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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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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쪽 | A5
ISBN-10 : 8961960679
ISBN-13 : 9788961960670
그림 수다 중고
저자 김영숙 | 출판사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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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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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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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수다로 만나는 흥미진진한 명화 이야기! 톡톡 튀는 수다로 풀어놓은 서양미술 이야기『그림 수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어려운 미술사적 지식보다는, 미술사의 거장들이 남긴 명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줌마가 수다 떨듯이 쉽고 재미있게 전해준다. 미술이론을 전공한 저자이지만 무거운 지식 대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미술작품을 보고 그 소감을 밝힌다. 아줌마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서양미술사와 신화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거기에 생활 속 이야기를 곁들였다. 저자는 그림을 잘 모르더라도 자신의 감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시각에서 즐겁게 감상하면 된다고 용기를 선사한다.

저자소개

저자 : 김영숙
저자 김영숙은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스페인어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를 연주했고 클래식과 재즈음악을 즐긴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그녀는 틈나는 대로 세계를 여행한다.
주한 칠레 대사관과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사이버주부대학에 연재한 「음악이 있는 그림 이야기」와 「명화와 함께 읽는 그리스 신화」가 호응을 얻으며 단행본으로 출간되자, 마흔 나이에 늦깍이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미술사를 공부했다.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앤드루샤이어(Andrewshire)갤러리에서 미술사를 강의했고, 최근 귀국해 강의와 저술 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 『그림 속 예수를 만나다』 『파리 블루』 『나도 타오르고 싶다』 『자연을 사랑한 화가들』(공저) 등이 있고, 『엘 그레코』를 번역했다. 『내가 제우스였다면?』 『내가 헤라클레스였다면?』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미술책』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어린이 세계사』 등 어린이를 위한 책도 여러 권 썼다.

목차

여는 글_ ‘그림’이라는 멋진 애인 이야기

1 화가에게 그녀는
출렁이는 아름다움 _ 페테르 파울 루벤스, 「세 여신」
어우동이냐 신사임당이냐 _ 르네 마그리트, 「강간」
예쁘면 죄 없다 _ 프락시텔레스, 「크니도스의 아프로디테」
왜곡 속에 드러난 유쾌함 _ 페르난도 보테로, 「쌍둥이 아리아스의 집」
순간의 진실을 포착하다 _ 에드가 드가, 「스타」
효심인가 흑심인가 _ 카를로 프란체스코 누볼로네, 「시몬과 페로」
감각적이고도 우아한 아름다움 _ 퐁텐블로파,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녀의 자매」
인간의 심리를 조롱하다 _ 프란시스코 데 고야, 「옷을 벗은 마하」
네 멋대로 해석해라 _ 조지아 오키프, 「핑크 바탕에 두 송이 칼라 백합」
처녀들의 저녁식사 _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_ 귀스타브 쿠르베, 「샘」
누가 그녀를 악녀로 만들었나 _ 에드바르 뭉크, 「마돈나」

2 그들에게 사랑은
봄은 사랑이로소이다 _ 산드로 보티첼리, 「프리마 베라」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남자 _ 장 레옹 제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봄날은 갔다 _ 오스카어 코코슈카, 「바람의 신부」
파멸에 이른 치명적 사랑 _ 카미유 클로델, 「중년」
이마 안에 가둔 치명적 사랑 _ 프리다 칼로,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사랑은 늘 예외상황 _ 잔 로렌초 베르니니, 「아폴론과 다프네」
서글픈 사랑의 전조 _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잔 에뷔테른의 초상」
너무 늦었잖아요 _ 에드워드 번 존스, 「필리스와 데모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_ 요한 조파니, 「왕립 아카데미 회원들」
거부는 때로 강한 긍정 _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탈주」
자나 깨나 여자 조심 _ 구스타프 클림트,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I』

