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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소설가(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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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쪽 | A5
ISBN-10 : 8937485796
ISBN-13 : 9788937485794
소설과 소설가(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오르한 파묵 | 역자 이난아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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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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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20914, 판형 135x205, 쪽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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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설과 소설가-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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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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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작가 오르한 파묵과 함께 떠나는 소설 여행!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소설과 소설가』.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트 에코 등이 강단에 섰던 유서 깊은 강연 ‘찰스 엘리엇 노턴’ 강연에 초청받은 저자가 자신의 35년 문학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스탕달에서 도스토옙스키까지, ≪천일야화≫에서 ≪안나 카레니나≫까지 캐릭터에서 플롯, 그리고 소설의 중심부 찾기까지 문화의 변방 터키에서 고전을 통해 독학으로 소설을 써 온 노벨상 수상 작가 오라만 파묵이 소설 창작의 비밀을 들려준다. 촉망받던 화가 지망생이 세계적인 작가가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지며, 소설을 통해 안생을 배우고 인생을 개척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오르한 파묵
저자 오르한 파묵은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2005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되는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2012년 4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했다. 파묵은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2010)를 출간했다.

역자 : 이난아
역자 이난아는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2012년 현재 한국외대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오르한 파묵의 『소설과 소설가』,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고요한 집』, 『순수 박물관』, 『하얀 성』, 『이스탄불』, 『검은 책』, 『내 이름은 빨강』, 『새로운 인생』, 『눈』을 비롯해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감정의 모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제이넵의 비밀편지』, 『생사불명 야샤르』,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닐라 향기가 나는 편지』 등이 있다.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 전집』, 이문열의 『시인』 등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했다. 2011년 터키 문광부 장관으로부터 터키 문학을 한국에 소개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터키 문학의 이해』,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세계』(터키 출간), 『한국어-터키어, 터키어-한국어 회화』(터키 출간) 등이 있다.

목차

1 소설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2 파묵 씨, 당신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3 소설의 캐릭터, 플롯, 시간
4 단어, 그림, 사물
5 박물관과 소설
6 중심부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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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20 어떤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자신이 사용하는 기교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머릿속에서 하는 온갖 작업과 계산도 잊고, 소설 예술이 제공한 기어, 핸드 브레이크, 버튼 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더욱이 이중에 새로 발명된 것도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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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어떤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자신이 사용하는 기교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머릿속에서 하는 온갖 작업과 계산도 잊고, 소설 예술이 제공한 기어, 핸드 브레이크, 버튼 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더욱이 이중에 새로 발명된 것도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저절로 씁니다. 소설 쓰기에(그리고 독서에도)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이러한 유의 독자와 작가를 ‘소박한 사람’이라고 부릅시다. 이것과는 정반대되는 감성, 그러니까 소설을 읽거나 쓸 때 텍스트의 인위성과 현실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소설을 쓸 때 사용되는 방법과 소설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특별하게 관심을 두는 독자와 작가를 ‘성찰적인 사람’이라고 부르지요. 소설 창작은 소박한 동시에 성찰적인 일입니다.

177 나의 진짜 고민은 소설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그리고 소설가들이 어떻게 쓰고, 소설은 어떻게 쓰이는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소설 독자로서의 경험과 소설가로서의 경험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는 위대한 소설들을 읽고, 그런 소설을 직접 써 보려고 애쓰면서 소설에 대해 가장 잘 배우게 됩니다.

163 내게 소설 창작이란 중요한 것에 대해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요한 것처럼 언급하는 예술입니다. 이 원칙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하여 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모든 문장에서, 모든 문단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이해하기 위해 중심부를 찾고 상상해야만 할 것입니다.

11 내게 소설의 가치는 우리로 하여금 소박하게 세계에 투사할 수 있는 중심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힘에 있습니다. 더 간단하게 말해, 소설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에게 삶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평가되어야 합니다. 소설은 삶에 관한 우리의 중심 사상에 호소해야 하고, 그러한 기대 아래 읽혀야 합니다.

155 청년 시절 나는 정신적인 결핍감 때문에 형이상학, 철학, 종교뿐만 아니라 문학도 읽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십 대에 거의 생사가 달린 문제인 것처럼 흥분해서 중심부를 찾으며 읽었던 소설들 대부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소설들에서 삶의 의미 또는 세상의 중심부를 탐색했을 뿐만 아니라 이 소설들의 작가, 예컨대 톨스토이, 스탕달, 프루스트, 토마스 만, 도스토옙스키 그리고 울프에게서 얻은 통찰로 나 자신을 계발하고, 나의 세계관과 도덕적 감수성을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154 우리는 모든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마치 집에 있는 듯한 안전하고 평온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 장르 소설을 읽습니다. 위대한 순문학 소설을 찾는 이유는 세상에서 길을 잃은 듯이 느끼고 삶의 의미를 알려 줄 지혜를 갈구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우주와의 관계가 단절된 현대인은(이제 소박한 독자에서 성찰적인 독자로 변모한) 스스로 나아갈 바를 찾기 위해 소설을 읽습니다.

