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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100선(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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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67990588
ISBN-13 : 9788967990589
명시 100선(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서정윤 (엮음) | 출판사 북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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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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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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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노래 하는 시, 마음으로 암송하는 시
서정윤이 가려 뽑은 명시 100편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100선』은 시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시를 읽고 느끼는 대로 가슴속에 간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시를 특별히 구분하지도 않았다. 어느 페이지든지 펼쳐지는 대로 읽고 느끼면 된다. 국내 시와 외국 시의 구분도 없다. 외국 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 또한 시를 읽는 자의 마음속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장벽이라 믿기 때문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다 보면 잊고 있었던 시의 울림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서정윤 (엮음)
엮은이 서정윤은 만남, 기다림, 사랑, 아픔 등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절실한 삶의 문제들을 그려내는 시인 서정윤은 1957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였으며 2010년 현재 대구의 영신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활동 중이다. 1984년 〈현대문학〉에 시 「서녘바다」 「성」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작품으로 시집 『홀로서기』『가끔 절망하면 황홀하다』『슬픈 사랑』『따옴표 속에』, 소설집 『오후 2시의 붓꽃』, 수필집 『내가 만난 어린 왕자』『홀로 이룰 수 없는 사랑』, 우화집 『상어하느님 이름은 카우후후』 등이 있으며, 많은 공저서에도 참여했다.

목차

시를 고르며……

1. 그대의 입술은 꽃으로 말하리
별 헤는 밤 - 윤동주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진달래꽃 - 김소월
성탄제 - 김종길
귀천 - 천상병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섬 - 전현종
목마와 숙녀 - 박인환
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
행복 - 유치환
지옥에서 보낸 한 철 - 랭보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해에게서 소년에게 - 최남선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당신을 사랑하기에 - 헤르만 헤세
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사평역에서 - 곽재구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첫사랑 - 괴테
산비둘기 - 장 콕도
휴전선 - 박봉우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생의 한가운데서 - 휠덜린

2. 그대의 눈이 노래를 좇으리
초토의 시 8 : 적군 묘지 앞에서 - 구상
가을에 - 정한모
사랑의 찬가 - 네르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풍장 1 - 황동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슈킨
벼 - 이성부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유령 - 보들레르
동방의 등불 - 타고르
겨울 바다 - 김남조
눈 - 김수영
로렐라이 - 하이네
가을날 - 릴케
풀잎 - 박성룡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그내는 나의 전부입니다 - 파블로 네루다
낙엽 - 구르몽
자수 - 허영자
사슴 - 노천명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인생찬가 - 롱펠로
바다의 소슬바람 - 밀라르메
이별 - 바이런

3. 그대의 귀에 바다가 들어오리
상현 - 나희덕
추일서정 - 김광균
사랑 - 드라이든
수선화 - 워즈워스
저녁눈 - 박용래
날아라, 시간의 포충망에 붙잡힌 우울한 몽상이여 - 장석주
개의 반박 - 루쉰
아가 6 - 신달자
눈물 - 김현승
낡은 집 - 이용악
이니스프리 호수 섬 - 예이츠
바다와 나비 - 김기림
물레질하는 여인의 노래 - 브렌타노
사랑은 아픔을 위해 존재합니다 - 칼릴 지브란
꽃 - 김춘수
광야 - 이육사
해 - 박두진
온종일 - 프뢰딩
차라리 침묵하세요 - 밀란 쿤데라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피아노 - 전봉건
동천 - 서정주
가던 길 멈춰서서 - 워리엄 헨리 데이비스
어느 인생의 사랑 - 브라우닝
빛나는 별이여 - 키츠

4. 그대의 가슴에 하늘이 싹트리
님의 침묵 - 한용운
달밤에 친구는 오지 않고 - 백거이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그대는 내게서 본다 - 세익스피어
아, 해바라기여 - W 브레이크
나그네 - 박목월
불놀이 - 주요한
낙화 - 이형기
엄마 걱정 - 기형도
나 자신의 노래 - 휘트먼
마리아의 노래 - 노발라스
승무 - 조지훈
거울 - 이상
비오는 창 - 송욱
햇살에게 - 정호승
향수 - 정지용
노동의 새벽 - 박노해
남해금산 - 이성복
사랑하는 그대여, 나 죽거든 - 로제티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화성
문의 마을로 가서 - 고은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목계장터 - 신경림
춘망 - 두보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소망의 시 1 - 서정윤

시인 소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문학을 공부하고 시 한 구절에 마음에 아파 밤을 지새우던 그런 청춘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슬픈 현실. 이 아픈 시대에 서정윤 시인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속으로 암송해야 할 시 100편을 하나로 모아 책으로 펴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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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공부하고 시 한 구절에 마음에 아파 밤을 지새우던 그런 청춘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슬픈 현실. 이 아픈 시대에 서정윤 시인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속으로 암송해야 할 시 100편을 하나로 모아 책으로 펴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100선』은 시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시를 읽고 느끼는 대로 가슴속에 간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시를 특별히 구분하지도 않았다. 어느 페이지든지 펼쳐지는 대로 읽고 느끼면 된다. 국내 시와 외국 시의 구분도 없다. 외국 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 또한 시를 읽는 자의 마음속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장벽이라 믿기 때문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다 보면 잊고 있었던 시의 울림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00만 명의 가슴을 울린 시인 서정윤이 고른 시
시집이 베스트셀러인 시절이 있었다. 그중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는 당연 독보적이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이 구절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기억하는 구절일 것이다. 서정윤 시인의 시집 〈홀로서기〉는 87년, 88년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가 사라지고 있다. 문학을 공부하고 시 한 구절에 마음에 아파 밤을 지새우던 그런 청춘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이 시대를 아파하며 서정윤 시인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속으로 암송해야 할 시 100편을 소개한다.

