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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216쪽 | | 137*209*26mm
ISBN-10 : 8954655971
ISBN-13 : 9788954655972
여행의 이유 중고
저자 김영하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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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7일 출간
도서 주간베스트 226위 | 시/에세이 주간베스트 3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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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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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자신의 모든 여행의 경험을 담아 써내려간 아홉 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지나온 삶에서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온 저자는 여행이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알아가고자 한다.

2005년,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해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추방과 멀미》,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통해 매순간 여행을 소망하는 여행자의 삶, 여행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소개

저자 : 김영하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추방과 멀미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오직 현재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노바디의 여행
여행으로 돌아가다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아홉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 김영하 신작 산문 『여행의 이유』 출간!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아홉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

김영하 신작 산문 『여행의 이유』 출간!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깊고 아름다운 산문

첫번째 글 「추방과 멀미」는 2005년 당시, 작가가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한다. 누구에게든 흔치 않은 경험일 추방으로부터 뻗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행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애초 품었던 여행의 목적이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수정되거나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를 목적 대신 얻게 되는 경험, 작가는 이것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 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왔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는 제목이 암시하듯,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다. 집안 벽지의 오래된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워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 『삼십육계』의 마지막 부분은 「패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 때의 방책이 담겨 있다. 서른여섯 개 계책 중에 서른여섯번째, 즉 마지막 계책은 ‘주위상走爲上’으로, 불리할 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흔히 ‘삼십육계 줄행랑’이라고 하는 말이 여기서 온 것이다. (...) 인생의 난제들이 포위하고 위협할 때면 언제나 달아났다. 이제 우리는 칼과 창을 든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적, 나의 의지와 기력을 소모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한다. 때로는 내가 강하고, 때로는 적이 강하다. 적의 세력이 나를 압도할 때는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럴 때는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을 써야 한다.
_본문 67~68쪽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며(「오직 현재」), 인류의 속성이기도 하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앉은 자리에서 모든 정보에 접속 가능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여행 인구는 멈출 기색 없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끊임없이 여행을 갈망하는가. 일상의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 여러 가지 일들로 번잡해진 머리를 비우고 먼 곳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은 우리를 ‘여행하는 인간(호모 비아토르)’으로 만든다.

작가 김영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하고 지적인 사유의 여행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감각적 사유와 화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대한 색다른 인문학적 통찰이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영하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는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떠도는 자들의 쓸쓸한 숙명과 그로부터 그들이 벗어날 반전이 있는 해법이 담겼다.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은 여행의 또다른 기쁨인 타지에서 경험하는 환대에 대한 글이다.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글은 인류 모두가 지구 위의 승객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타자에 대한 환대 때문임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인류는 오랜 세월 서로를 적대하고 살육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이들을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그들에게 절실한 것들을 제공하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떠나보내오기도 했다. 거의 모든 문명에, 특히 이동이 잦은 유목민들에게는 손님을 잘 대접하라는 계율들이 남아 있다. _본문 139쪽

그리하여, 다시 여행으로 돌아가다

「노바디의 여행」은 성숙한 여행자의 태도와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유비해 보여주는 글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담긴 고대의 지혜에 대한 반짝이는 해석이 담겨 있다. 허영과 자만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는 지혜로운 여행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생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전체의 마지막 글 「여행으로 돌아가다」에는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여행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담겼다. 한곳에 평화롭게 정착하지 못한 채 항구적인 여행 상태인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보내는 담담한 위로의 글이기도 하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_본문 207쪽

