 요소들이 여기서 작동한다. 포세이돈은 바람을 사방에서 불어오게 한다. 그는 바다 표면을 거세게 헤집고 휘저으며 먹구름으로 땅을 뒤덮어버려, 바다 자체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버리게 만든다. 거대한 파도가 오디세우스를 덮쳐서 그의 몸을 송두리째 쓸어버린다. 그의 무릎은 힘을 잃었고 심장은 녹초가 되어버렸으며 그의 광대하고 자신만만했던 정신은 포세이돈이 발휘한 지하세계의 힘 앞에 전율한다. _395쪽

여자를 만날 때마다 그 아래에는 성적인 긴장이 요동친다. 울타리 안에 갇혀버리는 것에 대한 남자의 공포와 울타리에 갇히고픈 남자의 갈망이 서로 끝없이 교차한다. ‘불이 꺼진’ 또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뜻을 지닌 하데스에게는 이 애착과 거리 두기의 춤이 저만의 슬픈 색조를 띤다. 지상에서 중요한 모든 것, 모든 사랑과 생명과 성장과 희망이 이곳에서는 사라지고 없으며, 회색 유령처럼 절반쯤만 존재하는 생명 없는 삶으로 축소되었다. _404쪽

『일리아스』의 끔찍한 장면이 반복되어 튀어나올 때는 파괴의 기운이 거의 성적 쾌감처럼 분출된다. _415쪽

호메로스의 교훈은 폭력의 쓸모, 혹은 한 점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이고 여자들을 노예로 삼고 팔며, 도시를 정복하여 그곳의 사람들을 절멸시키고, 정의는 개인적인 보복으로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사실, 갱들이 활보하는 지옥을 만들어내는 호메로스의 그 모든 요소들이 현대의 문명인들에게는 늘 불편하게 다가왔다. 포프는 ‘『일리아스』에서 지나치게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잔혹한 정신’에 충격을 받았고, 윌리엄 블레이크는 호메로스가 유럽을 전쟁으로 황량하게 만들었다며 그를 비난했다. 토머스 페인의 미국인 친구이자 계몽주의를 옹호했던 조엘 발로우는 어떻게 호메로스가 시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유럽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자신의 주된 강의 주제로 삼았다. _421쪽

호메로스의 위대함은 감춰진 생생함을 폭로함에, 삶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냈음에 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반짝거리는 빛이다. _4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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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2014 이코노미스트, 선데이 타임스, 커커스 리뷰, 텔레그래프'올해의 책' 선정, 2014 아이리스 타임스, 스펙테이터, 뉴스테이츠먼 '올해의 책' 선정, 2014 새뮤얼존슨상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4,000년에 걸친 서양 문화의 틴생과 궤적을 추적한 역작으로 스릴러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소네트처럼 섬세하게 짜인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 고전, 바다, 자연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역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영국왕립무학협히 특별회원인 이 책의 저자 애덤 니컬슨은 킹 제임스 성경의 역사를 추적한 《권력과 영광》으로 하이네만상을 수상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으며, 정원 이야기를 파헤친 《시싱허스트》로 영국왕립문학협회 온다체 상을 수상하였고, 호메로스가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을 탐사한 이 책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로 영국과 미국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저자 애덤 니컬슨은 책 제목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호메로스는 누구일까? 저자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걸까?

     

    호메로스의 위대함은 감춰진 생생함을 폭로함에, 삶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냈음에 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반짝거리는 빛이다. (본문 424p)

     

