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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약속(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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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32018308
ISBN-13 : 9788932018300
새벽의 약속(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로맹 가리 | 역자 심민화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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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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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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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진 엄마와의 약속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자기 앞의 생>으로 잘 알려진 로맹 가리의 대표작. 야망과 열정으로 한 세상을 살다 간 로맹 가리의 삶의 비밀을 담고 있는 자서전적 소설로,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은 어머니와의 기억을 유쾌하고도 가슴 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18년 전에 타계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마흔네 살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로맹 가리 삶의 전반 30년을 회고하는 자서전이다. 가난과 모멸을 홀로 감수하면서도 아들의 성공을 위해 애쓴 어머니를 위해 로맹 가리는 그녀의 소원대로 세계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소설가가 되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 프랑스 외교관이 되었다.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어린 로맹 가리의 귀엽고 아이다운 모습과 오직 아들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한 어머니의 매우 특별한 아가페적 사랑이 아름다운 문체로 펼쳐진다. 또한, 로맹 가리Romain Gary, 에밀 아자르Emil Ajar, 포스코 시니발디Fosco Sinibaldi, 샤탄 보가트Shatan Bogat 등의 이름으로 소설 작품을 출간했던 로맹 가리의 자기 복수(複數)화, 혹은 변신, 가면에의 욕구, 그리고 그의 문학론, 예술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로맹 가리
저자 | 로맹 가리
1914년 러시아에서 태어나서 980년 12월 2일 파리에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소설가이다. 파리 법과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1935년 단편 「소나기L'Orage」를 『그랭구아르Gringoire』지에 발표하였다. 장교양성과정을 마친 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유 프랑스 공군에 입대하여 복무하였고 종전 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45년 발표한 『유럽식 교육Education europ?enne』으로 비평가상을 수상하였다. 같은 해 이등 대사 서기관으로 프랑스 외무부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프랑스 외교관으로 불가리아, 페루, 미국 등지에 체류하였다. 1956년 『하늘의 뿌리Les racines du ciel』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하였으며, 1975년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La vie devant soi』으로, 같은 작가에게 두 번 상을 주지 않는 규정이 있는 공쿠르 상을 다시 한 번 수상하기도 했다.

옮긴이 | 심민화
심민화는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덕성여대 교양교직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명예퇴직하였다. 저서로는 『라신 비극연구』 『라신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공저) 『프랑스 연극과 영화』(공저) 『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공저), 역서로는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비평의 역사와 역사적 비평』 『나의 프루스트씨』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내가 한 말을 명심해두어라. 지금부터 너는 나를 위해 싸워야 한다. 저들이 주먹으로 너를 어떻게 하건 나한텐 상관없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 필요하다면 넌 죽기라도 해야 해.” “내가 한 모든 것, 그것은 네가 나를 필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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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명심해두어라. 지금부터 너는 나를 위해 싸워야 한다. 저들이 주먹으로 너를 어떻게 하건 나한텐 상관없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 필요하다면 넌 죽기라도 해야 해.”
“내가 한 모든 것, 그것은 네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 일이란다. 나한테 화내면 안 돼. 난 잘 지낸다. 널 기다린다." --- 본문 중에서

주체·이성·자유·평등·정의·인간성과 같은 대 주제들에 대한 보편적 신념은 아우슈비츠 이후 잠시 동안의 영웅적 실존주의 시대를 거친 뒤, 해체와 탈신비화의 풍랑을 통과하며 의심과 냉소의 대상이 되었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 것은 아닌지? 다시 읽은 이 소설은 묻는다. 그것 없이 살 수 있느냐고. 아무래도,『자기 앞의 생』에서 어린 모모가 사랑 없이 살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한 노인이 했던 대답을 들려줘야 할 것만 같다. “불행히도 그렇다”고.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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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은 어머니와의 기억을 유쾌하고도 가슴 아프게 그려낸 자서전적 소설로서 로맹 가리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한 편의 긴 사모곡 “네 눈은 엄마를 꿈꾸게 한단다……” 한 소년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진 엄마와의 약속 로맹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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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은 어머니와의 기억을 유쾌하고도 가슴 아프게 그려낸 자서전적 소설로서 로맹 가리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한 편의 긴 사모곡
“네 눈은 엄마를 꿈꾸게 한단다……”
한 소년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진 엄마와의 약속

