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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 1(세계문학전집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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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쪽 | 규격外
ISBN-10 : 8937463296
ISBN-13 : 9788937463297
우리 동네 아이들. 1(세계문학전집 329) 중고
저자 나지브 마흐푸즈 | 역자 배혜경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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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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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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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편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제329권 『우리 동네 아이들』 제1권. 아랍 문학을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집트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나지브 마흐푸즈의 대작이다. 저자가 이집트 정치 상황에 실망해 절필을 선언한 이후 7년간 침묵하다가 다시 펜을 들어 집필한 첫 장편 소설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대표적 종교의 일화를 엮어 오랜 세월 인류가 찾아 헤맨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냈다. 종교에 대한 솔직한 풍자로 이슬람 사회에서 신성 모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카이로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경전인 성서와 코란에서 전해 내려오는 선지자 등 인물들의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를 장을 나누어 전개해나간다. 종교적 의미 안에서 해석해야 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인류의 삶 도처에 산재한 폭력과 억압적 지배에 각 선지자가 어떻게 사람들을 해방시켰는지 꾸준히 묘사한다. 선악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세상 가운데 선한 의지를 가진 특별한 존재에 대한 갈망과 상상이 인류의 역사 전체에 걸쳐 존재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다.

저자소개

저자 : 나지브 마흐푸즈
저자 나지브 마흐푸즈는1911년 12월 11일 이집트 카이로 알자말리야에서 태어났다. 중산층 가정의 7남매 중 막내로 어려서부터 박물관에 자주 다니며 이집트 역사에 관심을 가졌고, 1919년 이집트 혁명을 목격한 뒤 그에 큰 영향을 받았다. 푸아드 1세 대학교에 입학해 철학을 공부하며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938년 스물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 『광기의 속삭임』을 출간한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1943년 역사 소설 『누비아의 라도비스』, 1947년 사실주의 소설 『미다끄 골목』 등을 발표했다. 1952년 『궁전 샛길』, 『욕망의 궁전』, 『설탕 거리』로 이루어진 가족사 소설인 ‘카이로 3부작’을 완성, 1956~57년에 연이어 출간하면서 ‘이집트의 발자크’라는 평을 받으며 소설가로서 확고한 명성을 다졌다. 1952년 압델 나세르의 7월 혁명이 성공한 후 새 정권에 실망한 마흐푸즈는 절필을 선언했지만, 1959년 다시 펜을 들어 종교적인 알레고리가 담긴 대작 『우리 동네 아이들』을 이집트 주요 일간지 《알아흐람》에 연재했다. 당시 이 작품은 이슬람교에 대한 신성 모독을 범했다는 이유로 금서가 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1967년 레바논에서 초판이 출간되었다. 1988년 “현실을 통찰력 있게 꿰뚫는 동시에 지난 일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하는 뉘앙스가 풍부한 작품으로 인류 전체가 공감할 만한 아랍 고유의 서사 예술을 구현했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아랍어권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4년 이슬람 원리주의자 테러리스트가 휘두른 칼에 목을 찔려 신경 손상을 입는 등 정치적으로 위협을 받으면서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아랍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전념했다. 2006년 8월 30일 카이로에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배혜경
역자 배혜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와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교 아랍어과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강사 및 동 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미라마르의 겨울』, 『샤마위스로 가는 길』(공저), 『자비바와 왕』(공저), 『중동 여성문학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7
아드함 13
자발 167
리파아 305

책 속으로

우리의 시조는 정말 수수께끼 같은 존재입니다. 그분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고 바라는 그 이상으로 오래도록 살아서 그의 장수는 늘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나이가 많은 탓에 오래전부터 세상과 떨어져 칩거했고, 그가 칩거한 뒤 그분을 본 사람은 아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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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조는 정말 수수께끼 같은 존재입니다. 그분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고 바라는 그 이상으로 오래도록 살아서 그의 장수는 늘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나이가 많은 탓에 오래전부터 세상과 떨어져 칩거했고, 그가 칩거한 뒤 그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 그의 칩거와 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황당하고 터무니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상상력이 더해지거나 어떤 의도가 섞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사람들은 그를 자발라위라 불렀고, 우리 동네는 그의 이름을 따서 불렸습니다. 그분은 동네 모든 땅과 그 위에 존재하는 만물의 주인이자 동네 주변 소작지의 주인입니다.- 1권, 「머리말」, 8쪽

