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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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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31011113
ISBN-13 : 9788931011111
사랑하는 습관 중고
저자 도리스 레싱 | 역자 김승욱 | 출판사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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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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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거의 새책급이네요. 5점 만점에 5점 dmswo0*** 2019.11.14
25 좋습니다 책상태도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77ka*** 2019.11.12
24 감솨합니다^^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mw1*** 2019.11.09
23 `1234567890 5점 만점에 5점 p3***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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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을 모은 《사랑하는 습관》은 1994년에 출간된 《19호실로 가다(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에 실린 소설 20편 가운데 9편을 묶은 것으로, 한국에서는 모두 최초로 소개되는 단편들이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소설 11편은 2018년 7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담긴 9편의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 시대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이고도 정치적인 사건을 섬세하지만 대담하게 포착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도리스 레싱
1919년 페르시아(지금의 이란)로 이주한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했다. 이후 영국령 남아프리카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로 가족이 이주하여 식민지 원주민의 삶을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두 번의 이혼을 겪고 1949년 런던으로 이주한 뒤 1950년 첫 장편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한다. 그 후 5부작 《폭력의 아이들》(1952~1969), 《황금 노트북》(1962), 《생존자의 회고록》(1974), 5부작 《아르고스의 카노푸스》(1979~1983) 등 여러 장편소설뿐 아니라 《사랑하는 습관》(1957), 《한 남자와 두 여자》(1963), 《런던 스케치》(1992) 등의 단편집, 희곡, 시집, 자서전을 출간했다.
수많은 작품을 남긴 레싱은 서머싯 몸 상(1954), 메디치 상(1976), 유럽문학상(1981), 셰익스피어 상(1982), 그린차네 카보르 상(1989), 데이비드 코헨 문학상(2001), 아스투리아스 왕세자상(2001) 등을 받으며 20세기 후반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고, 2007년에는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레싱은 이후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했으나, 2013년 11월 17일 94세의 나이로 영국에서 영면한다.
그러나 레싱은 여전히 영국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명일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제1·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 성(性)의 전쟁, 붕괴되는 결혼제도·가정·모성, 계급사회,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등 20세기의 사회, 정치, 문화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가장 잘 형상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역자 :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19호실로 가다》, 《사형집행인의 딸(시리즈)》,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50억 년 동안의 고독》, 《스토너》, 《듄》, 《뇌의 문화지도》, 《소크라테스의 재판》, 《톨킨》, 《퓰리처》, 《다이아몬드 잔혹사》, 《살인자들의 섬》, 《파리의 연인들》, 《포스트모던 신화 마돈나》, 《영원한 어린아이, 인간》, 《진화하는 결혼》, 《킨제이와 20세기 성 연구》,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금, 인간의 영혼을 소유하다》, 《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신 없는 사회》, 《우아한 연인》, 《신을 찾아 떠난 여행》, 《푸줏간 소년》, 《그들》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사랑하는 습관 그 여자 동굴을 지나서 즐거움 스탈린이 죽은 날 와인 그 남자 다른 여자 낙원에 뜬 신의 눈 작품 해설: 도리스 레싱의 1950년대 단편소설(민경숙) 도리스 레싱 연보

책 속으로

사랑이 습관이 되었다는 표현이 조지의 마음속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그 말이 맞다. 그는 생각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자신의 맨살에 누군가의 맨살이 닿는 느낌, 젖가슴이 닿는 느낌에 본능적인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비가 지금껏 알던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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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습관이 되었다는 표현이 조지의 마음속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그 말이 맞다. 그는 생각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자신의 맨살에 누군가의 맨살이 닿는 느낌, 젖가슴이 닿는 느낌에 본능적인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비가 지금껏 알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까지 사실상 그녀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8쪽, 〈사랑하는 습관〉)

소년은 물 위에 둥둥 떠서 어머니를 찾아보았다. 찾았다. 노란 옷을 입고 파라솔 아래에 있는 어머니가 마치 오렌지 껍질 한 조각처럼 보였다. 소년은 다시 해안을 향해 헤엄쳤다. 어머니가 있는 곳을 확인하고 마음이 놓였지만, 동시에 몹시 외로웠다. (83쪽, 〈동굴을 지나서〉)

