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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에 대하여(철학자의 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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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쪽 | 규격外
ISBN-10 : 8971996374
ISBN-13 : 9788971996379
늙어감에 대하여(철학자의 돌 1) 중고
저자 장 아메리 | 역자 김희상 | 출판사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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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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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의 불가피함과 인간의 조건을 성찰하다! 『늙어감에 대하여』는 야만의 시대가 낳은 독보적 에세이스트 장 아메리의 저서로, 늙는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실존과 운명을 사유한 책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인간이 시간을,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사회를, 문명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 하는 점을, 다시 말해 인간에게 늙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늙어가며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과정이 당대의 문학, 철학, 과학을 두루 거치며 명료한 생각이 허락하는 바로 그대로 성실하게 그려낸다. 이는 늙어감의 현실에 직면하기 시작한 중장년층에게는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남아 있는 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젊은 독자에게는 그들 앞에 놓인 삶의 소중함과 존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저자소개

저자 : 장 아메리
저자 장 아메리Jean Am?ry는 191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한스 차임 마이어Hans Chaim Mayer. 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38년 벨기에로 이주해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다가 1943년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2년 동안 강제수용소 생활을 했다. 전쟁이 끝난 1945년 이후에는 브뤼셀에서 자유기고가와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1978년 잘츠부르크에서 스스로 목숨을 거두었다.
줄곧 고향을 떠나 살았지만, 죽을 때까지 독일어로 글을 썼다. 1966년 강제수용소의 경험에 대해 쓴『죄와 속죄의 저편』을 발표해 동시대 지식인들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고, 1976년에는 『자유죽음』을 발표해 강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970년 독일 비평가상을, 1971년 바이에른 예술 아카데미로부터 문학상을, 1977년 오스트리아 빈 시의 언론출판상과 함부르크 시가 수여하는 레싱상을 받았다.
아메리의 글은 타성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도저한 수준으로 사유를 밀어붙이는 치열함을 보여주어, 유럽 지성계와 문학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독일 클레트―코타 출판사가 전집(총9권)을 발간하여 작가로서의 면모가 재발견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역자 : 김희상
역자 김희상은 성균관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독일 뮌헨의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헤겔 이후의 계몽주의 철학을 연구했다. 깊이 있는 인문학 공부와 생생한 유럽 체험을 바탕으로 전문번역가로 활동한다. 최근『사랑은 왜 아픈가』,『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 블러프를 벗겨라』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지금까지 모두 66권의 책을 번역했다. 2008년에는 어린이 철학책 『생각의 힘을 키우는 주니어 철학』을 집필, 출간했다.

목차

초판 서문―저항과 체념의 모순을 탐색하는 여정
4판 서문―늙어감, 그 지속의 현상

살아 있음과 덧없이 흐르는 시간
속절없이 흘러버린 세월
시간, 그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허무
측량할 길 없는 시간의 상대성
우리는 늙어가며 시간을 발견한다
시간의 무게와 죽음
다시는 오지 않으리
시간 속에서 나는 홀로 있다

낯설어 보이는 자기 자신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닌 나
노화, 세계의 상실 또는 감옥이 된 몸
나는 누구이며, 내가 아닌 나는 또 누구인가
낮과 밤이 여명 속에서 맞물리듯이

타인의 시선
사회적 연령, 타인의 시선으로 정의되는 나
소유냐 존재냐
저항과 체념의 모순에 직면하기

더는 알 수 없는 세상
세상으로부터의 소외
문화적 노화
세상 이해의 불가능성과 가능성, 그 모순에 저항하기

죽어가며 살아가기
죽어감조차 평등하지 않다
죽음의 기이한 불가사의
죽음의 부조리,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보다 죽어간다는 게 두렵다
죽음과의 타협
위로가 아닌 진실을

옮긴이의 말―존엄으로 빛나는 삶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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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늙어감, 그 인간 실존과 운명에 관한 도저한 사유와 치열한 글쓰기 야만의 시대가 낳은 독보적 에세이스트, 살며 늙고 죽어가는 인간의 조건을 성찰하다 “타협을 폭로하고, 통속을 짓밟으며, 싸구려 위로의 허위를 드러내고 싶었다. 덧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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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 그 인간 실존과 운명에 관한
도저한 사유와 치열한 글쓰기

야만의 시대가 낳은 독보적 에세이스트,
살며 늙고 죽어가는 인간의 조건을 성찰하다


“타협을 폭로하고, 통속을 짓밟으며, 싸구려 위로의 허위를 드러내고 싶었다.
덧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홀로 있는 진짜 ‘나’의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

