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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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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쪽 | 규격外
ISBN-10 : 8959062596
ISBN-13 : 9788959062591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중고
저자 강준만 |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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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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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받았습니다. 깨끗해서 넘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ksycjb0*** 2019.06.2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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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러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인가!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두 번째 이야기『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이 책은 2013년 12월에 출간된 《감정독재》의 속편으로 50가지의 ‘왜?’라는 질문을 통해 여러 분야의 학자들에 의해 논의된 이론과 유사 이론을 이끌어 답변을 내놓는다. 국민을 비탄과 분노로 몰아간 세월호 참사로 보여준 삼류 국가의 대한민국 모습을 정치, 사회, 역사, 문화, 언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한국사회의 소통을 위해 확신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대한민국의 민낯을 밝히고자 강준만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야 말로 한국 사회에 던진 근본적인 화두는 성찰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이론과 한국의 특수성을 결합해 한국 사회를 분석한다. 더불어 한국 정치의 그리드락 현상, 정치 공략의 계획 오류, 지위 신드롬, 유사 매력의 효과, 자기 지각이론과 한국의 스펙, 성형 공화국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후광 효과 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이야기하며 한국 사회를 성찰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저자소개

저자 : 강준만
저자 강준만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하는 데 선도적인 구실을 해왔다. 2011년에는 세간에 떠돌던 ‘강남 좌파’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고, 2012년에는 ‘증오의 종언’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며 ‘안철수 현상’을 추적했을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를 화두로 던지며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감정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교양영어사전』, 『안철수의 힘』, 『멘토의 시대』, 『자동차와 민주주의』,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전화의 역사』,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외 다수가 있다.

목차

머리말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_ 005

01 왜 대한민국은 졸지에 ‘삼류 국가’가 되었는가? 압축 성장 _ 015
02 왜 한국의 하드웨어는 일류, 소프트웨어는 삼류인가? 문화 지체 _ 025
03 왜 ‘국민은 배곯아 죽고 공무원은 배 터져 죽는 사회’란 말이 나오나? 주인-대리인 문제 _ 034
04 왜 장관들은 물러날 때쯤에서야 업무를 파악하게 되는가? 암묵지 _ 042
05 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게 나라인가?”라는 말이 나오는가? NIH 증후군 _ 051
06 왜 세월호 참사를 ‘몸의 문제’라고 하는가? 신체화된 인지 _ 058
07 왜 중앙·지방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매년 ‘12월의 열병’을 앓는가? 공유지의 비극 _ 064
08 왜 정치는 민생에 도움이 안 되는가? 그리드락 _ 073
09 왜 정치인의 공약은 늘 공약이 되는가? 계획 오류 _ 079
10 왜 우리는 정당을 증오하면서도 사랑하는 걸까? 스톡홀름 신드롬 _ 085
11 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은 안 보고 ‘원하는 세상’만 보나? 알린스키의 법칙 _ 092
12 왜 정치적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일까? 적 만들기 _ 097
13 왜 극우와 극좌는 서로 돕고 사는 관계일까? 적대적 공생 _ 105
14 왜 근린증오가 더 격렬할까? 사소한 차이에 대한 나르시시즘 _ 111
15 왜 권력을 누리던 사람이 권력을 잃으면 일찍 죽는가? 지위 신드롬 _ 117
16 왜 시험만 다가오면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픈 수험생이 많은가? 자기 열등화 전략 _ 122
17 왜 행복하게 오래 산 부부는 서로 얼굴이 닮아가는가? 카멜레온 효과 _ 129
18 왜 모방은 가장 성실한 아첨인가? 유사 매력의 효과 _ 133
19 왜 슬픈 척하면 정말로 슬퍼지는가? 가정 원칙 _ 137
20 왜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사랑하는 듯이 행동해야 하나? 자기 지각 이론 _ 143
21 왜 한국은 ‘스펙 공화국’·‘성형 공화국’이 되었는가? 후광 효과 _ 149
22 왜 20만 원짜리 LG트윈스 ‘유광 점퍼’가 9,800원에 팔렸는가? 후광 반사 효과 _ 156
23 왜 매년 5,000명이 양악 성형수술을 하는가? 초두 효과 _ 162
24 왜 우리는 “사람이 끝이 좋아야 한다”고 하는가? 최신 효과 _ 167
25 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많이 빠지는가? 학습된 무력감 _ 171
26 왜 어떤 환자들은 가짜 약을 먹고도 병이 낫는가? 플라세보 효과 _ 177
27 왜 어느 선원은 고장 난 영상 19도의 냉동고 안에서 얼어 죽었나? 노세보 효과 _ 182
28 왜 좋아하는 사람의 곁에 자주 얼씬거리면 데이트 가능성이 높아지나? 단순 노출 효과 _ 187
29 왜 선거 캠페인에서 흑색선전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수면자 효과 _ 193
30 왜 나이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시간 압축 효과 _ 199
31 왜 날이 갈수록 인맥이 더 중요해지는가? 여섯 단계의 분리 _ 206
32 왜 ‘7가지 습관’을 외치는 책이 많은가? 밀러의 법칙 _ 213
33 왜 점쟁이를 찾는 사람이 많은가? 바넘 효과 _ 219
34 왜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에 목숨을 걸었을까? 부메랑 효과 _ 225
35 왜 신용카드로 소비를 할 때 구매욕이 더 왕성해질까? 심성 회계 _ 232
36 왜 우리는 ‘조삼모사’에 빠져드는가? 과도한 가치 폄하 _ 238
37 왜 14명의 공무원은 무작위 전화 협박에 4,000만 원을 송금했을까? 카르페 디엠 _ 242
38 왜 ‘깨진 유리창’ 하나가 그 지역의 무법천지를 불러오는가? ‘깨진 유리창’ 이론 _ 249
39 왜 모범적 시민이 희대의 살인마가 될 수 있는가? 악의 평범성 _ 254
40 왜 우리는 ‘조폭문화’에 쉽게 빠져드는가? 권위에 대한 복종 _ 259
41 왜 선량한 네티즌이 ‘악플 악마’로 변할 수 있는가? 루시퍼 효과 _ 265
42 왜 학벌주의는 완화될 수 없을까? 게이트키핑 이론 _ 271
43 왜 지방 주민들이 서울의 문제들을 걱정하는가? 의제설정 이론 _ 278
44 왜 진보 세력은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프레임 이론 _ 285
45 왜 경부고속도로가 지역주의를 악화시켰나? 경로의존 _ 291
46 왜 지역주의는 해소되기 어려울까? 죄수의 딜레마 _ 297
47 왜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가? 최후통첩 게임 _ 304
48 왜 우리는 익명이 되면 공정성을 상실하는가? 독재자 게임 _ 308
49 왜 선택 사항이 많아지면 오히려 불행해지는가? 선택의 역설 _ 312
50 왜 전북 인구의 절반은 전주와 익산에 사는가? 프랙털 이론 _ 319

