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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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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쪽 | A5
ISBN-10 : 8955592825
ISBN-13 : 9788955592825
나는 에디터다 중고
저자 김병익 | 출판사 새물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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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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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상세 항목] 선택 해당 사항있음 미선택 해당 사항없음

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00405, 판형 148x210(A5), 쪽수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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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디터다』. 현역 편집자 22인의 추억과 고백과 투정과 넋두리와 자부심을 편안한 육성으로 담아낸 이 22인의 편집자 열전은 기본적으로 우리 ‘출판계’ 내부의 자기 성찰과 자기 진단의 성격을 갖고 있다. 모두들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처음에 출판사 문을 두드렸을 때의 두근거림부터 책을 둘러싼 애와 증을 담은 이 진솔한 22편의 고백들은 출판계의 내부 풍경과 함께 사람살이의 땀내를 물씬 전해주고 있다.

저자소개

목차

Shall we edit?_기획자 서문

1

다섯 개의 기억_김기중
나는 진행형이다_이영은
나는 오프로드가 좋다_김이금
현대문학 윤희영입니다_윤희영
책에도 품과 격이 있다면_임종기
프로야구 선수와 출판 편집인_강응천
편집자들에게 권하는 책 네 권_김철호
편집자란 의뭉한 인간이다_윤한구
편집자, 보통의 존재_김은주
오, 나의 왕자님_황지운

2

'눈 감고 아웅'의 잔꾀를 부리며_김병익
한 실패한 편집자의 실패의 변_임우기
내가 다닌 편집학교_정홍수
운명의 세 시기, 우연과 필연 사이_함정임
'책예술' 앞에 선 한 책쟁이의 부끄러운 고백_민병일

3

운명으로서의 출판, 미래로서의 출판_정병규/조형준

4

책과 사랑을 나누다_김성배
21세기 지역출판인으로 살아가기_강수걸
편집자에서 편집자로_이상희
수첩에 적은 아이디어가 100개가 되면_홍동원
편집자, 제작자에서 출판인으로 변화를 꿈꾸며_박찬수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22인의 편집자 열전 ― “나는 편집한다, 고로 존재한다.” 하나의 긴 대담 ―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말한다. 이제는 단순한 첨단 기술과 기계 중심의 디지털 세계를 넘어 편집의 세계가 오고 있다고 1. 누군가에는 ‘운명’이고, ...

[출판사서평 더 보기]

22인의 편집자 열전 ― “나는 편집한다, 고로 존재한다.”
하나의 긴 대담 ―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말한다.
이제는 단순한 첨단 기술과 기계 중심의 디지털 세계를 넘어 편집의 세계가 오고 있다고


1. 누군가에는 ‘운명’이고, 다른 누군가에는 ‘사랑’이고, 누군가에게는 눈물 자욱 아련한 첫사랑의 그림자이고 다른 누군가에는 가슴 뛰는 ‘대박’의 전령사로 다가온 책과 나의 인생
― 22명의 책쟁이들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출판과 인생 이야기.


현역 편집자 22인의 추억과 고백과 투정과 넋두리와 자부심을 편안한 육성으로 담아낸 이 22인의 편집자 열전은 기본적으로 우리 ‘출판계’ 내부의 자기 성찰과 자기 진단의 성격을 갖고 있다. 모두들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처음에 출판사 문을 두드렸을 때의 두근거림부터 책을 둘러싼 애와 증을 담은 이 진솔한 22편의 고백들은 출판계의 내부 풍경과 함께 사람살이의 땀내를 물씬 전해주고 있다.

“이렇게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가는구나,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하나도 힘들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들게 한 아름다운 한 달이 내게 온 것이다.”

“‘편집자는 고독한 거야. 그리고 편집자는 생각을 깊이 하는 버릇을 들여야 해.’ ‘네, 죄송합니다. 주간님.’ 광화문 뒷골목의 어느 허름한 빌딩에 위치해 있던 그 출판사의 위층 남자화장실에서 그날 아침 부끄러움에 한 시간은 울었던 것 같다.”