늙어감의 불가피한 인간 실존과 운명을 사유
『늙어감에 대하여―저항과 체념 사이에서』는 늙어감의 불가피한 인간 실존과 운명을 도저하게 사유한다. 이 책이 질문하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는 인간이 시간을, 자신의 몸을, 사회를, 문명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 하는 점이다.”(6쪽) 다시 말해 늙어감이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살아낸 주관적 현실’의 차원에서 다룬다.
저자 장 아메리는 철학과 문학 텍스트에서 길어올린 사유를 씨줄과 날줄 삼아 늙어감의 진실에 한치의 타협도 없이 접근한다. 『늙어감에 대하여』는 늙어감의 현실에 직면하기 시작한 중장년층에게는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남아 있는 생을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젊은 독자에게는 그들 앞에 놓인 삶의 소중함과 존엄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 즉물적 시선과 타성을 거부하는 사유는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저자 장 아메리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서, 프리모 레비와 더불어 독일 나치스의 유대인 절멸에 대해 알린 대표적인 증언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글은 추상적인 이론이나 사상에 의존하지 않고, 구체적인 경험에 기반한 독자적인 사유를 도저한 수준으로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에세이즘의 한 경지에 다다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메리는 독일의 집단적 학살을 글자 그대로 ‘몸’으로 경험한다. 고문과 폭력을 ‘피부 표면’에서 경험하고, 무수한 살해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각인함으로써. 인간과 세계에 대해 이론과 사상의 프레임을 우선적으로 전제하지 않고 한치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 즉물적 시선과 타성을 거부하는 사유는,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르지 않았던, 숨 쉬는 게 외줄타기와 같았던, 동료들의 “쌓인 시체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밟고 넘어가”(192쪽)야 했던,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체험에서 기인할지도 모른다.
아메리는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에서 살아남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더 이상 ‘고향’이 될 수 없는 세상이었고, 젊음이 상실된 채 남아 있는 한줌의 시간이었다. 이 세상으로부터 고향을 상실하고 청춘을 강탈당한 자는 그저 늙어가야 했다.

늙어가는 이의 인생은 시간의 층이자 무게이다
첫 번째 에세이 「살아 있음과 덧없이 흐르는 시간」에서는 늙어가는 인간은 새삼스럽게 시간을 발견한다는 논지를 펼치면서 ‘시간’에 대해 성찰한다. 아메리에 따르면 젊은이는 세계를 ‘공간’으로 인식하고 스스로를 ‘외화’(外化)하지만, 늙어가는 사람은 지나버린 ‘시간’을 인생으로 ‘기억’하고 ‘내화’(內化)한다. 늙어감은 그의 안에 시간의 층이 점점 두꺼워짐을, 시간의 무게가 더해짐을 의미한다. 그래서 노인 자신은 바로 ‘시간’이다. 인생이 허무하다고 한탄하는 것은, 늙어가는 이에게 더 이상 세계와 공간이 허락되지 않고, 대신 그 안에 쌓이는 시간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없음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몸의 발견, 낯섦과 소외를 경험하는 나
늙어가면서 새삼스럽게 발견되는 것은 시간과 더불어 우리의 ‘몸’이다. 아메리는 고통과 아픔을 호소하는 자아를 ‘새로운 자아’ 또는 ‘진정한 자아’라고 명명한다. 이 자아는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자신의 것”이고 “세계의 것이 아닌 오로지 나의 자아”(86쪽)이다. 몸의 고통은 나의 진실이지만, 이것은 세상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뿐 아니라 내가 누리던 세계의 상실을 의미한다.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바라보는 나는 나로부터 낯섦과 소외감을 느끼고, 더불어 본래적 자아를 새롭게 발견했음에도 세상으로부터 부정되어야 하는 모순적 상황에 놓인다.

타인의 시선으로 정의되는 나
―“도대체 나는 언제 진짜 사는 것처럼 살까?”

우리가 ‘나이’라고 하는 것은 생물학적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사회의 관습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아메리는 이를 ‘사회적 연령’이라고 칭한다. “사회적 연령이란 타인의 시선이 우리에게 측정해주는 것이다.”(99쪽) 사회적 요구에 따라 그 나이에 부합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결국 인생은 “그가 어제까지 시도해왔고 포기한 일의 총량”(101쪽)이 된다. 사회에 순응한다는 것은 ‘소유’와 ‘존재’의 삶에서 ‘소유’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시선 아래에서 사회적 연령에 부합하는 삶을 살다가 늙어가는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하며 인생을 살았는지 생각해본 일도, 어떤 게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도전해본 일도 없다”는(102쪽) 걸 깨닫는다.

