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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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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쪽 | A5
ISBN-10 : 8991965423
ISBN-13 : 9788991965423
시선은 권력이다 중고
저자 박정자 | 출판사 기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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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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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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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시대에 따라 변하므로, 시각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주요한 사회문화적 현상이다. 시선은 타자와의 관계이고 나와 세계를 맺어주는 기본적인 매체이다. 따라서 시선은 인간관계의 기본인 권력관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시각의 중요성 중에서도 권력의 부분을 살펴본다. 30여 년간 푸코의 권력 이론을 연구해 온 저자는 현대의 전자감시체제의 기원을 제레미 벤담의 판옵티콘에서 찾고, 시선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는 권력 메카니즘을 사르트르의 대타 이론과 헤겔의 인정투쟁 이론에서 찾아 밝히고 있다.

저자소개

박정자 (朴貞子)

박정자는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비현실의 미학으로서의 회귀-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상명대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원제는 《성의 역사 I -�湛� 의지》), 《비정상인들》을 비롯해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세계의 일상성》, 베르나르-앙리 레비의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앙드레 말로의 《앙드레 말로, 피카소를 말하다》(원제 : 《흑요석의 머리》), 레이몽 아롱의 《20세기의 증언》(원제는 《참여하는 방관자》) 등을 번역했다.
저서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빈센트의 구두》,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등이 있으며, 사르트르와 푸코에 관련된 자신의 글을 모아 인터넷 사이트 (http://www.cjpark.pe.kr)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 서문 / 유리집을 꿈꾸는 불면증의 군주

[1] 문학 속의 눈
1. 에드가 앨런 포의 <폭로하는 심장>
2. 김영하의 <퀴즈 쇼>
3. 사르트르의 <구토>

[2] 타인은 지옥
1. 타인의 시선
2. 잠시 전의 나를 무로 만드는 의식
3. 스스로 성찰하는 돌멩이는 없다
4. 타인에게 있어서 나는 꽃병과 같은 사물
5. 바라보임을 당할 때 생기는 것 / 수치심
6. 사물로의 추락
7. 사람과 사람 사이가 불편한 이유
8. 눈이냐, 시선이냐
9. 맹수처럼 싸우는 두 시선
10. 이겼을 때가 곧 지는 순간
11. 사랑의 불가능성
12. 타인의 세계 속에 떨어진 것이 우리의 원죄

[3]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싸움
1.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2. 최초의 주인과 노예
3. 즐기는 자와 노동하는 자
4. 공중에 떠 있는 인간
5. 의식의 역전 /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6. 성실한 노동이 없으면 영원한 노예근성

[4] 헤겔과 사르트르
1. 노예는 주인의 참 모습
2. 훈훈한 인정의 사회는 있는가?

[5] 광기와 시선
1. 광기가 웃음거리로 되어 간 역사
2. 광인을 쇠사슬에서 풀어준 피넬
3. 튜크의 '묵상의 집'
4. 족쇄로부터의 해방
5. 시선과 공포
6. 공포와 이성
7. 광인의 언어
8. 광인을 향한 시선
9. 광인은 영원한 미성년자
10. 프로이트, 의료 권력의 탄생

[6] 의학과 시선
1. 회진하는 의사들
2. 근대 임상의학의 탄생
3. '보는' 눈, '말하는' 눈
4. 시선의 주권
5. '아는 눈', '통치하는 눈'
6. 시체를 해부하라
7. 죽음과 시선
8. 개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의학

[7] 권력의 시선, 시선의 권력
1. 잔혹한 이야기
2. 몸을 경시하던 시대
3. 처벌의 공포적 성격
4. 재판관과 살인자의 역할 전도
5. 폭동을 유발한 공개처형
6. 처벌의 축제가 사라지다
7. 공개형을 대체한 일과표
8. 수도원과 감옥
9. 근대 권력의 탄생
10. 권력과 몸
11. 복종하는 신체