“용돈을 아껴 한 권씩 사 모은 책을 되풀이 읽으며 그 안에 얼마나 신기하고 큰 세상이 담겨 있는지 감탄했던 것 같다.
그렇게 책을 만들고 싶다고, 그 세상을 구성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원고다. 열어서 읽어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이건 소위 말하는 ‘대박’이라는 감이 왔다.
살다 보니 이런 원고가 내 손에 들어오는 일도 있네, 싶어 옆 동료들의 얼굴을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이런 별일이……
견물생심이다. 물건을 보면 욕심이 난다. …… 책은 정말 대박이 터졌다. 온갖 이벤트 하고 한 달 내내 주말에 지방사인회를 함께 돌고 강연회 하고 ……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인간이 뭐에 홀렸던 걸까.”

2. 잡스의 아이폰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모든 권력을 편집에로!”
우리는 지금 첨단 기술과 속도 중심의 세계에서 ‘디지털의 편집’이라는 새로운 상상의 우주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는 편집한다, 고로 존재한다!!
‘뽀샵’, ‘낚시질’, ‘댓글’ 등 온갖 인터넷 문화의 신조어들을 관통하는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 말이 없을까? 그러한 것들을 모두 하나의 ‘편집’이라고 보면 어떨까? 그것들을 20세기 초에 혜성처럼 등장한 러시아 형식주의의 기본 이론 중의 하나였던 ‘낯설게 하기’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당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격동시의 러시아의 화장실과 거리와 술집에 휘갈겨 있던 낙서와 온갖 정치 구호를 일종의 ‘새로운 형식의 시’로 보았는데, 요즈음의 인터넷의 몇몇 댓글은 과연 한편의 시라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아무튼 이 모든 것에서 대세는 ‘편집’이라는, 어쩌면 잊혀져버린 어떤 기능이다.
‘뽀샵’이란 결국 자기 모습을 증명사진을 찍듯이 수동적으로 찍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편집하는 것이 아닌가? 댓글 또한 수동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수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편집해서 발화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인터넷이야말로 편집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인 동시에 온갖 편집술과 재기가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날것 그대로 경쟁하고 있는 뜨거운 아도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인터넷과 함께 비로소 ‘편집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것을 ‘편집해야’ 하고 또 자유자재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 사회와 경제계도 단순히 (‘디지털’이라는) 획기적인 기술과 IT라는 초고속의 속도에만 취해 있던 단계를 넘어 이제 이 모든 것이 사람의 마음과 새로운 (아이폰 같은 기계가 아니라 예술작품) 예술로 어떻게 승화되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편집’이라는 오래되고도 항상 새로운 편집이라는 눈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문화 혁신과 산업 혁신의 오롯한 영광은 저 오래되고 또 새로운 변화를 많이 하고 있는 출판에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편집의 어제와 내일을 되돌아보는 일이 지금만큼 절박할 때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편집의 시대 ― 하늘아래 편집 아닌 것이 없다.
이처럼 ‘편집’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책을 만든다는 단순한 기능적 수단을 넘어 하나의 시대적 요청으로 다시 한 번 가만히 뿌리부터 성찰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구술이 서 말이라도 뀌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최첨단 IT 기술이 있어도 아이폰처럼 창조적으로 편집해서 ‘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실제 삶 또한 이제는 옛날처럼 대학 졸업-취직-결혼 하는 식으로 하나로 꿰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산산이 흩어져 있다. 이 또한 끊임없이 편집되고 재편집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지금만큼 우리 삶에서도 편집의 기능이 중요해진 적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편집에 대해서는 텍스트 내적으로만이 아니라 이처럼 깊은 사회적 성찰도 동시에 요청되고 있다.
하지만 편집을 둘러싸고 텍스트 내외의 세계가 이렇게 거대하게 바뀌고 있는 이때만큼 ‘편집’의 기본과 편집자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절실한 때도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우리’가 아니라 ‘나’의 인생을 편집하는 것만큼 힘든 과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기계와 기술들’을 모두 편집해들인 아이폰이라는 르네상스적 예술품은 우리에게도 전인적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고 있는데, 이 시대에 그러한 전인적 삶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를 편집하는 것은 수많은 고통과 시행착오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만큼 편집의 기본과 근원을 성찰하는 것이 긴요한 때도 없어 보인다.

