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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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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쪽 | A5
ISBN-10 : 8958280018
ISBN-13 : 9788958280019
이미지와 환상 중고
저자 다니엘 부어스틴 | 역자 정태철 | 출판사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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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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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받았습니다. 깨끗해서 넘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ksycjb0***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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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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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현실왜곡 현상을 분석한 책. 역사학자인 부어스틴은 1960년대 미국의 산업화, 민주화, 영상시대의 개막은 미국인들의 삶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부추겼고, 그 결과 미국인들은 사물의 본질이 아닌 사물의 허상, 즉 이미지와 환상을 좇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병리현상을 통해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속이는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뻔히 눈에 보이는 현실을 어떻게 감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소개

목차

01. 뉴스 모으기가 뉴스 만들기로 : 가짜 사건의 범람
02. 영웅이 유명인사로 : 인간 가짜 사건들
03. 여행이 관광으로 : 여행 본질의 상실
04. 형태가 그림자로 : 와해되는 형태
05. 이상이 이미지로 : 자기만족적 예언의 추구
06. 미국의 꿈이 미국의 환상으로 : 위엄이란 자기 기만적 마술

책 속으로

1) 뉴스 모으기가 뉴스 만들기로 : 가짜 사건의 범람 정치와 언론이 결합하여 자연스런 사건을 뉴스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사건을 만들어서 보도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여기서 정치가들이 만드는 사건이 바로 가짜 사건이고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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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 모으기가 뉴스 만들기로 : 가짜 사건의 범람 정치와 언론이 결합하여 자연스런 사건을 뉴스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사건을 만들어서 보도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여기서 정치가들이 만드는 사건이 바로 가짜 사건이고 그 사건을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은 환상과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정치인들의 기자회견, 언론 플레이를 가짜 사건과 환상의 예로 들고 있다. 2) 영웅이 유명인사로 : 인간 가짜 사건들 저자는 역사에 남을 중요한 일을 한 영웅은 없고 대중들의 인기를 얻어서 이름만 유명한 스타들이 판을 치는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각종 인기 스타들의 흥망의 역사를 예로 들고 있다. 3) 여행이 관광으로 : 여행 본질의 상실 인류역사는 곧 영웅들의 신대륙 여행과 모험으로부터 비롯되었는데 현대 미국인들은 모험과 탐험을 위해 여행을 하기보다는 즐거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관광을 한다고 비판하였다. 미국인들은 여행도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환상과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저자는 여행사, 호텔, 관광상품, 고속도로 건설, 자가용 증가 등을 예로 들고 있는데 한국의 지금 관광품과 너무나 흡사하다. 4) 형태가 그림자로 : 와해되는 형태 예술의 형태가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소설이 영화화되는 경우,베스트셀러가 조작되는 경우, 축약본이 판치는 경우, 음악이 상업화하는 경우 등 이 모두 환상과 이미지를 추구하는 미국인들의 과도한 기대 심리 때문에 가능했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5) 이상이 이미지로 : 자기만족적 예언의 추구 사람들이 이상을 추구하지 않고 이미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광고에 속는 줄 알면서도 속는 즐거움 때문에 광고와 홍보에 현혹되는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각종 광고물과 홍보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이미지 조작의 예를 설명하고 있다. 6) 미국의 꿈이 미국의 환상으로 : 위엄이란 자기 기만적 마술 미국사람들이 인생의 좌표가 되는 꿈을 추구하지 않고 도달해도 곧 깨지고 마는 환상을 추구하는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미국 사람들이 개척시대의 꿈을 잊어버리고 이제는 살만 하니까 해외에서 미국의 환상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행위를 비판하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에 나가서 우쭐거리는 현상과 매우 흡사하다. 