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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벨 최후의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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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쪽 | 규격外
ISBN-10 : 8997962175
ISBN-13 : 9788997962174
슈나벨 최후의 자손 중고
저자 최욱 | 출판사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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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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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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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소요’의 진실을 이야기하다! 최욱의 장편소설 『슈나벨 최후의 자손』.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으로 의료과학 발달의 부작용으로 언젠가 우리가 겪을 수도 있을 소름끼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신체 조직의 자연적 훼손과 출혈, 세포 분열 체계의 교란과 신호 체계의 붕괴, 급격한 지능의 저하와 비정상적인 식욕, 육식에의 과도한 탐심을 일으키는 병에 걸린 사람이 죽은 자의 모습을 하고 이성을 상실한 채 마구잡이로 사람을 공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과 질투, 패배감에서 비롯된 악연의 고리가 한 사람의 죽음과, 한 사람의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삶을 지나 또 다른 한 사람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소개

저자 : 최욱
저자 최욱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대 초입의 어느 날 계시처럼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됐으나, 10년 가까이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서른을 앞두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어떠한 응답도 주지 않아 어떠한 가르침도 받을 수 없었던 수많은 공모전을 유일한 스승 삼아 글을 써오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으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슈나벨 최후의 자손』은 거대 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 3부작 가운데 1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현재 SF 하드보일드 탐정물인 두 번째 작품을 쓰고 있다.

목차

죽은 자들
구시가지
신시가지
시체들
신시가지
구시가지
식시자들

작가의 말

책 속으로

그 시계를 보는 순간 나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단숨에 그것에 사로잡혔네. (중략) 그 시계의 드러난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그러니까 흡사 조밀한 내장으로 가득 찬 작은 생물처럼 오묘하게 돌아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려한 외모를 가진 어떤...

[책 속으로 더 보기]

그 시계를 보는 순간 나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단숨에 그것에 사로잡혔네. (중략) 그 시계의 드러난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그러니까 흡사 조밀한 내장으로 가득 찬 작은 생물처럼 오묘하게 돌아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려한 외모를 가진 어떤 우아한 동물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운행하는 징그럽고 추악한 영혼과 욕망을 엿보는 것 같아 섬뜩하고 괴괴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야. (29쪽)

그렇게 어렸음에도, 절대 그것에 패배해 타성적인 유영으로 인생을 보내지 않으리라는 다소 성인적인 헛된 저항을 발악처럼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나로 하여금 영혼을 극단적으로 소모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른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발작적으로 그것을 거부하던 어린 시절의 내가 바로 비극 자체였으며, 또한 장차 청년 시절의 참담한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도리어 추악한 복수를 꿈꾸는 뒤틀린 영혼으로 스스로를 인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60쪽)

살아 있는 시체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것은 분명 사람이었지만, 사람이 아니기도 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허물어져가는 사람의 외양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짐승처럼 보였다. 추악한 본능에 지배당하는 짐승. 오로지 한 가지 욕구로만 움직이며 그것에 지배당하는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짐승 같은 존재. 그것은 세상 그 무엇을 보고도 느낄 수 없을 완벽한 공포의 매개자이자, 충실한 숙주였다. (84쪽)

누구도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 자는 없어 보였다. 당연했다. 우리는 죽음과 맞서 싸우고 있었으므로. 그들 중에 자기 부모나 형제, 자녀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사랑했던 연인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은 그런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웠다.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그것이 차라리 우리에게는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만은 우리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 할 수 없었으니까. 양심, 아니 마음이라는 것 자체가 생존의 욕구 앞에서는 배출하지 못한 노폐물만치나 쓸모없고 거추장스러운 것에 불과했다. 우리는 마음이 없는 시체들과 싸우고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의 마음을 제거해야 했다. (106쪽)

얼마 후 해를 가리던 구름이 지나가자, 도시는 축복을 받듯 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지만 텅 비어버린 모습이 똑똑히 드러난 그것은, 마치 죽음이 조롱하는 것처럼 흉물스럽고 음울한 존재와 다름없었다. 문득 나는 유리 위에 떠오른 얼굴을 보았다. 얽히고 부서진 채 비친 얼굴이 도시에 도사린 죽음과 겹쳐져 기묘하게 보였다. 나는 내가 정말로 그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이로워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140쪽)

벽 한 면이 온통 유리로 된 격리 병실 같은 방에 있자니, 그 시체들의 땅 위 공중에 위태로이 매달려 밤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꿔왔던 악몽이 기억났다. 시체들의 대지로 끝없이 추락하는 악몽. 나는 그 거역할 수 없는 죽음의 고장에서, 비로소 죽음이 나를 외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죽음과 대면하고 있었다. 새삼 그것이 두려워졌다. (156쪽)

