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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담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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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규격外
ISBN-10 : 8935210293
ISBN-13 : 9788935210299
철학을 담은 그림 중고
저자 채운 | 출판사 청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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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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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잘받았서요 생각 보다 책이 상태가 괜찮네요 ㅎㅎ 5점 만점에 5점 wjdwo3*** 2019.12.04
730 배송에 시간이 걸린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younga3*** 2019.12.01
729 빠른 배송에 매우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mulga*** 2019.11.29
728 배송 잘 받았습니다. 책 상태 좋네요. 5점 만점에 5점 hyh*** 2019.11.23
727 택배 배송업체를 바꿔보시는게 어떻까요? 비오는 날에 박스를 밖에다가 던져놨더군요. 책 상태는 다행히 아주 깔끔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hea*** 2019.11.15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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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장자부터 니체까지 당신을 굳건히 지켜줄 그림 속 철학『철학을 담은 그림』.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매개로 동서양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내는 책. 저자는 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각기 다른 시간을 살았던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장자의 사상을, 니체의 철학을 전하며 각자의 삶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해석을 이끌어낸다. 드가의 '벨렐리 가족'을 통해 사랑과 삶에 대한 환상을 깨고, 터너의 '눈보라'를 통해 삶의 혼돈을 긍정하도록 이끌며,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의 피에타]를 통해 삶의 태도를 성찰하도록 한다.

저자소개

저자 : 채운
저자 채운은 고전비평공간 규문奎文 연구원(대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미술’ 개념의 탄생과 근대적 미술인식〉을 비롯한 근대미술 관련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다. 근현대를 더 깊이 알고 싶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고대’라는 광맥을 발견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지치지 않고 평생 그 광맥을 파헤치는 것. 현재는 [고전비평공간 규문]에서 동서양의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강의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함께 공부하는 경험을 통해 공부야말로 최고의‘ 노후대책’임을 실감한다는 저자는 동서양의 언어를 가로지르는 공부를 통해 각각의 사유와 예술에 새로운 뉘앙스를 부여하고자 한다. 지은 책으로는《언어의 달인, 호모 로?스》《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재현이란 무엇인가》《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느낀다는 것》《근대와 만난 미술과 도시》(공저) 등이 있고《고전 톡톡》(공저)과《인물 톡톡》(공저)을 기획하고 썼다. 옮긴 책으로《에드바르 뭉크?세기말 영혼의 초상》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_흩어진 마음을 이제 스스로 돌볼 시간: 파울 클레, [고통에 봉헌된 아이]

1장_오늘 당신의 삶이 피로한 이유

몹시 피로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 앤드루 와이어스, [크리스티나의 세계]
마음이 불편하다, 마음이 아프다 : 움베르토 보초니, [마음의 상태들-걷는 자들]
지금 이대로 행복할 수 있을까? : 외젠 들라크루아,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 살고 있을까? : 에드워드 호퍼, [객실]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랑 : 오귀스트 로댕, [키스]·에드가르 드가, [벨렐리 가족]
우리는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다 : 르네 마그리트, [자연의 은총]·에드거 루빈, [루빈 의 잔]

2장_나를 떠나서 나에게 묻기
나의 습관, 세상의 습관에 얽매이지 마라 : 조르주 브라크, [바이올린과 주전자]
길을 잃지 않고서는 길을 찾을 수 없다 :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눈보라]
당신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그들이 또 다른 내 모습이다 : 르네 마그리트, [복제되지 않는]
왜 똑같은 능력자가 되려고 할까? : 마리솔 에스코바르, [여인과 강아지]
우리가 붙들어야 하는 건 ‘동심’이다 : 파울 클레, [이 별이 구부리는 법을 가르친다]

3장_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누구에게나 자기 몫의 삶이 있는 법 : 카라바조, [나르시스]
넘어진 순간은 삶의 ‘재’일 뿐일까? : 에드바르 뭉크, [재]
순간의 선택이 정말 미래를 결정할까? : 장 뒤뷔페, [풍경]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의 선물이다 : 파울 클레, [파르나수스를 향하여]
상처 없는 삶은 없다 : 프리다 칼로, [헨리 포드 병원]
우리는 매일 죽고, 매일 다시 태어난다 : 클로드 모네, [수련이 핀 연못]·클로드 모네, [수련이 핀 연못, 저녁(왼쪽 부분)]

