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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의 인상(동아시아근대와 여행 총서 1)(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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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쪽 | 규격外
ISBN-10 : 8965641098
ISBN-13 : 9788965641094
미주의 인상(동아시아근대와 여행 총서 1)(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동성 | 역자 김희진 | 출판사 현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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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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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구하기 어려웠는데..책이 깨끗해요~^^ 5점 만점에 5점 bangu*** 2020.02.27
42 배송이 조금 그렇지만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cc2*** 2020.02.20
41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co*** 2020.02.20
40 새도서라 해도 믿을만큼 너무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babosy*** 2020.02.15
39 깨끗한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yojo***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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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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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의 인상』은 약관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동성. 10년의 유학을 마치며 한 권의 책을 영문으로 출간했다.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 우리말로 옮기면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다. 신시내티의 아빙돈 출판사(The Abingdon Press)에서 1916년에 ‘Dong Sung Kim’이라는 저자명으로 발간된 이 책은 한국인 최초로 발간한 영문 단행본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유학생 이승만과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른 강용흘보다도 한 걸음 앞섰던 것이다. 김동성은 이 책에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인상을 재치 있고 명랑한 어법의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서고에서 빛바래가던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 세상에 꺼내놓는다.

저자소개

저자 : 김동성
저자 김동성은 김동성(金東成, 1890~1969)
1890년 개성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천리구(千里駒). 소년 시절이던 1906년 윤치호를 초빙하여 한영서원을 설립한 숨은 주역이다. 중국 쑤저우의 둥우 대학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헨드릭스 대학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신시내티 미술학교에서 10여 년간 유학했다. 미국 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삽화를 곁들인 에세이집이자 한국인 최초의 영문 단행본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1916)를 미국에서 출판했다. 귀국 후 ≪동아일보≫ 창간에 가담했고, 한국 최초의 해외 특파원, 한국 최초의 세계기자대회 참가기자, 연재만화가 및 기획자, 편집자, 번역가, 사전편찬가로 맹활약했다. ≪동아일보≫ 조사부장을 거쳐 ≪조선일보≫ 발행인 겸 편집인, ≪조선중앙일보≫의 편집국장을 맡았으며, 이상협?안재홍과 더불어 한국 3대 기자로 꼽힌다. 기자 활동과 더불어 최초의 한국어 언론학 개론서 『신문학』(1924)와 뉴미디어 해설서 『라디오』(1927), 한국인 최초의 한영사전 『최신선영사전』(1928)과 영어학습서 『영어독학』(1926)를 출간하기도 했다.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의 책임자로 언론계를 잠시 떠났다가 해방 후 합동통신사를 설립하며 언론계에 복귀했다. 단정 수립 후 초대 공보처장을 역임한 것을 계기로 정치계에 들어서 민의원, 국회부의장 및 임시의장을 지냈다. 초기 대한민국 외교 및 공보 설계자로서 경제시찰단, 한미친선사절단, 유엔총회 한국대표, 대통령 특사로 외교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문필가이자 번역가로서 붓을 놓은 일이 없었는데, 영어와 한학 소양을 기반으로 『한문학 상식』, 『중국문화사』, 『삼국지연의』, 『서유기』, 『금병매』, 『열국지』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영문소설 The Great Khan을 신문에 연재하기도 했다. 다양한 외국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인상기』, 『중남미 기행』 등 여행기도 남겼다. 천리구라는 호처럼 세계와 한국, 동과 서, 문화의 각 방면을 오가며 서로를 매개하고 번역하는 문화번역가의 삶을 살았고, 1969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역자 : 김희진
역자 김희진은 성균관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동 대학 프랑스어권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출판기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에서 활동하고 있다. 『뱀파이어의 매혹』,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공역), 『체르노빌』, 『송라인』, 『고양이의 기묘한 역사』, 『세기와 춤추다』(공역) 등 영어와 불어로 된 책 다수를 번역했다.