130-131 소설 독자들이 느끼는 희열은 박물관 관람객들이 느끼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소설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과 우리의 지각이 만나는 순간을 보존하기 때문입니다. 색깔, 소리, 말, 풍경이 우리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기록하고, 최소한 어느 기간 동안 보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에게 속한 사물들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과 우리의 삶이 소설에 기록되어 보존된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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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파묵 씨, 당신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스탕달에서 도스토옙스키까지, 『천일야화』에서 『안나 카레니나』까지 캐릭터에서 플롯, 그리고 소설의 중심부 찾기까지 문화의 변방 터키에서 고전을 통해 독학으로 소설을 써 온 노벨상 수상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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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 씨, 당신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스탕달에서 도스토옙스키까지, 『천일야화』에서 『안나 카레니나』까지
캐릭터에서 플롯, 그리고 소설의 중심부 찾기까지
문화의 변방 터키에서 고전을 통해 독학으로 소설을 써 온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가을, 오르한 파묵은 하버드 대학의 ‘찰스 엘리엇 노턴’ 강연에 초청받는다. 이는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 등이 강단에 섰던 유서 깊은 강연이다. 파묵은 여섯 차례의 노턴 강연을 통해 35년 동안 소설에 매진해 온 자신의 문학 여정을 털어놓는다. 촉망받던 화가 지망생이 소설을 통해 난생처음 자유의 감각을 느끼고 홀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해,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을 오가며 좌충우돌하는 시기를 거쳐 마침내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서기까지, 소설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인생을 개척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의 소설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정거장에 들렀는지, 소설 형식과 예술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지, 내가 어떤 예술적 한계에 부딪쳤는지, 또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매달렸는지, 이론적 측면이 아니라 개인적인 모험으로써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소설 예술에 관해 숙고할 계기를 제공하는 일종의 논문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 책은 내가 소설에 대해 아는 것들과 배운 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총체입니다. 나에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176쪽)

이 책의 원제 ‘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이라는 논문에서 따온 것이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 「소박 문학과 감상 문학」, 「소박한 문학과 성찰적인 문학」, 「소박한 문학과 감상적인 문학에 관하여」 등으로 번역되었고, 이 책에서도 「소박한 문학과 성찰적인 문학」으로 번역했다. 실러의 논문에 따라, 파묵은 소설의 기교를 인식하지 않고, 즉 소설을 쓰는(읽는) 데에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 ‘소박한’ 작가(독자)로 규정하고, 반대로 소설을 읽거나 쓸 때, 소설에 사용된 기법과 독서 과정에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면 ‘성찰적인’ 작가(독자)라 규정한다. 한국어 제목을 ‘소설과 소설가’로 붙인 것은, 이 책에 파묵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을 공부하고 마침내 세계적인 소설가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이 잘 드러나 있을 뿐 아니라,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포크너, 조이스, 보르헤스 등 위대한 소설가들의 소설을 통해 소설의 안과 밖을 해부하고 소설 이론을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청년이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노벨 문학상을 받기까지
“파묵 씨, 당신은 ‘소박한’ 소설가입니까, 아니면 ‘성찰적인’ 소설가입니까?”
오르한 파묵은 일곱 살부터 스물두 살까지 화가를 꿈꾸었다.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에도 나와 있듯이, 그는 대가족 속에서 성장하면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더욱 그림에 몰두했다. 특히 두 살 위인 형은 소문난 수재였기에 학업으로는 그와 경쟁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러다 그는 스물세 살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족의 결정에 따라, 그리고 할아버지나 아버지나 삼촌처럼, 공과대학에 들어가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었지만, 학교마저 그만두고 틀어박혀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화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이 나라에서는 아무도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아서 먹고살 수 없다. 넌 비참하게 살 것이고, 무시당할 것이고, 평생을 콤플렉스와 불안에 싸여 예민한 상태로 살아갈 거야.”라고 했던 가족들은, 소설가가 되겠다는 그에게 “오르한, 사람은 스물두 살 때 인생을 알 수 없단다. 나이를 좀 먹고 인생을, 사람들을, 세상을 경험해 봐. 그런 다음에 소설을 써!”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소설 한 권을 쓰고 나면 다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생활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파묵은 그들에게 “소설은 우리가 인생을, 사람을 알기 때문에 쓰는 게 아니에요. 다른 소설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써 보고 싶기 때문에 쓰는 거라고요!”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그렇게 소설을 읽고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여덟 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노벨 문학상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소설가가 되었다.
파묵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소설은 오로지 이성으로 쓰고, 그림은 오로지 재능으로 그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밝힌다. 즉 그림을 그릴 때는 더 천진하고 소박하며, 소설을 쓸 때는 더 성숙하고 성찰적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는 손이 이끄는 대로 선을 긋고 색을 칠한 후에야 이성이 그것을 이해하지만, 소설을 쓸 때는 이성의 힘에 보다 더 이끌리는 자신을 느낀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일곱 살부터 화가를 꿈꿔 왔던 파묵이기에, 그는 소설을 쓸 때도 사건과 장면을 ‘그림’처럼 묘사하곤 한다. 소설 속에서 그림을 그릴 때의 습관이 발견되는 것이다. 이는 “단어들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라는 말로 잘 설명될 수 있다.
파묵은 독학으로 소설 쓰기를 공부했다. 그는 열여덟 살에서 서른 살까지, 특히 대학을 자퇴한 후에는 가족들이 걱정할 정도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소년은 소설가가 되리라 결심하고 아버지의 불 꺼진 서재를 더듬어 빼낸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 나갔지요.”) 소설 읽기를 통해 소설 쓰기를 공부했던 것이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윌리엄 포크너 등 위대한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는 “옛날 표현을 빌리자면, ‘나의 목소리’를” 찾게 되었다. 그는 특히 “이 세상 모든 소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소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고 여기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소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만의 소설 이론, 소설 작법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열여덟 살에서 서른 살 사이에, 소설을 아주 열심히 읽었습니다. 이스탄불에 있는 내 방에서 밤을 새워 가며 읽었던 모든 소설은 나에게 우주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 우주는 백과사전이나 박물관 못지않게 인생의 모든 면을 세세히 알려 주었고, 나의 삶 못지않게 인간적이었으며, 오로지 철학이나 종교에서나 발견할 수 있을 심오하고 포괄적인 바람, 위로 그리고 약속 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세계의 본질을 알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내 정신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꿈속에 잠긴 기분으로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소설을 읽곤 했습니다.(34쪽)

