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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허니맨: 양봉남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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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211*33mm
ISBN-10 : 1190305976
ISBN-13 : 9791190305976
서칭 포 허니맨: 양봉남을 찾아서 중고
저자 박현주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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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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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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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남을 찾아 비행기에 오른 세 여자의 이야기!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서평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박현주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서칭 포 허니맨: 양봉남을 찾아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발단으로 뜻밖의 진실들을 추적해가는 로맨스 미스터리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3년 전, 도로미에게 호감의 신호를 보냈던 제주도 양봉남. 두 번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온 도로미는 ‘다정한 분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제주’라고 적극적인 포스트를 올렸으나 어느 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가 보낸 신호가 호감인지 아닌지 내내 궁금했던 도로미를 필두로 그녀의 친구 박하담과 윤차경은 양봉남을 찾아 제주도로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이름하여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 그렇게 도착한 제주에서 세 여자는 타인이 내게 품은 의외의 마음, 과거 일어났던 수상한 사건의 진실, 그리고 거대한 산업적 음모와 마주하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박현주
소설가, 전문 번역가, 에세이스트. 소설 『나의 오컬트한 일상 : 봄 여름 편』, 『나의 오컬트한 일상 : 가을 겨울 편』, 에세이 『로맨스 약국』을 썼고,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트루먼 커포티 선집』, 찰스 부코스키 소설과 시집, 논픽션 『바바리안 데이즈』 등을 번역했다. 2018년 『하우스프라우』로 제12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겨레에 「박현주의 장르문학 읽기」를 연재 중이다.

목차

1장 신호는 가끔 혼란스럽다
2장 살아 있는 존재는 모두 일한다
3장 찾기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
4장 그러다 길을 잃기도 한다
5장 가깝고 달콤한 것을 원하기 마련
6장 원하는 것은 찾고 만다
7장 기억하지 못해도 거기 있다
8장 가끔은 속일 때도 있다
9장 장례식과 결혼식은 알려야 한다
10장 벌들은 비에 갇히지 않지만
11장 진로는 예측을 벗어나기도 한다
12장 그래도 가질 수 없으면 훔친다
13장 빼앗긴 건 추적한다
14장 어둠 속에서도 날아오른다
15장 벌들은 이제 잠들고
참고문헌

책 속으로

이곳을 떠난 이후, 그동안은 이 얼굴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되면 굳이 떠난 의미가 없었으니까. 기억하기 싫은 일도 같이 떠오를 테니까. 이 여자가 내 인생을 바꿨다. 나를 이곳에서 몰아냈다. 하지만 결국엔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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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떠난 이후, 그동안은 이 얼굴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되면 굳이 떠난 의미가 없었으니까. 기억하기 싫은 일도 같이 떠오를 테니까. 이 여자가 내 인생을 바꿨다. 나를 이곳에서 몰아냈다.
하지만 결국엔 이렇게 돌아왔다. 이 여자가 나를 다시 돌아오게 했다.
남자는 3년 동안 그를 기다려준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얼굴은 세상에 흐린 날은 없다는 듯 늘 웃는다.
“도로미…….”
오랜만에 입 밖에 내어보는 이름이었다.
- 11쪽

“우리가 알아보죠.”
“뭘요?” 로미가 물었다.
“그 남자가 로미 씨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은 이유.”
“어떻게요?”
차경이 다시 물었다. 질문은 육하원칙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왜’는 묻지 않을 것이었다. ‘어디서’에 대한 답은 하담이 할 것이었다.
“제주로 직접 가서요. 양봉한다는 그 사람, 양봉남을 찾아서요.”
하담은 분명 식사 때 와인을 한 잔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회사를 나온 후 다른 프리랜서 친구들을 만나 낮술을 좀 했다는 건 이미 잊어버렸다. 지금 하는 말은 술 취한 소리라는 것을 자기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 술은 우리에게 예상치 않은 선물을 준다. 하담의 마음속은 그 순간만은 진정한 열의와 순수한 호기심,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담은 엄숙하게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서칭 포 허니맨」이에요.”
- 30∼31쪽

다음이 또 있을까, 하담은 막연히 생각했다. 다음은 그저 지금 이후로 오는 시간의 순서가 아니다. 누군가 만드는 의지적인 사건인 것이다. 누가 한 발을 내디뎠을 때,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에게만 오는 일. 옛 연인이란 다음이 늘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가 어느 날부터 그 다음이 없어질 수도 있음을 실감하게 했던 사람이다.
- 110쪽