역자 : 황호덕
역자 황호덕은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부교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도쿄 대학 총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어바인), 프린스턴 대학교, 일본 조사이 국제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했다. 고석규비평문학상과 한국비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벌레와 제국』, 『프랑켄 마르크스』, 『근대 네이션과 그 표상들』, 『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전 2권, 공저), 『전쟁하는 신민, 식민지의 국민문화』(공편)가 있고, 옮긴 책으로 『근대어의 탄생과 한문: 한문맥과 근대일본』(공역)이 있다.

목차

『미주의 인상』을 펴내며
사진으로 보는 천리구 김동성

제1부 김동성의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1916)
감사의 말 | 머리말 | 서문 | 우리의 미국 여행 | 도시 | 시골 생활 | 교회 다니기 | 미국의 가정 | 춤 | 자동차 | 옷 | 개구리 다리 | 사고 | 우편배달부 | 사랑 | 여성 참정권 | 대학 사교 모임 | 대학 생활 | 야구 | 풋볼 | 대통령 | 남부 | 자유 | 유명한 미국인들 | 작가들 | 공공 도서관 | 신문

제2부 ≪매일신보≫의 <미주의 인상>(1918)
도미 | 시가지 | 도서관 | 의복 | 음식

제3부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에 대한 미국 언론 리뷰
≪캔자스시티 스타≫ | ≪보스턴 저널≫ | ≪아이다호 스테이츠먼≫

해설
문화번역가 천리구 김동성, 그 동서 편력의 첫 화첩
한국인 최초의 영문 단행본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에 대해 | 황호덕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100년 전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 천재 유학생 김동성 그의 눈에 비친 아메리카의 풍경 ㆍ 1916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발간한 영문 단행본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의 우리말 번역 수록 ㆍ 1918...

[출판사서평 더 보기]

100년 전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 천재 유학생 김동성
그의 눈에 비친 아메리카의 풍경
ㆍ 1916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발간한 영문 단행본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의 우리말 번역 수록
ㆍ 1918년 한국어 일간신문 ≪매일신보≫에 연재한 [미주의 인상] 현대어역 수록

한 조선 청년이 뉴욕 항에 도착했다. 개성에서 출발해 아시아, 유럽 대륙을 거쳐 사우샘프턴에서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1909년,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다. 기나긴 항해의 끝, 저 멀리 맨해튼의 높은 빌딩 무더기를 바라보며 이 조선 청년은 어떤 꿈을 품었던 것일까.
그의 이름, 김동성. 약관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10년의 유학을 마치며 한 권의 책을 영문으로 출간했다.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 우리말로 옮기면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다. 신시내티의 아빙돈 출판사(The Abingdon Press)에서 1916년에 ‘Dong Sung Kim’이라는 저자명으로 발간된 이 책은 한국인 최초로 발간한 영문 단행본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유학생 이승만과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른 강용흘보다도 한 걸음 앞섰던 것이다. 김동성은 이 책에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인상을 재치 있고 명랑한 어법의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서고에서 빛바래가던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 세상에 꺼내놓는다.

