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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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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쪽 | A5
ISBN-10 : 8988996240
ISBN-13 : 9788988996249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중고
저자 아민 말루프 | 역자 김미선 | 출판사 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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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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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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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당대 아랍 역사가와 연대기 저술가들의 생생한 묘사와 증언을 토대로 아랍인들이 유럽의 그리스도 교도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으며 그들이 어떤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지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십자군 전쟁을 해석하면서 유럽에 대한 감정적 적개심과 그 책임만을 강조하지 않고 누구도 지적하지 못했던 아랍 내부의 모순과 결함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피력한 점이 돋보인다.

저자소개

목차

추천의 글 / 머리말
프롤로그

1부 침략
1장 프랑크인들 들이닥치다
2장 저주받을 갑옷 제조인
3장 마라의 식인종

2부 정복
4장 트리폴리스의 2천 일
5장 암살단 아사신

3부 반격
6장 다마스쿠스의 음모
7장 에미르의 눈에 비친 야만인들

4부 승리
8장 성왕 누르 알 딘
9장 살라딘의 등장
10장 관대한 군주

5부 유예
11장 살라딘과 리처드
12장 예루살렘의 운명

6부 추방
13장 몽골인의 채찍
14장 신이여 다시는 그들이 이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옵소서

에필로그

용어 설명 / 주석과 출처 / 연표 / 지도 / 옮긴이 글 / 인명 색인 / 지명 색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이해하는 모티프, 십자군 전쟁" "세계사 범주에서 십자군 전쟁 다시 읽기" 레바논 출신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작가이면서 아랍 역사에 정통한 아민 말루프는 오직 십자군 전쟁 시기의 아랍 쪽 사료에 근거해 200년간의...

[출판사서평 더 보기]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이해하는 모티프, 십자군 전쟁"
"세계사 범주에서 십자군 전쟁 다시 읽기"


레바논 출신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작가이면서 아랍 역사에 정통한 아민 말루프는 오직 십자군 전쟁 시기의 아랍 쪽 사료에 근거해 200년간의 십자군 전쟁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엮어 냈다. 아랍인들의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은 '성전(聖戰)의 대서사시'가 아니라 유럽인의 야만적인 침략이었으며, 대학살과 약탈로 무슬림들의 삶이 짓밟힌 반문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성군(聖君) 살라딘이 예루살렘을 탈환한 사건은 아랍 세계가 유럽에 거둔 위대한 승리로 아랍인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우리는 유럽사의 일부로서 다룬 십자군 전쟁만을 알아 왔다. 전쟁의 배경에서 그 영향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럽이 주체였다. 전쟁의 한쪽 당사자였으며 소아시아에서 아라비아 반도까지 그들의 땅을 전장으로 내주어야 했던 아랍인들의 역사에서 십자군 전쟁이 어떻게 묘사되고 평가되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었다.

아민 말루프의 이 책은 이제껏 무시되어 왔던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을 서술함으로써 유럽사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세계사적 사건으로서 십자군 전쟁을 다시 보게 해주고, 시각의 균형을 잡아주는 책이다. 저자는 섣부르게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기보다 십자군 전쟁을 직접 보고 겪었던 아랍 역사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십자군 전쟁을 말하게 하는 치밀한 구성력으로 역사서로서 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가 최초로 충돌한 사건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제2의 십자군"과 "성전"을 앞세우며 대치하게 만든 십자군 전쟁에 대해 그 실상은 물론 아랍인들의 가슴속 응어리까지 파고 들어간 이 책은 영어와 아랍어로 번역 출간되어, 상대방과 자신의 역사를 이해할 때 갈등과 대립의 골이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 저자의 소망을 실현시켜 준 책이기도 하다.