3. 운명으로서의 출판, 미래로서의 출판 ― 책은 본질적으로 간접 체험의, 체험의 장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 편집!!
따라서 인문학 쪽에서는 ‘위기’론만 난무하고 경영학에서는 다시 ‘사람’으로 회귀하고 있는 지금의 출판계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이 책이 가진 큰 미덕 중의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육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 담긴 한국 출판계의 ‘살아 있는 에디터’인 정병규와의 긴 육성이 그것인데, 그의 이야기는 과연 명불허전답게 우리 출판의 급소와 맥과 흐름을 조목조목 짚으며 우리 출판을 위한 나침반을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마치 운명처럼 출판 편집의 길로 입문해 저 1970~1980년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혁신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관류해온 그의 삶은 그 자체가 편집자의 표상이자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동시에 그가 털어놓는 좌충우돌 출판기 또한 하늘아래 어떤 일도 새로운 일은 없으며 오직 인간의 노력만이 가상하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물론 정병규가 전하는 메시지의 백미는 출판의 미래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있는 대담의 후반부에서도 완연히 빛난다. 끊임없는 도전과 도저한 낙관주의 그리고 독자들에 대한 모심으로 요약될 수 있는 그의 출판의 대강(大綱)에서부터 인문학은 ‘예를 들 수 있어야 한다’는 세목에 까지 이르는 그의 세심한 성찰은 지금 우리 출판이 잊고 있는 핵심을 아연 상기시켜주고 있다. 출판계의 원로라면 조금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대담이겠지 하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는 정병규의 육성은 편집이란 결국 우리의 열정과 애정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본문 중에서>

‘눈감고 아옹’의 잔꾀를 부리며_김병익
아무 수정 없이 모든 걸 운에 맡기고 ‘그냥 내보자!’는 것이었다.
다만 검열 당국에 보일 마지막 성의로 딱 하나만 손을 데자고 내가 제의했다.
서론에 이은 제1장의 본문은 그대로 두고 그 제목 《청년 마르크스의 소외론》만《1840년대의 소외론》으로 바꾼다는 것. 정말 눈감고 아옹이었다.
그럼에도(!), 정말 그럼에도 기적적으로(!), 이 불온 도서는 시장 통용을 허가하는 ‘납본 필증’을 받아냈다.

실패한 편집자의 변_임우기
《토지》출간 이후 수년간 출판 외적인 많은 일들에 치여 나는 사실 탈진해 있었다. 하지만, 돈 때문이 아니라, 내 신념과 문화적 구상 때문으로, 김구용 전집 이문구 전집 신동문 전집 등 오직 문학적 관점만으로 한국 문학을 새로 기획하고 출판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무모한 짓이었지만, 문학 편집자로서 나는 ??토지??를 비롯한 박경리 문학과 이문구 문학을, 그리고 시인으로선 김구용 김수영 허만하 등 50년대 시 정신을 한국 현대 문학의 새로운 출발로, 현대 문학성의 터전으로 삼아야 하고 그렇게 해야 한국 문학 정신의 오래된 정통성이 되살아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바쁜 중에도, 그 부질없을 사명감에 불타, 이문구 박경리 박상륭 김지하 김성동의 문체에 대한 도전적인 문체론을 쓰기 위해 밤을 새웠던 기억도 생생히 남아 있고, 편집자로서의 생명이 다한 지금도 한 아둔한 문학평론가로서 뒤늦게 50년대 시인 가령 김수영의 시에 대한 새로운 비평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게, 정말 그렇게, 문학 편집자로서의 나와 문학평론가로서의 나가 하나가 되려고 무던히 애썼던 시절이었다.

모 신문사 기자의 소개로 마치 아름다운 꿈을 꾸듯이 만난 한 단정한 선비요 미학적 천재, 그가 재야 미술사학자 고 오주석 형이다. 나로선 불운 속의 행운이었다. 고인과의 잦은 만남과 멀고도 긴 여행들을 통해 나는 다시 편집자로서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었고 편집자로서의 열정이 내 안에서 다시 꿈틀거림을 느꼈다. 그렇게 하여 큰돈과 정성을 쏟아야만 출판이 가능한 한국 미술사 서적들이 내 손을 거치게 되었고…… 그러나 바로 그 열정적인 노력들이 기 막히게도 사지(死地)의 함정으로 내몰릴 비극의 서막인 줄은 나는 꿈에서도 눈치 채질 못했다.