문화적 노화―세상 이해의 불가능성과 가능성, 그 모순에 저항하기
아메리가 늙어감을 육체와 사회적 범주에 한정하지 않고 문화적 범주까지 확장하고 있는 점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다. 아메리가 이 책을 집필한 1960년대는 20세기 유럽 지성사의 격변기였다. 문학과 철학 등의 인문 지성도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렸다. 아메리는 이를 ‘표시 체계’의 변화라고 말하는데, 문화적 노화란 이 표시 체계를 해독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빠르게 변모하는 현대사회에서 “현재의 문화적 현상을 자신의 시대였던 과거라는 관계 지점에 따라 해석하려 시도하는” 늙어가는 사람은 점점 세상으로부터 소외된다.(139쪽) 문화적 노화는 현대인이면 피할 수 없는 늙어감의 한 현상이다. 아메리는 이에 대해서 다소 모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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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늙어감에 대하여 | pa**kn | 2018.09.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은퇴 후 노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모두가 겪는 고민이다. 그저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을 것 같...

    은퇴 후 노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모두가 겪는 고민이다. 그저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 문제이다. 더구나 장수 시대를 맞아 기나긴 세월을 살아간다는 것이 오히려 큰 부담이 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장 아메리가 쓴 <늙어감에 대하여>는 늙어감이란 주제를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으로 채운 책이다. 철학 에세이라고나 할 정도로 사유의 세계로 이끄는 책이다.

     

    저자는 '살아 있음과 덧없이 흐르는 시간'에서 늙어감을 시간이라는 개념과 함께 성찰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따라오는 변화를 '낯설어 보이는 자기 자신', '타인의 시선', '더는 알 수 없는 세상', '죽어가며 살아가기'로 풀어간다. 전체적인 흐름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꽤 사변적이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 늙어가면서 차분히 읽고 또 읽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지루한 느낌이 들고 어려운 내용이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늙어감에 따른 문제들을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책읽기 기회가 될 수 있다.

  • 어느덧 서른 중반을 지나고 있다. 어느순간 친구들끼리 모여서 대화를 하면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소유했는지 무엇을 소유...

    어느덧 서른 중반을 지나고 있다. 어느순간 친구들끼리 모여서 대화를 하면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소유했는지 무엇을 소유하고 싶은지가 주요 소재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되면 당연히 그 정도의 소유를 가져야 한다며 나이별로 소유해야하는 목표치가 있는 듯 말한다. 소유하지 못한 사람은 주변인이 되어버린다. 이런 얘기를 하는 기성세대를 비난했었지만 어느 덧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장 아메리는 소유와 사회적 연령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존재는 가진 게 얼마나 되느냐 소유의 문제를 밝힘으로써 비로소 주어질 뿐이다. 어떤 사람이 누구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그가 무얼 가졌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일반의 질서는 인간에게 가지라고 요구한다. 수치로 표현될 수 있는 소유이거나, 소유 정도를 나타내며 보장하는 시장가격이거나 아무튼 뭘 가져야 한다. 소유가 있어야 인간은 사회적 연령을 규정받는 단계로 들어선다. 가진게 없다면, 사회적 나이 먹음이라는 과정은 주어지지 않는다……

     소유의 사회는  개인의 자율성을 무력하게 만든다. 소유해야만 한다는 요구의 압력 아래, 개인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자신의 뜻을 펼쳐나가는, 자기만의 전망을 추구하는 인격체일 수 없기 때문이다 (108)”

     

    사회적 연령이란 타인의 시선이 우리에게 측정해 주는 것(99)”이고 우리는 이 연령을 획득하기 위하여 매일 고군분투 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급속도로 늙어가기 시작한다. 더 이상의 변화를 거부하고 사회의 질서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며 자신의 이상을 거세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어차피 나이들어가고 늙어가면서 겪게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리라.

     

    하지만 이러한 늙어감에 저항하며 살았던 인물도 있다. 이들은 늙어갔지만 오히려 젊음을 유지했다. 사뮤엘 울만은 청춘이라는 시에서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이상을 잃었을 때 비로소 인간은 늙어간다고 했다. 시대의 조류에 저항하며 자신들만의 철학과 삶을 관철시킨 많은 예술가, 철학가, 정치가들이 있었다. 그리고 장 아메리 또한 나치에 저항하며 세상이 정해놓은 틀을 깨고자 노력한 사람이었다.  