[8] 나병과 페스트의 모델
1. 도시에서 추방된 나환자들
2. 흑사병 / 죽음의 공포
3. 통음난무의 꿈
4. 지속적인 감시 모델로서의 페스트
5. 푸코가 말하는 네거티브의 의미

[9] 사람 사이의 관계는 모두가 권력관계
1. 사람 셋만 모이면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2.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것이 권력이다

[10] 공간과 권력
1. 모든 건축은 정치적이다
2. 병영과 대학 연구실
3. 교실의 배치는 살아 있는 일람표(교실의 배치)
4. 대상을 알고자 하는 권력의 욕구 / 시험
5. 개인의 통제수단이 된 기록

[11] 판옵티콘
1. 빛과 어둠, 지배와 피지배의 상징
2. 판옵티콘 이전의 판옵티콘
3.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4. 정보의 대상으로 전락한 죄수

[12] 무서운 세상 / 전자 판옵티콘의 시대
1.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경우
2. 전자 판옵티콘
3. 정보는 시선이다
4. 감시하는 사람도 감시당하는 세상
5. 소비자를 감시하는 기업
6. 전자 관음증
7. 권력의 감시에서 보통사람들의 감시로
8. 쇼를 하라
9. 권력있는 사람에게만 보호되는 프라이버시

[13] 눈 이야기
1. 오이디푸스에서 바타이유까지
2. 실명, 거세의 낮은 단계
3. 언제나 외눈인 신의 눈

[14] 시각이 지배하는 세상
1. 시각의 특권적 지위
2. '너의 아버지는 너를 비밀리에 본다'
3. 시선과 페미니즘
4. 현대의 시선
5. 가시성의 전도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빛은 권력이다. 1970년대에 뉴욕시 전체가 정전되었을 때 폭력과 약탈이 횡행하는 무정부 상태가 된 적이 있다. 정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적처럼 권력 전체가 해체된 것이다. 빛이 없어지면 권력도 없어진다는 것, 빛이 곧 권력이라는 것을 이보다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빛은 권력이다.
1970년대에 뉴욕시 전체가 정전되었을 때 폭력과 약탈이 횡행하는 무정부 상태가 된 적이 있다. 정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적처럼 권력 전체가 해체된 것이다. 빛이 없어지면 권력도 없어진다는 것, 빛이 곧 권력이라는 것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준 사례는 아마 없을 것이다. 빛은 사물 혹은 사람을 가시적으로 만들어준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빛 속에서는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인다. 남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은 종속의 상태가 되고 가시성을 확보한 사람은 그를 지배하는 권력을 갖게 된다.

가시성은 권력을 생산한다.
요컨대 가시성은 권력을 생산한다.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타인에게 바라보여진다는 두려움은 인간의 원초적 공포이다. 마태복음에도 “너의 아버지는 너를 비밀리에 본다”라는 구절이 있고, 창세기에서도 여호와는 시나이 산의 불과 연기 뒤에 모습을 감추지만 늘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다가 “아브라함아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머리털 하나라도 상하지 말라”고 외친다.

시선의 비대칭성에서 권력이 생산된다.
시선은 권력을 생산한다. 더 엄밀히 말하면 시선의 비대칭성에서 권력이 발생된다. 나는 바라볼 수 없는데 누군가 나를 은밀하게 바라보고 있다면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따라서 나는 그에게 예속될 수밖에 없다.