먹고살려고 일하는 건 가장 지독한 저주야. 한때 나는 아무 일도 안 하고 하늘을 바라보거나 피리를 불며 정원에서 세월을 보냈지. 하지만 이제 난 동물에 불과해. 나는 그저 다음 날 배설하기 위해, 보잘것없는 저녁 한 끼니를 얻기 위해 매일 밤낮으로 수레를 밀고 다니지. 먹고살려고 일하는 건 가장 지독한 저주라고. 진정한 삶이란 저 ‘대저택’에서의 삶이지. 거기선 먹기 위해 일하지 않아. 그곳에는 즐거움, 아름다움, 그리고 노래가 있지.- 1권, 「아드함」 37장, 92쪽

그가 ‘자발! 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하긴 너는 억압당하는 네 친척들 때문에 화가 나 윤택한 삶을 버렸지. 너의 가족이 곧 나의 가족이다. 그들에겐 내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가져갈 권리가 있다. 그들이 지켜야 할 체면을 되찾고 생활은 풍족해질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제가 어둠을 환히 밝힐 정도로 흥분해서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 수 있나요.’ 하고 물었어요. 그는 ‘힘으로 억압과 맞서 이기고 너희들의 권리를 찾아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라고 대답했어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큰 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저희는 강해질 겁니다!’ 그러자 그는 ‘너의 편 사람들이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1권, 「자발」 11장, 261쪽

우리 동네에 망각이라는 전염병이 돌지 않았었다면 그는 좋은 본보기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망각은 동네에 전염병처럼 늘 창궐한다.- 1권, 「자발」 43장, 304쪽

예전 상태로 돌아가느냐 아니냐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재인을 지켜보십시오. 만약 그가 여러분을 배신하거든 그를 해임하십시오. 만약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가 폭력에 의존하려 한다면 그를 때리십시오. 만약 누군가가 혹은 어떤 구역이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면 그에게, 그 구역에 따끔한 맛을 보여 주십시오. 꼭 그렇게 해야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러분은 앞날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실 겁니다.- 2권, 「까심」 91장,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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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랍 문학을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속 역사를 알레고리 기법으로 집대성한 대작 억압과 폭력에 맞서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인류의 노력과 희망의 메시지 ㆍ 현실을 통찰력 있게...

[출판사서평 더 보기]

아랍 문학을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속 역사를 알레고리 기법으로 집대성한 대작
억압과 폭력에 맞서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인류의 노력과 희망의 메시지


ㆍ 현실을 통찰력 있게 꿰뚫는 동시에 지난 일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하는 뉘앙스가 풍부한 작품으로 인류 전체가 공감할 만한 아랍 고유의 서사 예술을 구현했다.-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ㆍ 선과 악이 뒤섞인 광경을 인간의 문자만으로 훌륭하게 묘사해 낸 작가.- 《뉴욕 타임스》

ㆍ 마흐푸즈는 아랍 문학권에서 가장 걸출한 인물이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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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세계에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가져다준 작가
정치-종교적 소용돌이 속에서 평화를 역설한 나지브 마흐푸즈


이집트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의 『우리 동네 아이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9, 330번으로 출간되었다. 노벨상 제정 87년 만에 이룬 아랍 문학의 쾌거로 기록된 마흐푸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당시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같은 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과격 단체인 ‘알카에다’가 수립됐고, 살만 루슈디가 소설 『악마의 시』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스럽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신성 모독 논란에 휘말려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로부터 사살 대상에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1988년 나지브 마흐푸즈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문학적, 정치적으로 커다란 의미를 가진 결정이었다.

나지브 마흐푸즈는 현실을 통찰력 있게 꿰뚫는 동시에 지난 일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하는 뉘앙스가 풍부한 작품으로 인류 전체가 공감할 만한 아랍 고유의 서사 예술을 구현한 작가이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영적 가치에 대한 인간의 영원한 탐색을 테마로 한 작품으로, 아담과 이브, 모세, 예수, 무함마드와 다른 선지자들, 그리고 현대의 과학자들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선과 악 사이의 긴장감 가득한 갈등이 제각기 상이한 규범적 사회 속에 펼쳐진다.
-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우리 동네 아이들』은 나지브 마흐푸즈가 이집트 정치 상황에 실망해 절필을 선언한 이후 7년간 침묵하다가 다시 펜을 들어 집필한 첫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마흐푸즈는 정치-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대립으로 불안정했던 당시의 이집트 사회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대표적 종교의 일화를 엮어 선과 악이 대립하는 한 마을의 다사다난한 역사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독특하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아담과 모세, 예수, 무함마드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혁명적 일화를 이슬람 문화적 배경 속에 녹여 낸 이 작품에는 오랜 세월 인류가 찾아 헤맨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신성 모독 논란에 살해 위협까지 받았던 문제작이자
아랍의 역사와 종교에 대한 깊은 통찰이 빛나는 역작


