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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양장본 HardCover)
381쪽 | A5
ISBN-10 : 8954601383
ISBN-13 : 9788954601382
강산무진(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훈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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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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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060417], [정가:11000원임], 세부상태:겉자켓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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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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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은 냉철한 통찰력과 아름다운 문체로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대표적 작가, 김훈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화장》과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언니의 폐경》을 비롯한 8명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첫 단편이자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화장>은 나이 어린 동료 직원에게 연정을 품은 초로의 사내의 떨리는 마음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뇌종양인 아내의 병수발을 하는 그녀를 보며 수줍어 어찌할 줄 모르는 주인공의 마음과 병들고 시들어가는 인간의 몸을 적나라하고 리얼한 묘사로 그려내었다.

저자소개

목차

배웅
화장
항로표지

고향의 그림자
언니의 폐경
머나먼 속세
강산무진

세속 도시의 네안데르탈인/ 해설. 신수정(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도진권 님 2013.12.01

    김훈은 이 허무와의 대면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초월도 아니고 인내도 아니다. 다만 수락일 뿐이다. 그러나 이 수락을 통해 삶은 살 만한 것이 된다. 소설은 이 수락을 통해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 도진권 님 2013.12.01

    김훈은 이것이야말로 허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허무란 좌절과 방황과는 그 격을 달리한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일상에 대한 수락을 전제로 한다. 전쟁이 치열한 전장의 한가운데에서도 삶은 지속되고 시장이 선다. 인간이란 어떤 끔찍한 상황에서도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는 존재다. 허무란 이 존재에 대한 승인이다

  • 김광희 님 2006.09.21

    "애, 이 이를 좀봐. 꼭 쌀알같구나. 어쩜 이렇게 풀싹처럼 돋아날 수 가있니. 돌쟁이 아이의 이 돋는 모습을 본다는것이 이토록 눈물겨운것인가!

회원리뷰

  • 강산무진-김훈 | km**e | 2014.08.0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공무도하 의 저자 김훈의 단편소설 모음집 이 시대의 험난한 인생역정 속의 지난한 삶...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공무도하 의 저자 김훈의 단편소설 모음집


    이 시대의 험난한 인생역정 속의 지난한 삶의 무게를 그려내고 있다.

    특이하게도 각 편 마다 여러 전문 직업군이 등장하는데......

    화장, 강산무진, 언니의 폐경 등에는 대기업 임원들이, 뼈에서는 대학교수 등 소위 우리 사회의 엘리트 계층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배웅에서는 택시기사, 항로표지에서는 등대장, 고향의 그림자에서는 선원과 그를 잡으려는 형사, 머나먼 속세에서는 스님과 반체제 혁명인사와 복서가 등장한다.

    이는 저자의 기자적 취재감각을 높이 살 수 있는 반증이다.

    모두 이 고해의 바다에 사는 사람들의 인생역경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화장에서는 장례절차에 대해 세세한 묘사로 누구나 닥칠 일인 장례준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장례용품과 상복, 육개장을 국물로 주는 접대용 식사와 음료수는 영안실에서 준비하고, 영안실 직원이 사망진단서를 첨부하여 사망신고를, 시립 화장장에 연락해서 화장 순번을 받아내는 일도 영안실에서 해준다. 운구용 버스를 대절하고, 납골당을 구입하고, 납골당 자리 교섭까지 영안실에서 다 해준다. 망자의 사진은 가족이 준비해야 한다.


    항로표지에서는 분식회계에 대한 것을 알게 해준다.

    분식회계는 최고경영자, 전속 회계법인, 경리실무자까지 결재라인이 모두 고발대상이고 그들이 관행적으로 저질러온 위장경영이다. 분식은 과장분식과 축소분식 두 갈래로 전개된다.

    노조와 임금협상을 벌일 때나 법인세 소명자료를 제출할 때는 매출액과 수익을 반 이하로 줄이고, 거래은행이나 증권시장에 제출하는 회계장부는 매출을 과다하게 늘려 잡거나 수익금을 열배 이상 부풀리기도 한다.