지난날의 나의 삶은 실패한 편집자일 뿐이다. 나에게 편집자로서 다른 선택은 없다. 지나온 길을 하루빨리 망각하는 것만이 편집자로서의 나의 마지막이고도 유일한 선택임을 깨닫는다.

운명의 세 시기 ― 우연과 필연 사이_함정임
나는 어디에서나 행복한 편집자였다.
내가 편집자가 된 것, 그리고 소설가가 된 것, 그리고 그 과정에 만난 사랑하는 사람과 수많은 선후배 문우들, 그리고 미래의 문학과 출판을 짊어질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과 편집자들, 그리고 젊은 문청들…… 이들은 모두 나의 운명을 만들어주는 존재들이다. 내가 재직했던 출판사들, 거기에서 만난 모든 필자들과 아트디렉터들은 직접적으로 글을 쓰도록 나를 자극하고, 보다 나은 텍스트를 생산해내도록 나를 격려하고 성장시킨 스승들이었다.

책에도 품과 격이 있다면_임종기
편집과 디자인, 디자인과 예술, 예술과 기술, 편찬과 편집, 이런 개념들은 서로 상보적이기도 하고 때론 서로 배반하기도 해서 젊은 열혈 편집자를 자주 번뇌에 빠뜨렸다. 좋은 책, 잘 만들어진 책, 잘 팔리는 책……
그제나 지금이나 자주 듣는 질문 하나. 어떤 책이 좋은 책입니까. 질문도 대답도 피상적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 정리한 답은 이렇다. 그 책으로 인해 또 다른 책을 다 읽고 싶도록 만드는 책.

책의 가치를 여전히 대형서점의 ‘판매지수’ 같은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의 의견도 존중하지만 그들이 차마 들여다보지 못한 책의 가치, 가능성이 무시될 때는 좀 서운하다. 책에도 운명이 있다면, 부디 좋은 편집자와 유통업자, 그리하여 독자를 만나 제 뜻을 펼치길 바란다지만 그것도 욕심일 게다.

책에도 명품이 있다고 믿었던 한 에디터의 자부심은 이제 옛말이다. 시장에 가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인생들이 즐비하다. 출판 시장도 시장이긴 하다. 책 만들어 하루를 근근이 버티는 인생이고 싶지는 않다지만.

내가 다닌 편집학교_정홍수
민음사에서 시작된 내 편집학교 이력은 솔출판사, 문학동네를 거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서교동의 강출판사 사무실까지 이십 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난 그다지 괜찮은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특히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늘 해찰하며 뒤처지는 묵은 버릇이 그 좋은 학교들을 다니고 최량의 선생들을 만났으면서도 점점 개선이 힘든 방향으로 고착되어가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 민음사 시절 얼마나 글을 쓰고 싶었던가. 이영준 형을 따라간 문인들의 술자리 한구석에서 나는 내 오랜 삼중당 시절을 만지작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내겐 비평적 글쓰기도 이십 년 편집학교의 수강 과목이었다. 일찍 출근하면 넓은 동소문동 문학동네 사무실은 조용했다. 종각 민음사 사무실도 내가 문을 연 적이 많았다. 그 아침 시간들이 내게는 또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편집학교 교실이었다. 이영준 형이 쿵쿵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다섯 개의 기억_김기중
“편집자는 고독한 거야.
그리고 편집자는 생각을 깊이 하는 버릇을 들여야 해.”
“네, 죄송합니다. 주간님.” 광화문 뒷골목의 어느 허름한 빌딩에 위치해 있던
그 출판사의 위층 남자화장실에서 그날 아침 부끄러움에 한 시간은 울었던 것 같다.

“김 실장, 이번 표지 교정지 좀 가져오세요.” “여기 있습니다.” “김 실장은 이 카피를 누구를 위해 썼어요? 이건 독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김 실장 자신의 자기만족을 위한 카피 같네요. 다시 쓰세요.” 평상시 편집 책임자인 내게 거의 모든 것을 맡기다시피 했기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박 사장님은 다시 말을 이었다. “김 실장, 한 가지만 책을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줄까?” “네, 알려주십시오.” “책을 만들 때는 독자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라는 거야. 그리고 평상시에는 모든 것을 편집자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거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책으로 보일 거야. 그러면 당신은 최고의 편집자가 될 수 있어.”
지금도 이 말은 내가 후배들이나 직원들에게 자주 인용하는, 아주 평범하지만 강력한 편집자를 위한 최상의 경구다.

