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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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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쪽 | A5
ISBN-10 : 8995663898
ISBN-13 : 9788995663899
구경꾼의 탄생 중고
저자 바네사 R. 슈와르츠 | 역자 노명우 | 출판사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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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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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깨끗한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hi***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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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깨끗한 포장,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scs*** 2019.11.16
81 짱 빨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5점 만점에 5점 ht*** 20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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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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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파리에서의 대중문화의 형성을 '구경꾼의 탄생'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하는 책. 감시에 대한 욕망과 평행하게 진행되는 관음의 욕망에 휘말린 구경꾼의 새로운 대중문화를 다루고 있다. 구경의 대상이 아니라 구경의 주체로 등장하는 군중의 대중문화 분석을 통해 근대의 형성을 살펴본다.

이 책은 도시 생활의 구경거리화와 대중문화 출현의 상호 관련에 주목한다. 세기말 파리에 등장한 구경거리에 몰입한 다양한 구경꾼들의 모습을 분석하고 있으며, 세기말 파리를 단지 감상적인 벨에포크로 바라보는 대신에 예술적 성과에 필적하는 기술적 정복의 세계로서의 파리를 묘사하고 있다.

저자소개

목차

해제
서문

1장 대로와 정기간행물 그리고 일상
2장 시체를 구경하는 산보자들
3장 3차원의 신문, 밀랍인형 박물관
4장 현실의 재현과 디오라마 광품
5장 입체 신문에서 빛의 신문으로
6장 시각적 쾌락과 구경꾼의 탄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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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파리지앵, 시체와 사랑에 빠지다! 수많은 구경꾼들은 시체를 구경하기 위해 날마다 모르그로 몰려들었다. 흰 블라우스에 깨끗한 치마를 입은 귀부인, 일터로 가는 노동자, ...

[출판사서평 더 보기]

