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과학 교양서. 이 책은 대중과학서 작가인 소벨이 어린 시절 행성숭배에 빠져 모형우주를 만들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저자가 태양계의 주요 천체 하나 하나에 바치는 열 두 편의 이야기는 참신하면서도 흥미롭고 감성적으로 그러나 사실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행성이야기』에서는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까지 차례대로 지나가면서 점성술, 신화, SF, 음악, 시, 역사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문화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행성들의 기원과 특성 등을 옛날 이야기처럼 흥미롭게 들려주면서 저자는 먼지와 가스 한 가운데서 태양이 생겨난 빛과 생명의 시작으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데이바 소벨 저자 데이바 소벨은 전 《뉴욕 타임스》 과학 기자이며 『갈릴레오의 딸』『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의 저서가 있다.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30여 년간 《오두본》《디스커버》《라이프》 등 수많은 잡지에 글을 썼으며, 《하버드 매거진》과 《옴니》의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Longitude』『거기 누구 없어요?』 등 여섯 권의 책을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 과학 대중화에 대한 기여로 미국 국가과학위원회의 ‘퍼블릭 서비스 어워드’ 개인 부문과 보스턴 과학박물관의 ‘브래드퍼드 워시번 어워드’, ‘워십풀 컴퍼니 오브 클락메이커스’의 해리슨 메달 등 여러 번 상을 받았다.
역자 : 김옥진 역자 김옥진은 서울대학교 식물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하고, 2005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과학에서 꼭 풀어야 할 5가지 문제』『기사도의 시대 - 타임 라이프 세계사』 『과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모형우주 “빛이 있으라”하자 빛이 생겨났으니 - 태양 작고 날랜 태양의 메신저 - 수성 새벽과 황혼, 양면성의 아름다움 - 금성 천문학이 없다면 지리학도 있을 수 없다 - 지구 메마른 바다 속의 은빛 얼굴 - 달 먼지 사막에 싹트는 생명의 희망 - 화성 점성술과 천문학을 분리시키다 - 목성 천구의 음악을 연주하는 일곱 개의 현 - 토성 태양계가 두 배로 넓어지다 - 천왕성과 해왕성 행성X, 혹은 신비로운 아웃사이더 - 명왕성 맺음말 - 행성의 탐구자들
책 속으로
개기일식이 일어나 달이 밝은 태양을 가려버리고 하늘은 황혼빛으로 짙어질 때, 보통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의 멋진 코로나가 번쩍이며 모습을 드러낸다. 진주색과 백금색의 코로나 광채가 마치 삐죽삐죽 삐져나온 후광처럼, 사라져버린 태양을 둘러싼다. 전기...
개기일식이 일어나 달이 밝은 태양을 가려버리고 하늘은 황혼빛으로 짙어질 때, 보통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의 멋진 코로나가 번쩍이며 모습을 드러낸다. 진주색과 백금색의 코로나 광채가 마치 삐죽삐죽 삐져나온 후광처럼, 사라져버린 태양을 둘러싼다. 전기를 띤 수소의 길고 붉은 띠가 검은 달 뒤에서 튀어나와 가물거리는 코로나에서 춤을 춘다. 개기일식은 눈이 멀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전능한 태양을 쳐다볼 수 있는 유일하게 안전한 시간이므로, 이 희귀하고 놀라운 광경은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잠시 후 달그림자가 지나가고 친근한 햇빛의 일상적인 우아함에 의해 자연세계의 질서는 회복된다. 그러나 일식의 모습은 마치 기적이라도 본 것처럼 관찰자들의 머리 속에 오래토록 남게 된다. 태양계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일한 행성이, 개기일식의 장관을 만들어내기에 딱 맞는 크기의 유일한 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우연의 일일까? 아니면 태양에 숨겨진 신의 계획의 멋진 한 부분이 놀랍게 발현된 것일까? - ‘태양’ 중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그림 세 편에서 금성을 사랑스러움의 상징으로 그려냈다. 그가 1889년 6월에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은 가장 잘 알려진 예로서, 이 예술가가 정신병으로 요양하던 시절, 금성을 생레미 마을의 동쪽에 낮게 떠있는 밝고 둥근 천체로 묘사하고 있다. 예술사가들과 천문학자들은 반 고흐가 1890년 5월 중순 생레미를 떠나기 전날에 완성한 <삼나무와 별이 있는 길>에서도 금성을 확실하게 찾아냈다. 몇 주 뒤, 반 고흐는 자살하기 전 두 달 동안 80편의 작품을 만들어낸 파리 근처 오베르쉬르와즈에서 <밤의 하얀 집>의 서쪽 굴뚝 위를 맴도는 반짝이는 광채 속에 마지막으로 금성을 그렸다. - ‘금성’ 중에서
지역을 위도와 경도로 배열하는 대신, 중세의 세계 지도는 현세와 내세에 관해 끌어 모은 지식의 조각으로 뒤덮여 있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예로 잉글랜드 헤리퍼드 대성당에 있는 1300년경의 지도에는 천국의 문, 바벨탑, 아르메니아에 놓여 있는 노아의 방주,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으로 변한 장소 등이 그려져 있다. 이 지도는 신화에 등장하는 40마리의 동물과 실제 동물들을 자연 서식지 근처에 그려 넣고 관련 전설도 함께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켄타우로스, 인어, 일각수, ‘황금의 모래를 지키는 거대한 개미,’ ‘벽을 투시하고 검은 돌멩이로 된 소변을 보는 스라소니’ 등이 있다. 더욱 희한한 것은 이 지도에 그려진 50종의 ‘괴물’ 인종들-‘에메랄드를 갖기 위해 그리핀과 싸우는’ 아리마스피, 입과 눈이 가슴에 달린 블레미애 등-이다.…… 중세 지도는 동물 가죽으로 만든 피지 위에서 편평한 원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구를 나타내었다. 콜럼버스의 도전은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구가 생각보다 작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지구’ 중에서