  • 비슷한 색채를 가진 여덟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주인공의 직업은 대기업 임원에서, 대학교수, 택시기사, 권투선수까지 다양하지만,...
    비슷한 색채를 가진 여덟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주인공의 직업은 대기업 임원에서, 대학교수, 택시기사, 권투선수까지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그들의 삶을 에워싸는 정서는 바쁜 현실을 가진 세상과의 괴리다. 세상과 작품 속 주인공을 갈라놓은 괴리의 틈은 허무로 채워져 있다. 그 채워진 허무는 너무도 투명하여 바쁜 세상의 모습을 온전하게 보여주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그 메워진 틈에 갖혀 그 쪽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안보고 모르는 것보다도 더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그러나, 그들은 소리질러 그 답답함을 해소하거나 누군가를 붙잡고 때로는 화도 내고, 또 눈물도 흘려가며 하소연 할 수도 없다. 그리도 마침내 그 답답함과 허무함에 눌려 지치고 단념했을을 때, 그 불안과 고통에 익숙해졌을 때, 그들은 하나같이 깨닫는다. 그것이 바로 삶의 진실이라는 것을.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여덟 편의 작품이 실려있지만, 나는 왠지 그들 각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같은 세상을 살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처럼 느껴진다. 이인문의 길다란 그림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속 세상에서 산과 들, 마을과 강, 하늘과 바다가 이어지듯 연결되고, 사라지듯 다시 생겨나는 것처럼 그들 주인공 하나하나도 같은 세상 속에서 스스로도 모르는 인연의 끈에 묶여 지속적으로 서로의 생각과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건 아닐까. 그래서 이 여덟 편의 단편이 모두 같은 색채를 띠고 있는 건 아닌지.. 뭐 이런 느낌의 '연결' 말이다.


    그녀도 결국 내 인생의 승객 중 하나였을 뿐.. 「배웅」

    중소 식품 하청업체를 운영하다 외환위기 때 도산한 후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한 중년남성의 이야기다. 그러던 어느날 예전 회사를 운영할 당시 경리직원으로 있다가 라오스로 시집을 간 윤애에게서 느닷없이 전화가 걸려온다. 그녀는 함께 트럭을 타고 산지로 농산물 수매를 다니며 남다른(?) 정을 쌓아왔던 사이. 과거 오지의 여인숙에서 무덤덤하게 그의 몸을 받았던 윤애였지만, 그 당시의 감정 역시 사랑이라 하기엔 어딘지 찰기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제 수 년이 지나 네살난 딸 아이를 데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윤애는 그 때의 그녀와는 또 다른 사람. 함께 식사를 하는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오래전 마셔버린 커피잔 틈에 낀 마른 커피 때 만큼이나 건조하고 향기가 없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택시로 인천공항까지 배웅하고, 그제서야 그가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 윤애 역시 공항가는 길 동안 아무 말이 없다.


    스스로의 마음을 태워 떠나보내는 의식.. 「화장(火葬)

    이년여에 걸친 투병 끝에 끝내 임종한 아내. 그녀의 병은 뇌종양이었다. 업계 수위의 화장품회사 임원인 '나' 역시 전립선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병과 늙어감,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 속을 우울하게 살아가는 그의 마음 속에 전혀 다른 감정을 일으키는 큰 울림으로 자리잡은 이가 하나 있으니, 그녀의 이름은 은주. 그녀는 '나'가 임원으로 있으면서 신입사원으로 뽑은 젊은 아가씨로 자신의 딸과 거의 비슷한 연배다. 그가 그녀를 그토록 갈망하는 이유는 뽀얗고 투명한 살과 그 투명함 너머로 희미하게 비치는 푸른 정맥, 그리고 빗장뼈로 묘사되는 그녀의 젊음 때문. 그러나 그녀는 내색하지 못한 '나'의 마음은 전혀 모른 채, 어느날 수줍은 표정으로 청첩장을 내민다. 아내가 아파하며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나'는 은주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그 떠올림은 고난(苦難)한 삶을 외면하고픈 현실도피인걸까, 아니면 여자들은 죽어도 알 수 없다는 남자들 특유의 심리인걸까. 그러던 어느 날, 아내와 그녀 은주가 모두 자신의 주변을 떠난다. 아내는 저 세상으로, 은주는 남편과 함께 워싱턴으로.


    떠남과 찾아듬 모두를 위해 필요한 것.. 「항로표지(港路標識)

    등대나 표지판 등의 용도는 떠나는 자와 찾아오는 자 모두를 위한 것이다. 산길 중간중간에 쓰여져 있는 이정표도 마찬가지. 누군가는 진땀을 흘려가며 힘차게 오르고, 누군가는 정상을 밟은 뒤 지쳐 약간 풀어진 발걸음으로 내려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 두 사람의 삶이 딱 그렇다. 작은 섬 소라도에서 등대장를 하며 검정고시로 교직 과정을 이수해 강원도 산골 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김철과, 대기업 등기임원으로 있다가 회사가 부도나면서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으로 개인 재산을 모두 차압당한 채 기러기 아빠로 홀로 살아가다 등대지기를 자청하는 송곤수의 삶이 각기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의 교차점에서 만난다. 그리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또 올라갔기에 또 내려올 것이고, 내려갔기에 오를 것이다. 작품은 그 모든 걸 다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알고있다. 그게 인생이니까.