학살과 약탈로 점철된 십자군 원정

주님이 원하시니! 너희 중에 누가 오늘까지 강도였다면, 그는 기사가 될 수 있다. 자기 형제를 매질한 사람이라면, 미개인에 대항하여 나아가 싸울 수 있다. 빚에 쪼들린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영원한 보상을 받아라. 누구나 성전에 출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걸어서 가거나, 배를 타고 가거나, 전염병으로 죽던가, 싸움에서 죽던가, 누구에게나 전능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모든 죄가 용서될 것을 나는 보장한다. 자 일어나자! 기독교인들이여 너희들 소유물을 팔아치우고 영혼을 구제하라!
-성전 참여를 촉구하는 당시의 글 중에서


그 자신이 '십자군의 총사령관'으로 지목되어 한 터키인의 암살 기도를 받은 적 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십자군 원정, 유대인 탄압, 마녀 사냥 등을 지난 2천 년 동안 교회가 행한 과오라고 고백한 바 있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소집한 십자군은 그 구성을 볼 때 기사들뿐만 아니라 농민들과 그 가족, 심지어 불량배들까지 포함된 잡다한 군대였다. 금전적 보상과 죄 사함을 약속하는 교황의 말에 따라 십자군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확천금과 새로운 영토를 찾아 아랍 땅으로 들어왔다. 물자를 원정길에서 조달했던 십자군은 예루살렘에 이르는 동안 인근 마을들을 약탈과 방화, 살육으로 초토화시키며 진군했다. 같은 종교를 믿는 아랍 땅의 그리스도 교도들과 유대인들도 화를 피하지 못했다. "예루살렘에서 7만 명이 넘게 죽었다"는 아랍 쪽 기록도 남아 있다. 저자가 유일하게 아랍과 유럽 역사가의 기록을 함께 인용하고 있는 마라 마을의 식인 사건은 야만인으로서 유럽인의 모습을 아랍 세계에 또렷이 새겨 놓은 사건이었다. "우리들은 투르크인들과 사라센인들의 인육을 먹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개조차 먹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더욱이 지중해 상권을 차지하려는 베네치아 상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성지 예루살렘이 아니라 콘스탄티노플로 기수를 돌려 같은 기독교인들을 죽이고 비잔티움의 귀중한 보물을 약탈하는 데 열을 올린 4차 십자군 원정에 이르러서는 성전이라는 외피조차 벗어 던진 모습이었다.

관대한 살라딘과 무자비한 리처드
"'걸핏하면 어길 맹세를 한 것이 대체 몇 번이었소? 지키지도 않을 조약에 서명은 또 몇 번이나 했소?' 르노 드 샤티용는 통역을 통해 대답했다. '늘 그리 행동하는 게 왕들 아니오? 나도 그렇게 했을 뿐이오.'" 아민 말루프는 이 기록을 인용하면서 정의로운 살라딘과 폭군 르노 드 샤티용의 면모를 대비시키고 있다. 뛰어난 학자이자 법관, 술탄의 조언자였던 당대 역사가들의 눈에 유럽인들은 화형이나 수장과 같은 '신명재판(神明裁判)'으로 죄를 가리는 야만인들이었고, 병을 악마의 소행으로 보는 무식한 자들이었으며 목욕을 즐기던 그네들과는 달리 비위생적이기 짝이 없는 비문명인들이었다. 이러한 주장을 일방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은 실제로 12세기 아랍은 그리스의 지적 유산을 이어받아 10만 권이 넘는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과 잘 정비된 우편 체계와 상하수도, 훌륭한 시설과 인력을 갖춘 종합병원에 대학까지 있는, 문화적으로나 과학 기술 분야에서나 유럽보다 앞선 세계였다.