편집자, 보통의 존재_김은주
용돈을 아껴 한 권씩 사 모은 책을 되풀이 읽으며
그 안에 얼마나 신기하고 큰 세상이 담겨 있는지 감탄했던 것 같다.
그렇게 책을 만들고 싶다고, 그 세상을 구성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출판사가 아니라도 어쨌든 책이나 글과 관련된 어떤 일이든.

나는 다분히 자기만족적인 편집자이다. 내가 욕망하는 책을 만들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 게다가 늘 불만스러운 독자이기도 하다.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책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미처 만나지 못한 수많은 책들에 절망한다. 그나마 아직까지 내가 모르는 모든 것이 궁금하고, 세상에 나와야 하고 내가 읽어야 하는 책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편집자로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출판사에 입사하려고 처음 쓴 자기소개서에서 나는 카프카의 저 말로 호기롭게 시작했다. .....그리하여 스스로 바랄 뿐이다. 앞으로 언제까지가 될지 몰라도 더욱 담백하고 래디컬한 사고와 자세를 갖춘 편집자이길. 또한 책과 저자와 독자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잃지 않을 것도.

나는 진행형이다_이영은
자기만의 방에서 온갖 생각에 휩싸여 어두운 얼굴을 가졌던 한 아이가 성장하여 에디터로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건 행운이었다. 그동안 무수한 저자와 독자들을 책을 통해서 만나며 가슴 설레고, 울고, 실망하고, 사고 치고, 다시 살아가는 동안 나는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한 저자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간의 의미,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한계짓는 테두리, 문화라는 것의 의미 등등.

에디터의 길로 들어서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무 주눅 들지 말기를. 처음 이 길에 들어서면 주눅 들게 된다. 온갖 지식의 무게에 짓눌려서, 저자들의 내공과 기에 깔려서. 하지만 어찌 보면 인류 역사가 쌓아올린 지식과 문명은 이미 과거의 것이다. 그것은 인류가 살고자 하는 의지와 바람의 결과이다. 우리는 새롭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살아간다.

모두가 탐험가다. 삶을 사랑하는 만큼 모험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만큼 세상을 사랑하는 탐험가들이다. 에디터는 그 탐험의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탐험의 경험을 공유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진행형이다. 나는 에디터다.

현대문학, 윤희영입니다_윤희영
1998년 12월, 문학사상으로 첫 출근을 했다. ....처음 만든 책이 통권 315호, 1999년 1월호 《문학사상》이다....이윤기의 《그리운 타부》연재 첫 회가 실린, 윤대녕의 소설 《많은 별들은 한 곳으로 흘러갔다》가 실린 바로 그 책이다. 이렇게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가는구나,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하나도 힘들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들게 한 아름다운 한 달이 1998년 12월 내게 온 것이다.

막 지어낸 작가의 따끈한 원고를 제일 먼저 만지고 읽을 수 있는 것, 그들과 호흡하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한국문학의 말석에서 그 중심과 호흡하는 것, 이 모두가 잡지 편집자의 형벌이자 특권이라며 자랑스럽게 자리를 지키지 않았던가. 사실 그 매력 때문에 결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수없이 고백하지 않았던가.

56년의 역사를 이어가며 통권 661호를 내고 있는 현대문학 뒤에 올릴 수 있는 건 내 일에 만족하고 그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에디터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 “나는 에디터다.”

나는 오프로드가 좋다_김이금
이렇게 늘 뭔가를 배우고 반성하면서 한 권 한 권 성과물을 낼 수 있는 이 출판일이 그런 면에서 나는 정말 좋다.
이런 원고를 책으로 만드는 작업은 이미 잘 다듬어진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요리에 맞는 밑재료부터 키우고 손질하고 다듬어 밥상을 차리는 것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고 힘들다. 비유하자면 잘 뚫린 고속도로를 편하게 달릴 때보다는 뭔가 우여곡절이 많은 오프로드가 더 흥분되는 것이 바로 같은 이치일 것이다.

