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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600쪽 | 규격外
ISBN-10 : 893497625X
ISBN-13 : 9788934976257
열세 번째 이야기 [양장] 중고
저자 다이앤 세터필드 | 출판사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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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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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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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인물들과 충격적 전개, 철저한 취재에 바탕한 생생한 배경 묘사로 전세계에 ‘다이앤 세터필드 열풍’을 불러 일으킨 다이앤 세터필드의 소설『열세 번째 이야기』. 주인공 마거릿은 책과 사랑에 빠졌고,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등 실제 작가들의 소설은 비밀의 열쇠를 제공한다. 마거릿이 비다 윈터의 인터뷰를 수기하며 어린 시절의 상처와 대면하듯, 독자 또한 어느 순간 소설 속 상처와 맞닿은 자신의 이야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아버지의 헌책방에서 일하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 어느 날 그녀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발신자는 ‘금세기의 디킨스’로 불리는 유명 작가 비다 윈터. 평생 거짓 인터뷰로 일관해온 그녀가 진실을 말하겠다고 손짓해온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비다 윈터의 저택을 찾은 마거릿은 비다 윈터로부터 18세기 영국 시골 마을 앤젤필드 가의 3대에 걸친 기묘한 사건을 듣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다이앤 세터필드
저자 다이앤 세터필드 (Diane Setterfield)는 1964년 영국 버크셔 주 잉글필드에서 태어나 시일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어린이 도서관에 소장된 책을 몽땅 읽어치울 정도로 책읽기를 좋아했으며, 프랑스 문학에 심취해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앙드레 지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국립고등화학기술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했고, 영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강의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19세기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소설 창작으로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5년에 걸쳐 집필에 몰두한 끝에 2006년, 마흔한 살의 나이로 《열세 번째 이야기》를 발표했다. 대저택의 폐허에 숨겨진 가족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는 고딕 미스터리 《열세 번째 이야기》는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그해 전미도서관연합에서 성인과 청소년의 지지를 골고루 받은 작품에 수여하는 알렉스상을 수상, 언론과 독자의 사랑을 증명했다. 세계적인 관심도 뜨거워서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도이칠란트, 일본 등 38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2007년 출간된 한국어판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9년 동안 독자들의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B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 식지 않은 인기를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제작한 헤이데이 필름에서 영화 판권을 확보, 제작을 앞두고 있다.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는 유혹적인 도입부, 대저택에 버려진 쌍둥이 자매와 유령의 출몰, 정신이상과 감금, 끔찍한 화재… 매혹적인 소재들을 엮어 마지막 순간, 놀라운 반전에 독자를 사뿐히 데려다놓는 세터필드의 마법 같은 스토리텔링은 시대상을 충실히 재현하기 위한 철저한 취재에 바탕한 것이었다. ‘마음을 홀리는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작가는 다음 소설을 기다려온 독자들의 열망에 화답해 2013년 두 번째 소설 《벨맨 앤드 블랙》(비채 근간)을 발표했다.《벨맨 앤드 블랙》 역시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상실, 죽음의 미스터리를 그렸다. “언제나 독자가 먼저다”라고 말하는 작가 다이앤 세터필드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 주에 살며 다음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www.dianesetterfield.com

역자 : 이진
역자 이진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니어처리스트》 《어디 갔어, 버나뎃》 《사립학교 아이들》 《잃어버린 것들의 책》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658, 우연히》 《비행공포》 등 80여권의 책을 옮겼다.

목차

Beginnings 발단
Middles 전개
Endings 결말
Begginngs 발단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나에게 A는 오스틴Austen, B는 브론테Bronte, C는 찰스Charles, D는 디킨스Dickens였다. 나는 여기에서 알파벳을 깨쳤다. 아빠는 나를 안고 책장 사이를 거닐며 알파벳을 가르쳐주었고 읽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명과 저자명을 색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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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A는 오스틴Austen, B는 브론테Bronte, C는 찰스Charles, D는 디킨스Dickens였다. 나는 여기에서 알파벳을 깨쳤다. 아빠는 나를 안고 책장 사이를 거닐며 알파벳을 가르쳐주었고 읽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명과 저자명을 색인카드에 옮겨 쓰면서 쓰는 법도 배웠다. 그 카드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카드함에 그대로 남아 있다. 책방은 내게 집이자 일터였다. 그 어떤 학교보다도 멋진 학교였으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나만의 대학이었다. 책방은 나의 삶이었다. _26쪽

“여사님께선 지난 2년간 기자들에게 열아홉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여기 오기 전에 알아낸 것만 해도 열아홉 편이니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겠죠. 아마 수백 편쯤.”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내 직업이니까. 난 작가야.”
“전 전기 작가예요. 진실만을 다루죠.”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쳐들었고 뻣뻣하게 말아 올린 머리카락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그것 참 고리타분한 직업이군. 나라면 전기 작가 따위는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한 편의 지어낸 이야기가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까지 여사님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요.”_72쪽