이상의 책 소개에서 나타난 것처럼, 저자는 대단히 풍부한 예를 들어 미국 사람들이 겉모습에 취해 있는 모습을 미국의 문제점으로 나열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부어스틴이 예로든 많은 사례들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과 중복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도 민주화, 산업화, TV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평등의식, 풍요를 즐기려는 유가문화의식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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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 미국의 산업화, 민주화, 영상혁명은 미국인들에게 일상생활과 삶의 경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과도한 기대는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역사적 발전의 진짜 열매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거짓과 환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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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의 산업화, 민주화, 영상혁명은 미국인들에게 일상생활과 삶의 경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과도한 기대는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역사적 발전의 진짜 열매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거짓과 환상에 불과한 영상 이미지에 의해서 충족되었다. 그 이유는 미국의 정치인, 언론인, 광고업자, 영화인, 스타제조업자, 출판인들이 추구하는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목적과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과도한 기대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20세기 이후 미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행복한 삶은 대부분 이미지라는 이름의 환상과 가짜에 불과하다. 21세기 한국인들 사이에서 치솟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욕구분출과 이권다툼은 대부분 20세기 미국인들이 표출했던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의 과도한 기대와 너무나 흡사하다. 더구나, 21세기 한국은 영상혁명이 한 단계 더 진보한 정보사회를 맞이하게 되었고, 한국인들의 과도한 기대는 한국의 정치인, 언론인, 광고인, 영화인, 스타제조업자들이 20세기 미국보다 더 세련되게 만들어낸 가짜와 환상이라는 이미지에 의해 더욱 완벽하게 현혹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그래서 조국 근대화와 정보입국 다음에 필요한 21세기 한국의 국가 과제는 이미지와 환상에 불과한 가짜 행복에 몰입해 있는 한국인들에게 꿈과 이상을 제대로 심어주는 일이다. 이것이 이미지 조작이 최고의 성공전략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정치/문화/경제 엘리트들과, 명품/신용카드를 성공의 척도로 착각하는 젊은이들과, 연예인 팬클럽/유행/얼짱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 모두가 읽을 필요성을 느끼고 번역 출간하게 되었다. ▶1960년대 미국의 이미지와 환상 역사학자인 부어스틴은 1960년대 미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부자 나라이고 정치사회적으로 자유와 평등이 가장 잘 보장된 민주주의 나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부어스틴은 그 당시 미국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와 더불어 사물을 그럴 듯하게 보이게 하는 TV, 영화, 사진 등 영상시대의 개막은 미국인들의 삶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부추겼고, 그 결과 미국인들은 사물의 본질이 아닌 사물의 허상, 즉 이미지와 환상을 좇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저자는 미국인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뉴스보다는 정치인들이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가짜 사건을 더 좋아하며, 인류에 공헌한 영웅보다는 이름만 유명한 스타연예인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어스틴은 속이는 줄 뻔히 알면서도 속는 즐거움에 미국인들이 광고에 현혹되어 물건을 사며, 세계 사람들에게 자기들의 이미지를 자랑하려고 우쭐거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진짜 현실보다 환상적으로 꾸며지고 만들어진 가짜 현실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가 지적한 그 당시 미국의 최대 병리현상이다. ▶한국적 이미지와 환상의 문제 20세기 미국의 산업화, 민주화, 영상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이미지와 환상의 문제를 지적한 부어스틴의 문명비판이 21세기 한국의 병리현상을 해석하고 분석하는데 어느 정도 유용한 점이 있다. 