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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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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쪽 | B6
ISBN-10 : 8959134139
ISBN-13 : 9788959134137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중고
저자 석영중 | 출판사 예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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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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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잘받았서요 생각 보다 책이 상태가 괜찮네요 ㅎㅎ 5점 만점에 5점 wjdwo3***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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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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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처럼 생각하면서 돈키호테처럼 살기로 결심한 톨스토이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 고전 명작을 친숙하게 풀어내는 저자 석영중의 인문교양서『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이 책은 인류 최고의 문학 「안나 카레니나」를 중심으로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문학작품들과 생애를 살펴본다.「안나 카레니나」는 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대표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한마디로 불륜에 관한 소설이다. 고위층 사모님이 남편도 자식도 다 버리고 젊은 사나이와 애정 행각을 벌이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자살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톨스토이는 여주인공 안나가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것으로 소설을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작가가 여주인공을 죽인 것이 꼭 불륜 때문만은 아니다. 톨스토이의 나쁜 사랑은 사랑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쁜 생각, 나쁜 결혼, 나쁜 공간, 나쁜 예술, 나쁜 음식 등과 엮이면서 인간의 삶 전체를 아우른다.

톨스토이는 예술가였지만 예술을 미워했다. 귀족이었지만 귀족을 미워했다. 90권이나 책을 썼지만 말을 믿지 않았다. 결혼을 했지만 결혼 제도를 부정했다. 언제나 육체의 욕구에 시달리면서 금욕을 주장했다.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지성을 증오했다. 그는 이러한 모순의 고통 속에서 올바른 삶의 방법을 모색했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해답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절제해야 한다. 정직해야 한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남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이것이 그가 찾은 해답의 핵심이다.

저자소개

저자 : 석영중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러시아 시의 리듬』 『러시아 현대 시학』 『러시아 정교』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들』 『뿌쉬낀 문학작품집』 『벌거벗은 해』 『광기의 에메랄드』 『친구와의 서신 교환선』 등 여러 권이 있으며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2000년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메달을 받았으며 제40회 백상출판번역상을 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Ⅰ 톨스토이는 왜 안나를 죽였나?
프롤로그 Ⅱ 『안나 카레니나』 줄거리와 등장인물

제I부 나쁜 삶
1_ 나쁜 사랑
소피 마르소와 안나 카레니나
디테일에 강하다
브론스키 ‘선수’
리틀 블랙 드레스
엽기 남녀상열지사
성병 클리닉
비곗덩어리와의 정사
육체와의 전쟁
외모 콤플렉스
사랑에 목숨 걸지 마라
부부처럼 사는 연인들

2_ 나쁜 결혼과 아주 나쁜 결혼
남자의 바람기
여자의 대리 만족
이혼의 한계
‘침실의 비극’
나쁜 결혼도 꽤 오래간다
‘죽음이 그대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소울 메이트’의 등장
요란한 가출
‘콩가루 집안’
최악의 결혼

3_ 좋은 결혼
가정의 행복
부부 일심동체?
눈빛으로 통한다
남자만을 위한 결혼
자식은 속죄양인가?
암소 부인
좋은 결혼은 없다

제2부 좋은 삶
1_ 채소만 먹자

육식과 육식성 인간
채식과 채식성 인간
식사는 도락이 아니다
도축장에서
술을 끊자
담배도 끊자
행복한 밥상

2_ 시골에서 살자
도시, 타락의 공간
귀농과 전원생활
풀베기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공산주의냐, 톨스토이주의냐
‘톨스토이표’ 실용

3_ 예술을 박멸하자
예술과 도덕
치명적인 바이러스
알 수 없는 예술은 싫다
포르노
예술의 해악
예술은 없다

4_ Memento Mori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
자살의 문턱에서
종교의 한계
파문
‘톨스토이교’

에필로그_ 어떻게 살 것인가
참고문헌
미주

책 속으로

덕지덕지 장식을 붙인 꽃분홍색 키티와 심플한 블랙 드레스의 안나, 두 사람의 대비는 숨 막히게 강렬하다. 키티가 너저분한 레이스니 꽃 장식이니 하는 것들에 파묻혀 장식을 위한 소도구처럼 보인다면, 안나는 의상을 소도구 삼아 자신을 드러낸다. 코코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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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지덕지 장식을 붙인 꽃분홍색 키티와 심플한 블랙 드레스의 안나, 두 사람의 대비는 숨 막히게 강렬하다. 키티가 너저분한 레이스니 꽃 장식이니 하는 것들에 파묻혀 장식을 위한 소도구처럼 보인다면, 안나는 의상을 소도구 삼아 자신을 드러낸다. 코코 샤넬이 ‘리틀 블랙 드레스’를 디자인했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 있었던 컨셉트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 안나의 블랙 드레스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장례식의 검은 옷, 수도사의 검은 옷, 매춘부의 검은 옷 모두가 이 세련된 리틀 블랙 드레스에 함축되어 있다. 장식을 거부하는 단순한 옷은 안나의 강직한 성격을 보여준다. 그녀는 수도사들이 신앙에 몰입하듯이 열정에 몰입한다. 또한 검은 옷은 그녀가 훗날 맞이하게 될 끔찍한 죽음을 예고한다. 이 무도회에서 그녀는 자기 사망증서에 서명을 하는 셈이며, 따라서 그녀가 입은 검정 드레스는 스스로를 위한 상복이 된다. 그리고 또 검정 드레스는 안나의 성적인 매력을 지나치게 드러내 보임으로써 그녀가 곧 사교계의 매춘부로 전락하게 될 것임을 은근히 시사한다. 톨스토이는 이 모든 것을 한데 버무려 “뭔가 잔혹하고 무서운 것”으로 표현한다.
―「제1부 나쁜 삶 / 1_ 나쁜 사랑」(36p) 중에서