로맹 가리가 살았던 삶의 낱낱에 대해 그 자신의 목소리로 구구절절이 들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자서전 『새벽의 약속』은 1985년 심민화씨 번역으로 출간되어 애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절판되었고 이후 심민화씨는 이 번역 원고를 완전히 새로 다듬어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였다. 18년 전에 타계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마흔네 살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로맹 가리 삶의 전반 30년을 회고하는 자서전으로서 그의 이후 삶에 일어난 사건들을 이해하게 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1차 대전이 발발한 1914년에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폴란드를 거쳐 니스에 정착하여 난민의 신분으로 성장하면서 미혼모인 어머니의 유일한 꿈이 된 화자, 로맹 가리는 어머니의 부서진 미완의 꿈들을 성취시켜주기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가난과 모멸을 홀로 감수하며 단 한 번도 따스함을 잃은 적 없는 어머니, 아들의 성공을 위해 언제나 고통스러운 노동을 찾아 발로 뛰어다닌 어머니. 로맹 가리는 그 어머니의 현세적인 소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온 생애를 걸 것을 약속한다. 그리하여 실제로 그는 어머니의 소원대로 세계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소설가가 되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 프랑스 외교관이 된다.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어린 로맹 가리의 귀엽고 아이다운 모습과 오직 아들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한 어머니의 매우 특별한 아가페적 사랑이 아름다운 문체로 펼쳐지는 이 소설의 매력은 로맹 가리의 어머니라는 캐릭터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아들에게 터무니없이 커다란 기대를 하는 그의 어머니의 신념은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으리만큼 단단하고,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견고한 것이었고, 단 한순간도 잊히지 않은 채 끊임없는 실천으로, 그녀의 인생 전부를 건 단 하나의 목표였기에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로맹 가리는 이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그 또한 죽는 날까지 어머니를 위해서, 정확히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위해서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맹 가리Romain Gary, 에밀 아자르Emil Ajar, 포스코 시니발디Fosco Sinibaldi, 샤탄 보가트Shatan Bogat 등의 이름으로 소설 작품을 출간했던 로맹 가리의 자기 복수(複數)화, 혹은 변신, 가면에의 욕구와 더불어 그의 문학론, 예술론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자신의 성장과정에 숨겨진 비밀들을 낱낱이 드러내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인생의 가장 어둡고 구석진 곳에 숨겨진 은밀하고 희망적인 논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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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대개 어머니와 아들이 잘 지내고,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양호하다. 만약 어머니와 아들이 반목하고, 아버지와 딸이 서로 싫어...
    대개 어머니와 아들이 잘 지내고,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양호하다. 만약 어머니와 아들이 반목하고, 아버지와 딸이 서로 싫어한다면 이는 어느 한쪽에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로맹 가리의《새벽의 약속》은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은 어머니와의 기억을 유쾌하고도 가슴 아프게 그려낸 자서전적 소설"이다. 소설에서 로맹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지극정성을 쏟는 홀어머니의 지독한 사랑을 잘 재현하고 있다. 외아들 로맹 또한 어머니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다한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음악, 무용, 회화, 문학 등 아들이 각 분야에서 천재로 추앙받는 이들에 버금가는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로맹의 빛나는 미래에 대한 어머니의 굳건한 믿음은 종교적인 광신의 수준에 다다른다. 다행한 점이라면 로맹이 주체성과 자율성이 결여된 마마보이는 아니라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모유수유해서인지는 몰라도 로맹은 삶의 여로에 놓여진 장애물에 다치고 넘어지지만 그래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로맹은 어머니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경주한다. 가령 별다른 재능이 없음을 자각한 로맹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곡예사'가 되기 위해 다섯 개나 여섯 개의 오렌지로 피나는 자글링 연습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나는 오렌지건, 접시건, 병이건, 빗자루건, 내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곡예를 하였다. 예술에 대한, 완전에 대한 나의 욕구, 찬란하고 유일무이한 위업을 이루고픈 열망, 간단히 말하여 최고가 되고 싶은 나의 갈증이 그곳에서 하찮지만 뜨거운 표현의 방법을 찾아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어떤 불가사의한 영역, 내 모든 존재를 바쳐 도달하고픈 영역, 말하자면 도달되고 현실화된 불가능의 영역 가까이에 있다고 느꼈다. 그것은 내가 최초로 갖게 된 예술적 표현의 의식적인 방법이었고, 내가 최초로 느낀 완벽에의 가능성에 대한 예감이었다. 나는 죽어라 하고 그것에 덤벼들었다. 나는 학교에서, 거리에서, 계단에서 곡예를 하였고, 재주를 부리며 방에 들어갔으며, 어머니 앞에 서서 여섯 개의 오렌지를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되돌아오게끔 던지고 되잡고 하였다."(132쪽)
     