    많은 이들은 죽어도 이름이 남지 않는다.. 「뼈」

    지방대학의 역사학과에서 고대사를 가르치던 '나'는 어느 날 인근의 오지 기원리(祇園里)에서 AD 4세기 경 철기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는 제보를 접하고 선발대 형태로 동향 후배이자 조교인 오문수와 함께 그곳을 향해 사전 답사를 떠난다. 과거 국방부 소유의 임야에 무허가 주택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형성된 마을 기원리는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어떤 역사적 의미도 간직하지 않은 그야말로 소외된 땅이다. AD 4세기 경 역시 특정 고대국가의 영토가 아니었기에 동 시대의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 그런데 유물 탐사 도중 생경스럽게도 AD 6세기 경 30대 초반 정도로 추정되는 여인의 골반뼈가 함께 출토된다. 그들을 유물 발견지까지 안내한 인근 기원사(祇園寺)의 젊은 여승과 그 골반뼈가 묘하게 오버래핑되면서, '나'와 오문수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키워 간다. 누가 기원화(祇園花)라 이름붙여진 그 골반뼈의 사연에 보다 접근하고 있는걸까.


    그리움과 애증은 시나브로 번져나간다.. 「고향의 그림자」

    열아홉 살의 강도 초범 조동수의 연행을 위해 고향 P항으로 향하는 한 형사의 이야기. 조동수는 범행 후 원양어선을 타고 식당보조로 바다로 나간 상태다. 조기 만선에도 불구 파랑주의보에 이어 내려진 파랑 경보로 어선단은 뿔뿔히 흩어지고 조동수가 탄 배는 예정시간보다 귀항이 늦어지고 있다. 수소문해서 찾은 조동수의 집엔 병들어 거동이 불편한 홀어머니만 계시고 냉장고엔 조동수가 출항 전 사다놓은 소고기가 가득 쟁여져 있다. 그 소고기를 본 형사는 갑자기 치매로 요양중인 어머니를 떠올린다. 어머니는 치매가 걸리신 이후 돈만 생기면 소고기를 사서 자식들에게 보내시고 있기 때문이다. 잔잔하게 번지는 그리움과 애증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시나브로 뒤섞이고, 어쩐지 조동수가 이젠 남같이 여겨지지 않는다. 어쩌나..


    중년이 되면 누구나 무너짐을 경험한다.. 「언니의 폐경」

    갑작스런 비행기 사고로 형부가 죽은 후 언니는 일종의 사소한 퇴행을 겪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심리상태는 비교적 담담하다. '나' 역시 남편의 외도와 이혼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고스란히 겪었기 때문. 그런 힘든 변화의 과정을 '나'는 마음의 큰 동요 없이 당연하다는 듯 무감하게 받아들였다. 전 남편의 속옷에서 때로는 생머리, 때로는 퍼머를 한 긴 머리카락들을 하나 둘 말없이 떼어 낼 때부터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일까. 전 남편이 건네 준 돈으로 구한 13평 아파트에 언니는 거의 매일같이 들린다. 그리던 어느 날 언니가 내게 무심코 건넨 한 마디. '앙고라는 털이 빠지잖아. 캐시미어는 털이 안 빠진다. 남자 옷에 털 붙여 보내지마..'  내개도 남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언니는 언제부터 눈치챈걸까.. 중년이 가진 가장 큰 비극은 현실의 페르소나와 내면 속 자아의 괴리가 어느새 절정에 달하면서, 둘 다가 예고도 없이 어느 틈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을 손 놓고 속절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아닐까.. 이 작품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 작품의 제목 속 '폐경'은 그런 무너짐의 상징으로 쓰인 듯.