안나의 죽음을 예고하는 또 하나의 불길한 징조는 브론스키의 말〔馬〕이다. (…) 여인처럼 아름다운 말의 죽음이 아름다운 안나의 죽음을 위한 복선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 『안나 카레니나』는 죽음으로 얼룩진 소설이다. 다시 말하지만, 가슴 두근거리는 연애나 슬프고도 황홀한 정사, 이런 것들보다는 끔찍한 죽음이 훨씬 압도적이다. 톨스토이는 왜 이토록 불륜에 대해 가혹했을까? 불륜이 가정을 파괴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에 충실했기 때문인가? 답은 육체에 있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이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육체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육체는 톨스토이가 청소년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하는 짐이었다. 그는 좀 과도할 정도로 육체의 욕구에 시달렸고, 그 욕구를 대충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소했다. 그러나 동시에 육체를 저주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딜레마는 육체였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그의 일생은 육체와의 길고도 참혹한 전쟁에 다름 아니었다.
―「제1부 나쁜 삶 / 1_ 나쁜 사랑」(41p) 중에서

소피야 부인은 성깔도 있고 머리도 좋고 충분히 육체적으로 매력적이면서 또한 보통 여자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소피야 부인이 악처였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현모양처였다. 그녀가 남편을 돕기 위해 수천 쪽에 이르는 『전쟁과 평화』 원고를 정서해 준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를 악처라 불러서는 안 된다. 그녀는 항상 위대한 작가인 남편에 대해 경외심과 함께 일종의 자격지심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여자들처럼 남편과 자식들에게 헌신적이었으며 그 헌신을 통해 남편을 송두리째 독점하고 싶어 했다. 그녀의 소유욕과 독점욕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톨스토이 같은 거물을 향해 그런 욕망을 펼친 것 자체가 실수였다.
―「제1부 나쁜 삶 / 2_ 나쁜 결혼과 아주 나쁜 결혼」(99p) 중에서

이렇게 남성의 이기적인 면면을 보이면서도 레빈은 어쨌거나 이상적인 결혼 생활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간다. 레빈과 키티 커플의 결혼이 소설 속에서 가장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그들이 지금 현재 행복하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행복과 평화를 향해 부단히 나아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싸우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대화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화해와 용서를 통해 더욱더 상대방을 사랑하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결혼을 통해 레빈이 인간적으로 점점 더 성숙해 간다는 점이다. 레빈과 키티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레빈은 명실상부한 가장이 된다. 그 시점에서 그는 정신적인 위기감을 경험하지만, 결국 오랜 고뇌 끝에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궁극적으로 『안나 카레니나』는 안나의 불륜 이야기와 평행으로 진행되는 레빈의 각성에 관한 소설이다.
―「제1부 나쁜 삶 / 3_ 좋은 결혼」(150~151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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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위대한 대문호’ 톨스토이의 문학으로 들여다보는 ‘세기의 현자’ 톨스토이의 인생론 내년 2010년 11월이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을 맞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이를 위해 대대적인 톨스토이 기념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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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대문호’ 톨스토이의 문학으로 들여다보는
‘세기의 현자’ 톨스토이의 인생론