“그대로 쓰세요. 빨아서 깨끗한 거니까.”
불필요하게 상냥한 낮은 목소리. 차경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저도 아직 짐이 안 왔어요. 어차피 같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니까. 지금 얼굴이 너무 창백해요. 땀을 흘리시는데 몸도 떠시고.”
차경은 가는 소리를 쥐어짜서 말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은 도움은 필요 없어요.”
“네, 부탁하지 않았는데 다가가는 건 좀 무례하죠. 제가 지금 무례하고.”
남자는 말의 내용과는 달리 막 변성기를 지난 소년 같은 목소리였다. 갑작스럽게 굵고 낮아져버린 목소리. 그 얼굴에서 연상할 수 있는 느낌이 그 말에도 있었다.
“그래도 저는 도움이 필요한, 모르는 사람에게만 무례해요.”
- 118쪽

차경은 아까 했던 생각을 수정했다. 불편했던 여행이 원만하게 끝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어떤 의미를 남기는 경우는 있다고. 그러나 여행에서 스친 남자가 만들어준 의미는 예쁘게 나오지 않은 사진이 남은 졸업 앨범 같다. 버리지 않고 소중하기도 하지만 굳이 꺼내보지 않는다.
- 121쪽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늘 똑같이 살게 돼.
알아요.
일이 준비되면 얘기할게. 그때까지는 전화로 연락하자. 너무 얼굴에 티 내지 말고.
그럴게요. 그런데…….
왜?
그 사람, 그 돈 준다는 사람. 정말 믿을 수 있어요?
자기 이름까지 걸고 하는 건데 설마 우리를 속일까.
이거 범죄잖아요. 그런 사람이 이런 범죄까지 저지르면서 왜…….
내 말 잘 들어. 치밀하게 계획하면 우리 들키지 않을 거야. 무엇보다 아무도 다치지 않을 거라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누구든 다치는 건 싫어요.
(강한 어조로) 모두 괜찮을 거야. 듣고 있어?
- 126∼127쪽

“그냥 알고 싶었어요.” 로미는 과자를 입에 넣으며 아작아작 깨물었다. “그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유명한 말 있잖아요. ‘그는 당신에게 그렇게 반하지 않았다’인가. 히스 낫 댓 인투 유He’s Not That into You, 라고.”
차경은 처음 로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을 떠올렸던 걸 기억했다. 연애를 다룬 상담책 제목으로 꽤 히트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로미는 말을 이었다.
“거기서 남자가 연락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반하지 않아서라고 했는데, ‘그렇게’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가 되어야 ‘that’이 되는 건지. 그걸 물어보고 싶었어요.”
모두 마음에 둔 이유였다. 누구도 답을 쉽게 알 수 없는 질문이었다. 다시 연락을 하려면 정말 얼마나 호감이 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반하지 않은 것 이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답이었다.
- 147∼148쪽

문득 차경은 여기서부터는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어서 길이 훤히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나 앞차가 빗속에서 뒤차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비춰준 걸까. 알 수 없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의 호의라고 해도 매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어두운 길은 가끔 알아채지 못한 타인의 다정함으로 밝혀지는지 모른다. 차경은 모르는 자신에게 다정했던 누군가, 무언가를 떠올리면서 우리가 아직은 그런 세계에 산다고 믿고 싶었다.
- 154쪽

“예전 유럽과 미국에는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벌에게 알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결혼식을 할 때면 신랑 신부가 벌에게 인사를 한대요. 반대로 집안의 누가 죽었거나 해도 알려야 하죠. 검은 천으로 벌통을 덮거나 했답니다. 벌들도 애도를 하니까요.”
- 263∼264쪽

하담에게는 나쁜 기후가 처음은 아니었다. 자연 관찰 프로그램을 찍으러 아프리카에 갔던 당시 나미브사막에서 모래 폭풍을 만난 적도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메이킹 필름 외주를 받아 필리핀에 갔다가 슈퍼 태풍에 갇혀 오도 가도 못 한 적도 있었다. 지금 닥친 자연의 불호령은 그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인 적은 없었다. 늘 역경을 같이 겪는 팀이 있었다. 사람이 두려워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힘보다 그 힘에 자기 혼자 맞서야 한다는 것인지도 몰랐다. 위기에 혼자라는 사실이 서글픈 것 같기도 했지만, 서글픔도 혼자 처리해야 하는 것이었다.
- 302쪽