4장_당신의 삶을 실험하라
당신만의 패스워드를 만들라 : 조지 시걸, [가시오, 멈추시오]
’상품’이 될 것인가, ‘선물’로 살 것인가 : 클래스 올덴버그, [모든 것이 들어 있는 두 개의 치즈버거]
나를 떠나 너에게로 가는 법 : 앙리 마티스, [대화]
다시 실패하라, 더 멋지게 실패하라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론다니니의 피에타]
우리가 살기 위해, 우리 아닌 모든 것이 필요하다 : 바실리 칸딘스키, [콤포지션 Ⅶ]

에필로그_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자신’과 대면할 수 있기를 : 빈센트 반 고흐, [자화상]·에드바르 뭉크, [침대와 시계 사이의 자화상]

책 속으로

언덕 위엔 집이 있습니다. 거기 가면 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저 집에서 ‘제대로’ 쉬기 위해 허덕이며 달려온 무수한 순간들, 그 순간들은 불행해도 되는 걸까요? 세상 모든 곳을 안식처로 삼을 수는 없었던 걸까요? 죽을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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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엔 집이 있습니다. 거기 가면 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저 집에서 ‘제대로’ 쉬기 위해 허덕이며 달려온 무수한 순간들, 그 순간들은 불행해도 되는 걸까요? 세상 모든 곳을 안식처로 삼을 수는 없었던 걸까요? 죽을힘을 다해 도착한 저 집에서 크리스티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 행복은 영원할까요? 혹 그 집이 춥고 바람도 안 통하는 집이면, 고독한 들판보다 더 고독하고 황량한 집이면 어떡해야 할까요? 그땐 또 다른 집을 찾아가야 할까요?
크리스티나는 지금 벌판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이 ‘주저앉아 있음’이 크리스티나의 살아 있는 현존입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쓸데없는 생각 말고 일어나 다시 걷는 것도 물론 한 방법입니다. 세상은 그래야 한다고 부추기고, 그런 사람들을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치켜세우죠. 하지만 인생에 승리란 없습니다. 그저 매번 다른 순간들이 있고, 다른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 한복판에 내가 있을 뿐이죠.
참을 수 없는 피로감, 나를 주저앉히는 절대적 피로감이 찾아왔을 때 우린 질문해야 합니다. 그 피로감이 곧 우리 마음이 우리 몸에 건네는 신호일지도 모르거든요. 나는 왜 여기 이러고 있는가? 난 행복한가? 지금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만큼 나는 자유로운가? 크리스티나는 지금, 질문을 던져야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와 있습니다.
- 1장 [몹시 피로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중에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그림에는 형체도, 윤곽도 없습니다. 우리의 시선은 난폭한 터치로 표현된 소용돌이를 따라 화면의 중앙으로 빨려듭니다. 거기엔 폭풍우에 삼켜질 듯 위태로운 배가 보입니다. 터너의 그림을 묵묵히 응시하다 보면, 인간의 삶이란 어쩌면 바다 위에 표류하는 배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지금 길도 표지판도 없는 바다 한복판에 있습니다. 파도는 높아지고 바람은 거세집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 속에서, 당신은 지금 무얼 하고 있나요?
터너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갑판 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격한 폭풍우 속에서 가까스로 중심을 잡으면서 그는 바람이 만들어내는 터치와 바다와 빛이 만들어내는 색채를 건져 올렸습니다. 우리네 인생이 매일 저렇게 요동치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인생은 길들이 있는 육지가 아니라 저처럼 출렁거리는 바다일지 모릅니다. 가족을 잃고, 사업이 망하고, 원인 모를 두려움과 우울함에 허우적거리며 우리는 바다 위를 떠돕니다.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터너처럼 있는 힘을 다해 중심을 잡는 일뿐입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흔들거리며 중심을 잡는 것, 폭풍우를 응시하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그러다 보면 방향감각이 생길 것이고, 어쩌면 육지에서보다 더 많은 길들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 2장 [길을 잃지 않고서는 길을 찾을 수 없다] 중에서