시선의 비대칭성을 가장 잘 구현한 판옵티콘
이러한 시선의 비대칭성의 원리를 가장 잘 구현한 것이 18세기 영국의 계몽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 감옥 건물로 구상한 판옵티콘(Panopticon)이다. 판옵티콘은 라틴어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는 뜻인데, 건물 명칭에 걸맞게 중앙의 망루에서 간수 한 사람이 반지 모양의 원형 건물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감시할 수 있다. 칸칸이 나누어진 독방들은 앞뒤의 창문으로 빛이 관통되어 그 안에 갇힌 수감자의 모습이 훤히 보이지만 중앙의 망루는 지그재그의 칸막이로 빛이 차단되어 있기에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다.
규율권력이 제대로 행사되려면 지속적이고 철저하며 어디에나 있고 또한 모든 것을 가시적으로 만들면서 자신은 보이지 않는, 그러한 감시수단을 갖추어야 하는데 판옵티콘은 그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가장 이상적인 감시체제이다.
권력은 가시적이어야 하나 확인될 필요는 없다.
독방 안의 죄수들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간수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지만 중앙 망루에 있는 간수의 모습을 보지는 못한다. 망루가 어둡기 때문에 거기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망루는 간수가 감시하는 장소이므로 거기에 간수가 있거니 하고 짐작만 할뿐이다. 여기에 감시 권력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체가 있다.
권력은 가시적이어야 하나 확인될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언제나 행동을 조심할 것이다. 항상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의식만 있으면 된다. 내가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감시자가 그 자리에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항구적인 가시성이 권력의 자동적 기능을 확보해 준다.
감시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이 항구적 가시성은 보고-보이는 한 쌍의 지각 행위를 해체하여 시선의 비대칭, 불균형, 차이 등을 극대화함으로써 가능해 진다. 일단 이런 장치를 만들어 놓으면 마치 자동 기계와도 같이 누구나 그 자리에 들어가 간단히 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누가 되든 감시 기능은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현대의 판옵티콘 - 전자 감시체제
그러나 벤담의 판옵티콘은 현대의 전자 감시 체제에 비하면 차라리 목가적인 풍경이다. 판옵티콘에서 사람의 시선이던 것이 현대 감시체제에서는 CCTV의 카메라 렌즈, 하드 디스크의 기억장치, ID 카드의 기록장치 또는 인사과에 비치된 개인의 고과 명세로 대체된다.
회사의 ID 카드에 현금 카드 기능이 있으며, 그것이 사원들을 감시하는 족쇄의 역할을 한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는 물론 신문 판매대에서 책이나 잡지를 살 때, 그리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할 때도 이 카드를 사용하므로, 회사에서는 어떤 사원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신문을 보는지, 어떤 종류의 운동을 하는지 훤히 꿰뚫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어느 사원이 자기 자리에 있는지, 화장실에 갔는지, 아니면 다른 사무실에 가 시시덕거리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회사 내에서 항상 몸에 부착하고 다니는 ID 카드가 중앙의 컨트롤 타워에 연결되어 있어 사원의 동선이 그대로 중앙에서 인식이 되기 때문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여주인공 앤드리아가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이다. “아니, 내가 점심으로 양파 수프를 좋아하는지 시저 샐러드를 좋아하는지, 지금 어느 층에 가 있는지 까지 알아내는 것을 체계적인 경영이라고 생각하는 회사에 내가 다니고 있단 말이야?”
미국 영화 속의 인물들만이 아니라 한국의 회사원들에게도 이미 일상사가 되어버린 감시체제이다. 한 유수한 기업에서는 사원증이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본부에서 연락이 온다. 사원증을 놓고 외부에 나가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또 어느 회사에서는 특정의 단어를 이메일에 입력시키면 즉각 중앙 시스템에서 인식이 되기도 한다. 전자 족쇄를 채워놓은 것과 다름이 없다. 사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회사가 감옥을 닮았다고 해서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트루먼 쇼>
백화점이나 은행의 관리자들이 고객의 구매 취향과 액수를 항상 감시하고 있고, 각종 감청 장비들이 24시간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는 우리들의 세상은 영화 <트루먼 쇼>의 세계와 도 그리 멀지 않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더 없이 발랄한 자유를 누리는듯하지만 실은 전 방위에서 하루 24시간 내내 감시당하며 살고 있다.

푸코의 권력 문제를 30년간 연구한 저자
현대 소비사회의 정경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에서 광고 팝아트 등의 사례로 재미있게 풀어낸 바 있는 상명대 박정자 교수는 1979년에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 제1권 <앎에의 의지>를 《성은 억압되었는가?》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한국에 푸코를 처음으로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푸코의 전기를 비롯하여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등 푸코의 저서를 번역했고, 저서 《빈센트의 구두》에서는 푸코의 에피스테메 이론을 벨라스케즈의 그림 <시녀들>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번역과 논문 등으로 30여 년간 푸코의 권력 이론을 연구해 왔던 저자는 신간 《시선은 권력이다》에서 현대 전자 감시 체제의 기원을 제레미 벤담의 판옵티콘에서 찾고, 시선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메카니즘을 사르트르의 대타(對他) 이론과 헤겔의 인정투쟁 이론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밝혀낸다.