“돌아와! 이야기를 들려주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지!”
나는 문 쪽으로 다가갔고 손잡이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옛날 옛날에,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 있었어!”
나는 문을 열었다. 바로 그 순간 두려움과 비슷한 무언가에 사로잡힌 거친 목소리에 나는 멈춰 섰다.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나는 그 말의 울림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_75쪽

“책들이 떨어지기 시작했군. 처음 몇 권이 떨어졌어. 하지만 아직은 책이 많이 남아 있으니 생각할 시간은 충분해.”
나는 엄지손가락을 가운뎃손가락의 굳은살에 초조하게 문질렀다.
“점점 빨라지고 있어!”
그녀는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반이 타버렸군. 잘 생각하게, 마거릿. 이 세상의 모든 《제인 에어》가 불길 속으로 사라질 참이야. 잘 생각하게.”
윈터 여사가 눈을 깜박였다.
“3분의 2쯤 타버렸군. 한 사람일 뿐이야. 보잘것없고, 시시한 한 사람!”
나는 눈을 깜박였다.
“이제 딱 한 권 남았어. 책을 불태우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과연 살 자격이 있을까?”_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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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어. 그리고 책이 있는 방과… 쌍둥이가 있었지.” 대저택의 폐허 속에 숨겨진 한 가족의 슬프고도 잔혹한 비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전세계 38개국 번역 출간 ★ 전미도서관연합 알렉스상(A...

[출판사서평 더 보기]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어. 그리고 책이 있는 방과… 쌍둥이가 있었지.” 대저택의 폐허 속에 숨겨진 한 가족의 슬프고도 잔혹한 비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전세계 38개국 번역 출간 ★
전미도서관연합 알렉스상(ALEX AWARDS) 수상 ★ 영국 BBC 드라마 방영

아버지의 헌책방에서 일하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 어느 날 그녀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발신자는 ‘금세기의 디킨스’로 불리는 유명 작가 비다 윈터. 평생 거짓 인터뷰로 일관해온 그녀가 진실을 말하겠다고 손짓해온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비다 윈터의 저택을 찾은 마거릿은 비다 윈터로부터 18세기 영국 시골 마을 앤젤필드 가(家)의 3대에 걸친 기묘한 사건을 듣는다. 점차 폐가로 변해가는 대저택과 그곳에 버려진 쌍둥이 소녀, 그리고 유령의 존재. 비다 윈터의 초록색 눈동자는 이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말하는데…. 기묘한 인물들과 충격적 전개, 철저한 취재에 바탕한 생생한 배경 묘사로 전세계에 ‘다이앤 세터필드 열풍’을 불러 일으킨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열세 번째 이야기》가 국내 출간 10년을 맞아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작한 헤이데이 필름에서도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전세계가 인정한 ‘마음을 홀린 이야기꾼’의 놀라운 데뷔작,
지난 1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고딕 미스터리를 전면 개정판으로 만나다!

런던에서 아버지와 헌책방을 꾸리며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는 어느 날 영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비다 윈터의 편지를 받는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인터뷰로 철저히 자신을 비밀에 부치고 살아온 그녀가 이제 진실을 말하겠다며 손짓해온 것이다. 오래된 책만을 읽으며 죽은 이와의 소통에 깊이 매혹된 마거릿은 우연히 비다 윈터의 소설 《변형과 절망에 관한 열세 가지 이야기》를 마주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에 빨려들어 읽었지만 책 제목과 달리, 이야기는 열두 편뿐이다. 열세 번째 이야기가 실려 있지 않은 것을 의아하게 여기던 마거릿은 아버지로부터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회수되었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우연히 남은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듣는다. 호기심을 느낀 마거릿은 비다 윈터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요크셔의 외진 저택으로 향한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비다 윈터는 신경질적이고 자신을 하대하기까지 한다. 이에 마거릿은 저택을 떠나려 했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발길을 붙들었다. 비다 윈터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그러나 진실이라기엔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고 너무나 위험한 이야기.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그 말이 마거릿이 꽁꽁 숨겨둔 어떤 기억을 건드린다.
시골 마을 앤젤필드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 끔찍한 가문의 저주와 금기를 넘은 사랑, 원치 않은 임신, 유령의 존재, 살인, 대저택에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이야기의 허점을 간파한 마거릿은 그녀의 진짜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뒷조사를 감행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들. 차츰 마거릿 내면에 잠들어있던 깊은 상처도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문학적 기교의 절정,
그리고 탄생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이야기!

