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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2
488쪽 | | 154*223*32mm
ISBN-10 : 8952237889
ISBN-13 : 9788952237880
그리스인 이야기. 2 중고
저자 시오노 나나미 | 역자 이경덕 | 출판사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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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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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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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최대 적은 그리스 자신이었다! 『그리스인 이야기』 제2권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는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등 많은 부분에서 절정기를 이룬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조망한다. 그리고 아테네의 국운을 결정지은 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의 쇠퇴를 통해 그리스 세계가 급변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는 그리스 세계를 양분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각축전을 배경으로 민주정치의 발전과 한계, 그리고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지정학적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해양 대국을 건설하고, 한편으로 끊임없는 정치 실험과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간 그리스인들. 2,500여 년 전 그들의 고뇌와 노력은 오늘날 우리의 고민, 우리의 지향과 무척이나 닮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교훈을 준다.

저자소개

저자 : 시오노 나나미
저자 시오노 나나미 (鹽野七生)는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가쿠슈인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3년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1968년까지 공식 교육기관에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를 공부했다. 1968년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추오코론(中央公論)」에 연재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70년부터 이탈리아에 정착하여 40여 년 동안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천착해왔으며,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 해석과 뛰어난 필력으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이 책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에서는 로마보다 더 이전에 서양 문명의 토대를 일군 위대했던 그리스를 본격 탐구함으로써, 역사 서술의 지평을 한층 심화?확장한다. 그리스인은 왜 민주정치를 만들었으며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또 국가 위기 시 지도자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고 시민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지켜냈는지에 대해 특유의 흡인력 있는 문장과 풍성한 역사 지식으로 서술해나간다.
대표작으로 『로마인 이야기』 『십자군 이야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바다의 도시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르네상스 저작집』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많은 작품을 펴냈다.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산토리 학예상, 기쿠치 간 상, 신초 학예상, 시바 료타로 상 등을 수상했고,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국가공로훈장을 받았으며, 일본에서 문화공로자로 선정되었다.

역자 : 이경덕
역자 이경덕은 문화인류학 박사. 저술가 및 번역가. 한양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그 후 한양대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아시아 문화, 종교 문화, 신화와 축제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신화 읽어주는 남자』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 『그리스와 놀자』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신화』 『황금과 교역의 나라 페르시아』 『인문학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이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 『살아남은 로마, 비잔틴제국』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 『고민하는 힘』 『주술의 사상』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민주정치의 황금시대
페리클레스 시대: 기원전 461~기원전 429년(33년)

1. 황금시대 전기
기원전 461~기원전 451년(11년)
라이벌 키몬 / 숙적 스파르타 / 30대 페리클레스
연속 당선 / 무기는 언어 / 젊은 권력자들
페리클레스의 연설 / 단단한 기반 / 궁극적인 데모크라티아
키몬, 돌아오다 / 라이벌, 퇴장하다

2. 황금시대 후기
기원전 450~기원전 429년(22년)
껍질을 벗은 페리클레스 / 칼리아스 강화 / 파르테논
아테네의 노동자계급 / 펠로폰네소스동맹과 델로스동맹
미래 그리스의 평화를 토의하는 회의 /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공존
사랑하는 사람, 아스파시아 / 변화하는 델로스동맹 / 새로운 시장 개척
사모스 섬 사건 / 에게 해의 북쪽 / 전쟁은 변방에서
확산되는 전선 / 전쟁이라는 악마 / 각 나라의 신중파
펠로폰네소스전쟁 / 테베, 움직이다 / 전쟁 첫해
페리클레스의 개전 연설 / 진심은 어디에? / 전몰자 추도 연설
역병의 대유행 / 탄핵 / 오랜만의 승리 / 죽음

제2부 우중정치 시대
페리클레스 이후: 기원전 429~기원전 404년(26년)

3. 우중정치 시대 전기
기원전 429~기원전 413년(17년)
왜 우중정치로? / 선동자 클레온 / 스파르타의 태도
레스보스 문제 / 확대되는 잔혹함 / 스파르타의 패배
아웃사이더 등용의 시작 / 전선 확대 / 역사가의 탄생
스파르타의 제안 / 니키아스 강화 / 그리스인에게 평화란
젊은 지도자의 등장 / 소크라테스 / 청년 정치가 알키비아데스
4국동맹 / 만티네이아전투 / 올림픽 시상대 독점
플라톤의 『향연』/ 멜로스 문제 / 시칠리아 원정
헤르메스 신상 파괴 사건 / 출전 / 출두 명령 / 시라쿠사
시라쿠사 공방전 / 알키비아데스, 스파르타로
다시 아웃사이더 / 용병 도착 / 니키아스 홀로
니키아스, 집으로 편지를 쓰다 / 원군 파견 / 공방전 2년째
첫 번째 해전 / 두 번째 해전 / 원군 도착 / 월식
세 번째 해전 / 최후의 해전 / 탈출 / 종언

4 우중정치 시대 후기
기원전 412~기원전 404년(9년)
참화가 알려지고 / 재기 / 에게 해의 동쪽 / 다시 알키비아데스
정국 불안 / 해군 장군 알키비아데스 / 새로운 세금이라는 실책
트리에라르코스 / 연전연승 / 다시 민주정치로
사랑했다, 미워했다, 그래도 바랐다 / 리산드로스 / 알키비아데스의 실각
사령관들의 사형 / 바다에서 단 한 번의 패배 / 암살당한 알키비아데스
귀국하는 사람들 / 무조건 항복

