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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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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쪽 | A5
ISBN-10 : 8937461544
ISBN-13 : 9788937461545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 중고
저자 도스토예프스키 | 역자 김연경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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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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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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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대작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제1권. 도스토예프스키가 평생 고민한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에 대한 모든 문학적 고민이 녹아 있는 작품이며, 문학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종교를 아우르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3년에 걸쳐 완성한 이 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 스코토프리고니예프스크. 왕년의 사업가이며 그 지방의 지주인 표도르 카라마조프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며 방탕한 인물이다. 두 아내가 낳은 세 아들을 내팽개쳤고, 마을의 백치 여인에게서 사생아를 낳기도 했다. 이런 그의 집에 20여 년 만에 아들들이 찾아온다.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아버지와 재산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왔다가 아버지가 점찍어 둔 여자 그루셴카에게 반해 버리는데….

저자소개

저자 : 도스토예프스키
저자 도스토예프스키는 모스크바 출생.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이다. '넋의 리얼리즘'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내면을 추구하여 근대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농노제적(農奴制的) 구질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적 제관계(諸關係)가 대신 들어서려는 과도기의 러시아에서 시대의 모순에 고민하면서, 그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전적으로 작품세계에 투영한 그의 문학세계는 현대성을 두드러지게 지니고 있으며, 20세기의 사상과 문학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도시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이 점이 바로 러시아 도시문학의 선구자로서의 그의 위치를 굳히게 하는 한편, 훗날의 토양주의(土壤主義:러시아 메시아니즘)의 주장에서 엿보이는 바와 같은 농민이상화의 경향마저 그에게서 싹트게 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문학을 좋아하여, 특히 W.스콧의 환상적이며 낭만적인 전기와 역사소설에 흥미를 느꼈다. 16세 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병사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한 다음에는 공병국에 근무했으나, 싫증을 느껴 1년 남짓 있다가 퇴직했는데, 때마침 번역 출간된 발자크의 '외제니 그랑데'가 호평을 받은 데 힘을 얻어, 직업작가에 뜻을 두게 되었다. 그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은 도시의 뒷골목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사회적 비극과, 그들의 심리적 갈등을 그려낸 중편으로서, 사실주의적 휴머니즘을 기치로 하였던 당시 비평계의 거물인 V.G.벨린스키에게 인정되어, 24세의 무명작가는 일약 '새로운 고골'이라는 문명을 떨치게 되었다.

역자 : 김연경
역자 김연경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분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악령』과 『우리 시대의 영웅』 등이 있으며, 소설집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내 아내의 모든 것』, 장편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 등을 발표했다.

목차

작가로부터

1부
1편 어느 집안의 역사
1.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
2. 장남을 쫓아내다
3. 두 번째 결혼과 두 번째 아이들
4. 셋째 아들 알료샤
5. 장로들

2편 부적절한 모임
1. 수도원에 도착하다
2. 늙은 어릿광대
3. 믿음 깊은 아낙네들
4. 믿음이 약한 귀부인
5. 아멘, 아멘!
6. 저런 인간은 도대체 왜 살까!
7. 신학도 출세주의자
8. 스캔들

3편 호색한들
1. 행랑채에서
2. 리자베타 스메르쟈쉬야
3. 열렬한 마음의 고백, 시의 형식으로
4. 뜨거운 마음의 고백, 일화의 형식으로
5. 뜨거운 마음의 고백, '곤두박질'
6. 스메르쟈코프
7. 논쟁
8. 코냑을 마시면서
9. 호색한들
10. 두 여인이 한자리에
11. 또 하나의 훼손된 명예