아홉 행성에 대한 따뜻하고 독특한 기록. 모든 지구인들을 위한 작은 선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아름답다. 보석 같은 글 한편 한편이, 독자들을 사실로 압도하는 대신 흥미롭게 이야기하듯 우주를 묘사한다. 《워싱턴 포스트》
『갈릴레오의 딸』에서 데이바 소벨의 유려하고 풍부한 문체에 빠진 독자들이라면, 『행성이야기』 역시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USA 투데이》
'달의 어두운 저편(dark side of the moon)', 새로운 우주시대의 시작 70~80년대의 한때는 우리나라에서도 ‘과학한국’의 기치 아래 우주가 꿈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은 더욱 그러했다. 우주비행사는 최고 인기 희망직업 중 하나였고, 학교에서 종종 내주던 미래에 대한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숙제에는 로켓과 우주선과 화성(혹은 달)에 건설된 새로운 세상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우주에 대한 그 많던 이야기와 기대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생물학은 ‘생명공학’이라는 어찌 보면 오만한 명칭을 스스로에게 부여했고, ‘포마토’의 소박한 경이는 세포 하나로 인간을 복제한다는 일상적 화제로 변해왔다. 그러는 동안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기계적 암기 아래서 정작 우리가 화성 이외의 행성에는 발도 디뎌보지 못했으며, 명왕성 바깥에도 이름도 모를 무수한 준(準)행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잊혀져 가는 듯하다. 세계 유수의 과학지 《사이언스》는 2005년 10대 과학뉴스 중 2위로 ‘활발한 우주탐사’를 뽑았다. 21세기는 생명과학시대이며 ‘우주시대’는 한물 간 이야기라고 여기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뉴스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스스로 주인 행세를 하는 태양계조차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며, 여러 위성과 소행성들 중 어딘가에 생명체-즉 생명이 존재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있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의 태양계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발견되어 왔는가 뛰어난 대중과학서 작가 데이바 소벨은, 항해에서 경도를 재는 도구인 크로노미터의 발명을 다룬 『Longitude』와, 갈릴레오가 딸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그의 내면과 생애를 다룬 『갈릴레오의 딸』 등 여러 저서에서 어려운 과학 개념을 흥미롭고 쉬운 이야기로 엮어나가는 재주를 보여 왔다. 신작 『행성이야기』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역사라는 야심적인 주제에 자신의 모든 솜씨를 쏟아 붓고 있다.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일찍이 여덟 살에 “행성 숭배”에 빠졌던 데이바 소벨은, 단지 빨간 망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맡게 되었던 학교 연극에서의 ‘태양’ 역과 과학적으로는 엉성하지만 소녀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던 ‘모형우주’ 상자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가 태양계의 주요 천체 하나하나에 바치는 열두 편의 이야기는 우주-문학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만들어내고 싶어질 만큼 참신하며, 내밀하면서도 흥미롭고 감성적이면서도 사실적이다. “마법의 완두콩”과 같은 행성들이 담긴 오르골처럼 마술적인 우주의 세레나데를 노래한다. 이 여행에서 우리는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차례로 지나며 점성술, 신화, SF, 음악, 시, 역사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문화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행성들의 기원과 특성에 대해 듣게 된다. 금성을 새벽별의 대명사로 만든 빛을 반사하는 짙은 산성 구름, 어느 과학자가 국가비밀의 유출을 무릅쓰고 애인에게 선물했던 달의 먼지, 토성의 또렷한 위성사진이 지구로 전송된 순간 연구소 현장의 환호, 태양계를 순식간에 두 배로 넓힌 천왕성의 드라마틱한 발견과 같은 저자의 이야기들은 베갯머리에서 할머니에게 듣던 옛날이야기처럼 매혹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유려한 글을 통해 저자는 수성의 화신인 그리스 신화 속 헤르메스 신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몇백 년 전 천왕성을 발견하고 죽은 과학자들을 되살리고, 지구 자체보다도 더 오래된 화성의 돌에게 생생한 목소리를 주며, 먼지와 가스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태양이 생겨난 빛과 생명의 시작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행성이야기』는 드넓은 우주 공간 속에서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한 부분을 풍부하고 다양한 각도를 통해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노련한 천문학 연구자들을 즐겁게 할 것이며, 동시에 우주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어느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아름답고 따뜻한 책이다.
