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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0권(3부2권)(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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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쪽 | B6
ISBN-10 : 8930007104
ISBN-13 : 9788930007108
토지. 10권(3부2권)(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박경리 | 출판사 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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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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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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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박경리 대하역사 장편소설.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강화, 갑오개혁 등이 『토지』 전체의 구체적인 전사(前史)가 된다. 동학 장군 김개주와 윤씨 부인에 얽힌 비밀이 차차 풀려나가고, 신분문제와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귀녀와 평산 등이 최치수를 살해하는데... 전21권.

저자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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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토지 10권 | pe**kw | 2007.12.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10권 내용] 제2편. 분노의 파도제3편. 붉은 구름바다       [발췌...

     

    [10권 내용]


    제2편. 분노의 파도
    제3편. 붉은 구름바다

     

     

     

    [발췌]

     

    *

    "네가 문학에 재능이 있어서 문학하는 거 좋다. 그러나, 음 그러나 선이 가늘어, 여자같이 선이 가늘단 말이야. 왜 토막나무 자르듯이 툭툭 잘라서 지석지석 쌓아올리듯 글을 못 쓰나. 내게는 글재주 같은 것 없어. 그러나 보는 눈은 있단 말이야.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직 풋냄새가 난다. 하기는 지금 우리 조선의 수준으로 본다면,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위대한 남의 나라의 소설을 읽은 것이 없으나, 중국소설이야 더러 읽었지. 유곽의 창녀들이 읽는 소설도 읽었다구. 하여간 글이란 게 형편없이 후퇴했다고 본다면은 자네 소설이란 것은 제법 짭짤하고 재치있고오 참신하고, 그러나 말이야, 연애소설 따위를 쓰면서 말이야, 새로운 이 나라의 문화를 담당한 것 같은, 소위 그 뭐냐 사명감을 가지는 족속들을 보면은 구역질이 난다아 그말이야. 우습지. 우스꽝스럽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이지. 두상 크고 고수머리인 저기 저 서른다섯 살의 문학청년 임영빈을 늘 연상하게 된단 말이야."
    다시 감정이 비어져나오기 시작한다. 상현을 공격하면서 임영빈까지 끌어내어 간접의 공격을 곁들인 것이다. 상현은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다.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서의돈에 대한 거북했던 마음은 무산되고 이를 갈고 싶은 분노가 치민다. 유곽의 창녀들 읽는 소설이라는 말이, 기화에 대한 미련에서 하는 역설인 것을 알면서 그 말은 상현에게 거의 치명적인 상처를 준 것이다.

     

    *

    간바야시는 홍이를 끌고 감방 안으로 들어간다. 곤도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로 간바야시는 몸을 기울인다. 그리고 홍이 몸뚱이를 빙그르르 돌려서 엎어뜨린다. 문이 잠기고 발소리도 멀어지고 그리고 조용해졌다. "보래, 보래." 함께 잡혀온 동태라는 청년이 홍이를 흔든다. 그리고 홍이 배 밑에 깔려 납작해진 주먹밥을 끙끙거리며 꺼내어 홍이 손에 쥐어준다. "일본 병정이 몰래 주고 간 거다." "....." "왜놈들 중에도 사람이 있기는 있는갑다."
    찬물 가지러 갔을 때 간바야시는 품 속에 주먹밥을 넣어온 것이다. 간바야시 일등병은 결코 홍이에게 동정하여 그 밥덩이를 가져왔던 것은 아니다. 그는 곤도를 증오했고 군대를 증오했고, 인간의 추악한 면을 혐오하여 분노했던 것이다. 그는 애국심이 그런 추악한 것인 줄 몰랐다. 군대에 오기 전까지는. 추악한 것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애국심이라면 그는 그 애국심에 침을 뱉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을 동정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동정했다.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외쳐볼 수 없는 군대규율의 제물인 자기 자신을 동정한 것이다.

     

    *

    "고생했제?"
    "뻔한 얘기 아닙니까?"
    의외로 홍이는 침착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
    "간도 갔었다는 얘기는 안 했는갑데?"
    "그 얘기 했다가는 일이 간단치 않았겠지요."
    "니 아부지가 함부로 말할 아이는 아니라 하시기는 하더라만."
    홍이의 보조는 정확했다.
    "연학이 형님."
    "응."
    "앞뒤 재가면서 기어라 하면 기고 서라 하면 서고 눈물 흘리라 하면 흘리고....눈 부릅뜨다가 뺨대기 하나 더 맞는 것이 얼마나 바보짓인가 그걸 깨달았소."
    "그래 그걸 깨달았이믄 좀 덜 억울할 기다. 잘난 말 몇 마디 하는 것, 그건 아무짝에도 못 쓴다. 바보 시늉, 미친 시늉 뭣이든 빠져나오는 게 젤이제. 싸움이란 그래야 이기는 법이거든. 감정때문에 힘 빼는 것, 그것같이 어리석은 일은 없다, 앞으로 살아가자믄,"

     

    *

    홍이는 흘려보낸 꽃신 생각을 하며 전안(신랑이 신부집에 가지고 온 기러기에 절하는 예)의 절차에 따라 기러기 한 쌍 앞에서 진삼배하고 퇴삼배흘 했다. 수모(혼례예절을 도와주는 여자)가 나무 기러기를 신부 앞에 가져다놓는다.......................수모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신부는 신랑을 향해 큰절을 두 번 한다. .......홍이는 답례의 큰절을 한 번 한다. 그리고 신부 신랑은 자리에 앉는다...... 청실홍실을 늘어뜨린 술잔에 술을 부어 수모가 신랑 앞으로 가져온다. 술잔을 신랑 입술에 잠시 대었다가 떼고 술은 땅에 버린다. 수모는 다시 신랑편에서 술을 부어 신부에게 가져가서 꼭같은 동작을 되풀이한다. 교배잔을 세번 나눈 다음 신부는 재배하고 신랑은 일배한다. 그리고 상견례는 끝이 났다.

     

    *

    동경,요코하마,미우라 반도를 쑥밭으로 만든 그 관동대지진은....... 일본인들에게 악몽이었다면 재일 조선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조선인 살육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조선인들과 사회주의자들이 혼란을 틈타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약을 풀었다는, 사실 무근의 유언비어에 선동된 군중이 불탄 거리를 몰려다니며 죽창,곤봉,갈고리,식칼까지 꺼내들고 닥치는 대로 조선인을 참살했던 것이다. 경찰서에서,연병장에서,공장에서,총으로,일본도로,혹은 총검으로 수백 명의 조선인이 학살당한 것이다.......어떤 일인 식자는 미친 군중이라 했다. 그러나 군중은 미쳤을는지 모르지만 일본의 위정자는 지극히 예리하고 정확한 판단을 한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의 민중선동으로 일어날 폭동을 예상한 위정자들이 유언비어의 바로 근원인 까닭이다. 배고픈 이리들의 사나운 이빨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양을 내던진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의 선동으로 미칠 군중을 앞질러서 조선인 학살로 미치게 하여 혼란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그들의 계산이야말로 민첩하고도 정확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천이 넘는 조선인들의 목숨 따위, 그들에게는 양이기는 커녕 빈대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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