    멀리 떠나있던 것은 세상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머나먼 俗世」

    한려수도 서쪽 풍도(風島)라는 섬 안에 있는 해망사(海望寺)라는 절 주지에 의해 길러진 '나'는 어린시절 뭍에서 버려진 아이였다. 절에서 자라긴 했지만, 말 수가 극도로 적은 주지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서는 물론, 자라면서 필요한 어떤 이야기도 해 주지 않는다. 그저 얼마전 개가 한마리 기어들어온 후부터 '개 밥 줘라'가 그가 들을 수 있는 말의 전부다. 그러던 어는 날, 낚시꾼으로 변장한 한 수상쩍은 인물이 절로 숨어든다. 장일식이라는 이름의 그는 내란음모 등으로 긴급 수배된 1급 시국사범. 어떤 인연인지 주지는 그를 각별하게 대하고, 상대적으로 더 일천한 존재감을 자각한 '나'는 뭍으로 심부름을 나간 어느 날, 장일식의 존재를 경찰에 신고하는데.. 현재 권투선수로 챔피언 김득수에게 도전하는 '나'의 링 위 긴박한 상황에서의 생뚱맞은 회상조로 쓰여진 작품. 그리고 회상이 끝날 즈음 그는 「NIRVANA(열반)이라고 링 위에 쓰여진 커다란 광고문구의 V자에 허망하게 얼굴을 뭍고 쓰러진다. NIRVANA는 작품 속 효과가 탁월한 발기부전치료제의 이름. 어린 시절 버려진 후, 그 트라우마로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 발버둥치는, 그러나 끝내 무명일 수 밖에 없었던 한 가련한 인생의 이야기.


    사람은 떠나도 강산은 남는다.. 「강산무진(江山無盡)

    대형 의류업체 임원인 '나' 김창수(남,57세)는 얼마전 간암 판정을 받았다. 이미 위장으로까지 전이되어 장기투병을 각오해야 하는 상태. 그는 서둘러 회사업무를 정리하고 소심증에 이어 광신도가 된 후 결국 이혼하게된 아내에게 퇴직금가 주식을처분한 돈 중의 일부를 부친다. 아내는 이혼 후 기도원에 들어가 얼마 전 기도원 전도사와 재혼을 했다고 한다. 아들은 미국이민을 간 상태고, 딸은 이미 시집을 갔기에 그는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유골을 거두어 화장을 치르고, 병원에서 알려준 대로 가벼운 산책을 하고 약을 먹으며 안정을 취하며 하루 하루를 소일한다. 그러던 중 박물관에서 접하게 된 그림이 바로 조선시대 화가 이인문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 '나'는 이전엔 들어본 적도 없는 화가의 이 세상의 것인지, 저 세상을 묘사한 것인지 모호한 그 그림을 통해 기묘한 감흥을 받고, 이민간 아들의 권유로 재산을 정리해 미국으로 떠다는 비행기 안에서 창 밖을 통해 그 그림의 재현(再現)을 보게 된다. 그 그림의 이력 만큼이나, 강산은, 아니 세상은 방부(防腐)처리된 듯 그대로였던 것이다.


    작품 하나하나가 지긋한 삶을 살아온 이들의 허무를 그리고 있어, 그리 편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더구나 대부분의 작품에서 차용된 '1인칭 시점'은 독자의 그 우울한 감정이입에 주효한 촉매역할을 해 준다. 그러나 그 불편함의 이유는 그들의 삶 속에 어쩔 수 없이 파고든 개인적 불행과, 어쩐지 그런 개인의 불행사(不幸史)를 외면하고픈 인간의 생래적 본성에 기인해서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은연 중 인정하고 싶지 않는 삶의 진실과 그 진신을 떠 받드는 존재의 필연적 허무가, 이러한 개인의 불행사를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마주한, 또는 앞으로 마주보아야 할 현실로 일반화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하는데서 오는 불편함이다. 그런 진실을 거뜬히 떠 안고 세상을 향해 웃을 수 있을 때, 강산만큼이나 무진(無盡)한 온기를 지니고 나머지 삶을 살아갈 수 있움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 강산무진 | ap**t | 2011.04.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책 리뷰 기사를 써야 되서 무슨 책을 할까 보다가 알게 된 김훈의 「강산무진」.   김훈의 첫 소설집이다...
    책 리뷰 기사를 써야 되서 무슨 책을 할까 보다가 알게 된 김훈의 「강산무진」.
     
    김훈의 첫 소설집이다.
     
    「칼의 노래」, 혹은 「자전거 여행」 등으로 그의 이름이 종종 언급되는 걸 봤을 때만 해도 이 분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내가 이 분께 관심을 갖게 된 것은 TV 프로그램에서 잠깐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후였다. 첫 번째는 솔직히 외모가 매력있어서 끌렸다. 한 마디로 내가 보기에 잘 생겼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말씀하실 때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좋아졌다.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한 번 무엇이 좋다고 판단되면 그 뒤로 왠만하면 그것(혹은 사람)에 대해 실망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것이면 뭐든 다 좋게 보는 성향이 있다는 것 나도 안다.
     