<책 속으로> 아폴로 우주계획이 한창이던 시절, 대학 실험실에서 달의 암석을 분석하던 어느 젊은 천문학자가 내 친구 캐롤린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자신의 직업과 국가안보를 걸고 달의 먼지를 그녀에게 주었다. “어디 있는데? 좀 보자!”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다그쳤다. 그러나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먹어버렸어.” 그녀는 잠시 멈췄다가 덧붙여 말했다. “너무 조금이었어.” 마치 그게 모든 걸 설명이라도 해주는 양 그렇게 말했다.…… 몽상 속에서 나는 달 먼지가 연인의 입맞춤처럼 캐롤린의 입술을 애무하는 것을 보았다. 달 먼지가 그녀의 입으로 들어가 그녀의 침과 닿으면서 발화되어 스파크를 일으켜 그녀의 모든 세포 속으로 퍼져 들어갔다. 투명하고 이질적인 달의 먼지는 요정의 가루처럼 그녀 몸의 어둡고 깊숙한 곳까지 환하게 해주었으며 그녀의 정맥 속으로 윈드차임의 무감각한 음이 울려 퍼졌다. 달 먼지의 신성함이 그녀의 본질 자체를 바꿔놓았다. 그녀는 이런 합일 행위를 통해 달과 짝을 지었고, 그것이 나를 너무나 샘나게 만들어버렸다.…… 나는 캐롤린이 달의 맛을 봤다는 사실이 지금도 부럽다. 현실의 그녀는 뉴욕 주 북부의 수의사와 결혼했고, 다 큰 세 아이들이 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산하지도 않으며, 공기 중을 떠다니지도 않는다. 그녀는 이미 오래 전에 달 조각의 흔적을 모두 잃어버렸다. 의심할 바 없이 그것은 평상시와 같은 방법으로 그녀의 몸을 빠져나갔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수년 동안 나의 마음을 그토록 사로잡은 그것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미량의 티타늄과 알루미늄? 태양풍으로 인해 태양에서 나온 약간의 헬륨 원자? 손에 넣을 수 없는 모든 것의 빛나는 정수? -‘달’ 중에서
과산화철이나 다른 산화제가 풍부한 화성의 붉은 먼지는 일상적으로 자신은 물론 새롭게 들어오는 모든 것을 멸균시킨다. 유성체나 우주선이 화성 표면으로 운반하는 유기화합물은 지금 시기에 일어나고 있는 매우 빠른 화학반응에 의해 즉각 파괴된다. 화학 공격에서 살아남은 유기물질이라 해도 화성의 대기가 지구의 오존층에 비교될 만한 보호를 전혀 해주지 않기 때문에 태양 자외선에 의해 물리적으로 파괴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우주생물학자들은 한때 화성에 있었던 풍부한 물처럼 화성의 생명체도 이러한 위험을 피해서 지하로 들어갔을 것이며, 열심히 진행되고 있는 조사에서 아직 그 존재-살아남았건 혹은 멸종되었건 간에-가 발견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성간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19세기 미국이 서부로 계속 확장하여 대륙 전체를 차지하는 것이 신의 섭리라는 주장에서 나온 말 - 옮긴이)을 주창하는 이들은 느끼고 지각할 수 있는 생물체가 화성에 살았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지구인들이 결국은 화성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무자비한 화성 지표면에 그려본다. 그들은 특별히 고안된 화성 보호복을 입고 있고, 돔 모양의 모듈에서 살며, 유해한 우주선(cosmic ray)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자기장 밑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풍력에너지를 이용하고 중수소를 전기로 전환시킨다. 온실에서 식용작물을 재배하고 고등급 광맥 발견을 기대하면서 사막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편, 트랙터를 타거나 걸어서 육로로 여행하고, 산을 넘고 동굴을 탐사하면서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자신들이 누군가의 땅에 침입한 것이기를 기대하면서도 두려움 속에서 계속해서 조심스럽게 화성을 정찰한다. -‘화성’ 중에서
갈릴레오의 출생 천궁도에서 태양은 물고기자리에 있지만 달은 양자리에 있는데, 이는 상상력이 매우 뛰어나고, 자주적이며,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활동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선구자, 모험가, 심지어 하늘의 전사로서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을 가리킨다. 동시에 달은 열두 개의 평범한 집 중 아홉 번째-목성이 지배하고 있고 전통적으로 지혜와 이해와 연관이 있다-를 차지하고 있다. 