“속죄라고? 신이라도 되고 싶은 건가? 운명적으로 선택된 네가 인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얘기하고 싶은 거야? 아니, 그렇지 않아. 네가 말했듯이 차라리 너는 도망치기를 원하는 부류지, 안 그래? (중략) 너는 네 손으로 야망을 이루고 싶었던 거야.” (166쪽)

말소리가 파편처럼 흩어졌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꿈도 현실도 하나같이 끔찍하고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꿈과 현실 그 어느 것도 위안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이 아닐까. (179쪽)

“알고 계십니까, 대위님은? 우리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들을 죽일 수 있는 까닭을? 그들을 증오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우리와 같았으나 이제는 달라진 것들……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존재들을 향한 두려움……. 바로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철저한 살육을 감행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공포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씻어내고자 말입니다.” (192쪽)

경사진 유리벽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그들이 새로운 층에 도달할 때마다 벽이 박살나며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깨어진 유리로 액체가 흘러들듯 검은 덩어리에 순간적으로 공백이 생겨났다가, 다시 검게 채워지는 것이 보였다. 건물은 하부부터 차츰 암흑에 먹혀들고 있었다. 땅에서 솟아난 어둠의 얼굴이 턱을 벌려 건물을 으적으적 씹어 삼키는 것 같았다. (203쪽)

“정말 내가 괜한 짓을 했나 봐. 차라리 짐승으로 죽는 편이 나았을 텐데. 그랬다면 오로지 고통 속에서만 죽을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들은 절망 속에서 죽겠군!” (207쪽)

“나는 이제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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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불온한 전설처럼, 음밀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살아 있는 시체들이 거대한 물결이 되어 도시를 휩쓸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인간을 잔인하게 만든다! 세계가 연합정부의 통치 아래 놓이고, 입체 영상 텔레비전과 무인 택시가 일반화된 미래의 어느 시...

[출판사서평 더 보기]

불온한 전설처럼, 음밀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살아 있는 시체들이
거대한 물결이 되어 도시를 휩쓸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인간을 잔인하게 만든다!


세계가 연합정부의 통치 아래 놓이고, 입체 영상 텔레비전과 무인 택시가 일반화된 미래의 어느 시점, 무명작가 K는 외조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고치려고 수소문 끝에 ‘전설의 시계 장인’을 찾아간다. 시계를 꼭 고치겠다는 생각보다 소문만 무성한 노인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던 K는 시계를 알아보는 듯 반응하는 노인에게 시계를 줄 테니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노인은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과거를, 역사의 기록과는 다른 ‘죽은 자들의 소요’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세 남자의 이야기

나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혼자서 수도로 상경해 어렵사리 시계 장인의 제자가 되었다. G 역시 시계 장인의 제자로, 나는 G가 공방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장인의 제자들 가운데 실력이 가장 뛰어났을뿐더러 장인의 딸과도 가장 친했다. 하지만 외모가 수려한 G는 금세 나를 비롯한 모든 제자들의 실력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그녀의 사랑마저 차지한다. 나는 그런 G를 향해 패배감과 질투를 느끼다 결국 분노의 감정까지 키운다. G가 장인 몰래 시계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교묘하게 그 사실을 장인에게 흘리고 G는 공방에서 쫓겨난다. 계략으로 G를 쫓아낸 나는 G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G가 만든 시계를 간직하며 시계를 볼 때마다 경외감과 함께 좌절감과 자기혐오를 느낀다.
후에 나와 G는 ‘죽은 자들의 소요’라는 역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난다. 나는 군에 입대해 ‘청소대’가 학살한 ‘죽은 자(시체)’들의 사체를 불태우는 임무를 맡았다가 군이 치열한 접전 끝에 시체들을 한곳으로 몰아넣고 울타리를 세운 후에는 망루에서 경계 임무를 맡게 된다. 수년 동안 망루에서 울타리 안에 지어진 정체불명의 피라미드형 건물과 그 주변을 맴도는 시체들을 지켜보던 나는 신경쇠약에 걸려 전역을 신청하고, 군은 전역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피라미드 내부를 둘러보고 그곳 상황을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렇게 죽은 자들의 도시 가운데 있는 피라미드로 들어간 나는 특수질병연구센터의 소장이 되어 있는 G를 만난다. G는 그곳에서 시체가 되는 병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G는 청소대에 복무하던 중 시체에게 물렸지만 시체로 변하지 않은 자신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시체들의 변패를 지연시키고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지능을 되찾아주는 데까지 성공한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을 눈앞에 둔 G가 다른 일을 꾸민다고 의심한 정부가 피라미드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를 만들고자 나를 피라미드를 보낸 것이다.

