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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시대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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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쪽 | B5
ISBN-10 : 8996123900
ISBN-13 : 9788996123903
클래식 시대를 듣다 중고
저자 정윤수 | 출판사 너머북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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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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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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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역사와 사상과 문화가 어우러진 본격 클래식 문화사 클래식의 역사에 관해 조명한 본격 클래식 문화사『클래식 시대를 듣다』. 대중매체에 클래식을 포함한 여러 비평가 칼럼을 기고해온 저자, 정윤수는 모차르트, 슈베르트, 바그너, 브람스 같은 음악가들은 당대의 삶을 살며, 정치행위에 참여하거나 사상 논쟁에 가담하거나 그도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와 방황과 갈등을 음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음악가와 그의 시대'에 초점을 맞추어 당대의 역사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음악가의 삶과 작품을 해명하고 있다. 300여 년 전의 비발디로 시작하여 고전(바흐, 베토벤)과 낭만(슈베르트, 말러)을 거쳐 현대음악(윤이상과 21세기 음악)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저자소개

저자 : 정윤수
저자 정윤수는 1967년 1월, 경북 영주시 순흥면의 산촌에서 태어났다. 문화비평지 「계간 리뷰」의 편집위원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논설위원 및 문화스포츠 담당 편집위원을 지냈다. 인문예술 아카데미 ‘풀로엮은집’의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인문예술 분야의 다양한 일을 기획하였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계기로 축구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현재까지 축구장 안팎에 머물러왔으며 『축구장을 보호하라』는 책을 썼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시네21」, 「월간 음악」 등에 클래식을 포함한 여러 문화에 걸쳐 비평과 칼럼을 오랫동안 써왔다.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같은 대학에 출강하고 있으며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10년 가까이 클래식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목차

l프롤로그 l 서문을 대신하여

1 l 비발디 l 바로크식 저녁식사
베네치아, 세레니시마! l 비발디, 베네치아의 아들 l 바로크, 찌그러진 진주 l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들 l 붉은 머리의 사제 l 바로크 협주곡의 완성자

2 l 바흐 l 조화로운 세계를 향한 꿈
음악가의 신분과 처지 l 인문주의와 종교개혁의 유산 l 바흐 이전의 유산들 l 바흐의 생애 l 라이프치히의 바흐 l 바흐의 위대성 l 바흐, 집중된 반복과 초월

3 l 모차르트 l 시민의 탄생
계몽군주의 시대 l 시민계급의 환호 l 프리메이슨 찬가 l 영화 <아마데우스>의 삽화들 l 로코코, 도시의 정경 l 경계 시대의 ‘아이’

4 l 베토벤 l 혁명의 시대와 음악의 혁명
루쉰의 유언시 l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 l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l 납중독과의 투쟁 l 혁명의 시대 l 프랑스혁명과 베토벤 l 베토벤 음악의 양식적 발전 l 베토벤과 독일 민족주의 l베토벤 이후의 베토벤 l 고난을 넘어 환희의 세계로 l 두 세계의 경계선에 선 베토벤 l 오늘, 다시 베토벤을 듣는 이유

5 l 슈베르트 l 강요된 평화와 내적 망명
역사로서의 낭만주의 l 비더마이어 시대 l 슈베르트의 낭만주의 l ‘병적 낭만주의’의 진정한 의미 l기형도, 모든 길이 흘러온다

6 l 브람스 l 어느 견인주의자의 역주행
슬픔의 미학, 비극의 서정 l 함부르크의 청년 음악가 l 함부르크의 아들 브람스 l 황홀한 순간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l 문제적 개인들의 운명과 예술 l 브람스의 선택 l 신독일악파와의 논쟁 l 브람스적인, 지극히 브람스적인

7 l 바그너 l 제국의 역습
독일적인 것과 비독일적인 것 l 히틀러와 바그너 l 독일 민족주의와 비스마르크 l 민족주의와 신비주의의 결합 l 바그너의 악극, 그 신비스러운 드라마 l <니벨룽겐의 반지>와 독일 신비주의 l 고트프리트 벤의 고뇌 l 바그너 이후의 바그너

8 l 차이콥스키 l 슬라브주의와 서구주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 l 황제, 수염에도 세금을 매기다 l 그런 건 내 알 바 아니오 l 슬라브주의와 서구주의의 대립 l 서구 음악어법과 차이콥스키 음악 l 러시아 5인조와 대립
차이콥스키의 진정한 슬라브주의

