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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에 대한 오해 ///2-5
272쪽 | | 141*210*20mm
ISBN-10 : 8967354800
ISBN-13 : 9788967354800
다윈에 대한 오해 ///2-5 중고
저자 파트리크 토르 | 역자 박나리 | 출판사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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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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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에 대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오해를 풀다

적자생존, 식민주의, 문화학살, 노예제, 성차별주의에 맞선
야만의 반대자, 문명의 옹호자, 평화의 사상가로서 재조명한 다윈 다윈과 그의 인류학에 관한 흔한 오해는 오래도록 진실을 억누르며 일종의 역사적 우위를 점해왔다. 쟁점이 워낙에 거대한 만큼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흔한 오해란 대체 무엇인가? 다윈은 정해진 환경 내의 생존경쟁에서 가장 덜 적응된 생물의 패배를 전제로 하는, 자연선택 기제에 입각한 생물 진화론의 창시자다. 그런 이유로 단순하고 체계적인 도식을 인간사회에 가장 끔찍하게 ‘적용한’ 예들도 다윈의 탓으로 치부됐다. 야만적 식민주의나 문화학살, 노예제와 성차별주의까지 말이다.

그러나 다윈은 개인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이 모든 것에 일생 반대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인류학 저서에서 이러한 예들에 맞서 싸우기 위한 최선의 이론적 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자연 투쟁’을 다룬 훌륭한 이론가인 다윈은 실제로 인간과 인간사회의 진화 차원에서 문명과 평화의 사상가였을 뿐 아니라 도덕의 가장 설득력 있는 계보학자였다. _서문

저자소개

저자 : 파트리크 토르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언어사학자, 과학사학자인 파트리크 토르는 아르데슈에서 태어나 고전문학과 철학, 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자연과학과 과학사 분야에서 독립적인 연구를 진행하며 찰스다윈국제연구소를 설립했다. 40여 종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그중 생물변이론과 관련된 자연과학적 지식을 총망라한 『다윈 사전』으로 프랑스 국립과학아카데미에서 선정하는 앙리드파르빌상을 수상했다. 또한 다윈주의 전문가로서 일궈낸 평생의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2000년도 필립 모리스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역자 : 박나리
연세대 불문과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순차통역/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출구 없는 사회』 『세금 혁명』 『대재난』 『밤의 과학』 『제7대 죄악, 탐식』 『경솔한 여행자』 등이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목차

서문

제1장 동물/인간: 공통 조상
형태학적·해부학적·생리학적 비교
병리학적·기생충학적 비교
발생학적 비교
행동적 유사점
생물학적 결핍과 사회적 과잉 보상작용: 최약자의 선택
유사성을 찾아서: 인종의 문제

제2장 진화의 가역적 효과
도덕의 출현
뫼비우스의 띠 교육법
고결함과 비루함

제3장 성선택: 미, 대상 선택, 상징주의, 죽음의 위험
무기와 매력
욕망, 이타주의, 희생
암컷, 여성, 문명의 진보
상징계의 자립
윤리의 지평과 양성평등

제4장 도덕의 기원
본능과 지성
자유의 자연사

제5장 다윈과 철학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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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성이 지닌 이익은 오로지 아름다움뿐인가? 『인간의 유래』의 19장에서 다윈은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며 인류에게서 나타나는 양성 간 차이를 규명하려 노력했다. (…) 다윈은 여성이 능력 사용이나 지위에서 오래도록 열등한 처지에 있었더라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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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성이 지닌 이익은 오로지 아름다움뿐인가? 『인간의 유래』의 19장에서 다윈은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며 인류에게서 나타나는 양성 간 차이를 규명하려 노력했다. (…) 다윈은 여성이 능력 사용이나 지위에서 오래도록 열등한 처지에 있었더라도, 양성평등이 얼마든지 인류의 도덕적 진화 경향의 지평이 되리라고 보았다. 특히 여성은 약자의 구제, 보호, 자애로움을 비롯한 본능적이며 행동적인 형질에 윤리성이 내재되었으며, 다윈은 도덕적 완성이 진화된 경쟁의 주요 관건이라고 보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현재의 불평등이 완화되길 기대했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이란 아동이 유년기 시절에 받는 교육을 말하며, 『인간의 유래』의 결론 장은 문명화된 인류의 진화 전개에서 교육이 자연선택을 대체했다고 밝혔다. _제3장 「성선택」