근대 조선의 서양관, 근대 지성의 재발견

『미주의 인상』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1916년 미국에서 발간된 영문 단행본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를 저자 김동성이 직접 우리말로 옮긴 말이다. 김동성은 귀국 후인 1918년 2월, 당시 한국어 일간신문이었던 ≪매일신보≫ 에 자신이 미국에서 펴낸 책의 일부를 국한문체로 직접 번역해 5회에 걸쳐 연재했다. 당시의 연재명이 바로 ‘미주의 인상(米洲의 印象)’이었다. 그리하여 저자 스스로가 우리말로 번역한 이 말 『미주의 인상』이 책제목으로 선택되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1부에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 우리말로 옮기면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를 영어에서 현대 우리말로 옮겨 실었고, 제2부에 1918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미주의 인상>을 당시 국한문체에서 현대 우리말로 옮겨 수록했다. 이 제2부는 저자 자신의 번역을 수록하고 있어 번역사에도 가치 있는 자료이다. 제3부는 1916년 영문 책자가 출간되었을 당시 미국 언론에 실린 서평을 영어에서 우리말로 옮겨 실었으며, 이 책의 번역자이자 해설자인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황호덕 교수의 해제를 덧붙였다. 또한 김동성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하기 위해 그의 유학과 삶의 궤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사진 및 그림을 본문 앞쪽에 배치했다. 이 도판들 가운데에는 저자가 안창호에게 보낸 서신이나 1921년 저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에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자대회에 참석해 부의장에 피선되고 미국의 대문호 허버트 조지 웰스와 찍은 사진같이 희귀한 도판들도 수록되어 있다.
제1부에 수록한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1916)의 대체적인 내용은 동서 비교 문화론에 가깝다. 의식주를 비롯한 미국의 생활문화, 미국인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과 현실, 여성과 가정에 대한 관찰, 대학 생활의 편린들, 정치와 언론 등 공공 영역에 대한 평가 등 조선이라는 세계의 변방, 식민지에서 온 한 동양인 청년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에서 경험한 일들과 문화적 섭취들이 담담하고도 재치 있게 표현되어 있다. 1910년대 근대로의 입구에 서 있던 한국인이 가질 법한 미국관, 서양관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양성 평등이나 민주적 가치, 자유로운 개인과 언론의 중요성, 도서관 문화로 대표되는 교양을 강조하는 등 서구화된 근대지성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의미가 깊다.

미국은 무엇이고, 미국인은 누구인가

조선 청년 김동성의 눈에 비친 아메리카의 풍경은 어땠을까.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의 몇몇 장을 살펴보면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인 미국을 경험한 조선 청년의 고뇌를 읽어낼 수 있다. “미국의 자유는 과거든 현재든 가장 부러운 것이었다. 법원이건 개인이건, 아무리 잘못된 행동이라도 남들을 짓밟거나 이용해먹은 적이 없다. 구두닦이에게도 상류층 사람이나 백만장자만큼의 자유가 있다”(103쪽)는 대목이나, “미국이 공화국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나라의 최고 책임자를 4년마다 선출하는 일이 가능하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 그는 완전히 사심 없는 동기를 지닌 국민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 우리는 하인을 대를 물려가며 두는 데 익숙했는데, 그는 동등한 능력을 가진 다른 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99쪽)는 대목에서는 조선의 전근대성과 비교되는 미국의 선진 정치문화를 경험하면서 그가 느꼈을 법한 안타까움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나 먼 변방에서 온 이방인이라 해서 미국의 모든 면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또 다른 장에서는 “왜 남성들이 투표권처럼 사소한 것을 여성들에게 내주기를 주저하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다. … 몇몇 여성은 소위 ‘자격이 충분한’ 정치가들보다 공직에 더 적합하다. 이런 점에서 몇몇 남성은 밥줄을 잃게 될까 두려워했다”(85쪽)며 비난 없는 질책을 서슴지 않으며, “이웃보다 조금 더 재산이 많은 이가 있다면, 동네에서 제일가는 미녀가 그를 먼저 선택한다”면서 미국의 자본주의 속물성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입담을 펼쳐놓는다.
이 책의 ?서문?을 써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편집장의 말을 빌리자면, 김동성의 글쓰기는 “기발하고 건전한 유머를 통해 … 정확한 판단과 안목으로 서양 문명을 실제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그의 재치는 인유, 즉 패러디에서 기인한다. 김동성은 자신이 영문 고전의 정격적 문장들로부터 자양분을 얻고 그것을 변형해 스스로의 감상과 관점을 전달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명랑하고 유쾌하며 재미있다. 한 세기 전에 고루한 조선인이 쓴 한문체 글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한국 3대 기자로 꼽히는 김동성,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서

