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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모닝] 2021 나를 기록하다
  • 교보인문학석강 민은기 교수
  • 2020 손글쓰기캠페인
  • 제61회 한국출판문학상
  • 교보인문학석강 민은기 교수 - 유튜브
  • 교보아트스페이스
  • 북모닝 책강
바리데기
301쪽 | A5
ISBN-10 : 893643358X
ISBN-13 : 9788936433581
바리데기 [양장] 중고
저자 황석영 | 출판사 창비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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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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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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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륙과 대양을 건너 런던에 정착한 탈북소녀 '바리'의 여정을 그린 황석영 신작소설. 작가는 소설 속에 '바리데기' 신화를 차용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21세기 현실을 박진감있게 녹여냈으며,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한반도와 전 세계에 닥쳐 있는 절망과 폭력, 전쟁과 테러의 모습을 담아냈다.

북한 청진에서 지방 관료의 일곱 딸 중 막내로 태어난 주인공은 아들을 간절히 원했던 부모에 의해 숲속에 버려진다. 그런 그녀를 풍산개 '흰둥이'가 다시 데려다놓고, 버린 아이라고 '바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주인공은 심하게 앓고 난 뒤부터 영혼, 귀신, 짐승, 벙어리 등과도 소통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시간이 흘러 소련이 무너지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북한의 정치경제는 급속히 나빠지고 홍수로 죽는 이들이 늘어난다. 중국과 무역업을 하던 외삼촌은 결손이 나자 몰래 탈북해 남한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들린다. 외삼촌 때문에 아버지는 모진 고초를 당하고, 어머니와 언니들도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면서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양장제본>

전통설화에서 '바리데기'는 오귀대왕의 일곱째 공주로 태어나 버려진다. 하지만, 부모가 병이 들자 나머지 딸들은 약을 구해오기를 거절하고 바리데기만 저세상으로 가 온갖 고생 끝에 서천의 영약(생명수)을 구해 죽은 부모를 살린다. 이후, 바리데기는 사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오구신으로서 무당의 원형으로 받들어지기도 하였다.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소설은 전쟁과 국경, 인종과 종교, 이승과 저승, 문화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신자유주의 그늘을 해부하는 동시에, 분열되고 상처받은 인간과 영혼들을 용서하고 구원하는 대서사를 펼쳐 보인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엮은 것으로, 속도감 있는 문장과 감동적인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황석영
1962년에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하여 등단하고,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탑」과 희곡「환영(幻影)의 돛」이 각각 당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객지』, 『가객(歌客)』등이 있으며, 대하소설 『장길산』(전10권),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흐르지 않는 강』과 희곡집 『장산곶매』, 광주민중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등을 펴냈다.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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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곽연향 님 2012.06.30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미 지상에서 지옥을 겪는 거란다. 미움은 바로 자기가 지은 지옥이다.

  • 곽연향 님 2012.06.29

    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 박용호 님 2011.02.13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회원리뷰

  •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 대하여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측은지심이 ...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 대하여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측은지심이 우리 양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일수록 그 장면을 외면하려고 하는 때가 있다.

    왜 굳이 그러한 장면을 공개하냐며 도리어 반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

    바리데기는 한 탈북민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매(샤먼)인 이 여인은 어떻게 보면 세상사를 초월한 관찰자로 보이기도 한다.

    이 여인의 인생은 너무나도 괴롭고 충격적이었기 ˖문에 그것을 1인칭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그 이야기를 듣는 우리들이 무게를 견뎌낼 수 있었을까.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은 그렇게 끔찍한 현실들을 실제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탈북민, 밀항자, 실향민, 난민들은 이승의 지옥을 살고 있다.

    .

    책에서 주인공 '바리'는 민담에 나오는 바리공주의 인생을 21세기에 살아간다.

    그는 영매로서 모든 고통 당하는 자들을 위로한다.

    바리가 찾아다니는 영생수가 무엇이었을까?

    황석영은 그것이 '눈물'이라...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긍휼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면.