연표
도판 출처

책 속으로

노력과 노고를 기울이지 않고도 번영을 구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필요한 고난 극복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번영으로 가는 길을 개척한 인간과 그 길을 확고하게 만드는 임무를 부여받은 인간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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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노고를 기울이지 않고도 번영을 구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필요한 고난 극복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번영으로 가는 길을 개척한 인간과 그 길을 확고하게 만드는 임무를 부여받은 인간의 차이다. 만약 내가 플루타르코스를 흉내 내어 그리스에서 한 사람, 로마에서 한 사람을 택해 서로 대비하는 열전을 쓴다면 페리클레스와 짝을 이룰 로마의 인물로 카이사르의 뒤를 이어 초대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를 고를 것이다. 후계자에게 필요한 노력과 노고의 성질은 ‘창업자’의 그것과 다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뛰어나든가 그렇지 않든가, 두 가지밖에 없다. 이후 페리클레스의 30여 년 역시 노력과 노고의 연속이었다. _31~32쪽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페리클레스 시대에 대해 논평한 것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절은 이것이다. “형태는 민주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다.” 이 말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게 된다. ‘다수결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혼자’ 지배하는 것이 가능할까?’ (중략) 아테네의 국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명문가 출신이든 자산가든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 선출되어야 했다. 그러자면 ‘트리부스(tribus)’라고 불리는 선거구에서 행해지는 선거에 당선되어야 했다. 게다가 도시국가 아테네의 행정구역인 ‘트리부스’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았다.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에 따라 아테네의 영토인 아티카 지방 세 곳에 각각 분산되어 있었다. 오늘날처럼 선거구를 찾아가 유권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게다가 ‘스트라테고스’는 선거를 통해 1년에 한 번 선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페리클레스는 33세에 처음 당선된 이후 32년에 걸쳐 계속 스트라테고스에 당선되었다. 그의 낙선을 기록한 사료는 없다. _37~38쪽 페리클레스의 논법을 한마디로 표현할 때 ‘유혹해서 이끈다’는 의미를 가진 ‘유도(誘導)’만큼 적절한 말도 없을 것이다. 민주정치 국가 시민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만끽하던 아테네인을 강제로 끌고 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였다. 따라서 이치를 통해 ‘유혹해서 이끌고’ 가는 방법이 가장 유효했는데, 그럼에도 그 교묘함에 경탄할 수밖에 없다. 페리클레스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_42쪽 민주정치를 운용하는 아테네에서는 이 사람들 또한 훌륭한 시민이었다. 따라서 이들에게 시민의 권리인 국정 참여는 물론이고 의무인 병역도 부과되었다. 병역의 경우 이들은 경무장 보병이나 군선의 노 젓는 선원이 되었다. 특히 선원은 살라미스해전에서 승리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에 제4계급에 속한다 하더라도 지위가 확고했다. 그러나 이들은 매일 일을 해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전시에는 조국이 위기에 처했으니 무보수로 병역을 감당한다지만, 평시에 공무를 맡으면 수입이 끊어지기 때문에 감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추첨으로 ‘불레’에 선발되어도 사퇴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페리클레스는 이것이 민주주의의 이념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도시국가 아테네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퇴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현실은, 시민에게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정치 국가 아테네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페리클레스는 시민집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시민에게 재직 기간 동안 일당을 지불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_56~57쪽 이전에 아테네에는 아테나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이 존재했다. 아테나 여신은 도시국가 아테네의 수호신이다.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는 예부터 이 여신에게 봉헌된 신전이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아테나 신전은 올림피아에 있는 제우스 신전이나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과 비교하면 규모나 화려함에서 뒤졌고, 다른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신전과 별로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더구나 기원전 480년 제1차 페르시아전쟁 때 페르시아 군대에 의해 불타고 말았다. 그 후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는 가건물과 같은 신전에서 비를 피해야 했다. 그것을 33년 만에 재건하기로 했다. 당시 아테네 시민은 ‘칼리아스 강화’ 성립과 아테나 신전 재건을 동일선상에서 받아들였을 것이다. 실제로 시민집회는 페리클레스가 제안한 신전 재건 공사를 반대 없이 단번에 가결했다. 페리클레스는 그리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신전을 짓고 싶지는 않았다. 골짜기에 있는 올림피아나 델포이와 달리 아크로폴리스 언덕은 아테네 어디서나 보이는 위치였다. 도시국가 아테네의 번영을 상징하는 신전 건설 장소로 이보다 좋은 곳은 없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 장엄하고 화려한 신전이 모습을 드러내면 매일 그곳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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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필생의 역작!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모태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세계를 향한 두 번째 여정! 최고의 역사 저술가 시오노 나나미의 눈으로 읽는 그리스인의 역사, 그 두 번째 이야기 이 시대 가장 뛰어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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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필생의 역작!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모태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세계를 향한 두 번째 여정!