한국에서 북감리교 선교사로 20년간 활동했던 조지 허버 존스는 ≪세계 전망≫에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한국인은 …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턱 밑에서 잡아매는 운두 높은 모자를 다시 쓰고 선조들의 나라에 대한 평화로운 만족에 잠겨 안주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과연 고국에 돌아온 김동성은 자신의 재능과 지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먼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은 식민지가 된 조선의 현실을 마주하고 언론인의 길을 가기로 작정한다. 1920년 ≪동아일보≫ 창간 당시에 기자로 입사한 그는 창간 축사를 받기 위해 베이징에 특파되는데, 이로써 그에게 두 번째 한국인 최초의 기록이 붙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특파원.’ 그는 ≪동아일보≫ 창간 기자로서 창간호 1920년 4월 1일자 3면에 만평을 그렸으며, 1920년 4월 11일자부터는 직접 그린 4칸 만화를 싣는 등 우리나라 언론사상 최초로 4칸 만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 다음해인 1921년 10월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제2차 만국기자대회에 조선 대표로 참석해 부의장에 피선되어 한국 최초의 국제기자대회 참석자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그 후로 ≪조선일보≫ 편집인 겸 발행인, ≪조선중앙일보≫의 편집국장으로 활약했고, 해방 후에는 오늘날 ≪연합뉴스≫ 의 뿌리가 되는 ≪합동통신≫ 의 초대 사장을 맡기도 했다. 1924년에는 한국 최초의 근대 언론학서인 『신문학(新聞學)』을 출간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서 우리나라 3대 기자로도 꼽힌다.
그러나 언론인으로서의 업은 지성인 김동성의 일면에 불과하다. 그는 단정 수립 후 대한민국의 초대 공보처장, 국회 부의장, 민의원 사무총장, 민주공화당 중앙위원을 역임하는 등 복잡한 정치 여정을 보여준 정치가이기도 했다. 또 한문과 영어에 대한 조예를 바탕으로 『삼국지』, 『열국지』, 『서유기』, 『장자』,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등을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한 번역가이기도 했고, 한국인 최초로 한영사전을 편찬한 사전편찬가이기도 했다. 1909년 미국 유학길에 나서며 시작된 여행가이자 편력가(遍歷家)로서의 삶도 생애 내내 이어져서 해방 후 미군정의 여권으로 해외를 여행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뉴욕타임스≫에 보도되기도 했으며, 『중남미 기행』 『미국 인상기』와 같은 책으로 여행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업적에 비해 오늘날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평전이자 문집인 『천리구 김동성』(김을한 편, 을유문화사)이 1981년 출간된 바 있지만 이미 사반세기도 훨씬 전의 일이 되었다. 그가 번역해 1924년에 출간한 『붉은실』(조선도서주식회사)이 2010년에 복간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김동성의 첫 저서인 이 책 『미주의 인상』은 잊혀져버린 그의 다면적인 면모를 재조명한다는 의미에서도 오늘날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독서가 되리라 기대한다.

- <동아시아 근대와 여행> 총서 소개

근대를 향한 정신의 궤적을 따라가는 여행기를 엮다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가 열렸다. 근대의 포문이 열리자 지리의 경계가 흔들리고 이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반도로 제국 열강의 손길도 뻗어 들어왔다. 조국의 미래가 풍전등화인데 새로운 문물과 사상이 들어와 뒤섞이니 고뇌와 좌절 속에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열망은 더욱 강해졌다. 그리하여 근대의 조선인들은 대해를 건너 대륙을 지나 있는 바깥세상으로 눈을 돌렸다. 남녀의 가치, 계층의 위계, 조국의 정체성, 타자와의 경계가 모두 흔들리던 대지진 속에서, 그야말로 새로운 이동의 역사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여행이라는 그 고난과 빛의 길을, 근심과 노고로 가득 찬 고통의 길을 고스란히 담은 여행기들을 <동아시아 근대와 여행> 총서로 엮었다. 여행기에는 경험적 진실과 이상에 관한 몽환이 담겨 있다. 그래서 여행기란 위기의 비평이자 경험 위의 설계도이다. 근심과 고통으로 가득 찬 동아시아 근대의 지적 변환들이 여행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시험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진정한 여행이란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 창출하고자 하는 새롭거나 오래된 이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런 까닭에 여행기란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에 관한 하나의 징후이자 정신의 궤적이기도 하다. 보았던 것(지식), 보고 싶은 것(희망), 보아야 하는 것(당위)을 연결하는 이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근대를 새롭게 파악할 수 있는 ‘다른 근대’로의 입구를 만난다. 야만인과 신, 좌절과 희망, 문화와 문명 사이에서 흔들리며, 자기를 재구성할 확신과 탈구축할 수 있는 이상을 발견하는 몸과 앎의 모험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근대사의 입구에서 만난 조선의 지식인을 재조명하다