    그래서 그런가 그 뒤 관심 갖고 읽게 된 이 분의 작품 역시 다 그랬다. 그래서 읽게 된 「자전거 여행」도, 「내가 읽은 책과 세상」도, 그리고 이 책도 정말 푹 빠지면서 읽게 되었고, 그 뒤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이 책 역시 381페이지나 되는 분량이었지만 한숨에 읽어내려 갔고,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 또 감탄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겼다.
     
    처음에는 보도자료를 보고 '화장'이라는 작품에 더 관심이 가서 책을 펼치자 마자 그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 한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표제작인 '강산무진'이라는 작품이 더 여운이 남는다.
    '화장'이나 '강산무진'이나 중년 남성이 주인공인데, 왜 나는 아저씨들의 감정에 쉽게 동화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암튼,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이번 년도엔 그래도 소설을 꾸준히 읽는 것 같아 뿌듯하다...
     
    2006.05.20
  • 화장 - 김훈 | mi**oo67 | 2009.11.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이봐, 지금 지지고 볶을 시간이 없잖아. '가...

     

     

     

    이봐, 지금 지지고 볶을 시간이 없잖아.

    '가벼워진다'로 갑시다.

    '내면여행'은 아무래도 너무 관념적이야.

    그렇게 정하고, 내일부터 예산 풀어서 진행합시다. (88)

     

     

     

     

     

    소설집 『강산무진』중 단편「화장」을 읽었다.

    김훈 씨의 글은 처음 접한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단문을 주로 쓰며 직설적인 문장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선입견인지는 모르지만,

    김훈 씨의 기자 이력이 그런 문장을 형성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소설 <화장>은 짧은 단편이지만,

    그 안에 중층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읽은 후에도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모호했다.

    소설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명확하게 결론을 지어졌다기 보다

    문제 제기 차원에서 끝맺었거나,

    그것에서 몇 발짝 앞으로 나간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은 듯하다.

     

    <화장>의 이야기 구조는 두 축이다.

    하나는 2년 투병생활 끝에 아내의 죽음, 장례일정, 화장.

    둘은 5년 전에 입사한 부하 여직원에 대한 나의 사모, 여직원의 사표, 퇴사 처리.

    두 이야기는 명확하게 구분되어져 기술되기 때문에, 이야기 진행은 혼란이 없다.

    다만, 소설을 통해 작가 김훈 씨가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중첩·중층으로 녹여 놓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모호한 감이 있다.

    그것을 간단히 정리하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반성.

    둘, 인간의 개별성.

    셋, 세대의 유전과 계승에 대한 난감함.

     

    이 중

    이야기의 끝맺음이 그나마 명확한 것이 하나와 둘이고,

    셋은 난감함을 표현하는 정도에서 끝맺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도록 한다.

     

    "하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반성"의 문제는

    일반적으로 쓰는 '삶', '병명(病名)', '죽음', '고통', '사랑' 등의 말이

    관념적인 언어이며, 따라서 이해하기 모호하다는 것이다.

    '죽음'을 예로 들면,

    '죽음'이라는 것은 심전도 계기판의 눈금이 0으로 떨어지는 것.

    사소한 소리를 내며 꺼져 가는 것.

    삶과 고통으로부터 '가벼워 지'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해되기 쉬운 구체적인 언어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핸드폰이 완전히 충전된 상태는 '만땅꼬'이고,

    '배터리 눈금 네 개'가 돋아나 있는 상태이다.

    전립선염은

    '늙어서 오줌 줄기가 약해지는' 상태이다.

    '죽음', '만땅꼬', '전립선염'이라는 언어는 그 자체로는 비어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가벼워졌다', '배터리 눈금 네 개', '오줌 줄기가 약해지는 병'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둘, 인간(생명, 개인)의 개별성"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문제제기 차원에서 머무른 것 같다.

    즉 '인간은 개별적이다'로 끝맺고 있다.

    2년 동안 아내가 투병하는 동안,

    아내의 고통을 나는 알 수 없으며,

    아내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고통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여자들의 자궁은 다 제가끔이라서, 그 제가끔의 상태를 다 맞추어 주기 어렵다는 것.

    생명현상은 개체 내부의 현상이며, 뒤섞이지 않는다는 것

    등등이다.