평이한 글쓰기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인 저자의 열의
학자들이 흔히 난해하고 어렵게 집필하여 일반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주제를 문학 영화 등의 장면을 빌어 쉽게 풀어 놓은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평이한 글쓰기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보다 많은 독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저자의 열망에 기인한다. 관련 주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체화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덕목이기도 하다.
덕분에 독자들은 전복적인 권력론으로 20세기 후반기의 철학계를 석권했던 푸코의 담론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통해 그 선행적인 이론인 사르트르와 헤겔의 담론들까지도 두루 섭렵할 수 있게 되었다. 논술 준비 학생은 물론 회사에서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모든 직장인들까지 아! 이래서 그랬구나, 라고 무릎을 치게 되는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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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당신이 오늘 하루 cctv에 노출된 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파트, 엘리베이터, 지하철, 관공서, 호텔, 백화점, 마트, 주차장 아니면 그 어디에서라도 당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빤히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있음을 당신은 의식하며 살고 있는가.   ...

    당신이 오늘 하루 cctv에 노출된 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파트, 엘리베이터, 지하철, 관공서, 호텔, 백화점, 마트, 주차장 아니면 그 어디에서라도 당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빤히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있음을 당신은 의식하며 살고 있는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신이 서울에 산다고 가정한다면 매일 평균 39회이다. 서울에 산다는 것은 고로 비극이다. 사생활? 그 기준이 어느 정도까지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 부분 침해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아동성범죄자나 기타 등등의 흉악범을 잡는 데 cctv가 어리바리한 경찰 보다 뛰어난(물론 일부 경찰을 의미한다. MB께서 한 번 뜨시면 경찰은 순간 수퍼캅으로 변한다)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인권침해니 사생활 침해니 떠들어도 cctv는 무한정 늘어나고 있다.

     

    자, 살펴보자. 권력이, 그것도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당신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당신의 신용카드, 당신의 네비게이션이 당신의 행동, 위치를 낱낱이 파악한다. 당신이 사용하는 인터넷이 당신을 감시하고, 또한 규정한다. 당신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책, 음반, 화장품,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등 모든 것으로 당신의 소비 수준과 소비 행태를 파악한다. 그런 통계는 모이고 모여 당신에게 언제쯤 어떤 물건을 광고하면 구매할 것인가를 예측한다. 그리고 그 시간에 맞추어 광고 메일을 날린다.

     

    국가권력, 또한 기업권력이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일 감시한다고 당신은 불만을 터뜨릴 수 있다. 하지만 역전의 상황도 빈번하다. 개인이 개인을 감시하고 개인이 개인을 훔쳐보는 사례는 이미 일반화 되었다. TV엔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훔쳐보기’ 프로그램(리얼리티란 이름으로 포장한다)이 인기이고,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을 남들에게 알리지 못해 안달이 난 정도로 보인다. 자신의 누드, 혹은 세미누드를 공개하는 홈페이지도 수두룩하다.

     

    또한 우리는 휴대폰 등의 기기를 이용해 타인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타인을 찍고 감시하고 유포한다. ‘개똥녀’‘된장녀’등이 그 대표적 피해사례 중 하나다. 아무리 그들이 비난받을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의사에 관계없이 그들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는 분명 범죄이다. 그것도 아주 죄질이 나쁜.