<동아시아 근대와 여행> 총서는 근대의 입구에서 고뇌했던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남긴 글을 현대 우리말로 옮겨 한 세기 전 근대인들과의 조우의 장(場)을 만들고자 한다. 이동을 통해 불균질한 시공간을 경험했던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 그들의 눈에 비친 서양과 타자, 이문화에 대한 경험을 기록한 기행문에는 서구와 비서구, 제국과 식민지,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이항대립을 넘어서는 우리 지식인들의 성찰적 인식이 담겨 있다. 그들은 우리 근대정신의 원형이었으나 근래에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10년간의 미국 유학길 끝에서 1916년 한국인 최초로 영문 단행본을 미국에서 출간한 김동성은 ≪동아일보≫ 창간 기자, ≪조선일보≫ 발행인 겸 편집인을 역임한 우리나라 3대 기자였으며, 초대 공보처장을 지내며 대한민국 외교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3권에서 만나게 될 조소앙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비서장을 지낸 독립운동가이자 삼균주의 사상가로서 임정의 헌법, 강령의 초안을 집필한 근대사상가이다. 2권 『경성 엘리트의 만국 유람기』에서 엮은, 조선 3대 민족 변호사 허헌, 조선의 로라 박인덕, 스웨덴에서 유학한 최초의 경제학사 최영숙 외 조선의 지식인들 또한 우리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바랜 채 오늘을 맞이한 인물들이다. 잊혀진 혹은 가려진 근대의 지식인들을 불러내어 우리 책장에 다시 세우는 것은 <동아시아 근대와 여행> 총서가 가진 또 하나의 의미다.
현실문화 출판사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황호덕 교수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총서는 앞으로도 목록을 더해가며 동아시아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와 빛의 여행길에 동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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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1916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단행본을 출간한 김동성. 그의 책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를 번역하고, 1918년...

    1916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단행본을 출간한 김동성. 그의 책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를 번역하고, 1918년 매일 신보에 그가 연재한 <미주의 인상> 그리고 그의 책에 대한 당시의 평과 번역자의 해설까지 알차게 담은 <米洲의 印象>. 사진자료도 많고 심지어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는 정말 오래된 책처럼 종이를 처리해놔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그러나 재미뿐 아니라, 이 책을 통해 나는 1910년대의 미국과 한국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의 서문을 쓴 <신시내티 인콰이어러>편집장의 서문을 보면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인 서양일 것이나,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는 우리 모두가 동족임을 입증한다라고 했는데, 그 후로 100년의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모두 하나임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김동성은 <미주의 인상>에서 자신을 큰 바다의 한 방울 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의 바다라고 했던가? 그 속에서도 자신을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자신에게 인사를 건낼 사람 하나 없는 상황을 그렇게 표현했다. 아마 그가 살아간 조선이라는 공간은 그와 반대였기에 그런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10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글쎄, 그가 뉴욕에서 느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신은 칭크도 아닌데 하던 것은,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외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 한동안 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긴 시간이 흘러도 외국에서의 한국의 정체성은 모호하기만 한 거 같다.