동물과 인간 사이의, 혹은 ‘자연’과 ‘문화’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기를 좋아하는, 그리하여 진화 과정 속에 ‘단절’을 끼워 넣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 철학자들은 아마도 법이 오직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제도라는 사실, 혹은 인간에게 고유하고 인간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의와 정의욕이라는 도덕 개념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다윈의 메모를 편찬한 로매니스 같은 행동동물학자가 까마귀들의 ‘법정’이 존재함을 밝혔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며, 이 사실은 여타 기록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철학자들은 얼마든지 이를 가지고 까마귀에 인간을 투사投射시킨 행위라고 말할 것이며, 관습법 혹은 성문법에 지배받는 인간 사회가 행하는 정의와 까마귀 집단 내 어느 개체의 형벌 선고 및 처형이라는 집단적 행위 간의 차이를 강조할 것이다. 한편 이들은 까마귀에게 사용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오용’으로 보이는 이 ‘법정’이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바가, 바로 정의의 진화된 인간적 개념이자 법정의 ‘문명화된’ 현실이라고는 좀처럼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조류의 ‘미적’ 감정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필연적인 선례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역시 인간적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_제4장 「도덕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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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늘날 학계는 이른바 다윈주의에 대한 통념을 전복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이라는 다윈주의자들의 진지하고도 헌신적인 다윈 전복 노력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진화론과 다윈주의는 과학계에서뿐 아니라 유전학, 발생학, 수학, 통계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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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학계는 이른바 다윈주의에 대한 통념을 전복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이라는 다윈주의자들의 진지하고도 헌신적인 다윈 전복 노력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진화론과 다윈주의는 과학계에서뿐 아니라 유전학, 발생학, 수학, 통계학, 지질학, 사회학, 경제학 등 헤아릴 수 없는 분야에서 받아들여지며 ‘과학의 권위’를 빌리려는 수많은 이에게 기반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손쉽게 인용되고, 숱하게 남용되어온 이론이라는 오명 또한 늘 다윈주의를 따라다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에는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맞아 유례없이 많은 다윈 연구가 행해지고 2, 3차 서적의 출간이 쏟아졌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다윈에 대한 오해의 꼬리표는 여전한 듯 보인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유일한 과학적 아이디어, 그것이 바로 진화론”이라는 철학자 대니얼 데닛의 말, “진화론은 인간 존재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이론”이라는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말이 적절히 받아들여질 만큼, 다윈주의와 다윈의 이론은 이 사회에서 제대로 이해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진화론의 확장이 진화론에 대한 오독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기약할 수 있는가?
찰스다윈국제연구소의 설립자이자, 다윈주의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프랑스 과학사학자 파트리크 토르는 ‘문명의 진화적 승리’로서 160년간 과학사와 사회사에 켜켜이 쌓여온 ‘다윈에 대한 오해’를 다양한 판본의 다윈 원전과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아우르며 해체한다. 다윈주의자로 평생의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필립모리스상을 수상하고,『다윈 사전』으로 프랑스 국립과학아카데미 앙리드파르빌상을 수상한 파트리크 토르는 학계의 복판에서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이른바 ‘다윈 효과L’effet Darwin’라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한 석학이다. 그는 원전과 역사에 주석을 달며 다윈이라는 익숙한 텍스트에 전혀 새로운 통찰력을 부여한다. 저자는 다윈주의의 기원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다윈의 개념을 단순화하거나 편의에 따라 오독하거나 유려한 수사로 손쉽게 눙치는 그간의 과오를 절대로 반복하지 않는다. 과학사학자로서의 해박함과 정밀함, 언어사학자이자 철학자로서 섬세함과 엄격함은 다윈의 이론을 무기 삼아 그의 삶과 시대, 우리의 현실을 정면 돌파한다.