이미 ‘카이로 3부작’으로 ‘이집트의 발자크’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문학적인 명성을 든든히 다져 왔던 나지브 마흐푸즈는 1952년 이집트에서 7월 혁명이 성공한 후 압델 나세르 정권의 행보에 실망하고 절필을 선언했다. 그러나 1959년 마흐푸즈는 다시 펜을 들어 이집트의 유명 일간지 《알아흐람》에 『우리 동네 아이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회와 나 사이에 간극이 생겼을 때만 글을 쓴다. 처음 나에게 마음의 평화와 확신을 주었던 1952년의 혁명이 길을 잃기 시작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많은 모순과 오류가 나를 속상하게 했다. 특히 탄압과 고문, 투옥이 그랬다. 그래서 나는 선지자들과 폭력배 사이의 갈등을 그린 다소 긴 분량의 『우리 동네 아이들』을 쓰기 시작했다.
- 나지브 마흐푸즈, 《알까바스》 인터뷰 중에서

그러나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솔직한 풍자로 이슬람 사회에서 신성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국내에서 제대로 출간되지 못한 채 서랍에서 잠자던 이 책은 10여 년 뒤 레바논에서 초판이 출간되었고, 완성된 지 47년 만인 2006년 우여곡절 끝에 고국 이집트에서도 출간될 수 있었다. 그사이 1994년에 이슬람 사회는 이 작품이 신성을 모독했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고, 마흐푸즈는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테러 시도로 목에 칼이 찔려 오른손 신경이 영구히 손상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종교라는 주제를 알레고리 기법으로 써 내려간 대하 소설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경전인 성서와 코란에서 전해 내려오는 선지자 등 인물들의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가 장을 나누어 전개된다. 이 마을의 선구자는 사막에서 부를 쌓은 ‘자발라위’(창조자 하느님)로, 그는 ‘대저택’(에덴 동산)에서 대가족을 이루지만, 재산 다툼으로 장남 이드리스(사탄)와 막내아들 아드함(아담)이 대립하게 된다. 각각 탐욕과 어리석은 유혹에 빠져 자발라위에 의해 대저택에서 쫓겨난 이들은 사막 한복판에서 천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아드함의 자식이자 카인과 아벨을 상징하는 까드리와 후맘이 다투다 결국 살인이 벌어지고, 도망친 까드리의 후손이 마을을 이루어 살면서 이후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품을 읽다 보면 각 장을 대표하는 인물인 자발은 모세를, 리파아는 예수를, 까심은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를 상징한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재산을 독차지한 지배자들 밑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데, 한 세대에 한 번씩 선조 자발라위의 목소리를 듣는 선지자가 나타난다. 그 선지자들은 주변 인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악인에게 맞서며, 이들의 혁명적 일화는 후대에 길이길이 남아 이야기꾼에 의해 전승된다. 이러한 구성에 힘입어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인류의 종교사를 한 편의 소설에 압축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선과 악의 대립으로 점철된 역사 속 혁명
종교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의 합일


소설 속 배경은 단순히 카이로의 한 마을이 아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우리가 사는 병든 세상의 축소판이고 주된 등장인물은 종교적 의미 안에서 해석해야 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종교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이 맞물린 이 작품은 굽이쳐 흐르는 거대한 급류를 지켜보는 듯 인류가 이뤄 온 역사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나지브 마흐푸즈는 인류의 삶 도처에 산재한 폭력과 억압적 지배에 각 선지자가 어떻게 사람들을 해방시켰는지 꾸준히 묘사한다. 절대적 악(惡) 앞에서 어떤 이는 비폭력으로, 어떤 이는 복수로 대응한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으로 이루어 낸 평화는 얼마 못 가 다시 탐욕에 눈이 먼 자들에 의해 깨지고 만다.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려는 선인들의 의지처럼 물질적 욕심과 이기심을 통해 발현되는 악 역시 인간이 본성에 내재된 한 면임이 틀림없다. 선악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세상 가운데 선한 의지를 가진 특별한 존재에 대한 갈망과 상상이 인류의 역사 전체에 걸쳐 존재했음이 이 작품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나지브 마흐푸즈는 『우리 동네 아이들』을 통해 그러한 신적인 존재의 탄생에 대한 인간적 해석과 함께 어떤 곤란이 닥쳐도 선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것을 역설한다.