로맨스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 우리 시대의 수많은 로맨스 스토리가 우리를 속인다. 눈을 가려 뻔한 사실을 외면하게 하고, 현실에서는 수많은 타협을 거쳐야 유지되는 관계를 사랑으로 치장한다. 로맨스는 배신의 쓰라림을 안기지만, 애초에 거짓된 믿음이었다. 로맨스를 찾아온 여행에서 세 사람이 발견한 괴로운 진실이었다.
- 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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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발단으로 뜻밖의 진실들을 추적해가는 전격 양봉 로맨스 미스터리!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서평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박현주 작가의 두...

[출판사서평 더 보기]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발단으로
뜻밖의 진실들을 추적해가는 전격 양봉 로맨스 미스터리!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서평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박현주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일상에서 풍기는 오컬트한 향기를 쫓다 수수께끼와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나의 오컬트한 일상 : 봄 여름 편/가을 겨울 편』으로 ‘알 수 없는 타인의 속마음이 빚어낸 미스터리’를 탐구했던 박현주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 나의 마음’을 발단으로 뜻밖의 진실들을 추적해가는 로맨스 미스터리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3년 전, 도로미에게 호감의 신호를 보냈던 제주도 양봉남. 두 번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온 도로미는 ‘다정한 분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제주’라고 적극적인 포스트를 올렸으나 어느 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고……. 그가 보낸 신호가 호감인지 아닌지 내내 궁금했던 도로미를 필두로 그녀의 친구 박하담과 윤차경은 양봉남을 찾아 제주도로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이름하여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 그렇게 도착한 제주에서 세 여자는 타인이 내게 품은 의외의 마음, 과거 일어났던 수상한 사건의 진실, 그리고 거대한 산업적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로맨스인 사건이 누군가에게는 미스터리가 될 수도 있는 세계에서 진실에 대한 궁금증과 진심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로맨스라 이름 붙여진 사건들의 뒷면에 대체 얼마나 많은 미스터리가 숨어 있을까!”라는 박현진 영화감독의 말처럼, 예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스터리는 “망할 로맨스”와 함께 예보를 빗나간 태풍처럼 쳐들어온다. 그러니 하나의 미스터리가 해결됐다고, 한 커플이 키스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박현주 작가가 구축한 ‘양봉남의 세계’는 그 정도의 드라마에서 멈추지 않으니.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하늘의 파편이 있는 한
벌들은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는 도로미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그때는 그 말이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제주로 떠날 때는 저마다 각자의 사정을 품고 있었다. 도로미는 ‘허니맨’을 찾아 그날의 진심을 묻고 싶었고, 박하담은 ‘허니맨’을 찾는 과정을 제주 이민, 양봉과 연결하여 다큐멘터리로 찍을 계획이었으며, 다큐멘터리 제작은 윤차경이 다니는 화장품 회사의 신규 사업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도로미도 어떤 방식으로든 다큐멘터리에 참여할 수 있으리라. 꿀벌처럼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세 여자는 양봉을 한다는 남자를 찾아 비행기에 오르고, 제주에서 양봉을 하는 이들을 만나며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사람들을 마주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꿀벌’과 연결되어 있다. 뛰어난 창작자이자 성실한 연구가인 박현주 작가는 ‘서칭 포 허니맨’이라는 소설 제목을 떠올리자마자 꿀벌에 대해 공부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꿀벌의 특징과 미스터리의 조합을 이끌어내 ‘1장 신호는 가끔 혼란스럽다, 5장 가깝고 달콤한 것을 원하기 마련, 14장 어둠 속에서도 날아오른다’ 등 꿀벌의 특징에 빗대어 총 15장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의 도입부에 도대체 작가의 꿀벌 만화를 수록하여 보는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19세기 서양에서는 집안의 큰일을 벌에게 보고하는 풍습이 있었다. 누가 죽으면 검은 천으로 벌통을 덮고 알려야 하고, 결혼식이 있으면 신랑 신부가 인사를 했다. 소식을 받지 못하면 벌의 분노로 불행해진다 하니 누구도 거스를 수 없었으리라. ‘서칭 포 허니맨’의 세계에선 어떨까. 꿀벌을 화나게 했을 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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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솔직히 말하면 저에게 로맨스 소설은 그다지 끌리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서칭 포 허니맨(박현주 著, 위즈덤하우스...

