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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정치 사회 +경제  전2권세트
420쪽 | A5
ISBN-10 : 8959401781
ISBN-13 : 9788959401789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정치 사회 +경제 전2권세트 중고
저자 박세길 | 출판사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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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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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옥동 이서의 필결은 예상보다 낙서가 심한상태였으나 싼값에 값진 내용으로 위안하며, 나머지는 상태도 야호하여 기분이좋았음. 5점 만점에 5점 phk04*** 2020.09.18
234 좋은 물건과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pk*** 2020.08.31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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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길, 한국 정치·사회의 역사를 재해석하다! 박세길이 전하는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한국 현대사 새로 읽기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 정치·사회』. 소박하지만 힘 있는 박세길 특유의 민중적 직관과 성찰로 한국인의 현대 정치·사회의 역사를 정리하고, 공존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1945년 이후 한국 현대사를 재해석했다. 분단을 막지 못했던 이유를 시작으로, 권력 수뇌부들의 판단 착오로 인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한국전쟁, 박정희 정권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분석, 민주화 세력에 대한 한계와 과제, 영원한 과제 통일까지 세밀하게 탐색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박세길
저자 박세길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수학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거쳐 1990년대 탈냉전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사회의 모습과 그에 다가설 수 있는 길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1990~1995년에는 전국을 누비며 현장 노동자들과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활동을 펼쳤고, 1996년 이후에는 여러 연대 단체와 진보적 연구기관에서 상근자로 일하면서 사회운동에 헌신해왔다. 지은 책으로 《다시쓰는 한국현대사》(전3권) 《한국경제의 뿌리와 열매》 《세계를 바꾸는 역사》 《우리 농업, 희망의 대안》《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등이 있다.

목차

정치사회 편
분단, 병영국가,
공존을 위한 투쟁


서 문

Chapter 1 왜 분단을 막지 못했는가
1. 자기 문제로부터의 완벽한 소외
2. 분단으로 치닫는 한반도
3. 친일파에게 맥없이 당한 그들
4. 좌익, 자멸의 길을 걷다

Chapter 2 최악의 선택, 한국전쟁
1.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2. 비극의 주인공이 된 민중
3. 극단적 대결의 끝
4. 극한으로 치달은 남북의 양극화

Chapter 3 공존의 조건을 파괴한 병영국가
1. 무혈입성에 성공한 5·16군사쿠데타
2. 그 시대 독재란 이런 것이었다
3. 저항, 억압 그리고 몰락

Chapter 4 피의 강을 건너다
1. 신군부의 반란과 통한의 ‘서울역 회군’
2. 어둠을 사른 광주민중항쟁
3. 무력화되는 독재 프로그램

Chapter 5 민주화 대장정
1. 학생운동, 그 찬란한 신화
2. 거세게 번지는 민주화 투쟁의 바람
3. 6월민중항쟁, 마침내 승리의 고지에 올라서다

Chapter 6 달콤 씁쓸한 시대
1. 민초들, 바람을 타고 일어서다
2. 시민이 국가를 통제하는 시대로
3. 엇박자를 반복한 민주정부들

Chapter 7 유쾌한 반란의 주역이 된 신세대
1. 신세대, 패러다임을 뒤집다
2. 여성, 세상의 중심으로
3. 미디어, 독점에서 공존으로
4. 대중문화계의 거침없는 도발

Chapter 8 사상 최고의 프로젝트, ‘통일’
1. 지독히도 불운한 나라, 북한
2. 북·미, 첨예한 협상과 대결의 드라마
3. 남북, 서로를 향해 가슴을 열다
4. 동아시아 공존의 허브, 한반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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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 숨은 보너스 친근한 유머와 위트가 살아 있는 서술 역사적 사실 자체가 블랙코미디인 경우도 많지만, 그것을 어떤 맥락으로 어떻게 드러내느냐하는 것은 글쓴이가 배치하기 나름이다. 이 책의 해학은 애써 만든 말장난이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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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 숨은 보너스
친근한 유머와 위트가 살아 있는 서술


역사적 사실 자체가 블랙코미디인 경우도 많지만, 그것을 어떤 맥락으로 어떻게 드러내느냐하는 것은 글쓴이가 배치하기 나름이다. 이 책의 해학은 애써 만든 말장난이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서 있을 때만 나올 수 있는 여유다.