아이들은 자신의 탄생을 신화화한다. 그것은 모든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이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가? 그의 머리와 가슴, 영혼을 이해하고 싶은가? 그가 태어나던 순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라. 당신이 듣게 될 이야기는 진실이 아닌 한 편의 지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편의 이야기보다 더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없다.《변형과 절망의 이야기》, 비다 윈터

《열세 번째 이야기》는 책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소설이다. 모든 비극의 씨앗이자 화재로 고통의 흔적을 다물게 하는 공간부터가 책으로 가득한 서재이다. 주인공 마거릿은 책과 사랑에 빠졌고,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등 실제 작가들의 소설은 비밀의 열쇠를 제공한다. 《열세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인 비다 윈터의 베스트셀러 《변형과 절망의 이야기》의 한 대목을 제사(題詞) 삼아 문을 연다. 마치 현존하는 책인 듯, 대담하게 소설 속 소설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든 것이다. 마거릿이 비다 윈터의 인터뷰를 수기(手記)하며 어린 시절의 상처와 대면하듯, 독자 또한 어느 순간 소설 속 상처와 맞닿은 자신의 이야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 인터뷰의 포문을 여는 소재인 출생의 비극은 비다 윈터가 마거릿에게 가장 전하고자 한 메시지였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특별하리라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출생은 평범하며 그 인생 또한 텅 비어 있다. 세상에 자신과 책만 남겨놓은 마거릿과 비다 윈터처럼. 그러나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진실된 이야기를 나눌 때 비로소 삶은 변화하고 누군가는 그늘에서 빛으로 옮겨간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놀라우리만치 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매년 숨죽여 축하해야 했던 생일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충격으로 ‘그 일’을 눈 감아버린 마거릿. 바깥세상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헌책방에서 죽은 이들과의 소통에만 골몰하던 그녀는 비다 윈터를 만난 후 깊이 감춰둔 자신의 상처를 살피기 시작한다. 나아가 도망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비다 윈터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했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꼭꼭 숨긴 채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노인이 된다. 하지만 마거릿과의 인터뷰가 이어질 수록 마음의 문을 열고, 내면의 고통을 드러낸다. 마거릿의 품에서 위로받은 비다 윈터는 처음으로 따스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열세 번째 이야기》를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여성들의 성장소설로 보아도 좋은 까닭이다.

책과 이야기에 미친 모든 이를 위한, 선물 같은 고딕 미스터리! 북리스트

독특한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열세 번째 이야기》는 ‘발단(Beginings), 전개(Middles), 결말(Endings), 발단(Beginings)’ 등 총 4개의 부(部)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소설의 3단 구성요소로 일컬어지는 ‘발단, 전개, 결말’에서 가져온 것이리라 짐작된다.《열세 번째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이자 세상 모든 이야기의 욕망을 담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집합체임을 작가는 형식을 통해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발단’에서 시작하여 ‘발단’으로 회귀하는
구성은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속성을 보여준다.
3대를 관통하는 앤젤필드 가문의 어두운 진실과 18세기부터 21세기의 영국을 생생히 담은 필력 덕에 《열세 번째 이야기》는 팬들로부터 ‘현대판 고딕 고전’이라고 불렸다. 출간 10주년을 맞아 비채 ‘모던&클래식’ 시리즈로 전면개정된 《열세 번째 이야기》는 번역가 이진이 수 개월에 걸쳐 번역문을 수정하고 문장을 농밀하게 다듬었으며 편집부에서는 보다 오늘의 어법에 맞게 편집하였다. 이야기의 매혹을 선사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 부(部) 제목 역시 원문과 동일하게 되살렸다. 이진은 ‘개정판 옮긴이의 말’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떤 시대 어떤 여건에서도 살아남는다는 희망의 증거인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오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나의 이야기가 태어나 오랫동안 사랑받고 다시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는, 가슴 벅차게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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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ϻ 자신의 짝을 잃어야 할 사람이 바로 그 어린아이인 것만 같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윈터 여사의 슬픔과 ...

    ϻ


    자신의 짝을 잃어야 할 사람이 바로 그 어린아이인 것만 같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윈터 여사의 슬픔과 나의 슬픔이 맞닿아 있었다. 그녀의 비극은 머지않아 이 집에서 일어날 일이었다. 비록 내가 기억할 수 없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긴 했지만 내 인생을 결정짓고 말았던 바로 그 비극.


    영혼의 단짝이라는 말. 친구 사이에, 연인 사이에 그리고 형제 사이에 붙는 아주 특별한 수식어다. 인간은 완전할 수 없는 존재다. 혼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나'라는 존재가 나 혼자 완성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내가 만나고 나에게 영향을 주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나에게 깃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 존재들 가운데, 나와 운명적으로 딱 들어맞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극찬의 표현. "영혼의 단짝"이 아닐까.  그 존재를 만나거나 만났다고 느낀 적도 없는 난, 『열세 번째 이야기』에서 '영혼의 단짝'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내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반쪽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독특한 관계를 말이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면 항상 특별한 기대감을 품곤 한다. 비다 윈터의 책들은, 말하자면 랜디어 형제의 일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 같은 스릴을 맛보게 해주었다. 나는 늘 책을 읽었다. 내 인생의 모든 순간에 책을 읽었고, 책을 읽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 읽은 책들은 어린 시절에 읽은 책들만큼 나를 강하게 사로잡진 못했다.