밤이 지나면 낮이 되듯 불의는 반드시 사라져. 우리는 우리 동네에서 압제가 멸하고 기적과도 같은 날이 훤히 밝아 오는 것을 분명 보게 될 거야.- 2권, 「아라파」 114장, 358쪽

최근 이슬람 과격 단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폭력과 증오의 세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일부 기독교인들 역시 종교의 본래 의미와 사뭇 다른 독선적이고 이율배반적인 태도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종교의 차이가 인류 갈등의 원인이 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 동네 아이들』은 진정한 종교적 가치와 태도가 무엇인지, 선악의 편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줄거리

자발라위는 거친 사막 한복판에서 부를 축적하여 새들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대저택에서 대가족을 이끌고 산다. 그러나 그 평화는 자발라위가 그의 재산을 관리할 후계자로 막내아들 아드함을 지목하면서 깨져 버린다. 장남 이드리스는 아버지의 결정에 반발하며 집을 나가 거친 황무지에서 악행을 저지르며 살아감으로써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힌다. 어느 날 이드리스는 아드함을 찾아와 동정을 구하며 아버지의 비밀 유언장을 미리 확인해 보자고 꼬드긴다. 마음이 약해진 아드함은 아내의 부추김에 힘입어 아버지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결국 들키고, 진노한 자발라위는 아드함마저 사막 한가운데로 내쫓아 수모를 당하며 살아가게 한다. 이후 사막에 자발라위의 후손이 번성해 마을을 이루면서 여러 대에 걸친 굴곡진 역사가 이어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동네에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지배층과 늘 핍박당하는 피지배층이 생겨나고, 그들 간에 갈등이 증폭되면서 사회는 권모술수와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피지배층 사람들은 생활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조상이 사는 ‘대저택’을 가리키며 한탄하고, 주변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헐벗고 굶주리며 사람대접조차 받지 못해도 부자 조상과 폭력배 수장들이 보호하는 동네에 산다고 부러워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소문으로 존재하는 은둔자 자발라위는 자발과 리파아와 까심에게 어지러운 동네를 바로잡고 정의를 구현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이들은 고통과 고난을 감수하며 이를 완수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이들의 노력은 세대를 지나 계속 이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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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나지브 마흐푸즈" 라는...