파리지앵, 시체와 사랑에 빠지다! 수많은 구경꾼들은 시체를 구경하기 위해 날마다 모르그로 몰려들었다. 흰 블라우스에 깨끗한 치마를 입은 귀부인, 일터로 가는 노동자, 기름기 없는 늙은이들, 단체관광을 온 시골사람들…. 경비원이 “줄을 서시오”라고 외치자, 한 젊은 남자는 이렇게 투덜댔다. “여기가 무슨 박물관이야? 밀지 말라고. 나는 아직 다 못 봤다니까!” 밀어대는 구경꾼 앞에서, 그들은 시체 안치대 위에 줄지어 있다. 지난밤에 마신 술에 취한 듯이 주정뱅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시체들 앞에서, 얼어붙을 것 같은 공포 앞에서, 후회 없이 만족하는 구경꾼들은, 극장에 온 것처럼 자리를 차지한다. - 『모르그의 노래』 가운데 마릴린 먼로도, 노 대통령도, 욘사마도…, 정말로 똑같다고? 최근 삼성동에 우리나라 최초로 밀랍인형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은 미국의 뮤비랜드 왁스뮤지엄이 폐관을 하면서 옮겨온 유명 배우들의 밀랍인형을 중심으로 국내외 유명 인사들을 새로이 밀랍인형으로 제작해 세계적 규모의 밀랍인형 전시를 기획한다고 한다. 조금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19세기 초에 처음 등장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던 이 밀랍인형 전시가 21세기에 들어 비로소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이다. 유명 영화배우들이 전시관을 찾아 ‘놀랍도록 똑같다’라고 감탄을 쏟아내는 모습을 주요 광고 장면으로 삼은 이 전시는 사실 지금으로부터 150여년 전 근대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기이하고 놀라운 하나의 ‘현상’이자, 새로운 의미의 ‘도시와 군중’, 즉 ‘공간과 계층’을 탄생시킨 계기였다. 근대의 대중문화는 현실을, 매일 겪는 진부한 일상을 구경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신화 속 영웅들의 활약과 몰락도, 성인들의 전설과 교훈도 더 이상 현대인들의 눈에 스펙터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익명의 군중이 빚어내는 삶의 모습이 그들에게는 최고의 구경거리였던 것이다. Just Looking! Just Fun! 사회학자 게오르크 짐멜은 “대도시의 생활은 ‘보는 경우’에 거대한 우위를 둔다”라는 말로 시각문화의 막강한 영향력을 논한 바 있다. 푸코는 유명한 판옵티콘을 통해 ‘감시’의 구도로 짜인 도시사회 속 근대 시민의 생활-‘현대적 삶’과 동일한 의미의-을 설명하기도 했다(옮긴이 해제와 47~54쪽 참고). 이 책 역시 근대적 대중문화의 원형을 ‘시각문화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푸코의 우울한 판옵티콘과 달리 저자는 시각적 재현을 통해 도시 경험과 현대적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새로운 군중, 그것도 ‘즐거운’ 군중이 형성되는 수단이었음을 제시한다. 즐거운 군중이여, 산보는 대로에서 첫 번째 장은 산보(fla^nerie)하는 구경꾼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는 ‘대로문화’의 발달과 산보자의 눈이 구경하는 것을 요약하는 신문의 연재소설과 잡보기사란의 탄생을 살펴본다. 오늘날 유럽 유명 도시들의 간판이 된 ‘노천카페’는 이렇듯,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찾기 위해 대로에 앉아 타인을 관찰하던 특이한 현상을 배경으로 시작된 문화인 것이다. 이는 또한 발터 벤야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맥락과 같다. 파리 코뮌 이후, 갑자기 생겨난 ‘엄청난 군중’, 폭도를 의미하던 군중이란 단어는 이제 시각적 쾌락을 즐기는 즐거운 군중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73~76쪽 참고). 시체와 사랑에 빠진 파리지앵 모르그 구경의 인기를 다루는 두 번째 장에서는 시체공시소를 무료극장으로 이용했던 세기말 파리에서나 가능한 기괴한 문화를 다룬다. 당시 시체공시소는 대부분의 나라에 이미 설치되어 있었지만, 시체의 신원확인을 위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이를 핑계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체를 구경하기 위해 줄지어 섰던 곳은 오직 파리뿐이다(이 특수한 현상을 지적하기 위해 시체공시소를 ‘모르그’로 번역했다). 파리 사람들은 모르그에서 드디어 계급과 젠더의 평등을 이룩한 것처럼 느꼈다. 시체를 구경하기 위해 하얀 블라우스의 귀부인, 노동자,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도시의 모든 거주민들이 자유롭게 모르그를 드나들며 똑같은 높이와 거리에서 똑같은 시체를 구경했다. 시체이야기는 평범한 모든 것을 선정적으로 다루고자 혈안이 된 대도시에 놀라운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원천이었던 셈이다(123~125쪽, 133~147쪽 참고). 현실을 구경거리로 만들어라 세 번째 장에서는 시체를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이제 더욱 생생한 또 다른 구경거리에 환호하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밀랍 인형 박물관! 특히 그레뱅은 세계 최초로 생긴 밀랍인형 박물관으로서 아직까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밀랍 전시는 종이 신문을 대신해 입체 신문으로써 활약하며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모두 진정한 리얼리즘을 획득했다. 