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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융 : 기억 꿈 사상(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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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쪽 | A5
ISBN-10 : 893492764X
ISBN-13 : 9788934927648
카를 융 : 기억 꿈 사상(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카를 구스타프 융 | 역자 조성기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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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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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거장 카를 구스타프 융 최후의 자서전

카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 <기억 꿈 사상>. 융의 제자이자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1957년부터 약 5년 동안 그와 나눈 대담을 엮은 것이지만, 융이 직접 문장들을 검토하였기 때문에 거의 융 자신의 집필로 이루어진 저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출간해야 한다는 융의 뜻에 따라, 그가 86세의 나이로 죽은 다음해인 1962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과학주의를 넘어 인간정신의 신비를 분석한 심리학자 융의 사상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이다. 그가 남긴 육성을 통해 한 인간의 정신적 깊이와 폭이 얼마나 깊고 넓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일생 동안 종교적인 주제에 매달리며 신의 존재를 심리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한 그의 노력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자서전은 전 생애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융합을 추구한 한 인간의 가장 충실한 자기실현의 역사를 전해준다.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 평생을 사로잡은 꿈, 죽음을 앞두고 경험한 환상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것을 분석하고 의식화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양장본]

저자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자서전 문학의 백미
프롤로그│신화는 과학보다 정확하다

┃일생을 사로잡은 꿈 - 유년시절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불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이제 반항아가 가까이 오도다 - 학창시절
신경증 발작을 일으키다
너는 누구냐
자연과 사원
두 인격의 어머니
악의 기원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읽다
자연과학 vs. 신의 세계
여행과 환상, 매력적인 모험의 세계로!

┃아름다운 시간들 - 대학시절
파우스트와 요한복음
아버지의 죽음과 궁핍한 시절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의 파우스트
정신의학에서 길을 찾다

┃상처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환자들
꿈의 분석
집단 무의식의 원형에 대하여

┃프로이트와의 만남
이론적인 불화
리비도의 변환과 상징

┃내 안의 여인 아니마
신화와 환상
필레몬과의 대화
죽은 자를 향한 일곱 가지 설법

┃연금술을 발견하다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
성배전설과 동물 상징

┃아, 내 가슴에 두 영혼이 살고 있다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곳
카르마

┃여행
북아프리카, 순진한 인류의 청소년기로!
푸에블로 인디언, 자기 자리에 있는 사람들
케냐와 우간다, 아프리카의 고독을 겪다
인도, 이방의 문화에서 유럽의 뿌리로!
라벤나와 로마, 보이는 환상과 보이지 않는 실재

┃환상들
생의 한계점에 이르러
융합의 신비

┃사후의 삶에 관하여
꿈과 예감
신화,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
단일성과 무한성

┃만년의 사상
대극의 통합을 위하여
원형, 그 역동적인 에너지
그런데 사랑이 없으면

┃회고
비밀로 가득 찬 세계
모든 사람들이 명석한데 나만이 흐리멍덩하구나

편집자의 말│A.야페
카를 구스타프 융 분석심리학 개념 및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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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는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유년시절의 영원성이 번개와도 같이 내게 깨달아졌기 때문이다. 이 ‘영원성’이 의미하는 바는 곧 내가 열 살이 되었을 때 분명해졌다. 나 자신과의 불화와 거대한 세계 속에서의 불확실성은 나로 하여금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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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유년시절의 영원성이 번개와도 같이 내게 깨달아졌기 때문이다. 이 ‘영원성’이 의미하는 바는 곧 내가 열 살이 되었을 때 분명해졌다. 나 자신과의 불화와 거대한 세계 속에서의 불확실성은 나로 하여금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어떤 조치를 하게 했다.(48쪽)

드디어 나는 악과 그 세계장악력을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을 어둠과 고통으로부터 구원하는 데 악이 맡은 신비로운 역할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고 여태껏 있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괴테는 나에게 예언자라 할 만했다. 그러나 그가 메피스토텔레스를 단순한 놀이나 요술로 순식간에 해치워버린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지나치게 신학적이요, 너무 경박하고 무책임한 일로 보였다. 괴테도 악을 해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도록 하는 간교한 주장에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나는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했다.(118쪽)