최고의 역사 저술가 시오노 나나미의 눈으로 읽는 그리스인의 역사, 그 두 번째 이야기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역사 저술가 중 한 사람인 시오노 나나미. 그가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원류,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역사 탐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두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저자는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그리스인의 생각, 인생, 정치, 문화, 사회, 외교의 전모를 펼쳐낸다.
그중 둘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Ⅱ: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는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등 많은 부분에서 절정기를 이룬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조망한다. 그리고 아테네의 국운을 결정지은 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의 쇠퇴를 통해 그리스 세계가 급변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는 그리스 세계를 양분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각축전을 배경으로 민주정치의 발전과 한계, 그리고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지정학적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해양 대국을 건설하고, 한편으로 끊임없는 정치 실험과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간 그리스인들. 2,500여 년 전 그들의 고뇌와 노력은 오늘날 우리의 고민, 우리의 지향과 무척이나 닮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교훈을 준다.

페르시아전쟁 이후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황금시대,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페르시아전쟁 이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고대 그리스를 양분하는 강국이 되었다. 과두정치의 스파르타는 “변하지 않고 갈구하지 않는 나라”였지만 아테네는 달랐다. 민주정치를 운영하며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길 원했고,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랐다.
기원전 461~기원전 492년까지 아테네의 발전은 눈부셨고 민주주의는 “그 이전에도 그 이후로도 실현된 일이 없을 만큼 원활하게 작동”했을 정도로 최고조에 달했다. 아테네는 명실상부 델로스동맹의 맹주였고, 수도에만 1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으며, 대부분의 도시국가가 1척도 운용하기 힘든 삼단갤리선을 200척이나 운용하는 등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했다. 또한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파르테논 신전을 재건하고 매년 축제, 경기, 연극제를 개최하는 등 문화와 예술 융성에도 힘을 쏟으며 ‘그리스인 모두의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아테네는 어떻게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황금시대’를 맞이하며 번영과 풍요를 누릴 수 있었을까? 『그리스인 이야기 Ⅱ』는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성장 원동력과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국정을 담당하는 최고 직위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 32년 동안 연속으로 당선되면서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리더 페리클레스는 민주정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을 통합시키고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테네 사회의 가장 아래에 외치한 노동자계급의 생활을 보장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친 것이 그중 하나다. 그리고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스파르타의 아르키다모스, 페르시아의 아르타크세르크세스, 이들 동지중해 3대 강국의 리더는 비슷한 시기에 군주 지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양식(良識)을 지닌 자들이었다. 이들은 국제관계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며 전쟁을 피했으며 설사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오래 지속되는 위험을 막았다.
아테네는 이런 평화 유지 노력과는 별개로 강력한 해군력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델로스동맹을 견실하게 유지했다. 바다가 안전해지자 그리스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아테네의 식량 수입로도 안전해졌다. 또한 육지의 안전도 도모했는데, 아테네는 외항인 피레우스 항구와 성벽을 잇는 일체화 작업을 통해 외적의 침입을 막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경제 센터로 변모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안팎으로 안전이 확보되니 돈과 사람과 물자가 몰리면서 투자와 교역이 활발해졌고 덩달아 예술과 문화도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리스인 이야기 Ⅰ』에서 아테네의 개혁이 ‘계급 간 갈등 해소’ ‘체제 안정’ ‘경제력 향상’ ‘국난 극복’ 등 다양한 현실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해나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은 『그리스인 이야기 Ⅱ』가 그리는 페리클레스 시대에 비로소 완성에 다다른 셈이다. 앞에서 언급한 아테네인들의 현실적 요구들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과제이다. 이 책이 그리는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발전상을 들여다보면 내일을 어떻게 맞아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의 최대 적은 그리스 자신이었다!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쇠락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다
페르시아전쟁이 끝난 뒤 48년간 그리스인은 평화와 번영을 구가했는데 특히 아테네는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기원전 431년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에 펠로폰네소스전쟁이 발발하였고 기원전 404년 아테네는 무조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아테네는 강제로 스파르타의 동맹국이 되었고, 델로스동맹은 해체되었으며, 막강했던 해군력은 소멸되었다. 아테네와 피레우스 항구 일체화가 파괴되어 거대한 통상 센터로서의 기능과 위용마저 상실해버렸다. 무엇보다 강제로 민주정치를 포기하고 과두정치로 이행해야 했다.
아테네가 100년 동안 유지해온 그리스 세계의 패권과 민주정치를 상실하고 쇠락하게 된 것은 한순간의 결과가 아니다. 그리고 단순히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패했기 때문만도 아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아테네의 추락을 아테네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그리스 전체가 패했다. 자기들이 쌓아 올린 가치관을 스스로 붕괴시킨 것”이라고 평했다. 과연 아테네와 그들의 민주주의는 어떤 과오와 한계를 가지고 있었을까?
기원전 430년 페리클레스는 전쟁, 난민, 역병의 책임과 공금 악용이라는 이유로 스트라테고스에서 해임되었다. 그는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숨을 거두자 아테네의 정계에는 선동자(데마고그)들이 득세했고 우중정치가 시작되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민주정치의 리더는 민중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유도’하지만 우중정치의 리더는 민중의 마음속 불안을 ‘선동’한다”고 분석했다. 아테네의 국정은 이 선동자 그룹에 의해 좌우되었지만 그들은 발전적인 비전을 내놓기보다 비판만 일삼고 장기적인 시작과 일관된 정책이 없었다. 이들은 아테네 정계 근처를 배회하며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자극해 잘못된 고민과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
더구나 페리클레스 이후 등장한 양대 정당은 대립하기 바빴고, 시민들은 힘과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없었다. 이처럼 불안정한 정권이 군사적, 정책적 실패를 거듭하자 아테네 시민은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었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페리클레스 시대를 두고 “형태는 민주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다”고 평가했다. 어떤 관점에서는 독재와 비민주의 요소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아테네는 장기적인 발전 과제를 두고 힘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페리클레스 시대 이후의 아테네는 그러지 못했다.
급기야 아테네 시민들은 민주정치를 버리고 ‘400인 정권’ ‘5,000인 정권’ 등 과두정치를 내세웠지만 이는 길게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민주정치로 돌아갔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자 아테네의 국력은 전진하기보다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스파르타와 페르시아는 아테네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특히 페르시아는 아테네를 공격하는 스파르타를 여러 방면으로 원조했고,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테네의 병력을 빼오기를 서슴지 않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대목에서 “그리스인의 민족정신이 약화되었다”고 보았다.
결정적으로 아테네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가치관의 근간을 포기했다. 펠로폰네소스 연합군에 포위당한 동맹국의 원군 요청을 묵살하거나 동맹국에 부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등 맹주로서의 신의(信義)를 잃었고, 반란을 진압하면서 불필요한 살육을 자행하여 양식(良識) 없는 행동을 하였다.
시오노 나나미는 페리클레스 시대 이후의 그리스 세계를 두고 “아테네인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전체가 양식이 없는 사람들로 변해버렸다”며 한탄한다. 1권에서 이미 예고한 대로 “민주정치가 이데올로기로 변한 시대에 도시국가 아테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쇠퇴뿐이었다.” 결국 그리스의 중심이자 ‘본보기’였던 아테네는 ‘본보기’이기를 포기한 채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스인 이야기 Ⅱ』가 그리고 있는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쇠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스 세계와 민주주의에 드리운 그림자는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지양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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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인 이야기 | c3**6c | 2019.06.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 초인적인 업적을 달성하고 난 후, "너무도 인간적인" 바보짓의 연발로 비참한 몰락의 내리막 운명을 타는데, 이들 위대한 문...