그는 ‘노턴 강연’을 준비하면서 지난 35년 동안의 문학 여정을 그려 보고, 소설을 읽고 또 쓰면서 느끼고 깨닫게 된 소설 이론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는 “‘소박한’ 동시에 ‘성찰적인’ 영혼을” 가진 소설가가 되기 위해 계속 읽고 또 써 나갈 것을 다짐한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새로운 여행을 앞둔 사람처럼, 그동안의 여정에 관해 얘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
“어쩌면 지금 나는 직업상의 비밀을 너무 많이 털어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작가협회에서 제명당할지도 모르겠군요!”

ㆍ 『내 이름은 빨강』 속 색깔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 이유
『내 이름은 빨강』에서는 그림 속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색과 사물 들까지 말을 하도록 했는데, 나는 어떤 세계(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다시 구성하고 싶었던)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독자들 역시 그곳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우리에게 과거는 옛 건축물이거나 옛 텍스트거나 옛 그림입니다. 굳이 글이 아니라 그림에서 출발하더라도 소설을 위해 필요한 밀도로 과거를 상상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나는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보물창고에 보관된 16세기 말 책과 고문서 들 속에 있는 그림들을(대부분 오늘날의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세세하게 묘사하고, 나 자신을 이 세밀화 속 영웅, 사물, 심지어는 악마와도 동일시함으로써 어떤 세계를 재현해 보려 시도했습니다.

ㆍ 나보코프가 찾아낸 『안나 카레니나』의 치명적인 오류
나보코프가 (자신이 톨스토이보다 더 영리하다는 희열을 만끽하며) 지적한 바에 따르면, 『안나 카레니나』는 주인공 개개인의 이야기에는 실수가 거의 없지만, 공통의 객관적 시간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달력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이지요. 만약 꼼꼼한 편집자가 있었다면 소설에 이런 연대기적 실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겁니다. 소설에 푹 빠져서 읽는 독자들은 톨스토이의 달력이 옳다고 생각하며 읽기 때문에 소설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작가와 독자가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소설을 주인공들의 시간에 초점을 맞춰 쓰고 읽는 습관 때문입니다.