<파우스트>가 나에게 하나의 문을 열어주었다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문을 세차게 닫아버렸다. 그 문은 오랫동안 철저하게 닫힌 채로 있었다. 나는 소 두 마리가 도깨비마법에 걸려 그 머리들이 동일한 고삐에 매여 있는 것을 발견한 늙은 농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부의 어린 아들이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농부가 대답했다. “얘야, 그런 건 말하는 게 아니란다.”(201쪽)

우선 나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아니마의 부정적 측면이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 있는 것이 느껴지는 그녀 앞에서 나는 좀 주눅이 들었다. 나는 그녀와의 관계를 다르게 맺으려고 시도하여 내 환상의 기록을 그녀를 향한 나의 편지라고 간주했다. 이를테면 나의 의식과는 다른 관점을 취하는 나 자신의 어떤 부분에게 편지를 보내는 셈이었다. 그런데 나는 뜻밖의 특이한 회답을 받았다. 나 자신이 마치 한 여성적인 혼에 의해 분석을 받는 환자처럼 여겨졌다!(340쪽)

우리의 정신이 필요로 하는 바도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중세와 고대, 원시시대가 아직도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우리는 발전의 분류(奔流)로 휘말려 들어가 거친 폭력으로 미래를 향해 밀려가고 있으며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우리의 뿌리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된다.
옛것이 한번 파괴되면 그것은 대부분 아예 없어지고 만다. 그리고 파괴적인 전진은 결코 그칠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이러한 관계성의 상실이며 근원과의 단절로서 ‘문화 속의 짜증’과 성급함을 야기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발전의 역사가 아직 전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현재에 사는 대신 미래에 살며, 황금시대가 오리라는 터무니없는 약속에 의지한다. 사람들은 점점 깊어지는 결핍감과 불만, 초조감에 사로잡힌 채 새로운 것을 향해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돌진하고 있다.(4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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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의 가난한 영혼과 가난한 문명에 들이비치는 한 줄기 빛, 카를 융! 이성주의와 과학주의를 넘어 인간정신의 신비를 분석하다! 카를 융의 사상과 분석심리학은 새로운 천년에 인류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참조점을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우리의 가난한 영혼과 가난한 문명에 들이비치는 한 줄기 빛, 카를 융!
이성주의와 과학주의를 넘어 인간정신의 신비를 분석하다!

카를 융의 사상과 분석심리학은 새로운 천년에 인류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참조점을 제시한다. 융의 사상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self)와 자아(ego) 개념. 무의식의 깊숙한 밑바닥에 놓여 있는 ‘자기’가 집단무의식을 담지한 원형의 세계라면, 보다 표면적인 ‘자아’는 의식과 분별의 세계이다. 이성의 왕국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자아의 세계가 전부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중심은 아니다. 이성만으로는 우리 마음의 전체성을 파악할 수 없고, 이성이 지배할수록 우리 인생은 그만큼 손실을 입고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융은 손상된 현대인의 가난한 영혼과 가난한 문명에 한 줄기 빛을 던져준다.
융은 자신과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분석작업, 원시종족의 심성과 여러 문화권의 신화, 민담,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 종교현상의 비교고찰을 토대로 원형, 집단무의식, 개성화,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등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의 분석심리학은 병리현상에 대한 이해와 치료뿐 아니라, 인류 보편의 마음의 뿌리에 대한 보다 깊고 넓은 이해와 자기통찰을 가능케 한다. 더욱이 시대문화와 사회현상의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는 기초로서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신학, 신화, 민담학, 민족학, 종교심리학, 예술, 문학은 물론 물리, 수학 등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형의 세계, 즉 자기는 끊임없이 자아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려 한다. 그 매체는 바로 꿈의 상징들. 말하자면 꿈은 나를 넘어선 세계와 나의 세계가 연결되는 지대, 무의식과 의식이 통합되는 지대, 문명화된 세계의 손상된 삶이 온전히 회복되는 지대인 것이다. 한 인간의 정신의 깊이와 폭이 얼마나 깊고 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자서전의 중심 내용은 바로 자기가 자아에게 보내는 신호들을 포착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황금빛 햇살이 초록 나뭇잎들 사이로 비치는 밝은 대낮세상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동시에 무섭고도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 찬 피할 길 없는 어둠의 세계를 예감하던 유년시절, 대수(代數)를 아주 자명한 것으로 큰소리치는 수학선생에게서 불안을 느끼고 성서와 신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괴테의 <파우스트>와 칸트와 쇼펜하우어와 자연과학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반항적인 학창시절, 아버지의 죽음으로 궁핍해졌으나 니체를 읽고 마침내 정신의학의 길로 들어선 대학시절. 그리고 마술사와 같은 명의로 명성을 얻어 수많은 환자들의 꿈과 환상을 분석하면서 새로운 정신의학의 길을 개척한 과정, 프로이트와의 만남과 결별, 신화와 환상을 통한 인간 마음의 진실에의 접근, 정신의 불멸과 맞닿은 ‘신의 문제’와 정신의 사멸과 맞닿은 ‘죽음의 문제’에 대한 탐색, 연금술의 발견, 아프리카?인도?로마 여행 등 그의 생애의 여정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이 여정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통합을 이룩한 한 인간의 가장 충실한 자기실현의 역사가 오롯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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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꿈이란... | s9**4133 | 2015.06.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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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써준 연애편지라고 하죠. 
    뜯어보지도 않고 버리지 말라고…
    고혜경 나의꿈사용법 찾아보셔도 인생이 변할 수 있습니다. 
  •  자서전은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최적화된 책이다.  타인이 아닌 자신이 설명하는 나란 주제가 자서전의...