내년 2010년 11월이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을 맞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이를 위해 대대적인 톨스토이 기념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그 시기에 맞추어 톨스토이 전집 및 관련 도서들이 기획, 출판되고 있다. 우리는 왜 톨스토이를 읽어야 할까? 그 이유를 이 거장의 방대한 신화에만 기대기에는 어딘지 석연치 않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톨스토이를 통해 지금 시대에도 주효하고 실용적인 뭔가를 얻고 싶어 한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로 고전 명작을 부담스러워하는 독자들에게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저자는, 이번에는 톨스토이의 드넓은 문학 세계와 인생론으로 초대한다. 톨스토이는 당대에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했지만, 지금도 그의 문학을 사랑하든 아니든, 그의 인생론에 긍정하든 아니든 그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문학’ 선정시 언제나 처음으로 언급되는 그의 이름을 접하다 보면 어떻게든 그를 읽어보긴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자리한다. 하지만 톨스토이의 작품은 몹시 길고 방대하다. 모두 90권이나 되는 톨스토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저자는 90권을 읽는 대신 소설 한 권으로 톨스토이의 모든 것을 꿰뚫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안나 카레니나』다. 톨스토이는 중년의 위기를 겪은 후 ‘회심’을 계기로 ‘위대한 대문호’에서 ‘세기의 현자’로 거듭나게 되는데, 『안나 카레니나』는 그의 이런 인생의 전환기를 예고하는 작품으로서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인류 최고의 문학 『안나 카레니나』를 중심으로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문학작품들과 인생 지침서들, 그리고 모순적인 생애를 넘나들면서 그의 문학으로 인생론까지 들여다보고 21세기에도 유효한 거장의 충고를 걸러낸다.

삶의 문제로 확장되는 안나의 나쁜 사랑,
톨스토이는 왜 안나 카레니나를 죽였을까?

저자는 ‘톨스토이는 왜 안나 카레니나를 죽였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물음이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문학 세계와 인생론을 한꺼번에 들여다보기 위한 첫번째 열쇠다. 『안나 카레니나』는 허위로 가득 찬 사교계의 희생물인 비련의 주인공들, 안나와 브론스키의 로맨틱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는 소설이 아니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즉 바른 삶, 도덕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다. 안나가 남편도 자식도 다 버리고 젊은 사내와 애정 행각을 벌이는 ‘불륜’을 저지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토록 끔찍하게 죽일 것까지야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톨스토이에게 안나의 나쁜 사랑은 그저 사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나쁜 생각, 나쁜 결혼, 나쁜 공간, 나쁜 예술, 나쁜 음식 등과 엮이면서 인간의 삶 전체를 아우른다. 톨스토이는 안나의 죽음을 통해 상류층의 모든 것, 요컨대 그들의 사고방식과 습관과 생활 태도, 사랑과 연애와 결혼, 그리고 심지어 예술관과 음식까지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톨스토이의 해답으로 이어지고 그는 ‘잘’ 살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마친 이후 톨스토이는 실제로 그가 소설 속에서 비판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소박한 삶을 살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였다. 톨스토이는 예술가였지만 예술을 미워했고, 귀족이었지만 귀족을 미워했고, 90권이나 책을 썼지만 말을 믿지 않았고, 결혼을 했지만 결혼 제도를 부정했고, 언제나 육체의 욕구에 시달리면서 금욕을 주장했고,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지성을 증오했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이런 톨스토이의 고통스러운 모순이 남겨준, 시대를 초월하는 근본적인 가치와 진리에 이르는 길을 독자들에게 안내한다.

햄릿처럼 생각하면서 돈키호테처럼 살기로 결심한 톨스토이,
어떻게 살 것인가?

톨스토이는 가장 예술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지만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었다. 작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사색보다 행동을 중시했다. 그는 햄릿처럼 생각하면서 돈키호테처럼 살기로 결심한 사람이었다. 그의 모든 저술은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철학이나 형이상학이나 종교가 아닌 실생활의 영역을 위해,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쓰였다. 즉 그는 언제나 이 세상에서 어떻게 잘 살 것인가, 어떻게 제대로 살 것인가의 문제에 답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는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이 이루어낸 예술성 높은 소설들을 통해 자신도 실천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실천하도록 설파한 ‘도덕적인 삶’으로 향한다. 그래서 ‘위대한 대문호’는 ‘세기의 현자’, ‘위대한 교사’로 일관성 있게 이어진다. ‘제1부 나쁜 삶’에서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부활』, 『크로이체르 소나타』, 『가정의 행복』 등 위대한 대문호의 대표적인 문학에 반영된 나쁜 사랑과 나쁜 결혼, 그리고 좋은 결혼은 ‘제2부 좋은 삶’에서 음식, 공간, 예술, 종교 등을 아우르는 위대한 교사의 인생론으로 수렴된다. 톨스토이는 실로 매혹적인 작가다. 한 인간 안에 그토록 섬세한 예술과 그토록 지겨운 설교가, 인류 보편에 대한 그토록 거룩한 사랑과 특정 대상에 대한 그토록 매서운 독설이, 그토록 거대한 지성과 그토록 불가사의한 미련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토록 실용적인 사람이 그토록 실천 불가능한 것들에 관해 그토록 끈질기게 설교를 했다는 사실이다. 예술성 짙은 명작 소설이건, 쉽게 읽히는 우화건, 아니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교훈서건, 그 모든 저술에서 톨스토이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한마디로 ‘잘 살자’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일단 환락의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야 한다.
-자신이 먹을 것은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육체노동을 해야 한다.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벌써 결혼했다면 부부 생활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형제처럼 사랑해야 한다.
-착하게 살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곡물과 채소만 먹어야 한다.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예술은 다 버려야 한다.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톨스토이의 설교에서 핵심적인 부분만 간추리면, 그것은 결국 절제와 나눔과 베풂이라 요약할 수 있다. 그것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근본적인 가치들이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시대에 그래도 인간이 계속 생존하려면 근본적인 가치들을 붙잡아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톨스토이는 너무나 비실용적으로 들리는 도덕적인 가치들에서 가장 실용적인 삶의 지혜를 발견한 것이다.