뒤뷔페가 그린 풍경은 흡사 헬기를 타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합니다. 저 풍경 속 어딘가에 있다면 집이며 나무며 사람들이 보이겠지만, 위에서 보니 길들만 보입니다. 거대한 미로 같기도 하고, 꿈틀거리는 땅속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우리가 가는 길들의 모습도 멀리서 보면 이와 같지 않을까요? 우리가 경험하는 일은 저 복잡한 풍경 속의 양 갈래길 같을 테죠. 그러다보니 매번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는 것처럼 여겨지고, 그중 한 길을 택하면 다른 한 길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그 때문에 생깁니다.
하지만 조금만 멀리서 보면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내가 포기한 길이 얼마 후 내가 선택한 길과 만나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거꾸로, 내가 선택한 길이 목적지로 이어지는 길이 아니라 막다른 골목일 수도 있고요. 요컨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얘깁니다. 뒤뷔페의 풍경이야말로 우리 삶의 풍경, 삶을 가득 채운 길들의 풍경이 아닐까요?
루쉰은 말합니다. 인생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그저 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길을 가면 된다고요. 원래 길이란 없었다고, 걸어가니 길이 되었다고요. 혹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생각한다면 뒤뷔페의 풍경을, 그리고 루쉰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누구나 결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돼 있습니다.
- 3장 [순간의 선택이 정말 미래를 결정할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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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장자부터 니체까지 당신을 굳건히 지켜줄 그림 속 철학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 그림 속 들판에 주저앉아 언덕 위의 집을 바라보는 크리스티나의 뒷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철학자 채운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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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장자부터 니체까지
당신을 굳건히 지켜줄 그림 속 철학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 그림 속 들판에 주저앉아 언덕 위의 집을 바라보는 크리스티나의 뒷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철학자 채운은 등이 휠 것 같은 여인의 뒷모습에서 현대인의 ‘피로’를 느낀다고 말한다. 주저앉아서도 언덕 위의 집을 갈망하는 크리스티나의 모습은 턱밑까지 피로가 차 있으면서도 상위 몇 퍼센트에 들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런데 철학자는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언덕 위의 집은 왜 올라 가야하지? 그것은 “자신의 믿음과 욕망에 대해 어떤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만 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철학을 담은 그림》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매개로 동서양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내는 책이다. 저자는 파울 클레부터 클래스 올덴버그까지, 각기 다른 시간을 살았던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장자의 사상을, 니체의 철학을 전하며 각자의 삶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해석을 이끌어낸다. 저자가 크리스티나를 향해 던진 질문은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질문인 것이다.

“우리는 고통에 대한 다른 감각을 배워야 한다”
어떤 위로도 소용없는 당신에게 권하는 책

한때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저자는 근현대미술사를 공부했고 근현대에 대한 탐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고대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다. 현재 ‘고전비평공간 규문(奎文)’(http://qmun.org)의 연구원(대표)인 저자는 동서양의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강의하며 여러 동서양 고전 연구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치지 않고 평생 고대를 탐험하는 것이, 동서양의 언어를 가로지르는 공부를 통해 각각의 사유와 예술에 새로운 뉘앙스를 부여하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그림 속 철학을 우리의 삶과 연결 지어 놓는다.
저자는 그림을 고르는 데 신중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그림은 피부가 서서히 굳어가는 병을 앓은 클레가 발병 무렵 그린 《고통에 봉헌된 아이》다. 그림 속 아이는 “여기저기 긁히고 얼룩진” 얼굴로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저자는 이 그림을 “클레의 또 다른 자화상” 같다고 여긴다. 손이 굳어가는, 화가로서는 치명적인 병을 얻은 클레가 “고통에 허우적거리며 호들갑을 떠는 대신” 그림 속 아이로 “고통이 삶의 근원임을 깨달은 자의 미소”를 표현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사실 이 그림은 저자가 지인 K에게 전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저자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지인 K가 정처 없이 떠도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돈도 시간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을 찾아다녔다는 에피소드를 전한다. 지인 K가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건 “나 아닌 누구도 나를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저자가 K에게,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수많은 K들에게 클레의 《고통에 봉헌된 아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는 게 고통스럽다면, 위로와 의지처를 찾아 헤맬 일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다른 감각과 사고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스스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떠나야 나를 찾을 수 있다”
그림 속 철학을 통해 나와 마주하는 법