세월을 두고 가슴을 울리는 시가 사라진다
시가 없어도 세상이 돌아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가 있다면 우리의 영혼은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서정윤 시인은 시다운 시는 사라지고 입시를 위해 외우는 삭막한 시만 존재하는 현세대를 아쉬워한다. 그것은 분명 시의 잘못이 아니라 시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잘못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시를 가슴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하려 한다.
밑줄 긋기에 익숙한 우리네들은 시를 보면 주제어를 찾아내려 애쓰고, 시의 운율이 내재율인지 외재율인지를 파악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감각적인 시들만 각광 받고 세월을 두고 울림을 주는 시들은 잊혀졌다.
서정윤 시인은 그런 울림을 주는 시들을 학생들에게 그리고 시를 잊고 영혼을 비우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이 시집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100선〉을 엮었다.

시는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100선〉은 시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시를 읽고 느끼는 대로 가슴속에 간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시를 특별히 구분하지도 않았다. 어느 페이지든지 펼쳐지는 대로 읽고 느끼면 된다. 국내 시와 외국 시의 구분도 없다. 외국 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 또한 시를 읽는 자의 마음속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장벽이라 믿기 때문이다.
한때 시집을 선물하는 낭만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지금은 시집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시집이란 약 1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영혼에게 가장 값진 선물임을 현대인은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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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대표 시를 한 권에 만나서 좋았다. 한국시인의 시는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외국 시인의 시는 그다...

    대표 시를 한 권에 만나서 좋았다. 한국시인의 시는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외국 시인의 시는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느낌을 살리기가 어려움). 한국어로 번역된 거라 그런가. 원문을 같이 수록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뭔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조금 바꾸고, 한국시인과 외국시인으로 나누면 좋겠다. 후자에는 원문도 수록해서 모두 만나볼 수 있도록 하면 더욱 좋고.

  •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100선 / 서정윤 묶음.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nbs...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100/ 서정윤 묶음.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 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수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두 곳 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자산이 되었을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 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빈다. 우리는 우전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올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냉면은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은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보다 우아해지리다.

     

    우리는 푼돈을 벌기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한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들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그의 눈에 눈꼽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기었다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도서관 시창작반에서 사용할 수업 참고 도서로 이재무 시인의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를 구매했다. 이 책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시 100은 그러니까 뜻하지 않은 연유로 나와 인연이 닿은 시 묶음집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시인들의 시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괴테나 롱펠로우. 헤르만 헤세, 프로스트, 랭보, 말라르메, 푸쉬킨,... 등의 외국 시인의 시조 제법 여러 편이 수록되어 있다. 고등학교 시절 이런 외국시인들의 시를 읊조리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잠시 마음이 순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런 시들을 모아서 책으로 묶은 목적이 바로 이런 정서의 흔들림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또 들어서 목적을 이룬 이 책을 지긋이 바라보기도 했다.

     

    굳이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전체 옮겨 적은 이유는 이 시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돌이켜보니 이 시 전체를 읽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득, 나의 도서관 수업 내용이 퍼뜩 떠올라 고개를 갸웃거려보기도 했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명시라지 않는가.

    그 명시에는 기형도의 시도 있고 정희승의 시도 있다. 물론 김수영의 시도 또 백석의 시도 들어있다.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도 있고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도 실려있다. 이 두 사람의 시가 이 책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명시라 이름 붙혀진 시들을 만나며 어떤 시가 끝끝내 명시의 소리를 들으려는지 어떤 시가 사라지게 될는지를

    가늠해보게 되었다.

     

    또한 시인의 자세, 시인의 시각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김지하, 박노해, 서정윤 이들을 모두 한 선상에 놓고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자기에게 주어진 명성을 독자의 신뢰를 끝까지 지키지 못 한 것? 시와 삶을 일치시키는 일에 대하여 결국은 실패한 것?

    암튼, 좋은 것만 보여주는 것이 좋은 선생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를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좀 더 넓어진 지혜의 눈을 가지게 하는 것. 그것이 갖다 버릴 것이면 또 어떠랴. 그것을 보면서 나를 뒤돌아보고 바른 삶의 방식을 깨달았다면 그 안 좋은 것이야말로 좋은 선생일 터. 그리하여 불경에 쓰여진 말씀도 하나도 틀림이 없으니...

    돌아보면 선생 아닌 것이 하나도 없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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