<책속으로>
도축장 체험은 득도의 제1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결정을 쉽게 해준다는 데 그 의의가 있을 뿐이다. 요컨대 그것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채소인가, 고기인가’에 대해 독자가 선택을 하는 데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다음 단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어떻게 먹을 것인가’다. 여기서는 ‘단순하고 소박하게 먹는다’가 정답이다. 우리가 고기를 안 먹는다 해도 만일 값비싼 채소를 복잡하고 정교하게 조리한 고급 요리로 밥상을 차린다면 그것은 완덕을 향한 길과 거리가 멀다. 톨스토이에게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먹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와 ‘어떻게 먹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에 흡수된다. 즉 궁극적으로는 음식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떻게 하면 올바르고 참되게 살 것인가―결국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톨스토이는 도축장을 방문했던 것이다.
―「제2부 좋은 삶 / 1_ 채소만 먹자」(186p) 중에서

그러니까 톨스토이는 아주 젊은 시절부터 한편으로는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과 같이 방탕한 인간들의 집단인 도시 사교계를 혐오했다는 이야기다. 여자를 원하는 동시에 여자를 미워하고 육체의 쾌락을 좇으면서 육체를 저주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중년의 위기 이전이건 이후건, 거의 모든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도시 대(對) 농촌’의 대립은 대단히 도덕적인 개념이 된다. 모든 나쁜 것은 도시에서 일어나고 모든 좋은 것은 농촌에서 일어난다. 빈민굴, 매음굴, 카지노, 극장, 레스토랑, 술집, 사치스러운 상점―이런 것들은 모두 도시에만 있다. 모든 나쁜 인간들은 도시에서 살고 모든 좋은 인간들은 농촌에서 산다. 모든 좋은 결혼은 농촌에서 일어나고 모든 나쁜 결혼(불륜, 이혼 등)은 도시에서 일어난다. 이런 대립은 지루하다 싶을 만큼 반복된다. ―「제2부 좋은 삶 / 2_ 시골에서 살자」(202p) 중에서

예술이란 오락이나 취미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것은 가장 선한 감정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시킨다는 대단히 거룩한 사명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이 기준에 미흡한 예술―그러니까 거의 모든 예술이 여기에 해당된다!―은 죄다 아주 나쁜 예술이 된다. 그는 웬만한 예술은 모두 가짜 예술, 모조 예술, 허위 예술이라고 몰아붙인다. 또 나쁜 예술의 내용이나 나쁜 예술을 초래하는 여러 가지 원인 등에 관해 이 말 저 말 많이 하지만 그가 비난하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이요, 둘째는 외설스러운 예술이다.
―「제2부 좋은 삶 / 3_ 예술을 박멸하자」(241p) 중에서

결국 ‘톨스토이교’, 혹은 톨스토이즘의 본질은 죽음의 자각과 맞물린다. 톨스토이가 중년의 위기 이후 도덕, 도덕 하며 큰소리로 외치게 된 것은 모두 죽음 때문이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죽음 앞에서 대문호는 완전한 허무를 체험했다. 그러나 그는 그 허무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했다. 살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 이 두 가지 모두를 그는 도덕에서 찾아냈다. 그의 도덕은 지극히 실용적인 정신과 여러 종교에 대한 학습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육체에 대한 혐오감이 합쳐져 나온 결과물이었다.
―「제2부 좋은 삶 / 4_ Memento Mori」(283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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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 ce**1 | 2009.12.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얼마 전 읽은 책에서 소설의 내용을 작가의 개인적인 삶과 연결하여 읽는 것...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소설의 내용을 작가의 개인적인 삶과 연결하여 읽는 것은 초보적인 독서라는 말을 들었다. 소설과 작가의 삶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 안에 투영된 작가의 자화상을 미세하게 포착하여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와 작품이 마치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다. 톨스토이는 문학을 위한 글, 글을 위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썼다. 자신의 인생을 쓰고, 고뇌를 뱉어냈다.