    서양 문학의 최초이자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아이>의 저자인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작가로 일설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음유시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모두는 사실이 아닌 전설이며 그의 서사시만큼이나 오랜 세월 구전되어 온 이야기일 뿐이다. 호메로스가 누구인지는 물론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두 편의 서사시를 저말 그가 썼는지 아닌지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이며, 오늘날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이라고는 호메로스라는 인물에 관한 전혀 모른다는 사실 하나뿐이라는 것. (네이버 지식백과 中) 헌데 저자는 왜 이러한 호메로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걸까? 호메로스에 대해서도, 두 서사시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지 않기에 이 책이 주는 의미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나는 서사시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던져주는 의의는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 (본문 14p)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1 호메로스를 만나다, 2 호메로스를 이해하다, 3 호메로스를 사랑하다, 4 호메로스를 찾아가다, 5 호메로스를 찾다, 6 낯선 존재 호메로스, 7 호메로스의 실재, 8 청동무기의 영웅, 9 초원의 호메로스, 10 갱과 도시, 11 호메로스의 거울, 12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통해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어렸을 때는 호메로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저자는 10년 전 어느 날 저녁, 영어로 번역된 호메로스를 읽기 사작했고, 호메로스는 좋은 벗이자 그때까지 들어본 중에 진실로 가장 신뢰할 만한 목소리를 내는 조력자로 다가왔으며 이후 여러 종류의 번역본으로 읽으면서 호메로스가 점점 더 인생 안내서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호메로스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우리로부터 동떨어진 시간과 공간, 그만의 세계에 존재하며, 그 거리 덕분에 우리는 그를 둘러싸고 초월에 관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와 우리의 거리 자체가 상상의 공간이 되고, 그의 위대함이 확장되어 그 공간을 채운다. 이것은 현대에 미치는 효과가 아니라 호메로스가 고대 그리스 세계에 가져다주던 효과였다. 머나먼 과거의 목소리, 심지어 침묵의 목소리로, 우리의 현존하는 세속성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구속받지 않는 위대한 목소리로 말이다. 호메로스가 영웅들의 세계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가 영웅들의 세계 그 자체였다. 그의 묘비명에 적혀 있듯이 그는 영웅들의 '코스모스'를 만든 것이다. (중략) 영웅적인 것과 관련될 만한 모든 것-고결함, 직접성, 생기, 거대한 규모, 진리를 향한 굽히지 않는 신념, 용기, 모험심, 일관성-이 코스모스적인 것이 지닌 여러 측면들이며, 바로 그 전부가 '호메로스'가 의미하는 바인 것이다. (분문 106,107p)

     

    10여 년간 호메로스에 얽힌 수수께끼와 의미를 밝히기 위해 온갖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호메로스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럽 전역을 탐사한 끝에 완성된 이 책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다양한 기록들을 제시하면서 호메로스에 관한 일치하지 않는 의견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기원전 2세기경 서사시의 번역과 보전을 맡은 알렉산드리아의 학자들에 의해서 호메로스가 어떻게 편집되고 변형되었는지, 두 서사시가 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떻게 다르고, 호메로스가 어떻게 유럽에 전파되고 서양 문학과 정신의 토대를 구축했는지, 그리고 번역과 오역에 얽힌 기나긴 논쟁과 호메로스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어긋난 평가들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 해도, 결국 자기도 모르게 이 시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호메로스에 한 번도 공감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선데이 타임스」올해의 책

     

    세상을 발랑하면서 쓴, 호메로스를 향한 명석하고 열정적인 연서, 그 어떤 건조한 전문 해설서보다 훨씬 더 많은 영감을 주는 책이다. 호메로스에 관한 책을 시험하는 유일하게 실질적인 방식이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호메로스를 읽게 만드는 것이라면, 이 책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모습으로 당당히 그 관문을 통과하게 될 것이다. -「선데이 타임스」

  • 호메로스, 그는 누구인가? 고대 그리스의 작가이며,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이며, 일설...

    호메로스, 그는 누구인가? 고대 그리스의 작가이며,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이며, 일설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음유시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모두는 사실이 아닌 전설이라고. 이 책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질문을 던진다.『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4,000년에 걸친 서양 문화의 탄생과 궤적을 추적한 역작이라고 한다. 잘 알고 있다고만 생각했던, 하지만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전설의 저자 호메로스, 그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 그 이야깃속으로 들어가본다.

     

    나는 지금껏 이렇게 감동적이고 영감을 주고 지적이고 즐거움을 주는 책은 거의 보지 못했다.

    애덤 니컬슨은 학교 수업 시간에 그렇게 오랫동안 망각되어온 호메로스가 어째서 평생의 필독서로서 지극히 중요한지를 우아하게 설명한다.

    이 작가는 최후의 진정한 박식가 중 하나임에 틀림없고, 무엇보다 이 새로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_사이먼 윈체스터,『교수와 광인』저자

     

    이 책의 저자는 애덤 니컬슨. 역사, 고전, 바다, 자연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영국왕립문학협회 특별회원이다. 북극과 에게 해 여행을 다룬 데뷔작『변경Frontiers』으로 영국작가협회가 해마다 가장 훌륭한 작품을 내놓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서머싯몸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호메로스가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을 탐사한『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영국과 미국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선데이 타임스」「이코노미스트」「텔레그래프」『커커스 리뷰』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이 책은 새뮤얼존슨상 후보에도 올랐다.