공방에서 제자라는 같은 입장으로 처음 만난 나와 G의 운명은 장인의 딸을 동시에 사랑하면서 얽히기 시작한다. 나는 G를 쫓아내기 위해 계략을 꾸몄고, 나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과 장인의 신뢰를 잃은 G는 그녀를 향한 집착과 복수에 대한 열망을 연료 삼아 시체들의 도시를 만들고 그 가운데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다. 전 인류를 위협하는 괴병의 퇴치와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대혼란이 역사가 기록한 ‘죽은 자들의 소요’라면 개인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해 정부와 시체가 된 자들을 철저히 이용한 G의 행적이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다. 자신의 추악한 욕망만을 좇던 G는 그 결과로 다가온 파멸을 피하지 않고, G로 하여금 파멸의 길에 첫발을 내딛게 한 나는 그의 짐을 대신 짊어짐으로써 과거의 죄를 씻는다. 사랑과 질투, 패배감에서 비롯된 악연의 고리는 한 사람의 죽음과, 한 사람의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삶을 지나 또 다른 한 사람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으로 이어진다. 소설 속 두 남자의 이야기는 개인의 집착과 분노가 어떻게 역사의 이면에서 그 흐름을 잠시나마 바꾸어놓았는지를 보여준다.

세 번째 남자는 지방정부령 최대 기업인 G3의 회장 C로, 개인사가 세상에 거의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인물이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정체가 밝혀지는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죽은 자의 운명을 저주하며 끈질기게 아버지를 부정한다. 하지만 어렵게 지금의 자리에 오른 C 회장은 기이하게 닮은 궤적을 밟으며 아버지의 운명을 재현한다. C 회장이 그토록 증오하고 벗어나고자 한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파멸을 향한 본능이 그의 혈관을 타고 흘렀기 때문일 것이다.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능력을 물려준 아버지가 인류를 구원한다는 착각 속에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었듯이 C 회장 또한 스스로를 혐오하며 죽지 못해 살아간 이들을 구원한다는 개인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해 그들의 죽음 위에 무리하게 도시를 지음으로써 결국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고간 것이다.

죽은 자들이 일으킨 광란의 공포, 그리고 인간

지금은 책과 영화, 드라마, 코미디까지 좀비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끊임없이 좀비가 재생산되고 좀비물이 인기를 끄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시체’, ‘죽은 자’, ‘식시자(食屍者)’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좀비들은 ‘공수병, 인플루엔자, 후천성면역결핍증, 뇌염, 홍역 등의 치명적인 몇 가지 바이러스들이 결합하여 변종한 신종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급성 전염병’에 걸린 이들로, 이 병은 ‘신체 조직의 자연적 훼손과 출혈, 세포 분열 체계의 교란과 신호 체계의 붕괴, 급격한 지능의 저하와 비정상적인 식욕, 특히 육식에의 과도한 탐심’을 일으킨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 허물어져가는 인간의 외양을 가까스로 유지한 채 식욕이라는 한 가지 욕구로만 움직이는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짐승 같은 존재이다.
이 소설의 좀비들이 다른 좀비물에서보다 끔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체가 되는 병’이 의료과학 발달의 부작용으로 언젠가 우리가 겪을 수도 있을 소름끼치는 미래로 그려지고, 그로 인한 혼란 속에서 보이는 인간들의 잔인무도한 행태가 현실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일 것이다. 병을 일으키는 괴바이러스는 시시한 소문으로 사람들 사이를 떠돌다가 점점 무성해지더니 구체적인 사례담이 되어 온 나라에 퍼져나간다. 하지만 시체들의 이야기는 괴담으로만 유포될 뿐 정부는 그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은 채 군대를 동원해 비밀 작전을 펼치며 시체들을 학살한다. 그리고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을 염려한 사람들은 편집증적으로 위생 관리를 하고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한다. 그리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한 나머지 자신이 감염되기 전에 시체들이 모조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에서 시체라고 불리는 존재는 정말 죽은 이들이 아니다. 죽은 자의 모습을 하고 이성을 상실한 채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공격하지만 사실 그들은 사람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한 정신으로 감염을 두려워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방제를 바라다가 먼저 병에 걸린 이에게 물려 고통스러운 욕구에 휘둘리는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들인 것이다. 극도로 혼란한 상황 속에서 인간성의 상실을 염려할 겨를조차 없는 사람들을 보며 도덕적 잣대를 자신있게 들이댈 수 없는 것은 가능한 미래, 다시 말해 같은 형태는 아니더라도 원인과 치료법을 알 수 없으며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질병이 걷잡을 수 없이 창궐하게 될 미래에 대한 공포가 슬며시 고개를 쳐들기 때문이고, 강도는 다를지라도 지금의 현실에서도 비인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광경을 비일비재하게 목격하고 있다는 깨달음이 스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소설 속의 시체들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두려운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추천사]