결국 한·미FTA를 추진하면서 노무현 정부는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고 말았고, 그에 따라 개혁추진 능력 역시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 노무현 정부는 한편으로 본의 아니게 권위를 상실한 측면도 있지만, 의식적으로 권위주의의 옷을 벗기 위해 노력하였다.
(정치사회 편, 302쪽, ‘참여정부’)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남북이 만나더라도 온전한 의미에서 대화가 될 수 없었다. 1984년 4월 30일 오전 10시, 판문점 중립국감시위원회 사무실에서 제2차 남북체육회담이 열렸을 때의 일이다. (…) 그러나 의제토의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회의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남측 대표: 버마 아웅산 테러와 최은희·신상옥 납치를 사과하세요.
북측 대표: 발언 취소하세요.
(이후부터 두 대표는 격앙돼 반말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북측 대표: 당신, 남산(국가안전기획부)에 있는 모양인데, 남조선 인민들을 얼마나 핍박한지 잘 안다. 피 묻은 손이나 씻어라.
남측 대표: 그래, 나 남산에 있다. 당신 남산 지하실에 와서 맛 좀 볼래.
두 사람은 이렇게 5분여 동안 속사포로 말을 주고받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모니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급기야 남측 대표가 “김일성 독재체제” 운운하자 북측 대표가 책상 위에 있는 성냥갑을 남측 대표에게 던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남북은 한 차례 회의를 더 갖기는 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것이 남북관계의 실상이었다.
(정치사회 편, 367~368쪽, ‘남북, 서로를 향해 가슴을 열다’)

1983년 KBS 텔레비전에서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벌였을 때이다. 60대의 사내가 카메라 앞에 나와 자기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경위를 얘기하고 있었다.
“비행기가 피란민들을 향해 마구 폭탄을 퍼붓는 거예요. 그래서 논에고 밭에고 아무 데나 들어가 숨었지요. 폭격이 끝나고 나와보니, 어머니도 아이도 없어요. 그 때 헤어져서 이렇게 33년 동안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인민군 비행기가 폭격을 해서 뿔뿔이 흩어졌단 말이지요?”
아나운서가 물었다.
“아니지요, 미군 비행기였지요.”
“잘못 보셨지요, 미군 비행기가 우리 피란민한테 폭격을 할 리가 있나요?”
“인민군이야 비행기가 있었나요. 틀림없이 미군 비행기였어요. 그들이 폭격할 때 어디 가려서 했나요. 사람만 보면 그냥 폭탄을 내리부었지요.”
(정치사회 편, 87~88쪽, ‘비극의 주인공이 된 민중’)

군부는 자신에게 저항하는 세력의 두 가지 약점을 철저히 파고든다. 하나는 분열이고 또 하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박정희의 죽음과 함께 민주화의 봄이 열렸지만 민주세력은 다시금 이 두 가지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 엘리트 집단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가운데, 신군부는 권력을 탈취하기 위한 행보를 거침없이 내디뎠다. 절망의 순간에 역사의 재단에 피를 뿌리며 투쟁한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고달픈 삶을 이어가던 이름 없는 민초들이었다. (정치사회 편, 165쪽, ‘피의 강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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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다시쓰는 한국현대사》의 박세길이 전혀 새로운 시각과 성찰로 풀어낸 촛불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한국 현대사 2010년 한국, 굵직한 사건들에도 개인의 자잘한 일상에도 민주주의 퇴행이 스며들고, 그만큼 성찰의 목마름도 깊어졌다. 우리는 누구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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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한국현대사》의 박세길이 전혀 새로운 시각과 성찰로 풀어낸
촛불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한국 현대사


2010년 한국, 굵직한 사건들에도 개인의 자잘한 일상에도 민주주의 퇴행이 스며들고, 그만큼 성찰의 목마름도 깊어졌다. 우리는 누구이며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근원적인 고민이 요구되는 이때,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이후 20년 만에 새 세대를 위한 민중사가 나왔다.