    그는 미국의 제도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한다. 모든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신분이 세습되지 않고 대통령을 4년에 한번씩 선출한다는 사실에 꽤나 감탄을 하는 눈치였다. 사실 이 책은 동아시아 근대와 여행 총서라는 시리즈의 1권이다. 2권은 <경성 에리뜨의 만국 유람기>인데, 두 권의 책을 함께 읽다 보면, 지금의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그들에게는 경이로움의 대상이었다는 것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심지어 책을 외울 필요가 없이, 공공 도서관에 가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부러워하는 눈치도 보인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조선시대는 책이 참 귀해서 외울 때까지 읽어야 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공공 도서관을 봤을 때의 충격이 어떨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그가 야구가 얼마나 큰 사랑을 오랫동안 받을 지 예측한 것도 재미있었지만,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자동차는 소유주의 광고대행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마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차가 그 사람의 재산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은 지금도 통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난폭운전이 뉴스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김동성은 제 무덤을 향해 돌진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요즘은 웬만한 교통사고는 뉴스에도 잘 나오지 않는데 말이다. 하기사 그때도 일요일에는 너무 사고가 많아서 많은 건수가 보도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 흐름의 연장선상에 우리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조선 청년이 바라본 미국 | 5f**10 | 2015.01.0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약 100년 전, 뉴욕에 입항한 약관의 김동성이 바로 이 연구실 저편으로 나 있는 철길을 따라 트렌턴을 거쳐 남부의 아칸소...

    약 100년 전, 뉴욕에 입항한 약관의 김동성이 바로 이 연구실 저편으로 나 있는 철길을 따라 트렌턴을 거쳐 남부의 아칸소로 갔다. 그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나는 지금 어떤 여행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 근대 문화의 수업 시대를 열고, 편력 시대를 함께한 이 조금은 잊혀버린 문화사적 인물의 조촐하지만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짧은 여행이 즐겁기를, 종종 깊은 상념들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 <미주의 인상>을 펴내며 중에서

     

     

    김동성金東成은 누구인가?

     

    김동성(1890~1968년)은 개성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한영서원韓英書院에서 근대 문물에 눈을 뜨고서 당시로선 들물게 일본이 아닌 중국과 미국을 유학지로 선택했다. 1908년부터 1917년까지 약 10년 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는 한국 근대 문화사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소년 때인 1906년 윤치호를 초빙하여 한영서원을 설립한 숨은 주역으로 중국 쑤저우의 둥우 대학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헨드릭스 대학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신시내티 미술학교 등에서 10여 년간 유학했다. 미국 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삽화를 곁들인 에세이집이자 한국인 최초의 영문 단행본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1916)를 미국에서 출판했다.

     

    당대의 미국통通으로 활약한 그는 언론인, 만화가, 번역가, 관료, 정치가, 저술가, 사전편찬가로서 매우 다양한 재능을 펼치면서 살았다. 소년 시절부터 근대 학문을 배웠던 소위 1세대 문화인인 셈이다. 최남선, 송진우, 김두봉, 유영모 등의 지식인들이 그와 같은 해에 태어난 인물이다.

     

    귀국 후 <동아일보> 창간에 가담했고, 한국 최초의 해외 특파원, 한국 최초의 세계기자대회 참가기자, 연재만화가 등으로 맹활약했다. <동아일보> 조사부장을 거쳐 <조선일보> 발행인 겸 편집인, <조선중앙일보>의 편집국장을 맡았으며 이상협, 안재홍과 더불어 한국 3대 기자 꼽힌다.

     

    1921년 만국기자대회에 참석한 김동성(맨 오른쪽)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의 책임자로 언론계를 잠시 떠났다가 해방 후 합동통신사를 설립하며 언론계에 복귀했다. 단정單政 수립 후 초대 공보처장을 역임한 것을 계기로 정치계에 들어서 민의원, 국회부의장 및 임시의장을 지냈다. 초기 대한민국 외교 및 공보 설계자로서 경제시찰단, 한미친선사절단, 유엔총회 한국대표, 대통령 특사로 외교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1부에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 우리말로 옮기면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를 영어에서 현대 우리말로 옮겨 실었고, 제2부에 1918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미주의 인상>을 당시 국한문체에서 현대 우리말로 옮겨 수록했는데 이는 저자 자신의 번역을 수록하고 있어 번역사에도 가치 있는 자료이다. 제3부는 1916년 영문 책자가 출간되었을 당시 미국 언론에 실린 서평을 영어에서 우리말로 옮겨 실었으며, 이 책의 번역자이자 해설자인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황호덕 교수의 해제를 덧붙였다.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