2부
4편 파열들
1. 페라폰트 신부
2. 아버지의 집에서
3. 초등학생들과 어울리다
4. 호흘라코바 부인의 집에서
5. 거셀에서의 파열
6. 오두막에서의 파열
7. 그리하여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5편 Pro와 Contra
1. 언약
2. 기타들 든 스메르쟈코프
3. 형제들, 가까워지다
4. 반역
5. 대심문관
6. 아직은 몹시 막연한 우수
7. '영리한 사람과는 얘기를 나누는 것도 흥미롭다'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20세기 문학, 철학, 심리학의 지형도를 바꿔 놓은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그의 마지막 소설이자 최고의 소설, ‘잔인한 천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의 정점 젊고 새로운 감각의 번역으로 새로이 탄생한 21세기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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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학, 철학, 심리학의 지형도를 바꿔 놓은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그의 마지막 소설이자 최고의 소설, ‘잔인한 천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의 정점
젊고 새로운 감각의 번역으로 새로이 탄생한 21세기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그는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을 창조해 냈다. 사람들이 광기라 부르는 그 안에 그의 천재성의 비밀이 있다.―제임스 조이스
▶ 지금까지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프로이트
▶ 렘브란트처럼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초상화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하며 또한 완벽하다. 그는 모든 소설가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앙드레 지드
▶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모두『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안에 있다.―커트 보네거트

도스토예프스키 문체에 가장 가까운 번역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완역본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19세기의 작가였던 도스토예프스키는 20세기 지성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고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죄와 벌』, 『백치』, 『악령』, 『가난한 사람들』, 『지하 생활자의 수기』 등 그가 남긴 작품들은 별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걸작이다. 그중에서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그가 평생 동안 고민해 온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에 대한 모든 문학적 고민이 녹아들어 있는 대작이며, 문학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종교를 아우르는 뛰어난 작품으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간혹 러시아 독자들도 길게 느낄 정도의 만연체이나, 그럼에도 유려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문장 자체가 길다는 이유로 기존 번역본에서는 그의 개성을 무시한 채 임의로 문장을 자르거나 문단을 나누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민음사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 고유의 문체를 그대로 살려 번역함으로써 그 호흡과 속도를 한국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러시아어는 인칭대명사를 통해 존대법이 분명하게 표현되는 언어이나, 기존에는 인물간의 친밀도나 작가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하관계, 혹은 남녀 관계에 따라 존대와 하대를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 민음사 번역에서는 문화적 상식이 허용하는 한, 도스토예프스키가 표현하고자 했던 인물들 간의 친밀도 혹은 반대로 거리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번역자인 김연경은 서울대학교와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젊은 학자이다. 그는 또한 21세에 등단해 『내 아내의 모든 것』, 『그러니 내가 어찌 나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미성년』,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등의 작품을 발표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젊은 학자이자 소설가인 그는 요즘 세대에 맞는 감각으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새로이 번역해 냈다. 더불어 러시아에서 출간된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으로, 가장 신뢰받는 ‘나우카 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았으며, 이뿐 아니라 영어본과 불어본을 참고하여, 번역상의 오류를 최소화했다. 그 결과, 민음사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롭고 젊은 번역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A사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네 살짜리 미챠를 버리자마자 곧 두 번째 결혼을 했다.”
민음사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네 살배기 미챠를 자기 품에서 쫓아내 버리고 나서 그야말로 잽싸게 두 번째 결혼을 했다.”

A사
“언젠가는 술자리를 박살내고 모여 있던 작부들을 강제로 몰아내기도 했다.”
B사
“한번은 집에 모여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 탕녀(?女)들을 완력으로 쫓아버린 일도 있었다.”
민음사
“심지어 한 날은 개떼처럼 몰려들어 난잡한 술판을 벌이고 있는 추잡한 여자들을 완력을 써서 내쫓아 버리기도 했다.”

‘비극적인 천재’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최고의 작품!
1878년,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 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 후 3년 만에 소설은 완성되었으나, 다시 3개월 후에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는 애초에 이 작품을 2부작으로 구상하여, 「작가로부터」에서도 밝히고 있듯,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후속작을 쓸 계획이었다. “앞으로 20년은 더 살 것이며, 계속 쓸 것이다.”라고 당당히 포부를 드러낸 바 있었다. 아쉽게도 그는 그 계획을 이루지 못했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그의 가장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25세이던 1846년에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하면서 당시 러시아 문단의 총아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 사회주의 경향을 띤 페트라셰프키 모임에 출입하다가 사형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결국 사형은 집행 직전에 취소되고 그는 유형을 떠나게 된다. 전도유망한 신계 작가였던 도스토예프스키가 감옥과 군대에서 8년의 유형 생활을 하는 동안 유일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은 성서였다. 자유의 몸이 되어 다시 세상에 나온 그는 그야말로 극우 보수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초기작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신’ 혹은 ‘종교’가 소설의 화두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심리적, 철학적 차원을 넘어 윤리적, 종교적 차원으로 움직인 것이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는 그런 도스토예프스키가 평생 동안 탐구해 온 인간 존재의 문제들이 모두 어우러져 있다.