3 그들 앞에 그림은
이 왕관이 당신 몫이던가 _ 외젠 들라크루아, 「자식을 죽이는 메데이아」
꿈꿀 시간조차 없다 _ 오딜롱 르동, 「감은 눈」
그림은 알고 봐야지 _ 아뇰로 브론치노, 「알레고리 」
이 정도는 삽니다 _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의 결혼」
내가 내 눈 찌르는 세상 _ 자크 루이 다비드, 「사비니 여인의 중재」
겨울이 생긴 이유 _ 프레더릭 레이턴, 「페르세포네의 귀향」
고급은 결국 살아남는다 _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호의 뗏목」
미사일은 도처에 깔려 있다 _ 콘스탄틴 브란쿠시, 「남자의 토르소」
콩으로 단팥죽도 만드는 그들 _ 구에르치노, 「수산나와 노인들」
감히 어디 숲 속에서 이런 짓을 _ 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누가 더 나쁜가 _ 카라바조, 「세례요한의 목을 든 살로메」

책 속으로

에드가 드가의 여자들은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은 눈이 시릴 정도의 밝은 조명이 꺼진 뒤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와 스타킹을 벗어던지고, 낮에 먹은 기름진 음식의 여운을 트림 한 방으로 몰아낸 뒤, 찌든 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욕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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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드가의 여자들은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은 눈이 시릴 정도의 밝은 조명이 꺼진 뒤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와 스타킹을 벗어던지고, 낮에 먹은 기름진 음식의 여운을 트림 한 방으로 몰아낸 뒤, 찌든 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욕조로 들어간다. 드가는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는 그녀들의 은밀한 사적 공간을 종종 침범한다. 그의 시선에 잡힌 그녀들은 사실상 무장해제 상태이다. 몰래 들여다본 그녀들의 세계는 우아하고 고상한 자태나 완벽한 균형과는 거리가 있다. 그림 속 여자들은 무심결에 평소대로 움직이고 있고, 드가는 그녀들을 재빨리 포착해 자신의 화면 속에 얼른 넣어버렸다. 마치 파헤쳐진 생선의 남은 뼈를 보는 것 같은 비릿함, 그게 전부이다.
순간의 진실을 포착하다 - 에드가 드가, 「스타」

봄은 이처럼 정념 어린 바람과 순결한 꽃이 서로 화답하는 순간 탄생한다. 제피로스가 비록 한순간이나마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뜨는 순간, 그리고 그 사랑을 두려워하면서도 받아들이는 플로라의 몸짓이 머무는 동안을 사랑이라고 불렀나 보다. 둘의 성스러운 결합을 위해 아프로디테는 옷을 차려입고, 에로스는 화살에 사랑을 달구어 쏘아대고 있다. 날아다니는 장화를 신은 헤르메스가 겨울이라는 어두운 먹구름을 저으며 멀리 내몬다. 들뜬 춘정에 온몸이 타오르는 것이 바로 이들의 짓이었나 보다. 봄, 그것이 지독한 모성의 시간이든, 바람난 남자가 짧은 순간이나마 자신의 정념을 잠재우는 순간이든, 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봄은 사랑이로소이다 - 산드로 보티첼리, 「프리마 베라」

디에고 리베라는 프리다 칼로의 남자였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한평생 당당함이 그녀의 수식어였던 것처럼 그녀는 그렇게 그를 사랑했다. 스무 살 이상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으로 그림을 택했다. 그림은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이자 만신창이가 된 육신으로부터의 탈출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육신의 아픔만큼 리베라는 그녀를 아프게 했다.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정력으로 수많은 여성을 유혹했다. 그의 공공연한 애정 행각은 그녀를 멍들게 했고, 특히 그의 여성 편력이 칼로의 연년생 동생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좌절했다. 리베라는 그저 세상의 많은 여자들에게 한눈팔았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칼로는 그의 작은 송곳질에 온몸이 피범벅 되는 상처를 입었다.
이마 안에 가둔 평생의 사랑 - 프리다 칼로,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처럼 서양미술사에는 남자는 화가 여자는 모델이라는 공식이 굳건히 서 있었다. 1980년대, 페미니즘 미술에 앞장서던 여성 예술가 집단인 게릴라걸스(Guerrilla Girls)는 “근대미술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미술가들 중 5퍼센트만이 여성미술가인데 비해 누드를 그린 작품의 85퍼센트는 여자를 그린 것이다”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즉 유명 미술관에 걸린 작품 대다수가 남성 화가들의 것이고, 여성 대부분은 남성 화가들이 그리는 그림의 모델, 특히 누드로나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녀들이 일침을 놓는다.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벗어야만 하는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 요한 조파니, 「왕립 아카데미 회원들」

