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은 톡톡 튀는 글과 그보다 더 톡톡 튀는 일러스트, 만화가 매력적인 책. 탄산 고양이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글과 일러스트, 사진을 올린 것을 묶은 여행 에세이.
프리랜서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탄산 고양이(전지영)는 부모님 집에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말과 함께 고양이 두 마리를 던져 놓고 집을 나섰다. 칵테일을 마시며 섹시한 수다를 떠는 뉴요커들이 사는 곳, 잘나가는 싱글들이 죄다 모여 있다는 그곳,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도시 바로 뉴욕으로 말이다. 몸 하나 뉘일 수 있는 호텔방을 얻어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울지언정, 멋쟁이 뉴요커들이 활보하는 뉴욕 시내를 후줄근한 차림으로 걸을 수 없다고, 뾰족구두를 신고 거리를 누비고 다닌, 서른네 살 싱글 탄산 고양이의 뉴욕 여행기.
저자소개
탄산 고양이 전지영
북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그리고 가끔 글쓰기를 한다. 아무 일 하지 않을 때도 있고, 이 모든 일을 닥치는 대로 다 할 때도 있는 잡노마드다. 어디에서나 소리 소문 없이 잘 지내기에 적당한 얼굴 덕분인지 서른 살이 될 때까지는 별다른 이슈 없이 살았다. 드디어 ‘노처녀’라는 타이틀을 단 소수가 되어 가족과 사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되자 이왕 이렇게 된 거 내키는 대로 살아보자며 회사를 정리하고 훌쩍 떠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여행책 《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가 2003년 출간된 이후 문득 그림에 소질이 있더라는 어린 시절 생활기록부를 떠올려 요즘엔 그림 그리기에 몰두 중이다. 그림을 그리려고 할 때마다 배를 깔고 스케치북 위에 누워버리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서울 광화문에서 살고 있다.
지독하게 게으른 천성에 이끌려 살긴 하지만 랄라라캣닷컴(www.lalalacat.com)에 만화와 그림과 일기와 사진을 마구 올려대는, 의외의 부지런한 면도 가지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 뉴욕에서 찾은 104%
1. 혼자 떠나기 좋은 도시, 뉴욕으로 2. 맨해튼 거리 천천히 걸어가기 3. 뉴욕 그리고 뉴요커 4. 뉴욕에 관한 조금 오래된 이야기 5. 뉴욕에 가면 누구나 예술가 6. 뉴역에서는 뉴욕 스타일로 7. 뉴욕에서 돌아오는 길
- 에필로그 / 혼자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몇 가지
책 속으로
여행이 끝나갈 무렵, 나는 뉴욕에서 절대 헤어지기 싫은 것이 하나 생겼다. 바로 베이글이다. …… 맛있기로 소문난 베이글 가게 앞에는 참을성 없어 보이는 뉴요커들이 용케도 긴 줄을 만들고 있다. 그 긴 줄 끝에 서서 드디어 더듬거리지 않고 건포도 베이...
여행이 끝나갈 무렵, 나는 뉴욕에서 절대 헤어지기 싫은 것이 하나 생겼다. 바로 베이글이다. …… 맛있기로 소문난 베이글 가게 앞에는 참을성 없어 보이는 뉴요커들이 용케도 긴 줄을 만들고 있다. 그 긴 줄 끝에 서서 드디어 더듬거리지 않고 건포도 베이글을 주문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에는 노란색 뉴욕 택시와, 번쩍이는 광고판과, 븕은 색 신호등을 마구 무시하면서 걷는 뉴요커와, 후졌지만 어쩐지 멋있는 건물들과, 프레첼 노점상과, 강아지가 혼재한 이 도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곳 어딘가에는 커다란 심장이 숨어 있는 모양이다. 도시의 어디서나 박동 소리가 들린다. 심장소리가 울리는 거리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말린 토마토 스프레드가 잔뜩 발린 베이글을 먹는 것은 9월의 뉴욕을 방문한 여행자의 특권이기도 했다. - <뉴욕은 커다란 베이글> 중에서
피곤하고 신경질적이지만 대단한 기세로 사람을 떠밀고 있는 뉴욕에서 아마도 승무원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은 도시를 가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뉴욕에서만큼은 승무원이 아닌 완벽한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뉴욕은 줄곧 자유롭게 떠나고 싶었던 내 여행의 100%가 있는 곳이라는 확신했기 때문이다. 베이글을 손에 들고 무단 횡단하는 1%, 정체 모를 미소를 내게 보여주는 예쁘장한 꽃미남의 1%, 광란의 파티를 보내고 엉망이 된 드레스의 1%, 이 삭막한 정글에서 실패한 절망감의 1%, 다시 발길을 옮기려는 용감한 누군가의 1%, 더러운 도시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예술가의 1%…… 그 많은 1%들이 모여 있는 뉴욕의 풍경은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 프롤로그 <뉴욕에서 찾은 104%> 중에서
바닥에는 먼지 뭉치가 돌아다니고, 세탁기 옆에는 빨래가 수북, 스팸 메일은 257통이나 쌓였다. 날아든 각종 고지서 때문에 우울해 죽겠는데 엄마는 선보라고 전화를 해대고……. 서른네 살, 여전히 싱글로 살고 있는 시큰둥하고도 암울하며 척박한 현실, 저금통장에 돈 한 푼 없는 주제에 어느 날 나는 무조건 집을 나섰다. 잘나가는 싱글족이 죄다 모여 있다는 그곳,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도시, 바로 뉴욕으로!