저자는 “우리가 구축한 거대한 환상”을 깨는 것으로 시작해서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습속과 우리 자신으로부터 떠날 수 있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다시 우리 자신에게 이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를 테면 저자는 로댕의 《키스》가 구축한 영원한 사랑에 대한 환상을 서로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 드가의 《벨레리 가족》으로 여지없이 깬다. “어떤 것도 영원치 않다는 경험적 앎”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치 않는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은 우리가 구축한 환상일 뿐,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가 믿어온 환상이 깨지는 순간, 대체로 그 모습은 끔찍하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도망치지 말고 그 끔찍함과 마주하라고 말한다. “내가 구축해온 환상을 남김없이 부수는 용기”를 발휘할 때만, 우리는 비로소 “사랑하면 사랑하고, 헤어지면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도 그뿐, 상대를 원망하거나 자신을 비하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매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환상 외에도 우리는 자신에 대한 환상, 관계에 대한 환상, 돈에 대한 환상, 가족에 대한 환상, 국가에 대한 환상 등 여러 가지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러한 환상은 사랑에 대한 환상과 다르지 않다. “지속성과 불변의 정체성을 통해 불안한 세상에서 안정성을 보장받고 싶어 한다”는 맥락에서 우리가 구축한 환상의 메커니즘은 모두 비슷하다. 결국 우리가 환상을 깬다는 것은 “아름답고 행복한 만큼 고통스럽고 잔인하고 무상한 것으로서의 삶, 그런 ‘혼란의 도가니’로서의 삶”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긍정하는 사람만이 “삶을 살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저자는 그림 속 철학으로 세상의 습속에 굳어진 우리가 자신을 떠나 우리 자신에 이르도록 이끈다. 터너의 《눈보라》를 통해 “목적을 향해 가고 있다는 건 착각일 뿐, 나를 살아가게 하는 건 목적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사람과 사건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통해 “과거가 현재를 규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마주한 현재가 과거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런가하면 카라바조의 《나르시스》를 통해 ‘이상적 자아’가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도록 이끌고 뒤뷔페의 《풍경》을 통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놓고 우리가 걷고 있는 삶의 길에 마음을 다하도록 이끈다.

“아픔의 순간마저 ‘나’로 사는 것,
그 삶이 예술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세상의 가치와 생각을 다르게 보게 함으로써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하고 ‘나 자신에 집중’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때 그림은 다른 가치, 다른 생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이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저자는 고흐의 자화상과 뭉크의 자화상을 나란히 보여주며 세계와 자아에 대해 환상을 구축하지 않았던, 나 자신으로 살며 실패하고 시도하고 다시 실패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았던 그들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리하여 이 책, 스물여덟 점의 그림은 삶에 대한 묵직한 물음과 함께 우리의 마음속에 남는다. 삶에 대한 철학을 그림과 함께 간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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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철학을 담은 그림 | ga**hbs | 2016.08.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철학과 그림의 융합을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흥미롭게도 철학적 사유를 미술 작품을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

     

    철학과 그림의 융합을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흥미롭게도 철학적 사유를 미술 작품을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 그렇기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을 익숙한 화가와 익숙한 미술작품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그림에 담겨진 철학적 고찰을 하고 있는 책이라고 해도 좋을텐데,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지친 이에게 위로를 건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니 색다른 방법으로 힐링을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속에 소개된 미술작품만 감상해 보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독서 시간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책의 구성을 보면 각 미술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에 이어서 이 미술작품과 관련한 철학을 바로 우리들의 삶과 연결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저 예쁘다거나 아름답다라고 생각했던 미술작품도 이렇게 접근하니 의외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마치 새로운 미술작품 하나를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에드워드 호퍼 <객실>