이 책은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세대의 ‘나’를 세계의 중심으로 사고하는 특성이 역사와 민주주의 발전 과정의 자연스러운 산물임을 강조하며, 이 덕목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긍정을 바탕으로 박세길 특유의 소박하지만 힘 있는 민중적 직관과 성찰로써 한국인의 현대사를 정리했다. 친일파 청산의 어려움, 일면 ‘청렴한 개인’으로 알려진 박정희 정권의 구조적 부패,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 개입 이후 민간인 학살 급증 배경 등 손꼽히는 문제들을 새롭게 돌아보고, 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최근 민주 정권에 대한 평가, 민주화 이후의 과제를 충분히 고민하지 못한 민주화 세력의 한계 등 현대사의 새로운 과제들을 짚었다.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한국 현대사 새로 읽기 [정치사회 편]

1990년대 접어들어 민주화는 정착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경제건설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극단적 이념대결을 수반했던 국제적인 냉전체제도 해체되어갔다. 1980년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이전의 시기,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현상이었다. 가히 인류역사의 새 장이 열린 것이다. 그에 따라 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틀 또한 새로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다양한 중심의 존재를 인정하는 신세대 특유의 다원주의(혹은 다극주의) 사고, 온라인의 속성, 촛불시위를 관통하는 것은 ‘공존의 패러다임’이었다. 공존의 패러다임은 ‘개성 넘치는 다양한 중심이 함께 존재하는 가운데, 한편으로 경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상태로 본다.
공존의 패러다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세계의 중심일 수 있다고 보며, 그런 점에서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생태주의를 포괄한다. 또한 공존의 패러다임은 다양한 중심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수직적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수평적 소통과 연대를 지향한다. 그런 만큼 공존의 패러다임은 권력의 장악을 놓고 다투는 것을 넘어 권력 자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사회 구성원 모두가 권력행사의 주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책은 이러한 공존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1945년 이후 한국 현대사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서문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민중으로부터 나온다!
꾸밈없지만 힘 있는 언어, 삶에 밀착된 역사의 진실


‘군부’ ‘쿠데타’ ‘전쟁’ ‘고문’ ‘유혈’ ‘항쟁’ ‘학살’……객관적인 현상만 늘어놓아도 무겁고 두려운 열쇳말투성이인 한국 현대사를 담담히, 친근하게, 때로는 해학을 곁들여 전개하는 바탕에는 역사와 민중을 대하는 존경과 신뢰가 깔려 있다. 쉬쉬하며 ‘비공식 영역’으로 미뤄둔 진실이 공공연한 자리에 터져 나온 순간의 당혹스러움까지 현대사의 당당한 한 장면으로 꿰어 담는 힘은 기존 자료의 행간에 주목하는 글쓰기에서 나온다.

민중사는 기존의 주류 역사 서술과 달리 정교한 언어와 분석 틀을 갖지 못하고, 구술사 연구 방법조차 아직도 한국 역사학계에서는 주변적인 것으로 취급돼왔다. 그러나 전문 역사학자도 아니며 ‘1차 사료를 가지고 연구하지 못하’는 한계를 고백하기도 했던 글쓴이는, 오히려 바로 그 점 때문에 더욱 특유의 감각과 통찰을 내보일 수 있었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민중의 목소리에서 역사의 진실을 발견하는 눈길은, 모든 역사 서술은 주관적 해석임을 새삼 되새기지 않더라도, 정직하고 책임 있는 태도라는 한 가지 객관성을 가진다. 꾸준한 통찰과 골똘한 고민으로만 가능한 이 덕목은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로부터 한결같이 지켜온 관점이기도 하다.