     

    <늙어감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작가의 죽음에 대한 사색을 따라가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공감이 가는 대목도 많았다. 이 책의 부제인 저항과 체념 사이에서 는 그의 삶의 고뇌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같은 유대인 이었으며 나치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프리모 레비, 빅터 프랭클의 글과는 또 다른 방식의 울림을 준다. 그 다른 울림은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끝까지 자신만의 철학을 관철시키려 나치에 저항했던 작가의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늙어가면서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나도 결국에는 내가 원치 않았던 방식으로 살 수밖에 없는가.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사회가 정해준 빈자리나 지키며 인생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가. 어러한 생각들이 더욱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고뇌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구절을 마지막에 찾을 수 있었다.

    내일 자신이 죽는다고 아는 사람의 오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죽음 앞에서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며 자신의 존엄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할 게 분명하다 (216)”  그리고

    품위 있는 인생, 곧 존엄으로 빛나는 삶을 원한다면, 정신을 갈고 닦을 노릇이다 (같은쪽)”

     

    저항과 체념. 둘 중 무엇을 선택하는 본인의 자유다. “인간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 (213)”이기 때문이다.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는 경주마가 될 것인가, 생각을 위해 달리기를 멈추는 야생마가 될 것인가…………………………….

     

     

     

     

    <책속의 문장>

    노인은 비로소 돌연 가을과 겨울을 끔찍할 정도로 정확히 헤아릴 수 있음을 깨닫는다. 늙어가는  절들을 아쉬워하며 시간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 41”

     

    문제의 핵심은 근본성이 아니라, 사회가 우리에게 강제하는 사회적 자아이기 때문이다 88”

     

    우리가 처한 운명을 두고 성찰할 때, 부조리함과 혼란스러운 생각에 빠질 위험은 피할 수 없다. ‘늙어감은 우리에게 그런 성찰을 피할 수 없게 만들며, 또 성찰을 감당할 능력을 준다. 논리는 세계를 모사하려 안간힘을 쓰지만, 세계는 늘 논리로부터 멀리 달아나지 않는가 94”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사회적 연령 일반이다. 사회적 연령이란 타인의 시선이 우리에게 측정해주는 것이다 99”

     

    당사자는 세계가 그에게 미래의 신용을 더는 인정해주지 않으려 하는, 아예 미래 자체를 인정해주지 않으려 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니까 달라질 가능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본인은 자신이 여전히 가능성을 가졌다고 믿지만, 사회는 그를 보고 그리는 그림에서 그런 가능성 자체를 지워버린다. 본인은 자신의 독자적 판단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 , 이제 나는 잠재력이 없는 피조물이구나 하고 여긴다. 그리고 이런 타인의 시각은 당사자의  내면에 갈수록 분명하게 아로새겨진다 …….중략…….

     타인은 이미 결산을 내리고 현재의 잔고만 확인시켜 준다는 점을 당사자는 쓰라리게 경험한다. 너는 전기 기술자였으니까, 앞으로도 그것만 하고 살아, 자네는 우편배달부였으니, 부지런히 노력하고 행운도 따라준다면 우체국장은 할 수 있겠군, 이게 타인이 보는 반응의 전부다 100”

     

    그가 자신의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어제까지 시도해왔고 포기한 일의 총량일 뿐이다. 이게 앞으로 남은 세월 역시 결정하고 만다. 결국 그의 인생은 헛되이 보낸 세월과 똑 같은 모습의 지루한 반복이 될 뿐이다 101”

     

     

    고갱, 어떤 은행직원은 사회가 자신에게 들이민 잔고-자아를 거부했다... 장차 갈수록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서로 의존해야만 하는 사회가 되는 세상에서 고갱과 같이 과감하게 탈주를 시도하는 사람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지리라. 101”

     

    잔고-자아 사회가 계산한 결산 결과는 이제 아무 반론 없이 감수하고 내면에 새기며, 심지어 결국 스스로 요구하는 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 하는 바로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해낸 일을 헤아려 무게가 재어진 늙어가는 인간은 심판을 받았다. 그는 이겼을지라도 패자다. 이 말은 그의 사회적 존재에 높은 시장 가격이 매겨진다 하더라도, 그 자신은 무얼 하며 인생을 살았는지 생각해본 일도, 어떤 게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도전해본 적도 없다는 뜻이다. 과감하게 단절을 시도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일은 그의 지평선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는 그가 살아온 그대로 죽으리라. 평생 명령만 받아온 병사로 얌전하게 102”

     

    사회적 연령이라는 것을 일반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시대마다, 그때그때 인간이 사로잡혀 있는 특수한 관계 영역에 따라, 사회 구조에 바탕을 둔 사회적 연력이 달라진다.