     솔직히 말하면 저에게 로맨스 소설은 그다지 끌리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서칭 포 허니맨(박현주 著, 위즈덤하우스)의 부제(양봉남을 찾아서)와 소개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확 끌렸습니다. 양봉이라는 직업이 그리 흔한 소재도 아닐 뿐더러 단 두 번 만난 남자를 찾기 위해 제주도까지 세 여자가 의기투합하여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니… 그 전개와 결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죠.



     책을 처음 받아들고 읽기 전까지는 미스터리 로맨스라 하더라도 달달한 로맨스에 중점을 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한 여자가 호감을 가졌었지만 사라져버린, 그래서 찾고자 하는 남자의 정체에 대한 미스터리만 있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소설을 읽다 보면 미스터리와 미스터리 로맨스 두 개의 축으로 이야기가 얽혀들면서 흥미롭게 전개되더군요.



     책의 소개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도로미가 3년 전 제주에서 만났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두 친구 (박하담, 윤차경)에게 털어 놓게 되고, 이를 통해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를 발족하게 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책의 처음은 어떤 남자의 음습한 행동을 묘사하면서 이 책이 달달하기만 한 로맨스물이 아님을 대번에 알 수 있게 합니다. 



     박현주 작가는 번역물로만 접했고 소설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엮는데 있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대단한 내공이 엿보였습니다. 또한 이야기 내의 각 소재들도 작가 스스로가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깊이 파고들었던 느낌으로 한번 쑥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듯 보여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소설 덕분에 좋은 작가 한 분을 알게 된 것 같이 기뻤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로맨스물까지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독서이기도 했습니다.

  • 서칭 포 허니맨 | he**ajh | 2019.12.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몇 달전, 로지 윌시의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자선 가업...

    몇 달전, 로지 윌시의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자선 가업가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성공한 이혼 여성 사라가 마흔을 앞두고, 런던 외곽 숲에서 목수일을 하면서 만나 사랑에 빠져버린 에디라는 남자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연락도 없이 사라진 남자. 그 남자를 찾는 한 여자의 이야기.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남자가 행방불명된 원인을 찾아가며, 로맨스와 치유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약간의 미스터리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소설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그와 비슷한 소재임에도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 진행, 분위기, 결말들 전혀 달라 좀 더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뜻밖의 진실을 추적해가는 양봉남찾기 프로젝트, 과연 그 남자와 무사히 재회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알아보죠.”

    뭘요?” 로미가 물었다.

    그 남자가 로미 씨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은 이유.”

    어떻게요?”

    차경이 다시 물었다. 질문은 육하원칙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는 묻지 않을 것이었다. ‘어디서에 대한 답은 하담이 할 것이었다.

    제주로 직접 가서요. 양봉한다는 그 사람, 양봉남을 찾아서요.”

    ...지금 하는 말은 술 취한 소리라는 것을 자기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 술은 우리에게 예상치 않은 선물을 준다.

    하담의 마음속은 그 순간만은 진정한 열의와 순수한 호기심,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담은 엄숙하게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서칭 포 허니맨>이에요.”

       

    3년 전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미는 제주로 향한다. 당시 합동 상품 전시회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독립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업체를 연결해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서, 업체측에서 전시회장에서 상품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이왕 간김에 제주도 구경도 하고, 맛집도 갈 요량으로. 하지만 그 곳에서 뜻밖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제주도에 머물며 양봉을 할 상상을 할정도로 매력적인 남자를. 행사장에서 만난 그는 로미의 일러스트 팬이라고 하며, 이미 오래전부터 로미의 인스타크램을 팔로하고 있었고, 결국 로미를 만나보기 왔다는 것이다. 인상도 좋고 대화도 잘 통해서 몇 번의 만남을 가지게 된 그. 그는 제주도에서 양봉을 하는 남자로 로미에세 몇가지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다란 식의 신호를 보낸다. 한번이 아닌 두 번 만나러 온 점, 두 번째 만남에서는 더 차려입고 나온 점, 첫발에는 커피였지만 둘째날에는 아무 데서나 구입할 수 없는 선물같은 초콜릿을 전한 점, 둘째날에는 누군가에게 빌린듯한 더 좋은 차를 가지고 나왔다는 점.