    『열세 번째 이야기』는 다이앤 세터 필드의 첫 장편 소설이다. 하지만 첫 장편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독자를 흡입하는 매혹적인 서사를 긴 호흡으로 끌고 나간다. 긴 이야기를 풀어놓는 중간중간 느슨해질 틈 없이 이야기의 틈을 또 다른 이야기를 채워 놓았다.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고, 중고책은 사랑하며, 중고책이 모여있는 서점을 아끼는 전기 작가 마거릿이 이상한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한다. 바로, 세계적인 소설가 비다 윈터가 자신의 전기를 쓸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출간하는 이야기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윈터 여사가 왜 자신에게 부탁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 의뢰를 수락한다. 그리고 윈터 여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낀다. 그동안 세상에 연막을 치듯이 내놓았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작가와 이를 글로 정리하는 또 다른 작가와의 만남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래. 지금까지의 내 삶, 내가 경험한 모든 일들, 내게 일어난 모든 사건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나의 모든 기억, 꿈, 환상, 내가 읽은 모든 것들, 그 모든 것이 그 퇴비 더미에 던져졌다네. 시간이 흘러 반죽이 발효했고 결국엔 검고 비옥한 거름이 된 거야. 세포분열을 거치면서 본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지. 어떤 사람들은 그걸 상상력이라고 부르지. 난 그걸 퇴비 더미라고 생각한다네. 때때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나는 그걸 그 거름 위에 심어놓고 기다리지. 나의 생각은, 한때는 생명이 있었던 그 검은 퇴비로부터 양분을 먹고 자라는 거야. 그리고 스스로 힘을 갖게 되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지. 그러다가 어느 화창한 날, 난 하나의 이야기, 소설을 갖게 되는 거야."


    소설에 대한 확실한 자기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감추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익숙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좀처럼 그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편집하려고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려고 한다. 진실을 말하겠다고 했지만, 진실을 말하기 어려워한다. 그런 그녀에게 마거릿은 당당하게 요구한다.


    "세 가지 질문을 하겠어요. 객관적인 사실에 관한 거예요. 여기서 나가면 여사님이 말씀해주신 것들을 확인해볼 수 있어요. 제게 말씀해주신 것들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 일을 하겠어요."


    그리고 마거릿은 작가의 본명을 묻는다. 태어난 장소 그리고 비타 윈터라는 이름으로 바꾸기 전에 일어났던 일등 중에 공식 기록이 남아 있는 사건 한 가지를 요구한다. 당찬 마거릿의 요구 앞에 비타 윈터는 순순히 응한다. 이후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 그리고 자서전 쓰기가 시작한다. 마거릿은 묻고 비타 윈터가 답하기 보다, 비타 윈터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이를 마거릿이 적는다. 때때로 마거릿은 비타 윈터의 이야기를 따로 확인하기도 하고, 그녀에게 그 이야기와 관련된 기록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적으며 그녀는 그 이야기 안에 펼쳐진 비타 윈터의 삶에 빨려 들어간다. 정확하게 비타 윈터 이전의 애덜린 마치의 이야기 속에.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같지만 또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말이다. 평범하고 행복했던 유년시절부터 불행하고 공포에 휩쌓였던 기억까지. 그리고 스스로 봉인해두었던 비밀이 밝혀지기까지 모든 과정을 마거릿은 읽는다(듣거나 확인했다는 표현보다 읽는다는 표현이 마거릿 다운 표현이다.). 그리고 그 읽은 내용을 적는다. 그리고 그 열세 번째 이야기는 마거릿의 손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그 이야기에 왜 마거릿이 깊이 빠져들었는지는 소설의 말미에 나온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제인 에어》를 비롯한 소설들이 반복되는 것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말이었지만 예상할 수 있었던 결말이 진실로 다가왔을 때 충격적이었다. 예측 가능한 이야기 서사 자체보다 소설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가 충격을 키웠다.


    무어. 안개가 내려앉은 황무지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영국 중북부에서 문학의 별로 떠오른 어느 자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브론테 자매의 그 혹독한 이야기와 닮아 있다. 특히, 《제인 에어》와 말이다. 《제인 에어》보다 《폭풍의 언덕》을 더 좋아했던 나로서 아쉬운 점이 많지만. 《제인 에어》가 주는 그 독특한 정서가 이 소설 깊이 내재되어 있다. 사람의 마음을 내려앉게 만드는 그 정서를 『열세 번째 이야기』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다이앤 세터 필드라는 작가가 자신이 좋아했던 소설에게 바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인 에어》의 정서와 깊이 닮아 있다. 브론테 자매를 좋아하고, 제인 오스틴을 즐겨 읽었던 독자라면 그 정서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나와 동일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고, 내 생각과 동일한 사람도 없지만. 그럼에도 나와 비슷한 마음의 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 모순적인 욕망을 고딕적으로 표현한 소설이었다. 이를 태어난 순간부터 함께 했던 쌍둥이를 통해 풀어나간 흐름은 《제인 에어》와 달랐지만. 그렇기에 더 좋았다. 무수히 많은 책을 읽고 매만진 작가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야기 서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책과 작가에 대한 생각이 마거릿의 생각을 통해 내비친 부분들이 좋았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마음을 울리는 책을 만나기 힘든 점이나, 책을 통해 세상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것들은 "책덕후"의 마음을 건드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마 평소 책을 많이 읽는 독자라면, 『열세 번째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소 긴 이야기가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독성이 높기 때문에 단숨에 읽을 수 있다. 마거릿 이야기와 비터 윈터의 이야기가 교차해서 등장할 때는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헷갈리는 것이 어느 순간 딱 구분이 서기 시작한다. 단지 줄표로 표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 이야기가 닮은 듯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차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이야기가 끝나 있다. 다 읽고 나면 끝났다는 아쉬움에 괜히 책장을 다시 매만지는 자신을 만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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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세 번째 이야기 | yh**93 | 2017.12.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한달 전 읽었던 강세형 작가의 <시간은 ...