     

    한 조선 청년이 뉴욕 항에 도착했다. 개성에서 출발해 아시아, 유럽 대륙을 거쳐 사우샘프턴에서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1909년,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다. 기나긴 항해의 끝, 저 멀리 맨해튼의 높은 빌딩 무더기를 바라보며 어떤 꿈을 품었을까? 그의 이름, 김동성.

     

    약관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10년의 유학을 마치며 한 권의 책을 영문으로 출간했다. Oriental Impressions In America, 즉 <동양인의 미국 인상기>이다. 신시내티의 아빙돈 출판사에서 1916년에 Dong Sung Kim이라는 저자명으로 발간된 이 책은 한국인 최초로 발간한 영문 단행본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미국 유학생 이승만과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른 강용흘보다도 한 걸음 앞섰는데, 이 책에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인상印象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서고에서 빛바래가던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 세상에 꺼내놓는다.

     

     

    자유의 여신상을 향해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책을 펼치면 1916년 출간된 고서古書를 읽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속지는 세월이 흘러 누렇게 변한 듯한 느낌을 준다. 면지(표지 안쪽)도 미국 도서관에 보관된 단행본 면지 PDF 파일을 받아 그대로 사용했다. 일부 글씨체도 당시 타자기로 쓴 것 같은 '타이프라이터 서체'를 썼다.

     

    해외로 여행을 나가면 대개는 높은 빌딩이 제일 먼저 눈에 띄듯이, 100년 전 조선 청년 김동성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나 보다. 당시 글로벌 기업으로 위세를 떨치던 재봉틀 회사 싱어의 본사 건물에 감명을 받아서인지 이를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다. 높이 187미터, 47층의 최고층 빌딩이 맨해튼에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우측은 실제 사진, 좌측은 김동성의 삽화

     

    길 양쪽의 서두르는 군중들, 끊임없이 팔다리를 움직이는 덩치 좋고 키 큰 교통경찰들, 자동차, 전차, 지면으로, 고가도로로, 심지어 지하로 다니는 차들, 온갖 종류의 탈것들, 경적소리, 덜컹대는 소리, 그 밖에 천 가지 다른 것들이 현대 미국 도시에는 동시에 존재했다.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는 말과 자동차를 비교하며 고대 장군들에게 아끼던 말이 없었다면 역사 속에서 그렇게 많은 페이지를 장식할 수 없었듯이, 이 새로운 땅에는 말이 새로운 경쟁자 자동차를 만났다고 표현한다. 차는 그 소유자의 재산 수준을 따라가므로 재산이 많을수록 차도 값비싸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칫하면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심한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난폭 운전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는 뉴스거리를 수집하는 일이 언론사의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일요일 오후면 사고가 너무 많이 나므로 아예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고 '양키 푸시(미국인의 저동성)'을 조롱한다.

     

     

    오, 동양은 동양이고, 서양은 서양이니, 이 둘은 결코 만나지 못하리라. 신이 위대한 심판의 자리에 하늘과 땅이 놓일 그날까지는. - 러디어드 키플링, <동양과 서양의 발라드> 중에서

     

    그는 '칭크' 혹은 '잽' 취급을 받았다. 칭크는 중국인, 잽은 일본인을 가리키는 속어이자 모욕적인 표현이다. 심지어 가난한 동네를 지나가다 아이들이 "칭크, 칭크, 중국인, 중국인은 쥐를 먹는다네"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사실 그는 2년 동안 중국에서 수학修學할 때 맛본 적도 없는 요리였다.