젊은 시절, 8년 간 시베리아에서 유형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하나가 그의 마지막 작품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롭다. 그는 옴스크의 감옥에서 ‘친부 살인범’인 한 귀족 출신 남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유산을 노리고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는 그 후 그 남자가 무죄였으며, 실제로 범죄는 남자의 약혼녀를 사랑했던 동생의 소행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사건에 대한 메모를 차근차근 정리해 갔으며, 마침내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후 소설로 완성했다. 따라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그의 전 문학 인생에 걸친 대 기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과 종교, 삶과 죽음, 사랑과 욕정, 인간 본성의 문제를 탐구해 낸 대서사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심오한 사상과 다양한 주제 등 내용 면에서뿐 아니라 그 분량도 방대한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인해 한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어 내려가게 된다. 부자간의 재산 다툼, 한 여자를 둘러싼 갈등, 결국 이런 반목에서 이어지는 친부 살해라는 다분히 선정적인 소재에, 범죄소설 혹은 추리소설 기법으로 쓰인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가독성이 높다. 여기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됨으로서 자극적인 사건은 보다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 스코토프리고니예프스크. 왕년의 사업가이며 이 지방의 지주인 표도르 카라마조프는 이기주의와 탐욕의 집적체로, 평생 방탕하게 욕정을 좇으며 살아온 호색한이다. 두 아내가 낳아 준 세 아들을 내팽개쳤고, 마을의 백치 여인에게서 사생아를 낳기도 했다. 이런 그의 집에 20여 년 만에 아들들이 찾아온다.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아버지와 재산 문제를 단판 짓기 위해 왔다. 그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점찍어 둔 여자 그루셴카에게 반해 버린다. 돈뿐 아니라 여자를 놓고도 아버지와 갈등하게 된 것이다. 드미트리는 카라마조프 특유의 열정과 생에 대한 정열을 지닌 인물이다. 반면 둘째 아들 이반은 아들들 중 가장 교육을 많이 받고 신문에 글을 쓰는 지식인으로, 신과 종교를 부정하는 무신론자이다. 형의 부탁으로 그를 도우려다가 그의 약혼녀인 카체리나를 사랑하게 된다. 셋째인 알렉세이는 수도원에서 참된 신앙의 길을 걷는 신실하고 어진 청년이다. 알렉세이는 이런 아버지와 형들을 안타깝게 지켜본다. 카라마조프 집안의 갈등이 점점 커져만 가고, 드미트리와 이반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혐오를 억누르지 못한다. 드미트리는 아버지에게 자기 몫의 돈을 받아 그루셴카와 결혼하려 하지만, 표도르는 마치 그를 조롱하듯이 그루셴카가 자신에게 오면 그 돈을 그녀에게 주겠다고 공표한다. 드미트리는 공공연히 아버지를 죽여 버리겠다고 하고, 이반 역시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키워 가면서 스메르쟈코프에게 ‘모든 것은 허용된다.’는 사상을 불어넣는다. 결국 탐욕과 분노가 절정에 이른 어느 밤에 드미트리는 그루셴카를 찾아 헤매고, 표도르는 살해된 채 발견된다. 마침내 그루셴카에게 사랑을 고백받은 드미트리는 친부 살해범으로 체포된다.

이렇게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사상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삶과 죽음, 사랑과 욕정 등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신과 신념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은 있느냐 없느냐?”라는 표도르의 질문과 각기 상반된 이반과 알렉세이의 대답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은 커다란 화두이다.

“신은 있느냐 없느냐?”
“신은 없습니다.”(이반)
“알료쉬카, 신은 있느냐?”
“신은 있습니다.”
“이반, 그렇다면, 불멸은 어떠냐?”
“불멸도 없어요.”
“알료쉬카, 불멸은 있느냐?”
“있어요. 신 속에 불멸이 있습니다.”
“이반, 그럼, 악마는 있는 거냐?”
“아니요, 악마도 없어요.”