사실 제가 참고한 자료라는 것들이 한결같이 국내에서 공식 출간되어 독자의 손을 거쳐간 것들입니다. 특별히 희귀한 자료라고 할 만한 것들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 증언이라고 하는 것 역시 별다른 형식을 갖춘 것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자신들이 겪었던 경험들을 회고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삶 자체 속에는 이미 민족사의 온갖 형상이 녹아들어가 있음으로 해서 그처럼 단순한 회고조의 이야기조차도 현대사의 진실에 접근하는 귀중한 단서가 있었습니다. (…)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은 자신만이 세상을 잘 알고 있는 듯이 오만을 떨면서 교육받지 못한 민중을 깔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중은 현실의 모순 한가운데 서 있음으로써 체험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는 정확한 눈을 획득해 왔습니다. 다만 그것이 개념화되고 이론화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식인의 세계와는 사뭇 다른 그들 나름대로의 언어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해 왔습니다.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2》 311~313쪽, ‘책을 쓰고 나서’)

자유롭고 톡톡 튀는 새로운 민중의 등장
신세대가 만들어가는 공존의 패러다임


민중과 역사를 보는 관점과 글쓰기도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주체에 따라 진화하고 성장한다. 역사 서술자가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변화에 적응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촛불세대를 ‘대상’으로 친절히 풀어 쓴 역사에 그치지 않고, 구세대와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성장해 예전엔 상상 못한 생각과 문화를 가진 신세대를 역사의 새로운 주체로 파악했다. 1990년대부터 등장한 ‘X세대’부터 포괄하는 신세대는 이미 기성세대가 된 민주화운동 세력이 가진 한계를 넘어, 수많은 ‘나’에 바탕을 둔 공존의 패러다임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촛불은 정권이 ‘배후가 누구냐’라고 펄쩍 뛸 만큼 기존의 ‘운동권’과 지식인을 보는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민중사의 관점에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광주민중항쟁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토론도 조직도 없었던, 민중 자신들이 가진 인간다운 삶과 자유를 향한 열망이 자연스럽게 흘러 터져 나온 광경이었을 뿐이다. 이 책의 많은 광경이 2010년 현재 한국에서의 기시감을 설명하듯, 민중의 자연스러운 에너지의 특성도 없다가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었다.

권력의 사각지대를 돌아보다
내부의 소외되고 차별받은 소수자에 대한 성찰


민중사, 운동사를 서술한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하지만, 목숨을 건 민주화투쟁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오히려 놓치기 쉬운 덕목. 이것이 바로 내부에 감추어진 분열과 차별, 억압된 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경제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다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


한 사회의 경제 운용 방식과 각 사람들의 경제적 상태는 우리 삶을 거의 규정한다고 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화운동세력 등 기존의 관점은 노동 외의 다른 경제 이슈를 ‘보수의 영역’쯤으로 치부하고 관심에서 배제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글쓴이가 지적하듯 재벌이나 부동산처럼 큰 문제를 손대지 않고 지나쳐버리거나 오히려 정치적 민주화를 일구어낸 자리에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장화를 심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 사회 분야에 치우쳐 다른 중요한 반쪽을 놓치는 역사관은 한계가 명확하고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한계를 넘어 경제사를 본격적으로 다룸으로써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단죄의 대상이 되어야 할 친일파는 오히려 출세가도를 달린 반면 민족의 자주독립과 만인의 평등을 외쳤던 좌익 인사들은 목숨을 잃었고, 가족까지 연좌제의 고초를 겪었으며, 결국 ‘좋은 일 한다고 앞장서봐야 결국 자기만 손해다’, ‘남한테 손가락질 받더라도 영악하게 구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는 인식을 낳게 되었다(경제 편, 23쪽에서). 바로 이 자기중심적 지독함과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절묘하게 코드를 맞추었던 것이 한국경제의 성공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정권들은 적절히 활용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이라는 신화를 낳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온몸으로 겪어온 ‘실제 역사’가 있었다는 것, 정권 교체 이후에도 그만큼을 넘지 못한 민주화 세력의 한계를 이 책은 지적한다.

