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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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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쪽 | A5
ISBN-10 : 8954602770
ISBN-13 : 9788954602778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중고
저자 오현종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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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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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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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본드걸 미미, 013,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1999년 「문학사상」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오현종의 신작 소설. 007에게 한번 사랑받고 퇴출당하는 역할의 본드걸이 자신의 운명에 당당하게 맡서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첫 장편 <너는 마녀야>에서 이제 막 기성사회로 진입한 1970년대생의 사랑과 섹스를 도발적이고도 쿨하게 풀어 보였던 작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현 시대의 남녀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임무를 맡아 본드걸 미미의 곁을 잠시 떠난 제임스 본드는 새 본드걸과 함께 돌아온다. 여행을 가서도 축구중계부터 챙겨보고, 일이 없는 날이면 종일 소파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대화보다는 섹스를 좋아하는 본드. 현실에서는 별 수 없는 그저 그런 남자였던 제임스 본드에게 버림받은 후, 본드걸 미미양은 자신이 직접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전서구에 쪽지를 매달아 보내고, '게다짝'을 암기로 쓰는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치고 살인면허까지 받게 된 미미는 013 스파이 미미로 변신한다. 목숨을 건 작전을 수행을 하는 동안 그녀는 애초의 목표인 본드에 대한 복수보다 자기 실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저자소개

오현종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와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세이렌>과 장편소설 <너는 마녀야>,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이 있다.

목차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해설_신형철(문학평론가) | 남근이여, 안녕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저는 007보다 훌륭한 스파이가 될 수 있는데, 왜 폐기처분되어야 하죠?”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이 “왜” 또는 “어쩌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본드걸은 일회용이다. 최근 007시리즈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저는 007보다 훌륭한 스파이가 될 수 있는데, 왜 폐기처분되어야 하죠?”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이 “왜” 또는 “어쩌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본드걸은 일회용이다. 최근 007시리즈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카지노 로얄>까지 스물한 편의 007시리즈를 보아오는 동안 우리는 스물한 명(혹은 그 이상)의 본드걸을 만나야 했다. 본드걸은, 다시 말하지만, 일회용이다.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해당 시리즈의) 본드걸의 임무 역시 끝이 난다.

“일이 생긴 건가요?”
“응.”
“위험한 작전인가요?”
“미미,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지 마. 마누라처럼 구는 건 딱 질색이라고. 그리고 집 열쇠는 경비실에 맡겨줘.”
“알았어요. 하지만 나도 함께 가면 안 될까요?”
“왜?”
“난 본드걸이잖아요. 본드걸이라면 새로운 임무도 함께 해야죠.”
“이번엔 그럴 필요 없어. 지난번과 일이 다르다고. 걱정은 말아, 귀여운 미미.”

‘지난번과 일이 달라지면’ 본드걸 역시 달라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영원한 본드걸이 되지 못해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임무가 끝난 제임스 본드 역시 그저 그런 한 사람의 ‘남자’일 뿐이니까.

“007, 배고프지 않아요? 밖에 나가서 외식할까요?”
“아니, 귀찮아. 집에서 쉬고 싶어.”
“007, 텔레비전 재미없으면 비디오 봐요. 거기 탁자 위에 공포영화 빌려놓은 것 있어요.”
“난 공포영화 안 보는데.”
“왜요?”
“공포영화라니, 무섭잖아.”
“그런 게 무서우면 어떻게 사람을 죽였어요?”
“응, 그건 내 일이니까. 일하지 않을 땐 무서운 게 싫어. 코미디가 제일 좋아.”

알고 보니 본드 역시, 여행을 가서도 창 밖 풍경에 눈길을 주기보다는 축구중계부터 챙겨보고, 일이 없는 날이면 종일 소파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을 보며 킬킬거리고, 대화보다는 섹스를 좋아하고, 섹스할 때조차 애무 따위는 생략해도 그만이라 생각하는 별볼일없는 한국 남자였던 것이다.