              "나지브 마흐푸즈" 라는 작가는 국내 독자들에겐 아주 생소한 작가이죠. 아랍권의 이집트의 작가이기에 더욱더 생소하게 다가오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국내에 소개되었던 외국계의 대부분이 영미계열의 작가이거나 일본작가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독자들에게도 이러한 영미계열이나 일본작품에 대한 거부 반응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친숙하게 서점가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입니다. 그나마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아랍계열의 작품에 대한 우리 국내 독자들의 시선이 새롭게 정립되는 기회를 맞이했는데요. 실은 오르한 파묵의 경우 상당히 동양적인 친근감을 가지고 있어 순수하게 아랍계열의 작품으로 분류하기엔 왠지 부족함 감이 없지도 않는거죠. 그런 측면에서 이번 나지브 마흐푸즈의 <우리 동네 아이들> 이라는 작품은 아랍작품을 이해하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됩니다. 나지브 마흐푸즈 역시 198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요. 이점 또한 국내독자들에겐 생소할 것입니다. 그 만큼 작품성에 대한 담보는 문제없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이번 작품을 대해하면서 느낀것은 작품성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흥미도에서도 상당히 어필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던저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을 대하기 전에 우선 종교적인 선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그 이해도와 흥미도가 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랍계열의 특수성 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종교적인 뉘양스를 작품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는데요. 특히 일신교인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신앙을 알레고리 기법을 사용하여 내러티브를 끌어 가고 있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동네의 시조격인 자발라위는 세종교의 공통적인 분모인 하느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 으로 대변되는 자발라위는 다름아닌 하느님의 오마주이자 팬덤으로 이해되고 있죠. 그리고 그의 첫번째 자손인 아드함은 '아담' 그리고 우마이마는 '이브' 아드함과 대척점에 있는 이드리스는 에덴의 공원에서 아담을 유혹한 '사탄'으로 메칭이 되고 있습니다. 이후 등장하는 후손들 역시 '카인과 아벨'의 구도를 알레고리로 풀었고 예수와 무함마드에 이르기까지 성서와 코란의 텍스터를 그대로 볼 있는 설정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눈여겨봐야할 점은 마지막 후손인 아라파인데요. 작가는 다름아니 아라파를 탈종교적인 성격 다시말하면 反종교적인 성격의 인물로 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함마드의 현현인 까심과 까마르까지는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종교적인 색체가 진하게 내러티브를 장악하면서 전개되지만 '아라파' 라는 마법사의 등장으로 상당히 격한 요동을 치게 됩니다. 그 동안의 4代(시간적인 4대의 개념은 결코 아닙니다)에 걸쳐 동네 사람들에게 추앙받아오던 자발라위(하느님)는 아라파의 일련의 행동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대 혼란의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게 작위던 비작위던간에요. 그런데말이죠 흥미로운 것은 바로 아라파의 직업인데요. 작중에는 단순한 마법사라고 설정되어 있지만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매직이 아닌 싸이언스로 바로 이해가 되죠. 상당히 위험상 발상(특히 이집트라는 아랍권에서 말이죠)의 시도로 볼 수 있는데요. 나지브 마흐푸즈는 자발라위(신성)를 아라파(과학성,합리성)에 의해 그 허상이 들어나는 형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발라위라는 산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여 일시적인 혼란이 일어나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결국 예전과 다름없는 삶을 이어간다는 메세지를 전하게 됩니다. 이 양반의 이러한 설정과 메세지는 결국 '신성 모독' 이라는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목숨까지 잃을 뻔한 테러까지 당하게 됩니다.


              비록 '아라파'장을 빼더라도 자발라위에서부터 까심까지의 이야기 자체에서 풍기는 느낌은 상당히 신성모독에 가깝게 다가갑니다. 상당히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지도자, 동네 사람들이 굶어죽더라도 나 알바가 아닌 그런 하느님을 묘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상고해 봐도 나지브 마흐푸즈에게 신성을 모독했다고 돌을 던지기에는 무리수가 많다는 것을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이해할 것입니다. 물론 이번 작품이 종교인들에게는 상당히 거북하게 다가올 수 있을 소지가 다분히 있지만 한편으로 종교와 현세에 대한 많은 고민거리와 상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사실 성서와 코란을 알레고리 기법으로 펼쳐나간 작품이지만 이 작품만 읽어보더라도 대충의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우리 동네에 망각이라는 전염병이 돌지 않았다면 그는 좋은 본보기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망각은 동네에 전염병처럼 늘 창궐한다." 라는 서사에서 볼 수 있듯이 나지브 마흐푸즈는 종교라는 기본적인 상념에 대해서 반기를 드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종교(내지는 신)라는 상념을 백그라운드로 짊어지고 있는 중간자(혹은 종교인)에 대한 비판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죠. 자발라위의 관재인과 수장들이 바로 이런 권력자들인데요. 종교와 권력을 하나로 묶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서 종교라는 상념을 상품화한 이들에 대한 일침이자 항상 되풀이되는 반복을 할 수밖에 없는 피지배인들에 대한 반성의 소리를 담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작품 역시 권력자들(당시 이집트의 정치권력은 아주 불안했고 대중들의 삶은 작품속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이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방법에 대한 실랄라한 비판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에 신성모독이라는 타이틀로 압박을 가하게 되는 뻔한 결과를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작가는 아라파를 통해서 혁명의 당위성(종교 그 자체에 대한 혁명보다는 이를 이용하는 대리인들에게 대한 혁명으로 봐야겠죠)을 역설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전반적으로 우을함과 약간의 통쾌함을 느끼게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배신감이라는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인류의 역사와 같이해온 '종교' 그리고 그 종교를 또 다른 수단으로 이용해온 이들과 그들의 권모술수에 농락당해온 대부분의 인류(그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작품만을 보더라도 상당히 흥미롭게 내러티브를 전개시키고 있어 종교적인 담론이나 정치권력적인 담론을 제거하더라도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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