    내가 어머니에게서 받은 편지는 50여통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전쟁의 와중에서 로맹 가리가 어머니에게 받은 편지는 무려 250여통이나 된다. 물론 편지의 많고 적음이 사랑의 척도는 아니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의 극진함 혹은 극성스러움을 엿볼 수는 있다. 아, 눈물난다. 
  • 결국... | ap**t | 2011.04.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한 번도 네 입에서 그렇게 긴 단어를 들은 적이 없다. 어떤 메타포지?" p61   - <네루다의 우편...
    "한 번도 네 입에서 그렇게 긴 단어를 들은 적이 없다. 어떤 메타포지?" p61
     
    -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중>
     
     
     
     
     
    이 세상에 위로란 본래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p23
     
    몸 안으로 밀어넣으려는 울음소리가 몸 밖으로 밀려나오고 있었다.
    p43
     
    탯줄에 붙어서 여자의 배로 태어나는 인간의 혈육의 이마와 눈썹을 닮고, 시선까지도 닮는다는 씨내림의 운명을 나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송장으로 뒤덮인 이 쓰레기의 바다 위에서 그 씨내림의 운명을 힘들어하는 내 슬픔의 하찮음이 나는 진실로 슬펐다.
    p151
     
    나으리, 몸이 감당하시겠습니까?
    늘...... 견딜만하다.
    p285
     
    - <칼의 노래>
     
     
     
     
    "자네크는 날 위해서 자기가 수집한 우표들을 먹었어."
    이렇게 해서 나의 ㅜㄴ교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내가 발랑틴을 위해 먹은 것은 지렁이 여러 웅큼, 굉장한 수효의 나비들, 씨 안 밴 버찌 1킬로그램, 생쥐 한 마리 등이었다.
    p83
     
    어릴 때 경험한 욕구 불만은 깊고도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기며 어떤 것으로도 보상될 수 없음을 나는 확신한다.
    p115
     
    그래서 우리의 관계는 다소 플라토닉해졌다.
    p230
     
    아마도 그녀는 헤어져 있는 것을 견디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잘생긴 아프리카 출신 기병대 중위 한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그가 그녀의 인생 속으로 들어왔으리라고 나는 짐작하고 있다. 그것은 물론 내 잘못이었다. 결코 사랑하는 여자의 곁은 떠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고독이 그들을 사로잡고, 의심, 실망, 그러고는 그 꼴이 되어버리니까 말이다.
    p324
     
    이십 년이 흘렀고, 지금의 나인 이 사람은 오래전에 젊음으로부터 버림받고, 그토록 진지하였고 그토록 확신에 차 있던 그 시절의 나였던 그 사람을 훨씬 덜 심각하게, 조금 더 웃으면서 회상하고 있다.
    p334
     
    사랑하는 한 존재의 주위에 어떤 황금률에 따라 인생을 정돈하려 애쓰느라고 내가 녹초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p334
     
    "그 여자는 당신을 사랑하나요?"하고 그녀는 내게 묻곤 하였다. 나는 공연한 겸손이나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하였다.
    "당신은요?"
    p384
     
    -<새벽의 약속>
     
     
     
     
     
     
    비 오는 토요일 아침
     
    7시 반에 눈이 떠져서 하는 일이란...
     