    한달 전 읽었던 강세형 작가의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에서 한번 언급된 적이 있던 다이앤 세터필드의 <열세 번째 이야기>를 읽었다. 이미 10년전에 한 번 번역되었지만 전면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된 소설이라고 한다.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래. 지금까지의 내 삶, 내가 경험한 모든 일들, 내게 일어난 모든 사건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나의 모든 기억, 꿈, 환상, 내가 읽은 모든 것들. 그 모든 것이 그 퇴비더미에 던져졌다네. 시간이 흘러 반죽이 발효했고 결국엔 검고 비옥한 거름이 된 거야. 세포분열을 거치면서 본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지. 어떤 사람들은 그걸 상상력이라고 부르지. 난 그걸 퇴비더미라고 생각한다네. 때때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나는 그걸 그 거름 위에 심어놓고 기다리지. 나의 생각은, 한때는 생명이 있었던 퇴비로부터 양분을 먹고 자라는 거야. 그리고 스스로 힘을 갖게 되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지. 그러다가 어느 화창한 날, 난 하나의 이야기, 소설을 갖게 되는 거야." p.73


    주인공 마거릿 리는  아버지의 헌책방에서 일하며 책을 벗 삼아 글을 쓰는 작가이다. 어느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된다. 발신자는 '금세기의 디킨스'로 부리는 유명 작가 비다 윈터. 내용인즉슨 평생동안 거짓으로 인터뷰를 일관해온 그녀가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하겠다며 전기를 써달라는것.  마거릿은 작가들의 전기를 종종 쓰곤하지만 살아있는 작가들의 전기를 써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비다 윈터가 쓴 책은 단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마거릿 리는 왜 하필 자신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궁금해하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먼저 비다 윈터의 소설을 읽어보기로 한 마거릿은 책방 주인인 아버지가 보관해놓은 '변형과 절망의 열세 가지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에서 빠져있는 열세 번째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했던 마거릿은 작가 비더 윈터가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그녀의 전기를 쓰며 그녀의 진실이 드러난다.

     <열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비다 윈터가 이야기하는 과거와 마가릿이 쫓는 현실의 모습이 교차되어 전개된다. 이야기속 곳곳에 톱니바퀴처럼 얽혀진 복선의 의미와 숨겨진 진실들이 마치 퍼즐처럼 맞춰지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녀의 비밀에 접근할 수록 강력한 몰입감이 느껴져 긴장감 놓지않고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쉬지 않고 읽었다.  

    나에게 A는 오스틴Austen, B는 브론테Bronte, C는 찰스Charles, D는 디킨스Dickens였다. 나는 여기에서 알파벳을 깨쳤다. 아빠는 나를 안고 책장 사이를 거닐며 알파벳을 가르쳐주었고 읽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서명과 저자명을 색인카드에 옮겨 쓰면서 쓰는 법도 배웠다. 그 카드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카드함에 그대로 남아 있다. 책방은 내게 집이자 일터였다. 그 어떤 학교보다도 멋진 학교였으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나만의 대학이었다. 책방은 나의 삶이었다. p.26

     작가 다이앤 세터필드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열세 번째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이 책에 대한 강한 애정이 마치 집착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자세하게 묘사된것을 보면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하도 읽을 책들이 많아서  책 한 권의 가치가 크지 않은 요즘.내가 필요로 하는 소중한 책들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자네가 원한다면 아무 말도 안 해도 좋아. 하지만 이야기는 침묵을 좋아하지 않아. 이야기엔 말이 필요해. 말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시름 시름 앓다가 결국엔 죽어버리고 말아. 그리고 영원히 우릴 따라다니지." p.442
  • 서늘하고 매혹적인 단 한 권의 이야기.  이야기를 좋아해 소설을 읽은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어느 정도 책을...

    서늘하고 매혹적인 단 한 권의 이야기.


     이야기를 좋아해 소설을 읽은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어느 정도 책을 접하고 나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사라지겠지, 라고 생각했건만 아직까지도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갈증이 생겨난다. 이야기 바다에 허우적거리면서도 자꾸 소설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그 답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사유하면서도 뚜렷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언젠가 책을 읽다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지독한 사랑을 이해하느라고 그녀의 소설을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 단번에 '히스클리프의 사랑'에 빠져 그를 이상형으로 지목한 사람들의 답이 이해가 가지 않아 몇 해에 한 번씩 <폭풍의 언덕>을 읽기도 하고 그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 깊이를 가늠해 보았다. 다이앤 세퍼필드의 <열세 번째 이야기> 역시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과 같은 매혹적이면서도 우울하고,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기이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소설이다. 