외젠 들라크루아는 두려움에 가득 찬 채 어미에게 매달린 두 아이에게 칼을 들이댄 메데이아의 모습을 그렸다. 들라크루아는 이 그림에 당시 유행하던 낭만주의의 미학을 가득 담았다. 낭만주의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달콤한 밀어 같은 부드러움을 떠올리지만 들라크루아에게 낭만은 인간의 본능에 존재하는 사악함과 부도덕함, 즉 아무것도 개입되지 않은 원초적 감정을 뜻하는 것이었다. 동굴 속에는 자식에게 차마 그럴 수 없다는 천륜도, 모성애도 없다. 자식을 죽이는 차라리 당사자인 이아손을 죽이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차마 그에게는 칼을 들이대지 못한 그 광란의 순간, 그것조차도 그녀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왕관이 당신 몫이던가 - 외젠 들라크루아, 「자식을 죽이는 메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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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톡톡 튀는 수다로 그림에 말을 걸다! 여자의 눈으로 바라본 새로운 명화 읽기 수다로 요리한 서양미술 이야기 우리는 여전히 서양미술을 ‘어렵게’ 감상하고 있다. 그림을 보고 바로 떠오르는 느낌이나 감상을 속 시원히 말하는 대신 ‘이 그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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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수다로 그림에 말을 걸다!
여자의 눈으로 바라본 새로운 명화 읽기

수다로 요리한 서양미술 이야기

우리는 여전히 서양미술을 ‘어렵게’ 감상하고 있다. 그림을 보고 바로 떠오르는 느낌이나 감상을 속 시원히 말하는 대신 ‘이 그림이 누구의 그림이더라? 그림 제목은 뭐였더라?’ 같은 것들을 먼저 떠올린다. 누가 그렸는지 알고 나면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 그림은 뭘 나타내려는 거였더라? 그림을 보고 뭐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럴 필요 없다고, 그림에 대해 조금만 알아도 괜찮다고, 혹은 전혀 모르더라도 자신의 감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시각에서 즐겁게 감상하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안심시켜준다.
또한 지은이는 남성이 그린 그림들에서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시각과 잘못된 해석을 날카롭게 때로는 유쾌하게 집어낸다. 서양미술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우아한 자태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로, 아프로디테로 등장했고 때론 악녀로 변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시각은 남성 화가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자신의 생각 속에서 바라보았던 것일 뿐이다. 지은이는 이제껏 그림 속 모델이나, 화가의 여자로만 등장하던 여성들의 답답한 마음을 뒤집어 보여주며 여자들의 간지러웠던 마음을 속 시원히 풀어주고 있다. 미술사적 지식으로 끙끙거리다 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서양미술 이야기를 아줌마가 수다 떨듯이 쉽고도 재미있게, 미술사의 거장들이 남긴 명화들을 맛깔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술이 이렇게 쉽고 재미난 거였군.”
미술은 생활 속에서 태어났다. 아름다운 풍경을 남기고 싶어 풍경화가 그려졌고, 누군가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초상화가 등장했다. 그러나 미술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생활에서 멀어져갔다. 마음먹고 찾아 나서지 않으면 좀체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이해하기도 힘들어졌다.
지은이는 이런 미술을 생활 속으로 쉽게 끌어들인다. 미술이론을 전공했지만 무거운 지식을 앞세우지 않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미술작품을 보고 거침없이 소감을 밝힌다. 그래서 재미있다. 아줌마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서양미술사와 신화를 넘나들며, 이를 생활 속 이야기와 곁들여 재간 넘치게 풀어낸다.