    저자 석영중 교수님에 따르면, 톨스토이의 생애는 쉰 살이라는 나이를 축으로 전과 후로 갈라진다(7). 그런 톨스토이가 그 인생의 전환점인 마흔아홉 살에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썼다. 석영중 교수님은 톨스토이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안나 카레니나>가 안성맞춤의 책이라고 한다. "문학 작품으로도 걸작 중의 걸작이면서, 동시에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중년의 위기 이후 톨스토이가 인류에게 전하고자 했던 교훈적인 메시지는 이미 이 소설에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0).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남자주인공인 '레빈'이라는 - 올바르고 정직하고 근면한 청년 - 캐릭터에 자신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톨스토이 문학 특강처럼 읽히는 이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과 그에 답하는 톨스토이의 도덕적 교훈이라는 주제의 무거움과는 달리 무척 재밌게 읽힌다. 톨스토이 자체가 재밌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석영중 교수님의 입담이 그에 못지 않다. 거장의 고매한 고뇌에서부터 치부까지 거침 없이, 남김 없이 파헤쳐진다.

    "톨스토이는 왜 안나를 죽였나?"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1부와 2부로 나누어 톨스토이가 주장한 '나쁜 삶'과 '좋은 삶'을 탐구한다. 그런데 톨스토이처럼 이율배반적인 삶을 산 인물은 또 처음본다. 결혼, 절대로 하지 마라는 메시지는 남겼던 그는 48년 간이나 그토록 지독하게 결혼생활을 지속했고, 여자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여자를 미워하고, 육체의 쾌락을 좇으면서도 동시에 방탕한 생활을 혐오하고, 귀족의 생활을 하면서도 귀족을 미워하고, 예술가였지만 예술을 미워했다. 

    그런 그가 꿈꾸는 삶의 행복은 가난한 시골 농부의 저녁 밥상, 그것이었다. "하루의 노동이 끝나고 온 가족이 밥상 앞에 둘러앉는다. 구수한 메밀 죽 냄새가 방 안에 감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과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다 모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박하지만 정갈한 음식을 웃고 떠들며 먹는다.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노동, 소박한 음식, 마음 맞는 가족 - 톨스토이가 원했던 것은 이게 전부였다"(196). 그러나 늘 그가 원하는 것과 삶의 현실은 그 거리가 멀고도 멀었다. 톨스토이의 몸부림이 애처로울 정도로 그 거리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 앞에서 이처럼 평생을 괴뇌한 작가가 또 있을까 싶다. 예술을 한 작가라기보다 한 사람의 구도자 처럼 보여지는 '톨스토이'. 그의 가르침대로 산다면 결론은 인류의 종말이다. 결혼을 절대 하지 말라고 했으니 인류의 대가 끊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성경도, 과학도 종말을 예견하는데, 도덕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게 뭐가 이상한가"라고 되물이며 인류의 종말도 개이치 않는다. 지독한 신념이다.

    자신이 벗어던지고 싶었던 모든 것에서 한발자욱도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 뜨거운 열정만큼은 진심이었고, 도덕에 미쳐가면서까지 잘 살고자 애쓰는 그의 몸부림이 오히려 그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톨스토이.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담아낸 그의 작품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톨스토이가 그의 문학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진의를 명쾌하게 꼬집어주면서, 동시에 그의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안내 지도 같은 역할을 한다. 톨스토이에게로 가는 지름길을 걸으며, 그와 만나는 시간이 누구와의 데이트보다 즐겁고 유익했다.

  • 세기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내가 기억하는 그는 위대한 소설가이며, 러시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

    세기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내가 기억하는 그는 위대한 소설가이며, 러시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상가이기도 하다. 대하역사소설 전쟁과 평화를 비롯한 그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그의 나이 마흔 아홉에 완성시켰던 안나 카레리나. 개인적으로도 톨스토이의 수많은 책 가운데 가장 먼저 기억나는 작품이 바로 안나 카레리나이기도 하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란 책은 톨스토이의 문학을 통해 그의 인생론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톨스토이는 작가임에 불구하고, 무척이나 실용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문학을 사랑하고, 그의 인생에 대해 더욱 궁금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어 톨스토이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조금은 해소시켜 줄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1870년대 러시아를 배경으로 쓰인 안나 카레리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고위 관리 카레닌과 그의 아내 안나, 그리고 안나와 내연관계인 브론스키, 브론스키를 사랑하는 여인 키티,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레빈 등 안나 카레리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요즘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 혹은 불륜 드라마로도 보일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톨스토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안나 카레리나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안나 카레리나야말로 세계의 명작으로 손꼽히며 사랑과 윤리, 예술과 죽음 등 인생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는 작품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일이지만 안나 카레리나를 읽은 후 엄청난 충격에 휩쌓였던 기억이 난다.


    톨스토이는 젊은 시절부터 방탕한 생활을 즐기며 살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과 같이 방탕한 인간들의 집단이었던 사교계와 도시를 혐오했다는 사실을 전쟁과 평화, 크로이체르 소나타, 안나 카레리나 등 그의 여러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톨스토이를 읽으면 읽을수록 삶을 대하는 자세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어린 시절 읽었던 안나 카레리나는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 수 있었던 그 작품과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중요한 것은 톨스토이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토하고 있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톨스토이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시 스스로 반성하며 누구보다도 인간다운 삶을 갈망했다는 점이다.


