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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쪽 | 규격外
ISBN-10 : 1195677154
ISBN-13 : 9791195677153
열한 계단 중고
저자 채사장 | 출판사 웨일북(whale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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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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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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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 독자가 사랑한 ‘지대넓얕’ 채사장의 색다른 인문 에세이 “무슨 책을 읽고,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살아왔기에 오늘에 이르렀나요?”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필명의 첫 책으로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이 지난 2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이에 저자는 ‘불편한’ 책을 권한다. 책이란, 많이 읽는 게 다가 아니라서 어떤 독서는 한 인간의 지평을 넓히지만 어떤 독서는 오히려 그를 우물에 가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지식만이 내면에 균열을 일으켜 나를 ‘한 계단’ 성장시킬 수 있다.

꼴찌를 겨우 면하며 영혼 없는 아이로 지냈던 학창 시절부터, 깨달음과 그 깨달음의 균열을 반복하며 책과 더불어 보낸 20대 청춘. 그리고 커다란 교통사고. 매 시절의 굽이마다 저자의 내면에 어떤 고민과 사색이 있었는지 차례로 펼쳐진다. 그가 올라온 ‘불편한’ 계단은 문학, 종교, 철학, 과학, 역사, 경제학뿐 아니라 예술의 영역까지 아우른다. 저자를 따라 계단을 오르는 동안, 독자는 아직 닿지 못한 계단의 질문들과 마주하며 자신이 갇힌 우물 밖을 조금씩 내다보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채사장
저자 채사장은 31살에 쓴 원고를 34살 겨울에 출간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로 밀리언셀러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차기작 《시민의 교양》까지 130여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책과 동명의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연신 팟캐스트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정치 내용 판도의 팟캐스트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의 기록으로 여전히 지적 대화를 목말라 하는 청취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중이다.
성균관대학에서 공부했으며 학창시절 내내 하루 한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지독하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과 철학, 종교부터 서양미술과 현대물리학을 거쳐 역사, 사회, 경제에 이르는 다양한 지적 편력이 책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는 글쓰기와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인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5년 아이튠즈 팟캐스트 1위로 뽑히고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한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진행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15년 국내 저자 1위를 기록하며, 저서로 베스트셀러 《시민의 교양》,《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 너머 편)을 펴냈다.

목차

처음, 소년 - 불편함의 계단 앞에 서다

첫 번째 계단, 문학 - 죄와 벌

: 열여덟,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을 읽었다

두 번째 계단, 기독교 - 신약성서
: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펑펑 울었다

세 번째 계단, 불교 - 붓다
: 인생에서 가장 완벽하고도 아름다운 순간을 만났다

네 번째 계단, 철학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집을 나와 세계를 떠돌았다

다섯 번째 계단, 과학 - 우주
: 하릴없이 사치스럽게 책을 읽었다

여섯 번째 계단, 이상 - 체 게바라
: 이상적인 인간을 만났다

일곱 번째 계단, 현실 - 공산당 선언
: 현실적인 인간이 되었다

여덟 번째 계단, 삶 - 메르세데스 소사
: 어느 날 갑자기 삶이 무겁게 정지했다

아홉 번째 계단, 죽음 - 티벳 사자의 서
: 모든 것이 때마침 마무리된 날, 죽기로 결심했다

열 번째 계단, 나 - 우파니샤드
: 광장에 섰다

열한 번째 계단, 초월 - 경계를 넘어서
: 여행이 시작되었다

책 속으로

“하나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우리를 먹고살게 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게 하며 사회를 발전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세계의 전부라면 그 삶은 너무나도 아쉽다. 우리는 노동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즐기고 여행하고 놀라워하기 위해 ...

[책 속으로 더 보기]

“하나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우리를 먹고살게 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게 하며 사회를 발전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세계의 전부라면 그 삶은 너무나도 아쉽다. 우리는 노동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즐기고 여행하고 놀라워하기 위해 온 것일 테니까.

인생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세계의 다양한 영역을 모험하는 가장 괜찮은 방법은 불편한 책을 읽는 것이다. “

“충분한 시간과 경험이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궁극적인 모습으로 한 번에 도약하는 사람은 없다. 인생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자신만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당신도 기억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처음으로 목도했을 때를 말이다. 견고하던 세계에 균열이 가고 삶의 방향을 크게 바꿔야만 했던 시점을. 나는 비교적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건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가던 겨울방학, 《죄와 벌》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다.
나의 첫 번째 계단은 문학이었다.”