이 책은 아줌마가 쓴 서양미술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수다에서 시작해 수다로 끝나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컷 입 운동을 한 다음, 뻐근한 관자놀이를 문지르면서 “알고 보니 미술이 이렇게 쉽고 재미난 거였군” 하는 뒷맛이 무척 개운하다. 더군다나 미술사의 거장들이 남긴 명화들을 함지박에 탁탁 털어 넣고 손에 잡히는 대로 갖은 양념 버무려서 뚝딱 차려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치즈 냄새 나는 서양미술을 가지고 이처럼 곰삭은 청국장을 끓여내는 불가사의한 손맛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줌마의 이런 불가사의 앞에서 실속 없이 헛김만 잡던 미술사학자는 제풀에 오그라들고 만다. _노성두(서양미술사가)

『그림 수다』를 읽다보면 계량컵으로 몇 그램까지 재서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손맛이 배어든 식사를 받아놓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서양미술에 관심은 있지만 그 그림을 해석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져 그저 혼자 보고 느끼고 말았다면, 이 책은 “그 집 아줌마 손맛이 참 일품이야”라는 입소문이 절로 나는 인간미 넘치는 명화 이야기로 읽힌다. 지은이는 이렇게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그림을 매개로 그림 이야기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여성과 사회에 대해 수다를 풀어놓고 있다. 누구나 그림을 보면서 쉽게 대화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수다 떨 듯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미술사적 지식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절판된 후에도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지독한 아름다움』(2003, 아트북스)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서는 기존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새롭게 덧붙이고, 내용과 관련된 도판을 더욱 다채롭게 실었다. 본문에서 다 하지 못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미술사적 정보는 도판 정보와 함께 세세하게 실어, 그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그림을 보면서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장의 내용
『그림 수다』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화가에게 그녀는’에서는 서양미술에서 화가들이 여성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시대를 넘나들며 보여주고 있다. 우선 풍만한 여성들의 몸짓을 경쾌한 붓놀림으로 사랑스럽다는 듯 그려낸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세 여신」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특유의 역동감 넘치는 화법을 느낄 수 있다. 현대로 넘어와 뚱뚱하지만 무거워 보이지 않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창가에 서 있는 여인」을 보여주며 즐겁고 낙천적인 뉘앙스를 함께 느껴보자고 말한다.
반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대신 그저 일상의 사물과 같은 시각으로 그려낸 에드가 드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통해 시대상을 고발하고자 했던 귀스타브 쿠르베의 「샘」 등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존재를 그렸으되, 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저 화가 자신의 표현기법과 생각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이 바라보는 여성의 몸에 대한 심리를 보여준 르네 마그리트의 「강간」과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과 같이 초현실주의적 감각으로 여성을 풀어낸 그림도 만날 수 있다.