     

    그가 보낸 신호가 호감이라 생각한 로미는 서울로 올라온 뒤 다정한 분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제주라는 적극적인 호감표시용 포스트를 올렸으나, 양봉남에게는 연락도 없고 어느 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가 없다. 결국 자신이 없었거나, 연애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거나, 유부남이거나 애인이 있거나, 기억상실이라 던 가 한다는 이유 등을 추측하며, 호감을 보냈지만 더는 접근하지 않고 사라진 양봉남에 대한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커져만 가고, 결국 로미와 그녀의 친구 하담과 차경이 제주도로 떠나 그를 찾는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크게 보면 한 남자를 찾 기위한 여성들의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각자가 그 큰 목적아래, 진짜 목적과 사정이 있다.로미는 양봉남을 찾아 자신을 향한 진심을 묻고 싶고, 하담은 양봉과 제주 이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계획이고, 차경은 화장품 회사의 신규 사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서이다. 각자의 목적 달성과는 다르게, 여러사람이 꼬이고 수상한 사건, 거대한 산업적 음모까지 마주하게 된다. 물론, 이런 미스터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로맨스 미스터리인 만큼 세 여자의 로맨스가 현실감 있고 재밌게 쓰여있어 여성들의 연애전선에 더 집중하게 된다.

     

    로미는 내향적이라 사람을 경계하지만 제주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한 양봉남을 찾기 시작한다. 양봉남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그녀를 지켜본 스토커가 질투를 느끼며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담은 양봉과 제주이민에 대한 다큐를 제작하다가 대학생 시절 옛 연인이었던 재웅과 재회한다. 그와 영상제작을 했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감정이 되살아나고 그간의 오해를 풀며 변화가 시작된다. 차경은 박사 출신인 약혼남이 있지만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서퍼남의 다정함에 끌리게 되고, 약혼자가 아닌 남자와의 호감은 커져만 간다. 이 소설을 읽어보자. 정체 불명의 남성의 시점에서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시작해, 중간에 귀염발랄한 벌꿀들의 만화로 복선을 보여주며,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애나 사회, 인간관계에 대한 대사로 몰입감을 주는 소설. 로맨스가 주 메뉴이고 미스터리는 사이드 메뉴지만 그 조화가 흥미로웠던 로맨스미스터리 <서칭 포 허니맨> 로맨스도 미스터리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 저는 이전에는 원하는 게 있어도 누군가 가져다주기를 기다리기만 했어요. 가만히. 먼저 연락이 오기만.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