당시 일어난 전쟁의 장면, 인기를 누리던 소설의 한 장면, 인구에 회자되던 범죄 장면을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난 것처럼 묘사해 구경꾼들에게 파리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준 것이다(158쪽, 192~205쪽 참고). 기술과 대중문화의 눈부신 만남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장은 파노라마 그리고 20세기의 뮤즈인 영화의 탄생을 다룬다. 르네상스 이후 서양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이바지해 온 투시도의 눈속임 효과가 대중문화와 근대의 기술과 만나 그야말로 스펙터클이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움직이는 이미지의 역사는 영화가 보다 넓은 의미의 시각문화의 일부로 출현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영화의 역사가 단지 영화기계의 역사로 서술되어서는 안 되며, 이전부터 존재했던 시각적 쾌락을 즐기는 이미 준비된 영화관객인 ‘군중’이 있었기에 영화가 현대의 대표적인 문화 형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286~290쪽 참고). 끝없이 일상을 뒤흔드는 수많은 스펙터클에 정복당하지 않기를 이 책은 19세기말의 도시문화였던 ‘구경의 출현’에 대해 기술한다. 세기말 파리를 단지 감상적인 벨에포크로 바라보는 대신, 예술적 성과에 필적하는 기술적 정복의 세계로서의 파리를 묘사하려는 저자의 연구는 모더니즘의 수도로서 파리를 분석하는 가존의 시도보다 훨씬 더 미시적이고 직접적이다. 사실적인 구경거리, 스펙터클을 통해 일상을 뉴스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세기말과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텔레비전, 인터넷, 하다못해 지하철 칸칸마다 설치된 모니터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범람은 매순간 우리가 단지 보는 것에, 구경거리에 중독되어 있음을, 나아가 구경거리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환기시킨다. 모든 대도시의 시민들은 구경거리에 도취되고 매혹당한다. 그리고 동시에 스스로 구경거리의 대상이 되고자 열망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구경꾼들의 관찰대상이 되는 데 익숙할 뿐더러 그것을 현대사회의 미덕인 양 추구한다. 이 책이 제기하는 현실의 재현, 구경거리, 쇼핑몰, 시체 전시, 스펙터클, 파노라마, 영화 등의 문화적 원형질은 결국, 21세기 새로 태어난 킹콩의 스펙터클을 관람하기 위해 새해 벽두 제일 큰 스크린을 찾아 온 가족이 극장 앞을 서성이는 오늘날 바로 우리 욕망의 한 단편일 것이다. 과연 우리는 같은 구경거리를 봄으로써 평등한 군중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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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구경꾼의 탄생 | im**oung | 2012.09.2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시각 문화의 발달은 문화를 접할 수 없는 대중들에게 '구경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에 서류상으로 국민들은...
    시각 문화의 발달은 문화를 접할 수 없는 대중들에게 '구경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에 서류상으로 국민들은 모두 평등했으나, 빈부 격차 속에서 국민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의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귀족이나 부르주아들이 연회장에서 놀고 마시며 즐겼던 화려한 삶에 대해서 과거의 대중들은 상상만 했다면, 19세기 말의 파리의 시민들은 단 돈 몇 상팀(Centime, 프랑의 하위 단위)만 가지고 밀랍 박물관에서, 파사주(Passage: 거대한 통로의 양 옆에서 장사를 하는 형태의 몰을 일컫음)에서, 그리고 신문이나 영화를 통해서 이들을 볼 수 있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 속에 그 속도는 점차 빨라졌고, 현실을 재현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러시아 원정에서 패배한 나폴레옹이나 보불전쟁(프러시아-프랑스 전쟁)에서 포위당한 파리는 비록 박물관 속에서 재현(representation)된 현실이었지만, 파리의 대중들은 부르주아부터 거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구경꾼으로서 디오라마와 파노라마, 영화와 밀랍들을 통해서 당대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을 그들이 살고 있는 파리에서 볼 수 있었다.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 사람들은 단지 신문 활자에 그들의 '높은 눈'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다른 이들에게 모더니티는 시인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가 그의 독창적인 에세이 '현대적 삶의 화가'에서 말한 대로, 현대적인 것, 일시적인 것, 유동적이고 우연한 것의 본질적 속성을 포함하는 재현적 실천이다. | 47쪽
     