9 l 시벨리우스 l 보편과 특수의 이중주
「장마」의 특수성과 보편성 l 라틴아메리카의 변주곡 l 바르토크, 민속악과 19세기 l 시벨리우스의 고뇌 l 『칼레발라』와 핀란드 민족주의 l 시벨리우스와 민족주의 음악 l 핀란드 음악의 특징

10 l 드뷔시 l 모더니티의 인상
두 가지 ‘극적인 일’ l 보들레르, 현대 도시의 특유한 고독 l 에밀 졸라의 위대한 투쟁 l 드뷔시 음악의 현대성 l 세기말의 예술가들 l 드뷔시의 인상(주의) l 에릭 사티를 기억하며

11 l 말러 l 근대의 불만과 현대의 불안
세기말 빈 l 합스부르크 왕가의 운명 l 벨에포크와 빈 풍경 l 빈 분리파 l 두 명의 구스타프, 클림트와 말러 l 인종 편견과 오이디푸스콤플렉스 l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l 말러의 음악세계 l 불안한 세계와 두 개의 죽음 l <대지의 노래>와 초월의 욕망

12 l 쇼스타코비치 l 권력과 예술의 이중주
비극적 세계관과 모순된 선택 l 러시아혁명기의 예술가들 l 스탈린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평균대 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l 스탈린 이후의 쇼스타코비치

13 l 야만의 시대 l 클래식 풍경
고전 전통의 붕괴 l ‘퇴폐미술전’과 육체의 신화 l 히틀러 시대의 베토벤 l 카를 오르프의 단순성 l 쇤베르크와 ‘퇴폐 음악’ l 스트라빈스키의 신고전주의 l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l 댜길레프와 결별, 그리고 신고전주의 l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풍경들, 그리고 푸르트벵글러 l 리펜슈탈의 창백한 후반전

14 l 에필로그 l 끝없이 이어지는 불협화음들
음악, 주술의 다른 이름 l 세계로 확산된 음악산업 l 스튜디오 시대 l 글렌 굴드의 선택 l 브라보, 클라이버! l 인공 공간의 삶, 필립 글래스 l 분열된 세계의 음악가들 l 울부짖는 대지의 영화음악가 l 피아졸라, 애이불비의 정한 l 윤이상, 상처 입은 용 l 존 콜트레인, 숭고한 사랑

음악 용어 설명 l 음반 l 찾아보기

책 속으로

나는 클래식을 통하여 그 시대의 육성을 느끼고자 했다. 그래서 작곡가 개인의 신상명세보다는 그 시대의 상황과 열망과 슬픔과 희열과 전망을 훑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당대의 정치, 사상, 문학, 미술, 건축 등을 총제적인 시각에서, 그러니까 퇴장당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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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클래식을 통하여 그 시대의 육성을 느끼고자 했다. 그래서 작곡가 개인의 신상명세보다는 그 시대의 상황과 열망과 슬픔과 희열과 전망을 훑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당대의 정치, 사상, 문학, 미술, 건축 등을 총제적인 시각에서, 그러니까 퇴장당한 축구감독이 관중석에서 22명의 몸놀림을 내려다보듯이, 마음속에 진입한 음악을 어느 정도 심미적 거리를 두면서 다시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당대의 한정된 틀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우리 삶의 어떤 불안과 불만에 스며드는 모습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네트를 넘어가는 날렵한 테니스 공처럼 많은 음악들이 시공을 초월하는 진짜 이유를 알고 싶었다.
-머리말 중에서