2장 ‘그들에게 사랑은’에서는 그림 안에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던 화가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처절하게 사랑했지만 끝내 행복할 수만은 없었던 화가들의 인생이 그림 속에 담겨 있다. 프리다 칼로는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사랑을 그림 속 자신의 이마에 리베라의 얼굴을 박아 넣음으로서 지독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했고, 오스카어 코코슈카는 자신을 떠나버린 알마 말러를 그리워하며 「바람의 신부」를 남겼다. 카미유 클로델은 자신과 다른 여인 사이에서 끝내 고민하다 자신을 버린 오귀스트 로댕을 향한 감정을「숙명」이라는 작품으로 남겼다.
반대로 서로 사랑했지만,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자신의 사랑을 그림으로 풀어내고자 한 화가들도 있었다. 에드워드 번 존스는 「필리스와 데모폰」을 그려 이미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남겨진 자신의 마음을 그림 안에 쓸쓸히 풀어냈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자신을 끝까지 지킨 잔 에뷔테른을 많은 초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3장 ‘그림 앞에 우리는’에서는 화가들이 그림 안에서 말하고 싶었던 다양한 역사적 사실, 여성의 이야기 등을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매너리즘 시대, 그림 안에 최대한 많은 뜻을 넣어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뇰로 브론치노의 「알레고리」와 같은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고,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통해서는 당시 북유럽 사람들의 꼼꼼한 성격을 확인해볼 수 있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자식을 죽이는 메데이아」를 신화를 소재로 그려 아무것도 한 일 없는 이아손이 “그저 그 지독한 여자와 살아주었다는 것만으로” 영웅으로 둔갑하는 상황과 함께, 콘스탄틴 브란쿠시의 「남자의 토르소」를 미사일에 비유하며 남성 중심적 사고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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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그림을 보는 시간이 좋다. | ss**um | 2015.12.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오로지 저자 이름만 보고 사게 되는 책이 있다. 그런 저자들은 내게 무척 특별한데, 미술 분야에서는 김영숙님을 빼...
      오로지 저자 이름만 보고 사게 되는 책이 있다. 그런 저자들은 내게 무척 특별한데, 미술 분야에서는 김영숙님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자연을 사랑한 화가들』이란 책으로 처음 만난 뒤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으로 이름만 보고 책을 사게 되는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을 때 『그림 수다』란 책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동안의 무관심도 메울 겸 책을 바로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 저자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샘솟았다. 나처럼 그림에 대해선 아는 것은 없어도,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주는 저자의 책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그림 수다』의 추천사에서 노성두님은 "이 책은 아줌마가 쓴 서양미술 이야기이다."라고 했다. 아줌마가 썼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명화들을 특유의 솜씨로 요리해 내는 아줌마의 불가사의를 칭찬하고 있었다. 제목에도 '수다'가 들어가 있는 만큼 이 책은 서양미술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늦깎이로 미술사를 공부한 탓인지, 자칫 배웠다는 사람들만 즐길 것 같은 미술, 보통 사람들에게 여전히 어렵게 다가오는 미술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주는 매력을 지녔다. 아줌마들의 수다에 그냥 서양미술을 끼워 넣은 것처럼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었고, 어려워서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 미술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다.