아랍인의 눈으로 볼 때 유럽인들은 약속과 명예를 존중할 줄 모르며 관대함과 자비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야만인이었다. 살라딘은 골치를 썩던 포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그들을 풀어주는 방법을 택했지만, 그 유명한 사자심왕 리처드는 포로들을 모조리 죽이는 방법을 택했다고 아랍의 역사가는 기록하고 있다. 예루살렘을 탈환한 살라딘은 기독교인들의 몸값을 감해 주고 귀족들조차 그들의 재산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었다. 90년 전 그 도시를 정복했던 유럽인들이 무슬림뿐만 아니라 유대인, 기독교인들을 무차별 살상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였다. 또한 638년 이슬람의 3대 칼리프 우마르가 기독교인들의 성지 순례를 허용했던 관대한 정책과도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이슬람의 결함
그러나 이슬람 세계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슬람 세계의 종파와 부족간의 고질적인 갈등이 십자군 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감을 지적한다. "지하드는 곤경에 처한 왕자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끄집어내는 구호에 불과했다. 사적인 이해가 없이 다른 에미르를 도우러 달려가는 일은 없었다. 그 때에나 신의 위대한 정의를 끄집어낼 따름이었다." 저자는 이슬람에서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성지 예루살렘이 이교도의 손에 넘어가고 수만 명의 무슬림들이 학살당하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패권 다툼을 일삼고 심지어 유럽인들과 연합하여 서로를 견제하려 한 아랍 지도자들의 한심한 모습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수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데 백 년 가까이 걸린 것은 이슬람 지도자들의 탐욕과 무능력,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폭정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한때 서양보다 물질적으로나 지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풍요로웠던 이슬람 세계가 그 주도권을 유럽에 넘겨주게 된 요인에 대해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과연 십자군이 서유럽에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며 아랍 문명에는 종말을 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12세기 아랍은 이미 깊은 정체에 빠져 있었다. 정작 아랍인 자신은 외래 유목민 전사인 투르크 용병들의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였고, 그 이방의 지배계급은 내분과 계승 전쟁에 휩쓸려 아랍 세계의 역동성과 그 찬란했던 영광을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이 아랍 문명의 쇠퇴의 계기는 되었을지 몰라도 그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냉정한 평가이다.

갈등과 대립의 치유책으로서 역사 읽기
사담 후세인은 자신을 예루살렘을 탈환한 영웅 살라딘에 비유하며 둘이 나란히 그려진 대형 선전물을 바그다드 시내에 걸어 놓고 있다. 그러나 그가 '닮고자 하는' 살라딘이 이라크 내에서 박해받으며 독가스 살포로 5천 명이 죽어간 그 쿠르드족 출신임은 어떻게 설명될까. 아민 말루프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랍인 자신의 목소리로 십자군 전쟁을 기술함으로써 아랍인들이 느끼는 '기독교 국가의 부당한 침범'이라는 피해 의식을 포용할 수 있게 하고, 가슴에 단도를 품은 암살자 아사신파의 모습과 포개지는 아랍인에 대한 인상 또한 수정하고 싶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아랍인 자신에 의해 아랍의 역사가 왜곡되어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이 아랍-이스라엘의 분쟁과 아랍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본문 소개

1099년 8월 19일 금요일, 알 하라위는 자기 일행을 이끌고 바그다드의 대사원으로 갔다. 마침 정오 기도를 올리러 신도들이 여기저기서 몰려들고 있었다. 그 때 그는 보란 듯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당시는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었다. 곧 분노한 군중이 그를 둘러쌌고 군인들이 그를 체포하러 다가왔다. 그러자 아부 사드는 일어서서 침착하게 물었다. 당신들은 금식을 어긴 것에 이처럼 분노하면서 수만의 무슬림들이 학살당하고 이슬람의 성지가 파괴되는 모습은 그리도 태연하게 놓아둘 수 있냐고. 군중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자 그는 자신이 '빌라드 알 샴' 즉 시리아 땅에서 당한 재난과 예루살렘을 치러 온 이들에 대해 상세히 말했다. "피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곧 다른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고 이븐 알 아시르는 적고 있다.(89~90쪽, <3장 마라의 식인종> 중)