[작가의 말]
요즘은 함께 사는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애완동물’이라고 했다. 사전은 ‘애완愛玩’을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김’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반려伴侶’는 동반자를 의미한다. 반伴자는 짝을 뜻하고 려侶는 벗을 뜻한다. 지금은 반려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관계는 사람마다 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길 것이고, 누군가는 생의 동반자로 여길 것이다. 나는 두 단어 다 쓰지 않는 편이다. 애완은 조금 경박하게 느껴지고, 반려는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
우리 가족이 처음 기른 개는 셰퍼드로 이름은 꾀돌이였다. 아버지가 전방 대대장 시절 애지중지하던 꾀돌이는 대대장 지프가 관사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위병소에 접근하기만 해도 그 소리를 알아듣고 마중을 나갈 정도로 영리했다. 그러던 꾀돌이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부대는 비상이 걸렸고 며칠에 걸친 대대적인 수색에도 종적이 묘연했다. 아버지는 크게 상심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는 제대를 하고 서울의 한 은행에 취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시 부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했다는 이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아버지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았다. 뭘 팔러 왔겠지.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장교도 아닌 사병 출신이 아버지를 찾아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왕년의 대대장과 사병은 양주를 나누어 마셨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손님이 드디어 용건을 꺼냈다.
“대대장님, 죄송합니다. 꾀돌이는 11중대에서 잡아먹었습니다.”
오랜 미스터리가 풀리고 있었다.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말렸지만 그때는 다들 배가 너무 고팠습니다. 언젠가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찾으실 줄 몰랐습니다.”
서울로 올라와서부터는 내내 아파트에 살았기 때문에 셰퍼드 같은 대형견은 다시 키우기 어려웠다. 대신 우리 가족은 새미라는 이름의 말티즈 암컷을 길렀다. 애초에 개를 키우자고 한 것은 동생이었지만 아버지가 제일 예뻐했다. 새미는 딱 한 번 새끼를 보았는데, 출산 때는 내가 탯줄을 잘랐다. 우리는 이슬이라는 암컷만 남기고 다른 강아지들은 주변에 분양해주었다. 몇 년 후, 암에 걸려 일어서지도 못하던 새미를 아버지와 내가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아버지는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난 못 들어가겠다.”
내가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오자 병원 밖에서 기다리던 아버지는 새미가 잘 갔느냐고 물었다.
“참 못할 짓이다. 이제 이런 일, 더는 못할 것 같다.”
새미가 죽은 후 이슬이는 꽤 오래 살았다. 이슬이까지 떠난 후, 아버지는 집이 너무 휑하다며 누군가 동물병원에 버리고 간 강아지를 입양했다. 이번에도 말티즈였다. 녀석을 들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등졌다.
결혼한 뒤에 나도 길냥이 두 마리를 집에 들였다. 방울이는 아홉 살에 죽었다. 깐돌이는 아직 건강하지만 열다섯 살을 넘겼으니 오래지 않아 방울이 뒤를 따를 것이다. 인간보다 수명이 훨씬 짧은 개와 고양이를 반려라고 생각하면 너무 애?다. 무슨 반려들이 이토록 자주, 먼저 떠나는가.
나에게 녀석들은 반려가 아니라 여행자에 가깝다. 새미와 이슬이도, 방울이와 깐돌이도 잠시 우리집에 왔다가 떠났거나 떠날 것이다. 긴 여행을 하다보면 짧은 구간들을 함께 하는 동행이 생긴다. 며칠 동안 함께 움직이다가 어떤 이는 먼저 떠나고, 어떤 이는 방향이 달라 다른 길로 간다. 때로는 내가 먼저 귀국하기도 한다. 그렇게 헤어져 영영 안 만나게 되는 이도 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렇게 모두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떠나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면, 그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다. 여행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구하고 싶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그러니까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쓸 기회가 많았지만 여행은 그렇지를 못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정말 많은 것들이 기억 깊은 곳에서 딸려 올라왔다.
‘여행의 이유’를 캐다보니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졌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이 책에 도움을 준 고마운 이름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여행에서 내가 만난 모든 이들, 돈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간에, 재워주고 먹여주고 태워준 무수한 타인들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이들은 있다. 바로 긴 여행길에서 나를 참아준 동행들이다. 가끔은 별것 아닌 일로 다투기도 하고, 날선 말로 감정을 다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함께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느낌을 공유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었던 이들, 이들이 없었더라면 여행은 그저 지루한 고역에 불과했을 것이다. 눈을 감으면 그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지구에서의 남은 여정이 모두 의미 있고 복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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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읽고 싶었던 책 | te**y | 2020.05.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최근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을 계속 읽고 있다. 이유는 읽히기도 잘 읽히는 점도 있지만 뭔가 소소한 부분에서 ...

     

    최근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을 계속 읽고 있다.

    이유는 읽히기도 잘 읽히는 점도 있지만 뭔가 소소한 부분에서 느낌을 일깨울 수 있어서 이다.

     

    여행의 이유. 작가가 여행에 대해 느낀 점들 중 몇가지 인상깊은 부분을 적어 본다.