    근대의 파리에서 유럽을 휘어잡았던 시각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지 오스망(Georges E. Haussmann) 남작이 나폴레옹 3세의 명을 받아 주도한 파리의 도심 재개발 사업 때문이다. 오스망화(Haussmannisation)라고도 알려진 이 재개발 사업에서 핵심은 복잡하고 미로와 같은 파리의 도로 체계를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방사망형으로, 동시에 대로를 중심으로 한 도로 체계로 바꾸어 버린 이 도심 재개발은 도심을 재정비한다는 명문 아래 강력한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대로는 한 해를 걸러 일어나던 파리 시민들의 폭동과 혁명의 움직임을 봉쇄할 수 있었는데, 이는 대로에서는 시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동시에 시위를 진압할 수 있는 병력의 운송에 있어서는 대로가 그 신속성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파리는 대대적으로 정비되었고, 여느 재개발 과정과 마찬가지로 빈민들은 쫓겨났다. 한편, 이렇게 완성된 대로 주변에는 상권들이 형성되었는데, 사람들은 대로변에 마련된 카페에 앉아 길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시작하였다(오늘날에도 파리 시내의 대로변에는 카페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거대한 대로는 '파리의 심장과 머리'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영혼'이었다. | 68쪽
     
    대로는 모두의 것이었다. 부르주아부터 평민, 심지어 거리의 부랑자들에 이르기까지 대로는 모든 파리 시민들에게 하나의 생활권을 제공했다. 대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과 상점들에서는 새로운 구경거리들을 돌아다니는 행인들에게 보여주었고, 이는 대로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파사주를 만들어 파리 시민들을 끌어들였다 - 이는 나중에 백화점으로 또 다른 변신을 이룬다. 자본주의 사회였기 때문에 그 문화를 실제로 향유하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소수의 부르주아에게 한정되었지만, 대로를 꾸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전시되는 상황에서 눈(目)을 가지고 있는 한, 파리 시민들은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큰 길을 따라 파리에 빠르게 퍼진 자본주의는 파리 시민들을 민주주의에 대한 쟁취에서 자본주의의 주체인 구경꾼으로 재빠르게 변모시켰고, 파리 시민들도 새로운 시각 문화를 접하면서 그것에 익숙해지고, 19세기의 파리는 에펠탑과 개선문이 없었어도 그 자체가 거대한 볼거리였다. 당시 빈이나 베를린, 런던과 같은 다른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파리에 비해 도시 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각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물질적, 정신적 인프라를 파리는 혁명과 오스망화 속에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시각적 재현은 다양한 소비자들이 누구나 이동하고 접근할 수 있음을 자랑스럽게 내세웠지만, 결국 계급과 젠더의 차이를 제거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 시대의 시각적 재현물을 모든 사람이 동일한 생산품을 소비할 수 있다고 믿으며 보편 교육에 해당하는 대중문화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이 일시적으로 옳았던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다양한 시각적 재현물은 문화를 민주화한다는 생각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 304쪽
     
    한편, 볼 수 있는 권리가 누구에게나 주어졌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대상도 '평등해졌다' - 모든 것이 구경거리가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파리의 시신검안소(모르그, Morgue)였다. 단어만 들어도 섬뜩한 모르그는 말 그대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들에 대해 파리 시청이 시신을 전시함으로써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지어졌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출범한 모르그였으나, 사람들은 시신도 하나의 구경거리로 취급했다. 이러한 흐름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이 19세기 중엽부터 파리에서 등장한 '르 파리 주르날(Le Petite Journal)'과 같은 일간지들이었다(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프랑스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언론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일간지들은 시시각각으로 살인 사건을 위시한 각종 사건들을 취재해서 (다소 선정적으로) 보도했고, 군중들은 사건들의 증인이자 증거인 시신들을 보기 위해서 모르그를 찾았다.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파리 시민들의 모르그에 대한 관심은 압도적이었고, 오히려 시민들의 구경을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시신들을 더 오랫동안 부패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도록 냉동 기술까지 도입되었다.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모르그는 파리 시민들이 가지고 있었던 거대한 관음증을 상징하는 동시에, 시각 문화가 적용될 수 있는 대상이 무한하고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준 극단적인 사례였다.
     
    모르그는 시테 섬의 왕궁과도 같다. 봄이든 겨울이든 사람들은 최신 유행과 활짝 핀 오렌지 나무,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밤나무를 보기 위해 그 곳에 간다. | 레옹 고즐란(Lon Gozlan), 109쪽
     
    앞서 언급했듯, 파리지앵(Parisian)과 파리지엔느(Parisienne)들이 현실을 볼 수 있었던 데에는 과학기술의 힘이 컸다. 풍경들을 조합해서 원형으로 붙인 파노라마(Panorama)와 여기에 소품들을 곁들여 전시한 거대한 세트장인 디오라마(Diorama)는 파리 시민들로 하여금 현장에 가지 않고도 현장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을 재현하는데 충실했다. 그레뱅 박물관(Muse du Grvin)에서는 언론 보도에 맞춰 밀랍들이 정밀하게 제작되어 전시되었고,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부터 뤼미에르의 시네마토그래프(Cinematographe)에 이르기까지 시각문화를 뒷받침해주는 기술들은 모두 파리에 집결하였다. 기술가들은 매일 매일 더 많은 것을, 더 실시간으로, 더 현실감있게 보고 싶어하는 파리 시민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들을 개량하였다. 이 과정에서 초기에 카페나 오페라 극장의 로비에서 상영되었던 '움직이는 사진(Moving Pictures)'들은 파리 시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파리의 박물관이나 기존 문화 시설들을 빠른 속도로 극장으로 변모시켰다.
     