승리를 거두고 일주일이 지난 10월 9일 금요일, 알 아크사 사원에서 공식 경축행사가 열렸다. 이 업적을 기념하는 예배를 집도하는 영광을 얻으려고 종교계 인사들이 앞다투어 몰려들었다. 검은색 의상을 위엄 있게 차려입은 술탄은 마침내 아부 사드 알 하라위의 후계자인 다마스쿠스의 카디, 무히 알 딘 이븐 알 자키를 연단에 오르도록 지명했다. 그의 음성은 청명하고 힘이 있었으나 감격을 숨길 수는 없는 듯 가늘게 떨렸다. "이 승리를 주시어 1세기 동안이나 빼앗겼던 고향 같은 도시를 이슬람에게 돌려주신 신에게 영광 있으라! 신의 선택을 받아 재정복 사업을 완수한 군대에게도 영광 있으라! 또한 우리가 유린당했던 존엄성을 이 나라에 되돌려준 그대, 아이유브의 아들 살라흐 알 딘 유수프에게도!"(284쪽, <10장 관대한 군주> 중)



저자 소개
저자 아민 말루프(Amin Maalouf)
1993년 공쿠르 상을 수상한 아민 말루프는 소설가이면서 역사가이다. 아랍의 역사와 문화, 의식 세계를 사실적인 문체와 신비로운 분위기로 그려내는 탁월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은 작가로서 그의 재능과 전직 저널리스트로서의 예리한 시각이 잘 결합되어 있는 책이다. 1949년 레바논에서 태어난 저자는 베이루트 대학에서 정치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1976년 내전에 휩싸인 조국을 떠나 프랑스에 정착했다. 레바논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안 나르》의 국제판 책임자였으며 《청년 아프리카》의 편집장을 지냈다. 대중에게 역사를 알게 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저자는 고증된 사료를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글쓰기로 신뢰를 얻고 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는 아랍에 대해 쓰면서도 그 치부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 저자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공쿠르 상 수상작 《타니오스의 바위》를 비롯하여, 《마니》, 《사마르칸트》 등이 27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이 김미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불어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체 게바라 평전》, 《세 갈래 길》, 《르네상스》,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보르헤스와 아르헨티나 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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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편협되지 않은 시각 | ub**ni | 2007.04.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목만으로도 다른 방향에서 본 내용으로 채워질 것같다. 더구나 저자는 추호도 덧붙여 이슬람을 미화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래...

    제목만으로도 다른 방향에서 본 내용으로 채워질 것같다. 더구나 저자는 추호도 덧붙여 이슬람을 미화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읽다 보면 프랑크인들 시각에서 쓴 십자군 전쟁 이야기에서는 속속들이 알 수 없던 상대방 진영, 즉, 이슬람 진영의 내부 상황을 알려주는 중계방송을 듣고 있는 듯하다. 최근의 십자군 이야기들은 그래도 옛날과 달리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으므로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아랍의 내부 사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유럽 작가들이 쓴 책에 강조되는 이슬람 도시들을 점령하면서 행해졌던 살육과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적은 편이다. 또한 저자는 아랍세계의 정신자세에 대해 서구인들 보다 더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쟁 중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른 도시간 합종연횡, 프랑크 침략자들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한 도움을 청하는 장면, 서로의 내분에 의해 프랑크인들이 쉬고 다음 전투를 위해 기력을 회복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프랑크인들이 이슬람 전사들을 두려워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슬람도 프랑크 기사들을 두려워했으며, 아랍인들 그들 자신들도 프랑크인의 시각에서 보는 것 처럼 항상 완벽하고 침착하고 머리를 잘 쓰는 경외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 주고 있다.

     

    프랑크인들은 아랍의 문물에 흠뻑 빠져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던 섬사람들이 서울로 구경와서 겪게 되는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다고 비유하는 것 처럼. 