아직도 새로운 원고를 받아들면 전인미답의 길을 걷듯 설레고 두려울 뿐이다. 공정은 같을지 몰라도 원고는 매번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없는 것이 바로 출판이다. 출판은 결코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혼자 해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늘 새롭다. 또다시 20년이 흐르면 달라질까? 모르지만, 그때가 되어도 나로선 여전히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새 원고를 마주할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편집자들에게 권하는 책 네 권― 편집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대신하여_김철호
“그대 자신의 삶을 편집하라” ―변정수,《편집에 정답은 없다》
“정밀하게 사유하라”―고종석, 《감염된 언어》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
“에고를 벗어 던져라” ―파드마삼바바,《티벳 사자의 서》

‘책예술Buchkunst’ 앞에 선 한 책쟁이의 부끄러운 고백_민병일
나는 책이라는 문화재를 위하여 결사항전의 자세로 쌈박질 잘하는 ‘시다’였을 뿐이다. 악몽도 꿈이지 않겠는가, 비록 악몽을 통해서라도 이데아를 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어찌 도가 아니고 해탈이 아니고, 문화라는 이름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이 책이 가끔 우황청심환으로 보일 때가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에게 관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책 겉 표딱지만 화려해졌을 뿐, 책의 판형, 종이의 재질과 다양성, 인쇄의 색상 정밀도, 레이아웃의 디테일, 타이포그래피, 제본 방법 등등 책 전체를 놓고 보면 갈 길이 멀 뿐이다.

편집자란 의뭉한 인간이다_윤한구
‘내가 만들고 싶은 책’ 따위의 질문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된다. 그저 편집자로서의 역할과 어떻게 하면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된다. 어떤 그릇에 작품을 담을지, 어떤 콘셉트로 보다 많은 독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그리하여 내가 만든 책으로 작가와 독자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소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된다. 단 한 가지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만든 책이 오래오래 살아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나는 이것을 깨닫는 편집자가 진정한 편집자라는 생각을 감히 한다. 그리고 본디 편집자란 의뭉한 인간이라 좀처럼 제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제가 기획하고 만든 책마저 그 영광을 저자에게 돌리고, 그들의 뒤에 숨어 지내는 은둔자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편집자의 삶이란 생각마저 든다.

‘내가 만든 책들이 저 시멘트 덩어리들과 다를 게 뭐람. 천편일률적인 사각 틀에 철근과 시멘트를 들이붓고 행복이 가득한 집이라 말하는 것처럼, 나 또한 종이에 글자와 그림을 새겨놓고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책이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때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사실 편집자란 건설 노동자와 다르지 않다. 아파트에서 건설 노동자의 존재를 찾아볼 수 없듯이 책 어디에서도 편집자의 존재를 찾아볼 수 없다. 편집자는 작가 뒤에 숨어 있고 독자들에겐 잊혀진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본디 편집자의 역할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편집자에서 편집자로_이상희
출판사와 방송국을 그토록 오고 가면서도 출판물과 방송물 양 매체를 넘나드는 그럴듯한 기획물을 구현하지 못했던 것은 능력이나 성실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체성 분열 탓이었다, 편집자다운 감각을 훈련하거나 발휘하기보다는 시인다운 감각이 유지되길 원했던 탓이었다, 라는 생각이 지금 문득 든다. 그럴듯한 기획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싶으면 그 즉시 출판의 의미와 가치며 속물성에 대한 내부 검열이 준열하게 발동되고, 곧바로 아이디어가 납작하게 짓눌려버린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림책이라는 놀라운 장르는 여러모로 나를 북돋웠다. 우선, 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충돌했던 편집기획자적 감각이 그림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에서는 거리낌 없이 나를 도와주었다. 이를테면 그림책 전문 꼬마도서관을 개관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그러했다. 폐차 버스를 얻는다는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버스회사를 찾아다닐 때, 시청 문화관광과에 사업 계획서를 내고 발표할 때, 자원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의를 운영할 때, 도서관 운영 매뉴얼을 만들 때, 홍보 문안을 쓸 때, 여러 가지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수첩에 적은 아이디어가 100개가 되면_홍동원
삶이 지금까지 지켜왔던 지론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인쇄 대금지불이 미루어지고, 제본소에서 독촉 전화가 오고 심지어 번역비조차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월급조차 기약이 없는 처지에 체면이고 뭐고 없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신국판으로 냈다면 제작비도 부담이 없었을 것이고……. 슬슬 도망갈 생각만 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판단하려 하지 않고, 이 핑계 저 핑계만 떠올렸다.
한 권 한 권 착실히 내자고 시작한 출판은 부지불식간에 대박을 향해 무리수를 두었고, 외통수에 몰린 나는 똥고집으로 일관했다. 평정을 찾는다. 아주 가끔 반항하고 싶어지는 기획이 있다. 수첩에 아이디어를 적는다. 그리고 숙성시킨다. 수첩에 적은 아이디어가 100개가 되면 다시 한 번 출판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오, 나의 왕자님_황지운
그러니까, 도대체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나요? 어떤 것들을 짜 맞추면 우리가 보는 책이 나오는 건가요? 그냥 레이저 프린트로 인쇄해서 제본하는 건 아니잖아요? 아마, 정말 그렇게 물었다면 다들 비웃었을지도 몰랐다. 안 물어본 게 다행이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작고 큰 사무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었다. 그 사무실 안에서 나를 휘감았던 건, 억울함이었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걸 나만 모르고 있는 거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책과 사랑을 나누다_김성배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문학 활성화 및 문학 저변 확대를 위하여 책 발간과 함께 관련 문학 행사도 병행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책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출판인이 되고 싶다.
원고와 제작에도 두 배의 정성을 쏟아 중앙 못지않은 형태의 출판을 하고 싶다. 책이라는 형태를 빌려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는 한 나는 책을 만들 것이며, 그것을 즐길 것이다. 독자들에게 두 손으로 안길 책을 만들고 싶다.