둘 다 욕망이 잠든 것 같은 표정이었다. 두 사람을 움직이던 모든 것이 잠든 지금,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슬픈 아이러니를 받아들였다. 환상을 품지 않고 단단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 (150쪽, 〈와인〉)

한 달만 지나면 나무들은 선명한 초록색으로 변할 것이고, 태양이 열기를 쏟아부을 것이고, 사람들은 갈색으로 그을린 팔다리의 맨살을 드러낸 채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싫어, 싫어. 여자는 이런 미래를 그리다가 혼자 중얼거렸다. 차라리 고요하고 슬픈 편이 나아. 그러자 순식간에 마음속에서 차오른 불행에 목이 메면서 그녀는 15년 전 다른 나라에 있던 때로 되돌아간 듯했다. 지금 그녀는 이글거리는 열대의 달빛 속에 서서 오로지 침묵뿐인 풍경을 향해 양팔을 뻗고 있었다. 조금 뒤에 그녀는 작은 돌멩이들이 발밑에서 날카롭게 반짝이는 길을 달려 내려가다가 결국 빛나는 풀밭에서 지쳐 쓰러졌다. (151쪽, 〈와인〉)

“난 평생 처음으로 느긋하게 살고 있어. 남편과 자식을 위해 노예처럼 평생을 바쳐도 말이지, 다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제 갈 길로 가버린다고. 하지만 지금은 내가 나를 위해 살 수 있어.” (166쪽, 〈그 남자〉)

오랜 세월 힘들었던 자신의 삶, 한없이 일만 하던 삶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 듯 모든 것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요통에 시달리던 일, 자신은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인데 그는 침대에 누워 신문을 읽던 일……. 이런 건 옳지 않아. 그녀는 혼자 외쳤다. 옳지 않아……. 자신이 지독히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생각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를 곁에 두고 싶다면 이 생각을 반드시 억눌러서 다시 올라오지 못하게 해야 했다. 그녀는 마침내 깨달았다. 그가 없으면 자신의 인생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것이 다른 어떤 생각보다도 강렬했다. (172쪽, 〈그 남자〉)

“여기서도 여자, 저기서도 여자. 여자들 전체가 어떤지는 나도 몰라요. 난 그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알아요.” (190쪽, 〈다른 여자〉)

인생은 무섭고 세상에 정의는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25년 동안 매일 건너던 길에서 그 화물차에 치여 죽지 않았던가……. 그것이 바로 증거였다. 게다가 이제 전쟁까지 벌어졌으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다치게 될 터였다. 이것 역시 증거였다. 과연 증거가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생은 무섭고 위험했다. (193쪽, 〈다른 여자〉)

예전에 로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내 생각을 말할 때마다 당신은 왜 기분 나쁜 표정을 지어?” 지금 생각해보니 놀라운 말이었다. 그녀는 항상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던가. (231쪽, 〈다른 여자〉)

우리나라의 영혼 속 시궁창에서 어떤 불쾌한 것들이 부글거리고 있을까? 그것들이 언젠가 슈뢰더 박사의 모습으로 갑자기 폭발하지 않을까? 그럼 그다음에는? 우리가 슈뢰더 박사에게 이토록 우월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우리도 자기만족이라는 늪에 깊이 빠진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그가 우리 눈앞에서 그냥 사라져버리기를 바라지 않았던가. 산 사람들이 가득한 집에서 시체를 밀어내듯이. 나쁜 냄새를 막으려는 것처럼 덮개를 씌우거나 악령처럼 쫓아내고 싶어 하지 않았던가. (321쪽, 〈낙원에 뜬 신의 눈〉)

반쯤 지어진 건물에서 인부들이 작게 고함치는 소리, 기계가 숨 쉬는 소리만 빼면, 사방이 절대적으로 적막했다. 정류장에 줄 선 사람들은 광장 맞은편에 줄 서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몸을 웅크리고 아무 말 없이 눈을 맞으며 하염없이 기다렸다. 행군하는 발소리, 무겁고 검은 군화를 신고 행군하는 발소리의 기억이 땅속 깊은 곳에서 박동하고 있는 것 같았다. (370쪽, 〈낙원에 뜬 신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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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있잖아요, 당신은 그저 사랑이 습관이 되었을 뿐이에요.” 타성에 젖어 하루를 살고, 습관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폐허가 되어버린 마음과 일상을 그려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 * 수록된 전 작품 국내 초역 * 시대를 앞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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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당신은 그저 사랑이 습관이 되었을 뿐이에요.”