     

    소설가이기 때문에 글쓰기를 여행에 비춰 얘기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마르코 폴로처럼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가깝다. 우선은 그들이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처음 방문하는 그 낯선 세계에서 나는 허용된 시간만큼만 머물 수 있다. 그들이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 나는 떠나야 한다. 더 머물고 싶어도 그럴수 없다. 또다시 낯선 인물들로 가득한 세계를 찾아 방랑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호텔에 대한 얘기도 그렇다. 집을 떠나 호텔로 가는 이유, 언제나 나를 받아 주고 새로운 여행지에서 곧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곳, 그리고 떠날 때 미련없이 다 버리고 놓고 가도 알아서 다 해주는 호텔.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사실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새로운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된다. 이미 그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다. 체력도 바닥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여행을 다 마치고 나서 되새김질을 하면서 하나하나 경험을 정리하면서 의미를 찾아보는 과정도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인상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 내고 행복을 누릭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여행은 당연히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 중에 비록 기대한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가 없다. 뭔가 그 대신 얻는 것 느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 자체가 여행이다. 태어나고 살다가 떠나는 인생은 그 여정이 하나의 거대한 여행인 것이다.

    앞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발견해 나가게 될 것 같다.

     

    (이상)

     

     

     

  • 평소 남편이랑 여행을 자주가는 편이라 제목부터 끌리게 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도서관에서 대여하려 했는데 항상 예약까...

    평소 남편이랑 여행을 자주가는 편이라 제목부터 끌리게 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도서관에서 대여하려 했는데 항상 예약까지 꽉꽉 차있어서..ㅜㅜ대여는 못하고 그래도 꼭 읽고싶어서 구입하게 되었네요.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매우 만족스러운 책 입니다.

    김영하작가님 문체가 부드러워서 읽기 어렵지 않아 술술 읽혔습니다.

    경제책만 좋아하는 남편도 이해하기 좋아 편하게 읽었습니다.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안에서도 딱 떨어지는 해답을 주진 않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 아무이유없이 떠나진 않는다는것. 그게 본능이던 배움에 대한 갈구이건.

    여행의 근본에 대해서 더 깊게생각하게되니 그 여행이 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떠나서의 과정은 고되지만 집으로 돌아올때의 그 안정감. 그 중독성..

     

  • 음악을 만드는 흔히 대중가요를 만드는 작사작곡가들이 일부러 실연의 기억을 되살리고 당시 본인이 ̍던 메일도...

    음악을 만드는 흔히 대중가요를 만드는 작사작곡가들이 일부러 실연의 기억을 되살리고

    당시 본인이 ̍던 메일도 뒤적인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작가는 매 순간을 아니,,사소한 반전,,해프닝도 그 순간,,글의 소재로 생각하고 있다는것. 어찌보면 직업병같은,,

    그렇담,,여행만큼 글거리가 나오는 것도 없겠지..여행이 특히 해외여행이 드물던 시대라면 

    여행을 통해 겪는 일들이 매우 글거리가 되겠으나

    겨우 중국에 비자를 받아야하는 것을 몰랐다는 것으로 시작되는 글의 서두는 조금 아연했다.

    [추방]이라는 단어도 너무 거창하다. 냉전시대에 이념적대립으로 ,정치적견해의 차이,,뭐  이런것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정도 무지함에 추방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추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고 너무 멋지다.

     

    그런 사소함이라면,,여행에서 쓸수 있는 글감은 차고 넘치고 그것을 굳이 유명작가의 글을 통해

    읽어야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내가 일상의 나레이션같은 에세이가 싫은가 보다. 공감은 되지만 

    책도 시간과 돈을 들어야하는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고 별 감동도 없고 신기할것 없는 일을 읽고 싶지는 않다.


    여행을 통해 뭔가 얻고 돌아온다거나 ,,그런 청춘기행기같은 여행에 대한 막연한 정의는 요즘에는 퇴색되지 않았나 싶다.

    패키지여행이든 개인여행이든 여행이 고행을 통한 자기성찰의 과정을 통한 의미라기 보다는 유희오락의 끝판왕, 가장 비싼 오락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어제가 오늘같고 똑같은 시간이 흘러가는 현실속에서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고 싶은 ,시간을 붙잡고 싶은,현실도피적인, 

    작가님의 말대로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라는 것을 통해서 부재인 순간을 가지고 싶은것같다.