겨우 이런 놈팡이 때문에 그 많은 본드걸들이, 그리고 우리의 미미양이 그 큰 위험을 감수했단 말인가. 악당은커녕 바퀴벌레 한 마리 못 잡을 놈 같으니라구! 그런 본드에게 버림받은 후에도 미미양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새 임무가 끝나고 새 본드걸과 함께 돌아온 본드에게 미미는 항변한다.

“한번 본드걸은 영원한 본드걸이에요.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새 본드걸을 데려올 수 있어요?”
“당신이 뭘 잘못 알고 있나본데, 본드걸은 원래 일회용이야. 한번 사랑받고 퇴출당하는 운명이라고.”
“007은 일회용이 아니잖아요.”
“그거야 007이니까 그렇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난 본드, 제임스 본드,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자, 이야기는 또한 여기에서 시작한다. 별수 없는 그저 그런 남자였던 제임스 본드에게 버림받은 후, 우리의 본드걸 미미양은 자신이 직접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뭐 미미양 역시 우리가 생각했던 미모의 금발 미녀는 아니다. 입사시험에 마흔 번이나 떨어진 경력이 있는 이 한국 아가씨는 언니 부부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카운터를 봐주는 청년실업자일 뿐이었으니. 그러니 그녀가 스파이가 될 만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그리고,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치고 살인면허까지 받게 된 그녀는 목숨을 건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자기실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애초의 목표는 본드에 대한 복수였으나 어느새 그녀는 ‘본드걸’이기를 그만두고 그녀 자신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난 본드걸 미미, 013,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첫 장편 『너는 마녀야』에서 이제 막 기성사회로 진입한 1970년대생의 사랑과 섹스를 도발적이고도 쿨하게 풀어 보였던 작가는 이제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 시대의 남녀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화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이야기는 책장이 지나치게 빨리 지나가버려 다 읽고 난 후에야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왜 아직 이런 게 없었지? 자, 이로써 제임스 본드의 007시리즈가 아닌 본드걸 013시리즈의 첫 편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평도수의 경신술, 전서구에 쪽지를 매달아 보내고 ‘게다짝’을 암기로 쓰는 미녀 미미의 이야기. 이건 신, 신, 신 하고도 새롭고 진화한 무협형 소설이다. 초일류 고수의 연인이었다가 비밀스러운 사문에서 비전의 내외공을 단련하고 강호에 출도한 미미, 악의 근원인 마두와 졸개들을 가차없이 쳐부수되 신룡처럼 꼬리가 없다. 그러나 고수의 경공처럼 가벼운 문체, 걸리는 데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도 수족냉증에 시달리는 인간의 인간다움이 숨어 있다. 오현종은 보물섬의 보물이 해적이 아니고 해적의 보물도 아니고 보물을 찾는 인간, 그 열망이라는 것을 격공타혈의 수법으로 일깨워준다. 해저기지나 찾아내고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는 모르겠지만.
성석제(소설가)

어떤 소설은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아서 그 소설이 나오고 난 뒤에야 “아니 여태까지 이런 소설이 없었단 말이야?”라는 반응을 낳는다. 이를테면 이 소설이 그렇다. 거기서 거기인 영화를 스무 편이나 봐오는 동안 우리는 본드걸들의 후일담을 궁금해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 많던 본드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본드걸 미미가 돌아왔다. 본드걸이라는 비정규직과 작별을 고하고 정규직 스파이 ‘013’이 되어서 돌아왔다.
신형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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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단순히 신화를 현실세계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실과 영화의 시공간을 뒤섞어버리며, 내가 꿈꾸는 세상과 마주하고 ...

    단순히 신화를 현실세계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실과 영화의 시공간을 뒤섞어버리며, 내가 꿈꾸는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세상, 그리고 산넘고 물건너며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의 경계를 교묘하게 오간다.

    마초 신화인 007과 그 신화 속 세상의 베일을 들추고 들어간 여자가 정말 '별 생각 없이 그냥저냥 사는' 한심한 타입이라는 게 유쾌함의 방점을 찍는다! 게다가 알고 보니 바람둥이 007은 애정결핍??