타성에 젖어 하루를 살고, 습관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폐허가 되어버린 마음과 일상을 그려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

* 수록된 전 작품 국내 초역 *

시대를 앞서는 사유와 통찰력으로 현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1950년대 초기 단편소설을 모은 《사랑하는 습관》이 출간되었다.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1957년에 《사랑하는 습관(The Habit of Loving)》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다가, 1994년에 레싱이 직접 쓴 ‘서문’과 함께 《19호실로 가다(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1994년에 출간된 책에 담긴 소설 20편 가운데 9편을 묶은 것으로, 한국에서는 모두 최초로 소개되는 단편들이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소설 11편은 2018년 7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문예출판사에서 이미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담긴 9편의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 시대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이고도 정치적인 사건을 섬세하지만 대담하게 포착하고 있다. 표제작 〈사랑하는 습관〉과 〈그 남자〉, 〈와인〉, 〈다른 여자〉 등은 레싱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이성애 관계에서의 사랑을 담담히 그려냈으며 〈스탈린이 죽은 날〉, 〈그 여자〉, 〈낙원에 뜬 신의 눈〉은 전후 유럽에서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 외에도 〈즐거움〉, 〈동굴을 지나서〉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화와 감정에 주목한 소설도 담겨 있어 다양하고도 새로운 레싱의 작가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위협당한 도시에 대한 보고서
1950년대는 도처에서 전쟁의 후유증과 이념에 의한 갈등이 계속되던 시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은 영국 런던뿐 아니라 전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전쟁에 참여한 많은 남성이 사망하고 거리에는 고아와 여성이 가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공산주의가 대두되었고 영국 사회도 여러 색깔의 이념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안락한 일상과 가정을 파괴하며 개인의 정신적 파탄까지도 불러일으켰다. 이에 영국을 중심으로 기성의 제도에 반항하며 사회를 비판한 작가들이 ‘앵그리 영맨(Angry Young Men)’이라는 이름으로 대두되었는데, 레싱도 그중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1948년 남아프리카 로디지아에서 런던으로 막 이주했기 때문에 1950년대의 황폐화된 유럽의 모습을 그 어떤 작가보다도 신랄하고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레싱은 인종차별주의에 대항하는 하나의 대안이 공산주의라 생각했고, 영국에 이주해서도 1956년까지 공산당에서 활동하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따라서 1950년대 발표된 그의 작품들은 개인 고유의 경험이 시대적, 정치적 비극과 맞물렸을 때 어떠한 상황과 감정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전쟁의 여파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삶을 지켜주는 정치를 위해
전쟁과 정치가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시대를 살아왔던 레싱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이전부터 여러 작품을 통해 ‘정치적 올바름’의 한계와 모순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왔다. 〈스탈린이 죽은 날〉은 스탈린의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반응을 다룬 소설로, 레싱의 자아로 보이는 화자가 여러 인물과 사건을 회의적으로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인물은 자신만의 생각과 이념 안에 매몰되어 있고 화자는 이들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특히 열혈 공산당원인 진은 소설 속 화자의 단편소설이 “계급투쟁에 대해 잘못된 분석”을 했다며 계급투쟁의 진정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공산당에서 활동했던 레싱은 이념과 목적이 뒤바뀐 상황에 회의를 느끼고 비슷한 시기 공산당을 탈퇴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정치적 올바름’에서 드러나는 교조주의적 태도와 불관용의 한계는 당시 레싱이 주로 고민한 부분이었던 듯하다.