21세기 지역출판인으로 살아가기_강수걸
지역출판사로서 다양한 기획출판을 하는 것이 특이해 보였는지 여기저기 신문사, 잡지사, 방송국 같은 데서 인터뷰 요청을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는 꼭 산지니는 3등 전략(Sanzini Way)으로 나간다고 말하곤 한다. 모 잡지사 기자는 ‘3류 전략’이라고 기사를 잘못 쓴 적도 있지만, 결코 3류가 아닌 3등 전략이다. 이는 대형출판사들이 손대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산지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역출판사로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책을 낼 수도 있고 서울 출판사들이 미처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발굴하여 책(종이책/전자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도 있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매개가 출판인이자 편집자이다. 출간할 책들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아까운 나무만 없애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이 만드는 책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책인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판을 한다는 것은 철학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발은 땅에 딛고 있되 머리와 가슴은 좋은 책을 세상에 남긴다는 높은 포부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

편집자, 제작자에서 출판인으로 변화를 꿈꾸며_박찬수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했던 것은 아마도 ‘따붙이기’였던 것 같다. 모눈종이에 로트링으로 선을 긋고, 인화지로 출력된 원고를 따붙이다 한 행이 남거나, 글자 하나가 한 행으로 남을 경우 강제로 수정을 하면서 편집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편집자, 제작자, 경영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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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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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에서 제가 읽을 책을 고르는 저의 기준은 '신간에 코드만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입니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

    도서관에서 제가 읽을 책을 고르는 저의 기준은

    '신간에 코드만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입니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웬만해선 신간에 손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점에서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 한 기준은 출판사입니다.

    출판사가 어떤 곳이냐가

    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 출판사의 철학과,

    책을 기획하고 발굴해 낸 기획자에 대한 신룁니다.

     

    참신한 기획들은

    출판사들을 살리고

    후진 기획은

    출판사를 말아먹습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 사람은

    시대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성찰과 통찰이 있어야 하는데

    그 어떤 사람이

    바로 출판기획자

    에디터인겁니다.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만 궁금증의 대상이던 시대를 지나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 궁금한 시대로 넘어온 것처럼

    책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도 대중적인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이 나오는 걸 보면 말이지요.

     

    김병익선생이 쓴 책은 아닙니다.

    수많은 편집자가

    자신이 편집했던, 기획했던 책들에 대한 에피소드와 경험을 쓴 책입니다.

    각 편집자들의 이력은 빛이 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에피소드가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며

    빛나는 것이라 하더라도

    같은 크기로 모여있을 때 그것은 지루할 뿐입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 책을 기획한 편집자는

    누가 읽으라고 이런 기획을 했을까

    독자들이 뭘 느끼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기획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 글은

    소설가이기도 한 함정임씨가 쓴 짧은 글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녀의 이야기 속에 저도 알만한 독자들이 많이 등장했고

    그녀와 같이 했던 출판사들이

    저의 경험과 교집합이 있었기때문이었습니다.