    인간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웃음, 숨결의 온기, 살과 뼈도 함께 사라진다. 살아 있는 그들의 기억도 거기에서 멈춘다. 슬프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멸에는 예외가 있다. 그들이 남겨놓은 책 속에서 그들은 영원히 존재한다. 책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의 유머, 문체, 기분까지도. 그들은 책을 통해 독자를 화나게 할 수도 있고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세상을 떠났지만 그토록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p.30


    글을 쓴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무엇을까 라는 물음이 절로 생겨나는 이 소설은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에서 한 소녀의 거짓말로 연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는 이야기는 아니나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지독한 사랑이 결합되어 각 인물의 탄생과 죽음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돌아 영국 시골마을인 앤젤필드 가의 3대에 걸친 이야기를 유명 작가인 비다 윈터를 통해 듣게 된다. 그녀가 쓴 모든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내렸지만 한 번도 진짜 인터뷰를 한 적이 없어 비밀에 싸여있는 비다 윈터가 아빠의 헌책방에서 일을 도우며 인물들의 전기를 쓰는 마거릿 리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내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실의 조각을 맞춰나간다.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래. 지금까지의 내 삶, 내가 경험한 모든 일들, 내게 일어난 모든 사건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나의 모든 기억, 꿈, 환상, 내가 읽은 모든 것들. 그 모든 것이 그 퇴비더미에 던져졌다네. 시간이 흘러 반죽이 발효했고 결국엔 검고 비옥한 거름이 된 거야. 세포분열을 거치면서 본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지. 어떤 사람들은 그걸 상상력이라고 부르지. 난 그걸 퇴비더미라고 생각한다네. 때때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나는 그걸 그 거름 위에 심어놓고 기다리지. 나의 생각은, 한때는 생명이 있었던 퇴비로부터 양분을 먹고 자라는 거야. 그리고 스스로 힘을 갖게 되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지. 그러다가 어느 화창한 날, 난 하나의 이야기, 소설을 갖게 되는 거야." - p.73


    비다 윈터는 마거릿 리에게 자신의 이야기인 앤젤필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절대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끊어서도, 질문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약속을 한다. 그것은 책을 처음부터 읽어나가는 방식과도 닮아 있어 읽는 내내 비다 윈터라는 인물이 갖는 진실과 거짓말, 앤젤필드 대저택의 사연이 엮이면서 기묘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대저택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은 오래도록 해피엔딩이 될 줄 알았으나 사랑하는 아내가 죽으면서 조지 앤젤필드는 절망에 빠져 버린다. 그는 아들인 찰리와 딸 이사벨 사이에서 그는 이사벨만을 집착적으로 사랑하게 되고 아들인 찰리는 관심 밖이다. 그런 그의 사랑이 무섭도록 휘몰아 치면서 찰리는 아버지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을 즐기면서도 삐뚤어진 애정을 갖게 된다.


    오빠인 찰리 또한 동생인 이사벨을 사랑하게 되지만 이사벨은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나 버린다. 그 후 이사벨이 낳은 쌍둥이 에덜린과 에멀린 또한 기묘한 행동과 서로에 대한 집착으로 두 사람의 세계에 빠져있다. 앤젤필드 가문의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정상적인 인물이 없다. 저마다 삐뚤어진 사랑과 집착으로 한 사람에게 올인하게 되지만 결말은 '광기'에 치닿는 사랑이 독이 될 뿐이다.


    '사람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끔찍한 고통에는 쉽게 익숙해지는 법이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잊곤 하지.' -p.87


    비다 윈터가 말하는 이야기 속에서 인물들은 저마다 기묘한 행동으로 살아가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살아왔던 가정부와 정원사, 쌍둘이들을 돌보았던 가정교사까지도 죽거나 사라진다. 크나큰 저택에서의 삶은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고 비다 윈터가 말하는 앤젤필드 가는 죽어가듯 기묘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 저택에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도저히 내뱉지 않고 서는 도저히 살아 갈 수가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는 조각조각 맞춰가는 퍼즐처럼 맞아 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속임수처럼 맞을 듯 맞아들어가지 않았다. 과연 그 아이들이 벌였던 사건은 누구의 손길이었을까? 3대에 걸친 이 매혹적인 이야기를 품고 누군가에게 건네주지 않았더라면 사라져 버렸을 그 이야기를 비다 윈터는 전해왔고 그것이 열세 번째 이야기로 남아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살아 숨쉬게 했다.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의 음울하면서도 기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이앤 세터필드만의 필치를 통해 뽑아 내었다. 2007년에 출간된 <열세 번째 이야기>를 근 10년이 흘러 다시금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두꺼운 두께 만큼이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빠르게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폭풍처럼 강렬하게 다가왔던 사랑을 조금 더 깊게 표현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름이 헷갈려 몇 번을 다시 읽고 읽었던 작품이다. 누군가의 지독한 사랑의 궤적을 잊지 않고 말해주는 동시에 삐뚤어진 사랑의 이야기를 봉인하여 다시 책으로 묶어 놓은 것 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다.