“다윈에 따르면”이라는 꼬리표
─다윈주의 인류학의 탈선과 은폐

『종의 기원』 출간 후 1871년 2월 『인간의 유래』가 출간되기까지는 11년 3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을 저자는 ‘다윈의 인류학적 침묵’이라고 지칭한다. 이 침묵의 시기에 여러 사상가는 인간의 생물학적·사회적 문제들을 두고 “다윈에 따르면”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다윈주의를 오독했다. 이 시기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아류 연구자들에 의해 다윈주의 인류학의 탈선과 은폐라는 중대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19세기 중반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던 영국은 전 세계로 패권을 확장하는 데 있어 무력한 보수주의와 관계를 끊어내고, 동시에 영토 확장의 불가피함을 과학적으로 정당화하고자 했다. 『종의 기원』을 내세운 생존경쟁이라는 화두는 척 보기에도 이러한 움직임과 조화를 이루기에 완벽해 보였다. 『종의 기원』 출간은 진보적 자연주의자들에게도 희소식이었다. 이들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신학의 동어반복─“창조주” 운운─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고자 했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다윈주의를 채택한 이들은 생물변이론이 다윈 인류학으로 완성되는 것을 목도하기도 전에 자신들이 보고자 했던 결론만을 뽑아내기에 급급했다.
‘인구과잉은 필연적으로 온갖 종류의 투쟁과 전염병 등 고통을 야기한다.’ 맬서스의 원칙은 구성원의 수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도덕적·정치적 개입을 옹호했다. 맬서스에게 영감을 준 타운센드는 빈자 구제를 집요하게 반대한 인물이었다. 그는 야생 상태로 되돌아간 사육동물로부터, 사회에 가장 덜 적응한 이들이 도태되는 것을 정당화할 논거를 찾았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오늘날까지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부적자의 도태는 이렇게 자연화된다. 그러나 우리는 맬서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다윈이 이를 오로지 동식물에만 적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다윈 텍스트를 수십 년간 연구한 파트리크 토르의 역설이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했을 때, 스펜서는 진화법칙을 중심으로 불평등한 사회학을 포함한 종합 철학 체계의 초안을 준비하고 발표했다. 이때 다윈의 담론은 정치경제학과 보수적 자유주의의 열정이 담긴 용어들로 해석되었다. 다윈은 이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 다윈은 진화론이 불러올 사회적 후폭풍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1871년에 사회적 다윈주의와 우생학 둘 모두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한 해 뒤, 『인간의 유래』를 통해 인류학으로서의 진화론, 문명의 진화적 승리를 정식으로 주창한다.

극복의 대상인가, 돌아가야 할 원칙인가
─『인간의 유래』, 진화인류학의 완성

『종의 기원』은 출간 후 160년 동안 다윈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다른 모든 저작을 밀어내고 진화론의 경전으로 취급되어왔다. 대중은 주해본이든 요약본이든 오로지 『종의 기원』을 택했다. 요약본, 요약본의 요약본 등 수많은 2차, 3차 문헌이 『종의 기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왜『종의 기원』만이 연구되고 인용되고 보급되었던 것일까? 다윈이 다양하고 폭넓은 자연주의적 지식을 집약해 입증하고자 한 단 하나의 이론은 어떻게 그토록 단순화된 채 전파되었을까?
다윈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그가 발표한 모든 저작이 단 하나의 프로젝트로 연결됨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망라하는 순간 『종의 기원』은 그 완성본이 아님이 명백해지고, 나아가 『종의 기원』을 포함한 모든 저작을, 그가 궁극의 이론으로 확립하고자 했고 삶의 기조와 일치시키고자 평생을 헌신한 ‘문명’이라는 진화의 승리와 연결 지을 수 있다.

『종의 기원』을 무턱대고 인용하기 전에, 한 가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종의 기원』은 인간의 문제를 다루었는가?

