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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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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227*32mm
ISBN-10 : 8993818975
ISBN-13 : 9788993818970
말러를 찾아서 중고
저자 볼프강 샤우플러 | 역자 홍은정 | 출판사 포노(PH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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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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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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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음악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힌, ‘모더니즘으로 향하는 가교’.” (아바도)

“그는 위대한 시인이 되기를 원했고, 조금쯤은 베토벤, 그것도 슈퍼 베토벤이 되고 싶어 했다. 그는 인생 전체를 묘사하고 싶어 했고, 자기 음악이 그 자체로 우주가 되기를 바랐다.” (진먼)

구스타프 말러는 당대의 가장 탁월한 오페라 지휘자였다. 국경을 초월하는 최초의 스타 지휘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반면 작곡가 말러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소수의 전문가들뿐이었고, 탄생 100주년인 1960년 즈음에도 그의 음악은 정규 레퍼토리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베토벤과 견줄 만큼 말러 교향곡이 빈번하게 연주된다. 어떻게 해서 그런 변화가 생겼을까? 이 책은 우리 시대의 탁월한 말러 지휘자 29인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그 답을 찾으려 한다. 한 위대한 작곡가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은 클래식 음악 전체를, 결국 우리 삶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볼프강 샤우플러
1963년생. 빈에서 음악학을 공부했다. 〈데어 슈탄다르트Der Standard〉, 오스트리아 방송공사(ORF)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이사회 대변인 및 음악 드라마투르그로도 활동했다. 2006년부터 유니버설 에디션 홍보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역자 : 홍은정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음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한 책으로 《음악가의 탄생》, 《지휘의 거장들》,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세계의 오케스트라》, 《피아노를 듣는 시간》, 《그가 사랑한 클래식》, 《혹등고래가 오페라극장에 간다면》, 《리트, 독일예술가곡》, 《아름다운 불협음계》, 《음반의 역사》, 《젊은 예술가에게》(공역), 《베토벤》, 《슈베르트》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회사는 아주 훌륭하게 이 일을 수행했다”
_ 구스타프 말러와 유니버설 에디션 _ 라인홀트 쿠비크

클라우디오 아바도 _ “말러는 모더니즘으로 향하는 가교다”
다니엘 바렌보임 _ “반항심 때문에 말러 지휘를 시작했다”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 _ “말러는 분명 위대한 사람이었다”
피에르 불레즈 _ “그의 생애가 그의 작품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리카르도 샤이 _ “말러는 새로운 언어의 우주를 창조했다”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_ “말러는 내면으로 작곡했다”
구스타보 두다멜 _ “와, 말러다!”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_ “말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다”
다니엘레 가티 _ “말러는 소박하고 겸허하게 연주해야 한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_ “말러 교향곡 7번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미하엘 길렌 _ “번스타인은 말러를 키치화했다”
앨런 길버트 _ “뉴욕에서 난 이 깊은 파토스의 진가를 깨달았다”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_ “내게 말러는 언제나 두려운 존재였다”
만프레트 호네크 _ “말러 음악에서는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마리스 얀손스 _ “영원을 향한 순간의 눈길”
로린 마젤 _ “말러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겠다”
주빈 메타 _ “말러에게 수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잉고 메츠마허 _ “말러는 나의 기준점이다”
켄트 나가노 _ “말러가 뉴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궁금하다”
안드리스 넬손스 _ “말러는 세상을 향해 ‘나는 문제가 있다!’라고 외치려 했다”
조너선 놋 _ “영원히 죽음 속에 얼어붙었다”
사카리 오라모 _ “말러는 카오스를 통제한다”
안토니오 파파노 경 _ “말러의 인생은 왠지 멋져 보인다”
주제프 폰스 _ “말러는 1910년보다 현재에 더 잘 어울린다”
사이먼 래틀 경 _ “나는 말러 때문에 지휘자가 되었다”
에사 페카 살로넨 _ “말러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용했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 _ “점프! 컷! 뱅!”
프란츠 벨저 뫼스트 _ “나한테는 마치 지진과도 같았다”
데이비드 진먼 _ “그는 슈퍼 베토벤이 되고 싶어 했다”