    하지만, 십자군 전쟁을 통하여 선진화된 아랍의 문물과 과학이 서방에 도입된 이래, 이에 자극받은 유럽은 르네상스와 과학의 발전을 이루고, 신대륙의 발견과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에 대한 승리이후 해양 강국과 식민지 개척을 통한 선진문명 건설을 확실히 추진하게 되었다. 반면, 이슬람은 십자군 전쟁으로, 또 몽골의 침략으로 대부분의 국토가 황폐화 되었고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비록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고 비잔틴 제국의 옛땅을 모두 차지한 오스만투르크가 19세기까지 유럽을 위협하며 번창하였지만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포함한 아랍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달한 문명을 서방으로 전해준 피로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날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암튼, 저자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쉽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완성한 이 책은 역사서일 뿐만 아니라, 아랍 내부의 반성서이며, 술술 읽을 수있도록 쉽게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좋은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 낯선 이름 외우기 | ci**bleu92 | 2006.09.21 | 5점 만점에 3점 | 추천:1
    [다빈치 코드]에서 시작된 중세 서양사에 대한 궁금증은 [메디쿠스]를 보며 동방 국가 페르시아의 뛰어난 문명을 맛보며 이 당시...
    [다빈치 코드]에서 시작된 중세 서양사에 대한 궁금증은 [메디쿠스]를 보며 동방 국가 페르시아의 뛰어난 문명을 맛보며 이 당시 역사와 생활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된 역사서가 없을까, 학교 도서관을 배회하던 중 찾아낸 책으로, 십자군 전쟁이라면 그 당시일 것이고, 아랍이라면 내가 관심갖는 페르시아 지역이라 생각되어 보게 된 책이다.

    내게 십자군 전쟁이란 단지 년도의 나열에 불과했고 '십자군'이라는 이름에 종교전쟁의 하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황금과 보석에 눈이 멀은 당시 서유럽인들의 정복사라고 할 수 있다. 멀쩡히 순례자가 오고 가던 예루살렘을, 그것도 천년이나 그대로 내버려두었던 예루살렘을 되찾겠다는 명분을 가지고 떼지어 몰려왔으니 말이다.

    이 당시의 동방(중동)과 서방(서유럽) 역사를 우연히 접하면 접할수록 당시 이슬람 문화와 서유럽 문화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전세계 곳곳에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또한 문화적으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그들이 얼마나 뒤떨어진 문화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항상 새로운 놀라움을 준다.

    다만, 아무리 소설과 비슷한 형식으로 씌여있어 흥미만점에 술술 넘어가는 책이라고는 해도, 이슬람권의 '뭐시기 뭐시기 알 뭐시기'가 프랑크 왕국(당시 십자군 전쟁을 치르러 몰려온 서유럽인들 중 프랑스인이 주류를 이뤘던 탓에 그들은 프랑크인들이라고 불렸단다)의 보두엥 몇 세 혹은 보에몽 몇 세와 싸웠다더라, 그래서 예루살렘이나 안티오케이아, 다마스쿠스 등등의 나라가 '뭐시기 뭐시기 알 어쩌구'의 손에서 프랑크왕국으로 넘어갔다더라, 혹은 넘어왔다더라.. 등등을 읽고 있자니 후반부에 이르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이슬람권의 거의 모든 왕들로 묘사되는 사람들은 대개 '알 어쩌구' 이거나 '알 저쩌구'이고 연대기 작자는 대개 '이븐 어쩌구'이거나 '이븐 저쩌구'했고, 왕을 칭하는 호칭인 듯한데 칼리프, 술탄, 에미르 등이 마구 뒤섞여 등장해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도 술탄이 가장 높은 왕인듯 하고 공국쯤으로 된 것의 영주가 에미르거나 하나의 왕조를 통치하면 칼리프인듯한데 잘 모르겠다. 익숙치않은 지명과 이름덕분에 쉴새없이 뒤의 지도와 용어 설명을 뒤져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내는데 엄청 고생해야 했던 책이다.