    그러나 단순히 유쾌하게 읽힐 뿐 아니라, 마지막에서는 약간의 쓸쓸함도 느껴지는 작품이다.

  • 오현종이라는 작가가 누구나 다 아는 007을 소재로 특이한 소설을 만들어냈다. 아니 007과 쌍벽을 이루는 본드걸에 대해서. ...

    오현종이라는 작가가 누구나 다 아는 007을 소재로 특이한 소설을 만들어냈다. 아니 007과 쌍벽을 이루는 본드걸에 대해서. 친구들이 하도 본드걸 미미양, 미미양 하길래, 나도 모르게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이렇듯 친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일까’ 의문이 생기면서 동시에 흥미가 일었다.

     

    다 읽고 난 첫 소감은 웃기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 본드걸, 웃긴다. 어찌 보면 그럴싸하기도 하지만 007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산다는 거, 좀 웃기다. 더구나 그에게 임무를 맡기는 M이나 정보국 모두 서울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본드걸이야 어차피 007과 엮이는 인물이니 꼭 한국인이 안 되란 법도 없다. 그런데 007도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한국이 무대다. 그래서 첨부터 웃겼다.

     

    속편은 아니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사실 이 작품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를 보여준다. 그 이후 스토리라고나 할까. 즉 오현종은 이 작품을 보통 007 영화가 끝나고 에필로그로 조금 나오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마치 주인공이 누군가(독자)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듯한 독특한 화법으로 작가는 미미양을 내세워 독자들을 007과 본드걸의 웃기는 일상으로 데려간다.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인, 즉 세련되고 멋진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는 다르게, 텔레비전 앞 소파에 늘어져 축구를 보고 음식을 먹고 섹스를 하고... 더불어 이도 쑤시고 방귀도 뀔 것 같은 웃기는 모습의 007과 본드걸인 것이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새로운 임무를 맡고 한 번 영화에 나왔던 본드걸은 두 번 다시 안 나오는 것처럼 미미양은 1회용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미양은 그 배신을 참다 못해 자신이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교육을 받고 임무에 투입되고 007과도 엮인다. 그래서 007의 본드걸이 아닌 본격적인 스파이 미미양의 고생담과 활약상이 전개된다. 문체는 스토리가 특이한 만큼 경쾌하고 즐겁다. 황당하면서도 웃기는 상황들은 마치 007과는 다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끝부분의 진지함은 사실 그 맛을 조금 떨어뜨리는 감이 없지 않았으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작가를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작가의 모나미 볼펜 끝에서 삐져나올 새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오현종 작가님, 작가 후기의 ‘재능이 없는 자의 기쁨’을 한 독자라도 함께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이런 게 ‘재능’ 아니면 무엇이 재능입니까? 유쾌하게 ‘웃으며’ 잘 읽었습니다. ^^*   

  • 007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은근한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는 내게, 보라색 빤딱빤딱한 제목에 장난스런 그림 표지의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이 눈에 딱 들어올 리가 없었다....

    007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은근한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는 내게, 보라색 빤딱빤딱한 제목에 장난스런 그림 표지의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이 눈에 딱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엔가, 무심결에 틀어놓은 라디오 방송을 듣고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불끈불끈 솟았다. 아주 차분하고 조근조근한 목소리의 오현종 작가가 라디오에 나온 것이다. 그런데 방송을 듣고 있으니, 기존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만들어놓은 신화를 아주 적나라하게 뒤틀어 버린 듯 하다. 좋아, 이참에, 백만 스물 하루 만에 소설책을 한 번 읽어볼까?