주 _326

책 속으로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그 어떤 변화의 가능성은 있는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각개약진형 삶 때문이다. 각개약진(各個躍進)이란 적진을 향해 병사 각 개인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돌진하는 걸 뜻하는 군사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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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그 어떤 변화의 가능성은 있는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각개약진형 삶 때문이다. 각개약진(各個躍進)이란 적진을 향해 병사 각 개인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돌진하는 걸 뜻하는 군사용어다. 각개약진은 한국적 삶의 기본 패턴이다. 공적 영역과 공인에 대한 불신이 워낙 강해 사회적 문제조차 혼자 또는 가족 단위로 돌파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고, 또 그래서 공적 영역과 공인 역시 마음 푹 놓고 각자의 이익만 챙기는 각개약진의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대리인에 휘둘려온 주인들의 ‘반란’은 과연 언제쯤 이루어질 것인가? (「왜 ‘국민은 배곯아 죽고 공무원은 배 터져 죽는 사회’란 말이 나오나?」, 41쪽)

왜 그럴까? 한국인들은 정당 민주주의의 신봉자들이기 때문인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정당을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더욱 정당에 집착한다. 정당이 공명정대한 집단이라면 굳이 정당에 연연할 이유는 없다. 정당은 불공정과 편파에 능한 집단이기에 지역발전을 위해선 힘이 있는 정당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유권자들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통찰이다. 좀 점잖게 이야기하자면, 유권자들에겐 정당정치에 대한 신념보다는 정당 중심의 정략적 파워에 대한 기대(또는 공포) 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지역주의적 투표 행위도 궁극적으론 ‘우리 지역 정당’을 키우자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는 게 옳다. (「왜 우리는 정당을 증오하면서도 사랑하는 걸까?」, 89쪽)

극우든 극좌든 극단의 핵심은 ‘정열’이다. 정열이 있어야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대적 공생은 ‘이념’을 ‘정열’로 대체한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 정치판에서 가장 뜨거운 정열을 갖고 있으면서 상호 적대하는 정치적 집단은 이른바 ‘친박’과 ‘친노’기 때문에 둘은 적대적 공생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이철희는『한겨레』(2013년 12월 9일) 칼럼에서 “저들이 의식했든 안 했든 지금 친박과 친노 간에는 결과적으로 적대적 공생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왜 극우와 극좌는 서로 돕고 사는 관계일까?」, 107쪽)