“불편함은 설렌다. 어떤 책 속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방금 새로운 대륙에 도착했다는 존재론적 신호다. 이제 기존의 세계는 해체될 것이고, 새로운 세계와 만나 더 높은 단계에서 나의 세계가 재구성될 것이다. 하나의 계단을 더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불편함을 권한다.”

“잠을 자는 게 아쉬웠다. 불이 꺼지고 사람들이 잠에 들면 혼자 게르를 빠져나왔다. 세상은 불빛 하나 없이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쏟아질 듯한 별들 때문이었다. 어릴 적에 동화책에서 읽었던 은하수라는 단어는 당연히 문학적 표현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밤하늘에 별들의 강이라는 게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스물한 살이 되어서 나는 처음으로 은하수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다. 그건 사실이었다. 밤하늘에는 실제로 별들의 강이 있었다. 그것은 놀랍도록 선명하고 짙은 우윳빛이었고, 한쪽 하늘에서 시작해서 내 머리 위를 거쳐 반대편 하늘까지 거대하게 이어져 있었다.

이제 그만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건 바로 그때였다. 그 순간 너무나도 맑은 정신 속에서 나는 정확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나의 삶 전체를 통틀어 가장 행복한 순간임을. 그것은 시간의 한계를 초월한 느낌이었다. 잠시나마 인생 전체를 조망한 느낌. 아름다운 자연 속에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함께 있는 완벽한 순간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신이 준비해놓은 가장 완벽한 순간임을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더 살아간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무의미한 삶을 구차하게 끌고 간다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젊은 나의 생각은 옳았다. 그때 이후로 단 한 번도 완전함 혹은 충만함의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안다. 왜냐하면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완전함과 충만함이란 아이러니하게도 미숙함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말이다. 현실에서 멀어질수록,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할수록 세상은 단순하고 명쾌하게 보인다. 문제는 세상을 그렇게 단순하게 파악할 때에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어른으로 성숙해간다는 것은 세계의 복잡성을 초연하게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세계의 복잡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가 완전함과 충만함의 허구성을 이해했음을 의미한다. 완전함과 충만함을 내려놓은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그리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항구에 정박한 어선을 손질하는 중년의 남성들과 생선을 널어놓고 손님을 부르는 할머니들을 보았다. 울창한 숲길을 걸어가는 종아리와 계곡 물로 땀이 닦이는 건강한 목덜미를 보았다. 고요히 예불을 들이는 거친 손등을 보았고, 예배당에 앉아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얼굴의 깊은 주름을 보았다. (...)

여행을 통해 내가 보고 배운 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었다. 감추사에는 붓다가 아니라 주지스님이 있었고, 교회에는 신이 아니라 신자들이 있었으며, 시장에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은 형이상학적인 무엇인가로 채워져 있는 공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구체적인 삶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 자명하고 단순한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현실에 발붙이고 있으면서도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고 현실 너머의 그 무엇에 정신을 쏟는 사람이 있다. 혹시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었을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는 처음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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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대넓얕”으로 지식 분야를 뒤흔들며 新지식인으로 자리 잡은 저자 채사장 신간 “불편한 지식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한 인간의 지평을 넓혀주는 열한 개의 경험과 사유 2015년, 2016년 인문학 분야 최고의...

[출판사서평 더 보기]

“지대넓얕”으로 지식 분야를 뒤흔들며 新지식인으로 자리 잡은
저자 채사장 신간

“불편한 지식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한 인간의 지평을 넓혀주는 열한 개의 경험과 사유

2015년, 2016년 인문학 분야 최고의 화제 작가 채사장
한 명의 새로운 지식인이 탄생하기까지, 치열한 지적 여정

작은 질문 하나가 인생의 각도를 조금씩 비틀고, 결국 한 사람의 생을 좌우한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정리할 수 있지요?”
“무슨 책을 읽고,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살아왔기에 오늘에 이르렀나요?”
지난 2년간 채사장 작가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그럴 만도 하다.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필명의 첫 책으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었으니.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재도 아니고, 얼핏 보면 그저 남들처럼 부단히 헤매며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인간일 뿐인데.
그런데 조금 들여다보면, 특별한 점이 있다. 저자 채사장은 치열하게 질문하며 살아왔다. 꼴찌를 겨우 면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재수생 시절, 먹고사느라 책을 한 권도 읽지 못했던 사회생활과 큰 교통사고 후의 절박한 순간 속에서도.