    저는 이전에는 원하는 게 있어도 누군가 가져다주기를 기다리기만 했어요. 가만히. 먼저 연락이 오기만.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떠나야만 가질 수 있다는 걸. <p> 그런데 떠나면 원하는 걸 찾지 못해도, 뭔가 다른 걸 찾아낼 수 있었어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무엇. 더 좋은 무엇. 그런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p> <p> </p> <p>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 그러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작하라. 이 소설은 자기 계발서 같은 진부한 이야기로 끝맺는 듯하다. 그러나 진부한 결론을 향해 가는 일정은 진부하지 않았다. 지루하지 않았다.</p> <p>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양봉남을 찾아서'라는 흔하지 않은 주제와 제목이 흥미로웠다. '서칭 포 허니맨'이라는 영어 제목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개인적으로 '양봉남을 찾아서'라는 한글 제목이 훨씬 더 주목을 끈다고 생각한다. 직관적으로 더 와 닿기도 하다.</p> <p>
    하담, 로미, 차경. 이 30대 중반? 후반?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정도의 나이대 여자 셋이 양봉남을 찾아가는 걸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로미가 제주도에서 잠깐 만난 양봉업을 하는 남자를 무작정 찾아가기로 한다. 로미는 그 남자를 다시 만나 로맨스를 하는 꿈을 꾸고, 하담은 멋진 다큐멘터리를 만들 생각을 한다. 차경은 꿀을 이용한 회사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소설이라 그런지 일이 술술 풀린</p> <p>
    그곳에서 벌과 관련된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고, 적절한 로맨스에도 휘말리게 된다. 흥미는 고조되고, 재미는 배가 된다. 중간중간 약간씩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이야기의 재미가 그러한 부분은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예를 들고 싶지만 스포가 될 듯하여 들지 않으려 한다. 예를 들면 필현이 왜 로미를, 수미는 왜 로미를
    </p> <p>세 여자는 각자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각자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무엇을 얻는다. 더 좋은 무엇을 얻는다. 그리고 틀을 깨고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그동안 안 될 것만 같았던 못 할 것만 같았던 생각들에 균열이 생긴다. 바로 이 여행에서 그녀들은 더 자유로운 관점의 변화를 맞이한다. 원하던 양봉남을 찾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p> <p> </p> <p>모든 여행이 로맨스라는 결말로 끝나야 하는 건 아닐걸. 하담은 생각했다. 또, 모든 이야기의 끝에서 커플이 키스하고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많은 사람이 그런 결말을 만든다고 해서, 나도 그러란 법은 없어. 어떤 이에게는 로맨스인 사건이 어떤 사람에게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어딘가 떠날 때는 우리 모두 기대를 가진 척해야만 한다. 그래야 여행이 즐겁다. 그렇지만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는 여행이었다. 인생을 바꾸리라는 기대, 그 기대의 좌절, 하지만 여행의 좋은 점은 무너진 기대의 잔해도 밟고 떠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p> <p>
    </p> <p>
    내 인생에 로맨스가 있었나? 그렇지. 있었다. 하얗고 순수한 그런 로맨스가 있었다. 맞나? 그런가? 로맨스였던 건가? 로맨스여야만 했던 건 아닐까? 그래야 내 삶이 풍족해 지기에 뇌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닐까?</p> <p>
    양봉남을 찾아가는 여정은 로맨스를 찾는 여정이었다. 다 자기만의 로맨스를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로맨스가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쉽사리 이야기할 수 없을 거다. 막연히 가슴 뛰던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아... 그게 바로 내 로맨스였지...' 하며 생각하는 것이 다일 것이다. 사실 그게 로맨스의 본질 일지도 모른다.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상대에 대한 감정의 변화.
    박현주는 양봉남을 찾아가며 세 여자의 로맨스를 하나 씩 꺼내어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어떤 로맨스는 끝나고 어떤 로맨스는 시작한다. 어떤 로맨스는 착각에 시작했고, 어떤 로맨스는 사회적인 규범의 틀 안에서 지지부진해진다. 어떤 로맨스는 우연을 가장해 나타나고, 어떤 로맨스는 필연을 가장해 나타난다. 누군가에게는 로맨스인 사건이 누군가에게는 다큐멘터리가 되기도 하고, 추적 60분이 되기도 한다.</p> <p>
    작가가 정성스레 전해주는 로맨스 선물에 내 로맨스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내 인생에 더 이상 로맨스는 없어' 까지는 아니더라도 로맨스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먹고 살 걱정, 아이 걱정에 빡빡하게 살아오던 대부분의 30대에게 이 책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p>


  • <p> </p> <div> ...
    <p>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243, 197, 52); background-color: #fefeb8;">

    "그렇다면 왜 다시 저한테 연락하지 않았을까요? 저도 나름대로 신호가 가도록 '다정한 분'이라고 썼는데."
    청신호를 준 사람이 있다. 분명히 나 또한 다가오라는 신호를 주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 직후에 사라진다. 더는 접근하지 않는다. 왜일까? 많은 연애에서 흔히 일어나는 진부한 미스터리. 우리 모두 답을 안다고 생각하는 수수께끼이다. 지난 세기를 휩쓸었던 유명한 말, 그 사람은 나에게 그만큼은 반하지 않았다.    p.27