도스토예프스키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탐구해 왔던 일관된 주제는 신과 인간, 선과 악 등 서로 모순되는 원리들이었다. 인간성의 어두운 측면을 부각시켜서 신성(神聖)의 의미를 더욱 높이고, 구원과 부활과 같은 종교적인 개념을 삶의 영역에서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살인 등 범죄 사건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아닌, 이러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사고와 행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도 친부 살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살해된 표도르 주위의 인물들이 사건을 전후로 겪는 심리적 갈등에 주목하였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작품이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것은,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세시 후반의 러시아뿐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다루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작품 속의 작품, 인간 영혼의 구원 문제에 대한 서사시 「대심문관」
4부 12편으로 구성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가운데 5편 「Pro와 Contra」는, 도스토예프스키 자신이 이 소설의 정점이라 부른 부분이다. 여기에는 「대심문관」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반의 서사시가 포함돼 있다. 이반이 동생 알렉세이에게 ‘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이 만든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라는 요지의 고백을 하고, 이 논리를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대심문관」이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로마 가톨릭의 부패가 극에 달하고 연일 종교재판이 열리던 16세기 스페인에 그리스도가 나타난다. 대심문관은 그를 감옥에 가두고 자신의 지상낙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는 인간에게 빵을 주고 대신 자유를 반납받았으며, 그리하여 그들을 온순한 양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대심문관의 긴 이야기가 끝나자 그리스도의 그의 창백한 입술에 말없이 입을 맞춘다.

작품이 발표된 이후 수많은 비평가와 철학자들이 이 「대심문관」에 대해 논평하고 분석해 왔다. 이 부분만이 따로 책으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다. 예리한 독창성과 번득이는 논리로 무장한 「대심문관」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반론으로 조시마 수도사의 설교인 6편 「러시아의 수도승」이 이어지면서 도스토예프스키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신성(神聖)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19세기의 대가, 20세기 지성의 흐름을 바꿔놓은 작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톨스토이가 임종을 맞을 때 그의 침대 곁에 놓여 있었던 책으로 알려져 있다.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서적, 특히 문학 서적은 나 자신의 것을 포함해서 모두 불살라 버려도 무방하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만은 예외이다. 그의 작품은 남겨 두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는 한 번도 서로 만나보지 못했고, 작품세계도 많은 차이를 보였으나, 동시대 러시아 작가였고, 러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톨스토이뿐 아니라 20세기의 무수한 작가, 철학자, 심리학자 들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표시했다. 카뮈, 카프카,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프루스트, 헤밍웨이, 헤세, 앙드레 지드, 마르케스, 오르한 파묵 등 작가들뿐 아니라 니체나 프로이트 같은 철학자, 심리학자까지, 도스토예프스키가 20세기에 끼친 영양은 실로 막대한 것이었다. 특히 인간 존재의 문제 속에서 실존을 추구한 그의 발상은 프랑스 실존주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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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ㄷ솓ㅅ | mi**1apple | 2012.04.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죄와 벌>로 잘 알려진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신과 종교, 삶과 죽음, 사랑과 욕정, 인간 본성...
    <죄와 벌>로 잘 알려진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신과 종교, 삶과 죽음, 사랑과 욕정, 인간 본성의 문제를 탐구해 낸 대서사시라 평해지는 작품이다.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소도시, 이 지방의 지주 표도르 카라마조프의 집에 20여 년 만에 아들들이 찾아온다. 평생 방탕하게 살아온 표도르는 두 아내가 낳아 준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를 나 몰라라 해 왔던 것이다. 드미트리가 아버지와 재산 문제를 담판 지으러 왔다가 아버지가 점찍어 둔 여자에게 반해버리면서 일은 좀 더 복잡해지는데….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작품인 이 책은 그가 평생 동안 고민하고, 작품 속에서 그려 왔던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에 대한 모든 문학적, 철학적 정수가 집약되어 있다. <제1권>
  • 소설의 작가 연보를 보면 처음 소설을 발표한 것은 1879년이다. 블라디미르 레닌이 1870년에 태어나고 소설이 발표된 해...