    나는 서사시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던져주는 의의는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 (14쪽_서문 中)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 '호메로스를 만나다', 2장 '호메로스를 이해하다', 3장 '호메로스를 사랑하다', 4장 '호메로스를 찾아가다', 5장 '호메로스를 찾다', 6장 '낯선 존재 호메로스', 7장 '호메로스의 실재', 8장 '청동무기의 영웅', 9장 '초원의 호메로스', 10장 '갱과 도시', 11장 '호메로스의 거울', 12장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이어 결론 '찬란한 자취'로 마무리된다.

     

    책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서는 호메로스에 대한 저자의 연구 정도로 생각했다. 그저 연구실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모아서 엮은, 조금은 난해한 연구서가 아닐까 짐작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나의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끼며 그가 들려주는 모험담에 귀기울인다.

     

    이 책은 저자가 10년 전 어느 날 저녁, 영어로 번역된 호메로스를 읽기 시작했다는 문장에서 시작된다.

    어렸을 때는 호메로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그리스어 시간에 호메로스의 시가 나오긴 했지만 마치 그게 무슨 수학의 한 분야이기라도 한 것처럼 배웠기 때문이다. 선생이 초록 칠판에다 기호를 그려놓으면 우리는 한 줄 한 줄, 마치 생선뼈를 발라내듯 그 뜻을 찾아냈다. 고대에 쓰이던 어휘들, 길고 짧은 음절들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시구들, 따분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신들. 마치 점심시간에 누군가가 자세하게 설명하는 전날 꾼 꿈 이야기 같았다. 대체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거기에 무슨 인생이 들어 있단 말인가? (26쪽)

     

    고전이라는 것이 그렇지만, 어느 순간에는 하찮은 작품으로 생각되더라도 시기만 잘 만나면 인생에서 손꼽을 명작이 되곤 한다. 저자에게도 그때가 바로 그 시점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선 남자인 내게 불현듯 이 시가 그때, 그곳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곳에 관한 이야기라는 사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는 그 목소리를 듣는 이의 마음속 지리를 묘사했고, 구석구석 거대한 은유로 점철되어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지중해가 아니라 한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욕망을 항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들은 저 멀리 있는 창조자가 아니고 우리 안에 있는 요소들이었다. (27쪽)

     

    사실 어떤 책이든 강렬하게 다가올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본다. 고장난 배를 타고 무시무시한 바다에서 항해하며 마흔 시간이 지나서야 사투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그 순간, 인생의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언젠가 이미 접했지만 그때 만난 것은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생각을 송두리째 뒤흔드며 강렬하게 파고들었으니 말이다. 순식간에 그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호메로스를 만나는 시간을 보낸다. 그 이후 방대한 연구를 통해 이야기를 펼친다.

     

    이 책은 관련 연구자에게만 필요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일반인 누구에게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와 제목, 두께에 약간 겁을 먹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펼쳐들면 저자가 생동감있게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모험담을 보는 듯하고, 시공을 초월하며 지식 여행을 하는 듯하다. 낱낱이 짚어보며 분석하는 듯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세세하게 살펴보는 듯하지만 4,000년에 걸친 서양 문화를 한 권에 짚은 것이다. 그의 열정에 함께 동참하며 끌려다니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스릴러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소네트처럼 섬세하게 짜인 책"이라는 설명이 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흘려보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그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금까지 호메로스에 한 번도 공감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선데이 타임스의 추천사도 제법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호메로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읽다가 포기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것이다.

     

    옮긴이의 말까지 총 487페이지에 걸치는 방대한 분량이다. 하지만 저자가 서문에 적어놓은 말을 기억하며 읽어야할 것이다. "이 책의 중심에는 서로 연결된 한 쌍의 질문이 놓여있다. 바로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하는 물음이다." 호메로스는 실존 인물인지, 맹인인지,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세계관 비교, 오역에 관한 이야기 등 방대한 내용을 꼼꼼하게 다룬다.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펼쳐들면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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