아홉 번째 집의 달은 많은 교육과 장수하는 어머니, 굳건한 종교적, 철학적 신념을 상징했는데, 갈릴레오는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아홉 번째 집은 또한 외국으로의 여행도 포함하고 있었는데, 비록 갈릴레오가 이탈리아를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의 망원경이 그를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여행을 보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망원경의 대안렌즈에 작은 천구로 표류했던 바로 그 목성이 갈릴레오의 별자리 운세도에서는 게자리에 있었으며, 열두 번째 집에서 토성과도 결합했다. 감금의 집에 정렬한 목성과 토성은 갈릴레오가 40이나 50세 경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그를 단숨에 유명하게 해준 천문학적 발견을 그가 발표한 것은 그의 나이 47세 때의 일이었다). 목성과 토성은 함께 갈릴레오가 사상적인 위기(아마도 말년에 종교재판과 충돌하게 된 것과 같은)를 맞이할 것이며 격리와 고독 속에 살 것(그가 죽기 전 8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한 것처럼)임을 뜻했다. -‘목성’ 중에서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은 천체의 궤도를 하늘에 만들어 넣는 데 필요한 계산의 위업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가설상으로 움직이는 가설상의 천체를 끌어내고, 천왕성의 변덕스러움이 여기서 비롯된다고 가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혼란스런 가능성을 그려보고, 이를 하나씩 시험해나가는 작업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M. 르베리에가 계산을 하면서 만 장이나 되는 종이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것을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애덤스 씨도 덜했을 리가 없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그렇게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엄청난 수고를 한 끝에 각자 자기 나라의 천문학 수장들에게 그 존재가 추정되는 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 망원경을 돌려보라고 간청해야만 했습니다. ……갈레는 상관의 허락도 없이 망원경을 르베리에의 예감이 이끄는 곳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의 직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으며, 적절한 수준의 진지함과 아첨으로 엔케 교수에게 간청해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다행스럽게도 엔케는 그날 저녁 자신의 생일 축하 파티를 위해 서둘러 집으로 갔습니다. 그가 파티 준비를 하기 위해 서둘러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날 밤 늦게 갈레와 그의 조수가 숨을 헐떡이며 사전 연락도 없이 엔케의 집으로 가서 그들이 진짜로 르베리에의 행성을 찾았다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천왕성과 해왕성’ 중에서
……동료들은 그에게 공식 발표에 앞서 3주 동안 확인하고, 또 확인하게 했다. 드디어 필요한 모든 절차를 거쳐 각 천문대와 천문학과에 세부 회람을 발송하면서 발견 사실이 발표되었다. 세계는 온통 야단법석이었다. AP 통신사는 이 소식을 타전했고, 이 이야기가 캔자스 포니카운티의 주간지 틸러앤드토일러까지 도달하자 그 편집인은 버뎃에 있는 뮤론 톰보와 아델라 톰보 부부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댁의 아드님이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알고 계셨나요?” 클라이드는 스물네 살이었다. 역사를 창조한 그는 천문대를 휴직하고 캔자스대학교에 진학하여 천문학 학위를 받았다. ……기자들은 사진을 얻기 위해 아우성이었지만, 발견 사진은 의심할 바 없이 대부분의 기대를 실망시켰다. 사진은 마치 두 개의 잉크 방울이 튄 것 같이 보였으며, 그 사이는 ‘i’자의 점보다도 크지 않을 정도의 위치 차이밖에 없었다. 명왕성을 더 잘 보기 위해 사용가능한 최고의 장비를 사용했지만 행성 표면의 특징을 식별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희미한 점을 행성처럼 생긴 원반으로 식별하는 것도 거의 할 수 없었다. 사실 명왕성은 너무나 작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심지어 오늘날에도 허블 우주망원경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가장 자세한 사진에서조차 회색 그늘 속의 희미한 구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치 가짜 UFO 사진이 자세하게 보이지도 않고 만족스럽지도 않은 것과 비슷하다. -‘명왕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