    , 초인적인 업적을 달성하고 난 후, "너무도 인간적인" 바보짓의 연발로 비참한 몰락의 내리막 운명을 타는데, 이들 위대한 문명인들 역시 그 운명의 경로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시오노 여사는 이 시기 지중해 3대 강국으로 아테네, 스파르타, 페르시아를 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1권에서 잘 보아 알듯,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둘을 합친다 해도) 인구 수, 강역, 국부(國富) 면에서 대제국 페르시아와 상대가 안 되는 처지였으며, 1권에서 저자의 감동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잘 배웠듯, 골리앗을 꺾은 다윗처럼 믿을 수 없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절멸과 병합의 위기를 면하고 오히려 상대를 제압하는 쾌거, 기적을 이뤄냈던 것입니다. 오리엔트 저편의 제국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3대 강국은커녕 그 밑에서 노예살이나 할 뻔했던 그리스인들은, 절묘한 타협과 전략적 사고, 자존에 대한 확고한 결의로 생존, 번영, 자존 모두를 지켜 냈습니다. 1권을 꼭 먼저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에는 지장이 없으나(저자 특유의 스타일로, 책과 주장의 맥락을 독자가 따라오게 하려고 몇 번의 신나는 강조와 되풀이가 이어지기 때문이죠), 1권에 이어지는 독서라야 감동이 몇 배는 더 늘어납니다. (결과를 뻔히 다 아는 이야기지만) 강력한 페르시아 제국의 진군이 실패로 이미 귀결되었기에 이 2권은 독자 입장에서 "어휴 우리 잘생기고 착한 그리스가 저 덩치 큰 악당에게 혹시 맞기라도 하면 어쩌나" 같은 조바심은 일찍 접고 편안히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저자는 언제나 우리 독자들에게 확실한 감정 이입 대상을 정해 주고 자신만의 신나는 이야기를 따라오게 만들죠. 1권에서도 그랬지만 주인공도 아니고 빌런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이긴 한데, 그래도 미련할망정 정을 완전히 끊을 수 없고 아테네인들 못지 않게 무슨 후속담이 자꾸 궁금해지는 (다른 이유에서 위대한) 스파르타인들 역시, 1권에서처럼 마냥 강력하고 강경하고 무식한 게 아니라, 자기 개성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많이 약한, 또 더 유연해진 모습을 이 2권 전반부에서 드러냅니다. 용기와 지혜의 결과, 포상으로 최상의 번영을 누리는 주인공 아테네, 좀 기가 죽고 유해진, 주인공에 대한 질투 때문에 발목잡기를 일삼던(일단 이렇게 쉽고 유치한 프레임으로 봐야 재미가 나죠) 스파르타, 기가 팍 죽은 악당 페르시아, 이 3자간의 편안한 역할 배분이 이뤄진 덕에 2권 전반부는 확실히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1권에서 비교적 다양한 얼굴들이 등장해 이야기 뼈대를 잡기가 조금은 귀찮았던 독자(그런데 정말 이렇게 느꼈다면 그런 독자들은 정말 많이 게으른 분들입니다. 줄기가 정말 복잡히 뻗은 고대 그리스사를 그 정도로나마 요령껏 간추려 놓기도 힘들거든요. 로마사와는 또 차원이 다른 분석상의 난해함이 엄존하는 그리스 역사 다루는 솜씨를 보고, 이제서야 시오노 여사의 진가를 확인하게 되네요)라 해도, 이 2권은 진짜 "이야기"만 쭉쭉 진행되는 구조라서 훨씬 재미있게 읽힙니다