책속으로 추가

한국이 빠른 시일 안에 경제건설에서 성공하고 동시에 민주화를 달성하였던 것은 바로 이 같은 개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임에 틀림없다. (…) 그런데 생활이란 삶이 펼쳐지는 영역으로서 생활이 정치에 복속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정치가 생활에 복속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럴 때 정치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 신세대가 생활을 중시한 것은 생활과 정치의 관계를 바로잡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신세대는 ‘나’가 세계의 중심이듯이 다른 사람 역시 세계의 중심일 수 있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인정하고 존중했다. 즉, 세계에는 하나의 중심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중심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그에 따라 모든 사람의 가치, 개성, 습관은 똑같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곧 신세대가 다양한 사상과 가치, 문화를 인정하는 다원주의 사고를 체화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
1990년대 신세대들은 구세대가 생각하고 있었던 바처럼 부모들이 이룩한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삶을 누리는 그런 존재가 결코 아니었다. 이전과 이후의 시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1990년대의 10대 역시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로부터 가해지는 빈틈없는 억압과 끝없이 조여오는 무한경쟁 체제로 인해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신세대는 개인으로서 나를 중시했지만 현실의 모습은 한없이 고독하고 불안한 존재로서 ‘나’였던 것이다.
(정치사회 편, 307~319쪽)

(…) 집회, 시위, 결사, 언론, 출판 등 민주주의의 기본권리를 완벽하게 봉쇄하였다. 이는 뒤집어서 말하면, 당시 박정희 정권이 국민의 자유로운 결사와 의사표현을 허용하는 순간에는 잠시도 버틸 수 없을 만큼 취약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정치사회 편, 153쪽, ‘암흑의 시대’)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하면서 다투어 주먹밥과 김밥을 올려주었고 약국에서는 피로회복제와 드링크제를 한 박스씩 건넸다. (…) 광주시민들이 손에 총을 든 것은 사전에 계획된 바도 없었고 토론을 거친 바도 없었다. 그것은 매우 짧은 순간에 본능적으로 이루어진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선택은 광주민중항쟁을 4월혁명 등 이전 시기의 민중항쟁과 뚜렷이 구분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정치사회 편, 186~195쪽)

차별받는 이들 인간군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또 다른 식민지로 존재했다. (…)
병영은 본래부터 철저하게 남성중심 사회이며 남성 우월주의를 재생산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 인격적으로 가장 무시당하고 농락당한 여성들은 다름 아닌 기지촌 여성들이었다. (…) 박정희 정권은 한미동맹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상황을 축소·은폐하는 데 급급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대형 미군부대 윤락촌인 아메리카 타운을 건설하는 등 수많은 여성들을 미군의 성노예로 공급하는 일을 추진하였다. (…)
박정희 시대에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민중이 가난으로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서러웠던 것은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것이었다. 도시빈민들의 거주지였던 판자촌을 둘러싼 정부의 정책은 이러한 차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다. (…) 1977년 4월 20일 오후 3시경 전남 광주 동구 운림동 산145번지 증심사 인근의 무등산 중턱에서는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철거반원들은 횃불을 들고 무허가 건물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허름하기 짝이 없는 집들은 일제히 불타기 시작했다. 이부자리 등 집안에 있던 세간살이 또한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
정치권력에 의한 차별은 호남 사람들에 대한 각종 편견을 조장했다. 박정희 정권은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기 위해 호남인들의 인간성에 대한 왜곡된 논리를 만들어냈다. (…) 이로부터 “너 전라도지!”라는 말은 “너 빨갱이지!”라는 말만큼이나 공포를 자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호남 사람은 타 지역에서 자신의 출신지역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 서울에 온 지방출신 중에서 가장 먼저 서울말을 배우는 사람들도 호남 출신들이었다.
반면, 경상도 사람들은 수도권에 진출하더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했다. (…)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권력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경상도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여성은 상대적으로 쉽게 사투리를 포기하는 편이었다. 권력을 누릴 기회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었다. (정치사회 편, 134~144쪽, ‘내부의 식민지, 여성·빈민·호남인)

전두환 정권의 3S정책에 힘입어 1980년대 초반 러브호텔, 룸살롱, 안마시술소, 사우나와 같은 유흥 향락산업이 날이 갈수록 팽창해갔다. 그에 따라 향락산업에 기생하는 대규모 폭력배 조직이 양산되었다. 일명 ‘조폭’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이 때였다. ‘인신매매’라는 말이 나온 것 또한 그 당시였다. 향락산업이 번창하면서 ‘공급’이 모자라자 유부녀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향락산업의 번창은 통계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사회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1983년도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87만 명에 달했다. 1985년 보사부 통계로도 100만 명이 넘었다. (정치사회 편, 203쪽, ‘이른바 3S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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