     

     에드바르 뭉크 <재>

     

    마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감정과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는것 같은 미술작품들로 이 책을 만들어낸 점도 상당히 대단하다 싶은 생각이 들고, 바로 이 과정에서 저자의 역량이 느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나누어서 각기 5~6개의 작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에는 한 두개의 미술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앞으로 하게 될 철학적 사유와 참 잘 어울리는 미술작품이 아닌가 싶어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 살고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기 위한 방법으로 에드워드 호퍼의 <객실>이라는 작품이 소개되는데, 저자는 흥미롭게도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 바로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것, 즉 무례라고 말한다. 게다가 충분히 '이기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타인에서 벗어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함으로써 진정한 자아와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그림에 대한 해석을 하는 듯,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아니면 상처받은 우리를 위로하는 듯, 진정한 나의 행복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 하는 듯, 참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 철학을 담은 그림 | ks**592 | 2016.04.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장자부터 니체까지 당신을 굳건히 지켜줄 그림 속 철학『철학을 담은 그림』.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미...
    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장자부터 니체까지 당신을 굳건히 지켜줄 그림 속 철학『철학을 담은 그림』.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매개로 동서양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내는 책. 저자는 클레부터 올덴버그까지, 각기 다른 시간을 살았던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장자의 사상을, 니체의 철학을 전하며 각자의 삶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해석을 이끌어낸다. 드가의 '벨렐리 가족'을 통해 사랑과 삶에 대한 환상을 깨고, 터너의 '눈보라'를 통해 삶의 혼돈을 긍정하도록 이끌며,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의 피에타]를 통해 삶의 태도를 성찰하도록 한다.
  • 철학을 담은 그림 | ce**1 | 2015.02.0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비관적인 자기계발서? 철학과 그림의 만남이라는 소재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고고미술학과...

     

     

    비관적인 자기계발서?



    철학과 그림의 만남이라는 소재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고고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동서양의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강의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력이 기대감을 더 높였습니다. 그런데 <철학을 담은 그림>은 철학책도 아니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그림을 재해석하는 책도 아니고, 오히려 자기계발서처럼 읽힙니다. 세상은 고통스러운 곳이지만 사는 게 고통스럽더라도 위로와 의지처를 찾아 해매지 말고 내가 나를 구원해야 한다는 저자 개인의 철학이 강하게 녹아 있습니다. 어떤 그림을 보아도 모든 결론이 이 한 곳으로 모아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리네 인생이 매일 저렇게 요동치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인생은 길들이 잇는 육지가 아니라 저처럼 출렁거리는 바다일지 모릅니다. 길이 없는 바다에서 내비가 무용하리란 건 말할 필요도 없지요.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해야 할 일은 바람과 물결의 요동을 느끼면서 순간순간 방향을 잡는 일입니다. 가족을 잃고, 사업이 망하고, 관계가 절단 나고, 원인 모를 두려움과 우울함에 허우적거리며, 그렇게 저마다의 고민을 가득 안은 채 우리는 바다 위를 떠돕니다. 이런 고비나 갈림길마다 인생의 내비가 나를 안내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내비는 없습니다.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터너처럼 있는 힘을 다해 중심을 잡는 일뿐입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흔들거리며 중심을 잡는 것, 폭풍우를 응시하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러다 보면 방향감각도 생기겠지요. (...) 우리의 가장 확실한 내비게이션,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119).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책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책처럼 힘찬 응원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는 메시지와는 모순되게 오히려 생에 대한 깊은 비관에 젖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위에 인용한 문장을 읽으며 살짝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난파 당한 사람에게 "폭풍우를 열심히 응시하는 것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방향감각도 생기겠지요"라는 말보다 무책임한 말이 또 있을까요.