“만약 당시의 관습이나 진부한 관행에 고개를 숙인 음악이 있다면 오늘날까지 살아남지 않았거나 그저 기록에 그쳤을 것입니다. 적어도 당대의 모든 음악 형식을 종합해보려 했거나 새로운 형식 실험을 시도한 작품들이 오늘날의 클래식 목록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부분 음악들이 아마 당대에는 놀라운 충격을 던졌을 것입니다. 당대의 본질을 통과한 클래식이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그에 대해 감동하고 비판하고 논쟁하면서 다시 그 작품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불멸성을 획득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참다운 예술이란 당대의 관습에 긴장하고 고뇌하여 마침내 그것을 넘어서고자 했던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역사가 클래식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베토벤 녹음의 기원
베토벤후기 피아노 소나타집?아르투르 슈나벨 피아노?안드로메다
32개의 피아노소나타 전집! 과거 LP나 CD 황금 시절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레코드 산업이 대표적인 사양산업이 되면서 굴지의 음반사들이 염가 전집판을 쏟아내고 있다. 5개의 피아노협주곡까지 포함된 프리드리히 굴다의 12장짜리 전집은 담배 한 보루 가격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음질 저하도 없다. 빌헬름 박하우스, 에밀 길레스, 빌헬름 켐프 등 많은 앨범들이 있다. 20세기 초엽의 아르투르 슈나벨은 이 모든 녹음들의 기원이다. - 본문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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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은 300여 년 전의 비발디로 시작하여 고전(바흐, 베토벤)과 낭만(슈베르트, 말러)을 거쳐 현대 음악, 곧 윤이상과 21세기 음악까지 수미일관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그것은 ‘음악가와 그의 시대’라는 관점이다.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의 감수성을...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책은 300여 년 전의 비발디로 시작하여 고전(바흐, 베토벤)과 낭만(슈베르트, 말러)을 거쳐 현대 음악, 곧 윤이상과 21세기 음악까지 수미일관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그것은 ‘음악가와 그의 시대’라는 관점이다.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의 감수성을 느끼게 하고, 베토벤은 18세기의 열망과 19세기의 고독을 들려주고 있으며, 말러는 유럽의 근대 문명이 비틀거리면서 침통하게 쇠락해 가는 풍경을 보여준다.
우리가 일부 현대음악을 때로는 부담스러운 격정으로 여기듯이, 혹시 과거의 클래식 역시 그 당대에는 불편한 음악이 아니었을까. 저자의 문제의식은 ‘불협화음’이다. 클래식의 역사에서 조화가 아니라 부조화를, 안정된 것이 아니라 비틀거리는 것을, 완성된 세계가 아니라 불협화음이 충돌하는 세계를 느낀다고 했다. ‘모든 전위문학은 불온하다’는 시인 김수영의 강렬한 메시지처럼 모차르트나 시벨리우스나 바그너를 진심으로 듣기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는 없을까. 저자는 이 점을 오랫동안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조잡한 에피소드와 공허한 수사를 넘어선 클래식 문화사의 결정판이다.

- 인류사에 살아 남은 클래식이란 대부분 당대의 한계와 규범의 질서를 넘어서고자 한 욕망의 결정체

클래식이란 어쩌면 한 인간의 생로병사와 흡사하다. 르네상스 이후 초기 바로크 시대에 형성된 유년기의 클래식은 소박하고 정결하다. 그러다가 바흐와 모차르트 시대를 거쳐 하나의 완성된 성인이 된다. 유럽 전역의 음악이 한 군데(바흐)로 집중되고 다시 이것이 새로운 시민계층과 만나 더욱 발전(모차르트)한다. 곧 혁명의 시대가 열린다. 베토벤의 시대다. 클래식으로 보면 혈기 왕성한 청년과 같다. 거칠 것 없는 질풍노도의 시대, 베토벤은 ‘혁명의 시대’에 ‘음악의 혁명’을 이뤄냈다. 그 이후 서양 음악사는 좀더 방황(슈베르트)하고 중후(바그너, 말러)해지고, 결국 노쇠해진다.

20세기는 두 차례의 전쟁과 냉전체제, 그리고 무엇보다 ‘제국 대 식민’이라는 상처를 겪었다. 이 시대의 클래식은 역시 고통스럽게 일그러졌으며 인간 실존의 의미를 묻는 난해한 실험도 있었다. 마치 장년기의 인간과 같다. 클래식 환경은 급변하였고 이 와중에도 작곡가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뜨거운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다. 오늘 이 시대가 복잡하고 난해하기 때문에 음악 역시 그와 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오늘날 클래식은 인류의 정치적, 사상적 격동과 함께 300여 년을 살아왔다.