구스타프 말러 연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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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지휘자 29인이 그려낸, 위대한 작곡가이자 지휘자 구스타프 말러의 농밀한 초상 독일의 음악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볼프강 샤우플러가 위대한 작곡자이자 탁월한 지휘자였던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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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지휘자 29인이 그려낸,
위대한 작곡가이자 지휘자 구스타프 말러의 농밀한 초상

독일의 음악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볼프강 샤우플러가 위대한 작곡자이자 탁월한 지휘자였던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교향곡을 지휘해온 세계적 지휘자 29인을 만나 말러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러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0년이 넘었고, 오늘날 말러 교향곡은 서구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악회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확고부동하게 자리를 지키는 베토벤 교향곡을 위협할 정도가 되었고, 야심 있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라면 한 번쯤은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이처럼 쉴 새 없이 열리는 말러 음악회의 ‘과잉 상태’를 한편에서는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국내의 대표적인 음악 행사 가운데 하나인 ‘2019 교향악 축제’에서도 말러 교향곡이 네 차례나 울려 퍼졌다).
그러나 사실 작곡가 말러가 이렇게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탄생 100주년인 1960년만 해도 말러 음악은 산발적으로 연주되었는데 음악가들은 즐겁게 연주하기보다는 말러 음악과 힘겹게 싸웠으며, 심지어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아류 예술로 치부되는 경우조차 있었다. 하지만 50여 년이 흐른 후,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했던 말러의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
대체 그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이 질문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고 지휘자 29인을 인터뷰하게 된 이유이다. 말러와 인연이 깊은(말러의 생전부터 그의 악보를 출간했다) 빈의 출판사 유니버설 에디션이 2009년 4월부터 2012년 8월 사이에 지휘자 29인을 인터뷰했고, 그 결과를 2013년에 책으로 엮어냈다. 그사이 우리 곁을 떠난 아바도, 불레즈, 마젤, 길렌을 비롯해 여든을 훌쩍 넘긴 블롬스테트, 하이팅크에서 메타, 얀손스, 바렌보임, 나가노, 래틀, 살로넨, 벨저 뫼스트를 거쳐 젊은 세대에 속하는 넬손스와 두다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모두 유럽과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세계적인 지휘자들이다.

말러의 본령을 찾기 위한 지휘자들의 여정
이들 지휘자의 인터뷰는 말러 음악을 언제 처음 들었으며, 처음 지휘한 작품은 무엇인지와 같은 개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작품을 지휘할 때 요구되는 사항이나 감정 표현의 문제 같은 기술적인 문제들을 비롯해 말러 음악의 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더해진다. 또 말러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혹은 말러에게 무엇을 묻고 싶은지와 같은 질문도 뒤따른다. 말러 음악을 수용하는 각 나라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이야기하는 대목들도 흥미롭다. 말러가 영향을 받은 음악가(하이든,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바그너, 브루크너, 라흐마니노프 등), 말러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음악가(쇤베르크, 베르크, 쇼스타코비치 등)처럼 음악가들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나온다. 요컨대 말러 음악과 관련해 다뤄질 법한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러가 이룩한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불레즈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는 것을 가져다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69쪽)

아바도 그(말러)는 사랑과 죽음에 관한 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 영혼의 소유자였고, 마음도 아주 넓은 데다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24쪽)

바렌보임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말러가 한 발은 바그너의 세계에, 다른 한 발은 쇤베르크의 세계에 딛고 서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한 발은 과거에, 또 다른 한 발은 미래에 놓여 있다. 이렇듯 말러는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의 음악은 역사적 모더니즘을 대표하는데, 난 감히 이것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말러 음악이 하이든과 모차르트에서 시작해 베토벤, 슈만, 브람스, 브루크너를 거치는 모든 변화와 발전을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예부터 전해져오는 형식들의 이해를 돕는 안내자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20세기에나 어울릴 법한 내용, 19세기적 음악 표현 방식, 확장된 18세기의 구조가 결합된 기묘한 조합과 맞닥뜨리게 된다. 말러 음악의 복잡성은 결국 3세기에 걸친 음악적 사고의 축적으로 빚어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내게 와 닿았다. (31쪽)