다윈이 비글호 항해 이후 『종의 기원』을 출간한 것은 1859년이었다.(『종의 기원』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다윈 인류학의 완성이 아니며, 다른 방대한 저작의 요약본에 불과했다.) 이후 1868년에 『사육 재배되는 동식물의 변이』를 출간했고, 그로부터도 한참 뒤인 1871년에 들어서야 동물학과 인류학의 필연적 연관성을 다룬─다시 말해 오랜 고민 끝에 처음으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야기한 『인간의 유래』를 펴낸다.(『종의 기원』 마지막 개정판인 제6판이 출간된 것이 1872년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다윈 사상의 완성에 있어 이 시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생물변이론과 인간의 관계는 다윈이 『인간의 유래』를 출간하기 한참 전인 1860년대부터, 그러니까 다윈이 이를 발표조차 하기 전부터 논의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다윈 본인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려 조심했다.
『종의 기원』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인간의 기원과 그 역사에 빛이 비칠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은 다윈이 『인간의 유래』를 펴낸 무렵 최종판인 제6판에서 “인간의 기원과 그 역사에 많은 빛이 비칠 것이다”로 수정된다. 다윈이 이 시기 ‘많은’이라는 말을 덧붙인 사상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동식물의 진화가 인류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명확히 함으로써, 즉 다윈 인류학을 완정함으로써 진화론을 더 적극적으로 인정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학계에서조차 제대로 읽히지 못했던 『인간의 유래』를 다시 제대로 독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유래』는 종의 기원의 한낱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 아니었다. 또한 부적자의 도태와 최적자의 진보라는 자연의 원칙을 인간과 문명에 단순히 적용시킨 결과도 아니다. 파트리크 토르는 『인간의 유래』야말로 다윈의 “총론으로 여겨져야 하며, 『종의 기원』에서 발전시킨 선택 이론을 자연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의 진화적 역사의 영역에서 일관성 있게 추구해나간 저작”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이 역작이 한 번도 제대로 읽힌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다윈 사상의 핵심은 『종의 기원』 자체가 아니라, 『종의 기원』이 마침내 『인간의 유래』로 완성되는 과정, 다시 말해 진화론이 인류학으로서 완성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역설에 있다. 생존투쟁에서 부적자의 도태를 전제로 하는 자연선택은 인류에게 사회적 생활이라는 형태를 선택해주었다. 그리고 사회적 생활은 문명화되면서 도덕과 관습의 작용에 의해 ‘도태’를 점차 배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요컨대, 자연선택은 자연선택에 반대되는 문명을 선택한 것이다. 파트리크 토르가 ‘진화의 가역적 효과’라 이름 붙인 인간 진화, 즉 문명의 개념은 도태에 기반을 둔 선택적 질서가 점진적으로 역전됨으로써 확립된다. 원조와 연대, 이타적 도덕, 도태를 정당화하는 선택의 쇠퇴…… 이것이 문명의 진보를 지배하는 주요 동력인 것이다. 다윈은 『인간의 유래』 첫머리에서부터 이를 암시한다.

이 책의 유일한 목표는 첫째,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 종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어느 형태에서 유래되었는지 관찰하는 것이며 둘째, 인간의 발달 방식을 고찰하는 것이며 셋째, 우리가 인종이라 칭하는 것들 간의 차이가 유효한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_『인간의 유래』 「서문」 82쪽

다윈이 밝힌 목표는 기본적으로 기원(첫째)-발달(둘째)-변이(셋째)라는 진화적 단계에 입각해 있다. 그런데 그는 이 셋을 각각의 목표가 아닌 하나의 목표를 위한 단계로서 설정하고 ‘유일한 목표’로 상정했다. 그는 자연선택을 당연시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과학적 사실로서 입증하는 데 책의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인간을 다른 동물 종에 편입시키고 인간과 다른 척추동물의 친족관계를 입증하며(1장), 인간의 진화에 특별히 주목하고(2장), 인간과 동물을 비교 연구하며(3~4장), 문명의 심리학과 사회학으로 이를 확장시킨 것(5장)은 결국 인간 역사에서 무엇이 진화적 승리인가를, 곧 문명의 개념을 밝히는 근거로 삼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이는 야만의 반대자, 문명의 옹호자, 평화의 사상가로서 다윈이 일생을 바쳐 이론적 논거를 마련하고자 한 단 하나의 학설이었다.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은 어느 부족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각 개인과 그 자손에게 미약하거나 전무하다시피 한 이익을 가져다줄 뿐이지만, 도덕성이 뛰어난 사람의 숫자가 올라가고 전체적인 도덕성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분명 다른 부족에 비해 어느 부족에게 어마어마한 이익을 준다는 점이다. 애국심과 충성심, 복종심, 용기, 공감 능력이 뛰어나 언제나 서로 돕고 공익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된 구성원을 다수 보유한 부족은 대부분 다른 부족에게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자연선택인 셈이다. _『인간의 유래』, pp. 220~221.