ㆍ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이 걸작으로 거듭난 것은 간질병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1870년 7월에, 그러니까 처음 『악령』의 착상을 얻고 집필에 들어간 지 1년이 지나서 간질병 발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후 도스토옙스키는 조카인 소피야 이바노바에게 편지를 쓰는데요, 이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갑자기 소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디서 실수를 했는지 보게 되었다. 영감과 함께 저절로, 모든 차원과 함께 한순간에 새로운 계획이 내 앞에 나타났다. 모든 것을 뿌리째 바꿔야만 했어. 잠시도 주저하지 않았지. 지금까지 쓴 것을 전부 내팽개치고, 첫 페이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내가 1년간 기울인 모든 노력이 사라지고 말았어.”

ㆍ 톨스토이가 대화 도중 무심코 노출한 소설 창작의 비결
톨스토이가 대화 도중에 아주 단순한 공식을 언급했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만약 어떤 소설에서 주인공이 지나치게 악한 사람이라면 약간 선한 면을 더해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좋은 사람이라면 약간 나쁜 면을 더해야 한다.” 나 역시 같은 소박한 태도로 이와 비슷한 무언가를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소설을 쓰다가 중심부가 아주 명확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것을 약간 감춥니다. 반대로, 중심부가 너무 깊숙하게 감춰져 있으면 약간 드러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ㆍ 실러가 말하는 ‘소박한’ 작가, ‘성찰적인’ 작가
ㆍ 소설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ㆍ 위대한 작가들이 소설을 쓸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ㆍ 소설은 어디까지가 경험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일까
ㆍ 소설은 어떻게 전 세계에서 지배적인 문학 형식이 되었나
ㆍ 150년 동안 문학 비평가들이 외면해 온 소설의 ‘중심부’란 무엇인가

내용 요약

1. 소설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프리드리히 실러의 논문 「소박한 문학과 성찰적인 문학」를 예로 들면서 소박한 작가(독자), 성찰적인 작가(독자)를 설명한다. 소설 창작은 소박한 동시에 성찰적인 일로, “소박한 면이(천진하고 즐겁고 쉽게 동일화되는) 성찰적인 면과(자신의 목소리를 자각하고 소설 기법에 대해 고민하느라 분주한)” 뒤섞여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는 아홉 가지 일어난다. 1. 전체 풍경을 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고, 어딘가에 있을 모티프와 아이디어, 의도, 중심부를 찾는다. 2. 머릿속에서 단어를 그림으로 전환하여 책이 말하는 것(즉 서술자가 말하고 싶어 하거나 말하는 것, 말했다고 추측되는 것)을 추적해 간다. 3. 독자는 소설 속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인지 상상인지를 궁금해하고, 드디어 소설 속 세계의 복잡한 차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로 모순돼 보이는 것들도 독자들은 받아들이게 된다. 4. 독자는 ‘현실도 이럴까?’, ‘소설에서 설명하고, 보여 주고, 묘사한 것들이 실제 삶 속에서와 같을까?’를 궁금해 한다. 5. 단어와 비유와 문장에 숨어 있는 음악을 음미한다. 6. 주인공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 주인공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통해 작가를 판단한다. 7. 얼마나 깊은 이해에 도달했는지를 생각하며 작가와 공범 관계를 형성한다. 8. 읽은 것들을 떠올리면서 작가가 보여 주는 의미와 독서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소설의 감춰진 중심부를 찾기 시작한다. 9.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소설의 감춰진 중심부를 찾는다. 소박하게 무의식적으로, 동시에 성찰하면서 의도적으로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과정을 거치고, 궁극적으로 소설의 중심부를 향해 걸어가게 된다.

2. 파묵 씨, 당신은 이러한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서로 모순되는 사고들을 우리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동시에 믿고, 동시에 이해하게 만드는 특별한 구조”인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작가의 존재를 잊고, 소설이 작가에 의해 창작되었다는 것을 잊게 된다. 또한 작가를 잊는 순간, 소설 속 세계가 실재라고 믿게 된다. 혹은, 독자는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기 위해 소설을 읽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것이 실제가 아님을 알고 있다. “가장 소박한 작가에서 가장 성찰적인 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설을 쓰거나 읽는 사람이라면 모두, 마음 한구석에서 소설이란 이 아찔하고 모호한 느낌 때문에 읽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고, 작가와 독자가 허구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에 소설 예술은 살아남을 수 있다. 즉, 소설이란 논리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상상을 통해 자유롭게 모든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에 호소하는 예술인 것이다.