(말러가 그렇게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대체 뭘까?)
얀손스 말러 음악이 모든 것을 포용하기 때문 아닐까. 그 안에는 우주, 자연, 인간, 비극, 사랑, 증오, 아이러니, 투쟁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삶과 말러의 세계를 결합시킬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누구에게는 더 많고, 누구에게는 더 적을 뿐이다. …… / 말러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말러 교향곡 연주가 언제나 사건이 되는 이유에 대한 내 설명은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2쪽)

메츠마허 말러가 지닌 특이한 면은 그의 교향곡 모두가 독자적인 우주라는 점이다. 말러는 개별 교향곡에서 세계를 그려내고자 했다. 위대한 소설처럼 말이다. 그는 세세한 부분이나 관점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가 언제나 추구한 것은 거대한 전체였다. /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의 교향곡들은 서로 완전히 다르다. 이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는 다른 작곡가로는 아마 베토벤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두 작곡가는 확연히 다르다. 말러는 하나하나의 교향곡으로 각기 새로운 책을 썼다. 같은 문제를 다뤘을 수는 있지만, 모두 새로운 책이다. 이 점이 매력적이다. (240쪽)

길버트 감히 말하건대, 오케스트라가 지닌 가능성을 말러처럼 십분 활용한 작곡가는 없을 것이다. 비록 규모는 크지만,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구성의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말러가 만들어내는 힘과 다양성을 떠올려보라. 그가 사용하는 악기들은 특별하지 않다. (159-160쪽)

말러는 20세기의 대재앙을 내다본 예언자인가, 아닌가?
말러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모든 작품을 작곡했고, 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기 얼마 전에 빈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책에서는 그의 작품에 양차 대전, 아우슈비츠 대학살과 같은 인류를 덮친 대재앙이 예견되어 있다는 의견, 그런 사건과 작품은 무관하다는 의견이 양립한다. 이는 결국 교향곡이라는 가장 정련된 형식의 기악곡을 창작하는 것, 나아가 모든 예술 창작과 현실이 어떠한 관계를 맺는가 하는 생각으로 뻗어 나간다.

(말러가 20세기의 재앙을 예측했는가?)
바렌보임 모든 상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가령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마지막 악장에 나오는 대대적인 포르티시모를 보라. “지품천사가 신 앞에 선다(Und der Cherub steht vor Gott)”, 이 부분에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적인 조바꿈이 이루어진다. 온 세상이 멸망할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서도 벌써 아우슈비츠의 공포가 드리워져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상상할 수 있는 법이다. 이런 식의 상상은 음악을 인식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음악은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39쪽)

(20세기의 재앙을 겪고 나서야 사람들이 말러 음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나? 그가 20세기의 재앙을 예견했는가?)
불레즈 그건 아니다. 모든 유대인 작곡가가 재앙을 드러내며 표현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도덕은 음악적 재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것이 과연 다행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아무튼 둘은 서로 별개의 영역이다. (63쪽)

(번스타인은 말러가 20세기의 재앙을 예견했다고 말했는데, 당신도 같은 생각인가?)
도흐나니 난 그런 식의 분석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아우슈비츠를 미리, 혹은 뒤늦게 ‘작곡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번스타인의 말은 세계가 카오스로 빠져들고 있음을 말러가 감지했을 거라는 의미일 것이다. (91쪽)

(말러가 20세기의 재앙과 더불어 현대인의 상황까지 예견했나?)
벨저 뫼스트 문제의 소지가 큰 질문이다. 잘못하면 예술가를 특정 시간에 얽매이게 하고 갇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러를 예언자로 인정한다면, 100년 뒤에 우리는 그의 음악을 더는 연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적 귀결로 이어지게 된다. 그가 현재의 시대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그런 그에게 더는 귀를 기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철학적으로도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다. / 위대한 예술에는 무시간성,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철학에서 ‘영원한 불꽃’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내재한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동의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관점에 얽매이기보다는 전체를 더 넓은 시야와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348-349쪽)

(말러가 20세기의 재앙을 예견했다는 견해에 동의하는가?)
에셴바흐 그렇다! 간접적으로 예견했다. 가령 6번 교향곡 마지막 악장은 재앙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런 점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나온 베르크의 〈세 개의 관현악곡〉과 연관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다가올 재앙을 예측했다. 단순한 전쟁이 아닌 최초의 세계대전이 불러올 재앙이었다. 기존의 전쟁과는 사뭇 다른, 끔찍한 의미에서 최초의 현대전이었다. (118쪽)