저 300여 년 전의 비발디로 시작하여 고전과 낭만을 거쳐 현대음악, 곧 윤이상과 21세기의 음악사는 클래식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양 고전음악, 곧 클래식의 역사에 관하여 깊은 관심을 기울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시종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협화음’이다. 장구한 클래식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클래식이란 대부분 당대의 한계와 규범과 질서를 넘어서고자 한 욕망의 결정체이다. 당대의 사회적, 사상적, 예술적 한계와 씨름을 벌인 불협화음은 이후의 시대에 다시 규범이 되고 고전이 되는데, 이를 또 후대의 음악가들이 뛰어넘고자 하면서 새로운 ‘불협화음’이 시도되었다. 클래식의 역사는 시대와의 불화의 역사이다.

- 오늘날 클래식이 어떻게 소비(수용)되고 있는가?
“당대의 고뇌와 역사성을 괄호 안에 넣고 들어보면, 역사의 위대한 고전들이 오늘날 ‘격조’ 있는 감성 소비품목이 되기 싶다.”


음반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경향 각지의 공연장에서는 매일같이 연주회가 열린다. 정기 공연, 순회 연주, 귀국 리사이틀 등이 펼쳐지고 철마다 해외 유수의 지휘자와 관현악단이 내한 연주를 한다. 그러나 그 풍경이란 ‘당대성’이 제거된 한가로운 저녁 유희인 경우가 많다. 클래식은 작곡가와 음악의 당대성이 소거된 채 지나치게 ‘우아하게’ 소비되고 있다. 또한 클래식이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급문화’라는 진부한 틀에 갇혀 있다. ‘뭔가 그럴듯한 것’이긴 하지만 아무나 들을 수 없는 것, 어쩌다 연주회장에 가더라도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들에 낯설고 심지어 주눅 들기도 한다.
클래식이란 와인을 근사하게 마시기 위해 배경음악으로 삼을 수도 있고 어떤 교양의 충만을 위해 연주회장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당대성이 소거되는 우리의 클래식 수용문화에 비판적이다. 당대의 고뇌와 역사성을 괄호 안에 넣고 들어보면, 역사의 위대한 고전들이 오늘날의 ‘격조’ 있는 감성 소비품목이 되기 쉽다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 이 사회에서 ‘세련된 교양’이나 ‘우아한 기품’이 말의 순수성을 떠나서, 어떤 맥락에서 소비되는가를 고려한다면 클래식을 듣는 일에 조금은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음악가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당대의 현실에 몰입함으로써 당대를 초월했다. 슈베르트는 시대의 멀미를 느꼈고, 그래서 외로웠고, 쇼스타코비치는 감시와 처벌의 상태에 있었으며, 그래서 고독했다. 클래식이란 한가로운 소비가 되기에는 조금 무거운 것이다. 이 책의 집필의도가 바로 그 점에 있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에서 스스로 두 가지를 경계한다.
첫째, 개별 작곡가의 신상명세나 경력사항 혹은 사소한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경우만 언급하였다. 국내에 출간된 클래식 교양 입문서들은 대체로 음악사의 에피소드를 단순히 나열하고 있다. 어떤 음악가가 평생 빚을 얼마나 졌는지, 경쟁 상대와 어떤 갈등을 빚었는지, 어느 귀부인과의 사랑은 왜 실패로 끝났는지 등등. 이러한 에피소드는 클래식을 ‘쉽게’ 접근하게 해준다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결국 클래식의 진정한 면모, 그 가치, 그 당대성을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에는 결과적으로 방해가 될 뿐이다. 이 책에서는 그 작은 에피소드일지라도 당대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적극적으로 해명하였다. 예컨대 바흐가 만년에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을 알현하고 최후의 걸작 ‘음악의 헌정’을 작곡했다는 것은, 계몽 군주 시대에 음악가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담당했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피소드다.

둘째, 이 책은 ‘고독한’, ‘우울한’, ‘천재적인’ 같은 진부한 표현을 멀리한다. 이러한 표현과 더불어 우리의 클래식 문화에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 ‘가곡의 왕 슈베르트’,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악성 베토벤’ 같은 표현도 난무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일본 교양서를 두서없이 차용하면서 생긴 매우 조잡한 수사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괴테나 발자크가 당대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수많은 사상적 편력과 논쟁과 갈등을 거쳐 불멸의 작품을 남겼듯이 모차르트, 슈베르트, 바그너, 브람스 같은 음악가들 역시 ‘당대의 삶’을 살았다. 정치 행위에 참여하거나 사상 논쟁에 가담하는 일도 많았고 꼭 그러한 ‘사회 활동’이 아니더라도 해당 음악에는 그 작곡가의 사유와 방황과 갈등이 녹아 있다. 이러한 면모는 ‘악성 베토벤’ 같은 조잡한 표현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 당대의 역사와 사상과 문화가 어우러진 본격 ‘클래식 문화사’