    시대를 초월하며 사랑받고 있는 톨스토이가 인류에게 남기고자 했던 것은 결국 사람과 삶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였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란 책을 통해 나는 가깝고도 멀게만 느꼈던 톨스토이를, 톨스토이의 문학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즐겨볼 수 있었다. 톨스토이 자신이 믿고 행하고자 했던 그 진리는 결국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톨스토이의 윤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도덕에 미쳐있던 톨스토이는 조금 생소한 제목으로 다가왔지만 책을 덮으며 그만큼 도덕에 미쳤고, 인류가 꿈꿔야 할 진리를 주장했던 거장이 또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당신, 어떻게 살것인가. | bl**ki11 | 2009.12.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 문호, 톨스토이.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 문호, 톨스토이.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표하는 대 문호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그의 명성은 대단하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책 좀 읽었다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통한다는 것,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일까 싶다. 더욱이 곧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는 와중에도 그 이름이 널리 기려지고 그의 책이 읽혀지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놀라움을 감출 길이 없다. 어쩌면 책에서 언급했듯이 이 또한 톨스토이의 계산 된 행동일 수도 있다. 아마도 여전히 자신의 존재의 무게감에 자못 흐뭇함을 머금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하리만치 고전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서도 쉽사리 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톨스토이의 책들이다. 누구나 한 권쯤은 읽었다고 이야기 하고, 누구나 그의 책에 대해 논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 속에 말 한마디 건네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사실 이런 점에서 다소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물론 고전 소설이라고 해서, 또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모두가 습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에게는 개개인의 자유가 보장 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어쩐 일인지 톨스토이의 작품은 읽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게 될 뿐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이 상당히 끌린 것도 사실이다. 이 책 한권만으로도 톨스토이의 전반적인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어느 누가 끌리지 않겠는가. 90권에 달하는 그의 책을 오래도록 읽으며 그에 대해 간파하기에는 아직 내게 그만한 애정은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 책 한권을 통해 톨스토이의 작품들이 무척이나 읽고 싶어졌다는 거다. 그것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의 매력은 더할 나위 없었다.

     

     「안나 카레니나」그 작품 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톨스토이의 인생관과 철학. 상당히 흥미로웠다. 부유하게 태어나 그 부유함 속의 자유를 누리며 마치 책 속의 ‘브론스키’처럼 살았던 톨스토이. 하지만 그는 쉰 살이 넘어가면서 심적으로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된다. 만약 이 변화가 그저 심적인 측면에서만 그쳤다면 톨스토이 또한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겼다. 시골로 이사를 갔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려 안간힘을 썼다. 특히나 그는 육체에 대한 괴리감에 많은 시간을 괴로워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있어 육체란 어떤 것일까. 육체가 없다면 성욕을 느끼지 않고, 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우리에겐 더 없이 만족스러운 일이었을까. 톨스토이의 그런 괴리감은 비단 톨스토이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에게 풀지 못할 문제로 남을 것이다. 후대에도, 그리고 100년이 흐른 그 후대에도 말이다. 글쓴이의 말처럼 그는 상당히 많은 모순을 짊어진 채 힘들어했다. 나는 그의 그런 고통이 그를 더욱더 매력적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그 글 하나만으로도 톨스토이가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토록 톨스토이가 원했던 삶에 대한 진정성을 읽어 내려가며, 다시 한 번 내 인생을 곱씹을 수 있었다. 진정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진정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는 예술가였지만 예술을 미워했다.

         귀족이었지만 귀족을 미워했다.

         90권이나 책을 썼지만 말을 믿지 않았다.

         결혼을 했지만 결혼 제도를 부정했다.

         언제나 육체의 욕구에 시달리면서 금욕을 주장했다.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지성을 증오했다.

     


      최근 인문서 중에서도 이처럼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많이 접했다. 또한 그 만큼 재미가 동하고 신나는 일이었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 또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기분 좋은 것이었다. ‘석영중’님의 글은 처음 접하지만, 그의 글은 상당히 쉽게 읽히고 재미있으며 깊이가 깔려 있었다. 그래서 인지 그의 다른 책들도 찾아 볼 생각이다.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그의 책을 함께 읽어 내려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마치 누군가에게 새 책을 선물 받은 것처럼 들뜬 기분이다. 이 책 한권으로 톨스토이의 모든 전반적인 부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원했던, 그리고 살려고 했던 삶과 인생, 가치관. 그리고 그가 쓰고자 했던 문학관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남은 것은 그의 책을 읽어 가면서 내 스스로가 풀어가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책 한권으로 느낀 톨스토이와 그 사이에서 느낀 내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 고전과 문호를 연결하여 기억하는 일은 마치 지구본을 놓고 국가와 수도를 외우는 일만큼 의미있지만 실제로 고전을 읽어내기란 말처...