    아, 그렇구나, 응... 하며 술술 읽다가 저자가 써놓은 에필로그에서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문화적 지배층으로 부상한 서유럽인들은 당시의 동방(이슬람권)에 비하면 미개하고 열악한 문화를 지니고 있었지만, 정복자 특유의 저돌성으로 동방의 새로운 문물을 마음껏 받아들여 자신들의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결국 십자군 전쟁은 그들에게 패배를 안겨주었겠지만, 자신들의 땅에서 치뤄진 전쟁도 아니었고 - 이슬람권으로 쳐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그 지역만 파괴되고 유린되었다 - 2세기에 걸친 침략과 정복, 왕국 건립을 통해 동방의 선진 문물을 배워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킬 기회가 된 셈이었다. 그에 반해, 침략 당하고 정복 당하고 유린 당한 동방 이슬람 문화권은 그렇게나 선진 문물과 풍부한 자본, 방대한 자연과학계의 지식 등을 지니고도 정복자인 서유럽인들을 배척하기에만 바빠 - 피지배자로서는 당연했을 수도 있지만 - 그 문화의 장점을 흡수하기는 커녕 날로 날로 폐쇄적이 되어갔고, 고인 물이 썩게 마련이든 쇠락해져 문화의 변두리로 전락해버렸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나라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서유럽 사람들이 부지런히 동방의 문물을 배우고 익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갈 때, 동방 이슬람권이 '평등은 아니더라도 시민들도 권리를 어느 정도 나눠갖는 서유럽인들의 생활상'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 없이 서유럽 문물을 그저 배척하는 것 외에는 더 이상의 무엇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조선의 막바지 우리 나라는 그저 밀려오는 외세에 문을 닫아걸고 움츠러들 뿐 달리 어떻게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몰아닥친 열강들의 힘에 고스란히 나라를 빼앗겨 버리고 제대로 된 민주의식이 일깨워지기도 전에 타인의 힘으로 억지로 심겨져 버려 진정한 민주가 뭔지, 평등한 권리가 뭔지도 모르는채 겉모습만 흉내내기에 급급한 모습이 되어버린 우리나라를 떠올리며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그 모든 과정을 용이하게 해주었던 권력자들의 사리사욕 또한 씁쓸함을 더해주었다.

    저자는 지금 현재의 이슬람과 소위 서구 열강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스라엘 국가간의 갈등, 그리고 서구 유럽들과의 갈등에서 십자군 전쟁 당시의 모습을 떠올린다. 또한 그는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이나 내재되어온, 서구인들을 보는 아랍인들의 눈 - 부당한 침범이라는 느낌으로 정당화 되어지는 폭력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하지만, 성전이라는 미명하에 황금을 쫓아 허위허위 달려온 십자군들이 왜 내게는 세계평화라는 미명하에 석유를 쫓아 모여드는 열강들과 겹쳐보이는걸까.

    참, 이 책을 통해서 재미난 사실 하나를 알게 됐다. 흔히들 그리스-로마신화가 서구 문물의 큰 줄기를 이뤘다고 했다. 그런데 로마에게 계승되어버린 고대 그리스 이후로, 그리스 지역은 비잔틴 제국이 되어 서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동방이었던 것이다!! 이 비잔티음과 이슬람권은 상당히 가까웠고 - 지리적 감각이 없던 내게는 놀라운 사실이다 - 당시의 이슬람인들에게는 룸인(로마인)들이라고 불리웠다는 거다. 게다가, 이 비잔티움은 로마 카톨릭계와는 다소 분리된 그리스정교회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어렴풋이 예전에 배운 세계사가 생각나긴 하지만 왠지 그리스-로마 신화라던가 이 신화의 서유럽에 대한 영향을 생각할 때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이다.