     

    어느 강연에서 김훈 씨는

    인간은 개별적이기 때문에

    각각에 맞추어, 문제점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소설 <화장>에서

    그는 '개별적으로 존재한다'는 진술까지만 나아간다.

     

    짧은 소설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의 의미 구조를 푸는 과정은

    퍼즐을 푸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그런 느낌으로 분석해가며 읽어도 보았다.

    소설 <화장>을 읽은 후, 나에게 남는 문제는, '보편성'에 관한 것이다.

    다수가 사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 A가 '죽은 것'을 'A가 가벼워졌다'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언어를 일반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제가끔인 신체기관 '자궁'은,

    많은 생략과 일반화는 하겠지만,

    '도식화'해서 나타낼 수 있으며, 나타낼 수밖에 없다.

    개별성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개별성만을 강조한다면, 우리는 모든 일로부터 우리의 손을 놓아야할지도 모른다.

     

    '일체 중생(衆生)이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라는 진술이 있다.

    '불성'이라는 용어는 개별적으로 느껴지며, 모호한 언어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진정한 고민은 각자의 몫이다.

    표현은 보편적으로 해야 한다.

    개별적이기 때문에, 개별성을 보편화하고, 거기에 머무른다면,

    우리는 회의주의에 빠지기 쉽다.

     

    마지막까지 궁금한 것은

    작가 김훈의 '세대의 유전과 계승에 대한 난감함'의 표현이다.

    그는 왜 그랬을까? 무엇 때문에? 그래서?

     

     

     

     

     

     

  • 거친 바람이 | vi**lor | 2009.08.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일몰시각은 한 시간 삼십 분쯤 남아 있었으나 비구름이 연안으로 몰려와 해는 보이지 않았...
     

      “일몰시각은 한 시간 삼십 분쯤 남아 있었으나 비구름이 연안으로 몰려와 해는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찢어지는 틈새로 핏빛 석양이 쏟아져 물 위에 꽂혔다. 바람의 방향은 남남서와 서남서 사이에서 무질서했다. 풍향계 화살이 쉴새없이 방향을 바꾸며 어두운 원양을 가리켰다. 풍향계 화살 끝은 공격각도를 탐색하는 뱀 대가리처럼 긴장되어 있었고 긴장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가벼웠는데, 그 가벼운 끝이 가리키는 방향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수면을 밀면서 몰려오는 바람의 대열은 해안단애에 부딪치면서 치솟았고 흰 물줄기들이 바람을 따라 단애를 넘어왔다. 바람의 흐름이 끊어지고 이어지는 골짜기에서 풍향계 화살은 진저리를 치며 갈팡질팡했다.


      바람이 취주(吹走)거리를 길게 끌면서 휩쓸어올 때 풍속계 바람개비는 맹렬히 돌면서 환(幻)으로 흐려졌다. 환은 맹렬할수록 희미했다. 맹렬한 환이 어둠 속으로 녹아들 때 바람에 끄달리는 풀푸레나무숲이 후진하는 파도소리를 냈고, 허공에서 서로 쓸리우는 바람의 대열들은 길게 우는 짐승의 울음을 잇대었다.


      물은 파구(波丘)를 횡렬로 연대해서 산맥처럼 달려들었다. 어둠의 바닥은 썰물이었다. 육지로 향하는 바람이 원양으로 나아가는 물의 대열을 뒤집었다. 바람에 부딪친 파도의 떼들은 대가리가 부서지면서 벌떡벌떡 일어섰다. 깨어진 대가리에서 흰 물보라가 쏟아졌다. 물보라는 갈기를 너울거리면서 바람 속으로 길게 흘러갔다.” (92쪽)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다른 바람을 이 책에서  읽었습니다. 뿌리째 나무를 넘어뜨리고 사나운 비를 몰고 오는 거친 바람이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을 뿐이었는데, 가슴으로 느끼기는 처음입니다.


      지난 한 달 이상, 이 바람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향계 화살이, 바람에 울어대는 나무가, 바람에 깨지는 물보라가, 책에서 읽은 이 대목이,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흔들릴 때 마다 떠올랐고, 바람에 기대어 눈물 지어 보고도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 때면 이 대목이 생각났고 그 거친 바람은 내 깨진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여기 나오는 택시운전수 김장수도, 등대지기 김철도, 망해가는 회사의 재무담당자 송곤수도,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조동수와 그를 쫒는 강력반 형사도, 남은 삶이 길지 않은 김창수도 아마 그 바람이 위안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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