    "우리 자신과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 우리는 다시 아이 되기를 시도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우리가 믿어온 모든 것들을 다시 의심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혹 사는 게 고통스럽다면, 위로와 의지처를 찾아 헤맬 일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다른 감각과 사고를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요?"(9)



    <철학을 담은 그림>은 일단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익숙하고 유명한 작품도 많지만 가장 강렬했던 건, 프롤로그에 소개된 "고통에 봉헌된 아이"(파울 클레)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작품으로 강렬하게 치솟았던 흥미는 책을 읽어갈수록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저자의 철학이 제가 가진 인생관 부딪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정확히 똑같은 상황에서 정반대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요? 저자가 어찌할 수 없는 위기와 깊은 절망의 끝에서 나 아닌 그 누구도 나를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저는 인간은 누구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나 자신에 집중하라고 외치는데(스스로 척도가 되라는!), 제 생각은 정반대입니다. 척도(진리)는 주관적인 내 안에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자가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에 거부감이 들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에 대한 실망은 순전히 저 개인의 감상일 뿐입니다.


    우리가 믿어온 모든 것들을 다시 의심하라고 하면서도 철학적 사고가 아니라 정답을 주입하는 듯한 논리, 고통에 대한 다른 감각과 사고를 배워야 한다고 하면서도 잔인한 현실을 긍정해야 한다는 강요가 독자가 스스로 성찰하고 사유할 기회를 앗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자는 글을 쓰면서 길을 알려 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말입니다. 저의 이런 비관적인 감상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 철학을 담은 그림 | ra**6363 | 2015.02.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얼마 전에 <걸작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책 내용 중에 위대한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걸작은 과연 누가 결정하는가...

    얼마 전에 <걸작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책 내용 중에 위대한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걸작은 과연 누가 결정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그 책의 저자는 걸작을 결정하는 사람들 중에는 비평가, 학자, 독자, 그리고 저자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책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그림에도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철학을 담은 그림>의 저자 채운님의 글을 보면서 그림을 보며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고, 이런 생각들이 또한 그림에 더 많은 의미들을 부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철학도 그림도 잘 모르지만 이 글을 보면서 그림 속에 담긴 삶의 모습들이, 삶에 대한 사고들이 깊이 다가왔다.

     

    책 속에 수록된 작품들 중에 예전부터 알았던 작품은 거의 없었지만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작품들을 다시 보니 그 속에 담긴 화가의 속삭임이 내 귓속에서 울려 퍼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저자의 생각과 다르게 보인 작품들도 있었다. 책과 마찬가지로 그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과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까.

     

    그 중에서 뭉크의 그림 속 남자와 여자는 연인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에 힘들어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 힘들어하는 아버지의 모습. 물론 화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연인 사이에 생긴 후회의 모습일 수도 있고, 부녀간의 아픔일 수도 있고. 그 의미가 무엇이든지 그 속에는 사람이, 사람 간의 관계가, 아픔이 담겨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림 속에는 인간과 인간들이 살아가는 삶, 즉 철학이 담겨있다.

     

    그림은 우리가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 우리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하며 힐링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 속에서 자신을 오롯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저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쉽지 않다면 이 책을 한 번 들쳐보기 바란다. 그림 속에 담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즐거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철학을 담은 그림 | to**to4335 | 2015.01.3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철학이야기하면 이상하게 왜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지..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철학적인 물음을 답은 책...

    철학이야기하면 이상하게 왜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지..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철학적인 물음을 답은 책 '철학을 담은 그림'은 그림을 통해 세상의 잣대와 고정관념,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은 생각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놓는 이야기를 통해 닫혀 있던 내 마음을 펼쳐놓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게 돌아보게 한다.


    저자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그림을 통해 풀어놓는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이라 읽다보면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 나온 앤드루 와이어스의 그림의 주인공 크리스티나는 실존 인물로 소아마비로 들판을 기어 저 멀리 보이는 집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우리는 마음 편히 그림을 보기 힘들다. 크리스티나의 뒷모습 속에 피로에 찌든 우리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고.. 맞다.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와 더 나은 조건을 쫓아 맹목적으로 달리기 선수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넘어가기 직전까지 피로에 지쳐 있지만 온전히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우리들... 목표물을 향해 나아가는 중간 힘들면 쉬어도 좋다. 그래야 한다. 당연한데 왜 숨을 고르고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누구에게나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요즘 카페에 가면 흔히 보는 풍경이 분명 연인 같은 사람들, 친구들 등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만났지만 극히 제한적인 대화 몇 마디만을 나눈 뒤에는 너무나 당연스럽게 핸드폰을 뒤적인다. 대화를 하면서도 핸드폰에서 손을 놓지 못하거나 얼굴도 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럴 거면 왜 만날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나 역시도 한 번씩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에드워드 호퍼의 <객실>의 책읽는 여성과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타인의 시선을 확인하는 요즘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과의 대화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결국에는 자신과의 대화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무례'라는 저자의 글에 충격을 받으며 자신의 감정, 행복에 당당해 질 수 있도록 조금 더 이기적이 되어야 한다는 글에 공감하게 된다.