    모든 여행에서 그런 순간을 다 경험할수 있는 것은 아닐것이다.

    아무리 낯선 해외라 하더라도 머리속에 현실의 생각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던지 ,,

    [너무좋다]라는 기억으로 동일한 장소를 두번째 방문했을때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못했었다

    아무리 좋아도 2번은 가면 안되었다.나의 경우에는 ...

    어떤 목적지를 가는 경우에, 갈때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만 돌아올때는 그 시간 만큼 체감하지 못한다. 돌아오는 시간이 훨씬 짧게 느껴진다.

    여행은 시간을 즐기러, 시간의 끈을 조금더 잡고자 하는 행위인것 같기도 하다.


    [제주도 사려니숲]을 처음 갔을때 ,,현실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곳이 있구나 였겠지만 

    센과 치히로에서 치히로가 귀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같은 느낌이라고 해도 될까 

    그런 카타르시스가 여행에서 얻을수 있는 귀중한 부분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은 자연을 통해 얻는 힐링이 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년전 일이 너무 안되고,몸과 마음의 지쳐서 2박 3일 정도 제주도를 여행했었다. 바닷가에  접해 있는 올레길을 걷고 있을때 ,어떤 꽤 큰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새 한마리가 

    사람의 존재따위는 무관하다는 듯이 나와 너무나 가까운 거리의 나무위에 앉았다. 그리고 그 새의 눈을 바로 볼수 있었는데 무슨 표정이나 눈빛이 있다기 보다는 너무나 무심했다.

    이곳의 주인은 사람따위가 아니야라는 느낌도 그랬지만 지친 내마음에 나와 너무 근거리로 날아와 준 새 한마리가 그리고 무심한 그 새의 눈이 너무나 위로가 되었다

    어떤 생명의 존재가 내 앞에서 [나를 봐,,아무렇지도 안잖아?,,괜찮찮아? 그냥 살아] 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애완동물이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그런 지점과 유사한 느낌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없이 바로 근접하게 날아와 나에게 자기를 보여준것 같은 그순간의 느낌은 ,,내가 그런 순간을,,그리고 그런 무심함의 위로를 받게 될줄은 몰랐었다

    자연은 위로가 된다. 생명은 위로가 된다. 그런 우연한 만남을 위해 또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여행 :시간의 붙듬,시간의 소유,시간의 기억[나는 그때 뭘 했다] ,자연을 통한 힐링,일상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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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썸바디? 노바디? | an**ho66 | 2020.02.1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TV를 통해 작가를 처음 알았고, 그냥 사람이 좋아지고 하지만 작품은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TV를 통해 작가를 처음 알았고, 그냥 사람이 좋아지고 하지만 작품은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일까, 읽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썸바디가 되려고 노바디가 되려고 피곤했을 나에게 언젠가 여행을 선물로 줘야겠다.
    좋아하는 작업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다니고, 그속에서 작품을 생각할 수 있고, 느끼는 많은 것들을 언젠가 연계가 되고 떠올라 다시 작품속으로 녹여 낼수 있는 선순환이 부럽다.
    창작의 고통을 말하지만, 그냥 흘려 보내며 사는 일상생활에서 작가들은 모든것들을 놓치지 않으려하고 또한 덧붙여 모든이에게 느끼라고 알려주는것에 고맙다.
    조그마한 관심, 나에 대한 것들이 너무 무심했음에 스스로 미안해 진다.
    간접 경험을 통한다 하지만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을, 아님 내 얘기같은 것들을.
    읽는 동안 노근한 기분으로 잘 여행했다.
  •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주로 여행지에 대한 감상을 적는 글들과 달리 이 책은 여행이라는 그 행위 자체에 대해 이...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주로 여행지에 대한 감상을 적는 글들과 달리 이 책은 여행이라는 그 행위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여행에 대해 느끼는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왜 저렇게 여행을 대하지 않았지에 대해서도 반성했습니다. 뭔가를 더 봐야만 하고 악착같이 어디를 가야만 했고... 그랬던 모습이 후회되네요... 저자는 여행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자기계발서처럼 뭐뭐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에 대해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산문집이라서 쉽게쉽게 읽혔고 이야기도 철학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꿈꾸며, 지친 생활에서 매 순간 여행을 소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책 같아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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