3. 소설의 캐릭터, 플롯, 시간
캐릭터라는 개념은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여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그 시작은 셰익스피어였다. 셰익스피어는 오랫동안 일차원적으로 고정되어 있던 캐릭터들이 그 틀에서 벗어나게 했다. 근대 소설에서는 캐릭터들이 플롯과 배경, 주제 등 소설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캐릭터가 배경과 사건에 어떻게 녹아 들어갔느냐가 좀 더 결정적인 문제이다. 플롯은 작가가 풀어놓고자 하는 상황들을 연결하는 선이자, 나뉠 수 없는 크고 작은 단위들을 합친 선이다. 플롯은 서사 구조 또는 사건의 연속 또는 이야기라고도 부를 수 있다. 캐릭터들이 플롯 속에서 움직이는 소설의 시간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한 것처럼 객관적이지도 않고 일직선도 아니”며, 소설 속에는 인물들의 주관적인 시간만이 존재한다. 소설 주인공의 ‘캐릭터’는 플롯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소설의 ‘풍경’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4. 단어, 그림, 사물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언어적이며 ‘단어적’이다. 소설은 시각적 문학이지만, 단어를 머릿속에서 그림으로 전환하여 이해하게 된다. 세상의 풍경 말고도 냄새와 소리, 맛과 감촉까지 단어로 묘사하고, 그 단어를 시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소설가는 “단어로 그림을 그린다.” 소설가는 플로베르가 글을 쓸 때 모색했던 것처럼 ‘가장 적절한 단어(le mot juste)’를 찾고, 동시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심상(l’image juste)’도 떠올린다. 소설을 읽는 독자는, 그림을 감상할 때와는 달리 그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며, 상상력을 동원해 단어를 이미지화한다. 작가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 내는 소설 속 풍경은 우리 주위에 있는 일상 속 사물로 이루어지고, 이 사물은 인물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건과 사물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소설 전체를 구성하고 소설 속 세계를 완성하는 요소이다.

5. 박물관과 소설
1. 자존감
박물관이 사물을 보존하듯, 소설은 평범한 생각과 이성의 불연속성을 구어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의 묘미와 색과 냄새를 보존한다. 소설은 단어, 표현, 관용구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일상 대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기록한다. 또한 박물관처럼, 소설은 생각을 일깨우기보다는 간직하고 보존하며 잊히는 것에 저항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소설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과 우리의 지각이 만나는 순간을 보존한다. 색깔, 소리, 말, 풍경이 우리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기록하고, 일정 기간 동안 보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단순히 자신에게 속한 사물들뿐 아니라, 경험과 삶이 소설에 기록되어 보존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2. ‘차별화되는’ 느낌
어떤 소설가는 사람들에게 이해받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고, 어떤 소설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 즉, 소설을 쓸 때 작가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는 동시에, 소설의 중심부를 교묘하고 노련하게 감춘 채 암시만 던져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가는 세상을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관을 표현하려 하게 된다.
3. 정치
소설에서 정치를 어디까지 끌어들이느냐 하는 문제에 한계는 없다. 소설가는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 즉 다른 공동체, 인종, 문화, 계층, 민족에 속한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그 노력 때문에 정치적이 된다. 가장 정치적인 소설은 전혀 정치적 주제나 동기가 없지만,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이해하여, 가장 거대한 전체를 구성하려는 소설이다.

6. 중심부
중심부는 삶에 관한 심오한 관점, 일종의 통찰이다. 깊은 곳에 있는 실재 또는 상상의 신비로운 어떤 지점인 것이다. 소설가들은 이 지점을 탐색하고 그곳이 함축하는 바를 찾아내기 위해 소설을 쓴다. 독자들은 감춰진 심오한 의미, 즉 중심부를 찾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소설의 중심부와 의미는 독자에 따라 변하므로, 중심부에(보르헤스는 주제라고 부르는) 대해 논하는 것은 인생관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순문학의 중심부는 명확하지 않으며,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 독자들은, 소설가가 플롯과 시간 속에 단어로 그려 놓은 풍경을 헤치고, 그것을 시각화하여여, 중심부를 찾아간다. 소설 읽기란 세상에 중심부가 있다는 것을 믿는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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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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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과 소설가 | ha**lde | 2013.02.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오르한 파묵은 <내이름은 빨강>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떨친 작가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파묵은 미...
    오르한 파묵은 <내이름은 빨강>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떨친 작가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파묵은 미국 하버드대의 "찰스 엘리엇 노턴" 강연에 초청받아 6차례 강연을 했는데, 이 책 <소설과 소설가>는  바로 그 강연내용을 책으로 묶은 강연록이다.
     