    소설의 작가 연보를 보면 처음 소설을 발표한 것은 1879년이다. 블라디미르 레닌이 1870년에 태어나고 소설이 발표된 해에 또 한명의 혁명가 트로츠키가 태어났다. 러시아의 모순은 이미 폭발했고 혁명의 씨앗이 돋아나기 시작하던 시기이다. 한없이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고 저열한 퇴물 귀족인 아버지 표도르는 몰락을 향해 걸어가는 제정러시아이다. 그는 얼마되지 않는 밑천으로 마지막 욕정을 채울 기회를 염탐하고 있으나 돌아오는 것은 경멸뿐이다. 황제는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젊은 귀족들에 의한 암살을 두려워했고 귀부인들은 얼마남지 않은 쾌락의 날들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조시마 장로의 몸에서는 왜 악취가 났을까? 계몽시대 이후 예수의 몸은 이제 더 이상 향기를 풍기지 않는다. 신비의 광체가 제거된 교회는 세상의 바람을 맞으며 서 있을 뿐이다. 거짓 예언자만이 고행과 엄숙주의로 민중을 유혹하며 그들의 피땀을 착취하고 있다. 향기가 사라진 예수의 몸. 이제 그의 이름으로 사랑을 외치는 것은 공허할 뿐이다. 향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인간은 이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대지 위에 서야한다.

    그의 세 아들은 새로운 러시아이다. 분별력 없는 격정에 사로잡힌 드미트리, 냉철하기만한 이성의 소유자 이반, 그리고 무력하지만 신앙심으로 남에게 호감을 주는 알로샤가 그들이다. 누가 러시아의 미래인가. 드미트리는 친부살해의 죄명으로 십자가에 매달린다. 세속적인 대심문관을 내세워 민중에게 자유 대신에 빵을 가져다줄 사회를 갈구하던 이반은 결국 미치고 만다. 그리고 알로샤는 어린이들에 둘러쌓여 나약한 아버지를 걱정했던 소년의 장례식을 치른다. 러시아의 미래는 누구에게 있는가? 우리는 역사를 알기에 도스토에프스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바로 세 아들 모두의 모습을 담았던 격정적이고 동시에 냉철하며 그리고 민중의 편에서서 함께 했던 혁명가들이 러시아의 미래를 짊어졌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해야할 질문은 "한국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누가 새 역사의 주인공인가"라는 물음이다. 신자유주의의 탐욕과 저속함, 그에 빌붙어 아첨하며 민중의 등을 처먹는 거짓 종교인들, 그리고 무력하기만 이상주의자들. OWS(Occupy Wall Street) 운동에 대해 평가하며 FT의 Martin Wolf는 운동이 현실의 힘이 되기 위해서는 이념과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세기에 이념은 사회주의였고 동력은 노동자였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장미의 향기를 잃었고 노동자는 강철 대오가 아니다. 우리의 조시마 장로도 몸에서 향기가 풍기지 않는다.

  •       [책에 들어가기 전에]가끔 비평을 먼저 읽고 책을 읽으면 더욱 책을 값지게 읽을 수...

     

     

     

    [책에 들어가기 전에]

    가끔 비평을 먼저 읽고 책을 읽으면 더욱 책을 값지게 읽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책 자체에 너무 시사점이 많아 먼저 다른 글로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읽으면 더 좋은 경우이다. 그 시사점이 매우 논쟁적이고 복잡한 경우라면 더욱 좋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책은 그에 아주 걸맞는 예이다. 이 책은 책 자체의 매우 훌륭한 구성과 뛰어난 주제에도 불구하고 처음 읽는 사람은 다 읽어내리기조차 쉽지 않은 책이다.  그게 왜이냐...라고 말하신다면 등장인물들의 말발(!)과 기나긴 서술들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이 책을 만화로 만든다면 아마도 대화칸때문에 권수가 두배로 늘어날거야...라고 생각토록 할 정도이니 따로 설명은 않겠다. 다만 책 몇 페이지 빼곡한 글자들이 '한 대사' 인 책은 흔하지 않다는 점만 알아두길 바란다(...).

     


    [바깥의 줄거리]

    이 책은 이야기가 두 가지, 외면적인이야기와 내면적인 이야기로 전개된다. 실제 두 갈래로 이야기가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자라면 누구나 흐름을 알아채도록 이야기가 거창하게 시작되기 때문에 실제로 사고는 흐르게 되어있다(이반이 자신의 극시를 들려주면서부터).