우리가 자기 열등화 전략과 관련해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해볼 주제는 “한국 개혁 세력은 과연 이 전략에서 자유로운가” 하는 것이다. 2012년 대선 패배 직후 진보 진영은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변명을 내놓았다. 운동장이 진보 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로서는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두 번의 정권 창출은 어떻게 할 수 있었던 말일까? 이런 변명은 엄격한 자기성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자기 열등화 전략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기울어진 운동장론’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기 개혁을 위해 애쓰는 게 좋지 않을까? (「왜 시험만 다가오면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픈 수험생이 많은가?」, 127쪽)

국가적으로 비극적 사태가 일어났을 때 지도자급 인사들이 국민에게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을 바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 이상 좋은 위로가 없으리라. 그 점에서 보자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일부 여권 인사들의 몰지각한 언행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어느 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괴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들이 참사를 틈타 국가 전복 작전을 펼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데, 그는 그런 정치적 노세보 효과가 나타나기를 원한 걸까? 그래야 자신의 존재가 빛나고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한 걸까? 여야를 막론하고 세상의 주목을 받기 위해 과도한 독설과 궤변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을 가리켜 ‘노세보 정치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가능하겠다. (「왜 어느 선원은 고장 난 영상 19도의 냉동고 안에서 얼어 죽었나?」,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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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사회를 성찰하는 새로운 관점 “‘확신’보다는 ‘지식’에 근거한 소통을 시도해보자” ▣ 출판사 서평 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어야 하는가? 전 국민을 비탄과 분노로 몰아간 ‘세월호 참사’는 한국인에게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 사회를 성찰하는 새로운 관점
“‘확신’보다는 ‘지식’에 근거한 소통을 시도해보자”

▣ 출판사 서평

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어야 하는가?


전 국민을 비탄과 분노로 몰아간 ‘세월호 참사’는 한국인에게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전국이 ‘통곡의 대한민국’으로 변한 가운데, 화장을 지운 대한민국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언론은 보도와 논평을 통해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주겠다고 나섰지만, 여론은 언론의 무책임성과 선정성을 비판하며 언론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런데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강준만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한국 사회에 던진 근본적인 화두는 성찰이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이론과 한국의 특수성을 결합해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을 분석한다.

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게 나라인가?”라는 말이 나오는가?

인간 세계에선 속된 말로 ‘나와바리 전쟁’으로 부르는 현상인데, 특히 관료 집단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기업에서 나타나는 NIH 증후군은 그 기업의 손해로 끝나고 말지만, 공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나와바리 근성은 매우 심대하고 악성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게 나라인가?”라거나 “이건 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수많은 나와바리의 할거(割據) 체제를 가리켜 어찌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동물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리를 들고 오줌을 싸 자기들의 영역을 표시하는 걸 보여주는 동물 다큐는 동물 다큐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인간 다큐가 아닐까?

왜 세월호 참사를 ‘몸의 문제’라고 하는가?

세월호 선원들은 비상 상황과 관련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도 두 달 전 해양경찰 점검에선 ‘양호’ 판정을 받았으며, 여객선 1척당 점검 시간이 고작 13분일 정도로 해양경찰청?해양수산부의 안전 점검은 엉터리였다. 몸으로 기억하거나 생각하기 위한 최소한의 훈련도 받지 않은 엉터리 무자격자들, 그리고 그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직무유기를 범한 관계 당국의 엉터리 행정이 낳은 세월호 참사를 ‘몸의 문제’로도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대한민국은 졸지에 ‘삼류 국가’가 되었는가?

대한민국이 어떤 면에선 ‘일류 국가’라면, 그것은 세월호 참사가 입증해준 ‘삼류 국가’와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다. 그건 동전의 양면처럼 앞뒤로 붙어 있는 것이며, 일견 모순처럼 보이는 이런 현상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압축 성장이다. 30년에 300년을 산 사람이 어떻게 자기 자신일 수 있겠느냐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국민적 정체성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건 아닐까?

왜 한국의 하드웨어는 일류, 소프트웨어는 삼류인가?

한국은 전근대?근대?탈근대적 요소가 동시에 공존하는 나라다. 어느 나라에서든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나라인지라 이게 유독 심하다. 한국은 ‘문화 지체’에 ‘역사 지체’까지 가세했다. 앞서 말한 ‘압축 성장’과 더불어 강력한 독재 체제가 인위적으로 특정 부문(정치)은 억누르고 특정 부문(경제)은 키웠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발생했을 ‘문화 지체’가 훨씬 더 증폭된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왜 ‘국민은 배곯아 죽고 공무원은 배 터져 죽는 사회’란 말이 나오나?

