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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페미니즘프레임 4: 인터뷰)
204쪽 | | 114*204*21mm
ISBN-10 : 1155251318
ISBN-13 : 9791155251317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페미니즘프레임 4: 인터뷰) 중고
저자 안미선 | 출판사 낮은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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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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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상태가 최상급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아쉽게도 종이 색도 누렇게 변했고... 최상급은 아니고 상급인듯합니다. 그래도 좋은 책 구할 수 있으니.. 그 점에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3점 kanghyu*** 2020.10.08
49 ^^************** 5점 만점에 4점 zoo*** 2020.09.17
48 거의 새책이나 다름 없습니다. 전부터 이용했지만 앞으로도 애용할 것 같아요. 5점 만점에 5점 Sat*** 2020.09.07
47 `````````````````````````` 5점 만점에 5점 asdr9*** 2020.09.05
46 감사합니다. 잘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aquas***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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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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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보는 다른 관점”
페미니즘프레임 ‘페미니즘프레임’은 우리 자신과 일상을 ‘페미니즘’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다르게, 더 깊게, 정확하게 들여다보려는 인문 시리즈이다. 익숙한 주제들을 젠더 관점으로 낯설게 봄으로써,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일상 곳곳에 밴 불평등들을 짚어가고자 한다.

저자소개

저자 : 안미선
이야기를 듣고 써 왔다.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주로 기록했다. 쓴 책으로 『여성, 목소리들』 『언니, 같이 가자!』 『똑똑똑 아기와 엄마는 잘 있나요?』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모퉁이 책 읽기』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엄마의 탄생』 『기록되지 않은 노동』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노크
공간
녹음

눈물
침묵
어긋남
표정
청중
경계
독백
진실
광장

책 속으로

나는 이름 없는 작가가 바닥에 놓은 작은 녹음기 하나에도 예의를 차리면서 자리를 내어주던 이들을 기억한다. 틀린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던 얼굴들을 기억한다. 그녀들은 또박또박 말하면서 때로 무의식중에 손을 모으고 있었다. 그 손은 주름지고 거칠었다....

[책 속으로 더 보기]

나는 이름 없는 작가가 바닥에 놓은 작은 녹음기 하나에도 예의를 차리면서 자리를 내어주던 이들을 기억한다. 틀린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던 얼굴들을 기억한다. 그녀들은 또박또박 말하면서 때로 무의식중에 손을 모으고 있었다. 그 손은 주름지고 거칠었다. 쓰라린 세월 속에서 이를 악물고 살아온 이들이다. 폭풍 속에서 집을 지켜 왔고 자신이 겪은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며 다음 세대를 길러 낸 이들이다. 여성의 역사가 기록되지 않고 전승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길러 낸 자리를 우리가 모르고, 우리가 여전히 물려받은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녀들이 입을 열고 내가 그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그녀들뿐 아니라 나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녹음기를 켜는 순간 마음이 간절해진다. ‘부디 말해 주세요, 당신이 살아 낸 이야기를 들어야 내가 살 것 같아요.’
- ‘녹음’에서

“안 잊어버리는 게 있는데 옛날에 엄마가 장바구니를 들고 외상으로 쌀을 얻으러 쌀가게에 갔어. 우리 집에서 골목을 돌아가야 쌀가게가 있는데, 쌀가게에서 외상을 잘 안 줄라 한다더라고. 눈물 난다…… 그래 엄마가, 진짜 쌀 얻어 올 수 있을까, 쌀가게에 가면 정말 쌀을 받아 올 수 있을까 졸이는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봤어. 엄마가 바구니를 끼고 골목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데 왜 그리 마음이 안됐는지. 너무너무…… 못 얻어 온 거야. 난 그게 절대 안 잊혀…… 엄마는 그 수치심이 어땠겠니? 아, 그 수치심…… 나는 그게 죽을 때까지 안 잊힐 것 같아.”
말하는 이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면서도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 인터뷰는 그의 영혼에 다가간 것이다. 그는 알게 될 것이다. 그 다짐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는지, 자신이 얼마나 울고 싶었는지.
- ‘눈물’에서

여자들은 말을 하다가 종종 침묵했다. 가늘게 눈을 뜨고 혼자만의 상념에 빠지거나 신음 같은 소리를 내기도 했다. 남편이 가정 폭력을 저질렀고, 자신이 죽고 싶었다는 말을 소리로만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손을 휘휘 내두르며 “쉬익” “사악” 하는 소리만 냈다. 폭력이 일상이 된 자리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이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말이 또렷한 소리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폭력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소리라는 걸 알았다. 그녀들이 침묵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책과 논문들을 찾아 읽기도 했다. 때로는 질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하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 그래야 침묵 안에 들어 있는 기나긴 이야기를 추측할 수 있었다.
- ‘침묵’에서