    습관은 무섭습니다. 오로지 하나의 방향만을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어쩌지 못하는 내 마음, 거기에도 관성의 힘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미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더욱 미워하게 되고, 사랑하지 말자 하면서도 계속 집착하게 되는 것처럼요.             -p105-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습관에 길들여지는 면이 있습니다. 좋은 습관이 있을 수 없느냐의 질문에 그 자체로 영원히, 절대적으로 좋은 건 없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다. 좋은 습관은 결국 나쁜 습관에 제어장치가 되지만 그마저도 습관처럼 굳어지면 집착이 된다고... 무섭다.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나쁜 습관은 하는 사람들을 흔히 찾게 되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이 가진 나쁜 습관을 다른 사람들이 발견할까봐 두려워서인지... 하나의 고정된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이 현실인은 강하다.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의한 것이 더 크게 작용하는 사회.. 마리솔 에스코바르의 그림 이야기에 저자의 조카, 자신의 현재 사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저자 채운 씨가 어떤 사람인가 잠시 생각해 보며 백수라고 당당히 말하며 삶이 부럽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인생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그저 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길을 가면 된다고요. 원래 길이란 없었다고, 걸어가니 길이 되었다고요. 혹 선택ㄱ의 기로에 놓였다고 생각한다면 뒤뷔페의 <풍경>을, 그리고 루쉰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누구나 결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돼 있습니다. 정말 할 수 없다면, 그때 가서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으면 됩니다. 다만 어떤 길을 가든 마음을 다해야 합니다.               -p204-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마음은 두 가지 선택 중 하나의 방법을 은연중에 포기하고 있다고... 우연처럼 보이는 현실 속에 우리 자신의 숨은 욕망과 행위가 들어있다고... 맞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많은 사람들은 죽을힘을 아니 자신이 가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시대가, 상황이 맞지 않다고 무언가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목표를 가진 일도 그렇지만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욕망이 크기에 나의 감정을 속이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가장 허물없이 지내야 할 가족에게조차도... 모든 것을 들어내고 사는 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하얀 거짓말 보다는 조금 아프지만 진실이 필요할 경우가 있다. 현재의 내 모습은 나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지금의 내가 모여서 만들어질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일상의 반복적인 습관, 행동, 관계들로 인해 지쳐있는 것은 아닌지... 새삼 고민하게 된다.  


    저자 채운 씨는 이 책을 쫓기듯 삶을 살고 있는 두려움을 가진 K란 인물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말한 두 가지 중 하나의 이야기에 유달리 마음이 간다. 바로 저자 자신의 남동생의 아내.. 올케와의 관계 아니 저자의 살갑지 못한 성격 때문에 서먹한 관계를 이어오는 올케에게 자신의 이야기의 일부라도 들려주고 싶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된다. 나 역시도 남동생의 올케와 나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생각일 수 있다. 다른 집 시누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우리 세자매는 생일, 명절 때도 크게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살라는 주의다. 나름 올캐를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남동생의 성격을 생각할 때 올케의 삶이 어떠했을지.. 우리의 이기적인 무심함이 올케를 가족과 거리를 두게 한 것은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그림과 함께 풀어낸 이야기라 쉽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장자, 법정스님, 니체, 루쉰 등과 저자가 팬이라고 밝힌 조용필, 미생 이야기 등으로 풀어내는 철학이야기... 잠시 쉬면서 나의 모습을, 내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시간이 될 책이기에 지금 먹고사는 문제를 비롯해 삶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아픈 여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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