    디오라마가 '지식을 향한 창'이었다면 그레뱅 박물관은 '파리를 들여다보는 구멍'이었다. | 205쪽
     
    신문, 영화, 디오라마, 파노라마, 밀랍 등 19세기 파리의 시각문화를 풍요롭게 채워주었던 것의 핵심은 현실의 '재현'이었다. 즉, 현실과는 동떨어진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를 더 실감나게 만드는 것을 파리 시민들은 원했던 것이다. 그레뱅 박물관에서는 밀랍을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마다 추세에 맞춰서 새로운 사건에 맞도록 바꾸어야 했으며 극장에서 상영하던 상영물들도 신문에 나오는 사건들에 맞춰서 새로운 사실 영화들로 바꿔야 했다. 파리의 시민들은 유독 '재현'에 대해 집착했는데, 책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혁명 정신의 잔재에서 기인했을 것이란 '개인적인' 추측을 감히 해본다. 오늘날 인터넷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수 초의 시간 오차 속에 온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재현'한다면, 그 '재현'의 씨앗은 이미 19세기의 파리에서 태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19세기의 파리는 그렇게 도시 전체가 시민들의 시각 문화를 소비할 수 있도록 이루어지고 있었고,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은 그런 파리의 모습에 중독되었다(파리에서는 만국박람회도 자주 열렸는데 - 박람회란 것은 온 세계의 '시각문화'가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단순히 휘향찬란한 도시 외관을 넘어 파리는 그렇게 스스로를 시각문화화하고 있었다(이에 반해 헐리우드는 '시각문화'가 하나의 도시를 만든 것이라는 측면에서 반대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대규모의 소비자에 의존하던 대중매체나 백화점 등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상업적 논리에 따라 계급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이 문화활동과 오락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 235쪽
     
    혁명은 귀족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부르주아를 세웠다. 새로 권력을 잡은 부르주아들은 그들의 지배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파리의 공간들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재배치했다. 그러나 재배치된 공간들은 역설적으로 공간의 민주화를 불러일으켰고,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논리 아래에서 '돈만 있으면' 사람들은 시각을 통해서 그들이 보고 싶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극장에서는 부르주아와 노동자들이 함께 영화를 보면서 신기해했고(부자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최신 기술을 접하는 것은 아니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각종 품평을 늘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문화가 발달된 파리는 궁극적으로 혁명의 완성이었고, 모두가 구경꾼이자 구경거리가 되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자본과 기술이라는 두 매개체를 통해서 구경하는 것을 즐겼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리 시민들은 단순히 자본으로부터 소비당하는 주변부의 피지배계층이라는 한계를 넘어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시각문화의 발전을 촉진하고 결정하는 능동적인 주체로써의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 구경의 즐거움 | po**bi123 | 2007.05.3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현대인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 글 보다는 이미지가 더 눈에 들어오고 좀 더 자극적이고 신선한 것을 찾아 헤맨다. 그리...

    현대인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 글 보다는 이미지가 더 눈에 들어오고 좀 더 자극적이고 신선한 것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그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건 바로 수 많은 "구경거리"들이다. 일년 365일 끊임없이 펼쳐지는 수많은 공연과 쉴새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영화들, 그리고 집을 나서는 순간 펼쳐지는 도시 위의 볼거리들은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고 서서히 끌어당긴다. 바야흐로 볼거리가 넘쳐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청계천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며 즐거움을 쫒고 어두운 극장안은 발 디딜틈없이 많은 관객들이 모여 앉아 액션,멜로,공포 등을 찍어낸 "활동사진"을 보고있다. 또한 다양한 전시회에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속속 들어와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지금 우리는 그야말로 넘쳐나는 구경거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이다. 자, 그렇다면 19세기 파리의 모습은 어떠할까? 어떤 구경거리가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까?