그 이유는 한국과 미국은 시간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한국의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1960년대 미국 영상기술보다 더 환상적인 컴퓨터 영상기술의 발달이 한국인의 과도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날마다 실리는 뉴스들이 교통사고처럼 자연발생적인 진짜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언론을 타기 위해 벌인 가짜 사건일 가능성은 우리 언론에도 높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짜 사건을 언론플레이라고 부르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금테 안경을 쓰고, 머리에 염색을 하지 않아 동정심을 유발하고, 사전 준비된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모 그룹 회장이 소떼를 수백대 트럭에 태워 TV중계까지 하면서 북한으로 간 건 왜일까? 언론플레이는 기업이 더 많이 할 것이다. 각 기업의 홍보부서에서는 언론인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기업이 언론인을 관리하면 언론인은 기업으로부터 관리를 당한다. 이때의 언론자유는 환상인가, 진실인가? 민주화와 산업화 이후 특히 우리 국민은 교육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래서 교육은 우리 국민 전체를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미지와 환상의 세계에 빠지게 한 최초의 가짜 사건이며 다른 분야에 가짜 사건을 전파시킨 환상의 발상지이다. ▶이미지와 환상, 그리고 21세기 한국의 지표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오면, 새로운 가치관, 규범, 시대정신, 국가 목표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2002년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에서 세대교체를 만들어낸 주역으로 '월드컵 세대'를 꼽고 있다. 무언가 나라를 이끌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언론과 학자들이 한국 사회의 병리와 좌표를 날마다 분석하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인터넷 세계에서 아무리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고 '정정당당 코리아'와 반미를 외칠 정도로 자신감을 뽐내고 있어도, 공교육 붕괴, 신용 불량자 양산, 난개발, 저질 정치, 몰카, 지역감정, 기러기 아빠, 오렌지족, 미시족, 아파트 투기, 명품 선호, 과소비, 권력형 비리, 정경유착, 집단이기주의, 세계 최고의 교통사고율과 낙태율 등 국가 문제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동학, 3/1운동, 4/19, 6월 민주화 운동을 일으킨 개혁주체 세대가 그 당시에는 기대를 한몸에 안았던 한국의 젊은이들이지만, 그 다음 시대에는 한결같이 개혁의 대상으로 타락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한국 역사의 구조적 악순환은 총체적인 국가문제가 대부분 국민들 손에서 나왔는데도 보수적 기성세대와 미국이나 구식 정치가 등 누군가를 대신 마녀 사냥해온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잊어서도 안 된다. 청소년과 대학생을 포함한 한국의 젊은 세대들과 한국 문제 해결에 골몰하는 지성인 모두에게 미국 역사학자가 분석한 20세기 미국의 병리현상을 차분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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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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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뮬라크르 혹은 이미지의 시대를 건너는 법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시절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
    시뮬라크르 혹은 이미지의 시대를 건너는 법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시절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뮬라시옹(simulation)’을 개념화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하는 것”으로서의 ‘시뮬라크르(simulacres)’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해 놓고도 토론이 있을 적마다 헷갈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아마 행간을 흐르는 또 다른 개념, 즉 ‘이미지’라는 단어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미지는 실재의 반영이다. 이미지는 실재를 감추고 변질시킨다. 이미지는 실재의 부재를 감춘다. 이미지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어떠한 실재와도 무관하다. 이것이 바로 지시 대상도 테두리도 없는 끝없는 시뮬라시옹의 순환 속 시뮬라크르이다. 무언가를 감추는 것으로부터 아무것도 없음을 감추는 것으로의 결정적인 전환이 시작된다.”(장 보드리야르, 하태환 옮김, <시뮬라시옹>, 민음사, 2001.) 여기서 나는 ‘이미지(image)’를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꼈다. 왜냐하면 이미 나의 뇌리 속에는 무수한 이미지들이 선입관이라는 이름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새로운 이미지의 유입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최근 번역된 다니엘 부어스틴(Daniel J. Boorstin)의 <이미지와 환상>을 읽으면서 두 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선 내가 그토록 개념화하기 어려워했던 ‘이미지’라는 단어를 도처에 널려 있는 일상의 잔해만으로도 이처럼 쉽게 설명할 수 있구나 하는 점에서, 그리고 이 책의 원전이 1962년에 출간된 것이었음에도 40여 년의 시공을 초월해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우리가 선망의 대상이자 기꺼이 두려워해마지 않는 매스 미디어의 속성을 더도 덜도 아닌 ‘이미지 생산공장’ 정도로 간단히 해부해 버린 다니엘 부어스틴의 선견 앞에서는 오싹함마저 느껴야 했다. 