  • 그리스인 이야기2 | hs**11 | 2018.11.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1부 민주정치의 황금시대1부의 주인공은 페리클레스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세계사를 배울 때 달달...

     

    제1부 민주정치의 황금시대
    1부의 주인공은 페리클레스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세계사를 배울 때 달달 외우던 그 이름의 주인공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리스인이야기1> 책을 통해 용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2권을 읽기는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트에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적어가며 읽어야지, 소설처럼 그냥 쭉쭉 읽었다간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명문 집안 출신의 페리클레스였지만 반대파 역시 귀족출신이라 그리 덕을 못봤던 그는 자신만의 무기를 고안해낸다. 그것은 바로 언어였다. 지금이야 각종 대화법, 대화기술, 소통방법이 넘쳐나지만 그 옛날에 다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그런 능력을 생각해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들은 사람이라면 늘 장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원고를 쓰고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세계사를 배울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탓에 펠로폰네소스동맹과 델로스동맹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뿐만 아니라 그리스 도시국가의 이름이 익숙해지자 각 동맹의 설명도 더 잘 이해되었다. 이전 그리스인이야기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두 동맹에 대해 읽었는데 그 새 잊어버린 모양이다. 이번에는 두 동맹을 지도로 구분하여 확실한 설명을 읽어 이해할 수 있었다.

    페리클레스에 대한 평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형태는 민주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다."

     제2부 우중정치 시대
    페리클레스의 죽음 이후 상황은 우중정치로 이어진다. 2부는 다시 우중정치 시대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진다. 우중정치와 중우정치의 차이가 있나 싶어 찾아봤으나 그게 그거인 듯하다. 민주정치와 우중정치가 극과 극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별차이 없이 느껴졌다. 그저 리더의 성향 차이라고나 할까. 이전에는 전적으로 국민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정답이 무엇이든 지도자를 뽑는 국민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2부에서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2부의 주인공은 알키비아데스이지만 내가 반겼던 인물은 소크라테스이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이야기에 흥미가 많다보니 이 부분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자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리스인이야기1편과 3편을 먼저 읽고 마지막으로 2편을 읽어서 그런 것인지, 다른 책에서 읽었던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그리스인이야기를 1편부터 차례대로 다시 읽어봐야 정리가 될 것 같다.

    마치 정해져있는 것처럼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발발하며 그 끝은 종말이다. 찬란했던 민주정치를 꽃피우던 시절이 무색하게 그리스의 패망은 순식간에 일어난 듯 하다.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일일이 노트에 정리해가며 읽는게 진도가 더뎌 2부는 속독으로 마쳤더니 개운하지 않다. 눈에 익은 글이 많으나 역시 노트에 정리를 해야 내 것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것이 마치 공들여 읽지 않은 나의 탓 같았다.

    그리스, 역사, 세계사에 관심이 많다면 분명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할 때 읽기를 시도하면 더 좋겠다. 나의 경우 노트 정리하면 읽은 부분은 이해가 잘 되는 반면 시간에 쫓겨 읽은 부분은 책을 덮고 나니 기억도 잘 안나는 듯하다. 조만간 억지로 시간을 빼어 그리스인이야기 정독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계속 읽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여지를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

  • 지난 1권의 리뷰에 대해 (감사? 2차서평?)로써 출판사에서 직접 책을 보내주셨...었다! 지난 10월 말에!그러나 여러가지 ...
    지난 1권의 리뷰에 대해 (감사? 2차서평?)로써 출판사에서 직접 책을 보내주셨...었다! 지난 10월 말에!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병원에 드러누운 이제서야 책을 읽고 서평을 쓰게되었다.
    관대하신 출판사님께서 부디 용서하시길 빌며, 재미있는 책 다시한번 읽을 기회를 주신것에 감사인사부터 드린다.

    책의 분위기와 장단에 대한 총평은 1권에서 썼기때문에 생략...하고싶으나 이것 한번은 다시 짚고 가야겠다. 그리스=아테네가 아니잖아! 하지만 시오노 선생의 시점에서 그리스는 오로지 아테네였던듯. 1권에서 아테네(와 라이벌 스파르타)의 태동을 다뤘고, 2권에서는 아테네의 전성기와 몰락(과 라이벌 스파르타의 변동)을 다뤘으니, 3권은 아테네의 멸망인가. 그래서 책제목은 왜 그리스인 이야기인가요