    고전과 문호를 연결하여 기억하는 일은 마치 지구본을 놓고 국가와 수도를 외우는 일만큼 의미있지만 실제로 고전을 읽어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양이 어마어마하고, 주제의 진정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무작정 읽으면 지겹기만 할 뿐 전혀 와닿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안다고 착각하기 가장 쉬운 것도 고전인 것 같다. 톨스토이가 러시아 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대문호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이렇게 톨스토이의 문학관과 삶을 통째 분석하는 책을 읽으려니 괜한 죄책감이 앞선다. 생각해봤는데 나는 달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 권만을 그것도 아주 오래 전에 읽었을 뿐이다. <부활>을 여러 번 벼렀고, <전쟁과 평화>나 <안나 까레니나>는 책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숨이 막혀 시도할 생각조차 못했다. 정말 그의 문학이 그토록 어려워서였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나는 그저 톨스토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서 겁먹은 나머지 문조차 열지 못하는 독자였을 뿐이다.


    이 책은 많은 것을 말하지만 핵심은 비교적 간단하다. 톨스토이의 인생관, 가치관, 문학관, 도덕관 등을 그의 작품들을 통해 해석하고 분석하는 톨스토이 이해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톨스토이가 추구한 윤리관을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상황과 대사로 이해하려한 노력이 돋보인다. 톨스토이의 생애를 관찰할 수 있고, 그의 윤리관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톨스토이는 살아생전 90편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다고 하는데, 사실상 그 모두를 다 읽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란 걸 잘 아는 저자는 그의 윤리관을 가장 통합적이고 명확하게 대변하는 몇 가지 작품들을 통해 해설을 연결짓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조금 비약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이 책 한 권으로 톨스토이를 제법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당대 귀족의 자손으로 부유하게 태어났으며 대농장을 사유한 지주이기도 했다. 당시의 귀족이 그러했듯, 지적, 성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유쾌하게 누릴 줄 알았던 그는 50세를 기준으로 인식의 변화를 겪게 된다. 도시보다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했고, 육체의 욕구에 시달리면서도 금욕을 주장했으며, 나중에는 자신의 저작권으로 돈을 버는 것마저 타락이라고 느껴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가 모든 사람이 한 번쯤 꿈꾸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윤리적 가치관을 뛰어넘은 나머지 실제로도 그렇게 살기 위해 시골로 거주지를 옮기고, 재산을 내버려두고, 성욕을 증오하는 생활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의 가족들은 한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멀쩡하게 잘 살던 집을 버리고 시골로 가서 이제부터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남편과 아버지를 어느 누가 제정신으로 이해하고 따를 수 있을까. 그 뿐만 아니라 굉장히 정욕이 강했던 톨스토이는 여러 창녀들을 전전하는 삶을 죄의식이라고 느껴 합법적 성관계가 인정되는 결혼이란 걸 했다. 꽤 서두른 결정이었고 어느 정도 예고된 불화이기도 했지만, 그의 양면적 성향 때문에 아내와의 결혼생활도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아내와의 결혼 후 16년간 열 세 명의 자식을 낳았다고 한다. 참 아이러니다. 톨스토이가 50세가 넘어간 이후로는 거의 매일 싸웠고, 말년엔 거의 전쟁 수준의 다툼을 했지만 이혼하지 않은 것은 기적처럼 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톨스토이의 모든 인생관은 <안나 까레니나>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구절구절 얼마나 절절하고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지 이 책만 읽어도 모든 것을 생생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니, 나는 굳이 긴 텍스트를 읽는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꼭 읽을 작품이라고 아직도 굳게 믿고있긴 하지만.


    한 작가를 이토록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그가 남긴 작품은 물론이고, 그의 모든 것을 철저히 구하고, 읽고, 이해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일생을 다 바쳐야 할 지도. 그렇게 해서 톨스토이의 작품 90편을 읽는 수고를 덜어준 저자 석영중 교수께 감사하다. 물론 나만을 위한 선물은 아니었을 테지만. 톨스토이의 윤리관을 관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자세한 설명 덕분에 더이상 그의 작품을 대하는데 있어 가장 큰 벽이던 두려움이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놀라운 경험이자 신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대한 양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그 또한 자신감이 생긴다. 톨스토이를 함께 읽어나갈 수 있는 꼼꼼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라고 할까. 당장 톨스토이 읽기 대장정에 돌입할 수 없는 현실이란 게 굳이 있다면 있겠지만, 그의 작품을 읽을 날이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빨리 다가오리라 자신한다. 사실 톨스토이와 톨스토이의 작품들이 내게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 것이란 것도 잘 안다. 톨스토이의 도덕적 성품에 흠집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대문호가 되기 위한 신념이나 고집은 그것이 비록 좀 비뚤어지고 외골수적인 방향이라도 인정되어야 마땅한 모양이다. 좀 괴짜같고 피곤한 사람이긴 하지만 햄릿처럼 생각하면서 돈키호테처럼 살기 위해 온갖 것들을 실행에 옮겼던 톨스토이를 나는 존경한다. 톨스토이가 고민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아마 내가 찾아야 하는 또다른 과제인가 보다.