    </div> <p> </p> <p>'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는 도로미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3년 전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미는 제주에서 열린 전시회에 초대받아서 내려가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SNS 팔로워들에게 제주 맛집도 소개받고, 오가는 길도 물어보고 할 겸해서였다. 그리고 그 글을 보고는 한 남자가 행사장으로 로미를 찾아온다. 오래전부터 로미가 그리는 일러스트의 팬이라며, 인스타도 팔로하고 있었는데 글을 보고 만나보고 싶어서 왔다고. 양봉을 한다는 그 남자는 그렇게 이틀 연속 찾아와서 로미와 근처 카페로 가서 한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상도 좋았고, 말도 잘 통했고, 서로에 대해서 호감을 가졌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렇게 헤어진 후 그는 로미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로미는 자신의 마음이 착각일지 모른다 해도 그를 기다렸다. 물론 호감을 표시했던 사람이 다시 연락하지 않을 만한 이유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하여 친구인 박하담과 윤차경, 그리고 도로미 세 사람은 제주로 가서 양봉한다는 그 사람, 양봉남을 찾아 보기로 한다. </p> <p> </p> <p>그렇게 그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를 만들어가며 양본하는 그 남자를 찾아 비행기에 오른다. 도로미는 ‘허니맨’을 찾아 그날의 진심을 묻고 싶었고, 박하담은 ‘허니맨’을 찾는 과정을 제주 이민, 양봉과 연결하여 다큐멘터리로 찍을 계획이었으며, 윤차경은 자신이 다니는 화장품 회사의 신규 사업 중 하나로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일을 만들었다. 그녀들은 제주에서 양봉을 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양봉남을 찾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수상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되고, 급기야 거대한 산업적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p> <p> </p> <p>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243, 197, 52); background-color: #fefeb8;">

    자기는 그 사람을 기억한다고 믿었지만, 실제로 로미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건 어떤 인상일 뿐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기억이 그런 게 아닐까. 그날의 옷, 그날의 차, 어떤 특정한 순간. 선명하다고 믿어지는 흐릿한 기억. 결국 잘못은 인간의 기억과 연애 감정이라는 착각에 있다. 망할 로맨스, 친구들과 어제 나누었던 얘기대로, 로맨스의 서사에 젖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 친밀한 관계로 이어지는 그런 결말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고, 기미도 보이지 않았는데도.    p.376

    </div> <p> </p> <p>쟁쟁한 미스터리 작품들의 번역가로 유명한 박현주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서평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그녀는 뛰어난 창작자이자 성실한 연구가이기도 한데, 이 작품에서는 '꿀벌'에 대한 다양한 변주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전체 15장의 이야기는 제목부터 '살아 있는 존재는 모두 일한다', '가깝고 달콤한 것을 원하기 마련',' 벌들은 비에 갇히지 않지만', '진로는 예측을 벗어나기도 한다' 등등 꿀벌의 특징에 빗대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도입부에 도대체 작가의 6컷 꿀벌 만화를 수록해 꿀벌의 다양한 습성과 꿀벌과 관련된 정보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또한 그러한 꿀벌들의 이야기는 전체 소설의 서사와 뚜렷하게 연관되어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었다. </p> <p> </p> <p>남자가 여자에게, 혹은 여자가 남자에게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다'고 표현하는 여러 가지 신호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분명히 호감을 표시한 사람이 다시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도 다양하게 추리해볼 수 있다. 우리 모두 세계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니 말이다. 다 다르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착각도 하는 거지만, 바로 그 착각 때문에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고, 누군가는 상대와 멀어지고, 큐피트의 화살이 행방을 바꾸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인간의 기억과 연애 감정이라는 소재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쳐서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라 매우 술술 읽힌다. 거기다 '전격 양봉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장르 또한 독특한 개성을 발하며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작품이다.
    </p>
  • 무심코 봤을 때는 우주인, 자세히 보면 보호복을 입은 양봉인과 커다란 물음표가 책을 펴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칭 포 허니맨은 3명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여주인공의 달콤 쌉싸름한 사랑찾기와 미스터리한 사건이 주요 소재로 다뤄지는 로맨스 미스터리물이다.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결합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어떤 그림을 그려내고 있을지 흥미롭다.

    자신만의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직장을 때려치운 다큐멘터리 감독, 오래전 헤어진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박하담

    화장품 회사의 홍보마케팅 담당, 차가워 보이지만 주변사람을 배려하는 츤데레 한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았던 윤차경

    허당기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스토커의 집착으로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만 우연히 만난 제주도의 양봉남에 대한 환상을 가진 도로미

    하담의 생일, 로미의 한마디로부터 세사람의 운명을 바꾸게 되는 조금 엉뚱한 사랑찾기 '서칭 포 허니맨'이 시작된다.