    전반적인 번역퀄리티는 전권보다는 나은편이지만, 전권보다 더 두드러지는 단점이 있다면, 동어반복. 동구반복. 동문반복. 정말 내가 책장을 잘못편줄알았던것같은 착각을 일으킨게 한두번이 아닐정도로, 반복되는 부분만 삭제해도 책 분량이 1/3은 줄어들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는 그 유명한 페리클레스가 주인공이다. 후반부는 풍운아 미남 알키비아데스가 메인. 시오노 선생의 저술은 주로 인물에 맞춰져 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정말 엄청난 매력이긴 한것 같다. 이번에는 작가의 알키비아데스 사랑이 지나쳐서그런지 약간 동인지느낌이 살짝 날까말까 하는 면도 없지는 않았으나... 개인적으로는 내 책장을 장식하고있는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같은 인물들이 자꾸만 찬조출연으로 고개를 빼꼼빼꼼 내밀어 까메오가 많은 사극영화를 보는 느낌도 들고 그랬다. 물론 아테네의 100년도 안되는 짧은 전성기에 수없이 많은 유명인사들이 스쳐지나갔기때문도 있겠지만, 역사서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책이라서가 아닐까. 머릿속에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는 것은 확실히 대중작가로서는 엄청난 강점이다.

    나도 영웅이 좋다. 천재가 좋다. 물론 미남도 좋다. 그래서 시오노선생의 역사적 영웅의 동인전기는 정말 재미있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서로써의 가치는 조금 낮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점이다.
  • 그리스인 이야기 2 | mn**tn | 2017.11.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세상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입니다만, 서양 고전 문화의 원형을 만들었고 (놀랍게도)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의 초석...
    세상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입니다만, 서양 고전 문화의 원형을 만들었고 (놀랍게도)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의 초석을 놓았던 그리스 역시, 그 역사와 문화에는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 모두가 선명히 존재했습니다. 이 2권 역시 시오노 나나미 여사 특유의 열정적이고 치밀한 분석과 추적이 돋보이더군요. 아름답고 우아하며 현대인의 눈에조차 세련되고 현명한 족적을 남긴 고대 그리스인의 성취가 뚜렷이 부각되는 반면, "그 어려운 일들"을 남보란 듯 해내고 나서도 버젓이 저지르는 "인간적인 오류"가 안타깝게 역사의 바른 궤도를 뒤집어 놓습니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 역시, 초인적인 업적을 달성하고 난 후, "너무도 인간적인" 바보짓의 연발로 비참한 몰락의 내리막 운명을 타는데, 이들 위대한 문명인들 역시 그 운명의 경로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오노 여사는 이 시기 지중해 3대 강국으로 아테네, 스파르타, 페르시아를 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1권에서 잘 보아 알듯,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둘을 합친다 해도) 인구 수, 강역, 국부(國富) 면에서 대제국 페르시아와 상대가 안 되는 처지였으며, 1권에서 저자의 감동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잘 배웠듯, 골리앗을 꺾은 다윗처럼 믿을 수 없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절멸과 병합의 위기를 면하고 오히려 상대를 제압하는 쾌거, 기적을 이뤄냈던 것입니다. 오리엔트 저편의 제국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3대 강국은커녕 그 밑에서 노예살이나 할 뻔했던 그리스인들은, 절묘한 타협과 전략적 사고, 자존에 대한 확고한 결의로 생존, 번영, 자존 모두를 지켜 냈습니다. 1권을 꼭 먼저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에는 지장이 없으나(저자 특유의 스타일로, 책과 주장의 맥락을 독자가 따라오게 하려고 몇 번의 신나는 강조와 되풀이가 이어지기 때문이죠), 1권에 이어지는 독서라야 감동이 몇 배는 더 늘어납니다.

    (결과를 뻔히 다 아는 이야기지만) 강력한 페르시아 제국의 진군이 실패로 이미 귀결되었기에 이 2권은 독자 입장에서 "어휴 우리 잘생기고 착한 그리스가 저 덩치 큰 악당에게 혹시 맞기라도 하면 어쩌나" 같은 조바심은 일찍 접고 편안히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저자는 언제나 우리 독자들에게 확실한 감정 이입 대상을 정해 주고 자신만의 신나는 이야기를 따라오게 만들죠. 1권에서도 그랬지만 주인공도 아니고 빌런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이긴 한데, 그래도 미련할망정 정을 완전히 끊을 수 없고 아테네인들 못지 않게 무슨 후속담이 자꾸 궁금해지는 (다른 이유에서 위대한) 스파르타인들 역시, 1권에서처럼 마냥 강력하고 강경하고 무식한 게 아니라, 자기 개성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많이 약한, 또 더 유연해진 모습을 이 2권 전반부에서 드러냅니다. 용기와 지혜의 결과, 포상으로 최상의 번영을 누리는 주인공 아테네, 좀 기가 죽고 유해진, 주인공에 대한 질투 때문에 발목잡기를 일삼던(일단 이렇게 쉽고 유치한 프레임으로 봐야 재미가 나죠) 스파르타, 기가 팍 죽은 악당 페르시아, 이 3자간의 편안한 역할 배분이 이뤄진 덕에 2권 전반부는 확실히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1권에서 비교적 다양한 얼굴들이 등장해 이야기 뼈대를 잡기가 조금은 귀찮았던 독자(그런데 정말 이렇게 느꼈다면 그런 독자들은 정말 많이 게으른 분들입니다. 줄기가 정말 복잡히 뻗은 고대 그리스사를 그 정도로나마 요령껏 간추려 놓기도 힘들거든요. 로마사와는 또 차원이 다른 분석상의 난해함이 엄존하는 그리스 역사 다루는 솜씨를 보고, 이제서야 시오노 여사의 진가를 확인하게 되네요)라 해도, 이 2권은 진짜 "이야기"만 쭉쭉 진행되는 구조라서 훨씬 재미있게 읽힙니다. 1권은 또한 진지한 제도사 분석이 부분적으로 이뤄져서(굉장히 유익하긴 해도) 흐름이 끊기는 면이 있었다면(그렇지도 않았습니다만 정말 "이야기" 하나만 추구하는 독자들에게는 그럴 수도 있었을 겁니다), 2권은 그나마 그런 애로(아니지만)도 없이 시원한 관람과 질주가 가능합니다.