     

    그런데, 조선에선 식용이 아니던 개구리 다리가 여기선 최고 유행 요리 메뉴라고 말한다. 선입견 때문에 먹기 곤란했지만 이방인 주제라 속수무책의 처지였다. 하긴 로마에서 로마법에 따르라고 했다. 나중에 그는 잘 만든 타타르 소스를 곁들여 개구리 다리를 제대로 즐길 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거만하게 키플링의 시를 각색했다.

     

    "오, 동양과 동양, 서양과 서양, 이 둘은 언제고 만나리라. 신의 위대한 심판의 자리에 하늘과 땅이 놓이기 그전에도" - 키플링에게 사죄하며 

     

     

    조선에서는 부모가 젊은이들의 배우자감을 골라주므로 젊은이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미국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젊은이들은 대단한 자유를 누리고 있어서 스스로 선택한 이와 사랑의 도피를 할 정도다. 아가씨도 예외가 아니다. 이웃보다 조금 더 재산이 많은 이가 있다면, 동네 제일의 미녀가 그를 먼저 선택한다.

     

    또 그는 여성 참정권을 주저하는 남성들을 비판한다. 레이디 퍼스트, 여성들은 사실상 미국의 지배자다. 밥벌이는 남성이 하면서도 여성이 남성들을 완전히 지배하는데, 왜 남성들이 투표권처럼 사소한 것을 여성들에게 주기를 주저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를 자르고 있소"

     

    전차에서 젊은이들 간에 나눈 대화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불운한 벨기에 피난민으로 생각했다가 이내 야구장 잔디를 깎는 일꾼임을 알아챘다. 야구는 미국의 모든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들 열광한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경기이므로 계속 인기를 누릴 것으로 아니 인기가 더 커지고 인류의 운명과 함께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미국이 공화국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나라의 최고 책임자를 4년마다 선출하는 일이 가능하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완전히 사심 없는 동기를 지닌 국민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우리는 하인을 대를 물려가며 두는 데 익숙했는데, 그는 동등한 능력을 가진 다른 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선진 정치 문화를 보면서 그는 조선의 전근대성과 비교한다. 자신의 조국에서 보았던 왕이나 황제들처럼 미국의 대통령은 죽을 때까지 권력을 갖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조국의 친구들에게 '여기 대통령은 교통경찰관에게 속도 위반으로 붙잡혀간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미국의 자유는 과거든 현재든 가장 부러운 것이었다. 법원이건 개인이건, 아무리 잘못된 행동이라도 남들을 짓밟거나 이용해먹은 적이 없다. 구두닦이에게도 상류층 사람이나 백만장자만큼의 자유가 있다"    

     

    또, 미국의 자유가 무척 부러웠던 모양이다. 워싱턴은 미국에서 폭정을 완전히 뿌리 뽑고 자유를 확립했고, 다른 나라의 난민과 망명자들도 이곳을 피신처 삼아 보호받는다.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유대인 도시이며 폴란드인, 아르메니아인, 힌두교도, 심지어 조선인들까지 성조기 아래서 개인적 권리를 존중받는다고 말한다. 사실 이런 점이 '팍스아메리카나'를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신문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인상적이다. 미국 대중을 지배하는 요소로 정치가와 신문을 손꼽는 그는 로마의 웅변가들이 포럼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신문은 전국을 뒤흔들어놓는다고 표현한다. 또 미국 대중에게 신문은 마치 독일 문화의 니체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이 조선 청년은 귀국해서 언론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한국의 3대 기자로 꼽혔다.

     

     

    김동성, 그는 어떤 여행자였을까?

     

     

    "보통의 여행자는 새로 당도한 곳에서 그 사회의 선한 풍경만을 풍문으로 변주한다. 눈 밝은 여행자는 그 사회의 풍경과 풍습에서 숨은 악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리고 가장 훌륭한 여행자는 한 사회의 선이 만들어낸 뜻하지 않은 악들과 악이 만들어낸 거짓된 선들을 발견하고 전율한다" - 황호덕 교수, <미주의 인상>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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