    참참, 하나 더. 전에 [메디쿠스]에서 조금 읽긴 했지만, 이슬람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 기독교 및 유대교에서 말하는 신은 다 같은 신인 듯하다. 이슬람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모하메드)를 높이 사지만, 그래도 예수를 메시아라고 칭하더라. 이 모든 종교가 태어난 현재의 팔레스타인 지방 혹은 이스라엘 지방은 이슬람 문화권으로 둘러싸인 곳이 아니던가. 아 신기하다. 비록 확실하진 않지만. 이 세 개의 종교가 같은 신을 섬기다니. 생각만해도 신기하다. 같은 신을 섬기는 자들이 각기 다른 종파를 만들어 서로 싸우다니. 정말 신기할따름이다. 내가 늘 생각해오던 대로, 신은 존재할 지도 모르지만 종교는 결국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일 따름이다.
  • 이책을 처음 본것은 도서관에 있던 신문지광고를 통해서였다. 당시까지 십자군전쟁은 대부분 서양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기에 아랍의 ...
    이책을 처음 본것은 도서관에 있던 신문지광고를 통해서였다. 당시까지 십자군전쟁은 대부분 서양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기에 아랍의 시각으로 본 책을 보고 싶었다. 책을 주문해서 보니, 확실히 서양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십자군의 움직임이 시작되는 시기부터 끝나는 시기를 아랍인의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기술된 책이다. 그러다 보니 서양쪽에서 어떻게 일이 일어나는지는 자세히는 알수는 없는게 아깝지만 서양에 관련된 책은 많으니깐 괜찮다. 아랍의 상황을 다루다 보니 꽤 긴 내용이 되어 끝까지 읽기가 조금 힘들지만 읽고 난 뒤에는 자신이 얼마나 십자군 전쟁을 잘못 이해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영화' 킹덤 오브 해븐' 인가 ? 맞나? 십자군 관련 영화가 개봉준비중이다. 거기서는 자신들의 추악한 십자군 전쟁을 얼마나 미화하는지 한번 보고 싶다.
  • 끊기지 않는 사슬 | lo**sky20 | 2005.01.1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터키가 EU가입을 시도했을 때 유럽 여러 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터키의 지리적 여건과 경제적 능력도 문제가...
    터키가 EU가입을 시도했을 때 유럽 여러 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터키의 지리적 여건과 경제적 능력도 문제가 되었지만 많은 유럽인들은 그들의 종교와 인종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었다. 비록 자신들의 순수한 혈통에 대한 도전이고 기독교에 대한 도전이라고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이들은 극우파에 속하는 소수였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작았다고는 말 할 수 없다. 십자군 전쟁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고 수 많은 세대의 교체가 있었지만 아직도 종교에 관한 편파적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을 신문을 통해 읽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은 흔히 접하던 역사책과는 달리 저자는 소설처럼 전쟁을 생동감있게 묘사했으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도 객관적 진술보다는 작가의 주관을 개입해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을 그려내 듯 그들의 내면까지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구와 이슬람 문화의 대립, 이슬람 안에서의 분열등은 지금도 이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매일 아침 신문에서, 매일 저녁 뉴스에서 흔하게 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긴 사슬을 끊지 못한 채 짊어지고 가고 있는 그 거대한 대륙을 보면서 답답하게 느낄 때도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왜 사슬을 짊어져야만 했는지를 알 것 같다. 이슬람 국가들은 흔히 현대에서는 낙후된 지역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자원적 보고와 영토를 가지고선도 나라를 그 이상 발전 시키지 못 하는 것도 그들의 뒤떨어진 시대문화적 산물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말 한다. 있는 자만이 행복을 누리는 곳,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과 여성에 대한 억압, 종교에 대한 광신적 열망 - 나 또한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 또 흔히 사람들로부터 들어온 이슬람 세계의 모든 것인 듯 하여 참 민망하다. 명예 살인이 아직도 존재하는 그 곳 이슬람. 하지만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치더 그들은 십자군 전쟁시 눈 앞의 승리를 두고도 약속의 이행을 위해 즉 명예를 위해 승리를 포기해야 했던 적도 많았다. 광적인 테러의 나라 이슬람. 십자군 전쟁 당시의 아사신파의 광적인 테러. 그들이 과연 종교의 수호만을 위해 그런 극단적인 방편을 선택했던 것만은 아니다. 물론 그들의 수단은 잘못된 것이였지만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한 지도자들과 분열될 대로 분열 되어 제대로 방어조차 하지 못 하는 자신의 나라에 대한 경고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솔직히 쉽게 읽혀지지는 않는 책이다. 우선은 도시의 이름도 낯설고 역사적 인물의 이름도 너무 낯설다. 살라딘을 제외하고는 들어본 적이 없는 인물도 많고 인물들 마다 이름도 비슷하여 읽다보면 헷갈리기 쉽다. 그리고 책의 전개도 빠른 편이라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의 또 다른 면을 알 수 있는 책이고 아랍인의 눈으로 십자군 전쟁을 다시 해석한 책이기에 한 번쯤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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