  • 톨스토이를 아세요? | lo**asj | 2009.12.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최근 사랑과 결혼 그리고 불륜에 관한 책이나 글을 부쩍 자주 본 것 같다. 아마도 그에 관련한 ...
     

    최근 사랑과 결혼 그리고 불륜에 관한 책이나 글을 부쩍 자주 본 것 같다. 아마도 그에 관련한 책을 읽다보니 더 눈에 띄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고, 이 명작 소설이 불륜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과 결혼 그리고 불륜의 의미에 대해 그간 막연했던 생각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를 준 책이 바로 이 책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이다. 처음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을 때는 톨스토이의 문학세계를 통해 그의 인생관이나 도덕에 관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분명 이 책은 톨스토이를 파헤친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한 권으로 톨스토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구나라고까지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들었던 생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거장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여야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저자 석영중 교수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생각들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톨스토이가 인류에게 전하려고 했던 교훈적인 메시지는 이미 이 소설에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이러니 책을 보던 중 「안나 카레니나」를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안나 카레니나」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소피마르소가 주연한 영화를 얻어 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을 보기위해 미리 「안나 카레니나」를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안나 카레니나」의 줄거리와 주요 등장인물들을 책 서두에 별도로 소개하고 있고 저자의 해설로도 이 책에 소개되는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참고로 저자는 소피마르소가 주연한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배경이며 음악이며 배우들의 연기며 별로 나무랄 데가 없고 원작의 깊은 의미를 살리려는 감독의 노력까지 엿볼 수 있지만 소피 마르소의 이미지가 원작의 안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단지 예술성 높은 명작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조목조목 읽으면서 톨스토이가 부르짖었던 것들을 곱씹어보고 싶다. 그러면서 21세기에도 유효한 거장의 충고를 걸러내고 싶다. - 「프롤로그」중에서

     

    톨스토이가 살던 당시 러시아의 사교계에서 상류층 남녀에게 정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쯤 벌이는 약간의 일탈이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이 비밀을 떠벌리고 정사를 '진짜'사랑으로 밀고 갈 때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안나 카레니나」가 당시의 이런 사교계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쿨'한 정사는 괜찮지만 목숨 걸고 달려드는 진짜 로맨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사랑놀음이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라 뭔가 진지하고 중대한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결국 안나와 브론스키는 사교계에서 '퇴출' 당하게 된다. 그들은 허위에 찬 사회와 맞서 싸우는 비련의 주인공들이 아니라 나쁜 사회에서 '나쁜 사랑'을 저지르다가 고약한 파멸을 맞이할 뿐이다. 이것이 '제1부 나쁜 삶'의 '나쁜 사랑'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재미있어지는 것이 톨스토이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다.유명인사치고 톨스토이처럼 내밀한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된 사람도 드물다고 한다. 톨스토이의 전기는 그가 몇 살때 첫 관계를 가졌는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잤는지, 부부 생활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같은 낯 뜨거운 디테일까지 다 알려준다고 한다. 이 책에서 자주 다루지만 톨스토이는 이십 대부터 여든세 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기차게 일기를 썼는데 그것들이 모두 공개가 됐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그 사생활이라는 것이 이 대문호의 소설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밝혀지는 톨스토이의 문란했던 성생활...

     

    이런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아주 디테일하게 공개된 톨스토이의 사생활을 바탕으로 저자는 톨스토이의 작품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제1부 나쁜 삶>에서 그의 사랑과 결혼, 부부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분석했고, <제2부 좋은 삶>에서는 절식을 통한 절제된 삶을 강조하였고 타락한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비판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육체노동을 강조하는 등 실용주의적었던 그의 노동관을 또한 보여준다. 그리고 예술이란 거의 모두가 포르노라고 여기고 예술을 박멸하자고 한 그의 예술에 대한 비판, 죽음 앞에서는 인생이란 허무한 것이라는 인생관 등을 다루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작품 속의 주인공들에게 투영되어있고 그들을 통해 톨스토이가 전하는 교훈들을 만난다.

     

    이 책 다음으로 나는 불륜에 대한 심리를 다룬 책을 읽고 있다. 사랑과 결혼 그리고 불륜은 시대와 상관없이 예나 지금이나 남녀 모두가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가지는 인간사의 한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의 의미, 결혼의 의미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에 공감을 하든 않던 한가지 확실하게 내게 각인이 된 톨스토이의 가르침은 불륜의 결말은 비참하다는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과 파멸을 통해 사랑과 불륜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하고 정리해보기도 했다. 

     

    문득 타이거우즈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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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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