    함께 슬퍼할 수 있다면.

    이 땅에서 치고받는 이런 끔찍한 고통이 점차 해소되지 않을까.

  • 바리데기 - 황석영 | fe**as | 2014.09.05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다 읽고 황석영 아저씨에게 등 떠밀리듯 책을 덮어야 했다.   아! 난 아직 바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데 ...
    다 읽고 황석영 아저씨에게 등 떠밀리듯 책을 덮어야 했다.
     
    아! 난 아직 바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데
     
    할머니가 잘 시간 다 됐다며 매정하게 옛날 이야기를 그치듯
     
    그렇게 바리와 헤어져야 했다.
     
    이 소설은 현재 동시대에 살고 있는 세계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끄집어내고 있어서
     
    그것이 소설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차마 생각하지 못한 북한의 생활상은 이 소설을 통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외에 우리네의 토속적인 문화를 잘 표현해 낸 것은 시골풍경을 담은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바리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에게 상처가 되는 모든 사건과 주변의 말들을 의연하게(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드러내지도 않는다.(소설의 말미에서야 자기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작가는 너무 바리에게 가혹하다. 바리에게 그토록 혹독하게 대하여
     
    그 어떤 것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철같은 존재로 까지 만들었어야 했는가.
     
    굳이 그렇게까지 안해도 충분히 독자는 바리에 대하여 안타까운 시선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과연 그와 같은 강철의 여성(남성)이 존재할 수 있는가.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을 견뎌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그토록 홀로 그것을 견뎌내게
     
    내버려둔 우리모두의 잔인한 무관심에 돌을 던지고 싶다.
     
    옛날에 비해 현대 사회는 인간중심, 인간편의를 위하여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자연을 '변형'시켜왔으나
     
    우리는 과거보다 여전히 인간(생명)의 존귀함이 짓밟힌 시대를 살고 있다.
     
    결국 인간도 자연도 모두 큰 훼손을 당하고, 계속해서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이젠 정치인과 대통령도 재벌의 하수인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바리처럼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고 그것을 승화시켜 전인류애적 사랑의 마음을 띤 그런 말도 안되는 존재들이
     
    되도록 강요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물론 소설은 위에 내가 격하게 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항상 어쩔 수 없는 희생을 강요당하고 우리만 그것을 그러려니 이해하고 살아야하는 우리네 삶이
     
    눈물나게 불쌍해서 마음이 격동한 것 뿐이다.
     
    우리는 이런 마음의 움직임(動)을 그때 뿐으로 내버려두지 말자. 그것을 다시 상기하고 늘 깨어있는 존재로
     
    어제보다 더 양심적으로 살기를 노력하자.
     
    감상문이 삼천포로 빠지긴 했지만... 머리가 조금 맑아짐을 느끼며 글을 그친다.
  • 언젠가 미이 언니와 함께 두만강에 나갔다가 사람이 천천히 떠내려오는 걸 보았다. 어린애를 업은 채 앞으로 처박힌 아낙네의 시체...
    언젠가 미이 언니와 함께 두만강에 나갔다가 사람이 천천히 떠내려오는 걸 보았다. 어린애를 업은 채 앞으로 처박힌 아낙네의 시체였다. 그러니까 아기와 엄마가 함께 죽은 것이다. 언니와 나는 보통때 같았으면 깜짝 놀라서 외마디소리도 지르고 누군가를 부르러 달려가기라도 했으련만 숨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시체 뒤로 풀린 채 길게 따라서 흘러내려가는 포대기끈이 흐느적거렸다. 나중에 그 강변에는 더 많은 시체들이 떠내려오곤 했는데 맞은편 중국인 마을에서는 자기네 기슭에 닿으면 장대로 밀어내곤 했고 이쪽에서도 군인들이나 장정들이 지켜섰다가 강심으로 밀어내곤 했다. 어느날인가 저녁때 사택 동네의 사람들이 수런대는 기색이더니 군인들이 리어카를 끌고 중심가를 내려오는 게 보였다. 우리도 처음에는 양곡포대를 덮어놓아서 무엇인지 모르다가 그 아래로 삐죽이 나와 있는 사람의 발을 여러 개 보고는 시체인 줄 알았다. (48-49쪽)
     