모두 6장에 걸친 본문 내용을 일별하고 나면 이번에는 ‘나의 실체’ 나아가 ‘내가 알고 있는 세계의 실체’에 대한 의심이 새록새록 피어나기 시작한다. 가짜 같은 진짜와 진짜 같은 가짜가 전혀 구별되지 않는 상황에 맞부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1. 뉴스 모으기가 뉴스 만들기로 _ 가짜 사건의 범람 2. 영웅이 유명인사로 _ 인간 가짜 사건들 3. 여행이 관광으로 _ 여행 본질의 상실 4. 형태가 그림자로 _ 와해되는 형태 5. 이상이 이미지로 _ 자기만족적 예언의 추구 6. 미국의 꿈이 미국의 환상으로 _ 위엄이란 자기 기만적 마술 장별 제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듯이 한마디로 부어스틴은 “오늘날 우리가 본말이 전도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40년 전에 한 말임에도 여전히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20세기에 이르러 실물보다 이미지가 중요하고, 진본보다 모사나 축약이 대접받는 세상이 도래했다면 21세기가 깊어가는 오늘날 그러한 이미지화 양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악화(惡貨)만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게 아니라 악인이 양인을 구축하고, 가상공간이 현실공간을 지배하고, 우체국의 위상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가 위협한다. 영웅의 자리에는 어느샌가 스타 시스템이 생산해 낸 유명인들이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렇기에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뜬 구름이라도 잡으려는 것처럼 겉돌고, 구체적인 삶의 실체를 돌이켜볼 때마다 온통 공허함이 배어나는지도 모른다. <이미지와 환상>은 그래서 ‘시뮬라크르 혹은 이미지의 시대를 무사히 건너는 법’으로도 읽힌다. 우리는 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이미지와 환상>(원제 )은 인물 중심의 서구 지성사인 ‘창조자들’, ‘탐구자들’ 시리즈로 국내에도 알려진 미국 역사학자 다니엘 부어스틴의 대표 저서 가운데 하나다. 미국에서 TV나 영화가 비로소 그 위세를 떨치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1962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예증이나 이면 분석이 40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탁월하고 예리하다. 책 갈피마다 알알이 박힌 활자에서는 도저한 기운이 피어나고, 그것들은 마치 바로 이 순간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찍은 즉석사진처럼 생생하다. 1960년대 미국뿐만 아니라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일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도 손색이 없다. “언론 자유는 이제 인위적으로 만든 뉴스라는 상품을 팔기 위해 기자들이 갖는 특권을 점잖게 표현한 말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 일어났고,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대로 보도하는 진짜 뉴스가 점차 보도자료의 형태로 미리 제공된 뉴스로 대체되는 현실을, “이게 진짜냐?”라는 질문보다는 “이것이 뉴스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이 더 중요한 현실을 이처럼 매우 간명하게 표현한 글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실제로 20세기 초반 10여 년 동안 유명인의 전기 분석에 따르면 유명인(진정한 영웅이 아닌)의 74%는 정계․재계․전문직 종사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1922년 이후 절반 이상을 연예인들이 차지했고, 그 명단에서 순수예술계 인사의 수는 점차 감소했다. 최근까지 전체 유명인 중 점유 비율이 항상 증가하고 있는 분야는 프로 스포츠계와 연예계라는 사실만 보아도 이미지 조작을 통한 가짜 사건의 홍보가 얼마나 일상적인 일이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스타 시스템의 영향력은 출판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베스트셀러란 베스트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망각한 지 오래다. 진정한 창작열과 편집자 정신의 소산으로 태어난 책보다는 지극히 말초적이고 감성적인 내용으로 일관한 책들이나, TV 또는 신문에서 소개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식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현재가 과거가 되는 순간 바로 잊혀지는 책들이기 일쑤다. 부어스틴은 이런 본말이 전도된 사회의 배후에 이른바 ‘그래픽 혁명’이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이는 1830년대 전신기가 발명되고 통신사가 등장하고 인쇄와 현상 기술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사람, 풍경, 사건을 인쇄된 이미지로 만들고 보관하고 전달하고 배포하는 기술이 급격히 진보한 현상을 혁명에 비유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혁명이 1928년 라디오로 정치 집회가 미국 전역에 최초로 중계되고, 10여 년 뒤 TV가 상업화하고, 이어 컬러TV가 나오면서 더욱 진전됐다고 진단한다. 그리하여 “미국인들은 환상이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세상, 그리고 이미지가 실체보다 더 위엄을 갖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가짜 사건의 애매모호함을 즐겁고 환상적인 경험으로 여기고 있으며 인위적인 현실을 사실로 믿음으로써 위안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다 보니 “진짜 서부 카우보이보다 가짜 존 웨인을 더 멋있는 카우보이로 여기게 되었다”고 개탄한다. 