     

      어떠한 설명이 없이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느낌이 전달되는 그림이 있는가 하면, 적절한 설명이 가미될 때 확 다가오는 그림이 있다. 아는 그림이 없어서이기도 했거니와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후자에 속한다. 당연한 거 아니겠냐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진부한 설명이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나로서는 수다와 설명이 적적히 섞인 저자의 글이 무척 좋다. <화가에게 그녀는> <그들에게 사랑은> <우리 앞에 그림은> 총 세 단락으로 구성된 그림을 만나다 보면, 그림 속에는 참 많은 의미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그림에 혼신의 힘을 담는 화가가 있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그림이 있으며,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그림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실감나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익히 알고 있다는 화가에 관한 개인사와 그림 속에 들어간 의미였다. 너무 유명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 화가와 작품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어쩔 땐 생경한 얘기가 들려와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몰라도 볼 수 있지만, 알면 더 잘 보이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라고 말한 저자의 말처럼, 그런 나의 무지를 앎으로 채워가듯 열심히 그림을 들여다보고 사연을 듣고 있자니 현실을 망각할 정도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내가 알지 못했던 그림에 대한 숨겨진 비밀은 분명 흥미로웠고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화가들의 개인사를 알고 나서 그림을 보니 그들의 삶이 그림에 온전히 녹아 있는 것 같아 더 애절하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오히려 반대로 화가들의 개인사는 너무 구구절절해서 금방 잊어버리고, 그림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가는 것이 더 재미났는데, 그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해서인지 인생의 혼이 깃든 그림들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데모폰 장군과 트라키아 성의 공주 필리스의 사랑 얘기 안에 깃든 아몬드 나무 이야기는 너무나 절절했고, 로댕을 너무나 깊이 사랑한 클로델의 비극이 가슴 아팠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림을 그려낸 프리다 칼로가 대단한 반면, 그녀를 아프게 한 디에고가 미웠다. 그런 그들의 삶을 그대로 드러낸 미술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캔버스 안에 그려진 한 편의 그림이 아니라 삶 자제가 그 안에 들어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그림의 이면이라는 것일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예술가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작품 속에 담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보는 육안을 조금씩 길러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책은 분명 서양 미술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말하고 있지만, 수다를 떨다 화가나 작품에 대한 중요 점을 놓치게 놔두지는 않는다. 짧은 단락으로 이뤄진 글 안에는 수다와 설명이 적절히 섞여있어 독자를 저자의 시선 안에 머무르게 한다. 저자는 2003년에 출간된 책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초판을 살리되 보충할 부분과 더 많은 그림을 소개했다고 했다. 비교적 저자의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이 느껴진 반면 최근 글에서 맛보지 못한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곳곳에 화두를 던져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 누드, 분명 나쁜 남자인데도 여자가 더 나쁘게 알려지는 의아함, 유명 미술관에 걸린 대부분의 작품이 남자 화가들의 작품이고 여성은 남자들의 그림의 모델, 특히 누드였다는 것에 대한 공격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페미니즘적인 발상이라고 말하지 모르나, 저자는 여는 글에 '남성들에게 다소 공격적일 수 있는 이 글은 미술사에서는 이미 공공연해진 이론을 바탕 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 공격의 대상이 결국은 '나쁜' 남자들을 겨냥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수다를 재미나게 들었다고 하면서도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던 나도 자칫 곁길로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런 화두에 수긍이 가는 것을 보니, 한번쯤은 '나쁜' 남자들을 겨냥하고 싶은 여자였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난 후 처음으로 독립한 나의 공간에서 만족스런 독서를 했다고 느낄 정도로 뿌듯함이 밀려왔다. 독립된 공간의 이질감 때문에 그동안 익숙했던 공간에서처럼 편안한 독서를 할 수 없었다. 의무감으로 읽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밀려올 정도의 독서였는데, 오랜만에 나의 관심분야의 책을 읽어서인지 독서의 묘미를 회복한 기분마저 든다. 이래서 책을 멀리 할 수 없고, 책을 읽는 것에 감사하며, 새로운 세계로의 이끌림에 꼼짝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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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미술로 수다 떨기 | ve**s54 | 2010.08.3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어려워보이기만 하는 서양미술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실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그림은 내 느낌에 맞추어 얼...

    어려워보이기만 하는 서양미술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실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그림은 내 느낌에 맞추어 얼마든지 '좋은 그림'은 좋은 그림인 것이고, 그것을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거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얼마전 한 유명인사의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상상하게 해서 그리라 했다. 그런데 그냥 말하면 이해가 잘 안 될 것 같아, 몇 가지 예를 들어주었는데, 아이들이 내가 말한 것으로 그림을 그리더라"는 것. 왜냐하면, 이제껏 그림은 잘 그려야 되고, 멋지게 그려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못 그린 그림은 초등학교 미술시간에도 선생님의 질타를 받았으니까.

    그래서일까. 나 보기에 좋은 그림도 좋다고 말하기 늘 어렵다.

    물론, 알고 보면 훨씬 재미있다. 작가의 인생을 알고 보면 두 배로 더 재미있고.

    그래서 지은이는 쉽게 보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화가의 인생, 그림 사조, 시대 배경까지 말해주고 있다.

    마치 내가 무엇을 몰랐는지 알려주는 수다처럼 들리고, 그렇게 들리고 보이는 그림은 시원하고 재미있다.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는 것 같아서.

    조지아 오키프가 여성성에 관한 그림을 꽃으로 자주 표현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도, 저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풀어낸다. "혹시 아냐고, 정말로 들판에 있는 꽃 한 송이가 보기에 너무 좋아 그린 것일 수도 있다"고.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서양미술을 풀어내면, 그리고 그렇게 그림을 보는 눈을 키워가면,

    서양미술이 그렇게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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