    1990년대 중반의 풍경이라기보다 지주와 외세의 이중고에 시달리던 식민지 시대의 풍경 같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보고에 의하면 삼백여만 명의 북한 주민이 굶주림과 영양실조 후유증으로 죽어갔다니 결코 과장된 묘사가 아닙니다. 비만과 다이어트의 열풍이 지배하는 우리의 지척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소설은 이 시기에 열살 남짓의 나이로 부모 형제가 죽거나 흩어지게 되어 혼자가 된 바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바리 설화 속의 바리처럼 또는 식민지 시대의 유랑민처럼 온갖 험한 일을 겪으며 중국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영국으로까지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인종과 섞여 살며 파키스탄인 남자와 결혼을 하고 세계사의 큰 사건에 연루됩니다. 이러한 세계사적인 사건과의 연루를 통해 작가는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 같은 세상에서도 끝내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합니다. 

  • 바리데기 | an**hysi | 2012.12.0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전통설화 바리데기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인듯 하다...... 북한의 7딸중 7번째로 태어난 바리..... 그녀는 할머니,...
    전통설화 바리데기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인듯 하다......
    북한의 7딸중 7번째로 태어난 바리.....
    그녀는 할머니, 부모님 6명의 언니들과 평화로운 삶을 산다....
    그러다가 가족들과 헤어지고 가족들의 죽음과 만나고 그러면서 중국으로의 밀입국...
    영국으로의 밀항......바리데기는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이기고 영국에서의 삶을 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참상과 전쟁의 공포 인간의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한 듯 하다.
  • -마왕이 노인이 되면, 생명수를 얻는다?!- 『바리데기』를 읽고 1.이름풀이 “...할머니가 아주 옛날에...
    -마왕이 노인이 되면,
    생명수를 얻는다?!-
    『바리데기』를 읽고