    왜 그리스, 로마 역사가 재미있는가 하면, 구도상 승패가 빤히 정해져 있을 것 같은 싸움도, 영리한(혹은 위대한) 주인공의 기지와 자질 때문에 의외의 방향으로 확 뒤집히는 결과가 빈번히 일어나거든요. 키논 역시 상식대로라면 그 위업과 공적 때문에 영원한 정치적 승자로 위상이 굳어야 할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페리클레스라는 놀라운 정치적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대 정치가(키논에게는 후배이자 라이벌 진영의 경쟁자)가 등장하여, 아테네와 전체 그리스의 역사가 지극히 아테네적인(후대인들의 규정대로) 방향으로 흘러가게 키를 틀어 버리는 역할을 맡습니다. 시오노 여사의 평가에 의하면 "모든 것을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보게 만들어 버리는, '유도하는' 천재적 능력" 때문이었죠.

    이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자측이 수세에 몰렸을 때, 생각지도 않은 지점에서 돌파구를 찾게 도와 줍니다. 혹 싸움에서 져서 침체되었을 때, 재기와 대안과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이른바 아Q식의 정신 승리와 달라서, 발상이 그에 도달한 순간 바로 의욕을 갖고 극복을 위한 실천에 나설 수 있다는 게 큰 차이입니다. 억지로 기뻐 날뛰거나 합리화, 자기 위안, 현실 도피를 하는 게 아니라, "왜 그걸 몰랐지?"하며 진지한 각성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죠. 책에는 "키논이 연설하면 청중들은 감동하고 울컥하고 격동되었지만, 페리클레스가 연설하면 사람들은 자기들 생각을 멈추고 골똘히 경청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날카로운 지적이자 충분한 근거 있는 상상이며, 정치가나 지도자가 전자 같은 자질을 갖기도 힘들지만 후자는 정말로 드물며 위대한 자질입니다.

    마치 카이사르나 중근세 체사레 보르자에 대해서처럼, 이제 미남 페리클레스를 붙잡고 이 시오노 할머니가 또 덕질 동인질 시작이구나 하는 분들도 있겠는데, 그 정도로 감정적 폭주를 하시지는 않습니다(저도 왕년에 여사의 그런 경향을 엄청 개탄했던 독자로서, 이 점은 제가 보증합니다. 진짜 원숙해지셨어요). 아 물론, p119를 보면 "고대 3대 미남"'이라면서 아휴! 이분 또 시작이네 싶은 대목도 없지는 않은데, 게다가 간지럽게도 그 구체적 규정은 페리클레스=편안한, 알키비아데스=위험한, 옥타비아누스= 냉철한 아름다움 이라니 독자의 오래된 닭살이 또 돋을 밖에요. 근데 좀 다분히 의식을 하셨는지, 페리클레스에 대한 기술은 꽤 차분합니다. 이거 후반부나 3권 위해 뭘 아껴 놓는 것 아냐? 이렇게 드라이하게 진행할 리가 있나? 모르긴 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분명 의식을 하시는 겁니다.ㅋ