아주 멀리도 아니고, 학창시절까지만 돌아가 보자. 내가 어떤 아이였든 내 안에는 질문이 있었을 것이다. 섬세하게 생각해보지 못했을 뿐, 그 질문은 내 삶의 각도를 조금씩은 비틀었을 것이다. 채사장 작가는 그 질문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한다. 그리하여 인생의 굽이마다 만난 질문들을 정리했는데, 거기서 길어 올린 공통점이 바로 ‘불편함’이었다.

깨달음과 깨부숨의 반복, 평범한 한 인간이 질문을 통해 나아가는 치열한 과정
무료한 일상의 어느 날, 인생에 대한 목표도 궁금함도 없이 방 안에 누워 있던 한 소년이 태어나서 처음 책을 집어 든다.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길고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후 소년은 깨닫는다. 이제 자신은 전과 같을 수 없음을. 고여 있던 내면에 파도가 일고, 소년의 세계는 부서진다.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있다. 삶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낄 때, 너무 오래 한 곳에 고여 있어 썩어 들어가는 것만 같을 때. 자신을 깨고 내면을 박차고 나가려 하는 것, 우리는 이것을 ‘성장’이라고 한다. 성장은 외부의 힘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 외부의 힘은 하나의 사건이 될 수도 있고, 한 명의 스승이 될 수도 있고, 단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있다.
작가 채사장은 책을 통해 불편한 질문을 만났다. 그 질문은 자신의 평화로웠던 세계를 깨부쉈다. 이후 그는 계속 불편함을 찾으며 성장의 계단으로 자기 삶을 밀어 올렸다. 깨달음과 깨부숨의 반복, 그 치열한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조금은 단단한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독서는 한 인간의 지평을 넓히지만, 어떤 독서는 오히려 그를 우물에 가둔다
채사장은 그래서 ‘불편한’ 책을 권한다. 책이란, 많이 읽는 게 다가 아니라서 어떤 독서는 한 인간의 지평을 넓히지만 어떤 독서는 오히려 그를 우물에 가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지식만이 굳어 있는 내면에 균열을 일으켜 나를 한 계단 성장시킬 수 있다. 채사장 작가는 3년 동안 1000권의 책을 읽은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다. 그의 독서가 어디서 시작해 어디를 지나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독서의 방향이 그를 말해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자신을 깨고 나아가는 방향이다.
인문학의 최전선에서 독자와 가장 가깝게 만나온 채사장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책이, 그리고 인문학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 몸소 보여준다. 한 인간의 생생한 경험과 질문이 어떻게 엮여서 삶을 바꾸는지 말한다. 누구라도 자기만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나가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결국 새로운 자신을, 색다른 인생을 만날 수 있다고 말이다.

질문하라, 불편함은 삶을 밀어 올리는 정반합의 과정이다
《문학-기독교-불교-철학-과학-역사-경제-예술-종교-초월》


채사장 작가가 올라온 불편한 계단은 문학, 종교, 철학, 과학, 역사, 경제학뿐 아니라 예술의 영역까지 아우른다. 낯선 지식과 대면할 때 느끼는 불편함이란 자신의 내면에 기존하던 ‘정(正)’이 그와 모순된 ‘반(反)’과 대면할 때 느끼는 ‘위기’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 위기를 딛고 올라 ‘정’도 아니고 ‘반’도 아닌 새로운 정신으로 성숙하는 것이 바로 ‘합’이며, 그 합은 다음 계단을 위한 ‘정’이 된다. 그리고 그는 지금껏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유형의 新지식인으로 여물어, 다음 계단 앞에 서 있다. 그를 따라 계단을 오르는 동안, 독자는 자기 안의 질문들과 만나며 자신만의 계단 앞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