포르텔리 교수는 그날 두 가지 질문을 했다.
“그 사람이 왜 당신을 믿어야 합니까?”
“그리고 당신은 당신 자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매번 어긋나게 앉아 있다. 말하는 이는 상대를 보고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듣는 이는 둘 사이에 놓인 차이를 목격한다. 같은 자리에서 만났다 하더라도 불평등한 사회에서 불평등한 관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나이가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정체성이 다르고 계급과 지위가 다르다. 직접 대면했기 때문에 그 차이는 더욱 강렬하게 인식된다. 중요한 것은 그 차이를 인터뷰 과정에서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
-‘어긋남’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갇혀 있지 않았다. 그녀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싸우고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잘 알았고, 꿋꿋이 걸음을 떼고 있었다. 학대와 폭력과 가난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새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삶뿐 아니라 이야기도 시간 속에서 자라고 변한다. 한 사람은 삶을 사는 동시에 이야기를 산다.
-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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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여성이 여성의 말을 듣는다는 것 페미니즘프레임 네 번째 권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는 ‘인터뷰’에 관한 책이다.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기록해 온 안미선 작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낸 첫 책이기도 하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 텔레마케...

[출판사서평 더 보기]

여성이 여성의 말을 듣는다는 것

페미니즘프레임 네 번째 권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는 ‘인터뷰’에 관한 책이다.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기록해 온 안미선 작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낸 첫 책이기도 하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 텔레마케터 여성,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성, 전쟁을 겪은 여성, 성폭력 피해 여성, 장애 여성 등 다양한 위치의 여성들을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고 듣는 자리에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지” 담았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고자 노력했고 인터뷰 자리에서 우리의 언어를 찾아내기 위해 고투했다. ‘나는 실패했다’ ‘내 삶은 의미가 없었다’고 그녀가 말해도 나는 믿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말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듣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말을 하고 있었고, 그 말의 의미를 찾는 한 나도 그녀도 아직 실패한 게 아니었다.”

책의 목차는 ‘노크’에서 시작해 ‘공간’, ‘눈물’, ‘침묵’, ‘어긋남’, ‘진실’ 등을 거쳐 ‘광장’으로 이어진다. 13개 키워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들인 동시에, 두 사람의 만남이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되는 인터뷰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는 오랜 세월 인터뷰를 해오면서 “인간은 꼭 현실의 조건에 사로잡힌 존재가 아니며 여러 겹의 시간을 품고 자신의 시간을 실현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에게 인터뷰란 개개인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발굴하는 일이다.

“여성들이 남몰래 흘린 눈물, 진짜 느낀 감정들로 역사를 새로 쓴다면 우리는 얼마나 풍요로운 이야기를 물려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만나서 어긋나고 휘청이다가
결국엔 서로를 믿고 경계를 넘는다

인터뷰가 언제나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같은 여성이지만 작가가 여성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느낀 건 자신과 인터뷰이의 ‘차이’였다. “자신의 소수자성을 인식한다고 해서 다른 소수자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터뷰이는 때로 위악에 가득 찬 말들을 쏟아 내거나, 반대로 입을 꾹 다문 채 단단한 침묵 속으로 숨어들었다. 어떤 여성은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듣냐”며 짜증을 내기도 했고, 어떤 여성은 “더는 말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선을 그었다. 인터뷰이가 긋는 경계도 있지만, 인터뷰어가 “더 들을 수 없다”며 긋는 경계도 있다. 말하는 이의 고통이 듣는 이의 “몸으로 침투”해 오는 까닭이다.

“듣는 이는 몸으로 침투해 오는 이야기와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자아가 흔들리고, 안전한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마저 든다. 때로 자신이 아는 세계가 휘청거리는 위험도 동반한다.”

삶의 경험들이 아슬아슬하게 전달되거나 전달되지 못하는 자리, 묻고 되물으며 고조되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몸과 몸이 서로를 응시하는 그 자리. 인터뷰 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다루고 받아들이느냐다. 작가는 인터뷰의 가능성을 믿는다. 어긋나는 차이 속에서도 ‘그’와 ‘나’는 결국엔 서로를 믿으면서 경계를 넘는다.

“안전한 거리에서 타인을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 곁에 가까이 다가가면 알게 된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의 이야기라는 것을. 고백하자면, 차이가 커서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던 인터뷰를 해냈을 때 무엇보다 나의 시선과 생각이 가장 크게 변해 있었다.”

여자들의 이야기가
세상의 풍경을 바꾼다

겪은 일이라고 해서 모두 다 말하고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경험을 표현할 언어가 필요하고, 그 언어를 믿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위안부 생존자들은 50여 년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감추고 사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말하기 전보다 더 외면당하거나 비난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자들은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이야기가 자기 삶을 뿌리 뽑아 버릴 거라는 공포에 맞서 말하고, 어떤 여성은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는 의구심을 이기고 말을 꺼낸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가장 먼저는 말하는 당사자를 변화시키고, 두 번째로는 그 말을 듣는 이들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풍경을 바꾸어 낸다. 인터뷰는 한 사람의 인터뷰어가 말을 듣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모두에게 들려주기 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안미선 작가는 인터뷰를 할 때 “한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수많은 여성이 함께 말하고 있다고 느낀”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토대가 되어 우리는 지금의 자리에 발 딛고, 그 힘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그렇게 여자들은 “단절된 존재가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연결된 존재”들로서 세상의 풍경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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