(말러가 20세기의 재앙을 예견했는가?)
놋 물론이다. 과연 말러가 이 재앙을 자기 내면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자신의 문제로 여겼을까? 우리는 그렇다고 믿어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인데, 나는 믿는 쪽이다. 10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의 음악에서 불안함과 강렬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그만큼 말러가 특별하고 이례적인 사람이었다는 증거다. (268쪽)

(말러는 20세기의 재앙을 예견했는가?)
래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내심 고민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20세기의 재앙을 이런 식으로 말한다는 게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활’ 교향곡을 접할 때, 그것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냥 들을 수는 없다고 느낀다. 작곡가가 언제나 자신이 쓴 작품과 그것이 미래에 갖게 될 의미를 간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 모든 대가 작곡가는 심오한 깊이를 지니고 있으며, 그런 그들에게서 예언자적 모습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로 예언자인지 아닌지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다만 우리는 그들이 그런 존재일 거라고 믿는 것이고, 이는 우리가 위대한 작곡가에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드러내준다. (316쪽)

말러 부흥에 기여한 지휘자, 번스타인이 드리운 빛과 그림자
한편 멩엘베르흐, 발터, 클렘페러, 스토코프스키, 바비롤리 등 말러 음악을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앞 세대 지휘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인터뷰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특히 1960년대에 말러 르네상스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레너드 번스타인에 두고는 지휘자들의 평가와 해석이 크게 엇갈린다. 말러 음악이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게 된 데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나,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을 보였다는 비판을 역시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반된 평가를 통해 독자들은 작품 해석에 대한 지휘자들의 다양한 입장을 마주할 수 있다.

(번스타인은 말러 음악을 세상에 널리 알렸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해석했다는 비난을 듣기도 한다.)
길렌 번스타인은 말러를 키치화했다.
(당신도 그 비난에 동조하는가?)
길렌 그렇다. 번스타인은 모든 것을 지나치게 부풀렸고, 전혀 객관적이지 못했다. 개인적인 감정에 빠져서 음악을 해석했다. 악보보다 자신의 감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게 아닌가 싶다. 말러 르네상스가 번스타인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은 큰 착오다. 그가 말러 음악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고 과장했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의 말러를 들을 수는 있지만, 그러면 정작 악보에 담긴 많은 내용을 놓친다. 그는 말러 음악에서 대중음악이라 지칭할 수 있는 측면을 부각시켰다. / 사실 교향곡 7번은 반동적인 요소를 강조한 번스타인의 해석보다 훨씬 더 포스트모더니즘적이고, 쇤베르크나 베르크와 동시대 작품인 것처럼 들린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번스타인의 연주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인류와 사회의 분열이라는 20세기적 내용이 말러 음악의 요지라는 점을 슬쩍 비켜 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번스타인만 그런 것은 아니다. (147-148쪽)

(번스타인의 말러는 오랫동안 상당한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그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말러 해석의 패러다임이 변했는가?)
파파노 레니의 문제는 무대 위에서 자신을 연출한다는 것이었다. 그 점이 음악을 듣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레니는 탁월한 음악가이고 훌륭한 피아니스트였다. …… 그러나 사람들의 눈에는 무대 위에서 전체 쇼를 연출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보인다. 그게 바로 레니였고, 그것이 그의 특성이었다. 그 덕분에 그는 크게 성공했다. 내가 보기에 그의 해석은 매우 솔직했다. / 레니는 말러를 어떻게 지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찾아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극단까지 탐구해보아야 한다. 균형을 찾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흥분된 상태라도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전체적인 조감도를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순간을 이끌어낼 수 있다. (290-291쪽)

(번스타인은 매우 감정적으로 말러를 지휘했다. 그가 음악 자체의 내용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당신이 뉴욕 필을 맡게 되었을 때,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불레즈 없었다. 그에게 맞설 생각이 전혀 없었고, 난 내 길을 갔다. 번스타인의 방식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 번스타인만이 아니라 미트로폴로스의 지휘도 대단히 감정적이었다. 감정을 과장과 비슷한 의미로 본다면, 가장 덜 감정적으로 지휘한 사람은 아마 브루노 발터였을 것이다. 발터에게도 물론 감정적인 면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음악의 일부다. (56쪽)