정치적 판단에 관한 문제는 〈낙원에 뜬 신의 눈〉에서도 드러난다. 독일의 한 마을로 휴가를 떠난 두 영국인 의사는 전쟁으로 각각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지만 감정적으로 독일을 비난하거나, 도덕적 우월감을 갖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독일인들이 여전히 히틀러를 찬양하고, 도리어 자신들을 비웃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 마을을 떠나 독일의 이름난 의사인 크롤 박사의 병원에 간 두 영국인은 사지가 묶인 채 병원에 수감된 어린아이를 보고, 크롤 박사가 히틀러 통치 기간에 사회위생을 이유로 유대인과 동성애자, 공산주의자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를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도 전쟁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앓으며 고통받는 전쟁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레싱은 〈다른 여자〉의 주인공 로즈의 입을 빌려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직접적인 공포,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이라고 말이다. 적군의 한 착한 청년이 비행기에서 떨어뜨린 폭탄에 맞아 죽고, 화물트럭이 누군가를 치고 지나가는 어이없는 일이야말로 그들의 삶에 닥친 직접적인 공포였다. 로즈는 “히틀러, 처칠, 스탈린, 루스벨트, 전부 속이 뒤집혀요”라거나 “난 어떤 사상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며, 개인의 삶보다 ‘힘의 정치’와 이념이 우선이 되어버린 시대상황을 비판한다. 즉, 레싱은 개인의 삶과 일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존재할 이유라고 보았던 것이다.

폐허가 된 마음, 습관이 된 사랑
남녀 간의 투쟁을 그린 레싱의 작품들은 1960년대로 넘어갈수록 더 냉철하고 예리해지며, 그 이후에도 레싱은 끊임없이 결혼과 성(姓)에 대한 기존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 남자〉와 〈다른 여자〉는 레싱이 작가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부터 이 주제에 큰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남자〉는 바람난 남편 롭을 원망하면서도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애니의 감정을 다룬 짧은 소설이다. 경제생활과 집안일을 도맡아 했던 애니는 결국 롭과 이혼했지만, 여전히 “그가 없으면 자신의 인생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다. 마음이 폐허가 되어버린 인물은 애니만이 아니다. 〈다른 여자〉의 주인공 로즈는 그야말로 ‘폐허’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전쟁의 폭격으로 아버지도 사지가 찢겨 사망한다. 평생 살던 집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 폐허에서 로즈가 삶의 의지를 찾을 수 있던 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지미 때문이다. 지미를 만나 다시 살고자 한 로즈는 물심양면으로 지미를 지원하며 그와의 결혼을 꿈꾼다. 그러나 로즈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답은 지미가 전 부인과 이혼하고도 그 사실을 숨긴 채 결혼을 미뤄왔고,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찾고 있으며 지금도 로즈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뿐이다.

사랑의 허망함에 상처받은 사람들은 마치 습관처럼 또다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한다. 이처럼 사랑과 감정의 악순환을 덤덤히 그려낸 소설이 〈사랑하는 습관〉이다. 이 소설은 50여 년이 넘도록 수많은 여성을 사랑해왔던 조지가 재혼에 실패하고 외로움에 괴로워하다가 서른 살의 나이 차가 나는 젊고 인형 같은 보비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늘 그랬듯,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을 한다. 그녀를 품에 안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랑’. 단순히 자신의 고독과 비참함을 피하기 위한 ‘사랑’. 보비는 조지의 습관적 사랑에 도리어 외로움을 느끼고 그를 비난하지만, 결국 보비도 조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자신보다 스무 살 어린 청년을 사랑하며 괴로워하다가 종국에는 감정 없는 결혼생활을 택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조지와 보비처럼 사랑을 습관으로 받아들인다. 오늘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정은 현실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거추장스럽고 버거운 것이다. 각자의 마음은 사랑하기 때문에, 또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폐허가 되고 만다. 이처럼 레싱은 일상 속에서 변화되는 ‘사랑’의 형태와 모습, 감상적 ‘사랑’이 아닌 현실의 틀 안에서 존재하는 ‘사랑’을 예리하게 관찰하며 낭만적 ‘사랑’의 개념을 뒤엎고 있다.