“첫 번째 사람은 자기에게 익숙한 책을 선택한다. 하나의 책을 읽고 지식을 쌓으면, 다음에는 지식을 더 깊게 하기 위해 비슷한 분야의 책을 다시 선택한다. 하나의 분야에서 그의 지식은 깊어지고, 그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간다. 이 사람은 우물을 파는 영혼을 가졌다.
두 번째 사람은 자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선택한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지혜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면, 다음에는 앞선 책에서 얻은 세계관을 뒤흔드는 책을 선택한다. 그에게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강인함이 있다. 또 기존에 움켜쥐었던 세계를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도 지니고 있다. 세계의 지평은 점차 넓어진다. 이 사람은 여행하는 영혼을 가졌다.
당신은 어떤 영혼을 소유했는가? 당신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깊은 지식의 심연인가, 아니면 광활한 지혜의 대지인가? 정답은 없다. 그 무엇을 선택해도 괜찮다. 어떤 길도 당신의 영혼을 성장하게 할 테니까.

하지만 나는 당신이 여행하는 영혼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행하는 영혼들은 대체로 숨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물을 파는 영혼은 비교적 사회에서 환영받는다. 그래서 여행하는 영혼의 소유자도, 우물 파는 영혼의 소유자도, 모두 자신이 우물을 파는 영혼인 것처럼 행동한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 평생을 거쳐 하나의 분야를 파내려가고자 한다. 당신의 부모도,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당신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왜 누구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지, 왜 평생을 소진하여 하나의 전문 분야를 가져야만 하는지를 말이다.”

“우리는 다시 여행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도, 부모도, 모든 우물을 파는 영혼은 다시 여행길에 올라야 한다. 사회, 국가, 종교와 가정, 학교, 직장이 요구하는 의무와 평가에 저항해야 한다. 그들이 당신에게 전문성을 강요하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로만 당신을 평가하려 한다고 해서 그것을 삶의 목표로 삼고, 그것이 전부인양 맹목적으로 살아가서는 안 된다. 사회와 국가는 당신의 영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사회와 국가는 오직 당신의 노동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당신은 노동자로 살기 위해 이곳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전문성의 요구에 저항해야 한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노동자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국가와 사회가 규정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규정해나가는 주체적 존재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먼저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당신이 주체적인 존재로 일어설 때, 당신의 자녀도, 가족과 친구도 부러진 다리를 일으키고 꺾었던 날개를 힘차게 펼칠 것이다.”

“이상적인 인간이 있다. 그런 이는 보통 숨겨져 있다. 극한의 상황이 찾아왔을 때, 타인의 시선 때문에 허세를 부리던 사람들마저도 지쳤을 때, 누가 진짜 이상적인 인간이었는지가 밝혀진다. 그는 상황을 핑계 삼지 않고, 부조리에 불평하지 않으며, 자기 삶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말이 아니라 실천하는 이상적인 인간. 자기 삶의 입법자. 안 병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은 안다. 이렇게 불안하고 조급한 시간들도 개인의 성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임을 말이다. 우리는 선입견이 있다. 내면의 성숙은 고결한 방식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선입견.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어려운 철학책과 씨름하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사색하는 아름다운 방법만이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옳은 말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러한 시간 속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얻지 못하는 절반의 배움이 있다. 고결하지 않고 만나고 싶지도 않은 세계에서의 경험들. 부당함에 굴복하고, 부조리에 타협하고, 옳은 주장을 꺾고, 스스로의 초라함에 몸부림칠 때에만 얻게 되는 그런 배움이 있다. 슬프게도 우리에게는 이런 세계에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는 나와 타인의 한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그때에야 비로소 나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다.”

“도서관이 더 많고 좋아졌으면 한다. 책은 더 많아지고, 자리는 더 쾌적해지고, 밥은 더 저렴해졌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지혜를 앞에 두고 침묵 속에서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그들의 용기를 사회가 보호해주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된다. 세상과 내가 빠르게 변해가는 동안에도 도서관은 변하지 않고 언제나 나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익숙한 고요와 책 냄새.”

“내가 궁금한 것은 학문이 아니라 당신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사후세계에 대해서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가? 두 가지를 구분해서 사유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 사회 공동체의 객관적 판단을 구분해서 다루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사회 공동체의 객관적 판단에 종속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사회가 규정한 정답과 다를까 봐 전전긍긍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학문이 지금까지 밝혀낸 정답을 당신이 맞힐 수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섬세하게 숙고함으로써 판단하게 된 스스로의 전망을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현시대가 구획지어놓은 과학과 학문이라는 영역 안에 머물며 거기서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신기한 것들을 만나고 놀라워하며 삶의 의미를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 합리주의라는 근현대의 기준 안에 당신의 드넓은 영혼을 구겨 넣지 않기를 바란다.”