     마흔셋이라는 나이로 미국의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젊지만, 어떤 대학교수의 마흔세 살 조교는 그렇지 않다 105”

     

    우리가 그때그때 가지는 사회적 야망은 그 인과조직을 구성하는 수만은 줄기 가운데 하나이다. 이를테면 어떤 하위관리가 마흔다섯이라는 나이로 사회적 노인 취급을 받는 경우는 오로지 그가 보다 높은 직책으로 승진을 원할 때뿐이다. 그러나 그가 관료조직에서 승진을 위해 노력한 일이 없다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상관에게 승진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 그의 사회적 연령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정해질 수도 없다. 그가 하위직을 서른에 맡았든, 쉰에 맡았든 그것은 사회적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역사를 쓰지 못하고 자신의 관직에서 그저 빈둥거리며 살아갈 뿐이다. 인생 이력이라고는 없는 남자에게는 오로지 기억의 무게 혹은 부담을 주는 몸이 어느 날인가 늙었음을 일깨워줄 따름이다. 그의 조촐한 야심에 동의하며, 사회 판결은 아주 젊었던 시절에 이미 내려졌다. 그는 사회적으로 나이를 규정받지 못했거나 일찍부터 늙어 그저 마지막을 향해 살아갈 뿐이다 107”

     

    좀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존재는 가진 게 얼마나 되느냐 소유의 문제를 밝힘으로써 비로소 주어질 뿐이다. 어떤 사람이 누구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그가 무얼 가졌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일반의 질서는 인간에게 가지라고 요구한다. 수치로 표현될 수 있는 소유이거나, 소유 정도를 나타내며 보장하는 시장가격이거나 아무튼 뭘 가져야 한다. 소유가 있어야 인간은 사회적 연령을 규정받는 단계로 들어선다. 가진게 없다면, 사회적 나이 먹음이라는 과정은 주어지지 않는다……

     소유의 사회는  개인의 자율성을 무력하게 만든다. 소유해야만 한다는 요구의 압력 아래, 개인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자신의 뜻을 펼쳐나가는, 자기만의 전망을 추구하는 인격체일 수 없기 때문이다 108”

     

    소유는 개인에게 자유의지, 매 순간 인생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가능성을, 사회가 없이 혹은 심지어 사회에 반해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만 인생을 꾸려볼 자유를 앗아간다. 다른 한편 소유는 그 마수로부터 벗어나려 하거나, 소유를 키울 경제 수단 혹은 사회가 요구하며 시장 가치로 보상을 받는 능력,  노하우를 수집하지 않는 개인에게 사회의 빈자리나 지키라고 심판한다. 이 빈자리는 자유롭게 인생을 새로 기획한다는 원점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사회는 그 구성원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가지지만, 개인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소유의 세계는 나날이 자신을 새롭게 기획해보는 아웃사이더를 갈수록 더는 허락하지 않는다 110”

     

    이제 그는 더는 젊지 않다. 이제 그는 가진 게 별로 없어 근근이 존재할 따름이다. 사회는 그에게 영원한 청년은 정신병원에 가두어야만 용인하겠다며 그의 사회적 연령을 정해버렸다. 자신의 사회적 연령을 부여받은 그는 어느덧 이에 동의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깊은 충격을 받는다. 납세자이면서 계단에서 이웃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나누는 시민! 굴욕적인 투항의 횟수를 헤아려보며 그게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지금 당장은 우둔한 자부심으로 여기는 A. 그는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게, 소유로 규정된 존재가 그에게 소유 없는 자유로운 존재를, 영원한 생성, 곧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변화의 존재를 훔쳐가버렸다는 게 부끄럽기만 했다 111”

     

    내일 자신이 죽는다고 아는 사람의 오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죽음 앞에서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며 자신의 존엄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할 게 분명하다 215”

     

     

    품위 있는 인생, 곧 존엄으로 빛나는 삶을 원한다면, 정신을 갈고 닦을 노릇이다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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