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는 크게 소신호 해석과 대신호 해석으로 나뉜다. 『트랜지스터의 개념 주워담기』제1권은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중 1부는 트랜지스터의 주변이야기들과 약간의 반도체 공학, 2부는 직류적 해석이 주를 이룬다. 앞으로 출간될 2권은 소신호 해석이 주로 담길 것이다.
저자소개
목차
1 트랜지스터의 주변 이야기와 반도체 야금술 (冶金術)
1-1. 개발초기 간략사(簡略史) 11 1-2. 트랜지스터의 작명(作名)배경 21 1-3. 복마전(伏魔殿) 같은 트랜지스터의 명명법 29 1-4. 진성반도체 35 1-5. 진성 페르미준위 44 1-6. N형 반도체 55 1-7. P형 반도체 63 1-8. 공핍층 71 1-9. Built in potential 79 1-10. 맥스웰 방정식 88 1-11. 포아송 방정식 100 1-12. 공핍층의 전계 106 1-13. 공핍층의 전위차 112 1-14. 공핍층의 변위조정 116 1-15. 다이오드 그래프 해부(解剖) 123 1-16. 일반 다이오드 정격(rating, 定格) 138 1-17. 간단한 제너 다이오드 정격(rating, 定格) 이해 144 1-18. 다이오드 방정식 조립 148 1-19. 다이오드 근사모델 필요성 : 이상적 근사 155 1-20. 다이오드 근사모델 필요성 : CVD, PWL 근사 162 1-21. 다이오드 적용 회로 : 보호회로, 단락형 리미터, ESD 171 1-22. 다이오드 적용 회로 : 궤환형리미터 179 1-23. 다이오드 적용 회로 : 반파정류회로 185 1-24. 다이오드 적용 회로 : 전파정류회로 192 1-25. 다이오드 적용 회로 : 배전압회로 와 전압 체배기 199
초등학교 1학년 때쯤 인 것 같다. 공책에 1부터 1만 이상까지 순서대로 써 나갔다. 어린아이의 단순 무식한 생각으로 1만까지 숫자를 쓰면 총명하다는 소리도 듣고, 칭찬을 받을 것을 기대 했던 것 같다. 가정방문한 학교 선생님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드렸으니 나름대로는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1부터 1만까지 쓰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게 수고로운 일이었다. 숫자에 대한 크기감각이 이때 철저히 체득 되었다. 그래서 1만 정도면 벌써 온몸이 어마무시한 수라는 것을 먼저 알아 차린다.
요사이는 손톱만한 칩 하나 안에 수천만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는 극대규모 집적 회로, ULSI (ultra large scale integration)의 시대가 되었다. 1만을 1부터 몸소 공책에 써 봤던 사람에게 천만이라는 숫자는 후덜덜한 숫자이다. 공책에 하나 가득 숫자를 써도 겨우 1만을 헤아렸는데, 손톱만한 작은 크기 칩 안에 트랜지스터가 천만개 정도가 들어가니 현 시대의 산업이 극도로 고도화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집적도(集積度)로서의 척도가 트랜지스터를 얼마나 우겨 넣었느냐 숫자로 표기 되는 것을 보면, 현대의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트랜지스터가 핵심중의 핵심이며, 트랜지스터를 빼고 산업을 논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또한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트랜지스터를 또다시 론(論)하는 것은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다른 사물이 태동하지 않는 한 여전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 중요하기 때문에 트랜지스터에 관한 자료와 책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인쇄 되어 온 반면에 책이나 자료들의 내용이 너무 딱딱하고, 무미건조해서 풍성한 과즙(果汁)을 짜내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수다한 책들이 지식나열에 방점이 찍혀져 있어, 지식을 전달 받아야 할 독자에게 전혀 친절하지가 않다. 이게 불만이다. 그래서 필자가 책을 집필하면서, 지식도 지식이려니와 독자에게 참고서가 필요 없게 이해의 지평을 활짝 열어 주는 자기충족적인 책을 서술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한마디로 소설 같이 읽기 쉬운 공학책이 책을 쓰는 화두쯤 된다. 하지만 바라는 바대로 책 내용이 걸맞게 되었는가 자문하면 쑥스러워진다. 지향하고 노력하는 자세와 결과물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전반에 걸쳐 소설 같은 공학책 뉘앙스 정도는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트랜지스터를 공부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여러 번 강조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을 만큼 뇌에 각인 시켜야 한다.
트랜지스터는 크게 소신호 해석과 대신호 해석으로 나뉜다. 소신호 해석이 무엇이고, 대신호 해석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각인하지 않고 공부 내용에만 전념하면, 어느 틈엔가 자기가 공부하는데 어디쯤에 와 있는지 전혀 낯설어 하며 방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부하선을 그리고, 동작점을 구하는데 왜 이런 작업들을 해야 하는지 위치파악이 안 되면 트랜지스터 지식에 대한 정리 정돈이 쉽지 않다.
예전에는 일본의 영향으로 트랜지스터 1개가 들어 가면 돌석자를 써서 1석 라디오라 했고, 2개가 들어 가면 좀 더 성능 좋은 2석 라디오라고 했다. 결국은 신호를 증폭하는 과정이 트랜지스터 전반을 공부하는 내용이 된다면, 트랜지스터는 반드시 대신호 해석과 소신호 해석을 구분해서 이해하여야만 한다. 말이 거창해서 대신호, 소신호지만 공학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뻔한 직류와 교류를 일러 대신호, 소신호라고 불러 주는 것이다.
따라서 트랜지스터 구성상 항상 대신호 해석, 즉 직류해석이 앞부분에 나오고, 직류 (바이어스라고 불러 준다.)가 걸린 상태에서 교류신호 (예를 들면 음성 신호)가 입력 되어 증폭됨으로 일련의 증폭과정이 완료가 된다.
직류바이어스는 몇 V단위이고, 변조되어 라디오 입력으로 들어 오는 음성 신호는 몇 ㎶ 단위이기 때문에, 직류를 대신호라고 하고 교류를 직류에 비해 현저히 작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소신호라고 규정해 준 것이다. 따라서 V와 ㎃단위로 전압, 전류를 구하고 부하선이나 동작점을 공부하고 있다면 그 시점이 트랜지스터의 직류해석, 즉 대신호 해석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 주어야 한다. 이런 기본적 가닥 구분이 몰이해의 슈바르츠발트라는 어두운 숲에서 헤매이지 않는 방향타가 됨은 물론이다.
이 책은 2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1권은 대신호 해석에 관련된 내용이고, 앞으로 출간될 2권은 소신호 해석이 주로 담길 것이다. 1권은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중 1부는 트랜지스터의 주변이야기들과 약간의 반도체 공학, 2부는 직류적 해석이 주를 이룬다.
특별히 사소한 내용이지만 출처가 필요한 것과 원의가 어떤 것인가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뜻을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예를 들면 트랜지스터의 명명법 2N3905에서 N이 의미하는 바를 알려 주는 책이나 자료가 거의 전무 했는데, 그 뜻을 찾은 것과 쇼클리가 1950년에 쓴 책 『 electrons and holes in semiconductors 』에서 흔히 사용하는 트랜지스터 NPN, PNP 회로기호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의 착상을 찾은 것, 페르미-디락 함수를 쇼클리가 어떤 의미로 차용했는지 등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트랜지스터를 공부하는데 있어 길 앞잡이 노릇을 하고, 참고서 없이도 트랜지스터의 기본 개념들을 습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