“소중한 것일수록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하고, 부부는 숨기는 게 없어야 하고, 자녀는 속마음을 부모에게 말해야 하고, 연인은 모든 추억을 함께해야 하고, 친구는 나와 가장 친해야 하고, 세상은 나를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의 눈과 입은 원래가 모난 까닭에 가까운 대상일수록 쉽게 흠을 찾아내고, 쉽게 상처를 입힌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들이 상처입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그들을 당신으로부터 밀어내야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그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그들을 그리워하는 시간이다. 그리워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외로운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 말도 없이 깊은 내면으로 고독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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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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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히 알려지신 채사장 작가의 강연회에 왔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클래식 음악과 노래와 강연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강연회였습니다. ...
    익히 알려지신 채사장 작가의 강연회에 왔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클래식 음악과 노래와 강연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강연회였습니다.
    강여회 보라쇼에서의 공지영 작가에 이어서 2번째로 강연하신 채사장 작가의 여러 책 중에 열한 계단의 다음 이야기인 12계단인 "영혼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부의 피아노 선율에 캐논 변주곡을 시작된 공연이 단순 강연회만 하는 여는 강연회와는 차별화가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주제인 "어떻게 살 것인가?" 삶과 죽음 그리고 티벳 사자의 서를 통해서 바라본 죽음뒤의 세상에 대한 내용과 현실론과 관념론에 대한 내용들 및 저자의 경험에 대한 내용들이 350명의 관계만큼이나 뜨거운 강연장이었습니다. 
    강연 내내 생각이 많게끔 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유쾌하고 조금은 졸리고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내용들이었는데요. 

    "바르도 퇴돌 (Bardo Thos-grol)
    죽은 자를 위한 안내서"

    언제 간 한 번은 읽게 될 것 같은 책이라 뇌리에 많이 남네요.
  • 열한계단 | ob**lyan | 2017.12.3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지은 채사장이 또 다른 책도 있어 읽기 시작했다. <열한계단>.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지은 채사장이 또 다른 책도 있어 읽기 시작했다. <열한계단>. 계단따라 올라간다는 뜻일까? 제목으로 가늠이 되지 않아 책을 펼쳤다.
    예전에 서문을 읽지 않았는데 지금은 서문부터해서 읽기 시작한다. 서문이 책의 길라잡이를 해준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다. 이 책 서문도 자신의 깨달음을 계단으로 정반합의 논법으로 보여주며, 중간에 끊지 말고 읽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잘하는 착한 어른이기에 중간에 끊지 않고 쭈욱 읽었다.
    책 본 소감은 인생기로마다 책을 통해 깨우치는 채사장(필명이라는 것도 이제서야 알았다.)을 만나게 되었다. 담담히 자신의 삶의 기로를 적어가며 책을 통해 책 지은이와의 가상대화를 통해 책의 이해를 더 높여 읽기가 편했다. 내가 생각해도 좀 어려운 책들인데 요약해서 쉽게 풀이까지 해서 보여주니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고전들을 읽은 채사장의 지식도 많다는 생각도 들면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은 다독가인가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을 만나기 전에 '선지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고전, 어려운 책 읽기 전에 그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이해하기 편하다고 말이다. 맞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했다. 그러면 여러 장르의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겠다 싶다. 그리고 채사장의 지식에 살짝 놀랬달까.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의 기로마다 책을 통해 사색하는 채사장과 그의 인생여로를 같이 겪은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정반합으로 한계단, 한계단 오르는 그를 보며 초인이 된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즐겁게 잘 읽은 책이다. 나는 나의 인생여로에 어떤 책이 나를 붙잡았던가. 되돌려보니 기억이 안난다.
  •   살다보면 인생이 흘러가는 물줄기의 방향을 바꿔놓는 사건과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사람과의...
     

    살다보면 인생이 흘러가는 물줄기의 방향을 바꿔놓는 사건과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우연히 겪게 되는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책을 통해 스스로에게 묻고 또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관련된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에 관하여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책을 통해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문제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하여 관련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고민한 것들을 풀어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을때는 보통 읽기 쉽고 큰 고민 없이 술술 읽혀 내려가는 책들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편식하지 않고 다소 어렵게 느껴지고 무거운 주제의 책들, 저자가 얘기하는

    불편한 책들을 통해 스스로의 지식과 간접경험의 영역을 넓히고 깊게 사유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필요성을 느꼈다. 