공무원을 가리켜 공복(公僕), 즉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는데, 이는 과연 진실인가? 오히려 그들은 상전이 아닌가? ‘세월호 참사’는 대리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이르렀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다. 페이스북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원칙을 지키면 죽는다는 걸, 원칙을 깨는 세상은 알지만 그걸 모르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이렇게 희생된다.” 그런 악습은 도처에 널려 있다. 청해진해운이 2013년 선원 안전 교육에 쓴 비용은 1인당 4,100원으로, 총 54만 원이었던 반면 접대비는 6,057만 원에달했다. 세월호에 대한 안전 운항 관리를 청해진해운 등 해운업체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한국해운조합이 해온데다, 한국해운조합의 이사장은 해양수산 분야 고위 퇴직 관료가 차지해 “‘해수부 마피아’와 업계가 유착한 공생 관계 속에서 여객선 안전 관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왜 장관들은 물러날 때쯤에서야 업무를 파악하게 되는가?

암묵지가 중요하지만, 암묵지에 대해선 너무 무관심하다. 국정 운영의 방법은 명시지가 아니라 암묵지다. 그 방법을 다룬 책이 있을 리 없다. 그건 인터넷에도 없다. 국정 운영을 담당했던 사람들에게서 직접 전수받아야 할 지식이다. 적어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건 꼭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정권들은 이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에만 바쁘다. 앞선 정권의 경험조차 제대로 탐구되지 않는다. 과거와의 ‘단절’을 내세우면서 자신을 새 시대의 원조(元祖)로 부각시키고 싶은 욕심을 앞세우는 탓이다. 과거의 모든 걸 부정하고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에만 몰두하느라 엄청난 사회비용과 기회비용을 유발한다. 그 비용에 대해선 ‘과도기적 진통’이라는 편리한 변명이 늘 준비되어 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확신은 왜 위험한가?

우리는 일상적 삶과 관련된 수많은 의문에 대해서 모두 다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확신에 오류는 없는 것일까? 확신이 사실에 근접한 것일지라도,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진 않을 것이다. 생각이 다를 땐 상호 소통을 통해 생각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 어떤 확신으로 무장한 사람과의 소통은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시절에는 확신은 물론 ‘광신(狂信)’마저 투쟁의 동력으로 필요했고 긍정 평가할 수 있었겠지만,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신이다.
지금처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확신은 나의 확신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을 적(敵)으로 돌리는 ‘잔인한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확신과 너의 확신이 만나면 ‘충돌’ 이외에 달리 할 일이 없다. 나는 왜 확신하며 너는 왜 확신하는가? 스스로 ‘왜?’라는 물음에 답해보면 충돌은 피할 수 없을망정 그 강도를 낮출 순 있겠건만, 우리는 확신에 빠져 한사코 ‘왜?’를 멀리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확신에 대한 검증, 아니 도전이 싫기 때문이다.
강준만 교수는 한국 사회의 소통을 위해 확신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해 ‘확신’보다는 ‘지식’에 근거한 소통을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그 어떤 ‘확신’에서 벗어나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을 새삼 낯선 듯이 관찰하고 음미해보는 재미와 의미를 누려보자. 우리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바꾸는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확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 이론이 중요한가?

이 책은 2013년 12월에 출간된 『감정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의 속편이다. 『감정독재』와 마찬가지로 50개의 “왜?”라는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고 여러 분야의 수많은 학자에 의해 논의된 이론과 유사 이론을 끌어들여 답을 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의 전부는 아닐망정 상당 부분은 이론이 있을 때에 더 쉽고 정확하고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 이론은 사실상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에서부터 개인의 심리 문제에까지, 이론을 알거나 이론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도움되는 게 많다. 특히 사실과 정보의 홍수 또는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이론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사실과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론 만능주의’를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이론으로 모든 걸 설명하려는 시도는 위험할 수도 있다. 이론은 사고를 그 어떤 틀에 갇혀버리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은 바로 이게 문제다. 사람들이 이론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모두 다 나름의 이론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 어떤 이론이든 이론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되는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이론에 대해서도 끊이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열린 자세로 이론을 이용해 좀더 긴 시야와 깊은 안목을 갖고 세상을 이해하고 꿰뚫어보려는 노력을 해보자는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건 ‘시간 압축 효과’ 때문이라지만, 국민적 차원에서 보자면 우리가 이룩한 세계 초유의 압축 성장이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는 건 아닐까?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세상을 너무 빠른 속도로 살아온 탓에 안전을 돌볼 겨를도 없었고, 그래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적 사태를 맞이하게 된 건 아닐까? 뒤늦게나마 여기저기서 ‘느리게 살기’의 장점을 예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간 누려온 물질주의적 삶을 어느 정도 포기하겠다는 각오조차 없이 느리게 살겠다는 건 심리적 수명을 연장하려는 또 다른 탐욕은 아닌지 모르겠다. (「왜 나이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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