     

    제임스 본드는 끊임없이 시리즈에 등장하는데, 그 많던 본드걸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걸까? 본드걸은 단지 일회용에 그치는 것일까? 그리고, 작전이 끝나고 그들의 사랑이 시작하면, 수많은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그들은 그래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일까? (이 부분은 영어 동화 twice upon a time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함께 엮어 읽어보아도 좋을 듯)

     

    작가는 이러한 물음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푸른 양떼가 거니는 뉴질랜드 위를 기구를 타고 날으며 평화롭게 “사랑만 시작하면 되는” 본드와 본드걸.

     

    견고한 일상의 땅으로 내려온 신화 거품은 땅에 닿는 순간 터지기 시작한다. 작전이 없을 땐 방안에 틀어박혀 다 마신 맥주캔을 쌓아가며 축구와 홈쇼핑 란제리 쇼에만 열광한다. 무기력하고 만사가 귀찮고, 게다가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안보는 소심함까지… 일상으로 내려온 사랑의 환상은 이런 것이었다.

     

    터진 거품의 축축함으로나마 지속되던 그들의 일상은, 작전 한 번 나갔다 온 본드의 새 본드걸로 인해 완전히 공기중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거품은 공기 중에서 또 다시 응집하여 새로운 형태로 본드걸의 일상이 시작된다.

     

    그저 양 떼나 세면서 본드에게 빌붙어 살 꿈이나 꾸던 본드걸 미미.

    사실 그럴 수도 있겠다. 대기업 시험에서 40번이나 떨어지고, 직원 3명의 ‘21세기 무협연구소’의 퇴직금과 퀴즈대회 상금(그녀의 전재산)은 뉴질랜드 여행에서 다 써버리고 가져온 건 본드와 본드걸 직함뿐. 자신의 특별한 삶을 받아들일 준비는 다 되어있었는데, 웬 폐기처분이란 청천벽력?

     

    폐기처분이라니, 난 살아야한다! 아니, 첨엔 복수해야 한다! 였지만, 결국은 그녀 자신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녀는 스파이 013이 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우여곡절끝에 결국 자신을 진정으로 마주 대하게 된다. 그녀의 삶이 아직 끝이 아니기에 그녀의 마주대함까지가 이 소설의 내용이다.

     

    물론 큰 줄거리는 007과 그녀의 연애사, 그리고 배신, 스파이 생활, 뭐 이런 것들인데, 개인적으로는 황당한 무협지 같은 스파이 이야기보다는 미미가 가볍게 툭툭 던지는 절대 가볍지 않은 인생관이 참 와 닿는다. 그리하여 오현종의 글은 성석제, 박민규, 그리고 리처드 파인만의 글을 연상케 한다. 예를 들면, 삶은 돼지고기를 고소하게 먹으면서 타자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인식한다든지,위험이 닥쳐온다는 두려움에 쉽게 사랑에 빠지고, 사랑 때문에 모든걸 망쳐버린다는 얘기든지… 아라비안 나이트 모티브도 그렇다. 칠일 밤낮 내내 이야기를 함으로써, 상대편 스파이와 화해하게 되는데, 단지 화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든지 이야기는 위험을 내포한다”.는 얘기로 마무리를 짓는 다든지… (김현이 말한, 이야기는 죽음과 통한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가?)

     

    또한, 2007년 한국사회를 참 재밌게 조롱하고 있다. 예를 들어, 뭐든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좋다며, 국가의 녹을 먹는 스파이보다 우월함을 강조하는 사설 심부름센터, 멸문지화(?)를 부른 아버지의 무술관- 결국 뭐든 뼈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TV가 보여준 역할모델(갈빗집 딸이 프로골퍼임)을 보고 자신이 갈빗집을 하기 때문에 딸이 골프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언니, (딸의 프로골퍼로의 능력은 자신의 갈빗집 규모에 비례한다고 굳.게. 믿는다), ”돈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서도 한사코 돈을 깎아주는건 곤란하다는 심부름센터 사장 등등.

     

    크게 보면, 남성 우월주의인 007 신화를 비틀어 보고, 일상의 땅으로 내려온 신화 이야기겠지만(그것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이렇게 한 줄 한 줄 읽는 재미가 훨씬 쏠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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