     
     
    2009.09.12
  • La promesse de l'aube :: Romain Gary어머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엄마, 라고 부르면 좋겠지만 차...
    La promesse de l'aube :: Romain Gary

    어머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엄마, 라고 부르면 좋겠지만 차마 그 말은 입에서 쉽게 안 떼어지네요. 누구에게는 일생에 가장 많이 불러 본 단어겠지만 저는 34년 동안 몇 번이나 불러 보았는지 기억에조차 없다보니 슬그머니 내뱉어 보아도 영 낯설은 것이 제겐 허락되지 않은 단어인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는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각자 다르게 주어지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제가 늘 글을 쓸 때 빈약한 문장들 몇 개 가지고 이러저리 조합하느라 늘 애를 먹고 있는 거겠지요. 어쩌면 엄마, 라는 기본 단어를 가지지 못했기에 문장을 만들어내는 기관이 애초에 없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날 때부터 기형적으로 손가락 한 두개가 없다든가, 뭐 그런 식으로요. 없었기에, 쓸 줄도 모르는거죠. 의학 기술이 발달 되어 인공으로 만들어 붙혀준다해도 30여년을 안써오던 손가락 하나를 사용해 나갈 수 있을까요. 그냥 모양만 그럴 듯 하게 보일 뿐 여전히 그 손가락 사용 없이 젓가락질을 하고 물건을 손에 쥘겁니다. 적응된 버릇대로요.

    제겐 엄마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이제 와서 생긴다 해도 지금의 저는 그냥 계속 그래 왔던대로 '엄마' 없이 생활해 나갈 겁니다. 없었던 기간이 너무 길어 없다는 감각조차 잊어버렸고 없이 지내는 게 이제는 더 편해졌거든요. 비록 남들 같은 젓가락질은 못한다 해도요. 그런데 왜 어머니를 찾았을까요. 친어머니의 존재 여부를 알고나서 24년 동안이나 잠자코 있다가 왜 어느날 갑자기 경찰서를 찾아가 사람찾기를 의뢰했을까요. 사실은 그게 그리 쉽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4년이란 간극은 제 의지 부족이 아니라 절차상의 복잡함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의뢰한지 한두달도 안되어 어머니와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을 땐 당혹감마저 느꼈더랬습니다. 전 오히려 영영 못찾는 것으로 '절차상의 복잡함' 을 확인하고 싶었던 거였을까요. 느닷없이 '나는 그나마 한 번 찾는 것으로라도 도리를 다한 딸' 이라는 우월감이라도 느끼고 싶었던 거였을까요. 어머니의 '나, 엄마야' 라는 첫마디는 전혀 반가운 것이 아닌 불편함이었습니다. 그걸 깨닫고 제 자신이 충격을 받았을 정도로요.

    저는 별반 할 말이 없었지만 어머니는 하실 말씀이 많으셨지요. 두 번의 이혼을 겪고 세 번의 결혼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사연과 용서했다는 말끝에 여전히 매달려있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증오, 그러면서도 당신이 얼마나 그것을 훌륭하게 극복해 왔는지를 이야기 하셨어요. 이부누이들이 얼마나 훌륭한 재원들인지에 대한 자랑과 심지어 키우고 계시는 강아지에 대한 애정까지 구구절절히 보여주셨고요. 공교롭게도 저와 어머니가 통화한 바로 그 날이 어머니 생신이었지요. 어머니는 이 모든 것이 '주님' 의 뜻이라며 당신의 인생에 이제야 보상을 주신다고 감격해 하셨습니다. 저는 그저 듣기만 했지요. 제게 이야기 할 기회를 별로 안주셨거든요. 제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얼마나 외로웠는지, 엄마가 없었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어머니께서는 그닥 궁금해 하지도, 물어보지도 않으셨으니까요. 물론 물어보셨어도 어머니처럼 긴 얘기를 하지는 않았겠지만요.