21세기의 좀비는 더 이상 공포영화의 괴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람을 물어뜯고 엄청나게 번식하여 마침내 종말을 가져오는 전염병의 은유만도 아니다. 이제 좀비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갈 곳 없이 떠도는 우리들의 참혹한 자화상이자 ‘정상’임을 주장하는 다수에게 핍박받는 소수자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에 등장하는 시체들도 그렇다. 절대적인 악에서 또 하나의 삶을 추구하는 생명으로 진화한 그들은, 더 이상 우리들의 공동체를 공격하는 악마가 아니다. 그들이 악마라면 그것은 곧 우리가 악마라는 말이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은 우리가 어떻게 시체가 아닌 인간인지를, 좀비의 인간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흥미롭다. _김봉석(대중문화평론가)

『슈나벨 최후의 자손』은 요즘 유행하는 좀비 서사를 다뤘다.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프랑켄슈타인적 욕망이라는 고전적 테마와 완전히 새로운 도시 공간을 창조하려는 기업가적 야망을 결합시켜 새로운 좀비 장르를 만들었다. _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이순원, 신승철, 심진경, 정은영, 구경미, 김도언, 정이현, 김미월,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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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직한 서사가 머리속을 꽉 채운 채 떠나지 않는다. 300여 페이지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었다.대화를 자제한 채 펼쳐지...

    묵직한 서사가 머리속을 꽉 채운 채 떠나지 않는다. 300여 페이지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었다.

    대화를 자제한 채 펼쳐지는 미래 혹은 현재 어느 사회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이야기. 이야기 안의 이야기와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마치 트릴로지처럼 세 가지가 묘하게 평행선을 달린다. 창조자로서의 작가의 욕망이 이야기와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거세게 끌어가며 끝까지 달린다. 

     

    SF와 좀비 서사가 언제나 현실을 반영하고 재창조해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작가의 겸손한 변명이 곧 반어임을 느끼게 한다. 이 추운 날씨에도 삶의 안위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을 시청 앞에 모여들게 하는, 도시를 이끄는 사람들과 세상을 조종하는 사람들이 여전하므로. 무엇보다 총통을 연상케 하는 그분은 이 시대 작가들에게 크나큰 영감을 안겨주고 있다.

     

    제목이 주는 궁금증, 그리고 시계공에 대한 우화가 마지막에 풀리며 이야기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기억과 왜곡이 얼마나 당연한가를 느끼게 한다. 아울러 좀비처럼 보낸 몇몇 날들을 돌아보며 반성도 했다. 뜨겁게 살자. 끊임없이 관성에 따라 살라하는 세상을 따라 영혼 없이 거하지 말고, 죽은 듯 어려운 날들이지만 강한 의지와 욕망을 불태우며 살고 싶다고 느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슈나벨 최후의 자손과 같은 장르이건 아니면 아주 다른 장르이건, 집요하고 묵직한 서사로 무장한, 이 엄혹한 세상에 던지는 짱돌같은 작품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이곳의 모두를 실험 대상으로 삼기로 했어. 임상 시험을 위해서는 더 많은 표본이 필요했으니까. 약을 대량 생산해 거리의 모두에게 복용시켰지. 그러기 위해서 경구용의 작은 알약 형태로 치료제를 가공했어. 네가 공장에서 본 그 약 말이야. 하지만 그것 자체가 진짜 약은 아니야. 약이 든 주사기일 뿐. 그것을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면 위벽에다 갈고리를 걸어 혈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게 만들었지. 그들에게 투약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거든. 우리는 숨죽인 채 경과를 지켜봤어. 그리고 일어난 변화는...... 정말이지 놀라웠어. 그들이...... 삶을 시작한 거야!

     

     

    하지만 이곳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제 생각은 차츰 변했습니다. 그토록 혐오하던 존재들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아니 오히려 우리보다 더 인간적이랄 수 있을 그들의 삶을 보면서 심지어 죄책감을 느끼기까지 했죠. ......알고 계십니까, 대위님은? 우리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우리와 같았으나 이제는 달라진 것들......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존재들을 향한 두려움...... 바로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철저한 살육을 감행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공포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씻어내고자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그럴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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