그럼에도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레싱은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신랄하게 그려냈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와인〉은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익숙해진,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다. 그들은 이제 환상을 품지 않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지난 과거에 대해 털어놓는다. 남자는 자신이 한 여자를 거절했던 경험을 말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여자는 15년 전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게 거절당한 경험을 떠올리며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슬픔은 자연스럽게 기화되어 사라지고, 그들은 다시 그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다른 여자〉의 로즈는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며 새 삶을 살아갈 궁리를 한다. 로즈는 더 이상 지미에게 집착하거나 그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동안 충실히 살아왔기 때문에, 그 경제력과 신념을 바탕으로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변화한다. 사랑하는 사람 여럿을 잃었지만, 로즈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질을 입양하며 사랑하는 질과의 새로운 삶을 꿈꾼다.

〈동굴을 지나서〉의 소년 제리는 어머니의 곁을 떠나며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도전 앞에서의 두려움을 극복해내고 성장한 제리의 모습에서 우리는 평생 변화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레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령의 작가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글을 썼던 레싱은 자신의 삶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보여주었다.

오늘도 여전히 레싱의 소설을 읽는 이유
레싱은 체호프와 D. H. 로렌스의 사실주의적 전통을 이어왔다고 스스로 말하곤 했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위대한 여성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 애거서 크리스티의 흔적도 함께 발견된다. 따라서 그동안 레싱은 ‘가부장제 속에서 억압받은 여성 고유의 경험’을 작품화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프리카, 세계대전, 인종차별주의, 홀로코스트,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등 20세기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주제에도 폭넓게 관심을 가졌고, 가벼운 스케치 같은 소설부터 깨지고 조각난 삶에 대한 진솔한 논평에 이르기까지 인간 존재와 경험을 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또한 한 가지 사상이나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지지하지 않았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조용히 관망해왔다. 이러한 자유로움 덕분에 레싱은 충격적일 만큼 신선한 시각으로 사회를 투시하고 개인의 내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레싱은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한 명의 생존자로서, 그 시대의 삶을 충실히 기록했다. 그들은 일상에서의 정치가 아닌 정치로서의 정치, ‘힘의 정치’를 우선했고, 흔하디흔한 사랑을 했지만 진실한 ‘사랑’은 하지 못했다. 우리는 레싱의 시대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모습 또한 그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우리는 이념과 사건, 추상과 실제, 믿음과 합리적 의심 사이에서 계속해서 투쟁하고, 진실을 직시하기보다 회피한다. 아직 제자리에 멈춰 있다면, 사회를 응시하지도, 스스로를 의심하지도 않고 있다면 레싱의 소설을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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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사랑하는 습관 | ho**ej0825 | 2019.03.1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책을 읽으면서 온전히 나에게 책만 읽을 시간이 주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할만큼 나는 바빴다. 무엇이 그리...

     이 책을 읽으면서 온전히 나에게 책만 읽을 시간이 주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할만큼 나는 바빴다.

    무엇이 그리 바쁜거였는지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모를일이다.

    무언가는 하고 있었고 해야했었으며 이미 했었어야 할 수 많은 일들...

    빼곡히 적힌 그날그날 해야할 일들 틈에서 난 종일 종종걸음이었을 적에 이 책을 받았다.

    처음엔 아이들을 다 보낸 후에 읽어야지 ...학교로 학원으로 혹은 유치원으로 보낸 후엔 널부러진 옷가지들이며 먹고 남은 음식들이며 켜켜히 쌓은 먼지구덩이들을 치워야 했다. 그러고나면 아이들이 온다. 그럼 또 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시간의 어느 틈을 끼워 넣듯 아이들을 본다. 그리고 고즈넉하다 싶은 새벽시간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것도 잠시....쏟아지는 잠들을 견뎌낼 재간이 없다.결국 몇 페이지씩 읽어간다.

    그러다보면 같은 페이지를 몇번이고 읽어야 할적도 있었다.

    분명 읽었는데...