     

    한때 빛나던 출판사의

    그 빛나던 기획을 이 사람들이 이렇게 했구나 하는

    공명이 있었기때문에

    재미있었던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에디터들은 스타는 아닌거죠.

    게다가 그들의 책은 연예인이 아닌고로

    그 뒷얘기가 대중적으로 재밌기는 힘든거고요

     

    그래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책은

    편집기획자가 꿈인 아이들에게는 좋은 책일 수 있겠다.

     

    열외로 편집기획자라는 직업군에게는 물론 재미있는 책일 겁니다.

    그들안에서 그 편집자가

    책에 등장할 만한 인물이냐 아니냐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겠지만 말입니다.

  • 나는 독자다 | sa**tmt | 2010.09.08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나는 독자다. 어렸을 적에 읽기시작한 이후로 책을 보면 읽는게 버릇이 되었다. 모두 없던 시절엔 남에게 빌려온 책을 읽었고, ...

    나는 독자다. 어렸을 적에 읽기시작한 이후로 책을 보면 읽는게 버릇이 되었다. 모두 없던 시절엔 남에게 빌려온 책을 읽었고, 좀 커서는 학교에서 읽은 책들로 내가 먹은 밥을 머릿속에서 태웠다. 그렇듯 살아온 시간속에 과연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돌이켜 본다. 아직 내책꽃이에 있는 책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잊혀졌다. 누구가 겪는 생활속에 벌어지는 일들이 책이 있어야할 얌전한 머릿속 창고를 텅비게 만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기록하려 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책의 저자들은 자기들이 에디터인걸 내세우는게 아닌가 한다. 에디터쉽을 모르지 않는다. 그들 편집인들이 과연 자신들의 자부심을 어디에 거는지도 안다. 그냥 귀동냥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강의와 책들을 통해 알게된내용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똑같은 무게가 나가는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모두가 편집인이라고 하지만, 저자가 가져오는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주는 사람 정도로 에디터로 생각한다면 그건 에디터세계의 깊이를 제대로 재보지않는 사람이다. 편집인이라면 세상이 필요한 책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세상의 책목록을 늘여가는 사람이다. 비록 저자에게 글을 부탁하기도 하지만, 저자가 그런글을 쓰게끔하고, 그글이 왜 하필 오늘에 필요한지를 알아야한다.

     

    이책에 나오는 행복한 에디터들은 과연 세상이 필요한 책, 세상이 요구하는 책을 얼마나 꾸려내었는지 스스로 저울위에 서야할듯하다. 물론 유명, 대규모출판사에 있었으니 이름으로야 충분히 주름잡을수있겠지만, 과연 세상에 없던 책을 자기가 만들어낸게 얼마나 되는지 스스로에게도 물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농부의 삶도 여기 에디터의 삶도 한번의 생을 살아간다. 그 일이 자기가 아닌 타인과 사회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한번쯤 비교해본다면, 우린 누구나 농부의 굽어진 허리에 머리를 숙여야하고, 곱은 손에 입이라도 맞춰야한다.

     

    다시말해 생명을 살리는 농부의 삶에 비교될만큼 에디터들도 사회에 필요한 양식으로써 책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 냈는지 되묻길 바란다. 특히 정치권력이 바뀔때마다 유력인의 책을 내는 출판사의 이름들을 기억하려 애쓴다. 그렇게 당선된 대통령의 책을 내는게 돈벌이는 되겠지만, 과연 책들의 사회에서 그런책이 필요한지, 아니면 나무를 소비하는 종이로 아까운 일을 하는건 아닌지, 그런것보단 편집자 스스로 과연 이책을 편집하여 낼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한번쯤 생각하였는지 거울을 꺼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부끄러운 자화상은 어디나 있다. 출판사도 그속에 편집자도,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책의 숲엔 버섯처럼 검은 속내를 드러내보이는 책들도 많다. 그건 모두 우리사회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그자리에 있는 편집자들의 자기다움이 없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하다. 굳이 잘나가는 이유만으로 에디터라고 에디터였다고 내세우기보다는, 책이 없는 빈곤한 사회를 채우려는 무명의 편집인의 모습이 더 귀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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