1)당대의 역사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음악가의 삶과 작품을 해명하다

음악가는 ‘시공간’이 제거된 역사의 진공상태에서 ‘고독하게’ 살다 간 사람이 아니다. 저자의 시선은 음악가가 처했던 역사적 조건과 사회적 상황에 꽂혀 있다. 서양의 작곡가가 시공을 뛰어넘어 21세기의 우리 마음에 큰 공명을 주는 것에 대해 저자는 “그 유려한 선율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를 끌어안았기 때문이다.”라 한다. 그들의 삶과 음악 속에 그들이 살아내야 했던 역사가 있다. 또한 그 시대의 정치적 배경과 문화적 상황이 그들의 음악 속에 녹아 있다. 그것은 기계적인 결합이 아니라, 예술적 자율성에 의하여 훨씬 복합적이며 섬세하게 전개되어왔다. 이 책은 해당 작곡가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 정치적 상황이 빚어낸 수많은 유산과 흔적을 풍요롭게 성찰하였다.

2)당대의 문화 예술과 클래식을 함께 성찰하다
음악가는 당대의 사상가, 소설가, 시인, 미술가, 건축가 등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았다. 단순히 서로 교류 관계가 있었다는 게 아니라 그들 모두가 한 시대의 한계 속에서 함께 고뇌하고 갈등하고 논쟁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가령 우리는 차이코프스키가 어느 귀족부인으로부터 10년이 넘도록 물질적 후원을 받은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의 관심은 그 폰 메크 부인보다는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에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차이코프스키는 서로 만난 적도 없지만, 19세기 말의 러시아 정신을 이해하기위해서는 두 사람의 신념과 가치관과 예술적 지향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3)진정한 클래식 문화를 위한 핵심적인 정보와 명쾌한 해설
이 책은 작곡가의 주요한 작품을 나열하거나 전문용어를 구구절절 해설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은 인터넷이나 전문서적을 보는 것이 더 이롭기 때문이다. 대신 꼭 들어볼 만한 불멸의 명반 78장을 본문의 특정 지점에서 표지와 함께 실어주고, 명쾌하게 해설하였다. 아래는 그중 하나이다.

이런 수준의 책은 번역본으로만 읽는 줄 알고 살아왔다 - 영화감독 박찬욱
화려한 문장이지만 기교를 내세우는 법이 없으며, 성찰적이되 사변적이지 않다. 역사적 사실과 철학적 해석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다가도 때로 문득 시를 인용하며 직관과 영감의 숲속 길을 열어 보인다. 어디서 읽었는지 늘 정직하게 밝히지만 단순 인용에 그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많은 지식과 정보를 다룸에 있어 정윤수는, 교묘하게 조직하지 교활하게 조작하지 않는다. 일천의 작가, 일만의 책, 일억의 문장에서 그물로 길어 올린 조각들을 재료로 또 하나 그물을 만든다. 조각들은 남의 것이었으나 새 그물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그는 그 그물로 또 바닥을 훑기 시작한다. 슈베르트면 슈베르트, 말러면 말러를 이루는 조각들이 거기 걸려 올라온다. 슈베르트면 슈베르트, 말러면 말러 챕터들을 보아라. 슈베르트, 말러 얘기는 막상 별로 안 나온다. 정윤수는 한 어종을 묘사하기 위해 인근 해역 전체를 훑는다. 어종의 진화론적 계보까지 추적한다. 그 생선 잡아다가 회를 쳐 먹던, 어항에 넣어놓고 완상을 하던 내 맘이지만 정윤수 덕에 그것들이 더 맛있거나 더 멋있게 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이런 수준의 책은 번역본으로만 읽는 줄 알고 살아왔다. - 박찬욱,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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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해경 님 2010.11.21