    1.이름풀이
    “...할머니가 아주 옛날에 증조할머니에게서 들었다는 바리공주 얘기를 몇 번이나 해주었다. 할머니는 이야기를 끝내고 나면 나에게 노래하듯이 이렇게 말했다. ‘던져라 던지데기 바려라 바리데기, 그러니까 너 이름이 바리가 된 거다’(본문 11쪽)” 할머니가 ‘바리’에게 이름을 지어준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이다. 바리는 딸부잣집의 일곱 번째 딸이다. 어머니는 바리를 낳고 상심한 나머지 밖에 내다 버렸고, 바리를 다시 찾은 후에도 한참이 지나도록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바리의 할머니는 그런 일곱 번째 손녀딸에게 ‘바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전설속에 ‘바리공주’가 임금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는데서 손녀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헌데, 이 일곱 번째 손녀 ‘바리’는 이름만 ‘바리공주’와 같은 것이 아니다. 할머니가 바리에게 들려주는 바리공주 이야기에서, 바리공주는 깊은 병에 걸린 세상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지옥도 다녀오고, 귀신도 물리치고, 서천에 당도하여, 장승의 아이도 낳아주고 온갖 고난을 겪은 다음에 사람들을 살릴 생명수를 얻는다. 이 바리공주의 삶을 바리가 따라간다. ‘바리’에게 주어진 의무는 첫째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이유를 알아내서 가르쳐주는것, 둘째 생명수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전설속의 바리공주를 북한 땅에 실제 살았을법한 여자아이를 통해 부활시키고, 그 여자아이의 삶을 따라가며 앞선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2.특수경험, 기근과 남북분단의 현실
    북한에서 바리네 집은 경제적으로 살만한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무산시 부위원장’이었는데, 중국과 무역을 하여 식량을 구하는데 있어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호사를 누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먹고 사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는 그런 집이었다. 그 정도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이사 갈 때 기르던 개를 데리고 가면서 당일꾼의 눈총도 받아야했다.
        그런데 고난이 찾아온 것은 기록적인 가뭄과 바리 외삼촌의 월남이다. 김일성이 죽던 해(93년) 여름, 수십년 만의 무더위가 닥치고 비가 오지 않더니, 가을에는 폭우가 쏟아부어서 농사를 망쳤다. 그 해부터 무서운 기근이 시작되었는데, 이때 도시나 지방에서 배급이 중단되었고, 당 사업을 하면서 결손을 낸 외삼촌은 결손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가 월남한다.
        이 일로 아버지는 당에 소환을 당해서 조사를 받고 결국 식구들을 ‘재배치’라는 명목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나중에 들으니 엄마와 고중을 나온 미이 언니 그리고 중학생들인 정이 숙이 언니는 부령으로 가서 직임을 받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할머니와 현이와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본문 62쪽) 이 때 바리는 가족을 모두 잃는다. 먹고살기 위해 강을 건너 중국으로 갔는데, 거기서 아버지는 흩어진 가족을 찾아 떠나고 현이와 할머니는 죽고 만다. 남북분단 상황의 아픔이 바리네 집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가족을 모두 잃고 중국 땅에 혼자 남은 바리의 모습을 통해 당시 북한 사람들의 현실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도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북한 공산당과 중국 공안은 그들을 잡아 사살하기에 이른다. 바리네 식구들도 처음에는 중국인의 창고를 개조해서 살다가, 감시가 심해지자 산에 들어가 움막을 짓고 살았다. 북한땅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는데, 먹을 것을 구해 도강한 사람들은 중국 땅에서 공안들에게 잡혀 살해당했다. 진퇴양난의 고통이 그들의 삶속에 깊이 닥치게 된 것이다.
     