    침 뭍은 손가락으로 꾹 눌러 넘기던 그 페이지에서 나는 작가의 생각따위에 관심을 두는게 아니라 내 홀로의 시간에 감동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년기의 생각이,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웠다.

    내 아이들을 끼우 키우면서 나는 과연 이 아이들에게 유년시절의 엄마를 무엇으로 기억하게 할것인가? 를 생각했다.

    분명 네명의 아이들을 똑같이 키운다고 말은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진심으로 사랑하는 습관을 들이게 키우고 있는것인가?

    사랑하는 습관대신 혼자 독식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건 아닌지? 의심하는 아이로 키우는건 아닌지, 오롯이 나만 아는 아이로 키우는건 아닌지.....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내용보다는 내 주변의 모습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한다.

    물론....이미 읽고 난 지금.....변한건 없다.

    습관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것이 아니듯...

    나는 천천히 사랑하는 습관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혼자 이 깊은 시간에 다짐해본다.

    이 책의 제목만큼...내용만큼....

  • 사랑은 언제나 처음처럼 | su**ell | 2019.02.1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낯설게 하기'라는 개념은 러시아의 문학자이자 형식주의자인 빅토르 시클로프스키에 의해 시도된 것으로 사람들이 매일 마주치는 일...

    '낯설게 하기'라는 개념은 러시아의 문학자이자 형식주의자인 빅토르 시클로프스키에 의해 시도된 것으로 사람들이 매일 마주치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대상보다 새롭고 낯선 대상으로부터 미학적 가치를 느낀다는 사실에서 착안되었다. 돌이켜 보면 사랑도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로 '남자에게 가장 매력 있는 여자는 처음 보는 여자'라고 하지 않던가. 미학적인 측면에서 어쩌면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을 하여 매일 한 집에서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모든 부부들에게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일지도 모른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도리스 레싱은 그녀가 쓴 단편소설 '사랑하는 습관'에서 사랑조차 습관이 돼버린 한 남자에 대해 쓰고 있다. 연극을 제작하기도 하고 강연도 하는 조지는 연극계에서는 꽤나 영향력이 있는, 그야말로 연극계의 거물이었다. 아내 몰리와 이혼한 후 5년쯤 동거를 했던 연인 마이러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을 피해 호주로 떠났다. 전쟁이 끝나자 조지는 마이러에게 영국으로 돌아올 것을 청한다. 그러나 마이러는 조지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지는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방황한다.

     

    "사람들의 우스갯소리에 웃을 수 없을 때도 많았다. 가볍고 암시적이고 건조한 그의 말투도 변했음이 분명했다. 옛 친구들이 혹시 요즘 우울하냐고 물어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친구들은 조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예전처럼 공감한다는 듯 미소를 짓지 않았다. 조지는 자신이 이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상대가 아닌 것 같다고 추측했다." (p.18)

     

    결국 조지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몰리를 찾아간다. 이혼을 하기는 했지만 그녀와 함께 살 때 그닥 나쁘지 않았다고 그는 생각한다. 오랜만에 보는 몰리는 나이에 비해 젊어 보였고, 조지는 그녀에게 자신과 다시 결혼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그러자 몰리는 "있잖아요, 당신은 그저 사랑이 습관이 되었을 뿐"이라며 거절한다. 결혼 생활을 지속할 때 조지가 만났던 여인들을 거론하면서. 필리파, 조지나, 재닛 등.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미친 사람처럼 밤거리를 쏘다니던 조지는 결국 심한 감기에 걸리고 만다. 몰리는 그를 간병할 사람을 물색해준다. 그녀의 이름은 보비 티팻. 예순 살의 조지에 비하면 40대의 보비 티팻은 무척이나 젊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조지는 자신이 앓아 누워 있는 동안 자신을 돌보고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는 등 능숙하게 안주인 역할을 했던 보비가 무정하지만 예의가 바른 여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그가 보기에 그녀는 모든 면에서 무척이나 어리다고 판단한다.