    "자네가 원한다면 아무 말도 안 해도 좋아. 하지만 이야기는 침묵을 좋아하지 않아. 이야기에겐 말이 필요해. 말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엔 죽어버리고 말아. 그리고 영원히 우릴 따라다니지." - p.442

  •   옛날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에...[열세 번째 이야기]   습관적으로 책을 꺼내들고 습관적으로 쓰...
     

    옛날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에...[열세 번째 이야기]

     

    습관적으로 책을 꺼내들고 습관적으로 쓰윽 훑는 일이 계속되면서

    진짜 재미있는 진짜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언제나 혼자 있는 시간, 좀 더 격렬하게 혼자 있고 싶은 욕망을 부르짖는  CF  속 유해진처럼...^^

    어린 시절, 세상의 비밀이 드러나기 전의 혼곤한 시절에는 모든 동화책과 모든 만화책 심지어 백과사전에 깨알같이 심어진 글자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순수한 기쁨에 젖을 수 있었다.

    내가 몰랐던 것들이 물 위에 떨어진 검은 먹처럼 선명하게 떠올랐고, 사소한 사건들의 이어짐만으로도 거대한 하나의 산맥과도 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나보다 앞서 세상을 살다 간 멋진 영웅들의 전기는 앞으로 훌륭한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게 만들었고, 꼬부랑 글씨로 씌어진 영어의 휘어지는 발음조차 먼세상에의 동경을 품게 만들었다.

    그랬던 순수한 영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수십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나고 나니 어린아이의 선명했던 새까만 눈동자는 시나브로 혼탁해져서  무턱대고 책읽기만 파고드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   흰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라~를 읊조리며 이야기가 가져다 주는 희열을 고파하고만 있었다.

    이 책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해 줄까?

    무엇을 읽어도 좀처럼 입맛에 맞지 않았고, 뒷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사그라들었으며 덜그럭거리는 문장에 내내 불편했다.

    그러다 마침내 내게 나타난 진짜 '이야기'

     

    이 책은  두꺼워 쉽게 손이 가지 않지만 일단, 앞의 한 두장만 수월하게 넘기면

    수완 좋고 입심 좋은 할머니가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 앞에 앉아서 다음, 또 다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옛날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에...로 시작하는 이 옛날 이야기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엮어내지만 너무나 그럴듯해서 전설적인 작가라 불리는 비다 윈터의  숨겨진 열세 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형과 절망의 열세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은 원래 열세 편의 이야기가 실릴 예정이었겠지만 열두 편만 수록된 상태인 <변형과 절망의 이야기>로 제목이 바뀌어 나왔다고 한다. 고서점에서만 알아낼 수 있는 책의 역사다.

     

    이야기를 솜씨 좋게 채록하는 사람은 비블리오마니아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고서점 집 딸 마거릿 리이다.

    열세 번째 이야기의 미스터리를 풀어낼 사람으로 왜 마거릿이 선택되었는지는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쌍둥이'라는 공통점을 지녔기에 비다 윈터는 자신의 전기 작가로 마거릿을 선택했다.

    하지만 '쌍둥이'라는 단어에 너무 깊이 빠져 있다 보면 저자가 쳐 놓은 함정에 제대로 걸려들게 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읽으라는 힌트를 지금 남발한다 해도 쉽사리 그 함정에서 벗어날 순 없으리라!!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지!"

    "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76

     

    너무 자주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곤 했던 작가 비다 위터는 죽음을 앞두고 전기 작가 마거릿 리에게 진실을 말하려 한다.

    앤젤필드에 살았던 쌍둥이 에멀린과 애덜린의 이야기는 이야기의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앤젤필드는 저택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하다. 조지와 마틸드, 그들의 아이들인 찰리와 이사벨, 이사벨의 아이들인 에멀린과 애덜린.

    유령의 이야기가 바야흐로 겹겹이 싸인 담장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한다.

     

    나는 꼼짝없이 이야기에 말려들었음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들어야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건드려버렸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또한 상실감이었다. 잃어버린 사랑이 아니라면 그 이름에 담긴 슬픔이 달리 무엇이겠는가?-82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마법에 좀 더 쉽게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불행의 속에서 끝끝내 살아나는 '사랑' 하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위대한 작가의 가슴 속에서 마침내 놓여난 진실 앞에 망연자실하게 될 것이다.

    소설의 문장 하나하나가 고전적이면서도 매혹적으로 변주되어 온 몸 구석구석에 흘러든다.