    3.밀입국
    밀입국 장면은 이 책의 백미 중 하나다. 북한에서 런던까지 가는 도중에 벌어지는 일들을 짧은 이미지의 연속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바리의 넋이 육체와 분리되어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방황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때부터 바리는 바리공주로서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한다. 다음은 바리에게 나타난 할머니가 바리에게 하는 말이다. “이제부텀 나 하는 얘기 잘 들으라. 수천수만 리 바다 건너 하늘 건너 갈 텐데 그 길은 악머구리 벅작대구 악령사령이 날뛰는 지옥에 길이야. 사지육신이 다 찢게질지두 모른다. 하지만 푸르구 누런 질루 가지 말구 흰 질루만 가문 된다. 여행이 다 끝나게 되문 넌 예전 아기가 아니라 큰 만신 바리가 되는 거다”(본문 125쪽) 바리공주가 세상 사람들에게 줄 생명수를 찾기 위해 지옥에 가는 데 실제 바리가 밀입국하는 장면이 그 지옥과 대비된다. 이는 바리가 겪게될 일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그 어려움을 통해서 어떤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4.보편경험, “세상 어느 도시에나 벌어지는 일들”
    북한과 중국에서 바리가 고생하는 것이 북한 사람들 또 바리네 집의 특수한 경험이라면 이제 그러한 경험이 확대된다. 바리가 샹 언니와 함께 런던으로 밀입국하면서 고통은 더 이상 바리만의 특수경험이 아니다. 런던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바리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던 것이다.
       샹 언니는 중국에서 바리를 도와주다가 사채업자에게 걸려들어 파산을 하고 빚더미에 오른다. 밀입국하여 빚을 갚아보려 했지만, 밀입국 도중에 선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밀입국 후에는 남자와 성관계를 하고 돈을 받는 일을 하게 된다. 약에 손을 댄다.
       나이지리아 부부는 비아프라 내전당시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전쟁중이었으니 살아남는 게 투쟁이었다. 해협을 건너고 대륙을 지나 런던까지 밀입국 했는데, 남편이 붙잡혀 추방당하고 여자만 남는다.
       압둘 할아버지도 전쟁 중에 아들 하나만 남고 아내와 딸아이 둘이 총에 맞아 죽는 아픔을 겪었다. 온가족이 런던에 정착하지만, 손자 우스만이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의 전쟁에서 전사한다.
       에밀리 부인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는 아픔을 겪는데, 더 황당하게 그 젊은 여자가 다시 바람을 피우고 들통나자 남편을 총으로 쏴죽인다.
        런던에서 바리가 만난 사람들의 경험이다. 이제 고통이란 단어는 결코 바리만의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고통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참으로 오랜만에 나란히 누웠다. 불을 끄고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그동안 이 도시에서 살아온 일들을 앞뒤없이 얘기했다. 아시아 러시아 동유럽에서 흘러들어온 인근 업소의 소녀들 얘기. 가족이 천신만고 끝에 찾아와 데려가고 나면 반년도 못되어서 되돌아오는 여자들.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그냥 아무하고나 잠자고 돈 받고. 소개업소 조직의 사내를 애인이라고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얘기들. 세상 어느 도시에서나 벌어지는 일들.(본문 255쪽)” 샹 언니와 바리가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한 것들이다. 그야말로 ‘세상 어느 도시에서나 벌어지는 일들’이자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그런 고통이다. 이렇게, 고통은 모두의 것이 되어버렸다. 아니 이미 고통은 바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4.마왕이 노인이 되면, 생명수를 얻는다?!
    이제 앞선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할 차례다. 바리공주가 된 바리가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하나는 세상사람들이 당하는 괴로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수를 얻어 사람들을 죽음에서 건져내는 것이다. 바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서 그 자신도 극심한 고통에서 신음해야했다.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참아내던 바리는 딸의 죽음 앞에 무너지고 만다. “‘샹 나쁜 년, 널 죽여버릴 거야’ 내 가슴속에 감추고 있던 것을 샹이 건드렸을 뿐, 그것은 먼 길을 거쳐오는 동안 나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원한이었음을 나는 나중에 알게된다”(본문 262쪽)
        딸 순이를 잃고 그 죽음의 원인이 된 샹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채 꿈속에서 생명수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바리는 이 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는다.
        불바다, 피바다, 모래바다를 지나 무쇠성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마왕을 만난다. 마왕의 공격을 받은 바리가 구리거울 들어 비추자 마왕은 노인이 되고 바리는 생명수를 얻는다. 그 생명수는 아무런 효험도 없는 일반 물이었지만, 바리는 이미 그 생명수를 얻고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답을 해준다. “‘말 좀 해봐. 우리가 받는 고통은 무엇 때문인지. 우리는 왜 여기 있는지.’...‘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래. 남보다 더 좋은 것 먹고 입고 쓰고 살려고 우리를 괴롭혔지.’”(본문 282쪽) “‘며칠간 긴 꿈을 꾸었어요. 내가 생명수를 찾아헤매는 꿈을요’...‘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본문 286쪽)
        결국 고통의 원인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며, 생명수는 어떤 특수한 능력을 지닌 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데서 새롭게 터져나오는 보통 물인 것이다. 고통의 근원이 되는 마왕이 연약하고 불쌍한 노인으로 다가올 때 보통 마시는 물을 통해 생명수를 얻게 될 것이다.
        