    -인용-
    이야기는 1860년대의 러시아의 지방 도시에 사는 벼락 부자 카라마조프가의 사람들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아버지 표도르는 지주 귀족이란 이름뿐이고, 거의 맨주먹으로 몸을 일으켜서 술집 경영이며 대금업 등으로 악착같이 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킨 부자이다. 그는 억제하지 못하는 격한 정열을 가진 물욕과 음탕의 권화로서 자기도 타락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타락을 권하는 시니컬한 독설가며 “러시아는 돼지 우리다. 러시아의 백성은 두들겨 패 줘야 한다.”라고 곧잘 떠들어댄다. 그는 구르센카에게 온갖 음탕한 짓을 하고 그녀를 육체의 노예로 삼고 있다. 

    전처의 자식으로 장남인 드미트리도 아버지로부터 카라마조프적인 억제할 수 없는 정열을 이어받았지만, 동시에 러시아인다운 순수성을 가진 사내이다. 주색에 빠지고 음탕한 짓을 서슴지 않으나 마음 한 구석에는 고결한 것에 대한 동경을 지니고 있다. 넓은 러시아적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구르센카의 육체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약혼녀까지 내버리고 아버지를 적대시하고 그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한다. 

    차남 이반은 대학의 이과를 졸업한 24살난 총명한 청년이지만 아버지 표도르의 인간 멸시관이 상이한 형태를 띠고 그의 몸 속에 투영되고 있다. 그는 신을 부정하고, “신이 만든 이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인간은 모두 용서를 받는다.”라는 독자적인 이론을 가지고 있다. 무신론자이자 허무주의자이다. 그에게도 역시 카라마조프적인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것은 형 드미트리의 약혼녀 까테리나에 대한 미칠 것 같은 사모의 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드미트리가 육체적이라면 이반은 이론적으로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다. 

    삼남 알료사는 수도원에서 사랑을 설교하는 조시마 사제를 신봉하는 순진무구한 청년이다. 그는 누구한테서나 특히 아버지한테서까지도 귀여움을 받고 천사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의 내부에도 카라마조프적인 피가 흐르고 있음은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스메르쟈코프는 표도르가 백치 여자에게서 낳게 한 자식인데 간질병을 가지고 있다. 머슴으로서 겉으로는 우직하게 일을 하고 있지만, 천박한 데다가 간지(奸智)에 차 있다. 차별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아버지 표도르를 증오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이상은 카라마조프가의 가족들이지만, 여기에 까테리나와 구르센카의 두 여성이 가미된다.구르센카는 표도르와 한 짝이 되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자기를 탐내는 아버지와 자식을 적당하게 데리고 놀고 까테리나를 심술궂게 조롱하는 악녀이지만,알료사의 맑은 눈이 꿰뚫어 본 것처럼 마음 속에는 때묻지 않은 순수성이 살아 있다. 이에 대하여 까테리나는 지극히 자만심이 강한 오만한 여성이다. 

     이 두 여성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 사이의 복잡하게 엉킨 애욕의 싸움이 벌어지는 속에서 아버지 표도르가 누군가에 의하여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형제들 누구나 나름대로의 혐의가 있지만, 스메르쟈코프는 그날 밤 간질병 발작이 있었다는 이유로 혐의가 풀린다. 방탕하게 놀아왔다는 등 여러 가지 상황 증거가 갖추어진 드미트리가 구르센카와의 사랑이 결실되려는 순간 체포된다.  

    그러나 진범은 스레르쟈코프였다. 그는 신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이반의 사주를 받아 아버지 표도르를 살해하고 간질병이라는 방태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판결 전날에 스메르쟈코프는 이반을 찾아 사실을 고백하고 당신이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하고 자살을 한다. 공판장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반이 별안간 “내가 그 자식을 사주하여 죽이게 하였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격심한 광기의 발작을 일으키면서 정리(廷吏)에게 끌려나간다. 사랑하는 이반의 증언으로 충격을 받은 까테리나는 드미트리를 희생하고 이반을 구출하려고 부친 살해의 죄를 입증하는 드미트리의 편지를 판사에게 내놓는다. “드미트리, 당신의 악마(까테리나를 가리킴)가 당신을 파멸의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어요.”라고 구르센카가 분노에 몸을 떨면서 소리지른다. 그러한 구르센카도 드미트리의 “용서해 주라.”는 한마디로 까테리나를 용서한다.