에셴바흐 하지만 그(번스타인)는 언제나 자신이 말러라고 말하곤 했다. 말러가 작곡했던 마이어니히의 오두막에 들어서면 항상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약간 과장된 면이 없진 않았지만, 번스타인은 절대 거만하게 굴지 않았고 그것이 그의 진심이었다. 그는 항상 내면에서 우러나는 것을, 비록 그것이 즉흥적이라 해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주 솔직한 사람이었다. 번스타인은 말러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내가 말러다!”라고 했다. (114-115쪽)

(지금은 번스타인이 말러 음악에서 지나치게 감정을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메타 하지만 말러도 그렇게 했다! 번스타인은 내가 그렇게 연주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는 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 …… 번스타인이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뉴욕 타임스〉에는 그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평가가 있었다. 그 비평가는 번스타인이 뭘 하든 언제나 그를 공격하고 난도질했다. 지나치게 편파적이었고, 레니는 큰 모욕감을 느꼈다. 나중에 구성원이 바뀌고 난 뒤부터 〈뉴욕 타임스〉는 번스타인이 객원지휘자로 무대에 설 때마다 찬사를 쏟아냈다. 그가 무엇을 해도 신성하고 완벽하다고 했다. (224쪽)

(레너드 번스타인은 말러를 대중화한 인물이다. 당신도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는가?)
나가노 물론이다. 난 그의 학생이었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음악회장의 경계를 뛰어넘어 폭넓은 대화를 이끌어가는 비범한 재주를 지닌 탁월한 예술가였다.
그의 연주는 브루노 발터와는 확연히 달랐다. 마치 음악 형식을 띤 육탄전이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번스타인의 음악회를 떠올리면 음악만이 아니라 지휘하던 그의 몸짓이 생각난다. 그로 인해 연주는 다른 차원에 도달했고, 지휘자와 연주자는 물론이거니와 음악과의 관계, 음악 자체에도 다른 차원이 열렸다. (247쪽)

말러 연주회의 대중화, 무엇이 문제인가
말러 음악은 이제 서구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베토벤보다도 더 자주 연주회장에서 울려 퍼지는 레퍼토리가 되었지만, 말러 음악이 이렇게 대중화된 데에 우려를 표하는 지휘자들도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직접 들어보자.

(말러 음악은 이제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는데…….)
도흐나니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아마 말러는 바그너 이후 사회의 광범위한 계층 속으로 파고든 최초의 거장 작곡가일 것이다. 음악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심지어 사람들은 비음악적인 부분에 매료되기도 한다.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현학적인’ 지식인들도 그에게 빠져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때로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떤 점이 위험한가?)
도흐나니 말러 음악을 오해할 소지가 있다. 사람들은 ‘내면의 소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음악의 외양과 효과에만 급급해한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경우와 비슷하게 말러 음악도 아주 쉽게 오해될 수 있다. / 말러는 대단히 내면적으로 작곡했다. 그의 지휘는 매우 외향적이었지만, 작곡가 말러는 상당히 내향적이었다. 내가 느끼기에 그의 섬세함은 웬만해서는 잘 들리지 않는다. (89-90쪽)

하이팅크 말러는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과도한 연주 공세에 그가 행복을 느꼈을지는 모르겠다. 아주 훌륭한 연주도 있지만, 때로는 음향이 지나치게 크거나 인기에만 너무 연연하는 연주들도 존재한다. 말러 필생의 결실이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나도 신중을 기하려고 애쓴다. 쉼 없는 연주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잘 알기 때문이다. 말러 음악에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말러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예외의 여지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컨베이어벨트에라도 올라탄 듯 쉴 새 없이 연주해서는 안 된다. (171-172쪽)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 중에도 말러의 음악에 흠뻑 빠진 이른바 ‘말러리안’이 적지 않다. 이 책에는 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타계한 아바도, 불레즈, 마젤을 비롯해 지금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블롬스테트, 하이팅크, 바렌보임, 래틀, 얀손스 등 거장 지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또한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난해하고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가까이하기를 머뭇거리는 초심자에게도 ‘음악가 말러’에게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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