    키논에 대해 저자는 "친 스파르타"로 분명히 포지셔닝을 합니다. 위업은 위업대로 이루고도 제 본향에서 흔쾌히 인정 못 받는 거물들이 꼭 있는데, 그 이유는 인물 개인의 정체성과 지향이 소속, 출신 집단과 너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파르타에 태어나 불세출의 패권 정치가가 되어야 했을 사람이 이 시끄러운 아테네에 태어나 할 말도 채 못 하고 저 마음고생을 하고 있으니(물론 스파르타도 전통과 시스템에 의한 독재지 개인의 의지가 체제를 바꿀 수는 없는, 희한한 보수 구조였죠)... 그렇다고 그 위대한 인물이 개인 감정이나 에고 때문에 배신자의 길을 걸을 수는 없고, 동시대인들을 안타까이 여기면서("에휴.. 니들도 참. 답은 저건데 말이야....") 최대한 키를 그쪽에 가깝게 몰고는 갑니다. 그는 분명 스파르타식의 엘리트 과두정치를 꿈꾼 인물 아니었겠습니까? 그의 현명한 선택은, 자신의 시선과 조국의 열망 그 방향이 어긋나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절제를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타협과 조화를 도모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아테네 시민들도 마찬가지로 현명했습니다. 싫은 사람 무작정 배척하지 않고, 그의 위대한 자질(특히 군사 방면)이 최대한 (자신을 위해, 그리고 조국과 사회를 위해) 발휘되도록 최소한의 리스펙트를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스파르타는 이 시기 특히 하층민들의 반발로 큰 고생을 하는데, 종래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던 대목이 드라마처럼 재생되는 느낌이 신기하더군요. 이런 거 하나만 봐도 확실히 시오노 여사 특유의 맥락화, 팩트의 재정돈 버전으로 읽으니 뭔가 재미랄까 역사 읽는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되는 느낌입니다. 다 아는 소린데도 재미있고, 이거 내가 알던 지식을 이렇게 강제(?) 재해석 당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금세 진정될 만큼, 이 2권은 밀도 있게 잘 쓰여졌습니다. (거칠게 요약해서) 전반부가 페리클레스, 후반부가 알키비아데스(의 모에화?)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좋은데, 다 읽고 나니 이런 위대한 남성들의 행적은 열정적인 여성 찬미자의 시선과 해석으로 읽을 때에만 비로소 눈에 띄는 뭔가가 있지 않은가 하고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얼씨구!). 알키비아데스 같은 인물은 고전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도 꽤 인상깊게 다뤄지곤 하는데요(페리클레스도 마찬가지지만 그 사람이야 또 위상 자체가 다르니), 이처럼 재미있게 낭독되면서도 사료 조사가 치밀히 이뤄진 웰메이드 대중서 덕분에 그 고전의 수요가 좀 줄어드는 건 아닌지, 아주 쓸데없는 걱정도 좀 되었습니다.
  • 그리스인 두번째 이야기 | lh**19 | 2017.11.2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그리스인 두번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인 이야기>는 긴 호흡으로 읽...

    그리스인 두번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인 이야기>는 긴 호흡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라 주변에 읽을 사람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책이 괜찮은지, 읽어도 좋은지 물어봤던 그는 책을 소장하기 보다는 우선 한 번 읽어보라며 말을 했고, 이전부터 시오노 나나미가 쓴 책을 사고 싶었던 나는 주저주저하며 구매를 하지 않은 채 도서관에서 빌려와 책을 읽어나갔다. 책을 모두 읽어본 결과 그녀의 책은 좋았지만 '로마 역사'에 관해 객관적인 서술 보다는 '주관적' 서술이 강했고, 많은 로마 역사 인물 중 특히 '카이사르'에 대한 사랑이 돋보적이라 1권부터 15권까지 카이사르가 언급되지 않은 권이 없을만큼 많은 양을 할애하며 그에 대한 찬양의 글을 썼다. '역사 평설'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치우친 시각으로 썼기에 그녀의 글은 장점 만큼이나 단점 또한 많은 책이었다.


    로마 역사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글 중에 많은 것을 배제하고 받아들일 것이나, 처음에 그녀의 글을 접한다면 균형적인 시각의 로마 역사는 배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의 역사를 마치 내 나라의 역사처럼 깊이 마주 하며 쓴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고, 우리나라 저자들 또한 그런 사람이 왜 없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글을 핵심을 콕! 찍는다.


    깊은 호흡으로 글을 읽어나가야 하는 <로마인 이야기>와 달리 시오노 나나미는 <그리스인 이야기>를 3권으로 짧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전의 글과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중점은 인물과 역사적 배경, 문화, 군사, 외교등 그들이 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황금기 때의 이야기와 전쟁을 통해 겪어나가는 쇠퇴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나갔다. 긴 호흡의 책은 처음 시작하기도 힘들지만 읽고나면 뿌듯한 마음 만큼이나 나라의 시작 과정에서 겪는 개혁의 바람이 부는가 하면 차근차근 많은 돌을 쌓아나가듯 체제의 안정화를 통해 황금시대를 이루다가 그 틀이 조금씩 어떤 이유로 누수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막을 수 없는 구멍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그 틈새를 메워가면 나라를 다시 강건해지지만,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어가면 점점 더 구멍은 커지고, 누수되는 물들은 감당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차오른다. 그때 지도자들이 발견하면 이미 때는 늦어 나라의 국운은 지는 해가 되어 모든 이들의 희망을 뒤덮어 버린다.


    우리가 늘, 세계사 앞에서 배우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고, 그렇게 끝을 맺는다. 두 나라의 각축전이었고, 누구보다 지혜로웠고, 누구보다 강력했던 군대 앞에서 서양문명의 원형들은 그렇게 쓰러져 갔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라의 국운이 한순간에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그러드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 하나가 시발점이 되어 나라의 운명이 뒤바뀐다.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잘 살고 있는걸까? 민주주의란 이런 것일까? 하는 물음표어린 질문들이 하나 둘 쌓일때쯤 우리가 다시 보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그리스인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혜안을 얻게 된다.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다시 되풀이 하는 우리의 과오와 인간 특유의 욕망이 조합되어 개인의 한계를 넘어 국가의 한계점이 되기도 한다. 패권을 장악하고,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는 뜨는 해였던 나라들이 다시 지는 해가 넘어가는 과정을 시오노 나나미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주 정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스인 두번째 이야기를 넘어 마지막 여정은 어떻게 담겨져 있을까. 읽는 내내 그리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깊이 비춰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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