    드미트리는 실제로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마음 속에서 항상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했던 것은 아버지를 죽인 것이나 매한가지라고 자기의 죄를 인정한다. 그리고 고뇌에 의하여 자기의 죄를 씻어야겠다는 이상하게 맑은 기분으로 20년의 징역형을 판결을 받는다. 

    이것이 외면적인 줄거리이고 작품의 내면적인 줄거리는 알료샤를 둘러 싸고 조시마의 사제와 이반 사이에 전개되는 사상의 대결, 그리스도교와 무신론의 대결이다.

    -인용-

    지루한 글을 끝까지 잘 읽어내지도 못하고, 긴 글을 제대로 통합하는 능력도 없는 나이기에
    부득이하게 네이버 지식인에서 자료를 찾아 인용하였다.

    여러 글을 비교해 본 결과 이 글이 가장 책을 잘 요약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인용한다.

    외면적인 줄거리에 비해 내면적인 이야기가 훨씬 무겁다고 판단되기에, 부득이 감상은 내면적 줄거리에 집중하기로 한다.

      


    [기독교와 무신론의 대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단순히 친부 살해적 추리 소설의 성격을 벗는 건(사실 줄거리상으론 그 전부터 등장한 이야기지만) 둘째인 영민한 청년 이반이 자신의 극시劇詩를 알료사에게 들려주면서부터이다. 

    이반의 극시는 조시마 장로의 수기와 대비되며 무신론의 입장을 대변한다. 이반의 극시는 지상의 인간들을 굽어살핀 그리스도가 다시 한 번 지상에 내려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당시 로마 카톨릭은 타락해 있었고 연일 이교도에 대한 종교재판이 열리던 시기였다. 백 명이나 되는 이교도를 처형하던 와중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아흔 살의 대심문관은 감옥에 가둔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상대로 직접 자신이 건설한 '지상낙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이내 그리스도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 성경에 등장하는 악마의 그리스도를 상대로 한 '시험'. 그 시험에서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인간에게 '자유'를 준 그리스도에 대한 비난이다. 

     그리스도는 인간들이 인류사人類史를 통해 끊임없이 갈구해왔던 '숭배할 만한 인간, 양보할 만한 인간, 세계의 대통합大統合'이라는 공리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그 모두를 거부하고, 인간으로 하여금 '자유'라는, 인간이 제대로 향유하지도 못할 보물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들을 고통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때도 역시 인간을 기적의 노예로 삼기를 원치 않고 기적의 구속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신앙을 갈망했기 때문에 너는 내려오지 않았던 거야. 너는 자유로운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원히 사람을 놀라게 할 단 한 번의 위력으로 범인의 마음속에 노예적인 환희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거야.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p.402, 하서출판사

    그런데 그때 이미 넌 케사르의 검을 손에 잡을 수 있었는데, 어째서 그 최후의 선물을 물리쳤느냐?
     그때 그 위력 있는 악마의 제 3의 권고를 박아들였다면, 너는 지상의 인류가 구하고 있는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었을 거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p.405, 하서출판사

    이러한 그리스도에 대한 대심문관의 항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 언제나 등장하는 악마주의와 그 맥을 같이한다. 여기서는 정확히 말해 반그리스도, 무신론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무신론적 극시는 신을 대변하는 감성感性의 반대인 이성理性의 대변자, 이반과 대심문관의 입에서 펼쳐졌다는 점에서 그 맥을 상통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서 악은 선에 대등한 비중을 가지고 일관된 체계로서 존재하지만, 선을 더욱 생생히 존재토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스도 당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는 소수의 인간만이 실천할 수 있는 사치라며 대부분의 민중들에게는 빵이 더 절실하다고 외치는 대심문관. 그는 자신이 만들어낼 '이상사회'를 그리스도께 웅변한다. 이는 전체주의 사회의 늬앙스를 풍기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으며,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뉘지만, 피지배자는 '풍족하게' 살아가는 사회. 이 웅변에, 그리스도는 침묵한다. 사실은 그 침묵이야말로 답이다.

    대심문관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히려 그리스도는 자신의 구원상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 지옥과 같은 속세에서, 권력이나 물질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유만으로 인간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신의 정수精髓라고 주장하는 침묵인 셈이다. 