     

    자서전은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최적화된 책이다.  타인이 아닌 자신이 설명하는 나란 주제가 자서전의 처음과 끝을 채워넣는다. 하여 자서전은 자기고백체의 문장을 구사한다. 용기 있는 저자라면 치부를 드러내놓기도 할 것이다. 이 솔직함이 자서전을 다시 펴보게 한다. 일생 살아온 자신을 설명하자니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다.  내가 읽은 몇 안 되는 자서전은 대부분 그랬다. 그것이 한 사람의 일생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 <기억 꿈 사상>(조성기 옮김, 김영사 펴냄 2007년)을 읽고나선 그 생각을 바꿨다. 자서전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두 섭렵한 이후에 읽어야 제대로 독해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내가 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을 읽게 된 것은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서평 덕분이다.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정여울은 융의 자서전을 1천자의 감상으로 요리해 냈다.  짧고 알차게 쓰기란 항상 어렵다.  그 서평을 통해 프로이트 보다는 덜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융에 대해 신비한 관점을 갖게 됐다. 서평 한 편의 위력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막상 융의 자서전을 독파하며 보낸 20일은 쉽지 않은 하루하루 였다. 융의 자서전을 섭렵하고서야 비로소 그가 왜 프로이트 만큼의 대중성을 얻지 못했는지 짐작이 갔다.  그의 심리 이론들은 한마디로 난해하다.  그 난해함은 융의 이론서보다 한층 자서전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독서를 중단할 수 없는 묘한 `끌림'을 계속 발산했다. 소설가 조성기의 무난한 번역도 한 몫했다. 

     

    이 끌림은 역설적으로 그의 `난해함'에서 발원한다. 자서전으로 일생을 전념한 융의 사상과 이론을 정리할 순 없다. 하여,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가 있다면 나처럼 융 사상의 입문서로 자서전 읽기를 택하지 말것을 당부한다.  융은 죽기 4년 전인 1957년 구술을 통해 자서전 집필을 시도했다.  구술이란 방법을 택한 것은 그가 여든을 넘은 나이로 병약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서전의 상당 부분을 그는 직접 서술하기도 했다. 어떤 장들은 도저히 남의 손에 맡길 수 없었고, 진중한 자기고백체의 문장으로 다듬을 필요을 느꼈다.  융 말년의 최후, 최고의 저술이기도 한 자서전은 그럼에도, 사후 출판될 태생적 운명을 갖고 출발했다.   융이 사후 출판을 강력 요구했기 때문이다.