    강연에서 파묵은 자신의 문학여정과 소설여행에 대해, 그리고 소설공부와 소설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파묵은 소설을 쓸 때 일체의 작위나 인위적 기교를 인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저절로 물흐르듯 쓰는 작가(혹은 독자)를 소박한 작가(혹은 독자), 반대로 소설을 쓸 때 어떤 식으로 어떻게 쓸지를 정하고 계산하며 독서과정에서의 두뇌활동에 관심을 두는 작가(혹은 독자)를 성찰적인 작가(혹은 독자)로 분류한다.
    특히 소설창작에 있어서는 그러한 소박한 면과 성찰적인 면이 함께 혼합하여 일어난다는 것이다.
    또 우리 독자들은 소설을 읽는 도중에 혹은 다 읽고 난 후에 과연 작가가 이 소설에 나온 내용을 실지로 경험하고 쓴 것인지가 궁금한 경우가 많은데 파묵은 이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하고 있다.
    파묵 자신이 처음에는 화가가 될 것을 희망하여 그림공부를 하다가 훗날 작가로 전환해서인지, 우리가 처음 소설을 읽을 때 마치 풍경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거나 작가는 단어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말이 새로우면서도 굉장히 공감이 되게 다가왔다.
    풍경은 또한 사물로 이루어지고 사물이 캐릭터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것은 작가지망생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이론일 것이다.
    또한 파묵은 소설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중심부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삶의 의미는 어떤 것인지를 찾아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독서에서 중요한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아마도 살면서 한번쯤은 글쓰기(소설쓰기)를 해봤거나 작가를 꿈꾸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소설과 소설가>는 특히 그런 사람들이 한번씩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물론 작가를 희망하지 않는 그냥 일반 독자라도 이 책을 읽으면 소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1. “시작이 반이다.” 라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끝도 반이다.” ...
    1. “시작이 반이다.” 라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그런데 이 책을 보고 끝도 반이다.” 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로 시작과 끝이 양쪽에서 반씩 만족시켜야만 온전한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아주 개똥철학다운 결론을 <소설과 소설가>를 읽은 후 얻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좋은 시작을 열어주신 오르한 파묵 선생께서 마무리즈음에 가서 자신의 호불호를 여과장치 없이 우리들에게 폭로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무엇은 이러이러하고이러이러해야 한다그렇게 중심부를 찾아가는 여정을 지속해야 한다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지 않은 쪽은 내가 생각하는게 없어물론 몇몇 사람은 있지만, 그 사람들 말고는 그게 그거야.” 라고 말씀하시니 그쪽을 좋아하거나 양쪽을 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갑자기 대체 왜 그러시지?” 라고 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아쉬움을 일단 내버려둔다면이 책은 좋은 책임이 틀림없다그냥 덮어두고 이 책은 좋은 책이었다라고 말하고 끝내면 이런 감상을 쓰는 의미도 없기에개인적으로 정리한 내용을 끄적이고 마무리 지어야겠다이 끄적거림을 포장하자면 단예라는일개 블로거의 내포독자화 된 문장이다.
     
    2. <소설과 소설가>라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분법으로 나눈다사실 원제도 이분법적이다게다가 독자와 소설가에 동시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 책의 분류로는 모든 독자는 소박한 독자(또는 소설가)와 성찰적인 독자(또는 소설가)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개념으로 나뉜다.
     