    이반은 대심문관의 이야기에 이어 자신의 이상적 사회상 또한 작품에서 내비치는데 이는 '신을 부정하는 자, 신이 만든 이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자가 구원받는다' 는 파격적인 이론이다. 이는 이반이 작품 내에서 이성의 대변자라는 사실과 상통한다. 신에 대한 부정은 이성을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이성은 작품 내에서 무신론의 정수를 이룬다. 이반은 그 대표자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반은 무신無神의 증명에 성공하는가? 불행히도, 이반은 죽음으로써 유신有神의 기미만을 내보이게 된다. 조시마 장로, 그 신실했던 장로가 모욕적으로 죽었던 무신론의 징후와는 또 다르게, 이반의 광기적인 죽음은 이성의 몰락을 상징한다. 이성은 비극적 사태 앞에서 인간을 구원하지 못했다. 이는 이성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는 작가의 선언이다. 이는 결국 신에 대한 갈구로 사람을 이끌도록 한다.

    이렇게 <죄와 벌>, <악령> 에 이어 <카라마조프의 형제> 에서조차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마주의는 결국 몰락하며, 신에 대한 오롯한 믿음과 갈구의 참됨을 다시금 드러내게 된다.
     


     

    [신神에 대한 믿음]

    나의 기본 사상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대체로 인간이 황폐화되는 것을 슬퍼하고 그 속에서 휴머니즘을 되살리자는 것이 어느 주제를 대할 때나 변함없는 나의 기본 자세이다. 신자유주의로 과도한 업무가 인간을 황폐화시켜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성을 회복시킬 것이라면 종교라도 얼마든지 용납된다는 것 또한 기본 입장이다. 대체로 종교가 인간을 파괴하는 경우는 지나친 가치관의 대립이 존재할 때의 일. 일상생활에서 종교와 신神은 인간의 감성적 요소를 회복하게 만들어주는 안식의 힘을 가진다. 

    그러나 이 글에 등장하는 대심문관의 이야기만큼은 한번쯤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과연 나는 그리스도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해야만 할까? 소수의 인간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그러나 전 인류에게 '허락되어 있는' 자유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위대한 기적을 행하여 사람들의 믿음을 거두고, 그들에게 물질적 삶을 먼저 제공했어야 하나? 두 번째 물음은 필연적으로 이 글의 그리스도가 바라는, '진정한 믿음'은 존재치 않도록 하는 물음이다. 수많은 고난을 거쳐 생긴 진실한 믿음, 욥의 믿음! 무한정한 경건한 믿음! 이러한 것이 사라지는 대신 모든 인류가 물질적 삶을 보장받는 것이 두 번째 물음이다. 

    만약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그러나 나는 두번째의 선택을 내릴 것이다. 그리스도가 바라는 '진정한 믿음'의 가치를 몰라서인가? 그와 나의 정신세계의 수준부터가 다르기에 그러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니까. 그러나 나는 단순히 믿음을 '믿지 않는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너무 깊이 물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한 선택으로 구할 수 있었을 세상의 수많은 불행을 알고 있다. 킬링필드, 내전, 학살... 그리고 기근으로 굶어죽어가는 수많은 생명. 악마의 제안으로 구할 수 있는 생명은 너무나도 많다. 주관적 판단이지만, 인간이 진화의 그물로서 잉태한 이기심은 생존의 욕구가 보장되는 순간 약화되고 소멸된다. 인터넷 자료 공유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자료는 '공유' 한다. 아낌없이 나눠준다. 독점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한히 주고 받는다. 자신의 생존이 담보된다면 인간은 얼마든지 선해질 수 있다.

    두번째 선택 속의 인간은 비유하자면 에덴동산 안에 있는 셈일 것이다. 무한한 풍요 속에서 진실한 믿음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진실한 믿음 없이 에덴 속을 뛰어다니는 아담과 이브와 같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 동산을 벗어나 상승上昇한 아담과 이브(첫번째 선택 속의 인간).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분명 위대한 존재이다. 그들에 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랴, 모든 이데올로기는 감성적이라고 감히 단언한 로티Rorty의 말처럼, 진실한 믿음보다 행복하고 선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이, 지금 내게는 더 와닿는걸.

     

     


    *http://blog.naver.com/chore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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