따라서 자연의 전 역사에 걸쳐 가장 괄목할 진화적 승리는 사회적 생활이라는 형태의 승리, 즉 문명의 승리다. 그리고 ‘진화의 가역적 효과’가 말해주듯 문명의 승리는 ‘약함’의 산물이었다. 적자생존은 최강자의 승리 혹은 지배가 아니며, 생존경쟁에서 가장 덜 적응된 개체/생물이 패배한다는 인식은 다윈주의를 가장 끔찍하게 적용한 예다. 다윈 사상의 완성본에 입각해 인간 진화를 이해한다면 약자를 제거하는 방식은 미개인의 것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자연선택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상태다. 다시 제대로 ‘다윈에 따른다면’, 문명인은 약자를 보호하고 타자를 동류로, 열등한 이를 이웃으로 인정하는 자를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진화인류학을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인간 진화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가장 ‘고차원적인’ 능력을 획득하는 것은 거의 공동체적 이익에 따라서만 이루어지며, 이 공동체적 이익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인 이익으로 전환된다. (…) 사회적 이익은 비인간 포유류에게는 간접적이며 반사적이지만 원시사회 인간에게는 직접적이며 의식적이 된다. 그러므로 이는 공동 발전을 통해 사회성의 진보와 결합된 합리성의 진보를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에게서 공동체적 생활방식의 발전과 그에 관련된 감정을 장려하는 사회적 본능은 지성과 도덕의 발전 역시 장려하고, 그 대가로 이 사회적 본능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는 데 더 개선된 수단을 지성과 도덕에서 받게 된다. _78~79쪽

21세기 다윈주의

다윈의 진화론은 단지 창조론의 대척점에서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에 머물지 않고 사회를 이해할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요컨대 이 책은 다윈이 『인간의 유래』 「결론」에서 자신의 인류학을 집약적으로 서술한 단 한 단락,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가 “인간 존재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이론”이라고 말한 진화론의 핵심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생존투쟁은 매우 중요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인간 본성의 가장 고차원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더 중요한 다른 요인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도덕적 자질의 직간접적인 향상은 대부분 자연선택보다는 습성과 이성적 사유의 능력, 교육, 종교 등의 영향에 힘입은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도덕심 발달의 토대를 제공했던 사회적 본능이 이 자연선택의 공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_『인간의 유래』 「결론」

진화적으로 뛰어난 개인의 자질은 그의 생존과 우위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사려 깊은 헌신으로 입증된다. 진화한 인간은 즉각적 이익 대신 간접적 이익을, 일시적인 충동 대신 ‘지속 가능한’ 본능을 선택한다. 이기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지며, 문명은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수록 과거의 투쟁과 점차 거리를 둔다.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가 인정하듯, 이는 다윈주의의 필연적인 결과였다. 또 바로 그 덕분에 다윈주의의 일관성은 지난한 오독과 악용의 역사를 넘어 현재의 위상을 획득했다.
『다윈에 대한 오해』는 일생 동안 약자를 향한 도움의 손길을 비호하고 실천했으며, 이를 자신의 이론과 일치시키고자 한 학자로서 다윈과 그의 학문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다.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진화론에 익숙한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2차 텍스트이며,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과 다윈주의 투쟁가를 자처하는 스티븐 제이굴드의 견해, 진화론에 관한 국내 학계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훌륭한 자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무한경쟁 시대, 생존투쟁 같은 말이 다윈 탄생 후 2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반성 없이 쓰이고, 부적자 도태가 자본주의의 필연적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우리 사회에서 문명적 사고를 뒷받침할 21세기 다윈주의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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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ccdoo0308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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