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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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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쪽 | 규격外
ISBN-10 : 8908124527
ISBN-13 : 9788908124523
피천득 다시 읽기 중고
저자 정정호 | 출판사 범우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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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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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호 교수(문학비평가, 중앙대 영문학과)가 쓴 금아 피천득의 삶과 문학 읽기?
피천득의 단순하지만 심원한 시와 수필, 소박하면서 순수한 삶을 만나본다.

2019년은 우리 민족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3·1독립만세운동과 4·11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기를 맞은 역사적인 해이다. 금아 피천득 선생은 엄혹한 일제 강점기 절정이었던 1926년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상하이로 유학을 떠났다. 피천득은 물론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유학의 대세였던 일본을 거부하고 상하이로 간 것이다. 그 곳에서 금아는 무엇보다 당시 임시정부의 중책을 맡고 있었던 도산 안창호를 만나 스승으로 삼고 흥사단 단우가 되었고, 그의 가르침을 정기적으로 받았다.
피천득은 10여 년간 지속된 상하이 생활에 대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가담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산의 영향으로 “교육입국”에 뜻을 가진 유학생으로 소극적으로나마 항일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다시” 읽고자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피천득 탄생 109주기를 맞아 피천득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것이 피천득 다시 읽기의 궁극적 목표다.

저자소개

저자 : 정정호
1949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영어영문학과 석박사 과정 수료.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교 영문학 박사학위(Ph.D.)

홍익대,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영국 리즈대 연구교수, 호주 그리피스대 방문교수.
한국영어영문학회장, 한국비평이론학회장.
국제비교문학회(ICLA) 부회장.
국제PEN 한국본부 전무이사.
제19차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 조직위원장(2010, 서울)
제2회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장(2016, 경주).

<주요 편저서>
《산호와 진주 ; 금아 피천득 문학세계》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피천득 추모 문집》(편서)
《피천득 문학 연구》(편서)
《피천득 평전 ;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의 이야기》외.

수상 : 김기림문학상(평론), 국제PEN 번역문학상

현재 : 문학비평가,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국제PEN 한국본부 번역원장
한국 통일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장
금아 피천득선생 기념회 이사.

목차

책머리에│이창국·11
서문│피천득이 만드는 살아 있는 이야기들·16

프롤로그│금아와 지혜 문학·22

제1부 1930년대 전후 올드 상하이 :
피천득을 만든 7할은 올드 상하이였다·31

1. 국제도시 올드 상하이와 피천득 유학: 저항의 “시작”·33
2. 피천득 등단과 작품에 나타난 올드 상하이: 금아의 지지적(地誌的) 상상력·49
3. 상하이 10년 유학 생활의 결과 : “소극적 저항”의 뿌리 내리기·69


제2부 일제 강점기 “소극적 저항” :
금아의 “감정의 구조”와 정치적 무의식·91

1. 피천득 문학의 서정성과 정치성·93
2. 피천득의 셸리 수용: 함석헌, 이양하와 비교·106
3. 피천득과 예이츠: “소극적 저항”과 비폭력 무저항·137

제3부 피천득 미수록 작품 읽기 :
잃어버린 작품을 찾아서·155

1. 미수록 시 읽기: 저항시와 동물시·157
2. 미수록 수필 읽기: 유머, 풍자, 비판·177
3. 미수록 산문 읽기: 평설, 서평, 서문, 추천사·188
4. 미수록 번역 읽기: 영미시 번역과 한국 시 영역·205

제4부 몇 개 주제들 :
금아 문학의 새로운 이야기·219

1. 피천득 시와 수필의 상호성: “나에게서 시와 수필은 같은 것이다” ·221
2. 피천득의 셰익스피어 소네트: 번역으로 한국문학 만들기·229
3. 피천득과 워즈워스 시론(詩論): 금아 문학과 영국 낭만주의·238
4. 피천득과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최초의 여류 시인 평설·254
5. 피천득 최초의 서평: 〈《노산 시조집》을 읽고〉·262
6. 피천득의 엘리엇 초기시 읽기: 《프루프록의 연가》 분석과 비평·271
7. 피천득과 음악: “모든 시는 음악을 지향한다”·284
8. 피천득과 한국 PEN: 한국문학 세계화의 첫걸음·298
9. 한국문학과 피천득 위상: 학계의 오만과 문단의 편견을 넘어·313
10. 피천득 문학과 세계문학: “보편성”과 “세계성”을 향하여·324

에필로그 : 바다의 산호와 진주 금아, 하늘의 별이 되다·337
― 피천득 서거 12주기를 맞으며

피천득 연보·350

책 속으로

[저자의 말] 피천득이 만드는 살아 있는 이야기들 올해 2019년은 금아 피천득(1910-2007) 선생이 타계한 지 12년이 되는 해이다. 나에게 “이미 언제나” 해맑은 눈동자와 인자한 미소를 띤 “영원히 나이를 잃은 소년” 피천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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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피천득이 만드는 살아 있는 이야기들