서른네 살 생일을 맞은 지 딱 일주일 뒤, 되는 것 하나 없는 척박한 현실에 심한 반항심을 느낀, 프리랜스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탄산 고양이(전지영)는 부모님 집에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말과 함께 고양이 두 마리를 던져 놓고 집을 나섰다. 칵테일을 마시며 섹시한 수다를 떠는 뉴요커들이 사는 곳, 잘나가는 싱글들이 죄다 모여 있다는 그곳,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도시 바로 뉴욕으로 말이다. 평소엔 주변의 구박을 한몸에 받는 것이 싱글이지만, 통장에 모아놓은 돈 한 푼 없어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것 또한 싱글이 아닌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그려지는 뉴욕 맨해튼은 몹시 서정적이고 매력적이다. 새우깡을 입에 물고 주말 드라마를 보는 대한민국의 싱글 여성들에게 지미 추와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신고 코스모폴리탄을 마셔 대는 뉴욕은 꿈의 도시임에 분명하다. 차이나타운 식당에서 받은 포춘 쿠키의 점괘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남자’라고 나오더라도, 남자친구가 없다는 말에 ‘뉴욕의 서른 살은 모두 애인이 있다’고 인생은 짧고 삶을 즐겨야 한다며 파이팅을 외치는 택시 운전사 아저씨를 만나더라도, 거리의 꽃미남에게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그 옆에 팔짱을 끼고 있는 꽃미녀를 보고 좌절할지라도, 혼자 떠난 여행객에게 뉴욕은 거리 곳곳에서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려오는 생명력이 살아 넘치는 도시다.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는 겨우 몸 하나 뉘일 수 있는 호텔방을 얻어 간단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울지언정, 멋쟁이 뉴요커들이 활보하는 뉴욕 시내를 후줄근한 차림으로 걸을 수 없다고 뾰족구두를 신고 거리를 누비고 다닌, 서른네 살 싱글 탄산 고양이의 뉴욕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 뉴욕에서 찾은 104%의 매력
베이글을 손에 들고 무단 횡단하는 1%, 정체 모를 미소를 내게 보내주는 예쁘장한 꽃미남의 1%, 광란의 파티를 보내고 엉망이 된 드레스의 1%, 더러운 도시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예술가의 1%…… 그 많은 1%들이 모여 있는 뉴욕의 풍경에서 104%의 매력을 찾았다.
고딕 양식의 빌딩이 음산하게 들어서 있고 사방에서 날뛰는 악당들 때문에 배트맨이 꼭 출동해야만 하는 ‘고담 시’는 뉴욕을 모델로 하고 있다. 말하자면 여권과 신분증을 도둑맞고 비명횡사할 수 있는, 정말 재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뉴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하루에도 수십 만 명의 관광객이 뉴욕을 찾는 이유는 뭘까.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에 나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멋진 야경이나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멋진 뉴요커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전직 스튜디어스 출신인 저자는 뉴욕에서 스튜어디스 생활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뉴욕에서만큼은 승무원이 아니라 완전한 여행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과연 저자를 매혹시킨 뉴욕의 매력은 무엇일까?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에는 저자가 꼽는 뉴욕의 매력 104가지가 숨겨져 있다. 영화, 소설, 드라마, 역사적 사건 속에 숨겨진 뉴욕의 매력 뿐 아니라, 바쁘게 움직이며 살아가는 뉴요커들의 모습, 걷는 것이 어울리는 거리의 풍경, 예술의 도시답게 거리 곳곳에 숨겨진 예술혼 등 싱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뉴욕의 매력이 들어있다.