    전화를 끊고나서, 제 자신이 무엇을 바랐던 거였는지를 다시 한 번 곰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왜 어머니를 찾고자 했을까요. 나에게는 없는 손가락 하나, 남들은 당연하게 갖고 있는 그 손가락 하나가 문득 부러웠던걸까요. 저 손가락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떻게 쓰여질 수 있을까가 궁금했던 거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막상 끼워놓고보니 그제서야 사용한 적이 없어 쓸줄을 모른다는 생각이 든거겠지요. 불편함. 이물감. 남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저에게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상실감이 더 컸습니다. 줘도 못쓴다, 는 생각은 제 자신의 기형을 바로 보게 하니까요. 한없이 추락하는 마음을 겨우 추스린 것은 어머니의 그 '감격'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어머니를 먼저 찾은 것으로 어머니는 드디어 마음의 큰 짐을 내려 놓으신 것 같았거든요. 저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변명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하실 말씀은 다했다는 개운함이 느껴졌어요. 두 번의 전화와 한 번의 메일 이후 다시 연락이 없는 것을 보아서도요.

    그러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끊어내지 못해 덜렁거리는 탯줄을 말끔히 도려내었고, 저는 다시 '없어도 편했던'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엄마없이 자라와서 생겨난 불안정함과 서투른 젓가락질은 뒤늦게 생긴다고 제거되고 교정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만도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그저,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글을 써야만 할 때만큼은 항상 아프게 의식하겠지요. 기본 단어를 가지지 못해 없어진 기관 때문에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없을 때는요. 저는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저 손가락이 있으면 어떨까' 를 꿈꾸게 될겁니다. 있어도 소용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글이 아파지고 문장이 아파지면 없는 손가락의 부재와 결핍을 아쉬워 할거예요. 그러니 어머니, 저는 어머니를 늘 그리워 하게 될거예요. '엄마' 라는 단어를 늘 갖고 싶어하게 될거예요. 제가 글쓰기를, 말하기를, 세상과 함께 하는 것을 포기하기 전까지는요.

    로맹 가리라는 프랑스 작가의 [새벽의 약속] 을 동봉합니다. 읽는 동안 참 아팠어요. 화가 날 만큼이요. 그는 정말 지독한 '엄마' 를 갖고 있었거든요. 2차 대전이 일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인데, 그 어머니가 아들 로맹에게 하는 열성이 요즘의 난다긴다 하는 알파맘들 못지 않아요. 자신은 굶어도 아들은 늘 풍족하게 먹이고, 입히고, 비싼 사교육을 시키고, 좋은 학교와 클럽을 보내고, 심지어 촌지까지 마다 않는걸요. 그럴 형편이 안되는데도 수십개씩 일을 하면서요. 무엇보다도 아들 사기를 올리는 데 있어선 물불을 가리지 않았어요. 남들이 뻔뻔하다하건 비웃건 아랑곳 않으면서요. 식자들은 그런 어머니를 보며, 특히 홀어머니의 경우 전형적인 '이오카스테 컴플렉스' 라고도 하거든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요. 아들을 남자로서 의지하는 거지요. 그런데 로맹이 말하기로는 자기와 자기 어머니의 관계는 그런 프레임으로 가둬둘 수 있는 게 아닌 훨씬 숭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구요. 하기사, 누구라도 함부로 해석 당하기를 거부하지요. 자기 자신도 그게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 유난한 어머니, 부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꾸 화가 나는거예요. 전 사실 주변에서 유난 떠는 엄마들, 싫어하거든요. 근데 그게요, 내가 못하니까, 나한테 없는 거니까 화가 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사람이 그렇대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비판함으로 결핍을 메꾼다구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어머니를 둔 로맹 가리, 참 부럽죠. 그 어머니의 마지막은 뭉클하기까지 해요. 자식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하고 그 어머니의 마음을 보며 주변의 유난스런 엄마들의 마음마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정작 로맹 가리는, 늘 행복했던 게 아니었나봐요. 글 내내 '있어서 좋았지만 있어서 괴로웠던' 반 생애를 토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걸 보며 겨우 위안점을 찾아냈어요. 구사할 수 있는 단어를 많이 가진 사람도, 문장을 만들 수 있는 기관이 있는 사람도, '엄마' 라는 기본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자기 앞의 생을 스스로 헤쳐 나가는 건 마찬가지 라는 것을요.