올해 2019년은 금아 피천득(1910-2007) 선생이 타계한 지 12년이 되는 해이다. 나에게 “이미 언제나” 해맑은 눈동자와 인자한 미소를 띤 “영원히 나이를 잃은 소년” 피천득은 스스로 선택한 가난 속에서 겸손과 온유, 단순과 범박, 순수와 고적(孤寂)의 “멋”진 삶을 100년 가까이 사셨다. 산호와 진주 같은 문학을 우리에게 남긴 그는 이제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인다. 금아 선생은 “고상한 사유와 평범한 생활”을 삶의 수칙으로 삼고, 척박한 민족 현실과 고단한 개인의 삶 속에서도 위대한 시인, 작가의 속성이라고 자신이 언명한 “순수한 동심”, “고매한 서정성”, “위대한 정신”을 지키며 삶과 문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한 한국문학사의 희귀한 존재다.
나는 피천득의 단순하지만 심원한 시와 수필을 깊이 사랑하고 무엇보다 그의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높이 존경한다. “사랑”은 무엇인가를 지극히 좋아할 때 생겨나고, “존경”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경외감에서 우러나기에 나는 금아를 나의 영웅으로 “숭배”한다. 세계 전기문학의 최고 걸작 《사무엘 존슨 전기》를 써낸 18세기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름 없는 문인 제임스 보스웰이 문학적 스승으로 당대 최고의 문인 사무엘 존슨을 숭배했던 것 이상으로 나 역시 나의 문학적 스승 피천득 선생님을 숭배한다. (금아선생이 살아계실 때 비평을 전공하는 필자에게 여러 번 “우리나라에는 존슨과 같은 큰 비평가가 없단 말이야”라고 아쉬운 듯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존슨은 나의 비평적 스승이 되었고 미국 대학에서 나의 박사학위논문 주제도 존슨이었다. 선생님은 수필 〈반사적 광영〉에서 “보스웰이 《존슨 전기》로 영문학사에 영구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예라 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보스웰과 나의 차이라면 보스웰에게 존슨은 사랑보다 존경이 앞섰지만 나에게 피천득은 존경보다 사랑이 앞선다는 점이다.
피천득을 무조건 좋아하는 일부 독자들도 간혹 그의 시와 수필의 단순성과 용이성의 미학에 대해 너무 짧고 쉬워서 깊이 읽을거리가 없는 것처럼 불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금아는 시와 수필을 각각 100편 내외만을 창작한 지독한 과작의 문인이지만 우리는 그의 문학의 간결성과 서정성의 표면 아래 숨겨져 있는 심층을 들여다보기 위해 깊고 넓게 사유하며 읽고 써야 한다. 산호와 진주를 보려면 잠수복과 스노클과 산소통으로 무장하고 용감하게 깊은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종달새처럼 힘차게 창공을 차고 올라가야 한다. 금아 문학의 아름다운 서정성 속에서 우리는 시대와 민족의 고뇌를 보고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피천득의 “감정의 구조”와 정치적 무의식을 찾아낼 수 있다. 금아의 시와 수필에서 절차탁마의 언어는 무서울 정도로 절제되어 있다. 그는 손쉬운 비유나 상징이나 수사를 거부하고 혼을 울리는 싱싱한 시어(詩語)를 찾아낸다. 우리 모두는 언어라는 감옥의 수인(囚人)이다. 금아 문학은 그 비루한 감옥을 탈출하는 열쇠이다. 나아가 금아 문학의 요체는 “치유력”이다.
그동안 나는 피천득 문학 다시 읽기와 새로 쓰기를 위한 마중물과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요즈음 나는 선생을 자주 생각하면서 작품을 다시 읽으며 새롭게 반성한다. 나는 시공을 초월하는 선생님의 글을 즐겁게 읽고 기쁨을 맛보는 “수용적 독자”이며 그의 역사적 삶의 깊은 뜻을 준별해내고자 하는 “비평적 독자”다. 찬사로만 끝나는 비평은 공평무사성을 범하니 철없고 위험하다. 비판으로만 끝나는 비평 역시 인색하니 바람직하지 않다. 인간 피천득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공간 그리고 한반도 분단과 6·25전쟁 그리고 산업화, 근대화, 민주화 과정을 몸소 경험하며 살아낸 역사적 작가이다. 그러나 한국문학에서 피천득에 대한 합당한 문학사적 평가는 어떤 것인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금아의 삶과 문학을 올바르게 읽어내고 가치부여 하는 일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피천득은 따르는 제자들과 추종자들이 많다. 하지만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지식으로 또는 기억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의 사상과 작품을 내 삶 속에서 작동시켜 나자신과 주변을 변화 생성시키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자주 빠진다. 이럴 때 나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절로 들 뿐이다. 머리와 혀로만 피천득을 논한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피천득의 삶과 문학 이야기에서 비루한 삶을 위한 지혜를 찾아내어 그것을 비루한 시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살아내는가가 문제의 핵심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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