     

    "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Selbst: 인격의 가장 깊은 구심점) 실현의 역사다 "  11쪽, <기억 꿈 사상> 프롤로그 "신화는 과학보다 정확하다" 

     

    목사인 아버지 아래서 신앙교육을 받고 자라났지만, 융은 아버지와 같은 맹목적 믿음을 거부했다.  어느 순간에는 교회에 나가는 것도 꺼리게 된다. 커 가면서 그는 아버지의 신앙이 어떤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융은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을 버렸지만, 자신의 생각아래서 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신앙은 고통스런 사유와 행동을 통해 다시 인간안에서 새롭게 획득된다고 믿었다.  그는 심령현상, 기적, 우연성을 가장한 초현실의 사건이 우리 세계에서 이성과 양립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융의 묘비명에는 "부르든 부르지 않든, 신은 존재할 것이다"고 적혀 있다.  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생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 나는 그분을 믿는게 아니라, 그분을 압니다. "

     

    융과 프로이트의 만남과 결별은 20세기 정신분석학 발전 역사에서 큰 사건이었다. 정신질환의 원인을 어린 시절의 성적 트라우마로 돌린 프로이트는 당시 학계의 심각한 저항에 직면했다.  <꿈의 해석>을 읽고 융은 프로이트의 사상에 일부분 동조하게 된다.  융은 당대 정신의학계에서 나름의 입지를 갖고 있었지만, 프로이트를 지지하는 것이 알려지면 큰 타격을 입게 돼 있었다.  그럼에도, 융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것이 진리라면, 나는 기꺼이 그의 편에 서겠다." 고 말하며 그와 교제를 시작했다.  드디어 1907년 2월 오스트리아 빈으로 프로이트를 찾아가 무려 13시간 동안 깊은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융과 프로이트는 연구의 방향이 달랐다. "신비주의와 이성주의"간 교제는 7년간 이어가다 결별의 수순에 이르고 말았다.

     

    이 자서전에서 융은 유년 시절부터의 꿈을 많은 부분 복원시켜 놓았다. 기억력 자체도 놀랍지만 융은 꿈의 분석과 복원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분석하고 그 과정속에서 존재와 심리 세계의 의미를 추적한다.  융이 발전시킨 다양한 분석심리학의 개념들이 발견된 것도 자신의 꿈 속에서였다. 원시성과 태고의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고 신화와 민담의 세계에서도 발견되는 `원형', 인류가 진화의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저장해 온 모든 잠재적 기억흔적인 `집단 무의식', 여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남성적인 요소로 불리는 `아니무스' 등 이 모든 개념들은 이름없는 임상 환자들의 만남과 더불어 자신의 꿈의 분석과 추적을 통해 탄생하게 된 것이다.

     

    " 우리가 어떤 것을 알 수 없는 경우에 우리는 그것을 지적인 문제로 다루는 것을 단념해야 한다. 나는 어떠한 이유로 우주만물이 생겨났는지 모른다. 앞으로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 문제를 학문적이거나 지적인 문제에서 제외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거기에 관한 어떤 관념이, 예를 들어 꿈이나 신화적인 전승을 통해 나에게 제공된다면 나는 그것들을 기록해둘 것이다. 심지어 하나의 견해를 짜내려고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비록 그 견해가 언제나 하나의 가설로 남고, 그것이 증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있더라도 말이다. " 535쪽

     

    솔직히 융의 심리학 이론에 대한 예비지식 없이 이 방대한 자서전을 읽는 일은 모험이었다.  융은 이 자서전의 학문적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  하여, 사후에 출판되길 원했던 것이다.  모든 연구적 성과들과 그의 심리학 이론들은 깊이없이 다루어진다.  후일담이나 신변잡기적 감상,  무엇에도 구애됨 없이 자유롭게 서술하길 원했던 책이라 그런지 그의 사상 보다는 주로 삶과 경험에 치중한 자서전이었다. 하지만, 후반부에 오면서 융은 좀 더 친절하고 고백적이다.  융은 세계 대전을 경험한 유럽 사회와 사람들의 이성주의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 비판적 이성이 신화적 관념과 사후의 삶에 대한 관념까지도 죽여버린 현실을 통탄한다.  그는 의식과 얕은 지식으로 세계와 인간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는 `합리주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성과 합리주의만으론 우리 세계를 다 설명할 수 없을 뿐더러 무의식으로 표현되는 인간정신의 심연을 헤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여, 칼 구스타프 융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대지를 `비밀로 가득 찬 세계'라 표현한다.  이 세계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예기치 못한 일들과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일들이 바로 이 세계에 속하는 것'임을 인정해야 된다고 말한다.   융은 오직 그런 태도를 사람들이 가질 때에야, 우리 세계와 삶은 온전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거기에 하나를 더 정직히 보탠다. "나에게 세계는 처음부터 무한히 크고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이 겪은 다양한 심령현상을 보고한다. 지인의 죽음을 예고하는 꿈이나 사후 세계에 대한 환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놓는 것을 볼 때, 그의 심리학이 왜 비과학적이란 비난을 받았는지 독자는 깨닫게 될 터다. 