    어머니, 왜 제 인생을 이렇게 만드셨나요. 그렇게 말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도피 해보고 싶었어요.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한 어정쩡한 인생탓을 어머니께 돌리고 싶었어요. 엄마가 있던 로맹 가리나 엄마가 없던 저나, 어쩌면 세상 사람 모두가 어머니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 같으니까요. 탯줄을 잘라내지 못한 건 어쩌면 저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막히지 못한 배꼽을 메꾸지도, 극복하지도 못하니 이렇게 어머니 원망을 하는 미숙아들이 아니겠어요. 어머니. 아, 어머니, 언제쯤이면 탯줄에 의지하던 기억을 버릴 수가 있을까요. 탯줄로 전달되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게된 이상, 어떻게 그것을 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을까요.

     

    추신 :: 결국 이 편지와 책은, 보내지 못하게 될 것 같네요.

  •   서점에서 사랑스런 로맹가리씨의 새로운 번역서를 두 권이나 발견했지만, [하늘의뿌리]는 너무 뚱뚱해서 일단 이...

     

    서점에서 사랑스런 로맹가리씨의 새로운 번역서를 두 권이나 발견했지만, [하늘의뿌리]는 너무 뚱뚱해서 일단 이걸로 새해를 시작하기로 했다. 새벽, 새해랑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하고-

     

    엄마, 혹은 누군가에게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사람.

    당신들이 심어주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믿음, 혹은 지나친 소유.

    로맹가리, 그림자를 팔고 사는 작가라는 -혹은 그 비슷한 뉘앙스의(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므로^^;;)- 전기의 제목처럼 그의 이야기다.

    그는 그녀가 심어준 믿음대로, 프랑스의 대사가 되었고, 완벽하게 프랑스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드골처럼-, 프랑스적인 이름을 갖게 되었고, 콩쿠르상을 두번이나 타는 작가가 되었다.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말이 실현되게 하는 힘. 같은것 말이다.

     

    어쨌든 올해의 처음에 나를 반겨주었으므로, 나는 로맹가리가 그토록 사랑해마지 않는, 혹은 로맹가리를 그토록 사랑해마지 않는 프랑스에 감사해야할 것 같다.

     

    2008.02

  • [ 새벽의 약속 ] | kc**otc30 | 2008.01.3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낯설지 않은 이름인데 어디서 보았는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흔히 뭔가 약속을 했나보네, 그래서 그 약...

    낯설지 않은 이름인데 어디서 보았는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흔히 뭔가 약속을 했나보네, 그래서 그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만난 책!   그러나 내게는 근래들어 그야말로 멀건국물속에서 건진 고기 조각처럼

     

    포만감 가득한 신선함과 기쁨을 안겨준 책이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라면 이렇게! 라는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주인공(작가)의 일생의 전반부가

     

    포화상태의 모성애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러시아출생의 유대인, 폴란드, 프랑스, 공군 조종사, 외교관, 자살.....

     

    참으로 소설같은 일생을 살면서 또 그런 삶을 글로 정착시킨 재주꾼이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작가의 일생에 부여한 의미는 내가 받아온 보살핌과는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었다.

     

    마치 잘 만들어진 진흙 도자기 처럼 작가의 인생은 구워진다. 그리고 그 삶 한복판에는 어머니의 존재

     

    가 사랑과 연민으로 똘똘 뭉쳐져있다. 잘 익은 김치를 포기째 꺼내어 결 따라 찟어주는 손길이 있다면

     

    바로 어머니이다. 어머니가 이 소설의 모티브이고 어머니의 모든것이자, 힘이고  세상인 것이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본 작가는 행운아같다. 내면으로의 파고듬과 성찰이 세세하게 표현되는데 딱

     

    내 스타일이다. 결국 약속은 지켜졌다. 무었이었냐고 묻는다면....... 읽어보시라. 그 힘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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