     

    "지금 그는 그녀 안에서 되살아난 자신의 과거 속에서 그 과거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평생의 경험이 그에게 위엄을 주었다. 그의 눈빛은 묵직하게 상대를 조롱하며 비난하는 듯했다." (p.37)

     

    보비와 혼인을 한 조지는 그녀와 함게 노르망디의 한 마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전에 이브라는 아가씨와 갔던 곳이었다. 보비에 대한 조지의 사랑이 열렬하고 뜨거웠지만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조지의 주선으로 보비는 예전에 했던 연극배우의 세계로 복귀한다. 보비가 출연한 연극이 유명세를 타면서 보비는 제법 바빠지기도 했고, 같이 출연한 남자 배우와도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조지와의 결혼 생활이 이어지면서 보비 역시 몰리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조지의 사랑이 한 여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여자를 곁에 둘 뿐이라는.

     

    "사랑이 습관이 되었다는 표현이 조지의 마음속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그 말이 맞다. 그는 생각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자신의 맨살에 누군가의 맨살이 닿는 느낌, 젖가슴이 닿는 느낌에 본능적인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비가 지금껏 알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까지 사실상 그녀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p.38)

     

    연극 연습을 마치고 매일 비슷한 시각에 귀가를 하던 보비가 어느 날 연락도 없이 늦었다. 걱정이 된 조지는 보비를 찾아 나선다. 모두가 떠난 연극 연습장은 텅텅 비어 있다. 보비가 어딘지 모르게 아파 보였다는 말을 듣게 된 조지는 속이 탄다. 보비의 상대 배우인 재키의 집에서 보비를 발견한다. 이십대 초반인 재키와 사십대인 보비. 조지는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비는 조지의 그와 같은 생각에 펄쩍 뛴다. 나이로 따지면 재키는 자신의 아들뻘이라고 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그녀가 감정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두 사람이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는 자신의 팔다리를 타고 그녀를 향해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직 남자였다." (p.52)

     

    우리는 객체화된 대상에 대해서 그것이 사람이건 자연이건 집이건 상관없이 마주치는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특별한 감정을 갖고 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어떤 것, 감정을 교류하는 대상이 아니라 단지 존재로서의 개체, 사물화된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건 아닐까.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어제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는 반복되는 일상처럼 말이다. 도리스 레싱은 사랑에 있어서도 사람들의 습관화된 무심함 그것을 지적하고 싶었을 게다. 남녀 간의 사랑이 처음 만나던 그 순간과 영원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습관화된 일상에 우리의 사랑마저 포함한다면 그러한 삶은 얼마나 불행한가. 추억을 떠올리는 건 무료한 시간의 청량제이기도 하지만 사랑이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걸 방지하는 방부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랑은 언제나 처음처럼.

  • 도리스 레싱 단편선_사랑하는 습관   도리스 레싱의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사랑하는 습관>은 <19호실에 가다>...
    도리스 레싱 단편선_사랑하는 습관

      도리스 레싱의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사랑하는 습관>은 <19호실에 가다>의 후속편으로 출간되었어요. 원래 한권의 단편선을 문예출판사에서 두 권으로 나눠서 출간한 듯 해요.
    작은 사이즈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들어져서 참 좋았어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작품성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읽을수록 단편읽기의 묘미를 느껴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국내 문학작품의 단편을 읽어보면 글을 쓴 작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외국작가의 작품에서는 별로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특히나 단편을 읽었을 때 장면이 잘 떠오르지 않거나, 무슨의미인지 이해가 어려운 글들이 있어서 그닥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도리스 레싱의 글은 이상하게도 잘 읽혔어요. 이건 번역의 영향도 있는 듯 합니다. ^^

      표지 제목으로도 쓰인 <사랑하는 습관>은..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다른 관점에서 한 번 해 보게 되어 신선했어요. 결혼 10년을 넘어가니... 연애시절 생각하던 사랑과 지금의 사랑이 많이 달라졌는데, 그 사랑을 보는 시각을 조지의 여인들을 보면서 새롭게 보게 되었어요.

     


      동굴을 지나서>는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어요. 이 글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에 자주 실렸고, 이 작품으로 아이들의 편지를 많이 받아다고 하는데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또래와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두려움, 그것을 극복해 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짧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특히 남자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어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내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거나, 위험한 행동은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 큰데....