    음악이 장르와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언어라고 할 때, 그것은 단지 오선지라는 분명한 기호를 사용한다거나 이쪽에서 듣기 좋으면 아마 저쪽에서도 듣기 좋을 것이라는 덕담이 아니다. 음악은 외롭고 가난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 그들 내면의 거룩하고 존엄한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연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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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양서를 읽은 느낌이다. 바로크 이전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변화상에 따라 클래식이 어떤 위치에 있었고, 왜...
    오랜만에 양서를 읽은 느낌이다. 바로크 이전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변화상에 따라 클래식이 어떤 위치에 있었고, 왜 특정 음악가가 인정받을 수 있었으며, 인정받을 수 없었는지, 그리고 누군가의 음악은 왜 몇 세기가 지나서도 전세계에 끊임없이 울려퍼질 수 있었는지를 차분하게 훑어가는 책이다.무엇보다 저자의 광범위한 지식에 다시 한번 놀랐던 책인 것 같다. 책의 중간중간 소개되는 음반도 소장해 보고 싶다.
     
    책을 읽다 문득 과거 시대에 '재능'이 있었던 사람처럼 현대에도 '재능'있는 사람이 있겠지? 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다가 생경하게도 '나의 재능/적성이 무엇일까? 인생 마지막 순간에도 모를 수 있겠지?'란 물음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자연계열, 인문계열을 선택할 때도 정말 어려웠는데.. 내 성격이 문제인건지, 적성이 없는건지, 아직 발견을 못한건지.. 도통... 모르겠다.
     
    세계 역사의 흐름과 함께 클래식 역사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으면서도 아주 무겁지 않고, 마음의 양식이 쌓인다는 느낌이 드는 이 책은 소장할 만 한 것 같다.
  • 음악을 통한 세계사 고찰 | tr**pink | 2010.08.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클래식에 심취한지 제법 된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클래식, 즉 서양음악인 것 같다. 클래식 관련 서적과 음악사 책...

    클래식에 심취한지 제법 된 것 같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클래식, 즉 서양음악인 것 같다. 클래식 관련 서적과 음악사 책도 보고 바이올린을 업으로 하는 절친한 친구와 음악에 대해 질문하고 배워 가면서 더욱 어려워 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음악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즐기는 것이다. 와인을 마시고 맛을 음미하면 그만인 것이지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클래식 관련 책을 보면 비슷한 성향의 책이 참으로 많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도 그렇고 소개되는 에피소드나 음악에 대한 평도 그렇고... 나에게 색다르게 다가온 책은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책을 기준으로 다른 책을 평가했던 것 같다. 또한 가장 기초가 되었던 책은 금난새와 떠나는 음악여행 시리즈인데 클래식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딱인 것 같은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다가 우연히 인터넷 교보에서 검색하다가 바로 구입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인데, 제목부터 일단 흥미를 끌었다. "클래식 시대를 읽다. 음악으로 시대를 조망하는 것인가? 뭘 어쩌겠다는거지? 일단 구입하고 보자" 다음 날 바로 배송을 받았다.

     

    읽기 시작하면서 첫 느낌. 서문이 이렇게 긴 책도 드물거니와 에필로그 또한 에필로그라고 하기엔 거의 본문의 한 Chapter 같은 느낌이었다. 서문을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가 여느 클래식 관련 책과는 다른 의도로 집필 했다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기자 출신 작가여서 그런지 강의를 하는 선생님이여서 그런지 대단 말빨이다. 솔직히 현란한 형용사구와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건지 아님 다른 책에서 인용한건지 모르겠지만 일반 상식을 앞서 가는 내용에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런 우려는 끝까지 책을 읽다 보면 사라져 버린다.

     

    일단 비발디로 시작하여 윤이상까지 바로크와 근현대음악까지 아우르는 시대적 이야기 흐름은 다른 책들과 비슷하다. 내가 보기엔 다른 책과 결정적으로 틀린 점은 그냥 음악사와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의 문화, 정치, 역사 그리고 음악가와 그의 곡이 주류를 이루면서 음악이 중심에 있는 세계사 책과 같은 느낌이다.