    차경은 런칭이 예정되어 있던 벌꿀 성분의 프리미엄 스킨케어 라인 홍보 프로젝트 기획피티로 약간의 사심을 담은 '서칭 포 허니맨'을 기획한다. 그리하여 성사된 '서칭 포 허니맨', 제주도의 양봉사업과 귀농 다큐멘터리속에 숨겨진 로미의 3년전 인연 제주도 양봉남 찾기가 실행된다.

    사랑에 대한 환상이 벌써 사라졌을 법한 30대 중반을 넘긴 여자들의 사랑찾기는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달콤한 로맨스가 아닌 쌉싸름한 미스테리가 되어간다.

    "그의 방식이 일반적 관심과 접근의 양식을 띠고 있더라도 연락이 더는 오지 않았다면 뭔가 다른 신호를 놓친게 있었으리라. 하지만 있다고 해도 그게 무얼까? 차경의 호기심을 자극한 건 자기가 모르는 그 수수께끼였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끌리고 용기를 내어 접근하지만 거기서 멈춰버리는 그 이유." (p.85)

    허니맨을 찾아간 제주에서 마주친 하담의 옛연인 재웅. 하담과 재웅은 오래전 그들이 함께 나눴던 영화제작의 기억과 지금의 제주도 양봉 다큐멘터리에 대한 대화속에서 서로를 잊지 못하는 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재웅은 헤어졌던 그때처럼 또다시 잊은 줄 알고 살아가던 오늘을 제때 말하지 못하고 하담은 다시금 깊은 오해의 늪으로 빠져든다. 이때 벌어진 급박한 사건은 이들의 인연이 다시 이어질 기회를 만들고, 끊어질듯 끊어지지 않는 하담과 재웅의 답답하지만 순수한 사랑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너 기다릴게. 이번에는 내가." (p.489)

    하담이 오래된 인연을 이어간다면, 사랑을 비즈니스처럼 담담하게 여기며 결혼을 앞두고 있던 차경은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인연을 만난다. 누구의 마음이 먼저 떠났는지 알 수 없는 밋밋한 만남을 계속하던 약혼자 찬민과의 인연은 찬민의 어이없는 행동으로 제주도에서 파경을 맞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운명적 만남 수언과의 조심스럽지만 설레는 또 하나의 사랑을 용기내어 시작한다.

    "심장이 뛰더라고요. 그게, 위아래로 콩콩 뛰는 게 아니라 막 어디론가 달려간달까. 줄달음질하는 기분이었어요." (p.196)

    마지막, 범죄와 일상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스토커의 집착을 경험했던 로미.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만 우연히 제주에서 만난 양봉남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찾아 제주도까지 왔다. 다시 만난 양봉남에게 운명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구애하지만 로미다운 반전이 숨어 있다. 허니맨과의 달콤한 사랑을 꿈꾸는 로미의 사랑찾기를 질투하며, 잠시 몸을 감췄던 스토커가 다시 등장하고 거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를 무산시킬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냥 알고 싶었어요. 로미는 과자를 입에 넣으며 아작아작 깨물었다. 그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유명한 말 있잖아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인가. 히스 낫 댓 인투 유 He's Not That into You라고." (p.147)

    서칭 포 허니맨의 배경이 되는 대안공간 '놀'과 이곳에 거주하는 '놀인'은 왠지 지구가 아닌 유토피아에 사는 사람들 같다. 마음을 다해 사랑히고 서로를 돕고 욕심내지 않고 지금 이대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부럽다.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달콤 살벌한 로맨스미스터리 였다. 여고생이 할리퀸로맨스를 읽는 것처럼 500페이지가 무색하게 휘리릭 책장이 넘어간다. 예상되는 결말이었지만 벌들과 함께한 책읽기는 즐거웠다. 벌의 습성과 연계한 세 주인공의 시선으로 서로의 방식대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한 글이었다. 또한 지루해질 때쯤 나타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은 심심한 로맨스에 활기를 더해준다.

    “19세기 서양에서는 집안의 큰일을 벌에게 보고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누가 죽으면 검은 천으로 벌통을 덮고 알려야 하고, 결혼식이 있으면 신랑 신부가 인사를 했다지요. 소식을 받지 못하면, 벌의 분노로 불행해진대요!”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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