이처럼 ‘이미지’로 포장된 가짜 현실 또는 가짜 사건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진짜’에서 관심이 멀어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진짜 현실이란 우리 삶의 실제 조건을 통해 파생되는 문제들, 예컨대 우리가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며, 먹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집을 장만하는가 하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가짜 현실은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 즉 진짜 현실을 방치하도록 만든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경험을 방해하고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할 가치 있는 정보를 습득하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모순을 망각하게 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문제에 집착하게 만든다. 이처럼 가짜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우리는 세상이 우리에게 줄 수 있고 우리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 때문”라고 말한다. 이미지를 넘어 진정한 경험의 세계로 부어스틴은 미국의 산업화, 민주화, 영상화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바꾸었으며, 여기서 사람들이 날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상적인 활동을 가리켜 ‘경험(experience)’이란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부어스틴은 이러한 미국인들의 경험이 가짜 사건을 통해서 가짜 이미지를 믿고 진짜 현실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혹자는 이 책의 저자 ‘다니엘 부어스틴’을 가리켜 ‘지나치게 정통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라고 비판한다거나 “가짜 사건을 만들어 내는 언론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것 역시 언론”이라는 주장의 아이러니를 지적함으로써 ‘이미지’에 대한 폄하를 과도한 것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을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정도의 비판으로는 “하나의 가짜 사건은 연관된 다른 가짜 사건을 또 부추기고 증폭하는 특징이 있다”거나 “언론 플레이는 또 다른 언론 플레이를 낳고, 우리가 한 스타를 숭배하면 다른 스타의 출현을 끝없이 기대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런 식으로 가짜 사건은 다른 분야로까지 계속 이어져 가짜 여행, 가짜 베스트셀러, 가짜 광고, 가짜 현실, 가짜 이미지, 가짜 예술 등으로 전체 사회에 퍼지게 된다는 것” 등을 지적하는 부어스틴의 목소리를 거둬들이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여러 해에 걸쳐 수집한 자료를 원서의 내용과 잘 배합하여 공들인 역주로 번역을 마무리한 정태철 교수의 노고에 또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옮긴이 덕분에 편안한 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이미지와 환상>은 더욱 값진 사회․문화비평서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역작임에 틀림없다.
  • 자본은 또 다른 잉여자금을 원한다. 자본주의는 그래서 광고를 미덕으로 삼는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지...
    자본은 또 다른 잉여자금을 원한다. 자본주의는 그래서 광고를 미덕으로 삼는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지고 왜곡되고 은폐되며 간과되는 자본주의의 속성은, 오늘날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현대의 종교가 되어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러한 자본주의의 속성을 쉽게 이해하거가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구 산업주의가 탄생하고, 미국이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스스로 변증법적 발전만을 거듭해 왔음을 역설하고 있다. 참으로 무서운 사실이다. 저자의 책을 통하여 처음 접하게 되는 역사적 사실 앞에서 우리는 광고가 어째서 자본주의의 연꽃이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예를 들면서 그 안에서 지극히 미국적인 시각과 냄새가 배여 있기에 선지식이 없는 타국인이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저자가 밝히고자 하는 광고의 세계와 이로 인하여 창조되는 이미지의 탄생과 이미지화는 어떤 읽기의 어려움도 동반하지 않는다. 풍부한 주석으로 저저의 숨은 뜻과 우리에겐 낯선 용어들을 설명하는 역자의 노력이 감사했고, 아울러 국립국어연구원의 국어학교에 직원을 파견하여 교육한 출판사측의 교정과 한글작업 역시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었다. 명저와 명곡은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듯 이 책 역시 현대세계의 광고와 이를 근간으로 뻗어나가는 이미지화의 온갖 부류들, 그리고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참으로 적나라한 해부를 하고 있음이 뛰어난 이 책만의 자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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