    아이가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의 거리를 조금씩 넓혀나가야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마지막 장면의 글을 읽어보면서 나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에 대해 각자의 공간에 대해도 생각하게끔 해주었어요. 그렇게 조금은 자신만의 영역이 있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요.  내가 힘들 때 언제든 따뜻한 품에 안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성장에도 힘을 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요.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더라고요.

     도리스 레싱이 아이들을 위한 글을 주로 쓴 작가는 아니지만,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사랑받은 작품들, 특히 장편소설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어요.

    단편같은 경우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읽기에도 좋답니다. 도리스 레싱의 작품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단편부터 만나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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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리스 레싱이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그런데 그녀의 매력에 완전 빠져 버려서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
    도리스 레싱이라는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녀의 매력에 완전 빠져 버려서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소설이 긴 호흡을 늘 따라가지 못해서,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이 책, [사랑하는 습관]은 도리스 레싱 단편선이에요.9개의 단편이 들어있는데요.
    제목의 [사랑하는 습관]이 가장 먼저 나와요.  긴 시간을 두고 읽은 소설인데요.
    잔잔한 흡입력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단편소설이었어요.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소설의 소재는 사랑이 주제이지마,인간의 내면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미묘한 사람의 심리를 어떻게 그렇게 나타낼 수 있는지 그 섬세함에 놀라면서 읽었어요.
    아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말이에요.

    [사랑하는 습관] 나도 사랑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사랑에 너무 매달리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도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요.
    아마도 책의 주인공에 감정 이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은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또한 위험한 것이기도 해서
    남녀간의 사랑에 많은 것을 맡기는 것은 많은 상처를 가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사랑의 여러유형중에 운명적 사랑에 우리는 마음을 빼앗기는데요. 운명적 사랑을 해보고 싶다가도, 사랑의 시련에 한발짝 물어나기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이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늘 답이 나지 않는 사랑이지만 말이에요.

    도리스 레싱의 여러 단편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단편이 [사랑하는 습관]이었는데요.
    마지막 결론 부분이 조지의 암담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눈을 감아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음을 알 것 같았거든요.

  • 사랑하는 습관 | sh**sc21c | 2018.09.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 소설집 <사랑하는 습관>을 문예출판사를 통해서 만나본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1957년에 출간된 <사랑하는 습관>에 수록되었던 단편들이다. 1940년대 말에서 1950년대 초반의 영국과 유럽을 배경으로 1950년대 초반에 쓰인 작품들이여서 시대적, 공간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을 안고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얼마 전 접했던 <19호실로 가다(1979)>보다 더 흥미롭게 만났고 공감할 수 있었다. <19호실로 가다>에서 만날 수 있었던 작품들의 주된 흐름이 여성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사랑하는 습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다양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었다. 전쟁의 상처, 자아실현, 이념 갈등, 그리고 그로인한 가정의 파괴, 사랑의 상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단편 소설집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등장하는 조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매달려 습관적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습관적인 사랑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자신뿐 만아니라 사랑하는 이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조지보다 더 이상한 사랑을 하는 남자 지미는 다른 여자에서 엄청난 일을 벌인다. 아마 요즘이었다면 밝은 빛 보며 살기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다양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을 지나서 에서 만나본 영국인 소년은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아를 찾고 자신의 세계를 완성한다.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과 소년의 홀로서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낙원에 뜬 신의 눈에서는 전쟁이 끝난 후의 사람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승전국의 국민이든 패전국의 국민이든 그들이 겪어야했던 아픔이 몸과 마음을 무언가에 갇히게 되고 그 갇힌 상황이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모두 9개의 단편 작품들 속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각기 다른 색깔과 향기로 작품마다의 개성을 뿜어내고 있다.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지만 그 울림은 크고 깊다. 인간의 본성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설픈 거짓으로 삶의 순간순간을 피해보려는 남성들의 아둔함을 시작으로 재미난 이데올로기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매력을 가진 책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인간 본연의 향기를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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