    쉽게 말하면소박한 독자는 소설을 감성적으로 읽는, 그러니까 텍스트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자제하며 소설을 풍경화 같이 펼쳐내어 읽는 사람들을 말한다그리고 성찰적인 독자는 소설에 대해서 상당히 분석적으로 접근하여읽는 사람이 만족할만한 의미를 캐내야 직성이 풀리는 독자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것을 이렇게 분석해봤다소박(정신적 실체사유는 가능하나 연장이 없는감성적,상상력), 성찰(물질적 실체사유하지 않아도 연장을 가진이성적분석력)로 볼 수 있는데이 책에서 언급하는 데카르트 주의를 보면 인간에 한해서만 정신과 물체가 조합된 상태로 양쪽 모든 영역에 속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소박과 성찰의 양비론적인 결론이란소설의 구성요소의 모든 초점을 인간적인 무언가에 맞춰야 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소설 속의 경험캐릭터플롯시간,단어그림사물박물관그리고 중심부와 같은 개념들을 실제 인간으로 착각할 정도의 생명력을 부여하여 그려내야 목적이 달성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예상했던 결과였다소박함과 성찰적임을 상호보완적으로 갈고 닦아 순문학 장르가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 이 책의 개념대로라면 중심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이 중심부라는 것은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르기에. 하나의 정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작가가 중심부를 드러냈다 감췄다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보니 어째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압박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중심부의 의미를 돈키호테의 예로서 설명할 수 있겠다원래는 돈키호테라는 작품이 그 시대의 난립하는 기사도문학에 대한 비판적인 풍자적인 의미로 쓴 작품인데지금의 독자들에게는 낭만주의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중심부의 발견으로 인간 활동에 도움이 되는 각자의 해석을 얻는다면 환영한다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    상상력으로 다양한 이들의 삶을 필연적인 구조에 담아 실제로 일어날 일처럼 꾸며내는 소설을 공부하며 지낸...
       상상력으로 다양한 이들의 삶을 필연적인 구조에 담아 실제로 일어날 일처럼 꾸며내는 소설을 공부하며 지낸다. 교재에 실린 소설 일부를 읽고 등장인물의 관계도, 사건을 유발하는 갈등 구조, 서술상의 특징과 태도, 사건의 인과성, 소설의 배경 등을 따지며 분석적으로 살핀다. 소설 전문을 읽고 가슴으로 저자와 소통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읽고 기계적인 해석하며 오롯한 소설 감상과는 괴리된 생활을 잇고 있어 회한에 젖을 때도 있지만 소개된 소설을 찾아 읽고 자신만의 의견을 붙이는 학생들을 보며 희망을 꿈꾸기도 한다. 감수성이 예민하였던 중학교 2학년 때 읽은 심훈의 ‘상록수’는 지금도 교육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정신적 자산으로 남아 있다. 주름살이 늘고 나잇살이 묻어나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면서도 서점을 기웃거리며 소설 작품 진열대에 시선이 머무는 것은 미처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소설과 소설가>>는 건축학을 공부하던 오르한 파묵이 소설가로 전향하여 외길 인생을 살아온 작가로서의 경험담을 소설이라는 양식에 담아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저자의 소설 읽기는 소설 속 풍경 속으로 빠져 들어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두는 성찰적인 독자(작가)와 소설 쓰기와 읽기에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소박한 작가(독자)로 자리하는데 크게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한 편의 소설을 읽을 때 전체 풍경을 따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머릿속으로는 어딘가에 있을 모티프, 숨은 중심부, 의도 등을 찾아 상상력을 발휘한다. 소설의 감춰진 중심부를 찾아 소박하게 성찰하는 일은 삶의 표면에 있는 모습 이면에 숨어 있는 삶의 본질을 통찰하는 일로 귀결된다.
     
     ‘순수 박물관’에 등장하는 주인공 케말이 실제 인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믿는 독자는 실제로 작가가 케말인지 의구심을 품을 수 있는데 저자는 자신을 케말로 여기길 바라는 마음과 허구의 인물로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는 모순을 깊이 느끼면서 소설을 써내려간다고 했다. 일상의 소소한 관찰에서 출발하여 감춰진 진실로 이행하여 중심부로 독자를 인도하는 소설은 감각적 경험에서 기인한 지적 작용으로 여겨진다. 소설이 작가와 독자 사이의 허구에 대한 공통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소설 예술은 살아 있고 생명력 있는 문학으로 그 위상을 더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 쓰기는 주인공들의 삶과 세상 속에서 그들이 차지한 위치, 그들이 세상을 갈아가며 보고 느낀 방식 등이 순문학 소설의 소재로 인간이 존재하는 세계의 속성을 살피는 일이다. 자신 밖으로 나가 모든 사물과 사람을 전체적으로 보고, 가능한 많이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동일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보더라도 이전에 소유하지 않은 캐릭터를 창조하려는 실천으로 비친다.
     
      수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뒤따르는 소설 창작이지만 어린 시절에 즐기던 놀이처럼 소설을 써내려간다는 소설가의 고백은 소박하면서도 성찰적인 작가로 자리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처럼 보인다. 한 여자를 30년간 사랑한 한 남자가 그 여자와 얽힌 모든 물건을 수집하여 나중에 개인 박물관을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순수박물관’을 집필하며 소설 속 퓌순이 살던 집을 구입하여 박물관으로 만들어 개관하였다는 보도를 보고 막연하게 이스탄불을 여행하게 되면 그곳에 들러 보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실제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가족, 친척들의 이야기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고 추억하는 물건들을 그들에게서 가져와 물건을 놓고 세부적인 것을 묘사하여 소설의 일부로 만들었고 작품을 탈고하면서 소품으로 썼던 물건들을 모아 작품 이름을 딴 순수박물관을 개관하였다니 신이함이 더했다. 경험과 삶이 소설로 창작되어 보존되는 가운데 공동체가 공유하는 어떤 삶을 기록하는 역사가인 것처럼 여겨질 때 작가는 소설가로서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했다.
     