★ 뉴욕을 보는 색다른 시선
인터넷 서점에서 ‘뉴욕’이라는 검색어를 쳐보자. 수십 권의 뉴욕 여행책이 ‘나를 봐 주세요’라고 멋진 자태를 선보인다.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가이드북이란 각 도시의 ‘꽃미남, 꽃미녀’ 서식지가 표시된 안내 지도나 남보다 싸게 명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이런 간단한 사항이 조금이라도 반영된 관광 안내 서적이 눈 씻고 뒤져봐도 없다니…….
이 책에서 저자가 뉴욕을 들여다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그래서 저자의 눈길을 따라서 뉴욕을 여행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결심을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일단 뉴욕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뾰족구두가 필수다. 뉴욕 거리에서 꽃미남을 찾아보고, 명품관이 즐비한 5번가에서 명품백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공원에서 다람쥐와 피크닉을 하고,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오페라 구경을 하고, 불꽃처럼 살다 간 예술가들을 따라 소호 거리를 걸어보고, 대학 교정에서 풋풋한 대학생들의 열정을 엿보고, 재즈 바에서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에 마음이 흔들리고, 브루클린 브리지를 보며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떠올리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서 당시 이민자들의 슬픔에 공감을 하고, 거리를 산책하는 강아지들을 보며 문명인의 애견 사랑법을 고민하고, 칵테일을 마시며 싱글의 삶을 반추해보고, 뉴욕의 고층 빌딩을 보며 1920년 대 광란의 뉴욕과 <러브 어페어>의 아름다운 사랑을 느끼고……. 저자의 독특한 시선에 따라 걷는 뉴욕의 거리는 우리가 아는 뉴욕과는 다른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 글, 일러스트, 만화, 사진 게다가 디자인까지
북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그리고 가끔 글쓰기를 한다. 아무 일 하지 않을 때도 있고, 이 모든 일을 닥치는 대로 다 할 때도 있는 잡노마드다.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은 톡톡 튀는 글과 그보다 더 톡톡 튀는 일러스트, 만화가 매력적인 책이다. <순수의 시대><티파니에서 아침을><여인의 향기> 등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들을 패러디한 일러스트나 싱글 여성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만화의 재치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브루클린 브리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뉴욕 대학교, 거리 조각상 등 사진 속의 정형화된 피사체가 아닌 일러스트로 재탄생한 뉴욕 곳곳의 풍경은 뉴욕을 색다르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남들이 들여다보지 않은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은 사진들 역시 책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리고 글, 일러스트, 만화, 사진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뉴욕 거리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살려주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작업이 모두 저자의 손을 거쳐서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평소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저자는 《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라는 책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탄산 고양이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틈틈이 글과 일러스트, 사진을 올리던 저자는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직접 글을 쓰고, 일러스트와 만화를 그리고, 사진을 찍고, 디자인 작업까지 하여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라는 독특한 여행 에세이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요즘은 해외여행가서
관광객 티 팍팍 내는 옷차림을 하고(운동화+청바지+티셔츠+모자+가끔은 복대)
'볼거리' 즉 ...
요즘은 해외여행가서
관광객 티 팍팍 내는 옷차림을 하고(운동화+청바지+티셔츠+모자+가끔은 복대)
'볼거리' 즉 관광명소 위주로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촌스러운 짓으로 취급된다.
'파리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파리지앵의 기분을 느끼러' 파리로 여행을 가고
'뉴요커의 일상을 경험하러' 뉴욕으로 떠난다.
TV 시리즈와 영화, 책등에서 묘사된 인물들의 흔적을 따라 움직이고, 그들의 일상을 흉내내본다.
센트럴 파크 잔디밭에 누워 베이글을 우물거리며 뉴요커가 된 듯한 기분이 젖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뉴요커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그 먼 곳까지 가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거다.
여행자는 여행자일 뿐이다.
뉴욕을 여행할 수는 있지만 뉴요커가 될 수는 없는거다.
한 달을 머물건 1년을 머물건, 그곳의 사회 속에 빈약하기 짝이없을지언정 뿌리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여행자일 뿐인거다.
한 달 동안 뉴욕에 머물다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전해줄 이야기가 '뉴요커로 사는 기분'에 대한 것보다는 '뉴욕에서 본 것'이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러니까... 운동화 신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박물관이고 미술관이고 열심히 걸어다니고,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고, 사진도 팍팍 열심히 찍어대는 것이 좋겠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