     

    무엇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들을 저자 나름의 쉬운 설명으로 어렵지 않게 그 내용과

    의미들을 파악해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그러한 책들이 다루고자 하는

    내용들을 저자가 고민하고 얘기하고자 했던 주제들과 연결하여 스스로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독서를 통해 인간의 지적영역과 생각이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책을 읽고 얼마나 고민하고 생각해 봤는지 스스로를 돌아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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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한 계단-채사장 | fo**re | 2017.03.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책을 읽는 사람은 읽지 않는 사람보다 어떤 면에서든 성장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오늘  이책을 읽음으로 ...

    책을 읽는 사람은 읽지 않는 사람보다 어떤 면에서든 성장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오늘  이책을 읽음으로 인해 나는 성장을 위한지표를 가지게 되었고 나 자신을 살펴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베스트 셀러였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얼마전에 읽어보았기에 채사장의 다른 책에도 관심이 갔습니다.' 시민의 교양'과' 열한계단' 두 권중에서 내 마음이 더 끌렸던 건 열한 계단이었습니다. "한명의 지식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열한 개의 계단이면 충분하다"라는 띠지의 광고문과 불편한 지식의 탐구만이 나를 우물을 파는 관성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소개에 호기심이 많이 생겼습니다.우리가 사는 이 모든 세계를 아우르는 문학,종교, 철학, 과학, 역사 ,경제,죽음, 가치 등에 대해 그의 친절한 설명과 성장기가 곁들여집니다. 나의 배경지식이 미천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끝없는 지적 호기심과  자신과 세계에 대한 멈추지 않는 고뇌와 사색때문이었습니다.그리고 감히 비교 할 수 없지만 나의 책읽기를 통하여서 내가 도달하고 싶은 계단과 성장에 대해서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작가와 같은 가치로 같은 길로 갈 수 는 없겠지요.작가가 도달했던 모든 지적 탐구의  과정들을  내가 다 수용할  수 없으며 또한 나의 성장기는 달라야겠지요. 다만 나 또한 나의 성장을 위한 계단 하나를 올라가보고 싶은 호기심이 이제서야 생겼다고나 할까요...


    우리에게 불편한 지식, 책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만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함에도 이미 거짓으로 믿고 있던 세계,그렇게 피해왔던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책은 나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가령 내가 기독교인이라면 나는 이미 불편한 책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의 책입니다.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나는 압니다. 거짓과 내 가치관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는것을요. 그 세계 또한 내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 우리의 내면은 확장되고 성숙되어질 것이라 합니다 


    작가의 세계는 처음 문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죄와 벌에 나오는 로쟈의 사상에 법과 도덕, 관습을 넘어선 영웅에 의해 부조리한 세상이  치유될 수 있음에 아마도 전율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학을 전공하고 삶을 찾기 시작합니다. 삶은 왜 고통속에 있으며 삶은 어떻게 구원될  수 있는가..하지만 문학속에서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로쟈의 신약성서를 기억하고 성서에서 구원의 답을 찾고자 합니다. 그는 구원의 답을 찾았으나 현실에서 구원이 없음과  또한 타자로부터의 구원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구원에 이르는 붓다의 삶과 가르침에 매료됩니다.그의 지적 탐구는 이세계에 완벽하지 못함이 또 다른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문같습니다.그렇게 구원의 문제에만 집중하다 외면하였던 구체적인 현실과 실존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이원론을 극복하고 초인이 되고자 하는 니체의 사상은 그를 또 다른 계단으로 인도합니다.그는 깊이 그리고 천천히 한 계단 한 계단을 그렇게 오르고 올라 죽음의 계단을 지나고 또 경계에 서서 우리들에게 이야기합니다.누구라도 불편한 세계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따라가보자고 합니다. 이제까지 익숙하였던 나를 둘러싸고 있던 그 세계에서 한 계단을 올라서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였던 인류역사의 놀라운 성과물로 인해 나는 성장하고 다양한 영역을 모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다양한 지적 탐구에 존경과 경이로움을 표하며 그의 놀라운 여정에 함께 하고 싶다면 일독하기를 권합니다