      시대적 유행을 좇느라 개성을 잃어가는 시대에 타인과 차별화되고 싶은 특별한 바람은 읽지 않은 소설을 읽을 때 강렬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을 때 삶에 관한 심오한 본질을 찾아 중심부를 탐색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보인다.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제반 사항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며 새로운 프레임으로 삶을 바라보는 성찰적인 의미가 그 속에는 전제되어 있다. 중심부를 완전히 찾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게 독자를 이끄는 힘은 소설 속 풍경 속으로 이끄는 작가의 역량처럼 보인다. 저자는 다른 소설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소설을 써 보고 싶기 때문에 작품을 써내려가는 것이라고 항변하는 목소리 너머 소설을 읽기 시작했던 20대의 오르한 파묵 씨가 책을 읽고 있다. 소설 쓰기는 단어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소설 읽기는 다른 사람의 단어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대로 ‘상록수’ 속 영신이 한글 강습을 하는 장면을 그리며 문맹을 퇴치하려는 실천적 노력이 또 다른 문명 세계로 이끄는 동인임을 일깨운다.




    이 리뷰는 추억의 백일장 : 가을 응모작 입니다. 백일장 바로가기
  •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Orhan Pamuk...


    이 리뷰는 추억의 백일장 : 가을 응모작 입니다. 백일장 바로가기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Orhan Pamuk / Ferit Orhan Pamuk)이 자신의 소설 창작 비결을 담고 있느 책이 『소설과 소설가』이다. 그리고『소설과 소설가』의 원제 ‘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이라는 논문에서 따온 것이란다. 소설을 쓰는 데에 있어서의 자세에 따라서 '소박한' 작가와 '성찰적인' 작가로 나누어진다는 내용이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한 권도 읽어 보질 못해서 그의 작품 세계나 작품 성향 등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었기에 이 책에서 소개된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스물두 살까지 화가를 꿈꾸었던 오르한 파묵이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독학으로 시작해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근원도 알게 될 것이며, 만약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은 현역 작가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하버드 대학교 강의 내용이기 때문에 비록 하버드 대학교에는 가지 못했지만 오르한 파묵이 연설한 내용을 오히려 잘 정리된 상태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위대한 작가들의 소설을 읽었던 순간부터가 소설가로서의 출발점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소설가로서 소설을 쓰면서 느낀 자기자신에 대해서 오르한 파묵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에게 이 결정은 행복해지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 즐거움이 갑자기 그리고 한 번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습니다. 그 후 35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도 사실 내가 그림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이제는 단어들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나는 나 자신이 그림을 그릴 때는 더 천진하고 소박하며, 소설을 쓸 때는 더 성숙하고 성찰적이라고 느낍니다. (p.113)' 

    아마도 이런 이유 덕분에 우리는 오르한 파묵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일 테다. 그리고 흔히 소설이 소설가의 경험인가에 대한 물음과 소설의 캐릭터, 플롯, 시간, 단어, 그림, 사물 등에 대한 이야기도 쓰여져 있기 때문에 오르한 파묵이라는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설가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소설과 소설가의 이야기 | ki**na83 | 2012.11.1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소설의 매력에 한층 빠지게 만들어주는 책이다.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이 매력적인 책에 매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많은...
    소설의 매력에 한층 빠지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이 매력적인 책에 매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유명 작가들이 소설 이론집을 내어놓았지만 이 책이 이 책만의 구별성을 갖게되는 것은 역시 오르한 파묵 작가만의
    색깔이리라.
    먼저 오르한 파묵 작가를 살펴보자면, 그는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해 7년
    후 첫 소설을 출간하게 된다.
    7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소설가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7년간의 그의 문학세계를 집대성한 것이다. 이 책을 읽
    다보면 마치 소설과 사랑에 빠졌던 그 첫 순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열광
    하던 그 때를 떠올렸다.
    오르한 파묵 작가는 말한다. 소설은 두번째 삶이라고. 허구세계인 소설을 통해 많은 이들은 삶의 희열을 느낀다.
    혼돈을 겪기도 하며 소설을 마치 진짜라고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고백한다. 젊은 시절 소설에 완전히 몰입해 읽었다고. 그는 소설을 읽으며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
    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래. 소설을 읽을 때, 우리의 머릿 속과 우리의 영혼에는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소설이라는 예술을 그는 이렇게 서두에서 시작하고 있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을 때 완전히 상상도 아니고, 완전히 실재도 아니라는 것을 작가와 독자 모두 합의를 하고 읽게 된다.
    현실과 상상. 무언의 약속.
    오르한 파묵 작가 또한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읽으며 허구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작가가 스스로 경험했다고 생각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고 한다. 이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작가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모호함, 이것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리라.
    이 책은 오르한 파묵 작가가 하버드대에서 강의했던 소설창작법에 대해 써놓은 책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기에 그의 창작법에 더욱 호기심이 생긴다.
    이 비밀스런 강연록은 창작법에 대한 기술을 접하기보다는 소설에 대한 오르한 파묵 작가의 순수한 열정을 엿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다.
    누구나 소설을 사랑한 첫사랑의 강렬한 기억은 하나쯤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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