    5.종교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의 고통을 살펴보고 그 고통의 원인과 해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종교에 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시각을 포함하고 있어서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종교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작가의 관점이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통킹 쌀롱의 탄 아저씨는 불교를 믿었고 루 아저씨는 요리를 끝내고 쉴 때면 뭔가 주문 비슷한 기도를 끝없이 외우곤 했는데 차이나타운의 많은 사람들이 도교 사원에 나가 향불을 피우고 기원을 올렸다. 루나 언니와 사라 아줌마는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불교국가) 사람이었지만 영국에서 태어나 교회를 다니고 예수를 믿었다. 그래도 이들은 서로의 풍습에 따라서 예법과 격식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압둘 할아버지가 나의 이런 설명에 만족한 듯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가야 우리 옷과 음식이 서로 조금씩 다르듯이 그건 살아온 방식이 다를 뿐이다. 우주의 섭리는 하나로 모인단다.’”(본문225-226쪽) 바리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 인정하고 있었다. 이는 특별한 종교다원주의적 관점이 필요한게 아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섬기는 신을 사랑했을 뿐, 자신의 신을 강요하거나 다른 이의 신을 무시하지 않는다. 급기야, 압둘 할아버지는 우주의 섭리가 하나라고 이야기하여 모든 종교가 근본적으로 같다는 의미의 말을 한다.
        또 바리의 꿈속에 모래바다를 건널 때 일이다.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개신교 목사, 검고 긴 가운을 걸친 카톨릭 사제, 흰 천을 감고 어깨를 드러낸 힌두의 바라문... 각자가 다른 말과 내용을 얘기하기 때문에 괴상망측한 주문으로 들린다. 그들은 목청껏 떠들지만 서로가 남의 말을 삼켜버리려고 더욱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도 전하지 못한다... 그러나 모랫바닥이 그들을 그냥 내버려둘 리가 없다... 허리 그리고 가슴 목에까지 빠지다가 머리가 사라지고 허우적거리는 팔이 보이다가 완전히 모래만 남고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본문 272쪽) 서로 자기만 주장하는 종교가 모래바다 속에 빠져 사라져버리는 장면은 말하는바가 크다. 하나의 진리주장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종교의 배타성에 대해서 경계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신에 관한 관념도 드러난다. 아내와 딸을 잃은 압둘 할아버지의 증언이다.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상에서 이미 지옥을 겪는 거란다. 미움은 바로 자가 지은 지옥이다. 신은 우리가 스스로 풀려나서 당신에게 가까지 다가오기를 잠자코 기다린다”(본문 263쪽) 압둘 할아버지의 신은 인간이 스스로 당신께 나오기를 기다려 주시는 분이다. 또 바리의 꿈속에서 신은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안타까워한다. 책에서 그리고 있는 신은 인간과 함께 아파하며 인간이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격려하시는 분이다. 기독교 식으로 말해보면, 전능하신 하느님이라기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되겠다.
        이 책은 종교에 대해서, 배타성을 버리고 화합할 것을, 신에 대해서는 함께 아파하고 기다리는 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6.기타 나눌 거리들
    -속도감 있는 사건전개: 글의 속도가 굉장히 빠른 것은 모든 글의 시점을 바리에게 맞추고, 장소를 끊임없이 바꾸며, 주변인물들에 대해서 미련을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바리 어머니나 언니들에 대한 언급은 초반에만 좀 있을 뿐 나중에 잠깐 등장하며, 아예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글의 마지막 처리: 바리가 샹으로 대표되는 삶의 고통과 화해하고, 새로운 아기를 얻는 것은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만, 그런 삶에도 여전히 고통은 존재한다는 것이 버스 폭파사건이 포함하고 있는 의미다.
    -직설적인 화법: 스스로 던진 질문에 스스로 답하는데, 제법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바리의 꿈을 통해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속시원하게 내놓고 있다.
    -무슬림의 피해의식: 극단적인 무슬림들의 국제무역센터 테러가 벌어지자 어이없게도 런던에 있는 무슬림이 위축된다.(227-228쪽) 항상 가해자 입장이었던 기독교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위축되는 무슬림의 모습은 우리의 허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 장승이야기와 알리: 바리공주가 장승과 내기에서 져 아기도 낳고, 살림도 해주는 이야기가 소개되면 꼭 알리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러 비슷하게 배치시켜 놓은 듯.
    - 죽음에 대한 무감각: 바리 가족들은 현이가 죽을 때 현이가 있었는지조차 잊고 있었으며, 죽 후에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는다. 주변인물의 죽음의 경우 감정표시도 없이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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