     

    이것에 대한 융의 답변은 분명하다.  존재와 우주, 그리고 세계가 과연 이성으로, 과학으로 완벽히 설명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심령현상을 경험했다. 그것은 예감이나 물리적 사건, 우연의 일치라는 모습으로 현실 세계에 등장한다. 신앙의 세계에 들어서면 이같은 심령현상은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모습을 띄기도 한다.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다고 융은 잘라 말한다. 융 심리학이 신비주의와 종교적 색채를 띄고 있지만, 무의식 자체가 그런 성질을 이미 갖고 있다.  20세기 초반 프로이트와 융을 통해 무의식이 발견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성주의로 대표되는 `의식'이 인간의 총체적 정신이라고 착각해 오지 않았던가? 

     

    융 심리학은 난해하고, 비과학적이란 비판은 합당할까?  융의 자서전은 정확히 그런 비판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흔을 바라보는 노학자가 정직히 고백하는 것처럼 "세계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고백 자체도 쉽지 않은 것이 권위를 중시하는 학자들의 습성이다.  하지만, 융은 그 모든 것이 가능한 우리 세계에 `비밀로 가득 찬'이란 수식어를 넣었다.  인간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성주의와 합리주의가 얼마나 황폐한 타락과 일탈로 나아갔는지 살아있는 인간의 역사가 증거한다. 사람은 의식으로 살지만, 그것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돛단배에 지나지 않는다.  무의식이란 대해와 심해를 기억하라. 이 자서전은 인간 융이 내면을 향해 띄운 무의식의 탐사선이었다.

     

  • 1 : 29 : 300 | ci**l62 | 2009.06.3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이 책을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지나간 얘기가 필요할 것 같다.민음사에서 1994년도에 출...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이 책을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지나간 얘기가 필요할 것 같다.
    민음사에서 1994년도에 출판한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융의 자서전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아 아쉬운 적이 있었다.

    한 동안 잊어버리고 지내다 오강남 교수가 번역한 "내 인생의 탐나는 영혼의 책 50"에서 번역본이 있음을 알게 됐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재독은 물론 삼사독이 필요한 책이라 생각되며,

    아직은 제대로 이해못한 찝찝한 기분이다. 그만 각설하고.
     
    '카를 융의 사망하기, 2년 전에 융은 BBC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한다.
    기자는 융에게 신을 믿느냐고 물었다.
    수백만 시청자들은 융이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긴장하며 기다렸다.

    융이 천천히 대답했다.
    “나는 신을 압니다.”
    아마도 질문하는 사람과 답하는 카를 융과는 서로 신의 개념에서 다르기 때문에,

    이런 답변을 나온 것 같다. 
    질문하는 사람은 외부에서 주어진 절대적인 신, 즉 전지전능하며 우리가 생각 가능한 인격적인 신으로서 생각하고 질문을 했고,
    융은 자기의 마음에 있는 체험의 영역으로 신을 답변하였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기독교에서 가장 반발하는 것은 신의 절대적인 선의 의지를 부정하고,
    선과 악이 동시에 신에서 발견된다는 점으로 이해된다.

     

    내가 외부로 보여지는 것, 즉 자아가 1이라면,
    자아의 그림자는 29이며,
    무의식의 세계, 자기는 300이 아닐까?
    오늘도 나를 좀 더 알기위해 무의식의 깊은 세계와 소통할 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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