     

    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셀 수 없는 양의 사진과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그 중 어떤 이들은 죽일 놈 혹은 년, 어떤 이들은 완소남, 혹은 녀가 된다. 순서가 맘에 안들면 다시 바꾸겠다. 년 혹은 놈, 녀 혹은 남이 된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시대는 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가. 누가 대자적 존재이고, 누가 즉자적 존재인가. 과거 권력은 만인이 한 사람을 바라보도록 강제했다.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이 오직 왕, 황제만을 바라봐야 했다. 오직 왕만이 대자적 존재요, 나머지는 영혼도 사고도 없는 돌과 같은 즉자적 존재여야만 했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한다. 점차 권력은 만인에게 보여주는 방식보다 좀 더 진화한 방식으로 발전해 나간다. 넓은 광장에서 모든 시민들을 불러놓고 공개 처형을 통해 국가의 힘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수많은 죄수들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판옵티콘을 꿈꾸게 되었다. 이땐 보는 이가 지배자가 되고 보여 지는 이들이 피지배자가 된다.

     

    자신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판옵티콘의 죄수들은 중앙을 향해 엎드려 절했다. 이러한 방식은 또 다시 발전을 거듭한다. 발전이란 단어는 여기에서는 절대 긍정적 의미가 아니다. 하긴 발전이란 단어가 긍정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만. 암튼 권력은 나병 환자의 격리, 페스트 질병의 관리에서 유레카(!)의 발견을 하게 되고, 그 이후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민중을 관리, 통제하게 된다.

     

    폭력과 압박보다는 자발적인 구속을 유인해내는 방법. 이는 현 시대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렀다. 휴대폰, 인터넷, GPS, cctv. 우리는 이미 사생활이라는 것을 박물관에 보내야 할지 모른다. 시선은 저자의 말처럼 권력이었다. 아니 지금도 권력이다. 그 권력은 이제 시선에서 앎으로 다시 정보로 진화해 나갔다. 그리고 어느 새 우리는 500원 할인, 경품 행사,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우리의 사생활, 개인정보를 순순히 토해낸다. 옥션을 욕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회원가입을 한 순간 이미 우리는 위험을 각오한 것이다.

     

    푸코의 이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책은 시선의 권력화, 시선의 진화, 권력의 보다 세련되어진 통제, 감시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미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몰카(몰래카메라)에 익숙해진 우리는 점차 스스로 관음증 환자가 되어가고 있다.

     

    싸움 구경,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다. 지금도 그럴까. 물론 그렇다. 하지만 보다 은밀한 싸움, 은밀한 행동을 엿보는 것은 그 재미 면에서 최고를 달린다. 정작 치고 박고 싸우고 있는 당사자들이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면, 그 재미는 정점에 이르게 된다.

     

    짐 캐리의 《트루먼쇼》를 기억하는 이들은 알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이미 트루먼이 되었다는 서글픈 사실을. 때문에 저자는 말한다. ‘보는 눈’보다는 ‘우는 눈’을 주목했던 자크 데리다를. ‘보는 눈’이 감시하고 평가하는 냉혹한 눈이라면 ‘우는 눈’은 연민과 비탄의 따뜻한 눈이다. 국가가, 기업이,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보는 눈’을 온전히 버리고 ‘우는 눈’을 택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래도 국가와 기업에겐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스스로가 타인을 감시하고 훔쳐보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내가 대자적 존재인 것과 같이 타인도 대자적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우는 눈’에 대한 희망이 데리다만의 것은 아니리라.

     

    상당히 난해할 수도 있는 여러 철학적 이론들과 역사적 사실들을 나 같은 멍청이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썼다는 것이 책의 미덕이다. 문장 곳곳에서 저자의 보수적 성향이 드러나지만 애교로 봐주겠다. 적어도 ‘이 세상 나쁜 것은 모조리 좌파 때문’이라고 주저리 주저리 거리는 찌질이 정치인들 보다는 나으니까.

     

    보수도 진보도 알고 떠들었으면 하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난 모르니까 안 떠든다. 때문에 책은 알고 떠드는(감히 떠든다는 표현을 써서 심히 송구스럽지만) 당당함이 엿보인다. 그리고 나 같은 찌질이도 충분히 끄덕거릴 만큼 명백하다.

     

    “내 귀의 도청장치”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사건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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