    마법의 절대반지의 찬란한 빛이 그 반지를 마주하는 이는 누구라도 자신의 포로로 만들어 버리고 말듯이,

    [열 세번째 이야기]의 어느 한 페이지를 맞닥뜨리게 되는 자, 누구라도 호기심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진실에 대한 강렬한 열망, 그것 하나 때문이든, 쌍둥이의 업보를 진 이의 상실감에 대한 동조 때문이든, 그저 비다 윈터의 이야기 자체에 매혹당해서이든...

    한 번 잡으면 그 끝을 볼 때까지 눈을 부릅뜨고 가슴을 내내 두근거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아낌 없이 별 다섯 개!!

     

  • [서평] 열세 번째 이야기 | qm**qjt | 2016.12.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ϻ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이 책.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대책없이 폭 빠...


     

    열세_2~1.JPG


     

    ϻ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이 책.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대책없이 폭 빠져버린다.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 앤젤필드 가의 3대에 걸친 비밀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엄청난 흡입력을 가진 이 이야기는 아마추어 전기 작가 마거릿 리에게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금세기의 디킨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비다 윈터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수십번의 인터뷰에도 자신에 대한 진짜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비다 윈터가 진실을 털어놓겠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고민과 의심 속에서 비다 윈터를 만난 마거릿 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단 조건이 있었다. 마거릿 리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3가지 질문을, 비다 윈터는 절대로 발단을 시작으로 전개를 거쳐 결말로 끝낼때까지 자신의 이야기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후 하루에 몇 시간씩 비다 윈터는 마거릿 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3대에 걸친 이야기는 흥미롭고 놀라웠으며 쉬이 믿기 힘들었다. 이에 마거릿 리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원하기도 했고, 직접 그 사실들을 확인하기도 하며 비다 윈터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조지 앤젤필드와 마틸드. 비다 윈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는 인물들이다. 앤젤필드 가의 비극은 마틸드가 이사벨을 낳다가 죽으면서 시작된다. 아내를 유별나게 사랑했던 조지는 아내를 닮은 딸 이사벨을 집착에 가까운 애정으로 손수 키운다. 그에겐 아홉 살자리 첫째 아들 찰리도 있었지만, 이사벨이 태어나면서 찰리는 방치되고 만다. 조지의 이사벨에 대한 과한 애정은 집안의 질서마저 엉망으로 만들었고, 하인들은 하나 둘 떠나버렸다. 결국 가정부, 정원사, 사냥터지기만 남았지만, 조지는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비극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하인들이 떠난 후 찰리의 타켓은 이사벨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족은 파티도, 사냥대회도, 하녀도 없이 외부세계와의 접촉 없이 살다가 조지가 가진 '돈' 때문에 세상에 나오게 된다. 파산한 한 남자가 자신의 아들 롤랜드 혹은 딸 시빌라와 앤젤필드가의 자식들이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랬고, 이를 노리고 야유회를 열었던 것이다. 우연히 초대장을 본 이사벨이 이 야유회에 참석을 했고, 그 뒤를 찰리가 쫓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이사벨은 롤랜드와 만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집을 떠나겠다는 선언을 한다. 딸에 대한 분노와 절망, 실망은 조지를 혼자만의 세상에 가두었고, 그렇게 조지는 세상을 떠난다.

    찰리 역시 이사벨에 대한 상실감에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반년 후, 이사벨은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나타난다. 그녀는 갓 태어난 어린 쌍둥이 애덜린과 애멀린를 대동한 채였다. 이사벨과 찰리의 방치 속에 나이 든 가정부와 정원사의 손에 키워진 쌍둥이는 마을의 골칫거리로 성장하게 된다. 쌍둥이의 장난에 원성이 자자해지자 마을의 의사 모슬리 박사가 마을 사람들의 대신해 앤젤필드 가를 방문하게 되었고, 박사는 이 가문에 드리워진 문제들을 보게된다. 이사벨은 정신병원에 보내졌고, 쌍둥이들을 위한 가정교사 헤스터가 새로 이 집에 들어왔다. 헤스터는 무기력하게 방치되었던 집안을 기적에 가까운 대청소로 바꾸어 놓으며, 쌍둥이들에 대한 교육을 시작한다. 하지만.. 쌍둥이들을 교육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한 헤스터는 하나의 성격이 둘로 나뉜 듯 행동하는 쌍둥이들에 대한 호기심을 모슬리 박사와 의논했고, 얼마 후 애덜린과 애멀린은 두 사람의 연구를 위해 분리되고 만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었지만,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사건들과 반전이 계속 이어지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엔젤필드가에 감춰진 비밀은 거대했고, 어두웠다. 이 모든 것이 마틸드의 죽음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비극은 끝을 모르고 연달아 앤젤필드가를 덮쳐왔다. 이사벨과 찰리가 조금만 더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자랐더라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과한 애정이,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확인하고 보니 무섭기도 했다. 스릴러 보다 더 스릴러 같았던 앤젤필드 가의 이야기는 제작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화면 속에서 만나게 될 앤젤필드가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다. 저자의 또다른 소설 <벨맨 앤드 블랙>도 궁금!! 앞으로 그녀의 책들도 유심히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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