  •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존재일까.예전에는 여기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요즘은...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예전에는 여기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요즘은 삶을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오히려 더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안다고 여겼던 것들이 때로는 아무 소용없다고 느껴지거나, 여러 가지를 포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나는 다시 처음의 물음표로 되돌아오기 일쑤였고 한동안은 답에 대한 갈증으로 목말라 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물론 다른 사람의 생각, 그들이 구한 답이 곧 나의 답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건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수학처럼 딱 떨어지는 절대적인 답, 하나의 답이란 건 애초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렇게나 계속 답을 찾는 이유는 이제는 마음의 중심에 명확한 무언가로 채우고 싶기 때문이다. 고단한 삶의 순간순간을 종종 ‘그냥’ 살아가고 ‘그냥’ 버티기도 했지만, 언제까지 그 자리를 ‘그냥’이라는 단어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저 뒤로 물러나 있을 것인가.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열한 계단』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불편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세계는 해체되고 더 높은 단계에서 개인의 세계가 재구성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각 시기에 읽었던 책을 다루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 계단을 올라가는 토대가 되어줌과 동시에 저자를 성장시키고 지혜가 되어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첫 번째 계단은 문학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우연히 읽게 되는데 이 우연한 만남이 저자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한다. 문학은 그에게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던 것. 이후 저자는 기독교와 불교, 철학과 과학, 이상과 현실, 삶과 죽음을 거쳐 ‘나’ 그리고 초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과 사색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내면을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고전들은 어찌 보면 어렵고 섣불리 읽기 힘든 책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나가는데 특히 책 속의 인물과 직접 질의응답하는 구성이 무척 흥미로웠다. 《신약성서》에서는 그리스도와 대화하는가 하면, 과학에서는 우주를 불러 철학적 고찰을 하기도 하고, 죽은 자를 위한 안내서인 《티벳 사자의 서》에서는 파드마 삼바바와 대화를 주고받는다. 이런 대화 형식은 글의 분위기를 좀 더 친근하게 만들고 딱딱한 내용도 한결 부드럽게 풀어내는 기능을 했다. 덕분에 독자는 본문의 내용에 한결 편하게 다가설 수 있음이다. 
      

     

      각 계단마다 크게 다루고 있는 주제가 있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와 더불어 ‘현재, 지금, 나 자신’이란 요소가 이곳저곳에서 자주 등장함을 발견해본다. 붓다에 관한 책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구원을 이야기하며 인간의 ‘내면’에 주목하게 했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쓴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며 우리에게 구체적 현실로 돌아오라 제안한다. 아르헨티나와 남아메리카 민중의 삶을 노래했던 메르세데스 소사는 아무리 현실이 고통스러워도 받아들일 줄 알고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일러준다.

     

     소사 : 네 맞아요. 당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잘 알아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이 미운 거죠. 그래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거고요.
    하지만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p.315)


     

     

    《베다》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우파니샤드》는 또 어떠한가. 궁극적인 지향점 범아일여 사상에서 당신이 바로 그것이라며 우리가 이 세상의 유일한 주인공이었음을 말해준다.

     

      즉 범아일여란 우주의 원리와 개인의 본질이 궁극적으로 하나라는 가르침이다. 《우파니샤드》는 명쾌하게 설명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범아일여의 깨달음이다. <찬도기야 우파니샤드>는 이렇게 기록한다.


    "네가 바로 그것이다(Tat tvam asi)."


    자신이 바로 그것, 즉 아트만이고 또한 브라흐만임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나는 세상에 던져진 그저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나를 비롯한 모든 존재는 우주의 근원과 이어진 위대한 존재인 것이다. 《우파니샤드》는 자아와 우주 그리고 이들의 상호관계를 설명해주는 하나의 철학서다. (p.378)

     


      이와 같은 글을 읽고 누군가는 큰 위로와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누군가는 별다른 감흥을 못 느낄 수도 있다.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내용을 한 번 읽어봤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자신의 것으로 흡수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인생에 대한 막연함이나 두려움, 불안감도 깨끗하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보다 그것의 무게를 덜어 준다면 그 나름대로 괜찮은 것 아닐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씩 힘을 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부디 각자 저마다의 계단을 한 단계, 한 단계 잘 오를 수 있기를. 그리고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다.

     

     파드마 삼바바 : 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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