     

    클래식 음악책치고 음악 외 다른 분야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게 정리된 책은 내가 본 책 중에는 없었다. 대단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읽었고, 내가 필요한 부분은 메모하거나 Post-it을 붙여 가며 책을 읽었다. 물론 조금 어려운 느낌도 있지만 입시공부하는 것도 아니니 이해하고 넘어 가는 수준에서 메모하며 읽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진 자료가 있어 좋았는데 더군다나 풀컬러이다. 그래서 책 값이 고가일까? 아무튼 책 값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여타의 책과 마찬가지로 음반이 중간 중간 소개가 되는데 음반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가 서문에 밝혔듯이 단순히 음악가나 음반을 소개하는 책이 아님을 밝혔기 때문일 것이라는 혼자만의 생객은 해 보지만 그래도 아쉽다. 더군다나 절판된 음반이 대부분이라 구하기 힘들다. 왜 클래식 책에 소개되는 음반들은 죄다 절판인지... 아마존에서 음반 구입하느라 그 동안 비용도 제법 들였던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 클래식이 붐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음반 만큼은 유명 음반 위주로 유통이 되고 있는 듯하다. 풍부하고 다양한 음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살짝 부럽기도 하다.

  • 클래식 시대를 듣다. | ke**425 | 2010.06.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어느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면서 그저 어디서든 흘러나오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잠시 내 몸을 맡겨 ...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어느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면서 그저 어디서든 흘러나오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잠시 내 몸을 맡겨 쉼을 하고플 그러한 여유를 만끽하게 해 준다.헌데 클래식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의 상대되는 개념의 의미로  고전음악이라고도 일컫곤 하는데 그 시대를 따라 클래식의 웅장하고 역동적이면서 감미로운 부활 속으로 빠져 보려고 한다.실상 보편적으로 클래식 하면 지루하고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자칫 오해할 수도 있었겠다만은 근래의 문화,예술공연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 대상 역시 어린이를 비롯하여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들로 인해 대중들에게 가까이 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이는 요즘이다.정작 나는 시간에 쫒기에 그 흔하디 흔한 공연조차 가 보지 못하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아주 이따금 듣고 하는 정도만 누리고 있는 신세이다.
     
     
     
    300여 년 전의 비발디에서 현대음악의 윤이상까지 불협화음이 충돌하는 세계 곧 클래식을 통하여 그 시대의 육성을 느끼고자 했던 저자의 음악의 경험치 그 이상을 뛰어넘어 사유할 수 있는 대상에게까지 이르고 음악가와 그의 시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일관성 있는 문단으로 순서를 정하여 나열하고 있다.학창시절 음악시간에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수많은 음악가들을 그저 흘러 듣고 말았다면 '클래식 시대를 듣다'에서는 흘려 듣는 것이 아닌 베토벤을 만날라치면 18세기의 열망과 19세기의 고독을 만나 그 선율에 따라 함께 몸을 맡겨야만 할 것 같은 통일감마저 느끼게 한다.그 이전에도 그러했고 현재에도 클래식을 다룬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한 내게 있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단순 음악가의 삶과 작품소개가 아닌 그 이상의 그 시대가 끌어안고 있었던 역사적,정치적 상황 속의 클래식이 부딪히고 충돌해 증폭된 역사와 역사를 잇는 커다란 흔적들로 그 시대가 끌어 안고 있던 엇나고 둔탁하고 혼돈스러웠던 베일이 벗겨진다.그것은 저자가 클래식의 역사와 불멸의 선율들을 풍요롭게 살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있어 적절한 길잡이가 될거라 했고 세상사 마음 복잡한 이들에게 숨을 쉴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했듯 이 모든 것이 기쁨으로 때론 슬픔으로 섬세하게 직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바로크 음악의 핵심 중 하나인 비발디를 시작으로 20세기 작곡가 열전의 쇼스타코비치를 마지막으로 12명의 음악가를 만나는 그 곳엔 저자의 절대적 확신이 없으면 한마디도 클래식에 대해 전파하기 어려웠을게다.그렇게 열정을 걸고 전할 수 있는 값진 것을 발견하는 것도 정윤수 그에게 있어 중요한 과제이고 발견한 그것을 전파하는 것은 클래식을 가장 고귀하게 만드는 일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절대의 도움을 받을 줄 아는 '앎'의 시간을 스쳐 지나온 듯 하다.클래식에 대해 깊은 지식도 없는 문외한인 내가 그 어두운 자화상의 암울한 시대에 엇났던 예술가들의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거듭나려 한 시대정신은 역사의 필요한 예술가들을 그 때에 맞게 그 중심지로 이끌어 들이고 그곳에 정착하여 함께 머물렀던 귀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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