     

    그 당시엔 오스망화 라는 대로 건설로 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대로로 쏟아져 나왔다. 산보를 하면서 유리로 되어있는 가게 안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크고 넓직한 백화점을 이곳저곳 누비며 다니기도 했다. 대로에선 수많은 오락거리들이 넘쳐났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구경꾼이자 구경거리로 변하게 되었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대로의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카페,극장,신문 등은 파리 시민들을 대로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된다. 길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은 신문에 소개되어지고 잡보기사로 다루어져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신문은 강력한 현대적 대중의 도시 오락 형식으로 기능하게 되는데 신문의 연재소설은 그 기능중 하나였다. 연재소설 때문에 신문의 판매부수가 달라졌다고 하니 그 인기가 대단했나보다.

     

    그리고 신문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도시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공감대와 공통된 관심사를 불러일으켰는데 시체 안시소인 "모르그" 또한 그 영향을 받았다. 신원을 알수 없는 시체가 발견되면 모르그의 유리 진열장속에 두고 시민들의 제보를 기다렸는데 사람들은 신문에 소개된 실제 사건을 보기 위해서,진짜 인간의 육체를 보기위해서 모르그로 몰려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섬뜩한 일인데 모르그는 그 당시 파리 시민들에게 최고의 오락거리였다. 박물관처럼 비싼 입장료를 받는것도 아니고 주 5일동안 열기 때문에 아무 때나 들어갈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진짜 시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더 큰 호기심을 느꼈을 것이다. 실제처럼 똑같이 만든 밀랍 인형보다 더 좋은 구경거리라는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 모르그가 폐쇄되면서 사람들은 밀랍 박물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곳 또한 신문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복원하고 유명한 인물을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서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 섬세한 재연물에 열광했고 한번도 보지못한 유명인들을 만날수 있다는데 큰 매력을 느꼈다. 지금도 헐리우드 배우와 유명 정치인들의 밀랍 인형을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그 당시의 인기를 실감할수 있다.

     

    그리고 파노라마와 디오라마로 이어지는 다양한 오락거리는 여전히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뒤이어 나온 영화라는 매체도 처음엔 다른 오락물에 비해 수익률이 낮았고 크게 성공하지 못할걸로 인식됐지만 점차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영화는 이 시대 최고의 오락거리로 변신하게 되었으니 그 때의 작은 시작이 불러 일으킨것이 지금의 성공을 낳았다고 본다.

     

    길로 나서게 되면 수많은 구경거리들의 우리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호기심을 일으킨다. 계급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실제의 현실을 복원해낸 오락거리에 열광하고 관심을 드러냈다는건 지금과 다르지 않아보인다. 물론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산보를 하지 않고도 수많은 구경거리를 즐길수 있다는게 다른점일 테지만 말이다. 새로운 오락거리에 열광했던 그때의 파리시민들과 우리들이 별반 다르지 않음에,그 욕망이 비슷해서 은근히 즐거웠다.

  • 시각이 발달된 현대 사회 이야기 패션회사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항상 갖고 있던 의구심은 왜 사람들은 유행을 따르는 것일까였...
    시각이 발달된 현대 사회 이야기 패션회사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항상 갖고 있던 의구심은 왜 사람들은 유행을 따르는 것일까였다. 명품 핸드백은 짝퉁이더라도 A급은 웬만한 브랜드 핸드백 가격만큼 줘야 한다고 하니 도대체 명품백이 무엇이길래 다들 저렇게 내지르는 걸까 말이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구경꾼의 탄생이란 책을 통해서 풀어지는데, 이야기 즉슨 고대나 중세나 작은 마을 단위에서의 삶에서는 서사 문화(이야기)가 발달되었으나 18세기 근대화를 통해 도시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그에 따라 서사문화보다는 시각문화가 발달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관음, 쾌락이라는 욕망이 빚어낸 시각 문화는 카메라, 영화 등의 경이로운 발명품들을 만들었고, 시체공시소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끔찍한 일도 일어나게 했다. 18,19세기의 화려한 도시 파리의 이야기를 통해 시각 문화가 어떻게 삶 속에서 보여지고 있는지 이야기된 책으로 재미 있었다. ===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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